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아주 짧은 역사 - 충돌하는 역사 속 진실을 찾아서
일란 파페 지음, 유강은 옮김 / 교유서가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5.14.

인문책시렁 477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아주 짧은 역사》

 일란 파페

 유강은 옮김

 교유서가

 2025.7.1.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아주 짧은 역사》를 지난여름(2025 여름)에 읽었으나 좀처럼 느낌글을 못 썼습니다. 어느새 물고물리듯 치고받으면서 서로 할퀴고 갉으면서 나란히 죽음물결에 서고 만 두 나라인 ‘팔레스타인·이스라엘’입니다. 여러모로 본다면, 미국이란 나라가 ‘모둠(연방제)’을 하듯, 두 나라도 “다르기에 크게 아울러서 함께 땅을 나누고 누리는 길”을 가면 됩니다. 그렇지만 이미 두 나라는 서로 끔찍하게 내쫓고 죽이고 괴롭히는 짓을 한참 일삼은 나머지 “다른 한 나라”로 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한쪽이 마구잡이로 두들겨패거나 죽였다고 해야 맞습니다. “돈과 힘과 이름을 더 거머쥔 쪽”에서 귀퉁이조차 나누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그야말로 마구마구 들이치고 사납게 밟으며 함부로 쏘아댔습니다.


  새롭게 가는 길이라면, 서로 다른 줄 받아들여서 보금자리를 함께짓는 살림살이라고 느낍니다. 아기를 낳으려면 “아주 다른 둘”이면서 “사람이라는 빛으로는 나란한” 가시내하고 사내가 어울려야 합니다. 몸과 마음은 다르지만, 숨결과 넋은 나란해요. 살아온 길이 다르지만, 사랑하려는 길은 나란히 두기에 한빛을 이루어 새빛(아기)을 낳을 수 있습니다.


  2026해 봄부터 이스라엘·미국이 이란이라는 나라에 펑펑 쏘아댑니다. 이란은 이스라엘한테도 맞받지만, 애먼 옆나라에 마구잡이로 끝없이 쏘아댑니다. 바다도 하늘도 누구나 누리는 길이지만, 이란은 바다를 막으면서 푸른별 뭇나라롤 옥죄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이란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이는 하나같이 ‘웃사내(마초)’입니다. 이들 뭇사내는 ‘혁명수비대’라는 이름을 내세웁니다. 허울은 ‘혁명’이지만 몸짓은 ‘막짓(독재)’입니다. 이들은 기름을 뽑아올려서 벌어들이는 어마어마한 돈으로 나라살림을 북돋울 뜻이 없습니다. 그저 총칼을 잔뜩 만들어서 사람들을 즈려밟는 길에 온힘을 쏟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아주 짧은 역사》를 읽으면서 “다른 둘이 함께 살아가는 길”이 있을는지 없을는지 살필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들뿐 아니라 이 별에 깃든 모든 나라가 “다르기에 함께살기”를 찾아보자는 뜻을 나눌 수 있을까요? 누가 옳고 누가 그르냐 하고 다투는 길이 아닌, 서로 다른 줄 받아들여서 총칼을 모두 녹여서 없애는 길을 갈 노릇입니다. 끝없는 앙갚음질을 멈출 노릇입니다. 기름을 내다팔아서 몇몇 무리가 거머쥐는 멍청짓을 끝낼 노릇입니다.


  새길을 가자면 무엇보다도 믿음(종교)을 함께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믿지 않아야 비로소 밑동을 다질 수 있습니다. 믿는 탓에 밀어붙입니다. 믿음이 아니라 밑받침을 다지려고 마음을 기울이기에 함께 집을 지어서 보금자리로 가꿉니다. 가시버시는 서로 믿는 사이가 아니라, 함께 밑동을 놓고서 밑마음을 나누기에 사랑을 지피는 사이입니다. 다른 둘이 한마음으로 한사랑을 꽃피울 때라야 아기를 낳고서 살림을 돌봅니다. 다른 둘이 등돌린 채 다투거나 싸우면 아기를 못 낳을 뿐 아니라, 다른 둘은 그저 늙어서 죽고서 모두 잿더미로 바뀔 테지요.


