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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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5.2.

책으로 삶읽기 1115


《보통의 존재》

 이석원

 달

 2009.11.4.



《보통의 존재》(이석원, 달, 2009)를 2026해에 들어서고서야 읽었다. 이런 책이 있는 줄 진작 알았으나, 예전에는 책집마실을 하며 들추고서 이내 내려놓았다. 속말을 꾸밈없이 드러낸 듯싶으면서, ‘사랑’이 아닌 ‘끌림·살섞기’를 마치 ‘사랑’으로 잘못 여기면서 풀어내는 글은 마음에도 가슴에도 눈에도 와닿지 않는다. 우리 시골집에 놀러온 어느 이웃님이 모는 달구지를 큰아이하고 얻어탄 적이 있는데, 그때 이웃님 달구지에서 흘러나온 노래가 〈언니네 이발관〉이었다. 큰아이가 문득 누구 노래냐고 묻기에 그자리에서는 좀처럼 안 떠올랐는데, 그날 내내 머리를 쥐어짜고 보니 〈언니네 이발관〉이란 이름이 떠올랐다. 들은 지 거의 서른 해가 된 노래이니 가물거릴밖에. 이모저모 찾아보니 그 〈언니네 이발관〉을 이룬 사람이 이석원 씨요, 《보통의 존재》를 쓴 줄 이제서야 알아채고는 다시 챙겨서 읽어 보려 했는데, 아무래도 글은 접고서 노래를 하셔야지 싶다. 또는 ‘끌림·살섞기’라는 ‘허물’을 다 내려놓는, 그야말로 ‘허물벗기’를 하고서 나비로 거듭날 수 있다면, 비로소 ‘사랑’이 무엇인지 천천히 눈뜰 테니, 끌림과 살섞기를 몽땅 씻어낸 뒤에 글을 쓰시기를 빈다.


ㅍㄹㄴ


그런 사람들에게 손잡기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그들은 왜 손을 놓지 않을까. 나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으로 굳게 결속한 이들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더 이상 서로를 봐도 가슴이 뛰지 않고 키스는 짜릿하지 않을 때, 잡은 손은 무디어 별 느낌이 없을 때, 17쪽


+


모르는 남녀가 거리낌 없이 하룻밤을 보내는 원 나잇 스탠드가 요즘처럼 횡행하는 세상에서도

→ 모르는 둘이 거리낌없이 하룻밤을 보내는 요즘이어도

→ 모르는 두 사람이 거리낌없이 몸을 섞는 요즘이어도

→ 모르는 순이돌이가 거리낌없이 밤을 노는 요즘이어도

14쪽


여전히 황홀한 사랑을 시작한다. 물론 시작은 시작일 뿐이다

→ 아직 반짝이며 사랑을 한다. 다만 처음은 처음일 뿐이다

→ 늘 새롭게 사랑을 한다. 그러나 새로워도 첫발일 뿐이다

16쪽


그런 사람들에게 손잡기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 그런 사람들한테 손잡기란 어떤 뜻일까

→ 그런 사람들은 손을 잡는 뜻이 있을까

17쪽


불결함도 나로선 그리 불쾌하지 않게 묵과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생활 범주 안의 더러움이기 때문이다

→ 더러워도 나로선 그리 싫지 않고 지나갈 수 있는데, 다 내 삶이기 때문이다

→ 더러워도 내 삶이니까 그리 안 거슬려 넘어갈 수 있다

→ 더러워도 내 삶이라 그리 거북하지 않다

→ 더러워도 난 그렇게 산다

31쪽


나도 그런 아이 중 하나였다

→ 나도 그런 아이였다

→ 나도 그랬다

37쪽


산책이란 누군가에겐 즐거움이요, 또 어떤 이에겐 건강을 위한 몸의 움직임이기도 하고, 또다른 누군가에겐 고민과 생각의 장이 되어주기도 한다

→ 누구는 마실하며 즐겁고, 누구는 튼튼하려고 몸을 움직이고, 누구는 근심과 생각하는 마실이기도 하다

→ 누구는 거닐며 즐겁고, 누구는 걸으며 튼튼하고, 누구는 걷기에 걱정과 생각을 풀어낸다

48쪽


서로 안 맞으면 그게 바로 상극 아닌가

→ 서로 안 맞으면 바로 남남 아닌가

→ 서로 안 맞으면 따로놀지 않는가

→ 서로 안 맞으면 바로 갈라서지 않나

17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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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거울 - 왜곡된 반사 또는 부풀려진 신화
손석춘 지음 / 시대의창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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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5.1.

