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ㄷㅅ (2018.12.2.)
올해 들어서 꿈그림을 그린 적이 있기는 한데, 내 꿈그림을 차분히 돌아본 적은 여태 없었다. 이러고서 2018년을 지나가려 했네. 아마 2018년 12월이 지나기 앞서 펴낼 수 있을 듯한데, 《우리말 동시 사전》이란 책이 나온다. 나는 이 동시집이자 사전이 나오기를 열 해 앞서부터 바랐다. 아니, 자그마치 열 해 앞서라니? 큰아이가 돌을 지날 무렵부터 바란 책이 바로 동시집이자, 말을 배우는 사전 구실을 하는 동시집이었다. 이를 놓고서 꿈그림을 반드시 그려야겠다고 여겼고, 옆구리결림으로 밤잠도 못 이루던 날, 눈물을 찔끔거리면서 꿈그림을 그렸다. 참 재미있는 일인데, 꿈그림을 그릴 적에는 몸이 하나도 안 아팠다. 꿈그림을 다 그리고서 자리에 누우려니 그때부터 온통 눈물범벅이 되듯 옆구리가 어찌나 아프던지. 누가 나 좀 눕혀 주지, 하는 생각이 애탔다. 옆구리가 몹시 쑤시듯이 아파서 혼자서는 눕지도 일어서지도 못했으니까. 거의 10분을 들여서 아주 느리게 자리에 누웠고, 10분 남짓 끄응 소리를 내며 등판을 바닥에 기대었고, 선잠이 든 채로 꿈으로 갔지. 나는 아저씨요 사내인 터라 젖몸살을 알 수 없지만, 1/10000 즈음, 젖몸살일 적에 어떤 아픔인가를 느꼈다. 그렇구나 하고. 그래 그렇구나. 사내들은 참 아무것도 모르는 채 사는구나.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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