  이를테면, 우리나라 삼성전자에서 엄청나게 길미를 거두었다면, 이 길미를 온나라 모든 사람한테 밑돈(기본소득)으로 돌려주면 됩니다. 그곳(삼성전자)이 엄청나게 길미를 얻기까지 낛(세금)을 엄청나게 받아들였고, 그곳이 내다팔 살림을 뽑아낼 일터도 온나라 사람이 기꺼이 내주었거든요. 저마다 다른 일터에서 저마다 새롭게 길미를 얻을 적에 스스럼없이 온나라 누구나 누리도록 베풀 줄 아는 마음이라면, 싸우거나 다투지 않아요. 사랑이란, 나 혼자 쥐는 멍청짓이 아닙니다. 사랑이란, 미운놈한테 떡 한 조각 더 주는 손길입니다. 사랑이란, 다른 둘(가시버시)이 한마음으로 빚는 빛입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믿음(종교)’은 있되 ‘밑’은 아직 바라보지 못 하는 굴레부터 풀어낼 일입니다.



"지금 끝내면 우린 다 죽어"…이란인이 전쟁 중단을 두려워하는 이유

https://www.youtube.com/watch?v=I2isr00ss7g


"하메네이 죽음에 오열? 정권이 고용한 배우"…이란인이 목숨 걸고 전하는 진실

https://www.youtube.com/watch?v=cplwYasyjtg


ㅍㄹㄴ


1972년, 이스라엘 총리 골다 메이어는 유명한 발언을 했다. “팔레스타인인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31쪽


정착민들은 토착 사회의 역사를 지워버린다. 그리고 자신들이 처음 도착한 때부터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듯 여긴다. 오랜 관습이 사라지고, 정착민들은 토착 음식을 자기네 전통 음식인 양 군다. 43쪽


그들은 시온주의자들이 먼저 무력으로 차지하기만 하면, 팔레스타인인들이 되찾으려 해도 국제 사회가 돕지 않으리라고 정확하게 계산했다. 73쪽


시온주의자들은 분할안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분노를 활용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유대인 정착촌을 공격하자 시온주의자들은 집단 처벌로 대응했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쪽의 폭력을 구실로 삼아 미래 유대 국가의 팔레스타인 아랍 지역을 일소하기 시작했다. 84쪽


이스라엘이 육일 전쟁을 통해 골란고원을 차지했을 때, 1백 개 가까운 그 지역 마을을 종족 청소하면서 주민들을 시리아로 추방한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119쪽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에 진정한 좌파가 전혀 없고, 심지어 이제 더는 진정한 평화 진영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180쪽


#AVeryShor HistoryoftheIsraelPalestineConflict #IlanPappe


+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아주 짧은 역사》(일란 파페/유강은 옮김, 교유서가, 2025)


