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 미투 운동에서 기후위기까지
리베카 솔닛 지음, 노지양 옮김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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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1.14.

인문책시렁 467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리베카 솔닛

 노지양 옮김

 창비

 2021.12.7.



  남을 쳐다보면 남을 좇습니다. 남을 마냥 들여다보니 어느새 남을 졸졸 따릅니다. 남을 바라보는 나머지 ‘나’보다 ‘남’이 낫거나 좋다고 여기고, 어느새 “좋아하는 남”이 생겨서 ‘바라기(팬클럽)’가 됩니다.


  나를 스스로 보면 남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들여다보려 하기에 나라는 숨빛을 천천히 알아봅니다. 잘생기거나 못생긴 내가 아닙니다. 못나거나 잘난 내가 아닙니다. 모든 남하고 다른 나입니다. 오롯이 하나인 숨빛인 나입니다. 한참 깊이 파고들어 ‘나’를 알아보려고 하니 드디어 눈을 뜹니다. 잎눈과 꽃눈처럼 삶눈을 뜰 적에는, ‘나’라는 사람 곁에 ‘너’가 있는 줄 알아채요.


  ‘남’이 아닌 ‘너’를 알아채기에, 나하고 다른 사람이자 나하고 나란한 숨빛인 사람으로서 너를 마주합니다. 처음부터 남만 쳐다본다면 ‘나·너’를 못 보고 모르고 지나치고 맙니다. 남이 아닌 나부터 들여다보고, 남이 아닌 나를 알아보려고 애쓰고, 남이 아닌 내가 나로서 나답게 할 일을 하나씩 여미기에, 우리는 누구나 ‘나’한테 스스로 ‘날개’를 달며 날아오르는 새빛을 찾습니다. 남을 아랑곳하지 않는 나라는 자리를 깨닫기에, 우리는 저마다 ‘나’로서 나답게 이곳에 보금자리를 일구면서 이야기를 남기는 ‘나무’를 품는 사랑을 찾습니다.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는 글쓴이 리베카 솔닛이 걸어온 나날을 담은 삶자락입니다. 리베카 솔닛 씨는 “그들이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건 보호이지 복수가 아니다. 사랑이 핵심이다. 분노는 선택이다(183쪽)”처럼 말하되 “대체 남자들은 왜 그렇게 화가 나 있을까? 이에 대해 한번쯤 진지한 연구 논문이 나와야 할 것만 같다. 일단 대통령이 화가 나 있다(167쪽)”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앙갚음(복수)’이 아닌 ‘돌봄(보호)’을 바란다고 하지만, 돌보려고 하면 ‘불씨(분노)’여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정작 ‘돌이(남자)’는 늘 불타기만 한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참말로 돌이는 늘 불탈까요?


  ‘그들’만 불타지 않습니다. ‘나(리베카 솔닛)’도 나란히 불탑니다. 불타는 나라서 불타는 놈(저놈)을 쳐다봅니다. 불타올라서 앙갚음을 하고 싶기에 불씨를 키우고, 이 불씨를 끝없이 키우느라 막상 나부터 불타서 잿더미가 되는 줄 못 보고 맙니다.


  다만, 불타서 잿더미가 된대서 하나도 안 나쁩니다. 잿더미는 더 빠르게 흙으로 스며요. 불이 난 자리에 싹이 매우 일찍 트는 줄 아는 시골사람입니다. 예부터 시골지기는 일부러 논밭에 쥐불을 놓았습니다. 쥐굴을 쫓고 잔벌레를 치우려고 쥐불을 놓아요. 쥐불을 놓은 자리에서 ‘불탄 시든풀과 쥐와 벌레’는 모조리 흙을 살찌우는 밑거름으로 바뀝니다. 쥐불을 놓은 자리를 살살 골라서 씨앗을 심으면 남새가 매우 잘 자랍니다.


  돌이(남자)만 바보짓을 일삼지 않습니다. 돈에 눈먼 이는 순이돌이를 안 가리고서 바보짓을 일삼습니다. 이름에 마음을 판 이는 순이돌이를 안 가리고서 얼뜬짓을 벌입니다. 힘을 부리려는 헛발질에 몸을 기울이는 이는 순이돌이를 안 가리고서 멍청짓을 꾀합니다. 나라(국가·사회·정부)는 하나같이 사내가 세웠습니다. 나라를 앞세우는 모든 사내는 여태 바보짓과 얼뜬짓과 멍청짓을 했습니다. 싸움(전쟁)이야말로 첫손꼽을 죽음짓입니다. 나라지기를 사내 아닌 가시내가 맡는들 싸움질은 안 사라집니다. 벼슬아치를 가시내가 모조리 맡는들 쌈박질은 안 걷혀요. 왜냐하면 ‘나라’는 이미 모든 바보짓과 얼뜬짓과 멍청짓을 그러모은 싸움짓으로 치닫는 굴레이거든요.


  나라를 안 쳐다본 사내는 보금자리를 아름답게 일구면서 늘 어깨동무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나라가 아닌 나’를 바라보는 사이로 만난 순이돌이는 사랑으로 집을 짓고서 아이를 낳아 돌보았습니다. 우리는 이 얼거리를 읽을 노릇입니다. 불질을 일삼는 돈꾼과 이름꾼과 힘꾼인 ‘얼뜬사내’가 아니라, 사랑으로 보금자리를 일구는 ‘참사내(참하게 사랑하는 사내)’를 바라보고 이야기할 노릇입니다. 쟤들을 아무리 손가락질한들 쟤들은 죽어도 안 바꾸어요. 이와 달리 참사람으로 살아가려는 참사내와 참가시내가 누구인가 하고 헤아릴 적에 비로소 우리가 가장 자그마한 보금자리에서 갈아엎어서 가꾸는 새빛을 배우고 나눌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아름다운 낱말 ‘참’을 엉뚱하게 짓밟은 ‘통일교’가 있더군요. 아무 데나 붙인대서 참답지 않습니다. 참다운 사람과 살림과 사랑이라면, 으리으리한 담벼락을 커다랗게 올려세우지 않아요. 참가시내와 참사내는 시골자락 오두막을 보금자리로 삼습니다. 참사내와 참가시내는 서울 한복판에서 살며 아이를 돌보는 하루일 적에도 늘 푸른길을 천천히 걷습니다. 이제 우리는 ‘저놈’이 아니라 ‘나’하고 ‘너’를 제대로 마주보면서 ‘우리(하늘빛인 너와 나)’를 배워야 할 때입니다.


