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민주화운동



너희는 늘 모르는 투성이인데, ‘민·민주·민주화·민주주의·민주화운동’을 다 몰라. 그저 겉이름을 붙들기만 하지. ‘민주화운동’은 “나쁜놈 몰아내기”가 아니야. ‘민주’란 ‘놈(적)’이 없이 서로 어깨동무하고 손잡는 아름터를 함께 짓는 일꾼으로 서려는 길이야. ‘놈(적)’이 있으면 ‘민주’가 아니야. 아직 ‘바보’는 있더라도 ‘놈’이 없는 줄 알아보면서 저마다 스스로 눈뜨고 깨어나서 ‘사람’이 되자는 물결이 ‘민주화운동’이란다. 그래서 ‘민주·민주주의·민주화’는 돌을 안 던지고 총을 안 쏘고 칼을 안 휘두른단다. 오직 ‘말’로 마음을 나누고, ‘말씨’를 심어 새길을 그리고, ‘말씀’을 펴서 손수 살림짓기를 하는 길이 ‘민주·민주주의·민주화’란다. 그래서 ‘민주’와 ‘혁명’이 다르지. ‘민주’는 누구도 안 죽고 누구도 피흘리지 않으면서, 모두 ‘사람’으로 서자고 하는 길이야. ‘혁명’은 늘 놈(적)을 세우고 찾아. 놈은 ‘사람’이 아니라고 여기기에, 모든 놈을 미워(혐오)하면서 고꾸라뜨려서 죽이려는 불싸움이 ‘혁명’이란다. 그러니 총칼을 쥔 무리조차 그들 스스로 ‘군사혁명’이라 이름을 붙여. 이란 같은 나라에 있는 ‘혁명수비대’는 그곳 우두머리(독재자)를 안 따르면 모두 놈(적)이기에 싸그리 잡아죽이려는 무리란다. 다시금 짚고 살피렴. 너희가 참으로 ‘민주’를 바라는 터전이라면 어느 누구도 미워(혐오)하지 않아야 한단다. 놈을 미워하는 무리는 사랑이 없고 사람탈을 쓴단다. 싸워서 죽여없애고 고꾸라뜨리려면 ‘놈’은 ‘사람’이 아니고 ‘사랑’도 아니어야 하는데, ‘사람 아닌 놈’을 죽이려는 쪽도 먼저 ‘사람이 아니’어야 사람을 죽이지. 돌을 들지 않고, 주먹을 휘두르지 않으면서, 가만히 눈뜨고 깨어난 사람이 일으킨 ‘사람물결·사랑바람’이 바로 ‘민주·민주주의·민주화운동’이란다. 2026.5.18.달.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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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제비집 헐기



네가 밤이건 낮이건 아침이건 잠자리에 들 적에 ‘꿈’을 미리 그릴 수 있어. 잠자리에 들면서 지치거나 힘들거나 아프거나 싫다는 마음이 가득하면, 넌 바로 잠자리에서 “지치거나 힘들거나 아프거나 싫은 일과 모습”을 고스란히 맞이해. 네가 어떤 일을 하거나 하루를 보내었어도 잠자리에 누우면서 “즐겁게 놀고 일하고 지내는 나와 집과 마을과 별”을 문득 떠올리다가 사르르 몸을 내려놓으면, 넌 바로 잠자리에서 ‘즐거운 빛’을 마주한단다. 이 삶뿐 아니라, 죽음도 네가 늘 스스로 심고 뿌리는 대로 찾아들어. 네가 안 그린 삶과 죽음을 네가 맞이할 일이 없단다. 눈앞에 보이는 모습을 모두 느끼고 나서, 너(나) 스스로 “어떤 집과 마을과 별”을 이루어 살아가기를 바라는지 그릴 노릇이지. 네가 나무를 그려도 나무가 안 보일 수 있어. 죽거나 줄기치기로 괴로운 나무만 볼 수 있어. 이때에 넌(난) 무엇을 그려야겠니? 바로 아름드리나무와 아름숲에서 노는 너(나)를 그리면 돼. 이러면서 꿈자리에서 ‘아름자리’를 보면 되고. 예나 이제나 멍청한 무리가 제비집을 헐지. 제비랑 동무하며 즐거운 길을 모르기 일쑤야. 자, 이때에 넌 잠자리 그림으로 어떤 모습을 떠올리겠니? 네가 스스로 날씨를 바꿀 수 있듯, 넌 ‘날씨’도 ‘날’도 ‘나(너)’도 ‘나무’도 스스로 가꿀 수 있어. 억지를 쓰면 못 바꾸고, 마음을 쓰면 스스로 제빛을 이루기에, 어느새 모두 바꾼단다. 제비집을 헌들 제비는 집을 새로 지어. 제비람 함께살 길을 헤아리면, 제비가 사랑노래를 내내 베풀어. 2026.5.17.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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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울고 싶은