이 충돌은 10월 7일에 시작된 게 아니다

→ 이들은 10달 7날에 부딪히지 않았다

→ 이들은 10달 7날부터 맞붙지 않았다

6쪽


방대한 문헌이 존재한다

→ 책이 잔뜩 있다

→ 글더미가 수북하다

→ 글자락이 엄청나다

7쪽


외국에서 들어온 수입품이었다

→ 밖에서 들여왔다

→ 멀리서 들어왔다

13쪽


활기찬 문예부흥이 있었다

→ 무럭무럭 살림꽃이 폈다

→ 북적북적 삶꽃이 피었다

→ 꽃나래를 기운차게 폈다

→ 반짝반짝 일어났다

13쪽


그들이 산 땅은 대부분 부재지주가 소유한 곳이었다

→ 그들이 산 땅은 거의 먼임자가 거느린 곳이다

→ 그들은 으레 먼내기가 품던 땅을 샀다

→ 그들은 흔히 바깥임자가 쥔 땅을 샀다

18쪽


보통 개인이 사유 재산으로 땅을 소유할 수 없었다

→ 누구라도 따로 땅을 거느릴 수 없었다

→ 누구든지 땅을 내것으로 쥘 수 없었다

18쪽


팔레스타인 종족 청소가 시작되었고, 이는 오늘날까지 계속 이어진다

→ 팔레스타인 죽음바다가 열렸고, 이는 오늘날까지 잇는다

→ 팔레스타인 떼죽음판에 나섰고, 이는 오늘날까지 그대로이다

→ 팔레스타인 피비린내가 벌어졌고, 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온다 

41쪽


이런 종족 청소와 제노사이드의 행위가 벌어지기 전과 도중에

→ 이런 겨레밟기와 떼죽음바다가 벌어지기 앞서와 한복판에

→ 이런 겨레뜯기와 죽음질이 벌어지기 앞서와 한복판에

44쪽


하지만 스스로 떠나지 않는 경우에 대비해 강제 이주가 여전히 의제로 남아 있었다

→ 그런데 스스로 떠나지 않을까 싶어 내쫓을 셈이었다

→ 그렇지만 스스로 안 떠날 적에는 몰아내려 했다

→ 그러나 스스로 떠나지 않는다면 쫓아내려 했다

46쪽


점점 더 많은 팔레스타인인이 농업 노동에서 밀려나는 가운데 판자촌이 등장했다

→ 팔레스타인사람은 차츰 흙을 못 짓고 밀려나면서 가난마을이 생겼다

→ 팔레스타인사람은 어느새 논밭일에서 밀려나면서 널집마을이 나타났다

50쪽


민족운동을 진두지휘하는 듯 보였다

→ 겨레물결을 끌어가는 듯 보였다

→ 겨레바람을 이끄는 듯 보였다

→ 겨레너울에 앞장서는 듯 보였다

79쪽


자신들의 계획이 성공하리라 확신하면서 세력을 규합하며 시기를 기다렸다

→ 저희 그림대로 이루리라 믿으면서 힘을 모아 그날을 기다렸다

→ 저희 밑그림대로 되리라 여기면서 무리를 모아 때를 기다렸다

84쪽


5백 개가 넘는 마을이 파괴되며, 소읍과 도시 대부분이 폐허가 된다

→ 500곳이 넘는 마을이 부서지며, 시골과 서울도 거의 잿더미이다

→ 500군데 넘는 마을이 무너지며, 작은골과 큰고을도 주저앉는다

92쪽


진정한 좌파가 전혀 없고, 심지어 이제 더는 진정한 평화 진영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 왼나래는 제대로 없고, 이제 더는 참답게 손잡는 두레도 없다

→ 거짓없는 왼날개는 없고, 이제 더는 밝게 어깨동무하는 무리도 없다

18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5.2.

책으로 삶읽기 1115


《보통의 존재》

 이석원

 달

 2009.11.4.



《보통의 존재》(이석원, 달, 2009)를 2026해에 들어서고서야 읽었다. 이런 책이 있는 줄 진작 알았으나, 예전에는 책집마실을 하며 들추고서 이내 내려놓았다. 속말을 꾸밈없이 드러낸 듯싶으면서, ‘사랑’이 아닌 ‘끌림·살섞기’를 마치 ‘사랑’으로 잘못 여기면서 풀어내는 글은 마음에도 가슴에도 눈에도 와닿지 않는다. 우리 시골집에 놀러온 어느 이웃님이 모는 달구지를 큰아이하고 얻어탄 적이 있는데, 그때 이웃님 달구지에서 흘러나온 노래가 〈언니네 이발관〉이었다. 큰아이가 문득 누구 노래냐고 묻기에 그자리에서는 좀처럼 안 떠올랐는데, 그날 내내 머리를 쥐어짜고 보니 〈언니네 이발관〉이란 이름이 떠올랐다. 들은 지 거의 서른 해가 된 노래이니 가물거릴밖에. 이모저모 찾아보니 그 〈언니네 이발관〉을 이룬 사람이 이석원 씨요, 《보통의 존재》를 쓴 줄 이제서야 알아채고는 다시 챙겨서 읽어 보려 했는데, 아무래도 글은 접고서 노래를 하셔야지 싶다. 또는 ‘끌림·살섞기’라는 ‘허물’을 다 내려놓는, 그야말로 ‘허물벗기’를 하고서 나비로 거듭날 수 있다면, 비로소 ‘사랑’이 무엇인지 천천히 눈뜰 테니, 끌림과 살섞기를 몽땅 씻어낸 뒤에 글을 쓰시기를 빈다.


ㅍㄹㄴ


그런 사람들에게 손잡기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그들은 왜 손을 놓지 않을까. 나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으로 굳게 결속한 이들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더 이상 서로를 봐도 가슴이 뛰지 않고 키스는 짜릿하지 않을 때, 잡은 손은 무디어 별 느낌이 없을 때, 17쪽


+


모르는 남녀가 거리낌 없이 하룻밤을 보내는 원 나잇 스탠드가 요즘처럼 횡행하는 세상에서도

→ 모르는 둘이 거리낌없이 하룻밤을 보내는 요즘이어도

→ 모르는 두 사람이 거리낌없이 몸을 섞는 요즘이어도

→ 모르는 순이돌이가 거리낌없이 밤을 노는 요즘이어도

14쪽


여전히 황홀한 사랑을 시작한다. 물론 시작은 시작일 뿐이다

→ 아직 반짝이며 사랑을 한다. 다만 처음은 처음일 뿐이다

→ 늘 새롭게 사랑을 한다. 그러나 새로워도 첫발일 뿐이다

16쪽


그런 사람들에게 손잡기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 그런 사람들한테 손잡기란 어떤 뜻일까

