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을 이겨 낸 대한국민 이야기 - 살아 있는 민주주의 교과서 너는 나다 - 십대 10
배성호.주수원 지음 / 철수와영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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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 숲노래 청소년책 2025.12.20.

푸른책시렁 187


《비상계엄을 이겨낸 대한국민 이야기》

 배성호·주수원

 철수와영희

 2025.6.10.



  이른바 ‘스포츠’에는 오직 한 가지를 세웁니다. 바로 ‘타도!’입니다. 한자말 ‘타도(打倒)’는 ‘무찌르다’라는 뜻이고, 깨부수거나 고꾸라뜨리거나 부서뜨린다는, 그러니까 “저쪽을 죽여서 없앤다”는 ‘족치다’를 나타냅니다. 이쪽과 저쪽으로 갈라서 서로 죽일 듯 달려드는 ‘스포츠’이기에, ‘스포츠 관람’을 하는 사람들은 눈을 못 뗍니다. 공을 차든 치든 때리든 넣든,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면서 내내 지켜볼 뿐 아니라, 놀이(스포츠)를 하기 앞서 두근두근하고, 놀이를 마친 뒤에도 왁자지껄하면서, 누가 잘했고 못했는지 하나하나 따집니다. ‘놀이 눈금(스포츠 기록)’을 놓고서 대단하다고 치켜세웁니다.


  우리나라 벼슬판(정치계)은 ‘놀이판(스포츠)’하고 똑같습니다. 놀이판은 ‘판’에서만 물어뜯을 듯 싸우지만, 판을 벗어나면 손을 잡고서 웃을 뿐 아니라 동무로 어울립니다. 이 나라 벼슬판을 들여다보면, 믿는이(지지자)가 있는 앞에서는 그야말로 사납말로 삿대질을 하면서 아슬아슬합니다. 그러나 믿는이가 없는 뒤에서는 그야말로 어깨동무합니다. 이쪽을 믿건 저쪽을 믿건 ‘놀이판 구경’을 하는 마음인 사람들이요, 이쪽이 밀리거나 저쪽이 밀리면 우르르 몰리고 쏠리면서 안타까워할 뿐 아니라, 믿는이 스스로 삿대질과 사납말을 쏟아냅니다.


  놀이판에서 뛰는 이는 사람들(관중·팬)이 지켜보면서 치르는 돈으로 억수로 잘삽니다. 놀이판에 흘러드는 돈은 엄청납니다. 벼슬판도 이와 같아요. 벼슬꾼(정치인)은 그들 스스로 그들 일삯을 마음껏 올릴 뿐 아니라, 갖은 뒷돈을 긁어모으고, 사람들한테도 이바지돈(후원금)까지 챙깁니다. 지난 2024년 12월 첫머리에 한쪽 벼슬꾼이 얼뜬짓을 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12월 끝자락에 전라남도 무안나루에서 숱한 사람이 난데없이 떼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두 가지 생채기와 응어리가 한 달 사이에 맞물렸는데, 숱한 사람은 이쪽저쪽으로 갈라서 끝없이 싸우고, 한 해가 지나도록 싸움판은 안 멎습니다. 이동안 ‘무안나루 떼죽음’을 놓고서 옷을 벗어야 할 뿐 아니라 사슬에 가둘 수두룩한 벼슬꾼 가운데 어느 한 놈도 값을 안 치르고서 발뺌을 합니다.


  《비상계엄을 이겨낸 대한국민 이야기》는 여러모로 뜻깊은 줄거리를 푸름이한테 들려주는 꾸러미라고 느낍니다. 이 꾸러미에는 ‘대법원 판결’을 길게 붙이는데, 대법원은 이쪽과 저쪽 모두를 나무랐습니다. 얼뜬짓을 일삼은 윤씨를 비롯한 한켠이 크게 잘못했을 뿐 아니라, 다른 한켠도 나란히 ‘멍청짓’을 일삼으면서 나라를 뒤흔들었다고 짚어요.


  윤씨만 사슬에 넣는다고 해서 나라가 멀쩡히 바로잡히지 않습니다. 무안나루 떼죽음을 일으킨 숱한 벼슬꾼을 똑같이 사슬에 넣어야 나라를 조금은 다스릴 수 있습니다. 2024년 12월 무안나루 떼죽음 뒤로도 나라 곳곳에서 갑자기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일꾼이 수두룩합니다. 그러나 일꾼만 멀쩡히 숨을 거둘 뿐, 어떤 벼슬꾼도 여태 값을 치른 바 없습니다. 이른바 힘꾼(권력자)은 담(커넥션)을 단단히 세웠고, ‘힘담(권력자 커넥션)’은 서울도 경상도도 전라도도 충청도도 강원도도 경기도도 고스란해요.