ㅍㄹㄴ


여성들은 남성 주변에 있을 때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전략들을 숙지하고 있지만 남성들에겐 선택권이 있어 알아도 되고 몰라도 된다. (47쪽)


더욱 명확히 보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저항이 된다. 올바르고 공정한 뉴스 기사들을 지지하고 읽는 것도 저항에 해당한다. (73쪽)


평등은 거짓말에 대항하는 무기이기도 하다. (74쪽)


세포들이 복잡한 장기가 되기 전이라 완전히 형성된 심장이 없는 배아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임신 6주차에 배아는 1.2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는다. (98쪽)


권력자 남성들은 다른 권력자 남성들의 힘을 키워주기로 작정한 듯하다. (122쪽)


대체 남자들은 왜 그렇게 화가 나 있을까? 이에 대해 한번쯤 진지한 연구 논문이 나와야 할 것만 같다. 일단 대통령이 화가 나 있다. (167쪽)


그는 정부를 향한 증오만 쏟아내려 했고 공권력 고발에만 관심이 쏠려 있었다 … 그들이 화를 낼 때는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사회가 피해를 입을 때였다. 그들이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건 보호이지 복수가 아니다. 사랑이 핵심이다. 분노는 선택이다. (182, 183쪽)


나는 여자로 사는 것이 좋다. 공원이나 식료품점에 들어갈 때 아이들을 바라보고 웃어주고 말을 건넬 수 있어서 좋다. 그럴 때면 누구도 나를 소아성애자나 납치범으로 보지 않을 거라는 자신이 있다. 내가 남자였다면 조금 더 복잡해졌을 것이다. 또 하나의 은근한 장점이 있으니 표현의 자유다. (199쪽)


#Whose Story Is This #Old Conflicts New Chapters #Rebecca Solnit


+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리베카 솔닛/노지양 옮김, 창비, 2021)


우리는 현재 굉장히 거대하고 근사한 건물을 함께 건설하는 중이다

→ 우리는 이제 무척 크고 미끈한 집을 함께 짓는다

→ 우리는 오늘 매우 커다랗고 멋진 집을 함께 세운다

5쪽


혹은 여러 개의 골조가 서로 맞물린 형태라고도

→ 또는 여러 뼈대가 서로 물렸다고도

→ 또는 여러 살이 맞물린 꼴이라고도

5쪽


누군가의 작은 행동과 발언이 축적되면서

→ 누가 자꾸 작게 움직이고 말을 하면서

→ 누가 거듭 작게 뛰고 목소리를 내면서

→ 누가 꾸준히 작게 나서고 말하면서

6쪽


때로 말의 힘은 현재 일어나는 변화 안에서 진가를 드러내기도 한다

→ 때로 말힘은 오늘을 바꾸면서 반짝이기도 한다

→ 때로 말은 이곳에서 굽이치며 빛나기도 한다

10쪽


그때 나누던 대화와 지금 우리가 하는 대화에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

→ 그때 나누던 말과 오늘 우리가 하는 이야기는 속빛이 다르다

→ 그때 이야기와 오늘 이야기는 바탕이 다르다

→ 그때 얘기와 오늘 얘기는 알맹이가 다르다

12쪽


이렇게 현재 거센 백래시가 몰아치고 있지만

→ 이렇게 요새 거세게 받아치지만

→ 이렇게 요즈음 거세게 되받지만

20쪽


인구 분포 또한 자연스럽게 변해 미국은 25년 이내에 비백인이 다수가 되는 사회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 사람살이도 어느새 바뀌어 미국은 스물다섯 해 사이에 안하양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 삶그림도 차츰 바뀌어 미국은 스물다섯 해 즈음이면 안하얀이 더 늘기 때문이기도 하다

20쪽


그들이 우리를 미워하고 해를 끼치려 할 때도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 그들이 우리를 미워하고 할퀴려 할 때도 너른바다 같은 마음으로

→ 그들이 우리를 미워하고 갉으려 할 때도 드넓바다 같은 마음으로

28쪽


어쩔 수 없는 선택을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말을 인이 박이게 들었다

→ 어쩔 수 없이 가니 헤아려야 한다는 말을 인이 박이게 들었다

→ 어쩔 수 없는 길을 살펴줘야 한다는 말을 인이 박이게 들었다

33쪽


우리가 누구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를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 우리가 누구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를 놓고서 싸우는지도 모른다

→ 우리가 누구를 이야기해야 하는지를 놓고서 다투는지도 모른다

43쪽


+


당신이 노바디nobody라면, 사람들이 당신에게 하는 짓을 막을 수 없다

→ 네가 아무개라면, 사람들이 너한테 하는 짓을 막을 수 없다

→ 네가 아무나라면, 사람들이 너한테 하는 짓을 못 막는다

46


강자들은 앎이 부족하고 앎에는 힘이 부족하다

→ 힘꾼은 모자라고, 알면 힘이 모자라다

→ 있는이는 모르고, 아는이는 힘없다

50


지나칠 정도로 긴 기간 동안 섬바디를 노바디로 만들게 한

→ 지나칠 만큼 오래 ‘누구’를 ‘아무’로 바꾼

→ 지나치도록 오래 ‘누구나’를 ‘아무개’로 바꾼

50


당신이 꿈꾸는 정의로운 사회에서라면 누군가가 나를 공격하거나 위협했을 때 그런 행동에는 필연적인 결과가 따를 거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 네가 꿈꾸는 바른나라에서라면 누가 나를 치거나 윽박지를 때 값을 톡톡히 치른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 네가 꿈꾸는 옳운나라에서라면 누가 나를 때리거나 다그칠 때 제대로 값을 치른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50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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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 - 이 시대 청춘의 사랑은 불황기의 구직과 닮았다
나호선 지음 / 여문책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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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1.8.

인문책시렁 460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

 나호선

 여문책

 2022.3.21.



  남한테 맞추려고 하면 언제나 ‘나’를 잊고 잃습니다. ‘나’는 어떤 숨결로 이곳에 태어나서 어떤 하루를 마주하면서 무엇을 배우고 느껴서 익히는 ‘사람’일까 하고 궁금하게 여길 적에 비로소 천천히 삶을 알아가고요. ‘나’라고 하는 작은씨앗 같은 사람을 제대로 바라보고 알아보려는 꿈이기에 여러 ‘너(이웃)’를 마주하고 만나면서 어깨동무를 하려는 길을 찾습니다.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은 짝찾기가 너무 고되고 힘들어서 그만두었다는 줄거리로 ‘젊은돌이’가 겪는 가시밭을 차근차근 적습니다. ‘남(사회)’이 다 하는 대로 하자면 언제나 가시밭일 만합니다. 그러나 ‘남’이 아닌 ‘나’를 바라보면 되어요. 겉치레에 얽매지 않는 ‘나’로 살아가고 살림하며 사랑하려는 뜻을 가꾸는 젊은순이가 많습니다. 그저 서로 못 만나거나 못 섞일 뿐이에요.


