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꽝



꽝 부딪히거나 터지는 소리는

안 들렸다

안 다쳤으려나 여기며

한참 기다리니

진주다리 한복판 길바닥을

다 긁어내어 새로 까는구나


버스에 탄 모든 사람이

와글와글 손가락질이다


그러나 이제 지나간다

늦여름바람을 타는 새가 날아간다


2024.8.24.흙.


ㅍㄹㄴ


대수롭잖을 수 있으나

대수로운 일인데

진주마실을 하던 어느 날

진주 시내버스를 탔는데

진주 남강다리를 건너는 데에 40분이 걸렸다.


버스에 탄 다른 진주 분들 말씀을 들어 보니

"저 앞서 사고가 일어났나 보다" 하면서

한참 걱정을 하시던데

막상 길막이 일어난 까닭은

"다음주 남강 유등축제를 앞두고 아스팔트 새로깔기"를

한낮에 갑자기 했기 때문이었다.


버스기사도 몰랐고 진주시민도 몰랐던

그저 멀거니 갑자기 다리에서 40분 남짓 멀뚱멀뚱 보내던 그때

진주말로 삿대질을 오지게 들었다.

아마 진주시장은 모를 테지.

올해 선거로 진주시장이 바뀌었으려나, 그대로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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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새하고



오늘도

고흥 우리 시골집에는

꾀꼬리가 찾아와서

여름끝 노래 들려준다


오늘은

진주 이웃 고을에

어느 새가 내려앉아

여름빛 노래 베풀려나


2024.8.24.흙


ㅍㄹㄴ


지지난해에 진주마실을 하며 쓴 노래를 돌아본다.

아, 진주에 또 언제

책집마실을 하러 찾아가 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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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온실꽃



‘유리집·비닐집’으로 키우는 데를 ‘온실’이라고 하더구나. 바깥은 겨울이거나 눈보라에 비바람에 벼락이 몰아치더라도 안쪽은 멀쩡한 곳이 ‘온실’이더구나. 밖(삶)을 모르는 채 ‘좋은것’만 먹으면서 이쁘장하게 꾸미는 데가 온실인 셈이야. 삶은 모르더라도 껍데기라는 겉몸만 보기좋게 만들면 된다고 여기는 온실이지. 보렴! 요즘은 사람들이 ‘ai·인공지능’에 기대어 손을 안 쓰고 몸을 안 쓰려고들 하더라. ‘몸’이란 ‘삶’을 보고 듣고 겪고 느끼면서 배우는 곳이기에, 몸써서 배울 때라야 살아가. 몸을 안 쓰면 삶이 없을 뿐 아니라, 삶도 모르고, “살아가는 이웃”을 모조리 몰라. ‘온실꽃’이란 “ai에 기대는 서울사람”이요, “몸소 밥옷집을 지어서 나눌 줄 모르는 서울사람”이고, “학교는 다니되 스스로 안 배우고 안 익히는 서울사람”이란다. 너는 길을 그려 볼 수 있을까? ‘온실꽃’은 ‘온실’이라는 데가 저를 살리는 오직 하나인 아늑한 집으로 여기겠지. ‘밖’이 어떠한지 모르면서 그저 두렵거나 무서워하기 쉬워. ‘안’이 얼마나 좁게 가두면서 얽매는지 모르는 채 길들고 갇힌단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은 시골도 들숲메도 멀리해. 어쩌다가 시골이나 들숲메에 놀러가기는 하지만, 시골과 들숲메를 삶터·살림터·사랑터로 삼을 줄 몰라. 서울사람이 누리는 모든 밥옷집이 시골과 들숲메에서 비롯하더라도, 스스로 짓거나 빚거나 가꾸려는 마음을 못 일으켜. 서울(온실)을 떠나면 죽는다고 두려워하지. 서울(온실)을 벗어나면, 여태 쌓은 ‘따뜻·아늑집’을 몽땅 잃는다고 무서워해. 모든 다른 사람이 그저 똑같이 예쁘장하게 꾸며서 키재기하듯 자랑하는 서울(온실)에서는 ‘빛’이 바래도 ‘숨’이 죽고 ‘씨’를 못 맺는 줄 까맣게 몰라. 밖(숲)으로 안 가니까. 2026.5.24.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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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사전투표



혼자 살든 여럿이 살든 ‘길’을 따라서 나아가. 사람이 혼자인 곳에 있기에 나무와 풀과 새와 짐승과 내와 샘과 들과 바다를 함부로 다루거나 망가뜨리거나 어지럽히거나 더럽혀도 될까? ‘길’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은 “어느 길”에서든 스스로 빛나기에 아름다워. 길을 안 바라보며 사는 사람은 “아무 길”이나 닥치는 대로 휘저으면서 빛바래고 사납단다. 사람들이 뽑기(투표)를 안 하려고 한대서 ‘미리뽑기(사전투표)라는 날을 마련하면서 목돈을 쓰더구나. 그런데 미리뽑기를 하기에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뽑기를 하려고 나설까? 뽑을 일꾼이 보인다면 미리뽑기가 있건 말건 사람들 스스로 나서고 움직이겠지. 다시 말하자면, 미리뽑기는 사람들을 더 속이면서 나라를 더 어지럽히는 굴레란다. “일할 사람”이 누구나 나서서 일감을 맡는 길을 세우면 돼. 일할 사람이 나설 수 없게 담벼락을 세울 뿐 아니라, “일 안 하면서 돈·이름·힘을 돌라먹는 무리”가 눈속임으로 사람들을 길들이려는 미리뽑기란다. 누구나 일꾼이어야 해. 모든 사람이 살림꾼이어야 해.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람’이라는 빛을 밝히는 사랑으로 삶을 지을 노릇이야. 사랑을 짓는 사람이라면, 나이·배움끈(학력)을 떠나서 일꾼으로 듬직하단다. 게다가 일꾼이요 살림꾼이라면 혼자 자리를 맡지 않아. 일하는 사람은 “함께하는 사람이 고르게 일감을 맡도록 나누”지. 살림하는 사람은 “함께하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이웃숨결이 사랑을 누리는 삶을 가꾸면서 나눈”단다. 누구를 뽑느냐 안 뽑느냐 같은 굴레는 안 쳐다볼 노릇이야. 무슨 일을 하려는지 봐야 하고, 무슨 일을 맡기려 하는지 보렴. 네가 눈을 잃으면 눈길도 삶길도 사람길도 잃는단다. 2026.5.27.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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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듣기 싫은 말



들을 적마다 울컥왈칵벌컥

속으로 끓는 말이 아직 있나 하고

곰곰이 짚을 적마다

아직 있구나 싶다


들을 적마다 빙그레방그레

속살속살 흘리면소 속으로 꿈을 그리는

내 모습을 되새기면

모든 말은 그저 하나야


듣기 싫은 말이 있으면

더 듣고 배우면 돼

듣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만 듣고 멈추면 돼


우리는 눈뜨려고 말을 하거든


2026.5.26.불.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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