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문해력 - 민주주의는 ‘자기 성숙’의 조건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인문 교양 8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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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6.20.

인문책시렁 483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문해력》

 손석춘

 철수와영희

 2026.4.19.



  아름길(민주주의)은 늘 ‘말 + 나눔(대화 + 타협)’이라는 두바퀴로 구릅니다. 말만 해서는 안 되며, 나누기만 하지 않습니다. 두바퀴가 나란하면서 두날개가 나란하기에 아름길입니다. 고루길(민주주의)은 ‘우리쪽(아군)’만 안지 않습니다. 고루길은 이쪽과 저쪽을 안 가릅니다. 얼핏 왼오른이라든지 여러 갈래가 보일 수 있으나, 다 다른 사람을 “다 다른 갈래”로 쪼개지 않듯, 목소리가 다르더라도 함께 나아가는 이웃입니다.


  잘못한 나라지기나 벼슬꾼은 누구라도 언제라도 끌어내릴 노릇입니다. 그러나 잘못하거나 말썽을 일으키는 무리는 으레 힘이 세고 이름이 높고 돈이 많아서 오래오래 버티면서 온나라를 짓누르거나 휘감습니다. 모든 잘잘못은 왼쪽이 해도 잘잘못이고 오른쪽이 해도 잘잘못입니다. 왼쪽이 잘한 일만 높인다거나, 오른쪽이 잘한 일은 낮춘다거나, 왼쪽이 못한 일은 감춘다거나, 오른쪽이 못한 일만 들추려 하면, 이때에는 들꽃나라(민주주의)이지 않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문해력》을 곰곰이 읽습니다. 글쓴이 손석춘 님은 “극우 현상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97쪽)” 하고 적습니다만, ‘왼쪽에 서지 않’기에 ‘오른끝(극우)’일 수 없습니다. 왼목소리를 나무라기에 몽땅 오른끝일 까닭도 없습니다. 왼쪽에서도 왼목소리를 나무라게 마련이고, 가운데에서도 왼목소리를 나무랄 수 있어요. 틀림없이 오른끝에서 내는 철없는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왼끝에서 내는 철잊은 목소리도 있습니다. 우리가 나아갈 꽃나래(민주주의)라면, 철없고 철잊은 모든 목소리를 타이르고서 철들고 철밝은 목소리를 나누는 어깨동무(민주주의)여야지 싶습니다.


  이를테면 ‘세월호참사’와 ‘무안참사’를 나란히 다루면서 민낯을 밝힐 노릇입니다. ‘무안참사’에는 입벙긋조차 하지 않는 ‘옳은말(PC·WOKE)’은 그야말로 옳지도 깨어나지도 않은 사납말(혐오표현)로 맴돌게 마련입니다. ‘저쪽’ 벼슬꾼(국회의원)도 말썽을 일으킨 뒤에 슬그머니 꼬리를 빼는 듯하다가 다시 고개를 내밀고서 감투를 따낸 뒷짓을 일삼았지만, ‘이쪽’ 벼슬꾼도 똑같은 짓을 여태 일삼았어요. 어느 쪽(진영·정당)만 나무라는 목소리로는 바른길(민주주의)로 접어들 수 없어요. 모든 쪽을 고루 나무라면서, 모든 곳에서 함께살기(민주주의)를 펴는 이야기를 펼 때라야 비로소 기쁨누리(민주주의)로 거듭납니다.


  스스로 왼쪽이라 여기는 이가, 오른쪽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모르게 마련입니다. 스스로 오른쪽이라 여기는 이도, 왼쪽 사람과 마주하며 이야기를 하려고 들지 않으면, 하나도 모르기 일쑤입니다. 둘은 늘 만나야 하고, 둘 사이에 가운데를 두어야지요. 왼오른 사이에 늘 가운데가 있으면서 언제나 만나서 이야기를 펴는 터전이 사람꽃(민주주의)입니다.


  시골에서 흙짓는 사람이건, 버스나 택시를 모는 사람이건, 집안일을 하는 사람이건, 왼쪽을 보거나 오른쪽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에 서야만 옳거나 오른쪽에 서기에 틀리지 않습니다. 어느 쪽에 서든 이 삶을 오롯이 바라보며 아름답게 짓는 길을 나란히 걸으면 됩니다. 일꾼이 서로 미워하고 갈릴 적에는 ‘돈꾼(부자)’만 길미를 얻지 않습니다. ‘붓꾼(지식인·엘리트)’과 ‘벼슬꾼(권력자)’이 나란히 길미를 얻습니다.