  나라 곳곳에 숱한 작은책집으로 마실을 하노라면 새길을 찾고 바라고 배우는 젊은눈빛이 밝습니다. “오늘날 이 나라에서 돈·힘·집(아파트)·쇠(자동차)·이름이 없는 사내는 짝을 찾기 어렵다”고도 할 수 있되, 이런 허울과 겉치레를 거들떠보지 않는 가시내도 많아요. 허울을 쓰지 않는 순이돌이는 그저 조용히 살림하며 살아갈 뿐입니다. 허울을 쓰지 않기에 “빌려사는 작은집”을 ‘가난’으로 여기지 않고, ‘힘들다’고 투정하지 않습니다. 허울을 안 쓰기에 “기꺼이 살림짓기를 함께하는 새길”을 사랑으로 지피는 하루를 살아냅니다.


  일본스런 한자말인 ‘연애 + 결핍 + 시대의 + 증언’일 텐데, ‘연애’를 하려니 돈이 들고 꾸며야 하고 뭘 자꾸 주고받아야 하고 어디 놀러다녀야 하느라 고단하거나 지쳐요. ‘연애’가 아닌 ‘사랑’을 할 적에는 둘이 손을 잡고서 한나절을 거닐면서도 즐겁게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연애’를 하려니 뭐만 하려고 해도 돈이 억수로 들지만, ‘사랑’을 할 적에는 서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내거나 일하더라도 스스로 빛나고 웃음꽃입니다.


  다 다른 숨결로 태어나서 다 다르게 살아가는 몸입니다. 다 다르게 어울리고 이야기하면서 다 다르게 하루를 즐겁게 맞이하고 쉬는 길을 바라보면 느긋합니다. 짝을 맺어서 아기를 낳을 적에 오롯이 사랑이라면, 이 나라가 아무리 불늪(입시지옥)이더라도 걱정할 일이 없어요. 두 어버이가 집에서 느긋이 함께 배우고 가르치면 넉넉하거든요.


  가시밭길이란 늘 우리한테 드리우는 빛(선물)입니다. 가시밭길은 꺼려야 하지 않습니다. 가시밭길은 나쁘지 않습니다. 모든 하루는 언제나 별이 되어 반짝입니다. 즐겁게 사랑하는 사이로 만나면, “조그마한 빌림집”에서 함께 밥을 지어서 넉넉히 누리게 마련입니다. 기쁘게 사랑하는 사이로 어울리면, 돈 한 푼 안 쓰면서 신나게 나들이를 하지요. 바닷가를 걷고, 멧골을 오르내리고, 골목마실을 하고, 책집에서 책 한 자락 장만하면서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면 됩니다. ‘연애’를 하려니 괴롭고 돈이 깨집니다. ‘사랑’을 하려고 마음을 쓰면 즐거울 뿐 아니라,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살림집에 이바지하게 마련입니다.


ㅍㄹㄴ


나는 생활비와 교제비 사이의 균형을 찾지 못했다. 먹는 게 다 돈이고 입는 게 다 돈이었다. (23쪽)


시골은 늙은 구세대 한국인과 젊은 신세대 외국인이 한데 모여 사는 곳으로 변하고 있었다. (51쪽)


대학은 게으르고 느슨하고 비싼 고등학교였다. (80쪽)


실제로 좋은 대학은 그 이름값을 한다. 학벌로 얻는 가장 중요한 혜택 중 하나는 호의적 시선과 환대다. (171쪽)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것도 좋았지만, 내가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누워서 누구 하나가 먼저 잠들 때까지 멈추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204쪽)


+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나호선, 여문책, 2022)


프러포즈를 주제로 짧은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

→ 사랑바라기로 짧게 글을 쓴 까닭이 있다

→ 사랑찾기로 토막글을 쓴 일이 있다

10쪽


가끔씩 스무 살가량이나 차이 나는

→ 가끔 스무 살쯤 벌어진

→ 가끔 스무 살쯤 터울인

14쪽


탄탄한 직업을 갖고, 근검절약을 통해 차곡차곡 돈을 모아 약간의 대출을 껴서

→ 탄탄한 벌잇감에, 아끼고 아껴 차곡차곡 돈을 모아 조금 빚을 껴서

→ 탄탄한 벌잇길에, 알뜰살뜰 차곡차곡 돈을 모아 조금 빚을 내어

15쪽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피로로 다가올 때쯤

→ 누구를 만나며 고단할 때쯤

→ 누구를 만나면서 지칠 무렵

18쪽


구애는 곧 적자재정이었고, 연애와 생계, 가슴과 배의 갈등에서 나는 늘 후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 사랑찾기는 이내 빚이고, 짝짓기와 살림, 가슴과 배 사이에서 나는 늘 뒤쪽 손을 들었다