  일본스런 한자말 ‘민주주의’는 ‘나란히(대화 + 타협)’가 바탕이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이쪽이건 저쪽이건 여태 ‘나란히’는 ‘뒤꿍꿍이’를 일삼을 적에만 꾀했습니다. 이쪽저쪽 그들은 언제나 ‘나눔말(대화)’이나 ‘물러섬(타협)’이 없습니다. 얼뜬짓인 ‘비상계엄’뿐 아니라 멍청짓인 ‘단독처리’가 끝없이 나풀거려요. 이 나라 사람들이 어깨동무하면서 함께 즐거울 새길을 짜는 자리에서는 아예 ‘나란히’가 없는 벼슬판입니다.


  그나저나 《비상계엄을 이겨낸 대한국민 이야기》 166쪽을 보면 “김구 선생이 꿈꾸는 나라는 군사력을 키워 강력한 힘을 가진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뜻밖에도 문화가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하고 나오는데, ‘뜻밖에도’라고 적은 대목이 오히려 아리송합니다. 김구라는 분은 ‘뜻밖에도’가 아니라 ‘언제나’ 살림길(문화)이 첫째요 둘째요 셋째요 막째라고 외쳤습니다. ‘독립군’을 가르치고 이끌어서 일제강점기를 떨쳐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바탕은 늘 ‘살림길(문화)’이어야 한다고 외친 임시정부(김구)입니다. 우리나라 첫 날개꾼(조종사)이라 할 권기옥 님은 어느 켠에서도 서지 않은 독립운동가입니다. 아니 ‘사람켠’에 서고, ‘들숲바다켠’에 섰다고 해야 할 테지요.


  이름은 ‘국민의힘’이지만 ‘사람(국민)’을 안 쳐다보는 무리요, 허울은 ‘민주당’이지만 ‘나란(민주)’과 등진 무리요, 겉으로는 ‘새길(진보)’이지만 하나도 새롭지 않은 무리요, 입으로는 ‘풀빛(녹색)’이되 무엇이 푸른지 모르는 무리요, 대놓고 ‘조국팬클럽(조국혁신당)’을 하는 무리가 판는 이 나라입니다. 어느 곳도 ‘사람’을 안 쳐다보고 ‘들숲바다’를 등질 뿐입니다. 이 나라가 앞으로 ‘비상계엄을 딛고서’자면, 이런 모든 얼뜨고 넋나간 채 돈·이름·힘을 거머쥔 무리를 샅샅이 걷어내고서, 어린이와 푸름이와 젊은이과 어른(어진 사람)이 조촐히 어울려 땀흘려 일하는 ‘작은숲’으로 나아갈 노릇이라고 봅니다.


ㅍㄹㄴ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습니다. (7쪽)


국회가 지속적으로 정부 관료를 탄핵하고 예산 삭감을 통해 국가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회가 정부에 협조하지 않고 정부를 적으로 여기며 대립하기만 한다고 본 것이죠. 국회의 이러한 행위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고 국가를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합니다. (17쪽)


대부분의 경우는 진짜 위기가 아니라, 국민들이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을 때, 그걸 막기 위해 또는 정권을 잡거나 유지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사용한 것이었어요 … 먼저 이승만은 헌법을 불법적으로 바꾸고, 부정선거를 통해 4번이나 대통령을 했습니다 … 박정희는 쿠테타 직후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민의 저항을 막고, 정권을 손에 넣었어요. 1972년에는 유신헌법을 만들기 위해 또 한 번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유신헌법은 대통령에게 거의 절대적인 권력을 주어 마치 왕처럼 나라를 다스릴 수 있게 해주는 법이었죠. (22쪽)


비상계엄을 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은 모두 독재정치를 하며 비상계엄을 자기 권력을 지키는 무기로 사용했어요. 겉으로는 ‘국가 안보’나 ‘사회 질서 유지’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속셈은 국민의 자유를 억누르고 정권을 유지하려는 목적이 있었어요. (25쪽)


특히 신채호 선생은 “이승만은 나라를 일본에 팔아먹은 이완용보다 더한 매국 역적이다”라며 혹독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91쪽)


민주국가의 국민 각자는 서로를 공동체의 대등한 동료로 존중하고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믿는 만큼 타인의 의견에도 동등한 가치가 부여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문에서/130쪽)