책으로 삶읽기 1114


《박근혜의 거울》

 손석춘

 시대의창

 2011.5.18.



《박근혜의 거울》(손석춘, 시대의창, 2011)을 돌아본다. 2011해에서 2026해 사이에 나라지기라는 자리에도 섰다가, 사슬터에도 들어갔다가, 이제는 풀려나서 혼자 살아가기도 하는 한 사람이 스스로 어떤 ‘옷’을 입은 모습인가 하고 짚는 얼거리이다. 글쓴이는 ‘저쪽’에 있는 무리가 ‘겉옷’으로 사람들을 홀리면서 ‘저들’ 길미만 챙긴다고 짚는다. 곰곰이 보면 저쪽뿐 아니라 이쪽과 그쪽도 매한가지이다. 이쪽 저쪽 그쪽 모두 ‘겉옷’으로 숨기고 감추고 꾸미는 채 사람들을 홀린다. 우리는 뭘 믿고서 ‘바람몰이(지지율 조사)’를 할 수 있을까? 어느 자리에 선 사람이 정작 속으로 무슨 마음이요 꿍꿍이인지 하나도 모르는 채 겉옷만으로 ‘좋다·나쁘다’를 찍을 뿐이지 않은가? 지난 1997해에 나라지기로 뽑힌 분은 〈DOC와 함께 춤을〉이라는 노래를 〈DJ와 함께 춤을〉이라고 바꾸어서 온나라에 퍼뜨렸다. 우리는 그동안 어떤 춤을 누구하고 펴는 하루일까? 곧 다가오는 뽑기판에서 또 어떤 노래가 흘러넘칠까? 우리는 겉옷이 아니라 속낯을 들여다보면서 가늠하는 눈을 틔울 수 있을까?


ㅍㄹㄴ


박근혜 자신은 물론, 대다수 언론이 1980년대와 90년대 박근혜의 삶을 절망, 실의, 울분, 소름, 은둔의 ‘기호’로 ‘해설’하는 것은 지나치게 안이한 분석이다. ‘잃어버린 18년’이라는 규정도 성급하고 일면적이다. 왜 그런가? 박근혜는 그 18년 동안 영남대학 재단이사장, 육영재단 이사장,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더구나 18년 내내 “조용히 살아”간 것도 아니다 … 생각해 보라. 나이 스물여덟 살에 대학 재단이사장이라면 결코 단순한 직위가 아니다. 다만 유신체제의 퍼스트레이디에 비해 ‘작은 자리’였을 뿐이다. 38쪽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는 유세장에서 〈새마을 노래〉를 계속 틀고 “경제를 살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 수 있도록 한 표를 부탁한다”며 대구 지역의 ‘박정희 향수’를 한껏 자극했다. 45쪽


이명박의 ‘샐러리맨’ 신화는 그가 현대건설 회장 자리에 앉아 있던 1990년에 한국방송이 방영한 드라마 〈야망의 세월〉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 널리 퍼졌다. 195쪽


+


봄은 순탄하게 올 수 없었다

→ 봄은 부드럽게 올 수 없었다

→ 봄은 멀쩡하게 올 수 없었다

→ 봄은 그냥 올 수 없었다

13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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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일기 -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지음, 정소은 옮김 / 이야기장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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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4.28.

책으로 삶읽기 1110


《전쟁일기,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정소은 옮김

 이야기장수

 2022.4.14.



