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의 휴가
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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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12.19.

인문책시렁 465


《주부의 휴가》

 다나베 세이코

 조찬희 옮김

 바다출판사

 2018.1.29.



  일본스런 한자말 ‘주부’는 한자 ‘主婦’로 적습니다. 집일을 맡는 순이만 가리키는 셈입니다. 집일을 맡는 돌이가 있더라도 ‘주부(主夫)’라는 한자말은 낱말책에 없습니다.


  낱말책에 ‘主夫’가 없더라도 ‘살림돌이’는 제법 많습니다. 임금이 없고 나라가 없이, 푸른별 모든 곳에서 다 다른 마을이 다 다르게 조촐히 이으면서 다 다른 집에서 다 다른 사람이 살림을 지필 적에는 ‘한집안’ 모든 사람이 ‘살림꾼’이었어요. 지난날에는 굳이 ‘살림순이·살림돌이(主婦·主夫)’로 가를 일이 없습니다. 이제는 ‘主婦’나 ‘主夫’가 아닌 ‘살림꾼’으로 돌아갈 때요, ‘살림지기’에 ‘살림님’으로 서로 북돋우면서 철들어야지 싶습니다.


  《주부의 휴가》는 아줌마에서 할머니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지켜본 삶을 들려주는 얼거리입니다. 살림길을 잊은 아저씨나 할아버지는 엉성하거나 허술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만, 꾸중을 꾸준히 들으면서 조금씩 바뀌곤 합니다. 꾸지람뿐 아니라 ‘잘하네!’ 같은 한마디를 들으면서 차츰 거듭나기도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들이고 숲이고 메이고 바다입니다. 모든 사람은 다 다른 들빛에 숲빛에 멧빛에 바닷빛입니다. 저마다 스스로 어떤 빛인지 돌아보면 넉넉합니다. 서로 다르면서 하나인 파란별에서 함께사는 줄 느끼면 즐겁습니다.


  집안일을 즐겁게 하면 됩니다.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면 됩니다. 서울에서건 시골에서건 풀꽃나무를 풀꽃나무 숨결로 바라보는 하루이면 됩니다. 언제나 어질게 눈뜨는 하루를 열기에 서로 살갑게 만나고 어울립니다. 집일을 안 하거나 살림을 등지는 이라면, 사내이건 가시내이건 “눈은 떴다지만 멍청할” 테지요.


  우리 터전(사회·정치)을 보면, 믿음길(지지정당)이 다를 적에는 ‘다르다’고 받아들이지 않기 일쑤예요. 어떻게 저런 ‘얼간이’를 믿느냐고 손가락질을 하고 할퀴고 싸웁니다. 순이돌이로 다른 몸이건, 믿음길이 다른 삶이건, 배움길이 엇갈리건, 그저 서로 다릅니다. 시골에서 살건 서울에서 살건 그냥 다릅니다. 이 나라이건 옆나라이건 그냥 달라요.


  무엇이건 그저 ‘같이보기’이면 됩니다. 다른 서로가 다른 줄 받아들이려면, 어느 하나뿐 아니라 모두가 다른 줄 바라보고 품을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아줌마도 쉬고 아저씨도 쉬어야지요. 할머니도 쉬고 할아버지도 쉬어야 하고요. 느긋이 함께 일하고서 넉넉히 같이 쉬기에, 모든 하루는 새록새록 살림빛으로 반짝입니다.


ㅍㄹㄴ


생각도 하지 않으니 부랑자를 괴롭히기도 한다. 인과응보라고. 그런 녀석이 또 부랑자가 된다. 되어도 별로 나쁘지 않을 것이다. (28쪽)


“책 읽을 때 밑줄을 긋거나 책장을 접어도 되잖아. 다 읽으면 헌책방에 내다 팔아도 되지. 버리든 태우든 화장실 휴지로 쓰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지.” 남자 중 어떤 사람은 이상하리만치 책에 집착해서 책을 읽다가 메모를 하거나 책장을 접으면 잔소리한다고 한다. (39쪽)


애초에 여자한테 남자는 필요 없었던 거야! 아이만 있으면 되는 종족이었어! 맞아, 그렇게 생각하면 여자의 수수께끼가 저절로 풀려. (124쪽)