→ 사랑바라기는 곧 가난이고, 짝맺기와 삶, 가슴과 배 사이에서 나는 늘 뒤쪽이었다

23쪽


뒷담화 상대가 같거나 자식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장땡이다

→ 뒷얘기할 놈이 같거나 아이 이야기를 하면 그만이다

→ 뒷말할 녀석이 같거나 아이 이야기를 하면 된다

37쪽


폭탄 선언을 한 덕에 그 후로도 나는 쭉 외할머니의 총애를 받게 되었다

→ 엄마할머니가 좋다고 밝혔기 때문에 쭉 사랑을 받았다

→ 엄마할머니가 좋다고 외쳤기에 그 뒤로도 사랑을 받았다

48쪽


노령화와 이촌향도로 생산 가능 인구가 점점 줄어들자

→ 늙으며 서울로 쏠려서 짓는이가 차츰 줄어들자

→ 늙고 서울바라기 탓에 지음이가 갈수록 줄어들자

51쪽


자신을 만나 주는 사람이 없어서 국제결혼을 택했다고 했다

→ 저를 만나 주는 사람이 없어서 이웃맺이를 했단다

53쪽


가정사라는 것은 민감한 영역이고 언어장벽이라는 게

→ 집안일이란 바로 와닿게 마련이고 말이 다르면

→ 집살림이란 곧바로 느끼는 일이고 말이 안 맞으면

54쪽


피아식별을 마치고 뒤늦게 죄의식의 꼬리치기를 할 때면

→ 낯익히기를 마치고 뒤늦게 부끄러워 꼬리치기를 할 때면

→ 너나보기를 마치고 뒤늦게 고개꺾고 꼬리치기를 할 때면

→ 나너알기를 마치고 뒤늦게 뉘우치고 꼬리치기를 할 때면

60쪽


배달 음식을 시킬 때면 개들은 보통 접근금지 처분을 받는다

→ 시켜먹을 때면 개는 으레 손댈 수 없다

→ 시킴밥을 먹으면 개는 막게 마련이다

→ 부름밥을 먹으면 개는 못 건드린다

63쪽


서울과 인천 사이에 붙어 있는 위성도시라고 답했다

→ 서울과 인천 사이에 붙은 둘레마을이라고 했다

→ 서울과 인천 사이에 붙은 옆마을이라고 했다

72쪽


최소 격일마다 한 번은 꼭 치킨을 먹게 되었다

→ 이틀마다 꼭 튀김닭을 먹었다

→ 적어도 이틀마다 통닭을 먹었다

→ 이틀에 하루는 꼭 닭튀김을 먹었다

75쪽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는 순간들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 담벼락을 마주하는 때가 찾아오게 마련이다

→ 끝을 마주하는 때가 찾아온다

91쪽


자신이 쏟아부은 노력의 서사와 함께 어떤 빌런villain을 마주했는지가 세트 메뉴로 빠짐없이 딸려온다

→ 스스로 땀을 쏟아부은 이야기와 함께 어떤 놈을 마주했는지 들려준다

→ 몸소 힘쓴 이야기에 어떤 망나니를 마주했는지 나란히 들려준다

→ 여태 흘린 땀방울에 어떤 고얀놈을 마주했는지 함께 이야기한다

97쪽


복무 기간이 줄고 여건이 제법 개선되었어도 그 이상으로 입대의 기회비용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 짧게 지내고 터전을 제법 고쳤어도 잃는 몫이 더 높기 때문이다

→ 짧게 몸담고 터가 제법 바뀌어도 빼앗기는 몫이 크기 때문이다

110쪽


나는 스스로를 개천의 용이라고 생각했다

→ 나는 갯미르라고 여겼다

→ 나 스스로 개울미르라고 보았다

→ 난 개골창미르인 줄 알았다

115쪽


인복은 타고났다

→ 사람은 타고났다

→ 사랑은 타고났다

→ 빛은 타고났다

116쪽


얇지만 강한 모근을 가져 탈모 걱정 없는

→ 얇지만 억센 털뿌리라 빠질 걱정 없는

→ 얇지면 질긴 털밑이라 구멍날 걱정 없는

124쪽


분야별 일타강사가 누구인지를 두고 자발적으로 훌리건이 되어

→ 갈래마다 누가 첫별인지를 두고 스스로 바보가 되어

→ 밭마다 누가 별님인지를 두고 기꺼이 목매달고서

151쪽


학벌로 얻는 가장 중요한 혜택 중 하나는 호의적 시선과 환대다

→ 배움끈이 있으면 다들 좋게 보고 반긴다

→ 줄이 있으면 무엇보다 좋아하고 모신다

171쪽


내가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누워서 누구 하나가 먼저 잠들 때까지 멈추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 누워서 누구 하나가 먼저 잠들 때까지 멈추지 않고 얘기할 때가 가장 즐거웠다

→ 누워서 누가 먼저 잠들 때까지 멈추지 않고 수다를 떨 때가 가장 즐거웠다

204쪽


이게 굳으면 귀두지龜頭脂가 되는데

→ 이대로 굳으면 밑티가 되는데

→ 이대로 굳으면 밑찌가 되는데

→ 이대로 굳으면 샅티가 되는데

→ 이대로 굳으면 샅찌가 되는데

211쪽


어려서 나는 편식이 심했다

→ 나는 어려서 가려먹었다

→ 나는 어려서 밥투정 했다

22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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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서점
서점을 잇는 사람들 지음 / 니라이카나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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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1.2.

인문책시렁 464


《내가 사랑한 서점》

 서점을잇는사람들 엮음

 니라이카나이

 2025.11.11.



  저는 새책이든 헌책이든 안 가리면서 사읽습니다만, 새책으로 안 사읽는 펴냄터가 여럿 있습니다. 이곳이 그동안 책마을에서 저지른 민낯이 너무 시뻘겋고 창피하기에, 온돈을 치러서 사읽을 마음이 없습니다. 이를테면 ‘창비·한길사·보리·민음사·김영사·사회평론·문학동네·열화당’ 같은 곳인데, 여러 잘잘못도 있고, 베낌질(표절)을 하는 글꾼 책을 그냥그냥 덮어씌우기도 했고, ‘추레한 고은’을 감싸기도 했고, 이래저래 말·말밥·말썽이 고스란합니다. 이런 커다란 펴냄터에서 해마다 어마어마하게 쏟아내는 책을 딱히 안 읽어도 됩니다. 알뜰살뜰한 여러 펴냄터에서 여미는 책만 읽더라도 ‘하루 100자락 읽기’가 버겁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큰책집(교보문고·영풍문고)에 아예 발길을 끊어도 책을 멀쩡히 잘 읽을 수 있습니다. 누리책집에서 시키지 않아도 책을 즐겁게 읽을 만합니다. 비록 섬이나 시골에서는 작은책집이나 마을책집을 보기 어렵거나 아예 없기도 한데요, 섬이나 시골에서 안 산다면, 사뿐사뿐 작은책집과 마을책집으로 책마실을 다니면 됩니다.


  《내가 사랑한 서점》은 나라 곳곳에서 작은책집을 꾸리는 여러 책집지기가 떠올리는 ‘이제 사라진 책집’을 그리는 글을 묶습니다. 어느 책집지기는 꾸준히 다니던 책집이 사라지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담고, 어느 책집지기는 거의 발길을 들인 적 없는 책집이 사라진 옛이야기를 먼발치에서 구경한 마음을 담습니다. 우리가 사는 마을에 책집이 있대서 꼭 그곳을 찾아가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 마을 아닌 먼먼 마을에 있는 책집만 다녀도 됩니다. 마음에 닿는 곳에서 마음에 닿는 책을 만나면 넉넉합니다.