+


《비상계엄을 이겨낸 대한국민 이야기》(배성호·주수원, 철수와영희, 2025)


세 영역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이를 삼권분립이라고 하죠

→ 세 갈래로 나눕니다. 이를 세갈래라고 하죠

→ 셋으로 나눕니다. 이를 세갈랫길이라고 하죠

→ 세 길로 나눕니다. 이를 세갈래힘이라고 하죠

76쪽


선결제 나눔의 시작은 아주 작았습니다

→ 미리사는 나눔은 아주 작았습니다

→ 먼저사는 나눔길은 아주 작았습니다

151쪽


누군가를 지배하거나 경쟁에서 이기는 나라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배려와 인격이 살아 있는 나라입니다

→ 누구를 거느리거나 싸워서 이기는 나라가 아니라, 서로서로 살림을 아끼고, 헤아리며 사람이 빛나는 나라입니다

16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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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교시에 너를 기다려 보름달문고 94
성욱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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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 숲노래 청소년책 2025.12.20.

푸른책시렁 189


《6교시에 너를 기다려》

 성욱현 글

 모루토리 그림

 문학동네

 2024.11.12.



  우리나라도 이웃나라도 임금·벼슬아치는 곁배움(과외)을 했습니다. 똑똑한 사람을 곁에 붙여서 아이를 가르쳤습니다. 똑똑이는 임금이나 벼슬아치 곁에 머물면서 ‘한 사람’만 가르치며 돈을 벌고 살림을 꾸렸어요. 그런데 온나라를 거느리려면 이런 얼거리로는 심부름꾼이 터무니없이 모자랍니다. 우리로 치면 ‘서원’이라는 곳은 ‘임금을 모시는 작은벼슬꾼’을 키우는 데입니다.


  일본은 총칼로 옆나라를 집어삼키려 하면서 ‘국민학교’를 세웁니다. 제나라뿐 아니라 옆나라에서 벼슬꾼(공무원) 노릇을 할 심부름꾼이 잔뜩 있어야 했거든요. “사람들을 널리 가르칠 뜻”이 아니라, “나라를 떠받들 심부름꾼을 키울 뜻”인 국민학교였고, 중등학교·대학교도 매한가지입니다.


  나라일을 맡는 벼슬꾼 자리에 서면 늘그막까지 이럭저럭 배부르게 지낼 만합니다. 뒷돈을 쏠쏠히 챙기면서 고을과 마을에서 으르렁거릴 수 있어요. 이런 얼개이다 보니 저절로 배움수렁(입시지옥)이 불거집니다. 아무튼 배움터를 거쳐서 벼슬을 쥐면 나랏님(대통령)이 돈·이름·힘을 떡고물로 나눠주거든요.


  우리나라 배움터는 이름은 배움터(학교)이되, 삶이나 살림이나 사랑을 배우는 곳하고 멉니다. 거의 모두라 할 배움터는 “서울에서 벼슬자리나 돈자리나 힘자리나 이름자리를 얻으려고 싸우는 수렁”입니다. 배우는 터전이라면 좁은칸에 욱여넣지 않아요. 배우는 터전이라면 똑같은 나이인 또래를 몰아놓지 않습니다. 배우는 터전이라면 똑같은 밥(급식)에 똑같은 책(교과서)에 똑같은 짬(수업)으로 옭아매지 않습니다.


  어린이도 푸름이도 배움터라는 데에서 괴롭고 지치고 힘들 뿐 아니라, 동무를 사귀기 어렵습니다. 나이가 같거나 비슷한 또래는 잔뜩 있지만, 이미 배움판은 ‘벼슬사움판’인 터라, 마음을 나누는 동무가 아닌 “밟고 밀쳐낼 놈”으로 여길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6교시에 너를 기다려》는 이런 늪이자 수렁이자 굴레인 배움터에서 여러 어린이와 푸름이가 이럭저럭 뜻을 맞추어 가까스로 마음을 풀거나 응어리를 털기도 한다는 몇 가지 줄거리를 짚는 듯싶습니다. 이런 줄거리는 나쁘지 않습니다만, 고갱이하고 한참 멀어요. 어떻게든 버티고, 어떻게든 종이(졸업장)를 따내야 하고, 어떻게든 ‘학교에 있으면’ 다 된다는 틀에서 맴돕니다.


