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ㄷㅅ (2018.12.2.)



  올해 들어서 꿈그림을 그린 적이 있기는 한데, 내 꿈그림을 차분히 돌아본 적은 여태 없었다. 이러고서 2018년을 지나가려 했네. 아마 2018년 12월이 지나기 앞서 펴낼 수 있을 듯한데, 《우리말 동시 사전》이란 책이 나온다. 나는 이 동시집이자 사전이 나오기를 열 해 앞서부터 바랐다. 아니, 자그마치 열 해 앞서라니? 큰아이가 돌을 지날 무렵부터 바란 책이 바로 동시집이자, 말을 배우는 사전 구실을 하는 동시집이었다. 이를 놓고서 꿈그림을 반드시 그려야겠다고 여겼고, 옆구리결림으로 밤잠도 못 이루던 날, 눈물을 찔끔거리면서 꿈그림을 그렸다. 참 재미있는 일인데, 꿈그림을 그릴 적에는 몸이 하나도 안 아팠다. 꿈그림을 다 그리고서 자리에 누우려니 그때부터 온통 눈물범벅이 되듯 옆구리가 어찌나 아프던지. 누가 나 좀 눕혀 주지, 하는 생각이 애탔다. 옆구리가 몹시 쑤시듯이 아파서 혼자서는 눕지도 일어서지도 못했으니까. 거의 10분을 들여서 아주 느리게 자리에 누웠고, 10분 남짓 끄응 소리를 내며 등판을 바닥에 기대었고, 선잠이 든 채로 꿈으로 갔지. 나는 아저씨요 사내인 터라 젖몸살을 알 수 없지만, 1/10000 즈음, 젖몸살일 적에 어떤 아픔인가를 느꼈다. 그렇구나 하고. 그래 그렇구나. 사내들은 참 아무것도 모르는 채 사는구나.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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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나 = 4 (2017.3.24.)



  어릴 적부터 숫자 ‘4’은 꼭 ‘나’라는 글씨하고 닮았다고 느낀다. 한겨레는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하고 ‘4’은 꺼린다고들 하지만, 나는 꼭 그렇지는 않을 텐데 하고 여기곤 했다. 요즈음 들어 ‘3·4’을 새삼스레 바라본다. 옛날에 한자도 없었겠지만 한글조차 없던 무렵 사람들이 입으로 읊은 ‘나’라는 말이 아라비아라는 다른 고장에서는 ‘4’라고 적은 숫자하고 ‘무늬(기호)’로는 얽힌다고 하는 대목을 생각해 본다. “나 = 4”라고 하는 대목을 마음에 담아 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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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새로운 ㅅ (2016.12.22.)



  두 아이가 저마다 쓸 책걸상을 방 한쪽에 놓았다. 작은아이가 책상맡에 앉아 바라보는 벽에 낙서가 매우 많다. 두 아이가 지난 여섯 해 동안 우리 집에 해 놓은 낙서이다. 이 낙서를 가리도록 창호종이를 두껍게 한 겹 바른다. 이러고서 그림을 하나 새로 그려서 붙인다. 작은아이가 책상맡에서 늘 바라볼 수 있도록, 나도 작은아이 곁에서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새로운 ㅅ’을 그린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그림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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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ㅅㅂㄴ ㅍㄹㅅ (2016.8.17.)



  책상맡에 놓고서 늘 바라볼 꿈그림을 새로 그린다. 이 꿈그림은 우리 집하고 서재도서관 두 곳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헤아리는 마음을 담는다. ㅅㄴㄹ(숲노래)가 갈 길을 생각하며 ㅍ(푸르다+파랗다)에 담고, 이 ㅍ에는 ㅅㅂㄴ(숲배움놀이)가 함께 깃들도록 한다. ㅍㄹㅅ을 크게 그리는데, 이 ㅍㄹㅅ은 예전에는 ‘푸른숲’으로만 생각했으나 ‘피닉스 라이징 스쿨’하고 이어졌고, 요즈음은 ‘파란숨’으로도 새롭게 헤아려 본다. 이 땅에서는 푸르게 우거지는 숲이 되고, 저 너머 하늘에서는 파랗게 부는 바람이 되도록, 구름을 넷 제비를 넷 그린다. 마무리로 꽃눈(꽃다운 눈)하고 씨앗비(씨앗으로 내리는 비)를 넷씩 그리고 파랗게 파랗게 거미줄로 그림을 채워 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람타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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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ㅅㅅㅅ (2016.8.11.)



  부엌에 붙일 꿈그림을 하나 그린다. 부엌에서 밥을 지으며 늘 들여다볼 그림을 몇 가지 그리기도 했는데, 문득 새로운 그림이 떠올랐다. 삶을 이루는 슬기를 새롭게 바라보자는 뜻으로 ‘ㅅ’을 세 가지로 적고서, “새롭게, 사랑하는, 숲집”으로서도 다시 ‘ㅅ’을 품으면서 몇 가지 숫자를 옆에 넣는다. 틀에 박히지 않는 홀가분하면서 즐거운 살림이 되기를 바라면서 숫자를 그리다가, 커다란 세모 언덕으로 내리는 ‘씨앗 빗물주머니’를 넷 넣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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