  책이란, 이야기를 담은 종이를 알맞게 여민 꾸러미입니다. 이야기를 담는 종이는 푸른숲에서 얻습니다. 듬성듬성한 나무밭이나 숲정이에서 자라는 나무로는 종이를 못 얻어요. 아름드리로 우거진 푸른숲에서 자라는 나무한테서 종이를 얻습니다. 이미 어느 책이건, 아름숲 푸른빛을 머금은 숨결입니다.


  때로는 호졸곤하거나 추레한 줄거리를 값싸게 엮어서 돈팔이를 하는 책이 있습니다. 이때에는 아름숲 푸른나무로서도 섭섭하고 아프며 눈물날 만합니다. 때로는 아름답고 눈부시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책이지만, 도무지 안 팔려서 열 해나 스무 해가 지나도 첫벌을 못 넘기다가 그만 사라지곤 합니다. 그런데 안 팔려서 사라지는 아름책일 적에는 아름숲 푸른나무가 서운해하지 않아요. 느긋이 기다립니다.


  책집은, 책을 담은 집입니다. 책으로 만나는 집이라 책집입니다. 살림을 짓는 터전이라서 ‘집’이듯, 책을 곁에 두면서 살림을 짓는 어질며 슬기로운 길을 함께 나누고 배우고 가르치고 노래하려는 집이라서 책집입니다.


  우리가 찾아가고 사랑할 책집에는 어떤 책을 갖추면 빛날까요? 우리는 어떤 책을 이웃한테 알리고 나누면서 살림을 꾸리는 책집일 적에 아름다울까요? 우리는 책집에서 어떤 책을 만나서 우리 보금자리를 알차게 돌보고 가꿀 적에 사랑스러울까요?


  모든 책은 저마다 뜻이 있습니다. 모든 책은 겉종이를 벗기면 그저 나무빛입니다. 모든 책은 다 다르게 우리 삶을 비춥니다. 돈과 이름과 힘에 끄달려서 겉치레를 하는 삶도 책에 드러납니다. 들숲바다와 해바람비와 풀꽃나무를 품는 사랑으로 짓는 삶도 책에 나타납니다. 아이를 등지면서 이웃도 등돌리는 바보스러운 몸짓인 삶도 책에서 엿봅니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온누리 모든 아이를 품고 헤아리는 포근한 손길인 삶도 책으로 만납니다.


  책읽는 사람이 나라지기나 고을지기를 맡는 일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책을 멀리해야 돈과 이름과 힘을 쥐는 듯한 나라입니다. 그렇지만 책을 곁에 두는 사람이라면 ‘낳은아이’가 아닌 ‘이웃아이’를 눈여겨보는 숨빛을 밝힌다고 느껴요. 무슨무슨 벼슬자리를 얻어야 삶이지 않아요. 어떠한 벼슬자리도 웃으면서 흘러넘길 줄 아는, 구태여 서울에서 살아야 할 까닭을 느끼지 않는, 즐겁게 시골에서 오붓하게 보금자리를 일굴 줄 아는, 작은빛과 작은씨와 작은글과 작은노래를 책으로 담아서 나누는 책집이 한 곳씩 늘어나기를 빕니다.


ㅍㄹㄴ


지금도 내가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별 감흥이 없었을 것이다. 40년 넘게 서점을 운영한다는 일이 얼마나 엄청나고 대단한 일인지는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만 아는 일이니까 말이다. (41쪽/인디문학1호점)


사장은 대부분의 책을 폐지 수집상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항상 몸에서 쩐내가 났다. 헌책들은 온갖 것들과 섞여서 버려졌다가 사장의 손을 거쳐서야 헌책방으로 돌아온다. (54쪽/프루스트의 서재)


벽돌책과 고전들로 가득한 내부 서가. 안 팔릴 것 같은 책들이 책장에 빼곡히 꽂힌 채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르크스, 레닌, 니체, 가라타니 고진 같은 이들의 전집과 선집, 각종 철학서, 사회과학 서적, 동아시아 역사서, 예술서, 문학과 다양한 신간까지 문사철의 향연 와……. “공부 열심히 안 할래?” 학교 졸업하고 이렇게 혼나는 느낌은 오랜만이었다. (62쪽/카프카의 밤)


“문제집을 사야 하는데 돈이 없어요.” 자초지종을 묻는 주인 부부에게 떠듬떠듬 전후 사정을 설명하며 말끝마다 “내일 돈 드릴 수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피식 웃은 아주머니는 간절히 원했던 수학 문제집을 내밀며 말했다. “곧 종 친다. 어서 뛰어가라.” (78쪽/보틀북스)


대형서점처럼 책이 많진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읽고 싶은 책은 훨씬 더 많았다. (91쪽/서호책방)


“그림책 읽어 봤어요?” “그림책이요?” ‘내가 읽는 책’의 범주에 들지 않았던 그림책은 어감만으로도 생소했다. (106쪽/버찌책방)


엄마와 대판 싸우고 뛰쳐나와 딱히 갈 데가 없을 땐, 부루퉁한 얼굴을 하고 원당서적에 가서 애먼 잡지를 거칠게 넘기며 화풀이하고, 하릴없이 서가 여기저기를 서성이며 까닭 없이 날뛰는 마음을 잠재우기도 했다. (131쪽/욘나욘나)


+


《내가 사랑한 서점》(서점을잇는사람들, 니라이카나이, 2025)


이 책의 생일로 삼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 이 책이 나온 날로 삼아 내놓습니다

→ 이 책이 태어난 날로 삼아 내놓습니다

7쪽


그 작은 공간을 시간 날 때마다 들렀던 건 그래서였다

→ 그래서 그 작은 곳을 틈날 때마다 들렀다

→ 그래서 작은책집을 짬날 때마다 들렀다

17쪽


엄마가 쿠폰의 늪에 빠지는 사이

→ 엄마가 꽃종이늪에 빠지는 사이

→ 엄마가 덤종이늪에 빠지는 사이

31쪽


그 삶의 무게를 버티지 못해 다시 고향으로 내려왔다

→ 삶이란 무게를 버티지 못해 다시 집으로 갔다

→ 삶무게를 못 버티고 다시 시골집으로 갔다

→ 삶을 못 버티고 다시 보금자리로 갔다

43쪽


사장과 같은 소명 의식도 없거니와 다양한 헌책을 수용할 능력도 없었다

→ 지기와 같이 뜻도 없거니와 온갖 헌책을 담을 그릇도 없다

→ 일터지기같이 생각도 없거니와 숱한 헌책을 담을 수도 없다

56쪽


학교 앞에는 늘 저마다의 서점이 하나씩 있었다

→ 배움터 앞에는 책집이 하나씩 있었다

→ 배움터마다 앞에 책집이 하나씩 있었다

74쪽


대형서점처럼 책이 많진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읽고 싶은 책은 훨씬 더 많았다