원자력발전소 유치 지구로 거론된 고장 사람들은 부디 《도쿄에 원자력발전소를!》이란 책을 읽어 주시기 바란다. 무시무시한 책이지만 원자력발전소의 공포를 아주 냉정하게, 떠먹여 주듯 차근차근 설명하기 때문에 잘 읽히고 지루하지 않다. (197쪽)


악녀란 남자가 본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악녀는 자아가 있는 여자란 뜻이다. (206쪽)


#田邊聖子


+


《주부의 휴가》(다나베 세이코/조찬희 옮김, 바다출판사, 2018)


불같이 혼이 난 할아버지는 뾰로통해진다

→ 불같이 꾸중 들은 할아버지는 뾰로통하다

→ 불벼락 맞은 할아버지는 뾰로통하다

12쪽


나는 여자가 말한 사절이란 단어가 꽤 인상적이었다

→ 나는 그분이 말한 살래살래가 꽤 낯깊었다

→ 나는 그이기 설레설레라 해서 꽤 놀랐다

14쪽


아이라인을 어떻게 그리라고

→ 눈매를 어떻게 그리라고

→ 눈줄을 어떻게 그리라고

16쪽


그런 표정 때문에 신뢰가 안 가서 상품의 이미지를 다운시킨다

→ 그런 얼굴 때문에 못미더워서 살림값이 떨어진다

→ 그런 낯빛 때문에 미덥지 않아 살림빛이 떨어진다

23쪽


부모의 비호 아래 능력에 맞지 않는 생활 습관이 배어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하고

→ 어버이가 감싼 탓에 주제에 맞지 않게 사는 줄 깨닫지 못하고

→ 엄마아빠가 오냐오냐하느라 주제넘게 사는 줄 깨닫지 못하고

29쪽


인간은 본래 무일물이다

→ 사람은 워낙 빈손이다

→ 사람은 처음에 빈몸이다

→ 사람은 맨몸으로 난다

30쪽


열대야가 닷새째 계속되고 있다

→ 닷새째 밤더위이다

→ 닷새째 불볕밤이다

37쪽


왜 이렇게 무감한 인간으로 생겨먹은 것일까

→ 왜 이렇게 무딘 놈으로 생겨먹었나

→ 왜 이렇게 맹물인가

→ 왜 이렇게 밍밍한가

46쪽


친구 집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져 지내는 주부의 휴가를 온 것이다

→ 동무 집에서 책바다에 빠져 지내는 살림말미를 왔다

→ 동무 집에서 책누리에 빠져서 쉬려고 왔다 

→ 동무네 책숲에 빠져서 숨돌리려고 왔다

49쪽


웃으며 게이트로 사라졌다

→ 웃으며 너울길로 사라졌다

→ 웃으며 길머리로 사라졌다

→ 웃으며 사립으로 사라졌다

52쪽


뇌우가 조금이나마

→ 벼락비가 조금은

→ 비벼락이 조금은

54쪽


만일 성인 남자였다면 그렇게 융통성 없는 짓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 아저씨였다면 그렇게 막힌 짓은 하지 않습니다

→ 나이든 사내라면 그렇게 바보짓은 안 합니다

56쪽


월급이 500석 늘어났다나 봐요

→ 달삯이 500섬 늘어났다나 봐요

56쪽


완전히 인민재판이나 다름없었다

→ 아주 물어뜯기이다

→ 그저 족칠 뿐이다

→ 그야말로 헐뜯는다

75쪽


인상이 불쾌한 남자일수록 반드시 가정이 있기 마련이다

→ 거북한 사내일수록 반드시 집이 있게 마련이다

→ 고약한 놈일수록 반드시 집안이 있게 마련이다

103쪽


특히 중년 부인과 노년 부인이 까다로워요

→ 아줌마와 할머니가 참 까다로워요

109쪽


소생도 그런 생각

→ 나도 그런 생각

→ 저도 그런 생각

117쪽


각 작가 나름의 취향에 고민이 뒤엉킨 결과물을 보며 백화난만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

→ 지은이마다 즐겁게 헤아린 열매를 보며 아름꽃 같아 재미있다

→ 글쓴이마다 멋스레 살핀 열매를 보며 온꽃 같아 재미있다

184쪽


포식의 시대가 오고 나서

→ 배부른 날이 오고 나서

→ 배불뚝이날이 오고 나서

186쪽


악녀란 남자가 본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 나쁜순이란 사내가 본 바일 뿐이다

→ 막순이란 머스마가 본 눈일 뿐이다

20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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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반대한다 - 우리시대에 고하는 하워드 진의 반전 메시지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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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11.21.