  덧붙여, 우리가 다시금 살필 대목이 있습니다. ‘민주당·진보당·녹색당’이 크게 터뜨리고 아직도 터뜨리는 응큼짓(성폭력)이 첫째입니다. 나라일(국회의원·장차관·기관장)을 맡겠다는 이가 저지른 뒷짓(부정부패)이 둘째입니다. ‘극좌·극우’라고 서로 미워하며 싸움박질을 부추기는 사납말(혐오표현)이 셋째입니다. 얼뜬 나라지기와 고을지기를 쫓아냈다지만, 막상 새로 나라지기나 고을지기를 거의 다 ‘웃사내’가 차지합니다. 나라일을 맡는다는 이는 하나같이 ‘웃사내’입니다.


  그리고, 새길을 지피려고 온힘을 기울인 사람으로 으레 ‘조봉암’만 들기 일쑤인데, ‘민족일보 조용수’를 어느새 다들 까맣게 잊어버렸구나 싶습니다. ‘민족일보 조용수’를 함께 말할 적에 비로소 새길을 어떻게 나아갈 노릇인지 차분히 이야기할 만할 텐데요.


  하나 더 든다면, ‘노동자’라는 일본한자말을 ‘노동인’으로 이름을 바꾼들, 일하는 사람 땀방울을 높일 만하지 않습니다. 일하는 사람이니 ‘일꾼’입니다. 우리말 ‘일’을 쓰면 됩니다. ‘-꾼’은 낮춤말이 아닙니다. 우리는 누구나 일꾼에 살림꾼일 노릇입니다. 우리는 글꾼과 노래꾼으로서 이야기를 펴면 됩니다. 마을꾼과 고을꾼으로 일하면 됩니다. 왼꾼이나 오른꾼이 아니라, 바른꾼과 고른꾼으로 마주서면 됩니다. 또는 ‘일지기’와 ‘일님’으로 만날 수 있어요. ‘일꽃’을 피우는 길을 살필 수 있습니다. 늦봄 첫날(5.1.)은 우리 숨결을 담아서 ‘일꽃날’이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온쪽’을 볼 때라야 온빛(민주주의)을 세우고 나눈다고 봅니다.


ㅍㄹㄴ


파라오나 진시황만 존엄했던 시대는 이제 사라졌습니다. 21세기인 지금 어느 나라 대통령이 자신의 무덤을 짓겠다며 수십만 명을 감히 끌어가겠습니까? 21쪽


1961년 5월에 군사 쿠테타로 집권한 대통령 박정희도 헌법을 바꿔 가며 18년이나 권력을 쥐고 있었지요. 이승만과 박정희 정부 시기에 입법부와 사법부는 정부를 견제하기는커녕 독재를 뒷받침해 주면서 정권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68쪽


사회민주주의 또는 민주사회주의는 공산주의가 사회주의의 전통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왜곡했다고 비판합니다. 특히 공산당원의 특권을 지적하며 그들이 새로운 계급 사회를 만들어 냈다고 선을 그었지요. 85쪽


그래서 더더욱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극우 현상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97쪽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 혐오하며 갈라져 있으면 누가 이익을 얻을까요. 노동인들을 고용하는 사람들이겠지요. 103쪽


바로 1987년 노동인 대투쟁입니다. 164쪽


+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문해력》(손석춘, 철수와영희, 2026)


자신 있게 되물을 수 있을 겁니다

→ 힘있게 되물을 수 있습니다

→ 다부지게 되물을 만합니다

4쪽


왕이 군림하는 정치는 세계사에서 수천 년을 이어 갔습니다

→ 임금이 거느리는 나라는 몇 즈믄해를 두루 이어 갔습니다

→ 임금이 거머쥐는 길은 몇 즈믄해를 널리 이어 갔습니다

30쪽


아무런 지위도 땅도 없는 농노들은 권리를 누릴 수 없었어요

→ 아무 감투도 땅도 없는 논밭종은 제몫을 누릴 수 없어요

→ 아무 벼슬도 땅오 없는 흙종은 사람몫을 누릴 수 없어요

32쪽


상품을 팔 더 많은 시장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부국강병(나라를 부유하게 만들고 군대를 강하게 할) 정책을 폅니다