→ 큰책집처럼 책이 많진 않지만, 어쩐지 읽고 싶은 책은 훨씬 더 많다

→ 큰책밭처럼 책이 많진 않지만, 오히려 읽고 싶은 책은 훨씬 더 많다

91쪽


누군가가 나를 위해 소리내서 책을 읽어 주는 시간을 생애 처음 경험했다

→ 누가 나한테 소리내서 책을 읽어 주는 자리를 처음 맛보았다

→ 누가 나한테 소리내서 책을 읽어 주는 하루를 처음 느꼈다

107쪽


런어웨이처럼 기다랗게 뻗은

→ 달아나듯 기다랗게 뻗은

→ 날아가듯 기다랗게 뻗은

→ 빠지듯 기다랗게 뻗은

130쪽


자기 직업 세계를 온전히 보여주되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결과물이 무엇인지

→ 제 일판을 오롯이 보여주되 더 많은 사람한테 가까이 다가갈 길이 무엇인지

→ 제 일감을 그대로 보여주되 더 많은 사람한테 가까이 다가갈 매듭이 무엇인지

145쪽


박스를 하나씩 열 때마다 바다 위 해무처럼 희뿌옇게 흐려진 기억들이 다시금 선명해졌다

→ 꾸러미를 하나씩 열 때마다 바다안개처럼 희뿌옇던 이야기가 다시금 또렷하다

→ 구럭을 하나씩 열 때마다 바다안개처럼 흐린 지난날이 다시금 뚜렷하다

193쪽


요즘 서점에서 쉽게 만나는 문구류나 굿즈 하나 없이 오직 책만 존재했다

→ 요즘 책집에서 쉽게 만나는 글살림이나 꽃덤 하나 없이 책만 있다

→ 요즘 책집에서 쉽게 만나는 글붓이나 살림붙이 하나 없이 책만 있다

19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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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이가 있나요? - 엄마로 살지 않는 여성들, 삶의 다양한 고민과 문제에 관한 기록
케이트 카우프먼 지음, 신윤진 옮김 / 호밀밭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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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12.28.

인문책시렁 468


당신은 아이가 있나요?》

 케이트 카우프먼

 신윤진 옮김

 호밀밭

 2021.6.28.



  아이를 낳은 사람하고 안 낳은 사람은 달라 보일는지 모릅니다. 손길과 눈길과 마음길이 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낳은 사람끼리 있더라도 모두 다른걸요. 안 낳은 사람끼리 있으나 저마다 다릅니다. 그저 모든 사람이 다를 뿐이고, 낳든 안 낳든 스스럼없이 빛나는 숨결입니다.


  저를 처음 보는 분은 곧잘 “아이가 있을 줄 몰랐다”부터 “아이가 둘이나 있을 줄 몰랐다”에 “집안일을 그렇게 알거나 할 줄 몰랐다”는 말을 들려줍니다. 그저 빙그레 웃습니다. 왜 이렇게 여기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만, “흔히 보이는 아이와 어버이”를 헤아린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고는 느낍니다. 그저 ‘사람’을 보면 됩니다. 언제나 ‘나·너·우리’라는 사이를 헤아리면 됩니다.


  저는 작은아이가 열 살을 넘길 즈음까지 바깥일을 거의 삼갔습니다. 어버이라면, 언제나 아이가 먼저라고 느낍니다. 아이라면, 언제나 어버이가 먼저라고 느껴요. 아이어른은 언제나 함께 어울리고 배우고 나누려고 이 별로 찾아옵니다. 누가 누구를 이끌거나 가르치기만 하지 않습니다. 말을 섞고 마음을 주고받는 동안 생각이 자랍니다. 이야기를 하고 살림을 일구는 동안 오늘 이곳이 반짝입니다.


  《당신은 아이가 있나요?》는 ‘그저사람’이라는 몸으로 살아내면서 만난 숱한 이웃이 들려준 이야기를 하나로 묶습니다. 이 책을 옮긴 분은 ‘논맘non-mom’이라는 영어를 그냥 적고 맙니다만, ‘안 엄마’라기보다는 ‘그냥사람’입니다. ‘논팜’이라 가를 일 없이, ‘안 아빠’라 할 까닭 없이, 서로 ‘그저사람·그냥사람’입니다.


  사람으로서 다 다른 나와 너를 마주합니다. 말을 들려주고 듣는 동안 서로 이제껏 어떤 길을 걸었는지 느끼고 헤아립니다. 낳는 사람도 낳는 대로 다 다르고, 안 낳는 사람도 안 낳는 대로 모두 달라요. 어머니하고 아버지라는 자리는 닮지만 다르고, 가시내랑 사내라는 이름도 닮되 다릅니다.


  서로 어떻게 다르지만 나란히 ‘사람살이’를 일구었는지 이야기하기에 마음으로 만납니다. 서로 다르면서 나란히 삶길을 주고받는 동안, 이 별을 잇는 씨앗인 아이 곁과 둘레에서 어떻게 서는 어른일 적에 어질고 슬기롭게 사랑을 물려줄 만한지 배웁니다. 아이를 낳은 바 없기에 나라지기나 마을지기를 못 맡지 않습니다. 아이를 낳아서 돌본 나날이 길기에 나라살림이나 마을살림을 알뜰히 꾸리지 않습니다. 서로 ‘사람’으로 마주하면서, 함께 심고 가꾸며 나눌 ‘씨앗’이라는 빛을 바라보면 됩니다.