  《6교시에 너를 기다려》뿐 아니라 요즘 나오는 거의 모두라 할 글(어린이문학·청소년문학)이 아주 똑같다 싶은 틀입니다. ‘학교 밖’이나 ‘학교 둘레’는 아주 못 보거나 안 봅니다. ‘집과 학교 사이’가 아주 없어요. 아이들은 ‘학교에 얽매여야 하는 종살이’가 아닐 테지만, ‘철드는 눈’이 아니라 ‘학교에서 씨름하는 올가미’에서 맴돌기만 합니다.


  이제라도 어린이와 푸름이를 굴레에서 놓아주는 이야기를 지을 수 있기를 빕니다. 참말로 배우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배움길’은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나 스스로 짓는 줄 알려주어야지 싶습니다. 툭탁거리거나 노닥거리는 줄거리에서 맴도는 글로는 “하루빨리 나이들고 싶어!” 같은 마음으로만 갈 뿐입니다. 아이는 ‘나이든 사람’이 아니라 ‘어른(철든 사람)’으로 나아가야 할 텐데요.


ㅍㄹㄴ


“날아간다!” 채린이가 소리쳤어. 이러다가 정말 하늘로 날아오를지도 몰라. 하지만 채린이는 커튼만큼 곤충만큼 상상하는 걸 좋아하잖아. 수십 마리의 낙서 잠자리와 줄다리기를 하면서도 채린이는 상상했어. 하늘로 날아오른다면 가장 먼저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 날아다니는 것들은 하늘에서 뭘 하며 놀까? (16쪽)


아이들이 떠드는 목소리에 맞춰서 나무는 살랑살랑 나뭇가지를 흔들었고, 몸통을 부르르, 부르르 떨었어. 나무에 손을 올리고 있던 지후는 알 수 있었지. 지후는 눈을 반짝이며 모두의 앞에 서서 양손을 번쩍 들었어. (36쪽)


선생님이 잠깐 교실을 비워야 하는 일이 생겼어. “금방 올게요. 잠시만 조용히 기다려요.” 반장이 물었다. “누가 말썽 피우면요?” 선생님은 곰곰 생각하다 말했어. “반장이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알려 주세요.” (92쪽)


+


《6교시에 너를 기다려》(성욱현, 문학동네, 2024)


마흔 장의 날개를 달고서

→ 마흔 날개를 달고서

→ 날개를 마흔 자락 달고서

8쪽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 보면 선생님께 들키곤 했어

→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샘님한테 들키곤 했어

10쪽


다음 주에 뒷산으로 현장학습을 가

→ 이레 뒤에 뒷메로 바깥놀이를 가

→ 이레 지나 뒷메로 나들이를 가

10쪽


특히 여러 장의 날개를 가진 곤충들을 말야

→ 그리고 날개가 여럿인 벌레를 말야

10쪽


여러 장의 날개를 가진 곤충들은 멋지게 비행해

→ 날개가 여럿인 벌레는 멋지게 날아

10쪽


심지어 후진 비행까지 하며 원하는 데로 날아갈

→ 더구나 뒷날이까지 하며 바라는 데로 날아갈

→ 게다가 뒤로까지 마음대로 날아갈

10쪽


고민하기 시작했어

→ 걱정해

→ 걱정스러워

12쪽


누군가 지팡이를 교문 가운데 꽂아 둔 것만 같았어

→ 누가 지팡이를 길목 가운데 꽂아 둔 듯했어

→ 누가 지팡이를 들턱 가운데 꽂아 둔 듯싶어

24쪽


복도 아래를 가리키며

→ 골마루를 가리키며

45쪽


거대 지렁이와 나눈 이야기 때문이었을까

→ 큰지렁이와 나눈 말 때문일까

→ 큰지렁이와 이야기한 때문일까

55쪽


휴! 이제 네 차례야

→ 후유! 이제 너야

60쪽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 자리에 올려놓으며

61쪽


옆자리 친구와 항상 함께 있고 싶어졌어

→ 옆자리 아이와 늘 함께 있고 싶어

→ 옆동무와 언제나 함께하고 싶어

→ 옆아이랑 내내 함께이기를 바라

62쪽


무엇이든 끼적거리기 마련이니까

→ 무엇이든 끼적거리게 마련이니까

→ 무엇이든 끼적거리니까

93쪽


모두의 주목을 받는 건 부담스러우니까

→ 모두 쳐다보면 버거우니까

→ 모두 바라보면 힘드니까

9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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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땅콩 대 붕어빵
정승희 지음, 이주미 그림 / 한솔수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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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5.12.16.

맑은책시렁 341


《슈퍼땅콩 대 붕어빵》

 정승희 글

 이주미 그림

 한솔수북

 2020.7.7.