→ 장사할 마당과 밑살림을 얻으려고 싸움길을 폅니다

→ 내다팔 자리와 밑천을 거머쥐려고 힘나라로 갑니다

80쪽


K-민주주의의 눈부신 전개는 두 차례의 촛불혁명으로 현직 대통령 두 명을 파면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 한창 나라지기인 두 사람을 촛불물결 두 걸음으로 끌어내리는 눈부신 한물결로 뜻깊게 이어갑니다

→ 나라지기로 계신 두 사람을 촛불너울 두 바탕으로 쫓아내는 눈부신 한너울로 발자국을 남깁니다 

167쪽


주권자의 성숙을 가로막는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이 그것입니다

→ 사람들이 자라는 길을 가로막는 맹추머리입니다

→ 우리가 철드는 삶을 가로막는 넋뜬머리입니다

→ 어른스런 길을 가로막는 튀밥머리입니다

18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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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 책과 드라마,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서른네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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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6.19.

인문책시렁 470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최수진

 세나북스

 2020.4.6.



  귀를 기울이면, 새벽과 아침과 낮과 저녁과 밤에 들려오는 새소리는 모두 다른 가락으로 새롭게 바람을 타고서 흘러드는구나 싶습니다. 귀를 기울이면, 밤이 스러지고서 찾아드는 새벽에 퍼지는 바람은 어제하고 다를 뿐 아니라, 늘 새롭게 감도는 하늘빛인 줄 알아챌 수 있습니다. 귀를 기울이면, 이슬이 맺는 소리를 들을 뿐 아니라, 이슬이 속삭이는 이야기를 가만가만 누릴 만합니다.


  마음을 기울이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마음을 움직이기에, 몸을 움직입니다. 마음을 틔우기에, 눈을 뜨고 생각을 틔웁니다. 마음을 함께하기에, 너랑 나랑 나란히 어깨동무하는 하루를 짓습니다.


  일본을 ‘옆나라’가 아닌 ‘이웃나라’로 바라보는 마음으로 다가가는 줄거리를 읽을 수 있는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쓴 분은 일본이라는 곳을 ‘머나먼 남’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또다른 이웃’으로 마주합니다. 이웃나라이기에 다가서려고 합니다. 이웃나라이기에 눈여겨보면서 배울 대목을 찾습니다. 이웃나라이기에 무엇이 빛나거나 어두운지 느끼면서, 함께할 길이며 다독일 곳을 하나하나 짚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으레 잊기 일쑤인데, 일본은 아주 조그맣다고 여길 살림살이부터 매우 크다고 할 세간까지 손수짓기를 하려는 길을 오래도록 이었습니다. 우리도 아는 바처럼, 일본은 우리나라 솜씨꾼(기술자)을 대단히 널리 받아들였고, 한때에는 사로잡듯 마구 데려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한때에는 총칼로 짓밟으면서 온나라 사람을 종으로 부리면서 목숨까지 잔뜩 빼앗았습니다.


  곰곰이 보면, ‘옆나라’라는 눈일 적에는 몰래 노려보면서 사로잡거나 빼앗으려는 발톱이 사납습니다. ‘이웃나라’라는 마음일 적에는 어깨동무하면서 돕고 돌아보는 길을 찾습니다. 이리하여, 우리나라에서 적잖은 우두머리는 ‘같은 나라 사람’을 옭아매거나 괴롭히거나 죽이는 사나운 짓을 참 오래도록 일삼았어요. 지난날에는 ‘임금·나리·벼슬아치’만 ‘사람’이었고, ‘흙지기·고기잡이·멧사람·장사꾼’은 ‘사람 아닌 종’이었습니다. 한지붕이어도 곰팡내(가부장권력)를 부리면 가시내를 사납게 괴롭히듯, 한나라여도 곰팡내를 내세울 적에는 그만 발톱질이 드세고 말아요.