낫질을 하다가 손끝을 푹 찍으면

뜨끔하면서 온몸이 훅 달아오르고

눈물이 찔끔 솟으며

낫을 확 놓는다


풀포기로 피를 닦고

풀잎으로 손가락을 감싸고서

마저 낫질을 한다


비가 오며 마당을 씻네

빗물은 나무를 적시네

빗방울 받아 마시며 쉰다


2024.10.19.해


ㅍㄹㄴ



지지난해 가을,

이른새벽에 낫질을 하던 일을,

이튿날 부산에서 글쓰기모임을 하며,

짤막하게 쪽글로 옮겼는데,

그때 그 글은 찰칵 안 담아 놓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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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허리라는 곳



  너는 몸 어느 곳이든 다 그대로 있기에 서고 걷고 살아가. 몸에서 어느 하나라도 멀쩡하지 않으면, 있거나 서거나 걷거나 살기 힘들어. 머리끝이나 발끝이 아파도, 거스러미가 나도, 속이 더부룩하거나 잠을 못 이뤄도, 넌 몸을 움직일 적마다 힘에 부쳐. 팔이 아파도 걷기가 힘들어. 다리가 아파도 손을 쓰기 힘들어. 마음이 흔들리거나 아파도 몸이 삐걱거리지. 목을 삐끗하든 코가 막히든 다 몸이 기우뚱하게 마련이야. 허리가 걸리거나 아프거나 쑤셔도 몸을 쓰기 힘들어. 숱한 사람들은 허리가 아프기 앞서까지는 몸을 잘 안 쉬더라. 손끝이 다치든 발끝이 저리든 쉴 노릇이야. 작은 곳이 쑤시거나 아픈 일쯤이야 대수로이 여기는 탓에, 억지를 쓰는 몸은 오롯이 허리에 더 힘이 쏠린단다. 아무것이 아닌 일이란 없으니까, 아무것이 아니라고 여기지 않아야 몸이 멀쩡해. 나무는 가지나 줄기가 잘리고도 새로 가지나 줄기를 내. 벌레는 끊기거나 잘린 몸을 되살리지. 그러나 나무나 풀이나 벌레는 아주 조그맣게 다치거나 아플 적에 꼼짝을 안 한단다. 다치거나 아픈 데를 살리는 일부터 온힘을 기울여. “아주 작은 데”란 없거든. 모든 곳은 ‘몸’이야. 모두가 하나를 이루어야 비로소 ‘참’이기에 ‘참한’ 몸이자 삶이란다. 너는 네가 하려는 일이 안 되거나 막힐 적에 어찌 하니? 다른 모든 몸짓을 멈추고서 “안 되거나 막힌 곳”부터 품어서 풀려고 하니? ‘허리’라는 곳에 짐이 쏠리면 그만 무너진단다. 넌 네 삶이 무너지기를 바란다면, 작은 곳을 흘려넘기렴. 나라가 왜 안 멀쩡한 줄 아니? 작은 한 사람, 작은나무 한 그루, 작은꽃 한 송이, 작은새 한 마리가 바로 “온나라를 이루는 모두”인 줄 잊거나 등돌리거나 팽개치거든. 2026.5.11.달.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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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오늘밥은



언제나처럼

새벽 두 시부터 하루를 연다

오늘은 고흥읍에 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한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밥을 차려놓을 수 없네

빨래도 해놓을 수 없고


저녁까지 신나게 일하고서

살짝 김밥 몇 줄 장만해서

가볍게 집으로 돌아가야지


2026.5.5.불.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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