인문책시렁 461


《전쟁에 반대한다》

 하워드 진

 유강은 옮김

 이후

 2003.2.19.



  총칼을 쥔 싸움도 바보짓이지만, 말싸움(토론)도 바보짓입니다. 두싸움(젠더 워)도 나란히 바보짓입니다. 모든 싸움은 “이쪽만 옳기에 이쪽만 싸고돌” 적에 터집니다. 한쪽만 감싸면서 맞은쪽은 손가락질에 탓질에 호통에 불씨에 주먹질까지 일삼으니, 그만 둘 사이가 쩍쩍 갈리면서 윽박지르고 피가 튀고 목숨까지 잃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총칼만 물리칠 수 없습니다. 말다툼도 물리칠 일입니다. 등돌리거나 고개돌리는 모든 바보짓도 물리칠 노릇입니다. 저놈이 여태 우리한테 굴레를 씌우고 수렁으로 몰아댔기에, 이제부터 저놈한테 굴레를 씌우거나 수렁으로 몰아넣어야 하지 않습니다. 이쪽도 저쪽도 굴레와 수렁이 아닌, 꽃길과 숲길과 들길과 푸른길을 함께 걸어가는 보금자리를 일굴 살림살이로 거듭나야지 싶습니다.


  《전쟁에 반대한다》는 푸른별에서 우리가 사람빛을 스스로 팽개치거나 잊은 채 헤매는 얼뜬짓을 차근차근 짚습니다. 총칼로만 싸우지 않는다는 대목을 짚으면서, “어디에도 바른길은 없다”고 나즈막이 속삭여요. 나도 너도 바르거나 옳지 않다고, 나도 너도 서로 배우고 새로 익히면서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서로 모여서 마음을 나눌 때에 싸움박질이 아닌 어깨동무로 첫발을 내딛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모여도 뜻있을 테지만, 처음부터 다 모이기보다는 조촐히 조용히 모이는 조그마한 자리를 멧숲에서 나눌 적에 즐거울 만합니다. 손을 맞잡고서 두레를 펼 사람부터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울 일입니다. 하나씩 풀어내면서 집·마을·둘레를 푸른숲으로 일구려는 풀사람·흙사람·숲사람·작은사람이 만나고 어울릴 줄 알아야 합니다.


  걷는 사람은 싸울 일이 없습니다. 두바퀴를 달려도 싸울 일은 없는데, 두바퀴를 마구마구 내달리려고 하면 싸웁니다. 쇠(자동차)를 몬대서 싸우지 않으나, 웬만한 사람은 쇠에 앉아서 손잡이를 쥐면 싸움꾼으로 탈바꿈하더군요. 그러니까, 우리는 스스로 착하고 참하고 차분하게 마음을 다스리기 앞서까지 쇠를 거느려서도 몰아서도 안 됩니다. 걸어야 하고, 거니는 삶이어야 하며, 아이랑 손잡고 걷는 하루를 지을 때에 모든 싸움박질을 녹여낼 만합니다.


  하워드 진 님이 쓴 책은 워낙 “On War”입니다. 하워드 진 님이 들려주려는 이야기는 싸움박질을 거스르는 길입니다만, “전쟁에 반대한다”고 외치지 않아요. “다들 싸운다”고 속삭입니다. “넌 입으로는 평화와 평등과 민주를 들먹이지만, 너부터 싸우잖아?” 하면서 가볍게 나무랍니다. ‘목소리(주의주장)’만 높이기에 싸웁니다. 목소리를 높일 일이 아니라, 목소리를 나눌 일입니다. 서로 목소리를 나누려 안 하고, 이녁 목소리만 높이려 하니까 불똥과 불씨와 불티가 흩날리면서 그만 불바다와 불늪으로 뒤바뀌어 잿더미로 화르르 타버립니다.


