다시, 내 사진을 찾으려고



  오늘 어느 방송사하고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기로(인터뷰를 하기로) 했는데, 서울에서 고흥으로 오거나 고흥에서 서울로 가기에 마땅하지 않아서, 내 사진을 내가 챙겨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엊저녁에는 힘이 다 빠져서 못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데 저번에도 그랬지만 영 사진을 고르기가 어렵습니다. 좀 쓸 만하다 싶으면 2014년에 찍힌 사진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스스로 찍히는 사진이란 쉽지 않네 하고 새삼스레 느끼며, 내가 나를 찍으려면 세발이로 받쳐서 찍어 놓아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6.7.22.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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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버스표를 끊을까



  다음주 월요일에 서울로 마실을 갑니다. 국악방송 녹음을 하는데, 때를 잘 맞추려면 아침 여덟 시 반에 떠나거나 아홉 시 반에 떠나는 버스를 타야 합니다. 여덟 시 반 버스는 33200원이고, 아홉 시 반 버스는 22300원입니다. 두 버스 모두 자리는 넉넉한데 어느 버스로 할까 하고 생각하다가 여덟 시 반 버스를 고릅니다. 버스삯은 10900원이 비싸다 할 테지만, 아침 여덟 시 반 버스를 타야 낮 한 시 남짓에 서울에 떨어지면서 한 가지 볼일을 더 볼 수 있어요. 서울 오가는 버스삯이 비싸다는 생각만 하다가는 아무 일도 못하리라 여기니, 느긋하게 33200원짜리 버스표를, 아니 첫 시외버스표를 끊을 수 있네요. 2016.7.21.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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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방송과 정여울 님 책



  국악방송에서 연락이 와서 오는 2016년 7월 25일 낮에 서울로 가서 라디오 녹음을 하기로 합니다. 새로 낸 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 펴냄)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청취자한테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말씀을 듣고 즐거이 서울마실을 하기로 합니다. 국악방송에서 일하는 분한테 슬쩍 여쭈어 봅니다. “저기, 그런데, 제가 서울하고 아주 먼 데에서 살아서 찻삯이나 경비가 많이 드는데 출연료는 있을까요?” ㅎ이나 ㅁ 같은 데에서 녹음하거나 찍어도 출연료가 없는 일이 있어서 문득 궁금하기도 했지만, 아직 우리 살림을 넉넉하게 펴지 않았으니 시외버스삯을 따져야 합니다. 많지는 않아도 출연료가 있다 하고, 나중에 말씀을 들으니 고흥에서 서울을 오가는 시외버스삯에 꼭 맞춤할 만큼 출연료가 있습니다. 하룻밤 서울에서 묵고 바깥밥을 사먹는 값은 라디오 청취자가 제 책을 신나게 사 주신다면 얼마든지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그나저나 어느 방송에 나오는지 모르기에 다시 여쭈어 보니 정여울이라는 분이 맡은 풀그림이라 합니다. 나는 한국문학을 시집 빼놓고는 거의 안 읽기 때문에, 더더구나 문학평론은 아예 안 읽다시피 하기 때문에 정여울이라는 분이 누구이고 어떤 글이나 책을 썼는지 하나도 모릅니다. 비록 내가 초청자로 라디오 녹음을 하러 가는 길이라 하지만, 사회자를 하나도 모르는 채 가는 일은 옳지 않다고 여겨서 정여울 님이 쓰신 책을 두루 살펴봅니다. 7월 25일이면 며칠 안 남았는데 얼른 이분 책을 장만해서 미리 읽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질까요? 출연료는 시외버스값뿐이니까요. 아무튼 정여울 님 책부터 얼른 장만해서 읽어야겠습니다. 2016.7.16.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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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마을 청소



  어젯밤에 이어 새벽 네 시에 마을 방송이 흐릅니다. 오늘 ‘식전에’ 마을 청소를 하러 모두 마을 어귀로 나오라는 방송입니다. 시골에서 이장님이 말씀하는 ‘아침 들기 앞서’는 새벽 다섯 시입니다. 나도 새벽 다섯 시에 막대수세미를 들고 마을 어귀로 나갑니다. 마을 청소가 아니었으면 바로 오늘 낮에 아이들하고 빨래터 물이끼를 걷은 뒤에 물놀이를 즐길 생각이었어요. 갑자기 새벽바람으로 청소를 하자 하시니 혼자 부리나케 달려 나가서 신나게 물이끼를 걷습니다. 한가위도 설도 아닌 때에 왜 마을 청소를 갑자기 하자고 하시나 궁금했는데, 아마 여름방학 때문이지 싶습니다. 도시에 사는 딸아들이 방학을 맞이해서 꽤 많이 시골로 찾아와서 지낼 테니까요. ‘도시 아이들’이 시골로 올 적에 깨끗하거나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여기시는구나 싶습니다. 한 시간 남짓 마을 청소를 함께 하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이런 마을 청소는 앞으로 마을 할매와 할배는 그만하셔야지 싶어요. 나날이 힘드실 테니까요. 마을 청소는 앞으로 ‘도시 아이들’이 방학이나 명절에 찾아와서 해야지 싶어요. 이렇게나마 ‘도시 아이들’이 시골일을 조금씩 거들면서 마을 할매와 할배 어깨에 얹힌 짐을 풀어 줄 수 있기를 빕니다. 2016.7.15.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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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에서 걸어온 피시방

 


  또렷이 말한다면 삼례에서 걸었다기보다 완주군 봉동읍 둘레를 걸었다고 해야지 싶습니다. 그러나 나는 어제 삼례에 왔고, 삼례에서 자동차를 얻어타고 봉동면 신성리에서 하룻밤을 묵었고, 아침에 일어나서 낙평리를 지나 장기리라는 곳까지 왔어요. 처음에는 봉동중학교 앞에서 피시방을 하나 보았는데 그곳은 문을 닫았더군요. 그곳에서 십오분쯤 더 걸어서 비로소 면내 피시방을 찾았습니다. 아침에 사십오 분 즈음 걸어서 비로소 시골 피시방을 찾은 셈입니다. 셈틀 화면은 퍽 크고 자리도 널찍합니다. 다만 이 셈틀은 크롬 풀그림을 깔 수 없다고 합니다. 아마 피시방 셈틀에 ‘다른 풀그림을 못 깔도록’ 했구나 싶은데, 익스플로러 풀그림은 누리집에 글을 올릴 적에 줄이나 글꼴이 자꾸 깨져서 우리 집에서는 안 쓰지만, 오늘 아침에 이렇게 인터넷을 쓸 수 있으니 이 대목으로 고마워하자고 생각합니다. 2016.7.11.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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