  어린이한테 들려줄 이야기란, 어른으로서 여태껏 어질게 살아낸 나날을 담은 하루일 적에 빛납니다. 여태껏 살아온 나날이 빛나려면 ‘뜻을 이루’거나 ‘꿈을 펴’거나 ‘잘 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가시밭길만 걷던 나날이든, 자꾸 넘어지거나 부딪히거나 깨지거나 다치기만 하는 나날이든 대수롭지 않아요. 뚜벅뚜벅 걸어온 길을 스스럼없이 들려줄 수 있을 때라야 이야기입니다.


  《슈퍼땅콩 대 붕어빵》은 얼핏 두 아이가 맞붙으면서 풀어가는 응어리를 다루는 듯싶습니다만, ‘행복 집착 + 서울 애착’에 얽매이는 틀입니다. 아예 안 넘어지면서 푸짐하게 누려야 할까요? 엄마아빠가 서울 한복판에서 돈을 잘 버는 일자리를 오래오래 누리면서 커다란 잿집(아파트)에서 부릉부릉 몰면서 살아야 할까요?


  아무래도 글을 쓰거나 그림을 맡는 분이 하나같이 서울에 살거나 서울곁에 있다 보니, ‘행복 집착 + 서울 애착’이라는 틀에서 못 벗어나는구나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삶이어야 좋거나 저런 삶이라면 나쁘다고 금을 긋는 틀로는, 어린글도 어른글도 못 된다고 느낍니다. 끄트머리가 어디 있나요? 비싼집이어야 ‘행복’일까요? ‘양복’을 빼입는 엄마아빠여야 ‘좋을’까요?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다 다르게 삶입니다만, 스스로 어디에서 어떻게 서는 삶인지 안 쳐다보니까, 이름이나 겉몸에 얽매여서 놀리고 괴롭히고 싸우고 다툽니다. 껍데기를 벗지 않고서야 삶이라 할 수 없고, 삶이라 할 수 없을 때에는 글이라 할 수 없습니다.


ㅍㄹㄴ


우리는 서울에서 살았는데 이제 경기도로 간단다. 오빠가 그렇게 먼 곳은 아니라고 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던 곳이 서울의 끄트머리라서 그렇다. (12∼13쪽)


아빠가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었는데 친구가 안 갚았다고 한다. 원체 잘못하는 게 많기 때문에 뭐 특별하지도 않다. 아빠는 잠깐만 고생하면 다시 서울로 갈 수 있다고 했다. (19쪽)


“지수야, 아빠가 예쁜 거 다시 사줄게.” “언제 사줄 건데? 거짓말!” 아빠는 더 크게 헛기침을 했고, 차는 왼쪽으로 꺾어져 이상한 길로 들어갔다. (24쪽)


“뭐라고? 붕어빵? 너 죽을 줄 알아!” 내가 지난번에 ‘붕어빵 뚱땡이’라고 말한 게 아직도 억울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때 바로 사과를 했었다. 저렇게 야비할 수가.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야비함에는 야비함! 나도 곧바로 붕어빵이라고 소리쳤다. 붕어빵이랑은 지구 끝까지 가도 웬수가 될 것 같다. 엄마는 왜 왕점을 만들어서 나를 세상에 내보냈을까? 엄마가 원망스러웠다. (103쪽)


기억을 쌓아 만든 헌것들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마음이 행복해지는 것 같다. 초록 대문 집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161쪽)


+


《슈퍼땅콩 대 붕어빵》(정승희, 한솔수북, 2020)


왼쪽으로 꺾어져 이상한 길로 들어갔다

→ 왼쪽으로 꺾어서 낯선 길로 들어간다

→ 왼쪽으로 꺾고서 다른 길로 들어간다

24쪽


내가 지난번에 ‘붕어빵 뚱땡이’라고 말한 게 아직도 억울한 모양이었다

→ 내가 지난때에 ‘붕어빵 뚱땡이’라고 말해서 아직 못마땅한가 보다

103쪽


지구 끝까지 가도 웬수가 될 것 같다

→ 땅끝까지 가도 미워할 듯하다

→ 이 땅 끝까지 가도 미울 듯하다

103쪽


기억을 쌓아 만든 헌것들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마음이 행복해지는 것 같다

→ 하루를 쌓아서 헌것이 늘수록 우리 마음이 포근한 듯하다

→ 하루를 쌓아서 손때가 늘수록 우리 마음이 따뜻한 듯하다

161쪽


초록 대문 집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 푸른닫이 집에서도 온갖 일이 있었다

16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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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목사님 열린어린이 창작동화 10
로알드 달 지음, 쿠엔틴 블레이크 그림, 장미란 옮김 / 열린어린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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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5.12.12.