ㅍㄹㄴ


그 주장이 아무리 ‘정당’하거나 ‘인도적’일지라도, 모든 전쟁의 변치 않는 고갱이는 국가 지도자들의 거짓말을 동반한 무고한 이들에 대한 계획적인 살육이기 때문이다. (17쪽)


이라크 폭격에 사용된 크루즈미사일은 모두 한 기당 가격이 백만 달러에 달하는 것이었는데, 국방부는 약 250기를 사용했다 … 그리하여 우리의 무기가 해외에서 사람을 죽이고 있는 동안에 이 나라에서는 집 없는 사람들이 얼어죽고 있다. (40쪽)


베트남 참전군인들에게 물어보라. 죽은 이의 가족들에게 물어보라. 수족이 잘린 사람들과 걸어다니는 부상자들에게 물어보라. 그렇다. 누군가는 그것이 훌륭한 대의였다고 주장할 것이다. (118쪽)


결국 우리의 유일하고도 진정한 방위력은 시체들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이고, 파괴적인 분노가 아니라 창의적인 에너지이며, 이는 우리를 죽이려는 다른 나라 정부들뿐만 아니라 역시 우리를 죽이려 하는 우리 자신의 정부에 맞섬을 통해 가능하다. (126쪽)


실제로 미국은 파시즘의 팽창을 별 강력한 대응 없이 지켜보기만 했었다. (242쪽)


제2차 세계대전을 전체적으로 조망해 보면서, 또 그 전쟁이 만들어낸 세계와 우리 세기를 사로잡고 있는 공포를 바라보면서, 정당한 전쟁이라는 생각을 영원히 묻어버려야 하지 않을까? (277쪽)


#HowardZinnOnWar #HowardZinn #OnWar


+


《전쟁에 반대한다》(하워드 진/유강은 옮김, 이후, 2003)


일구이언하는 데 있어서 클린턴과 쌍을 이루는

→ 딴소리로는 클린턴과 짝을 이루는

→ 뜬금없기로는 클린턴과 나란한

→ 한입두말로는 클린턴과 똑같은

→ 오락가락으로는 클린턴과 맞먹는

2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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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하는 마음 - 작은 출판사에서 태어난 아름다운 글 111
봄동이 엮음 / 혜윰터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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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10.8.

인문책시렁 458


《발견하는 마음》

 봄동이 엮음

 혜윰터

 2025.9.12.



  씨앗을 얼핏 보면 아무것도 안 하는 듯싶을 테지만, 곰곰이 보면 어마어마하게 일을 합니다. 앞으로 깨어날 때를 헤아리면서 속으로 가없이 꿈을 그려요. 느긋이 쉬되 설레며 기다리는 씨앗입니다.


  애벌레를 슬쩍 보면 잎갉이만 하는 듯싶을 테지만, 가만히 보면 엄청나게 일을 하지요. 허물벗기를 숱하게 하고 난 뒤에 고치를 지을 새날을 헤아리고요. 든든히 먹고 채우는 애벌레입니다.


  사람은 어떤 하루일는지 곱씹어 봅니다. 아직 잠든 하루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오래 꿈을 그릴 만합니다. 애벌레마냥 한참 자라나는 하루가 길 수 있습니다. 이듬해에 곧 싹트는 씨앗이 있으나, 열 해나 서른 해나 쉰 해나 온 해가 지나서야 싹트는 씨앗이 있어요.


  《발견하는 마음》은 옮겨쓰는 책입니다. 작은펴냄터에서 조촐히 여민 작은책에서 글자락을 뽑았어요. 책 한 자락을 통째로 챙겨읽어도 반갑고, 글 한 자락을 가만히 옮겨쓰면서 마음을 가다듬어도 즐겁습니다. 이웃 마음을 나한테 옮기면서 손으로 글을 적습니다. 먼발치에 있는 동무는 어떻게 살림을 하는지 헤아리고 배우면서 손으로 글을 씁니다.


  가을에 나락을 베듯 베껴쓰기를 할 수 있습니다. 든든히 받아들이는 배워쓰기를 할 만합니다.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새겨쓰기를 할 수 있어요. 들길을 나란히 걸으려는 뜻으로 따라쓰기를 할 만하고요.


  잎그늘은 언제나 푸르게 눈부시지요. 한 줄로 짜맞추지 않은 길이기에 아름답습니다. 똑같이 맞추어 줄을 세우면 모두 괴롭습니다. 어깨동무란, 다 다른 키와 몸과 마음인 사이일 적에 서로 헤아리면서 발걸음을 척척 놀이하듯 내딛는 하루입니다.