→ 그런 사람들은 손을 잡는 뜻이 있을까

17쪽


불결함도 나로선 그리 불쾌하지 않게 묵과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생활 범주 안의 더러움이기 때문이다

→ 더러워도 나로선 그리 싫지 않고 지나갈 수 있는데, 다 내 삶이기 때문이다

→ 더러워도 내 삶이니까 그리 안 거슬려 넘어갈 수 있다

→ 더러워도 내 삶이라 그리 거북하지 않다

→ 더러워도 난 그렇게 산다

31쪽


나도 그런 아이 중 하나였다

→ 나도 그런 아이였다

→ 나도 그랬다

37쪽


산책이란 누군가에겐 즐거움이요, 또 어떤 이에겐 건강을 위한 몸의 움직임이기도 하고, 또다른 누군가에겐 고민과 생각의 장이 되어주기도 한다

→ 누구는 마실하며 즐겁고, 누구는 튼튼하려고 몸을 움직이고, 누구는 근심과 생각하는 마실이기도 하다

→ 누구는 거닐며 즐겁고, 누구는 걸으며 튼튼하고, 누구는 걷기에 걱정과 생각을 풀어낸다

48쪽


서로 안 맞으면 그게 바로 상극 아닌가

→ 서로 안 맞으면 바로 남남 아닌가

→ 서로 안 맞으면 따로놀지 않는가

→ 서로 안 맞으면 바로 갈라서지 않나

17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박근혜의 거울 - 왜곡된 반사 또는 부풀려진 신화
손석춘 지음 / 시대의창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5.1.

책으로 삶읽기 1114


《박근혜의 거울》

 손석춘

 시대의창

 2011.5.18.



《박근혜의 거울》(손석춘, 시대의창, 2011)을 돌아본다. 2011해에서 2026해 사이에 나라지기라는 자리에도 섰다가, 사슬터에도 들어갔다가, 이제는 풀려나서 혼자 살아가기도 하는 한 사람이 스스로 어떤 ‘옷’을 입은 모습인가 하고 짚는 얼거리이다. 글쓴이는 ‘저쪽’에 있는 무리가 ‘겉옷’으로 사람들을 홀리면서 ‘저들’ 길미만 챙긴다고 짚는다. 곰곰이 보면 저쪽뿐 아니라 이쪽과 그쪽도 매한가지이다. 이쪽 저쪽 그쪽 모두 ‘겉옷’으로 숨기고 감추고 꾸미는 채 사람들을 홀린다. 우리는 뭘 믿고서 ‘바람몰이(지지율 조사)’를 할 수 있을까? 어느 자리에 선 사람이 정작 속으로 무슨 마음이요 꿍꿍이인지 하나도 모르는 채 겉옷만으로 ‘좋다·나쁘다’를 찍을 뿐이지 않은가? 지난 1997해에 나라지기로 뽑힌 분은 〈DOC와 함께 춤을〉이라는 노래를 〈DJ와 함께 춤을〉이라고 바꾸어서 온나라에 퍼뜨렸다. 우리는 그동안 어떤 춤을 누구하고 펴는 하루일까? 곧 다가오는 뽑기판에서 또 어떤 노래가 흘러넘칠까? 우리는 겉옷이 아니라 속낯을 들여다보면서 가늠하는 눈을 틔울 수 있을까?


ㅍㄹㄴ


박근혜 자신은 물론, 대다수 언론이 1980년대와 90년대 박근혜의 삶을 절망, 실의, 울분, 소름, 은둔의 ‘기호’로 ‘해설’하는 것은 지나치게 안이한 분석이다. ‘잃어버린 18년’이라는 규정도 성급하고 일면적이다. 왜 그런가? 박근혜는 그 18년 동안 영남대학 재단이사장, 육영재단 이사장,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더구나 18년 내내 “조용히 살아”간 것도 아니다 … 생각해 보라. 나이 스물여덟 살에 대학 재단이사장이라면 결코 단순한 직위가 아니다. 다만 유신체제의 퍼스트레이디에 비해 ‘작은 자리’였을 뿐이다. 38쪽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는 유세장에서 〈새마을 노래〉를 계속 틀고 “경제를 살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 수 있도록 한 표를 부탁한다”며 대구 지역의 ‘박정희 향수’를 한껏 자극했다. 45쪽