맑은책시렁 342


《거꾸로 목사님》

 로알드 달 글

 퀜틴 블레이크 그림

 장미란 옮김

 열린어린이

 2009.8.20.



  오늘부터 우리가 살필 곳이라면, 우리 눈빛일 노릇이라고 느껴요. 언제 어디에서나 속낯을 보고 속빛을 헤아리고 속꽃을 느낄 줄 아는 눈빛으로 가다듬도록 하루하루 살아낼 일이지 싶습니다. 어릴적부터 속눈을 틔우려고 한다면 한결같이 아름눈길일 테고, 아직 손눈을 헤아리지 않는다면 아직 눈감은 마음이지 싶습니다.


  봄나물을 손수 훑으면서 봄나물하고 두런두런 마음을 나누는 눈빛으로 가다듬는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겉모습이 아닌 속모습을 마주하는 사이로 지낼 만하다고 느껴요. 손수 흙을 만지고, 맨발로 흙을 디디고, 맨몸으로 나무 곁에 설 때라야, 비로소 속눈빛을 밝힐 테지요. 꽃이름이나 풀이름이나 나무이름을 몰라도 됩니다. 풀책(식물도감)을 안 외워도 됩니다. 누구나 스스럼없이 풀꽃나무 이름을 지으면 되어요. 스스로 풀꽃나무랑 사귀면서 찬찬히 알아가면 넉넉합니다.


  바람이 천천히 바뀌는 철입니다. 두바퀴(자전거)로 들길을 달리면, 낮바람과 밤바람이 어떻게 바뀌는지 살갗으로 먼저 느낍니다. 덜 바뀌었는지 확 바뀌었는지, 이제 바뀌는 길목인지, 어느덧 새길로 들어서는지 알아차릴 만해요. 언제나 흐르는 새바람이 우리 곁에 있습니다.


  가만히 일렁이는 봄바람처럼, 봄빛으로 물드는 하루이면 넉넉히 살아가는 셈일 테지요. 겨울에는 겨울대로 살고, 여름에는 여름대로 살기에, 이 하루가 차곡차곡 모여서 우리 이야기로 흐릅니다. 어느새 한 해 두 해 가만히 이으면서 삶도 새롭게 일굴 테고요.


  《거꾸로 목사님》은 ‘남처럼 못하는’ 몸짓과 모습인 어린날을 힘겹게 보내고서 믿음길잡이 노릇을 맡는 어른 한 사람이 스스로 어떻게 용쓰듯 하루를 맞이하는지 부드럽게 들려줍니다. 숱한 사람한테는 아무렇지 않은 ‘말 몇 마디’일 테지만, 바로 말 몇 마디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는 말소리를 ‘남처럼’ 내기가 어렵고, 누구는 발걸음을 ‘남처럼’ 척척 내딛기가 어렵고, 누구는 손놀림을 ‘남처럼’ 하기 어려울 만합니다.


  누구나 다른 삶이요 사람이라면, 몸도 마음도 누구나 다르게 마련입니다. ‘남처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나처럼·나대로·나로서’ 하면 넉넉합니다. 서로서로 ‘나’하고 ‘너’로 마주하는 길이기에 어울릴 수 있습니다. 쭈뼛쭈뼛 수줍고 얼굴을 붉히는 아이어른을 느긋이 기다리고 지켜볼 줄 아는 마음을 그립니다.


ㅍㄹㄴ


당연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고, 그날 모인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하며 모임을 나서야 했어요. 하지만 목사님이 워낙 착하고 다정해서 누구도 깊이 미워하진 못했어요. 아무리 봐도 목사님이 일부러 이상한 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물론 뭔가 잘못되기는 했어요. (21쪽)


물론 어색하기는 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목사님이 설교단을 뒷걸음질로 돌면서 설교하는 모습에 금방 익숙해졌어요. 오히려 따분하기 짝이 없는 설교 시간이 재미있어졌죠. 결국 로버트 리 목사님은 뒤로 걷는 데 아주 익숙해져서 아예 뒷걸음질로만 다녔어요. 그리고 평생 동안 니블스윅의 괴짜 목사님이자 든든한 기둥으로 사랑받으며 살았답니다. (28쪽)


#TheVicarofNibbleswicke (1991년)

#RoaldDahl #QuentinBlake


+


《거꾸로 목사님》(로알드 달/장미란 옮김, 열린어린이, 2009)


어렸을 때 심한 난독증을 앓았어요

→ 어릴적에 몹시 글멀미였어요

→ 어려서 매우 멍했어요

5쪽


과연 교구를 잘 운영할 수 있을까요

→ 참으로 마을을 잘 꾸릴 수 있을까요

→ 그래 고을을 잘 꾸릴 수 있을까요

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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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준비 사전 사춘기 사전
박성우 지음, 애슝 그림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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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5.12.2.