  말을 안 섞기에 등돌리고, 등돌리다 보니 마음이 안 맞고, 마음이 안 맞으니 하나부터 열까지 어긋나거나 틀리거나 일그러지면서, 쉽게 싸우고 다투고 겨룹니다. 우리는 서로 다르니까 말을 나눌 노릇입니다. 서로 다른 터전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니 말을 나누며 마음이 오가야지요. 모든 얼뜬짓은 ‘말없는 곳’에서 싹틉니다. 모든 주먹질과 쌈박질은 ‘마음없는 곳’에서 불거집니다. 아이 안 낳은 사람은 아이 낳은 사람이 들려주는 말에 귀기울이면 됩니다. 아이 낳은 사람은 아이 안 낳은 사람이 속삭이는 말을 귀담아들으면 됩니다. 가시내는 사내가 들려주는 말에 귀기울이면 되어요. 사내는 가시내가 속삭이는 말을 귀담아들으면 됩니다. 나란히 손잡는 곳에서 푸른숲을 푸르게 돌보면서 파란별을 파랗게 누비는 길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ㅍㄹㄴ


“마음만 먹으면 더 벌 수 있지만 요즘은 돈을 많이 못 버는 일을 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이끌려서 정해진 경력의 길을 따라가기보다는 재미있는 경력의 길을 택하는 걸 선호하거든요.” (53쪽)


“우리는 출산을 동물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인간은 너무나 복잡한 존재잖아요. 출산은 신비로운 일이에요.” (79쪽)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에서는 아이 없는 여자가 부족 모든 아이의 어머니로 여겨진다고 한다. 폐경기가 지나고 할머니 무리에 끼게 되면 그 여자는 전 세계 모든 어린이의 어머니가 된다고 한다. (101쪽)


“마침내 혼자 사는 것도 괜찮다는 결론을 내린 뒤 수도꼭지를 갈고 집안의 물건들을 고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평소 내가 스스로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 적 없는 일들이었는데 말이죠. 기분이 좋더군요. (157쪽)


“누구든 집을 공유할 때 처음부터 그 사람을 돌봐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살다 보면 서로를 지켜보게 되잖아요.” (189쪽)


수녀는 아이를 낳지 않는다. 그런데 그들은 여성암에서 불균형한 지분을 차지한다. 실제로 한때 유방암이 ‘수녀들의 질병’이란 호칭으로 불린 적이 있듯, 가톨릭 수녀 3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구자들은 수녀들이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들보다 유방암은 물론 난소암과 자궁암으로 사망하는 비율 역시 훨씬 더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214쪽)


아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아뇨”라고 대답하면 그 방 안에서 공기가 다 빠져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374쪽)


#KateKaufmann #DoYouHaveKids #LifeWhentheAnswerIsNo (2019년)


+


《당신은 아이가 있나요?》(케이트 카우프먼/신윤진 옮김, 호밀밭, 2021)


세상에는 우리 ‘논맘non-mom’들이 잘 모르는 일들이 있다

→ 둘레에는 우리 ‘안 엄마’가 잘 모르는 일이 있다

→ 온누리에는 우리 ‘그냥사람’이 잘 모르는 일이 있다

→ 이 땅에는 우리 ‘그저사람’이 잘 모르는 일이 있다

15쪽


이제 소심함의 세월은 끝났다

→ 이제 오그라든 날은 끝났다

→ 이제 움츠러든 날은 끝났다

→ 이제 망설이는 날은 끝났다

16쪽


가끔씩 나는 애정 표현을 삼갈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 나는 가끔 사랑질을 삼가야 한다고 느낀다

→ 나는 가끔 덜 꽁냥거려야 한다고 느낀다

100쪽


때때로 가족은 두 개의 원이 겹쳐져 교집합을 형성하되 두 원의 크기가 매우 다른

→ 때때로 집안은 두 동그라미가 겹쳐서 나란하되 크기가 매우 다른

→ 때때로 한집안은 동그라미 둘이 겹쳐서 고르되 크기가 매우 다른

133쪽


모든 작가가 똑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 지음이가 모두 똑같이 느끼지는 않는다

→ 글지기가 모두 똑같이 느끼지는 않는다

163쪽


부부생활을 청산하고 독신생활을 시작하면서

→ 두사람살림을 끝내고 혼살림을 열면서

→ 한집살림을 벗고 홀살림을 하면서

173쪽


한때 교외 수경재배 농장이었던

→ 한때 기스락 물짓기밭이던

→ 한때 가녘 물살림밭이던

176쪽


그녀는 날뛰는 야생마와 선인장이 수놓아지고 스팽글이 달린 멋진 황갈색 재킷 차림에

→ 그이는 날뛰는 들말과 하늘꽃으로 꾸미고 반짝이가 달린 멋진 흙빛 겉옷 차림에

→ 그분은 날뛰는 말과 하늘손으로 덮고 반짝단추가 달린 멋진 흙빛 덧옷 차림에

185쪽


가끔씩 누군가가 나를 발견할 때까지

→ 가꿈 누가 나를 볼 때까지

→ 가꿈 누가 나를 알아볼 때까지

21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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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의 휴가
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12.19.

인문책시렁 465


《주부의 휴가》

 다나베 세이코

 조찬희 옮김

 바다출판사

 2018.1.29.



  일본스런 한자말 ‘주부’는 한자 ‘主婦’로 적습니다. 집일을 맡는 순이만 가리키는 셈입니다. 집일을 맡는 돌이가 있더라도 ‘주부(主夫)’라는 한자말은 낱말책에 없습니다.


  낱말책에 ‘主夫’가 없더라도 ‘살림돌이’는 제법 많습니다. 임금이 없고 나라가 없이, 푸른별 모든 곳에서 다 다른 마을이 다 다르게 조촐히 이으면서 다 다른 집에서 다 다른 사람이 살림을 지필 적에는 ‘한집안’ 모든 사람이 ‘살림꾼’이었어요. 지난날에는 굳이 ‘살림순이·살림돌이(主婦·主夫)’로 가를 일이 없습니다. 이제는 ‘主婦’나 ‘主夫’가 아닌 ‘살림꾼’으로 돌아갈 때요, ‘살림지기’에 ‘살림님’으로 서로 북돋우면서 철들어야지 싶습니다.


  《주부의 휴가》는 아줌마에서 할머니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지켜본 삶을 들려주는 얼거리입니다. 살림길을 잊은 아저씨나 할아버지는 엉성하거나 허술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만, 꾸중을 꾸준히 들으면서 조금씩 바뀌곤 합니다. 꾸지람뿐 아니라 ‘잘하네!’ 같은 한마디를 들으면서 차츰 거듭나기도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들이고 숲이고 메이고 바다입니다. 모든 사람은 다 다른 들빛에 숲빛에 멧빛에 바닷빛입니다. 저마다 스스로 어떤 빛인지 돌아보면 넉넉합니다. 서로 다르면서 하나인 파란별에서 함께사는 줄 느끼면 즐겁습니다.


  집안일을 즐겁게 하면 됩니다.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면 됩니다. 서울에서건 시골에서건 풀꽃나무를 풀꽃나무 숨결로 바라보는 하루이면 됩니다. 언제나 어질게 눈뜨는 하루를 열기에 서로 살갑게 만나고 어울립니다. 집일을 안 하거나 살림을 등지는 이라면, 사내이건 가시내이건 “눈은 떴다지만 멍청할” 테지요.