이명박의 ‘샐러리맨’ 신화는 그가 현대건설 회장 자리에 앉아 있던 1990년에 한국방송이 방영한 드라마 〈야망의 세월〉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 널리 퍼졌다. 195쪽


+


봄은 순탄하게 올 수 없었다

→ 봄은 부드럽게 올 수 없었다

→ 봄은 멀쩡하게 올 수 없었다

→ 봄은 그냥 올 수 없었다

13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쟁일기 -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지음, 정소은 옮김 / 이야기장수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4.28.

책으로 삶읽기 1110


《전쟁일기,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정소은 옮김

 이야기장수

 2022.4.14.



《전쟁일기》(올가 그레벤니크/정소은 옮김, 이야기장수, 2022)를 읽는 내내 고개를 갸우뚱했다. 땅밑으로 숨을 적에 ‘바퀴벌레’가 된다고 여기는데, 그냥 빗댄 말인지 바퀴벌레가 하찮다고 미워하는지 아리송하다. 바퀴벌레처럼 추레하거나 지저분하다고 여긴다면, 바퀴를 비롯한 벌레를 그저 나쁘게 본다는 뜻이다. ‘떠돌이(난민)’가 되어 서글프다고 하는데, 여태껏 떠돌이로 살아야 할 줄 아예 몰랐던 탓보다는, 이 별에 떠돌이가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이제껏 ‘이웃’으로 느끼거나 마주하려는 마음이 없었다는 뜻이다. 서른다섯 해를 살아오는 동안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다고 하는 글쓴이인데, 삶이라고 하는 길과 총칼질이라는 늪과 어깨동무라는 눈은 좀처럼 모르는 채 그럭저럭 넉넉하게 돈을 벌면서 붓을 쥔 나날이었구나 싶다. 우크라이나를 떠나서 폴란드에 있는 ‘호텔’에 짐을 풀며 보고 듣고 겪은 하루는 ‘떠돌이(난민)’하고는 한참 멀다. 집도 마을도 삶터도 빼앗긴 채 불늪에서 겨우 살아남아 떠돌이로 기나긴 나날을 보내는 숱한 사람들은 ‘아기수레’이건 ‘강아지칸’이건 엄두조차 못 낸다. 푸른별 모든 떠돌이가 동냥(구걸)을 해야만, 불쌍하게 보여야만, 비로소 밥을 얻고 옷을 얻고 천막을 얻는 줄 참으로 몰랐을까?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님은 서른다섯 살 언저리에 겪어야 한 ‘큰싸움(세계2차대전)’ 한복판에서 밥벌이를 하고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도맡는 틈틈이 ‘삐삐’ 이야기를 썼다. 펑펑 터지는 일이 없는 데에서 살아야만 ‘무지갯빛·기쁨’을 그릴 수 있지 않다. 오히려 펑펑 터지는 한복판에서야말로 어린이 곁에 나란히 서면서 앞날을 그리는 꿈씨앗을 붓끝으로 담아낼 노릇이지 않을까?


ㅍㄹㄴ


바르샤바의 머큐어 호텔은 점차 여자들과 아이로 가득찼다. 호텔 로비에 아이들 놀이방이 만들어졌다. 아마 호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아이들이 떠들고 웃는 소리와 곳곳에 어질러진 장난감. 아침마다 제공되는 맛있는 조식. 새하얀 침구, 아름답고 깨끗한 도시, 커다란 동물원, 빠르고 정확한 대중교통. 잠시 주어진, 절대로 익숙해져서는 안 되는 동화였다. 12쪽


지하 생활 6일 만에 우린 바퀴벌레가 되어버렸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64쪽


가장 급한 것은 난민숙소에서 함께 지내는 아기를 위한 유모차. 그리고 강아지를 태울 비행기용 케이지. 모든 물건은 무료이지만, 도움을 받아야만, 구걸해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난민 신분이 되었다는 것이 서글프다. 118쪽


#OlgaGrebennik #WarDiary


+


내 나이 서른다섯에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 나이 서른다섯에 모두 처음부터 해야 할 줄은 어림도 못했다