맑은책시렁 359


《사춘기 준비 사전》

 박성우 글

 애슝 그림

 창비

 2019.11.25.



  우리한테 없는데 자꾸 나라(사회·정부·학교)에서 억지스레 밀어붙이면서 길들이는 몇 가지로 ‘사춘기(思春期)’하고 ‘갱년기(更年期)’가 있습니다. 우리는 나라에서 왜 ‘사춘기·갱년기’를 자꾸 외치는지, 더구나 ‘중2병’이나 ‘미운 몇 살’ 같은 뜬금없는 말을 왜 퍼뜨리는지 곱씹을 수 있어야 합니다.


  먼저 ‘어른’이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 ‘손수짓기(자급자족)’하고 아주 동떨어지고 등집니다. 어느 하나 손수짓기를 못 하는 얼뜨기로 바뀌었습니다. 부릉부릉 몰거나 말끔하게 빼입거나 쪽(카드)으로 다 긁을 수 있다지만, 손으로 짓는 사람이란 하나도 안 보여요. 돈을 벌어서 돈을 쓰는 굴레로 스스로 뛰어들었고, 부산처럼 큰고장조차 휘청거릴 만큼 오직 “서울로!”를 외치는 판입니다. 서울살이란 “너 죽고 나 살자!”라는 싸움판인데, 싸움에서 져서 밑바닥에 눌려도 괴롭고 고달프지만, 싸움에서 이기며 위에 올라서더라도 ‘나이를 먹고 힘이 빠지’면 저 밑바닥으로 굴러떨어질까 내내 걱정하는 판이니, 그냥 누구한테나 불늪입니다.


  다음으로 ‘아이’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어른한테서 손수짓기를 배울 수 없을 뿐 아니라, 사랑마저 보거나 듣거나 배우기 어렵습니다. 이미 한두 살 만에 어린이집으로 쫓겨나는 판입니다. 사랑으로 돌볼 엄마아빠가 아니라 “돈을 벌어야 할 엄마아빠”이다 보니, 아이는 한두 살부터 집을 떠나야 하고, 떠돌이처럼 갑작스레 낯선 또래나 언니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생존경쟁)’를 해야 하는데, 어린이집은 우리말이 아닌 영어를 일찌감치 가르칩니다. 어린이집을 마치고서 들어가는 어린배움터도 마찬가지인데, 바야흐로 갖은 ‘학원지옥’에 갇혀야 하지요. 어린이를 지나 푸른배움터로 건너가면 불늪은 더 깊어요. 온나라 어린이와 푸름이는 “손에 물을 안 묻히”고도 밥이며 새옷이며 누리고, 엄마나 아빠가 태우는 쇠(자가용)에 가만히 앉아서 어디이든 그냥 다닙니다.


  《사춘기 준비 사전》은 나쁜뜻으로 엮은 꾸러미는 아니라고 느낍니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 갉고 할퀴고 미워하고 시샘하고 다투고 치고받고 싸우고 등돌리고 괴롭히느라 고단하고 지치는 ‘막말잔치’ 같습니다. 왜 이렇게 서로 비비 꼬인 말글을 주고받아야 할까요? 비꼬고 빈정대는 말글로 가득한 꾸러미가 어떻게 “사춘기 준비 사전”이란 이름일 수 있을까요?


  그러나 오늘날 이 나라는 이미 손수짓기를 잊고 잃을 뿐 아니라, 스스로 팽개치고 짓밟습니다. 어린이와 푸름이뿐 아니라 ‘서울내기’는 땅과 하늘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안 쳐다보고 아무 마음이 없어요. 가끔 ‘기후정의·이상기후’라는 목소리에 숟가락을 얹으면 끝이라고 여깁니다. ‘나눠버리기(분리배출)’로는 푸른별을 못 살립니다. 아니, 푸른별을 망가뜨리는 새길이기도 합니다. 나눠버리기가 아닌, “저마다 우리집 한켠 땅뙈기에 부스러기를 돌려줘서 거름으로 거듭날 새흙”을 건사해야 할 텐데, 이런 길은 한 줄이나 한 마디조차 못 다루는 《사춘기 준비 사전》이라면, “사춘기 소비 사전”이라든지 “사춘기 생존경쟁지옥 사전”이라고 이름을 고쳐야 어울릴 듯합니다.