  이제 우리는 오늘 이곳에서 어떤 앞날을 그리는 살림을 지을 노릇일는지 헤아릴 때입니다. 큰나라일 적에는 굽신거려야 한다든지, 옆나라일 적에는 싸워야 한다든지, 벼슬아치나 감투꾼이나 돈바치일 적에는 손바닥을 비벼야 한다든지, 이런 종살이는 끊어야 할 테지요. 어깨동무하는 이웃나라를 바라볼 때이면서, 어깨동무하는 이웃마을과 이웃사람을 마주할 때라고 봅니다.


  먼저 다가설 때에 새롭게 배우면서 새삼스레 익힙니다. 스스로 짓고 가꾸고 일구는 손길로 만날 때에 즐겁게 나누고 베풀면서 빛납니다. 푸른별이라는 터전을 ‘한마을’이나 ‘한지붕’으로 여길 수 있는 눈썰미를 키워야지 싶습니다. 남남으로 쪼개는 불씨는 걷어내고서, 너나들이로 오가는 오솔길을 내고서 둘레는 푸른숲으로 보살펴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저도 일본 무크지를 가끔 사보곤 하는데, ‘이 정도 수준에 이렇게 저렴한 가격이라니’ 하고 놀라곤 합니다. 일종이 보급형이며 독자를 위한 서비스인 셈입니다. 물론 일본에서도 큰 출판사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지만 만화가 많이 팔리는 덕에 자금에 여력이 생겨 소수를 위한 교양서적 출간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16쪽)


반면 한국 관광은 여전히 식도락과 쇼핑 위주라는 비판을 계속 받고 있습니다. 역사적 인물과 관광을 잘 엮는 일본의 예만 참고해도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수 있을 겁니다. 제주도의 올레를 수입한 일본 규슈 올레에 일본사람보다 한국사람이 더 많이 찾아간다고 합니다. (30쪽)


‘일본 여행’ 하면 언뜻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으신가요? 언제부턴가 저는 일본 여행 하면 일본 전통 여관(료칸旅館)이 떠오릅니다. (40쪽)


료칸에서 손님을 가려 받는다는 것은 어찌 생각하면 오만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정상적인 고객에게만 우리는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입니다. (80쪽)


저도 신주쿠에서 전철로 여섯 정거장 떨어진 킨시쵸라는 동네의 슈퍼 목욕탕에 가 본 적이 있습니다 … 일본의 목욕탕은 예로부터 교류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가정 내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일본에는 아이들이 아버지나 어머니와 함께 욕조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114쪽)


+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최수진, 세나북스, 2020)


일본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대부터였습니다

→ 일본은 스물 무렵부터 눈여겨봅니다

→ 일본을 눈여겨본 때는 스물 언저리입니다

4쪽


책을 통한 간접경험으로 일본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고

→ 책을 거쳐서 일본을 더 많이 알아갔고

→ 책으로 일본을 더 많이 알아갔고

4쪽


민간 차원의 교류가 활발하다 해도 국가 간의 관계가 냉랭한 상황에서는

→ 사람들이 널리 만난다 해도 나라 사이가 차갑다면

→ 사람들이 두루 어울리더라도 나라 사이가 얼면

6쪽


일본인과 독서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식상한 소재입니다

→ 일본사람과 책읽기 이야기는 이제 따분합니다

→ 일본사람이 책을 읽는 이야기는 이제 물립니다

14쪽


이런 언어적 특징과 일본에서의 만화의 인기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흥미롭습니다

→ 이런 말빛과 일본에서 그림꽃이 사랑받는 까닭이 맞물린다니 재미있습니다

→ 이런 말결과 일본에서 그림꽃이 사랑받는 뜻이 나란하다니 재미있습니다

1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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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르, 디테일을 입다 - 애슬레저 시장을 평정한 10그램의 차이
신애련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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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6.16.

책으로 삶읽기 1136


《안다르, 디테일을 입다》

 신애련

 중앙books

 2020.10.15.