ㅍㄹㄴ


우리한테는 우리를 둘러싼 마을과 숲과 들과 하늘이 교과서요 책이며 학교입니다. 겨울을 나ㄴ고 새봄에 씩씩하게 돋는 잎사귀가 교과서요, 나물을 훑는 손길이 책입니다. 꽃내음을 알아차리고, 흙을 두 발로 밟으면서 두 손으로 어루만지는 하루가 온통 학교입니다. (22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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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고베 - 보석처럼 빛나는 항구 도시에서의 홈스테이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8
한예리 지음 / 세나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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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9.24.

인문책시렁 443


《한 달의 고베》

 한예리

 세나북스

 2025.4.30.



  살아갈 곳이란 “다시 옮기려는 마음이 없”이 그대로 눌러앉아서 하루하루 짓고 싶은 곳입니다. 한동안 살다가 옮긴다든지, 조금 머물다가 떠나려고 한다면 ‘삶터’가 아닌 ‘구경터’이게 마련입니다. 어느 곳이 좋다면서 놀러오거나 구경하는 사람은 ‘삶터’로 삼을 마음이 아닙니다. 그저 어쩌다가 바람을 쐬듯 머물고 싶을 뿐입니다.


  이제 ‘한달살이’는 한 낱말입니다. 어느 누구도 이런 낱말을 안 지어 주었으나, 사람들 스스로 ‘한달살이’를 지었고, ‘두달살이’나 ‘석달살이’를 즐기며, ‘한해살이’까지 나아갑니다. 앞으로 ‘온해살이’를 하고픈 꿈이기에 먼저 차분히 깃들어 온하루를 맞아들인다고 할 만합니다.


  이웃나라로 한달살이를 다녀오는 여러 길 가운데 고베에서 누린 나날을 들려주는 《한 달의 고베》입니다. 뭇사람이 드나든다는 이름터도 슬쩍 다녀오기도 하지만, 구경하거나 놀러다닐 적에는 도무지 들를 겨를이 없는 마을 곳곳을 누비는 나날인 한달살이입니다.


  여러모로 보면, 웬만한 고을(지자체)마다 ‘살짝 머물다 떠다는 구경꾼’을 맞이해서 돈을 벌려고 합니다. 두고두고 머물면서 깊고 넓게 돌아볼 손님을 맞으려는 고을은 드뭅니다. 오래 머물다가는 ‘겉모습’이 아닌 ‘속낯’을 확 볼 수밖에 없거든요. 숱한 구경터(관광지)는 겉속이 달라요. 구경(관광산업)으로 짭짤하게 돈을 만지는 고을은 벼슬아치부터 ‘오래고을’을 안 바라보기 일쑤입니다.


  나라 곳곳에 잿더미(아파트단지)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런데 모든 잿더미는 기껏 쉰 해조차 못 갑니다. 나중에 다시 허물어 새로 세우려고 하면 목돈이 떨어지는 터라, 그야말로 온나라가 잿더미만 쌓고 허무는 바보짓을 일삼습니다.


  우리가 한달살이를 맛보다가 석달살이를 해보고, 한해살이를 넘어서 열해살이와 온해살이에 이른다면, 집을 허물고 세우는 멍청한 짓을 안 해요. 예부터 모든 살림집은 즈믄해를 내다보며 지었거든요. 즈믄해를 이을 살림집이라면 재(시멘트)를 안 씁니다. 돌나무흙으로 찬찬히 짓기에 비로소 ‘집’인걸요.


  볼거리와 놀거리와 즐길거리와 먹을거리가 넘치는 판입니다. 이 가운데 하루나 한두 달 맛볼 만한 놀이나 일이 아닌, 한해살이나 온해살이를 이으면서 누릴 만한 놀이나 일이라면 몇 가지일까요? 한달살이를 할 적에 “내가 이곳에서 온해살이를 하려는 뜻이라면 무엇을 보고 느끼면서 즐거울까?” 하고 마음을 기울인다면, 서른 날을 서른 빛으로 반짝이면서 거닐 수 있다고 느낍니다.