→ 내가 서른다섯 살에 모두 처음부터 해야 할 줄은 몰랐다

5


나는 항상 앞으로의 15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살아왔다

→ 나는 늘 앞으로 열다섯 해 동안 할 일을 헤아리며 살아왔다

→ 나는 언제나 다음 열다섯 해치 일감을 거느리며 살아왔다

5


하지만 때론 상황들이 우리보다 강할 때가 있다. 이제 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 그렇지만 바람이 우리보다 셀 때가 있다. 이제 나는 조금 안다

→ 그러나 물결이 우리보다 힘셀 때가 있다. 이제는 조금쯤 안다

5


나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 일러스트를 그려왔다

→ 나는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린다

6


내가 작업한 그림들은 다양한 색상과 행복으로 가득했다

→ 내가 맡은 그림은 알록달록하고 즐겁다

→ 내가 그린 그림은 무지갯빛이고 사랑스럽다

6


아침마다 제공되는 맛있는 조식

→ 아침마다 차려주는 맛있는 밥

→ 날마다 베푸는 맛있는 아침

12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은영의 화해 (리커버) - 상처받은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용기
오은영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4.23.

책으로 삶읽기 1106


《오은영의 화해》

 오은영

 대성

 2019.1.10.첫/2022.6.14.99벌



《오은영의 화해》(오은영, 대성, 2019)를 읽었다. 이미 보임틀(방송)로 들려준 줄거리를 글로 옮긴 얼개이지 싶다. ‘-의 + 화해(和解)’ 같은 일본말씨를 그냥그냥 쓰는데, “오은영이 푼다”라든지 “오은영이 끝낸다”라 하면 된다. “오은영이 녹인다”라 할 수 있다. 스스로 못 풀기에 풀어줄 사람을 찾아나선다. 스스로 못 끝내기에 끝내면서 매듭을 지을 스승이나 길잡이를 찾아본다. 스스로 못 녹이니까 따스하거나 포근하게 녹일 남을 찾아야 한다고 여긴다. 그렇지만 모든 실마리는 우리가 스스로 품는다. 못 풀거나 못 끝내거나 못 녹일 적에는, 그만큼 더 오래 괴롭고 엉키고 힘들면서 차근차근 맞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더 늦기 앞서 풀어야 할 일이기도 할 텐데, 늦는 때가 없는 줄 알아볼 수 있다면 언제나 그곳에서 바로 스스로 풀 수 있다. 늦는다고 여기니까 바깥에서 길을 찾으려고 한다. 안 늦으니까, 모든 꽃이 꼭 첫봄이나 늦봄까지 피어야 하지 않으니까, 게다가 굳이 올해에 피어야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열 해나 쉰 해나 아흔 해를 잠들다가 피어나는 꽃도 있으니까, 삭이고 품고 돌아볼 틈을 내면 된다.


ㅍㄹㄴ


좋은 대학의 졸업장을 받아 그럴듯한 회사에 취업하는 것만이 자식의 성공이자 행복이라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어요. 이런 부모에게 자식으로서, 인간으로서 유일하게 존중받을 수 있는 건 좋은 성적뿐입니다. 97쪽


+


타인을 만날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 남을 만날 때 무엇을 삼가야 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 이웃을 만날 때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 익혀야 합니다

106쪽


이것이 정말 쉽게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는 것, 누구보다도 잘 알아요

→ 참으로 이렇게 하기는 쉽지 않은 줄 느껴요

→ 참말로 이처럼 하기란 쉽지 않아요

→ 누구라도 이렇게 하기는 안 쉬워요

→ 누구나 이처럼 하기는 안 쉬워요

107쪽


내가 초심자라는 것을 잊지 마. 초심자로 시작했는데 제대로 하지 못하는 너를 네가 못 견뎌하는 것은 교만한 거야

→ 내가 꼬꼬마인 줄 잊지 마. 꼬꼬마부터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하는 너를 네가 못 견디면 건방져

→ 내가 풋내기인 줄 잊지 마. 풋내기부터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하는 너를 네가 못 견디면 고약해

283쪽


틱 때문에 다른 사람과 진지한 관계를 맺는 것이 불편해요

→ 덜덜대서 다른 사람과 차분히 만나기가 힘들어요

→ 후달려서 다른 사람과 가만히 어울리기가 벅차요

287쪽


돈보다 더 큰 행복을 느꼈기 때문이지요

→ 돈보다는 즐겁기 때문이지요

→ 돈보다는 웃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 돈보다는 신나기 때문이지요

308쪽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나를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필요해요

→ 더 나은 사람이 되기보다 나를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 더 나은 사람이 되기보다 나를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요

31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