《전쟁일기》(올가 그레벤니크/정소은 옮김, 이야기장수, 2022)를 읽는 내내 고개를 갸우뚱했다. 땅밑으로 숨을 적에 ‘바퀴벌레’가 된다고 여기는데, 그냥 빗댄 말인지 바퀴벌레가 하찮다고 미워하는지 아리송하다. 바퀴벌레처럼 추레하거나 지저분하다고 여긴다면, 바퀴를 비롯한 벌레를 그저 나쁘게 본다는 뜻이다. ‘떠돌이(난민)’가 되어 서글프다고 하는데, 여태껏 떠돌이로 살아야 할 줄 아예 몰랐던 탓보다는, 이 별에 떠돌이가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이제껏 ‘이웃’으로 느끼거나 마주하려는 마음이 없었다는 뜻이다. 서른다섯 해를 살아오는 동안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다고 하는 글쓴이인데, 삶이라고 하는 길과 총칼질이라는 늪과 어깨동무라는 눈은 좀처럼 모르는 채 그럭저럭 넉넉하게 돈을 벌면서 붓을 쥔 나날이었구나 싶다. 우크라이나를 떠나서 폴란드에 있는 ‘호텔’에 짐을 풀며 보고 듣고 겪은 하루는 ‘떠돌이(난민)’하고는 한참 멀다. 집도 마을도 삶터도 빼앗긴 채 불늪에서 겨우 살아남아 떠돌이로 기나긴 나날을 보내는 숱한 사람들은 ‘아기수레’이건 ‘강아지칸’이건 엄두조차 못 낸다. 푸른별 모든 떠돌이가 동냥(구걸)을 해야만, 불쌍하게 보여야만, 비로소 밥을 얻고 옷을 얻고 천막을 얻는 줄 참으로 몰랐을까?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님은 서른다섯 살 언저리에 겪어야 한 ‘큰싸움(세계2차대전)’ 한복판에서 밥벌이를 하고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도맡는 틈틈이 ‘삐삐’ 이야기를 썼다. 펑펑 터지는 일이 없는 데에서 살아야만 ‘무지갯빛·기쁨’을 그릴 수 있지 않다. 오히려 펑펑 터지는 한복판에서야말로 어린이 곁에 나란히 서면서 앞날을 그리는 꿈씨앗을 붓끝으로 담아낼 노릇이지 않을까?


ㅍㄹㄴ


바르샤바의 머큐어 호텔은 점차 여자들과 아이로 가득찼다. 호텔 로비에 아이들 놀이방이 만들어졌다. 아마 호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아이들이 떠들고 웃는 소리와 곳곳에 어질러진 장난감. 아침마다 제공되는 맛있는 조식. 새하얀 침구, 아름답고 깨끗한 도시, 커다란 동물원, 빠르고 정확한 대중교통. 잠시 주어진, 절대로 익숙해져서는 안 되는 동화였다. 12쪽


지하 생활 6일 만에 우린 바퀴벌레가 되어버렸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64쪽


가장 급한 것은 난민숙소에서 함께 지내는 아기를 위한 유모차. 그리고 강아지를 태울 비행기용 케이지. 모든 물건은 무료이지만, 도움을 받아야만, 구걸해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난민 신분이 되었다는 것이 서글프다. 118쪽


#OlgaGrebennik #WarDiary


+


내 나이 서른다섯에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 나이 서른다섯에 모두 처음부터 해야 할 줄은 어림도 못했다

→ 내가 서른다섯 살에 모두 처음부터 해야 할 줄은 몰랐다

5


나는 항상 앞으로의 15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살아왔다

→ 나는 늘 앞으로 열다섯 해 동안 할 일을 헤아리며 살아왔다

→ 나는 언제나 다음 열다섯 해치 일감을 거느리며 살아왔다

5


하지만 때론 상황들이 우리보다 강할 때가 있다. 이제 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 그렇지만 바람이 우리보다 셀 때가 있다. 이제 나는 조금 안다

→ 그러나 물결이 우리보다 힘셀 때가 있다. 이제는 조금쯤 안다

5


나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 일러스트를 그려왔다

→ 나는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린다

6


내가 작업한 그림들은 다양한 색상과 행복으로 가득했다

→ 내가 맡은 그림은 알록달록하고 즐겁다

→ 내가 그린 그림은 무지갯빛이고 사랑스럽다

6


아침마다 제공되는 맛있는 조식

→ 아침마다 차려주는 맛있는 밥

→ 날마다 베푸는 맛있는 아침

12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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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화해 (리커버) - 상처받은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용기
오은영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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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4.23.