《안다르, 디테일을 입다》(신애련, 중앙books, 2020)를 읽었다. ‘안다르’라는 이름을 내놓은 분이 말밥을 일으키기 앞서까지 이런 옷가게가 있는 줄 몰랐다. 글쓴이가 옷가게를 차려서 목돈을 번 줄 몰랐으며, 안다르 같은 데에서 선보이는 옷이 그렇게 많이 팔리는 줄 하나도 모른다. 이모저모 읽어 보니 “천을 값싸게 사고, 바늘집(봉제공장)에서 값싼 일손을 산 다음, 길미를 잘 붙여서 잔뜩 팔면 다 떼돈을 번다”고 외치는 얼거리이다. 그리고 이렇게 돈을 잘 벌고 난 뒤에는 더 길미를 붙여서 일터를 넘기면 ‘성공신화’라는 이름까지 붙이는 셈이지 싶다. 그러니까, 책마을에서 ‘베스트셀러 만들기’를 하는 얼거리하고 마찬가지이다. 많이 팔리면 많이 팔릴 뿐, ‘좋다’거나 ‘낫다’거나 ‘아름답다’고 하지 않는다. ‘작은곳(디테일)’을 입는다고 여기는 옷가게라지만, 여러 말썽거리를 돌아본다면 오히려 작은곳을 등돌리거나 모르쇠로 나서면서 돈에 온힘을 쏟았다는 뜻이지 않을까.


ㅍㄹㄴ


분명 안다르의 성공을 분석하면 여러 원인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정신없이 산을 올랐지만 내 생각에 이토록 높이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의 목표만을 봤기 때문이다. 좋은 옷을 만들고 싶다는 것! 모두가 좋아할 만한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공급하고 싶었고,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내가 지향하는 제품력에 도달할 수 있었다. 29쪽


제품에 만족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언제나 달콤하다. 하지만 99명이 만족해도 불만족한 한 사람의 컴플레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 점들을 개선하며 점점 더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다. 95쪽


+


[단독]신애련 안다르 창업자, 새 사업 급여압류·사기죄 피소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6166408?sid=102


'北해커와 거래' 안다르 창업자 남편, 징역 1년 확정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921041?sid=102


+


옷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내 몸은 최고의 바로미터다

→ 옷을 꾸미는 길에서 내 몸은 훌륭히 가늠자이다

→ 옷을 마련할 적에 내 몸은 둘도 없는 눈금이다

40쪽


옷을 만들려면 원단을 찾아야 하고 봉제공장도 찾아야 하는데

→ 옷을 짜려면 옷감을 찾아야 하고 바늘집도 찾아야 하는데

→ 옷을 지으려면 천을 찾아야 하고 바늘터도 찾아야 하는데

5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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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 허스토리
윌리엄 몰튼 마스턴 원작, 질 르포어 지음, 박다솜 옮김 / 윌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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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1133


《원더우먼 허스토리》

 질 르포어 글

 윌리엄 몰튼 마스턴 그림

 박다솜 옮김

 윌북

 2017.5.10.



《원더우먼 허스토리》(질 르포어/박다솜 옮김, 윌북, 2017)를 읽었다. ‘wonder woman’이라서 ‘her + story’라고 붙이는구나 싶은데, ‘wonder’하고 ‘woman’에 나란히 ‘wo’가 앞말로 붙은 줄 알아채는 눈은 얼마나 될까.‘wo’가 무엇을 그리는지 헤아리거나 짚는 눈은 어디에 있을까. ‘he + story’를 보면 ‘he’는 ‘사내’가 아니라 ‘임금놈’과 ‘우두머리’이다. 싸움박질을 하면서 벼슬자리를 차지한 웃머리인 임금이란 놈이 뭘 했고 뭘 차지했고 누굴 죽였고 푸른별을 어떻게 엉망진창으로 망가뜨리면서 ‘그놈 이름만 줄기차게 새기려 했는’지 발버둥을 친 자국이 바로 ‘역사(歷史/he + story)’라고 여길 수 있다. 그렇다면 ‘her + story’는 무엇일까? ‘웃머리 임금’과는 다르게 사랑을 짓거나 푸른살림을 돌보거나 파란별을 가꾸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빛나는 하루를 걸은 발자국을 보여주는가? 아니면 ‘그놈(임금무리)’들하고 똑같이 ‘힘’으로 무찌르는 으뜸이(영웅)라는 얼굴을 쓰는가? 아기를 낳는 어머니는 놀랍도록 빛나는 사랑이다. 아기를 돌보는 아버지는 놀랍도록 밝은 사랑이다. 아버지는 아기를 몸에 못 품고 못 낳지만, 아버지란, 아기를 비롯해서 어머니를 함께 돌보고 살필 수 있는 솜씨를 키우는 자리라고 느낀다. 어머니란, 언제나 노래하고 놀이하는 손끝과 눈끝과 몸끝으로 온누리에 이야기꽃씨를 심는 자리라고 느낀다. ‘그놈처럼 힘이 세다’는 ‘원더우먼’이 나쁠 까닭은 없지만, 힘꾼(영웅)끼리 모두 다 ‘해준다’는 줄거리는 이제는 살며시 떠나보낼 일이지 싶다. 이제부터는 ‘he + story’도 ‘her + story’ 아닌, 이야기(story)만 함께 품으면서 서로 손을 맞잡고서 사뿐사뿐 숲길을 거니는 하루를 살아야지 싶다.