ㅍㄹㄴ


나는 요일 중 월요일을 가장 좋아한다. 그 이유는 주말에 푹 쉬고 다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효율이 특히 높아져서 일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45쪽)


가만히 듣던 신이치가 나에게 “왜 책을 잘 못 읽어?”라고 물어보기에 “나는 한국인이라서 일본어가 완벽하지 않아. 미안해.”라고 말하며 사과하니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 이후 신이치는 한국에 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세계지도 등을 보며 외국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다. (51쪽)


메뉴판을 보니 맷돌로 원두를 천천히 갈면 본래의 풍미와 향이 그대로 살아나 원두의 진한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고 한다. (105쪽)


오늘도 일찍 눈을 떴지만 평소보다 오래 누워서 휴식을 취했다. 생각해 보니 일본에 와서 2주 동안 매일 서너 시간만 자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몸에 무리가 갔던 것 같다. (177쪽)


전망대가 왜 이렇게 어둡나 했는데 맑은 날에 별을 관찰하기 위해서인가 보다. (245쪽)


롯코산 산맥에 위치한 고베대학교 캠퍼스는 국립 종합대학답게 큰 규모를 자랑한다. 등하교가 힘든 산중 캠퍼스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돋보인다. (328쪽)


+


《한 달의 고베》(한예리, 세나북스, 2025)


고베에서 보내는 일정을 마음 편히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 고베에서 보내는 하루를 느긋이 헤아릴 수 있다

→ 고베에서 보내는 나날을 가벼이 살필 수 있다

24쪽


아이 위주로 돌아가기 마련인데

→ 아이를 보며 돌아가게 마련인데

→ 아이 바탕으로 돌아가는데

27쪽


약하게 고소공포증이 있지만

→ 조금 하늘앓이이지만

→ 살짝 높앓이를 하지만

41쪽


한 사람당 3개까지 구매 가능하다는 유의 사항을 듣고

→ 한 사람이 셋까지 살 수 있다는 알림말을 듣고

66쪽


승려들이 은퇴 후 여생을 보내던 곳으로

→ 스님을 그만두고 끝삶을 보내던 곳으로

→ 스님을 마치고 마지막을 보내던 곳으로

79쪽


흥미로웠다고 말씀드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 재미있다고 말씀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 재미있다고 말씀하며 이런저런 마음을 나누었다

96쪽


다른 지역으로 교환학생을 간 적이 있다

→ 다른 곳으로 배움나눔이로 간 적이 있다

96쪽


1500종에 달하는 고산 식물, 한랭지 식물, 롯코산 자생 식물들이 재배되고 있다

→ 1500갈래나 되는 높마루풀, 겨울풀꽃, 롯코산 풀꽃을 기른다

→ 1500가지에 이르는 높풀꽃, 서늘풀꽃, 롯코산 풀꽃나무를 돌본다

129쪽


산책을 이어가다가 족욕탕을 발견했다

→ 마실을 이어가다가 발씻이샘을 본다

→ 나들이를 하다가 발샘을 찾는다

141쪽


연달아 착륙한 뒤에는 이륙이 시작되었다

→ 잇달아 내린 뒤에는 떠오른다

→ 이어서 내린 뒤에는 올라간다

153쪽


코어의 힘이 부족해서 좀처럼 완성하기 어려웠다

→ 밑힘이 모자라서 좀처럼 매듭짓기 어렵다

→ 밑동이 딸려서 좀처럼 끝내기 어렵다

166쪽


단 한 글자에 7획뿐이었지만

→ 딱 한 글씨에 7마디이지만

171쪽


경로의 날은 어르신을 공경하고 장수를 축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 어른날은 어르신을 모시고 오래살이를 기리는 뜻이어서

→ 어르신날은 어르신을 높이고 오랜살이를 기뻐하기에

192쪽


노인의 날 입장권 할인판매로 인해 붐빌 것 같아 개장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 어르신날 나래쪽을 에누리하기에 붐빌 듯해 여는때에 맞춰 갔다

→ 어른날 길종이를 깎아주기에 붐빌 듯해서 마수에 맞춰 다다랐다

192쪽


제주도에서 본 주상절리는 바다에 면해 있지만

→ 제주섬에서 본 벼랑은 바다에 닿지만

→ 제주섬에서 본 기둥벼랑은 바닷가이지만

218쪽


꽃병이 아닌 평평한 수반을 사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 꽃그릇 아닌 반반한 물그릇도 이 때문에 쓴다