책으로 삶읽기 1106


《오은영의 화해》

 오은영

 대성

 2019.1.10.첫/2022.6.14.99벌



《오은영의 화해》(오은영, 대성, 2019)를 읽었다. 이미 보임틀(방송)로 들려준 줄거리를 글로 옮긴 얼개이지 싶다. ‘-의 + 화해(和解)’ 같은 일본말씨를 그냥그냥 쓰는데, “오은영이 푼다”라든지 “오은영이 끝낸다”라 하면 된다. “오은영이 녹인다”라 할 수 있다. 스스로 못 풀기에 풀어줄 사람을 찾아나선다. 스스로 못 끝내기에 끝내면서 매듭을 지을 스승이나 길잡이를 찾아본다. 스스로 못 녹이니까 따스하거나 포근하게 녹일 남을 찾아야 한다고 여긴다. 그렇지만 모든 실마리는 우리가 스스로 품는다. 못 풀거나 못 끝내거나 못 녹일 적에는, 그만큼 더 오래 괴롭고 엉키고 힘들면서 차근차근 맞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더 늦기 앞서 풀어야 할 일이기도 할 텐데, 늦는 때가 없는 줄 알아볼 수 있다면 언제나 그곳에서 바로 스스로 풀 수 있다. 늦는다고 여기니까 바깥에서 길을 찾으려고 한다. 안 늦으니까, 모든 꽃이 꼭 첫봄이나 늦봄까지 피어야 하지 않으니까, 게다가 굳이 올해에 피어야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열 해나 쉰 해나 아흔 해를 잠들다가 피어나는 꽃도 있으니까, 삭이고 품고 돌아볼 틈을 내면 된다.


ㅍㄹㄴ


좋은 대학의 졸업장을 받아 그럴듯한 회사에 취업하는 것만이 자식의 성공이자 행복이라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어요. 이런 부모에게 자식으로서, 인간으로서 유일하게 존중받을 수 있는 건 좋은 성적뿐입니다. 97쪽


+


타인을 만날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 남을 만날 때 무엇을 삼가야 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 이웃을 만날 때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 익혀야 합니다

106쪽


이것이 정말 쉽게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는 것, 누구보다도 잘 알아요

→ 참으로 이렇게 하기는 쉽지 않은 줄 느껴요

→ 참말로 이처럼 하기란 쉽지 않아요

→ 누구라도 이렇게 하기는 안 쉬워요

→ 누구나 이처럼 하기는 안 쉬워요

107쪽


내가 초심자라는 것을 잊지 마. 초심자로 시작했는데 제대로 하지 못하는 너를 네가 못 견뎌하는 것은 교만한 거야

→ 내가 꼬꼬마인 줄 잊지 마. 꼬꼬마부터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하는 너를 네가 못 견디면 건방져

→ 내가 풋내기인 줄 잊지 마. 풋내기부터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하는 너를 네가 못 견디면 고약해

283쪽


틱 때문에 다른 사람과 진지한 관계를 맺는 것이 불편해요

→ 덜덜대서 다른 사람과 차분히 만나기가 힘들어요

→ 후달려서 다른 사람과 가만히 어울리기가 벅차요

287쪽


돈보다 더 큰 행복을 느꼈기 때문이지요

→ 돈보다는 즐겁기 때문이지요

→ 돈보다는 웃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 돈보다는 신나기 때문이지요

308쪽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나를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필요해요

→ 더 나은 사람이 되기보다 나를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 더 나은 사람이 되기보다 나를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요

31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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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책방 운영의 모든 것 - 책방 및 작은 가게 운영에 필요한 모든 실무를 다룬 책
붉은마왕(이철재) 지음 / 책인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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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3.23.

인문책시렁 476


《동네책방 운영의 모든 것》

 이철재

 책인감

 2019.3.20.첫/2022.3.25.고침



  박새하고 쇠박새는 다릅니다. 동박새는 또 다릅니다. 이 땅에서는 예부터 ‘박’을 눈여겨보았습니다. ‘박(朴)’이라는 한자가 ‘후박’이라는 나무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후박나무·박달나무’에서 ‘박’은 한자가 아닌 그저 우리말입니다. 지붕을 타고 올라서 큼직하게 열매를 맺는 ‘박’도, ‘조롱박·호박·수박’도 그저 우리말이면서, ‘밝다’를 나타냅니다. 이런 얼거리를 읽을 줄 아는 눈이라면 ‘동박새’가 즐겨 내려앉는 나무가 ‘동박나무’인 줄 부드럽게 알아채지만, 이 얼거리를 못 읽거나 모르면 그냥그냥 한자로 맞춘 ‘동백나무·동백꽃’이라고 쓰게 마련입니다.