ㅍㄹㄴ


“남자잖아!” 다이애나 공주는 트레버 대위를 발견하고 놀라 소리친다. “파라다이스 섬에 남자라니!” 그녀는 그를 아기처럼 팔에 안고 데려간다. 그리고 그와 사랑에 빠진다. 히플리테는 신의 뜻을 묻는다. “그 남자를 미국으로 데려가서, 증오와 억압의 힘에 맞서 싸우는 걸 도와라.” 아프로디테가 조언한다. “가장 강하고 현명한 아마존을 함께 보내게. 민주주의와 여성의 평등권을 지켜낼 마지막 보루인 미국으로!” 전쟁의 여신 아테나가 말한다. 32쪽


생어와 마스턴과 할러웨이는 여성이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고 믿었다. 사랑이 무력보다 강하다는 이유였다. 146쪽


1943년 2월 그녀(조제트 프랭크)는 게인즈에게 편지를 보냈다. “아시다시피 저는 단 한 번도 이 만화를 좋게 본 적이 없습니다.” 프랭크는 이렇게 운을 뗐다. “판매량이 입증하듯이 만화를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는 저희와 유사한 어떤 집단에서나 상당한 비판을 불러올 것입니다. 일부는 여성의 의상 때문이고 일부는 여성을 사슬에 묶거나 고문하는 등의 가학적인 장면 때문입니다.” 332쪽


그는 나아가 바이올렛이라고 그가 가명을 붙인, 아는 여고생 하나가 《원더우먼》에서 영감을 받아 원더우먼 복장을 하고 다니며 ‘원더걸스’라는 비밀 고등학생 모임을 만들었다고 상세하고 설명했다. 그의 묘사에 따르면 여학생들은 정교한 의상을 입고 남자아이들을 묶어두고 때렸다고 한다. 336쪽


#The Secret History of Wonder Woman (2015년) #JillLepore


+


70여 년간 한 번의 절판도 없이 사랑받았고

→ 일흔 해 동안 끊기지 않으며 사랑받았고

→ 일흔 해 내내 그대로 사랑받았고

8쪽


판단력이 있는지 여부에 관한 논의에 실마리를 던지고자 했다

→ 살펴볼 수 있는지 얘기할 실마리를 풀고자 한다

→ 헤아릴 수 있는지 따지는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9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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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광주. 생각. - 광주를 이야기하는 10가지 시선
오지윤.권혜상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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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5.24.

책으로 삶읽기 1125


《요즘. 광주. 생각.》

 오지윤·권혜상

 꼼지락

 2020.4.9.



《요즘. 광주. 생각.》은 광주에 아무 끈이 없는 채 이곳에 깃들면서 “광주는?” 하고 물어보며 다가서려고 하는 젊은이 눈길을 풀어내는 줄거리인 듯싶다. 첫머리는 “광주를 틀에 박지 않겠다”는 마음이 엿보이되, 막상 한 사람 두 사람 만나는 동안에 묻고 듣고 헤아리는 길은 “이미 숱하게 나온 말”에서 맴돌다가 끝난다.


1980해를 돌아보는 ‘늦봄빛고을(오월광주)’이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이곳을 1980해에 세워놓았다. 그러나 빛고을은 1970해에도 사람이 살았고, 1950해에도, 1800해에도, 1500해에도, 1000해나 500해나 더 옛날에도 사람이 살았다.