→ 이 때문에 꽃그릇 아닌 판판한 물받이를 쓴다

227쪽


특히 자필 원고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 더욱이 손글종이가 가장 눈부신데

→ 그리고 손글씨가 가장 돋보이는데

233쪽


내가 있어서 즐거운 경험을 했다며 고마움의 의미를 담아 집에 초대해 주었다

→ 내가 있어서 즐거웠다며 고맙다는 뜻으로 집에 불러 주었다

→ 나랑 즐겁게 보냈다며 고마워서 집에서 맞이해 주었다

235쪽


오므라이스 맛 비교 미션을 수행하는 중이었기에

→ 달걀밥 맛을 견주는 동안이기에

→ 달걀덮밥 맛보기를 하기에

→ 달걀볶음덮밥 맛마실을 하기에

→ 달걀부침밥 맛찾기를 하기에

241쪽


푸른 바다, 짙은 녹음의 산에

→ 파란바다, 짙푸른 멧숲에

253쪽


어디에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확신이 생겼다

→ 어디에나 어울린다고 굳게 여겼다

→ 어디에나 어울린다고 단단히 믿었다

274쪽


사경을 마친 종이는

→ 다 옮겨쓴 종이는

→ 다 담은 종이는

284쪽


마지막 점검 후 납품을 마친다

→ 마지막으로 살피고서 보낸다

→ 마지막으로 짚고서 맡긴다

315쪽


근처에서 들려오는 종소리에 주위를 둘러보니

→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댕소리에 둘러보니

→ 둘레에서 들려오는 방울소리를 살피니

→ 곁에서 울리는 소리에 둘러보니

→ 둘레에서 들려오는 징소리를 살피니

33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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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 기술 문해력 미래 세대를 위한 상상력 12
임완수.배성호 지음 / 철수와영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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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9.3.

인문책시렁 449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 기술 문해력》

 임완수·배성호

 철수와영희

 2025.3.5.



  아무리 새길(과학기술)이 발돋움하더라도 “안 먹고, 안 자고, 안 쉬고 살아가는 길”을 밝히지는 않습니다. “먹고, 자고, 쉬며 살아가는 길”을 다룰 뿐입니다. 여러모로 보면, 온누리 누구나 먼 옛날부터 새길(과학기술)을 늘 스스로 누리고 나누었습니다. 옛사람은 풀꽃나무하고 말을 섞고 마음을 나눌 줄 알았고, 섣불리 들숲메바다를 건드리거나 망가뜨리지 않았습니다. 옛사람은 비바람을 부를 줄 알고, 별과 한마음으로 살아가는 길을 저마다 열었는데, 이제 오늘날에는 먼눈(망원경)이 없으면 별을 못 볼 뿐 아니라, 별빛에 어떤 숨결이 흐르는지 까맣게 모릅니다.


  범과 곰하고 마음을 나누고 말을 섞던 옛사람은 ‘새길(과학기술)’이 없었다고 여겨도 될까요? 옛사람은 손전화도 부릉거리는 쇠도 누리길(인터넷)도 없었다지만, 누구나 스스로 삶을 짓고 논밭을 짓고 마음을 짓고 사랑을 지었습니다. 옛사람은 언제나 보금자리를 지을 뿐이면서, 총칼 따위는 아예 만들지 않고 건드리지 않았어요.


  오늘날 새길(과학기술)을 가장 널리 깊이 쓰는 데는 바로 총칼(군사과학기술)입니다. 오늘날에는 살림길은 등진 채 누리길(인터넷·ai)에 어마어마하게 돈과 품을 쏟아붓습니다. 우리는 어떤 하루일까요? 우리는 스스로 무엇을 팽개쳤고, 무엇을 쳐다보는 길일까요?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 기술 문해력》을 곰곰이 읽습니다. 이 책에서 살짝 짚기도 하는데, 2025년에만 해도 20조에 이르는 돈을 농림부에서 쓴다지만,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거의 깜깜합니다. 들숲을 살리면서 멧숲을 푸르게 돌보는 길에는 아마 한 푼조차 안 쓰는 줄 압니다. 2025년 가을에 강릉은 가뭄으로 물이 바닥난다지만, 어찌할 길이 없어요. 어떤 새길(과학기술)로도 못 살립니다. 그런데 고작 한두 달 앞서까지만 해도 온나라 사람들은 ‘비’를 놓고서 ‘극한폭우’라느니 ‘물폭탄’이라느니 하면서 모질게 사납말을 쏟아부었어요.