  모르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알기에 좋지 않습니다. 모르기에 배울 뿐입니다. 알기에 새롭게 익히면서 다시 배웁니다. 이미 읽은 책이되 애써 다시 읽으면서 가만히 익힙니다. 예부터 ‘한벌읽기’로 끝내는 사람은 “안 읽었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요새는 고작 한벌읽기만 하고서 “책읽기를 했다”고 내세우기 일쑤입니다. 어느 사람을 ‘하루’ 만났대서 이이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얼굴을 보거나 말을 섞은 적이 ‘하루’ 있을 뿐, 기껏 하루를 스친 주제에 무엇을 알겠습니까.


  책이나 그림(영화)을 고작 애벌읽기로 “다 보고 다 읽고 다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겉훑기를 하는 삶입니다. 겉훑기를 하기에 겉치레로 기웁니다. 겉치레로 기우니까 거짓말을 합니다. ‘겉·거죽·가죽·거짓’은 모두 나란히 같은 낱말입니다. 다만, 이런 얼개라 해서 ‘겉·살갗’이 나쁘지 않아요. 우리 살갗을 보면 누구나 알 만하듯, 살같이라는 ‘겉’은 매우 얇아요. 매우 얇지만 두껍고 묵직하고 깊고 큰 ‘속’을 든든히 감쌉니다. 아주 얇은 살갗으로 감쌀 뿐인데, 뼈나 살점이 안 보여요. 고작 얇은 살깣으로 덮을 뿐인데, 가슴도 배도 속도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겉은 가볍게 씌운 켜 하나입니다. 얇은 켜이되 속을 지킵니다. 얼굴이나 몸매도 그저 겉입니다. 나이도 겉이고, 돈과 값과 힘도 겉입니다. 겉을 쳐다볼 적에는 겉을 이럭저럭 헤아린다지만, 속은 하나도 모르거나 못 짚는 굴레입니다. 그래서 책읽기나 글읽기를 할 적에는 ‘속내(행간)’를 읽어내야 한다고 여깁니다. 종이에 찍힌 글씨만 훑지 말고, “글씨에 얹은 삶과 마음과 생각과 뜻과 사랑과 빛을 속으로 가만히 느껴서 읽어내고 익히려고 할 때”에 비로소 ‘알아간다’고 합니다.


  《동네책방 운영의 모든 것》은 2018년에 새롭게 연 마을책집인 〈책인감〉 지기님이 선보인 조그마한 꾸러미입니다. 책집지기라는 길을 걸으며 스스로 배운 바를 풀어낸 줄거리입니다. 누가 알려주지 못 할 뿐 아니라, 누가 알려줄 일도 없지만, 책집이라는 자리를 일구고 싶은 이웃 누구나 함께 배우고 익히면서 알아가기를 바라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이제 마을책집을 차리려고 하는 이웃이라면 ‘책즐김이’라고 할 만합니다. 책을 즐기지 않으면서 책집을 차린다면 돈을 벌거나 이름값을 얻을는지 몰라도, 책으로 다리를 이으면서 삶을 알아가는 즐거운 살림살이하고는 등져요. 잎빛을 즐기고 싶기에 잎물을 내려서 마십니다. 몸빛을 돌아보고 싶기에 몸꽃(요가)을 피웁니다. 마음을 가꾸고 싶기에 마음꽃(명상)을 고즈넉이 바라봅니다. 책이라는 길로 책꽃을 피우며 나누는 삶을 짓고 싶기에 작은책집을 열고 꾸립니다.


  작은책집을 꾸리는 지기라면, 다른 작은책집에 책손으로 드나든 발자국이 제법 길어요. 여러 마을책집을 누비면서 느낀 바가 있으니 몸소 마을 한켠에서 마을사람으로서 마을빛을 가꾸는 징검다리인 마을책집을 여는 하루를 살아갑니다.


