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짧은 2025.4.5.흙.
생각이 짧거나 얕은 사람은 없어. ‘생각’을 한다면, 모든 생각은 그저 빛나. 얼핏 ‘큰빛·작은빛’이나 ‘큰별·작은별’을 가를 수 있지 않느냐 여길 만한데, 빛은 그저 빛이야. 아이는 아이요, 어른은 어른이란다. 한집에서는 맏이를 맏아이·큰아이라 이르고, 막내를 막내·작은아이로 삼을 텐데, 맏이·막내라는 이름을 덤으로 얻을 뿐, 그저 ‘아이’란다. 이제 생각을 이어 보렴. 제대로 짚거나 살피지 않았을 수 있으나, 배울거리가 있을 만큼 ‘생각’을 한단다. 배울거리가 없는 일이나 때나 삶은 없는데, “배우려는 마음이 없다”고 할 적에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자 몸짓이란다. 빛은 빛이요 별은 별이요 사람은 사람이요 삶은 삶이듯, 생각은 늘 생각이야. 그러니 너는 곰곰이 짚을 노릇이야. ‘생각’을 했는지, 아니면 ‘생각흉내’나 ‘생각시늉’을 했는지 돌아보렴. 사람하고 비슷하게 생겼기에 사람이지 않아. 겉모습을 사람으로 꾸미거나, 사람처럼 살점과 피와 머리카락이 있기에 ‘사람’일까? 아니란다. ‘사람흉내’이기에 ‘인형’이나 ‘AI’인걸. 그러니까 “생각이 짧았다”든지 “생각이 모자랐다”고 할 수 없어. 거의 ‘생각’ 비슷하게 꾸몄을 뿐, 마음 가득 빛나는 별과 같이 ‘생각’으로 나아가지 않은 네 모습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렴. 네가 “미처 생각을 못 하는 때도 있는걸. 생각을 못 하면 이렇게 구르는 줄 느꼈으니, 이제는 생각하자.” 하는 마음일 적에는 언제나 스스로 거듭날 수 있어.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사전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내가 사랑한 사진책》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