어느 곳이든 여태 살아온 나날과 얽혀서 ‘가장 굵다’고 할 발자국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발자국은 하나일 수 없다. 이를테면 전남 고흥은 우리나라에서 고인돌이 가장 많지만, 정작 고흥군은 고인돌에 아무 마음이 없다. 꼭 고인돌이 가장 많은 곳에서 ‘고인돌을 기리고 살피는 일’을 해야 하지는 않다. 마음이 있는 곳에서 즐겁고 알차게 하면 된다. 이제는 고흥이 고인돌이 덜 많은 곳으로 바뀌었을 만하다. 논밭이건 들이건 곳곳에 널브러진 고인돌을 ‘집돌(건축자재)’로 꽤 오래도록 썼으니까.


일본이 총칼로 억누르던 무렵에 ‘광주학생운동’이라 일컫는 일이 있었다. 전남광주는 이미 백제라는 기나긴 발자국도 있다. 그런데 백제와 얽힌 이야기를 펴고 나누고 길어올리는 곳은 거의 부여나 공주 같은 충청이다. 전라광주에 얽힌 백제 이야기가 수두룩할 텐데, 이 대목을 눈여겨보는 사람이 매우 적다. 전라남도는 우리나라에서 들녘이 가장 넓다. 이 너른들은 빛고을로 모이게 마련이다. ‘빛고을’이건 ‘광주’이건, 고을이름에 왜 ‘빛’이 깃드는지 곰곰이 짚을 일이다. 김남주 같은 노래지기가 왜 해남에서 광주로 가서 배움길을 닦고서 노래꽃을 밝혔을까?


‘1980해만 있는 빛고을’이 아니라 ‘1980해도 있는 빛고을’로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전남 광주는 ‘계림동 책골목’이 눈부시던 곳이었으나, 이제 계림동은 책골목이 아니라 ‘빈거리’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에서 인천과 광주는 “누가 더 책을 안 읽나 내기하거나 겨루는 곳”으로 밑바닥에서 손꼽는다. 어제·오늘·모레를 나란히 엮고 맺으면서 나아갈 적에 비로소 눈뜨고 깨어난다. 우리는 오늘만 볼 수 없고, 모레만 볼 수 없지만, 어제만 볼 수 없다. 세길을 나란히 보고 품으면서 풀 때에, 비로소 사람이 빛나고 숲을 품으며 하늘바람이 싱그러운 터전일 수 있다.


ㅍㄹㄴ


이 도시에도 ‘왜’라고 물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가게 문을 열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설거지를 하는 일상이 왜 난장판이 되어야 했는지, 왜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었는지, 궁극적으로 그들이 어떤 가치를 믿고 있었는지, 그 질문을 던져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14쪽


역사는 있는 그대로 발굴해야만 의미가 있습니다. 정치적이든 뭐든 간에 있는 그대로 알리는 게 중요해요. 40쪽


그 청동기 유물이 만약 일본에서 나왔다면 어땠을까요? 제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일본은 테마파크 설립을 취소했을 것 같아요. 일본에서 현장체험을 할 기회가 많았는데, 일본은 자신들의 역사를 정말 정말 소중히 여겨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43쪽


+


《요즘. 광주. 생각.》(오지윤·권혜상, 꼼지락, 2020)


광주에 연고는 1도 없습니다만

→ 광주와 하나도 안 닿습니다만

→ 광주와 끈이 아예 없습니다만

→ 광주와 아는 사이 아닙니다만

→ 광주에 밑동은 없습니다만

4쪽


정치색이나 저의를 따지는 질문도 더러 받았다

→ 길눈과 속뜻을 따지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 결과 밑뜻을 따지는 분도 더러 있었다

7쪽


주절주절 늘어놓던 What(무엇)의 시대가 수명을 다하고 브랜드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Why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 주절주절 늘어놓던 ‘무엇’이 숨을 다하고 이름빛을 이야기하는 ‘왜’를 연다

→ 주절주절 늘어놓던 ‘무엇’이 저물고 이름값을 이야기하는 ‘왜’가 떠오른다

13쪽


궁극적으로 그들이 어떤 가치를 믿고 있었는지, 그 질문을 던져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 무엇보다 어떤 길을 믿는지 물어볼 사람을 바랐다

→ 속으로 어떤 빛을 믿는지 건드릴 사람을 기다렸다

14쪽


이촌향도 현상도 비정상적으로 빨리 일어난 편이죠

→ 서울길도 마구마구 빨리 일어났죠

→ 지나치게 빠르게 서울로 몰려갔죠

→ 서슴없이 빠르게 시골을 버렸죠

5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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