  책을 으레 바다에 빗댑니다. 책바다라 합니다. 얕바다도 더러 있지만 모든 바다는 으레 깊바다입니다. 깊은 책바다에 멋모르고 뛰어들면 헤매거나 잠길 수 있습니다. 《동네책방 운영의 모든 것》은 책이름처럼 ‘꾸림길 모두’를 들려줄 수는 없습니다. ‘책집지기 한 사람이 배운 모두’를 담으려고는 했되, 마을이 다르고 책이 다르고 사람이 다른 만큼, 이 책을 읽고서 길잡이를 삼든, 이 책을 읽으며 책집이라는 이웃을 살피든, ‘첫걸음’으로 여긴다면, ‘밝’게 ‘알아가’는 길이 한결 가뿐할 만합니다.


  이 땅에서 하늘과 땅 사이를 잇는 뭇새 가운데 박새(박새+쇠박새+동박새)는 노랫소리도 깃빛도 밝습니다. 박달나무와 후박나무와 동박나무는 잎빛과 꽃빛뿐 아니라, 나무빛과 나무내음도 밝습니다. 밤에 밝게 비추는 별이요, 아직 모르는(깜깜밤)인 너와 내가 책을 손에 쥐면서 눈을 밝힐 수 있다면, 이제부터 한밤을 비추는 길을 익히고, 바다를 널리 가르는 눈길을 열 만하지 싶습니다.


ㅍㄹㄴ


그러나 나에게는 비전이 있었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경쟁하고 함께 토론하기보다는 상명하복의 문화에 매몰되는 내가 싫었다. 8쪽


나도 과거엔 구매하는 대부분 책을 교보문고에서 구매했다 … 그런데 어느 날 생각해 보니 내가 구매하는 책이 베스트/스테디셀러와 특가상품 그리고 매대에 진열된 책으로 한정된다는 것을 느꼈다. 18쪽


한 권의 책을 판매하는 것은 제작자가 책을 만들어서 공급하는 가격, 서점에서 책을 판매하는 가격, 서점에서 책 판매에서 소요되는 비용 등 다양한 간격 요소들이 있다. 137쪽


나의 업으로써 책에 관련한 일을 하는 것은 계속할 것이다. 책을 팔고, 이야기하고, 쓰고, 강연하고, 1인 가게 특히 책방을 기획하고, 독서나 글쓰기, 책 쓰기에 관련한 일은 지속하고 싶다. 앞으로 10년 아니 20년 이상 지속할 나의 업으로써 책은 나에게 영원한 동반자로서 함께하고 싶기 때문이다. 264쪽


+


《동네책방 운영의 모든 것》(이철재, 책인감, 2019)


동네책방이 증가하는 요인은 이 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겠으나

→ 이밖에도 마을책집이 느는 까닭이 더 있으나

→ 이밖에 마을책밭이 늘어나는 까닭이 더 있으나

30쪽


일일 판매관리는 매번 수기로 적고 나서

→ 하루 팔림새는 늘 손으로 적고 나서

→ 날마다 팔림값은 손수 적고 나서

122쪽


우선 서점의 입장에서 위탁수수료는

→ 먼저 책집에서 사잇몫은

→ 그러면 책집 이음몫은

→ 무엇보다 책집 잇몫은

137쪽


심야 책방이 단지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것이 아닌

→ 별밤책집이 그저 더 일한다기보다

→ 한밤책집이 그냥 여는때를 늘리기보다는

178쪽


단발성 의사결정이라고 해서 즉흥적으로 하다 보면

→ 가볍게 가린다고 해서 그때그때 하다 보면

→ 반짝 매듭짓는고 해서 댓바람에 하다 보면

→ 살짝 가름한다고 해서 그냥 하다 보면

228쪽


앞으로 10년 아니 20년 이상 지속할 나의 업으로써 책은 나에게 영원한 동반자로서 함께하고 싶기 때문이다

→ 앞으로 열 해 아니 스무 해 남짓 이을 이 일에서 책을 한결같이 함께하고 싶다

→ 앞으로 열 해 아니 스무 해 넘게 꾸릴 이 일터에서 책을 늘 함께하고 싶다

26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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