  비가 내려서 온나라를 씻고 맑게 채우는 줄 까맣게 잊고는, 그저 비를 미워하고 싫어하기만 하는데, 비가 강릉뿐 아니라 다른 고장을 넘실넘실 채워 주고 싶을까요? 아무리 새길(과학기술)이 발돋움하더라도 비하고 마음을 안 섞고 안 나누는 굴레라면, 이런 새길로는 모조리 죽음길입니다.


  요즈음 시골은 죽음거름(화학비료)뿐 아니라 풀죽임물(농약)을 엄청나게 쏟아붓습니다. 죽음거름과 풀죽임물이 다 어디로 갈까요? 다 바다로 가지요. 다 들숲메를 더럽히지요. 또한 요즈음은 죽음켜(비닐)를 끔찍하도록 마구 씁니다. 죽음켜를 묻거나 태우면 어찌 되지요? 저절로 땅과 하늘과 물을 더럽힙니다.


  우리가 손수짓기를 하던 무렵에는 ‘버리는 밥(음식폐기물)’은 0%였습니다. 우리가 손수살림을 하던 나날에는 ‘쓰레기’도 0%였습니다. 우리 스스로 쓰레기를 어마어마하게 내놓고서, 이 쓰레기를 치우느라 돈을 또 어마어마하게 쓰고, 삶터는 삶터대로 망가지고 더럽습니다.


  새길(과학기술)을 읽으려면 먼저 우리 민낯을 볼 노릇이지 싶습니다. 남(사회·정부) 탓과 남 이야기는 좀 멈추고서, 우리가 오늘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차근차근 읽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떤 집에서 사는지, 왜 자꾸 골목집을 밀고서 잿더미(아파트단지)를 올리는지, 애써 올린 잿더미는 고작 마흔 해도 못 버티는데, 앞으로 서른이나 마흔 해 뒤에는 어쩌자는 셈인지, 끝없이 쇠(자동차)를 만들고 부릉길을 늘리는 이 나라는 ‘삶’이 아니라 ‘죽음’으로 치닫는 셈인 줄 환하게 밝히고 아이들한테 들려주어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스마트폰이 가져다주는 편리함, 즉각적인 보상 시스템이 바로 중독의 원인이 됩니다. (18쪽)


과도한 화학 비료 사용은 지하수 오염과 같은 환경 문제를 일으키거나 유기물 증가로 녹조 현상 들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43쪽)


우리가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동물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면, 집단 사육이나 마구잡이 포획이 줄어들 수 있을까요? (59쪽)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로 생긴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다시 큰 비용과 과학 기술을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애초에 환경을 보호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에요. (96쪽)


수확 후 소비자 전달 과정에서 생기는 양 13%를 합치면, 생산된 전체 음식물의 약 32%가 낭비되거나 손실되고 있습니다. (109쪽)


또한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인간 고유의 창의성이나 독특한 기술을 발휘할 기회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요. (121쪽)


+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 기술 문해력》(임완수·배성호, 철수와영희, 2025)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복잡합니다

→ 이렇게 물으면 말하기 어렵습니다

→ 이렇게 물으면 골치가 아픕니다

6쪽


목소리의 톤, 뉘앙스나 표정 같은 비언어적 요소를 전달하지 못합니다

→ 목소리, 말결, 얼굴빛은 들려주지 못합니다

→ 목소리, 말빛, 낯빛은 보여주지 못합니다

→ 목소리, 말씨, 얼굴은 밝히지 못합니다

24쪽


이처럼 많은 이점이 있지만

→ 이처럼 여러모로 낫지만

→ 이처럼 많이 나아 보이나

120쪽


자동화는 물질적으로 풍요를 가져다주지만

→ 저절길로 돈을 넉넉히 벌 수 있지만

→ 저절로 하면 돈을 두둑히 벌 테지만

123쪽


과학 기술은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도전과 문제들을 가져왔습니다

→ 새길로 우리 삶을 넉넉히 키우지만, 부딪히는 일도 수두룩합니다

→ 새롬빛으로 우리 삶이 넉넉하지만, 마주하는 골칫거리도 있습니다

159쪽


다행히도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습니다

→ 아직 우리한텐 틈이 있습니다

→ 아직 우리는 앞날이 있습니다

17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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