  우리 터전(사회·정치)을 보면, 믿음길(지지정당)이 다를 적에는 ‘다르다’고 받아들이지 않기 일쑤예요. 어떻게 저런 ‘얼간이’를 믿느냐고 손가락질을 하고 할퀴고 싸웁니다. 순이돌이로 다른 몸이건, 믿음길이 다른 삶이건, 배움길이 엇갈리건, 그저 서로 다릅니다. 시골에서 살건 서울에서 살건 그냥 다릅니다. 이 나라이건 옆나라이건 그냥 달라요.


  무엇이건 그저 ‘같이보기’이면 됩니다. 다른 서로가 다른 줄 받아들이려면, 어느 하나뿐 아니라 모두가 다른 줄 바라보고 품을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아줌마도 쉬고 아저씨도 쉬어야지요. 할머니도 쉬고 할아버지도 쉬어야 하고요. 느긋이 함께 일하고서 넉넉히 같이 쉬기에, 모든 하루는 새록새록 살림빛으로 반짝입니다.


ㅍㄹㄴ


생각도 하지 않으니 부랑자를 괴롭히기도 한다. 인과응보라고. 그런 녀석이 또 부랑자가 된다. 되어도 별로 나쁘지 않을 것이다. (28쪽)


“책 읽을 때 밑줄을 긋거나 책장을 접어도 되잖아. 다 읽으면 헌책방에 내다 팔아도 되지. 버리든 태우든 화장실 휴지로 쓰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지.” 남자 중 어떤 사람은 이상하리만치 책에 집착해서 책을 읽다가 메모를 하거나 책장을 접으면 잔소리한다고 한다. (39쪽)


애초에 여자한테 남자는 필요 없었던 거야! 아이만 있으면 되는 종족이었어! 맞아, 그렇게 생각하면 여자의 수수께끼가 저절로 풀려. (124쪽)


원자력발전소 유치 지구로 거론된 고장 사람들은 부디 《도쿄에 원자력발전소를!》이란 책을 읽어 주시기 바란다. 무시무시한 책이지만 원자력발전소의 공포를 아주 냉정하게, 떠먹여 주듯 차근차근 설명하기 때문에 잘 읽히고 지루하지 않다. (197쪽)


악녀란 남자가 본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악녀는 자아가 있는 여자란 뜻이다. (206쪽)


#田邊聖子


+


《주부의 휴가》(다나베 세이코/조찬희 옮김, 바다출판사, 2018)


불같이 혼이 난 할아버지는 뾰로통해진다

→ 불같이 꾸중 들은 할아버지는 뾰로통하다

→ 불벼락 맞은 할아버지는 뾰로통하다

12쪽


나는 여자가 말한 사절이란 단어가 꽤 인상적이었다

→ 나는 그분이 말한 살래살래가 꽤 낯깊었다

→ 나는 그이기 설레설레라 해서 꽤 놀랐다

14쪽


아이라인을 어떻게 그리라고

→ 눈매를 어떻게 그리라고

→ 눈줄을 어떻게 그리라고

16쪽


그런 표정 때문에 신뢰가 안 가서 상품의 이미지를 다운시킨다

→ 그런 얼굴 때문에 못미더워서 살림값이 떨어진다

→ 그런 낯빛 때문에 미덥지 않아 살림빛이 떨어진다

23쪽


부모의 비호 아래 능력에 맞지 않는 생활 습관이 배어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하고

→ 어버이가 감싼 탓에 주제에 맞지 않게 사는 줄 깨닫지 못하고

→ 엄마아빠가 오냐오냐하느라 주제넘게 사는 줄 깨닫지 못하고

29쪽


인간은 본래 무일물이다

→ 사람은 워낙 빈손이다

→ 사람은 처음에 빈몸이다

→ 사람은 맨몸으로 난다

30쪽


열대야가 닷새째 계속되고 있다

→ 닷새째 밤더위이다

→ 닷새째 불볕밤이다

37쪽


왜 이렇게 무감한 인간으로 생겨먹은 것일까

→ 왜 이렇게 무딘 놈으로 생겨먹었나

→ 왜 이렇게 맹물인가

→ 왜 이렇게 밍밍한가

46쪽


친구 집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져 지내는 주부의 휴가를 온 것이다

→ 동무 집에서 책바다에 빠져 지내는 살림말미를 왔다

→ 동무 집에서 책누리에 빠져서 쉬려고 왔다 

→ 동무네 책숲에 빠져서 숨돌리려고 왔다

49쪽


웃으며 게이트로 사라졌다

→ 웃으며 너울길로 사라졌다

→ 웃으며 길머리로 사라졌다

→ 웃으며 사립으로 사라졌다

52쪽


뇌우가 조금이나마

→ 벼락비가 조금은

→ 비벼락이 조금은

54쪽


만일 성인 남자였다면 그렇게 융통성 없는 짓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 아저씨였다면 그렇게 막힌 짓은 하지 않습니다

→ 나이든 사내라면 그렇게 바보짓은 안 합니다

56쪽


월급이 500석 늘어났다나 봐요

→ 달삯이 500섬 늘어났다나 봐요

56쪽


완전히 인민재판이나 다름없었다

→ 아주 물어뜯기이다

→ 그저 족칠 뿐이다

→ 그야말로 헐뜯는다

75쪽


인상이 불쾌한 남자일수록 반드시 가정이 있기 마련이다

→ 거북한 사내일수록 반드시 집이 있게 마련이다

→ 고약한 놈일수록 반드시 집안이 있게 마련이다

103쪽


특히 중년 부인과 노년 부인이 까다로워요

→ 아줌마와 할머니가 참 까다로워요

109쪽


소생도 그런 생각

→ 나도 그런 생각

→ 저도 그런 생각

117쪽


각 작가 나름의 취향에 고민이 뒤엉킨 결과물을 보며 백화난만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

→ 지은이마다 즐겁게 헤아린 열매를 보며 아름꽃 같아 재미있다

→ 글쓴이마다 멋스레 살핀 열매를 보며 온꽃 같아 재미있다

184쪽


포식의 시대가 오고 나서

→ 배부른 날이 오고 나서

→ 배불뚝이날이 오고 나서

186쪽


악녀란 남자가 본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 나쁜순이란 사내가 본 바일 뿐이다

→ 막순이란 머스마가 본 눈일 뿐이다

20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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