  왜 요즈음 어린이나 푸름이는 밥을 지을 줄 몰라도 될까요? 돈으로 남을 부리면 되나요? 왜 요즈음 어린이나 푸름이는 손빨래를 할 줄 몰라도 되나요? 그냥 돈으로 틀(기계)을 사다가 빛(전기)으로 돌리면 알아서 다 되나요?


  어린이와 푸름이와 어른이 함께 살림을 짓고 가꾸고 돌보면서, 이동안 저절로 피어나는 삶말과 살림말과 사랑말과 숲말이 어울릴 적에 “봄나이 처음 길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살림짓기가 없으니 삶가꾸기가 없고, 삶가꾸기가 없으니, 말돌보기와 마음살피기가 없어요. 이러니 사랑짓기와 사랑하기라는 길도 없게 마련입니다. 얕보고 깔보고 넘보고 노려보고 째려보고 달아나기만 하는 굴레살이(노예생활)를 듬뿍 담은 책으로는, 봄나이를 맞이하는 어린이와 푸름이가 스스로 피어나는 길하고는 아주 먼, ‘새길’이 아닌 ‘길들이기’로 책장사를 하는 셈입니다.


ㅍㄹㄴ


《사춘기 준비 사전》(박성우, 창비, 2019)


사춘기가 시작되면 무엇이든 억울할지 모릅니다

→ 길목에 서면 무엇이든 갑갑할지 모릅니다

→ 봄철에 이르면 무엇이든 눈물날지 모릅니다

→ 봄나이에는 무엇이든 못마땅할지 모릅니다

→ 봄앓이에는 무엇이든 답답할지 모릅니다

4


모든 게 귀찮아질지도 모릅니다

→ 모두 귀찮을지도 모릅니다

→ 마냥 귀찮을지도 모릅니다

→ 다 귀찮을지도 모릅니다

4


각 페이지의 그림은 단어의 뜻을 더욱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쪽마다 실은 그림을 보면 낱말뜻을 더욱 생생하게 살필 수 있습니다

→ 낱말뜻을 더욱 생생하게 헤아리라고 쪽마다 그림을 실었습니다

5


청소년과 어른이 더 자주 함께 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푸른씨와 어른이 더 자주 얘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푸름이와 어른이 더 자주 말을 나눌 수 있기를 빕니다

5


웃기고 있네, 네가 공부를 한다고?

→ 웃기네, 네가 배운다고?

→ 웃기네, 네가 익힌다고?

12


내 남자 친구가 다른 여자애랑 만나고 있을 때

→ 내 짝꿍이 다른 아이랑 만날 때

14


누나가 잘못한 건데 나한테만

→ 누나 잘못인데 나한테만

→ 누나가 잘못했는데 나한테만

18


거짓말 친 적 없는데

→ 거짓말한 적 없는데

→ 거짓말 안 했는데

20


공부 잘하는 애들만 예쁨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 잘 배우는 애들만 예뻐하는구나 싶을 때

→ 잘 익히는 애들만 예뻐하는 줄 느낄 때

22


그렇게 대충대충 문제 풀래?

→ 그렇게 설렁설렁 풀래?

→ 그렇게 아무렇게나 풀래?

32


제발 제 생각과 말도 좀 존중해 줘요

→ 제발 제 생각과 말도 좀 들으셔요

→ 제발 제 생각과 말도 귀담으셔요

44


내 스타일만 좀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 때

→ 나만 좀 못나다고 느낄 때

→ 나만 좀 떨어진다고 느낄 때

→ 나만 좀 후지다고 느낄 때

52


입맞춤은 어떤 느낌일까 하는 달콤한 그림이 그려질 때

→ 입맞춤은 어떻게 느낄까 하고 달콤히 그릴 때

→ 입맞추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달콤하게 그릴 때

54


아주 사사건건 대들어

→ 아주 툭하면 대들어

→ 아주 언제나 대들어

72


나에 대해 안 좋은 뒷말이 퍼지고 있단 걸 알게 되었을 때

→ 나를 안 좋게 말하는 줄 알 때

→ 내 뒷말이 퍼지는 줄 알 때

→ 뒤에서 나를 수군대는 줄 알 때

84


솔직함이 나의 매력

→ 나는 꾸밈없는 멋

→ 나는 숨김없는 멋

148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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