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점 반 우리시 그림책 3
이영경 그림, 윤석중 글 / 창비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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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95


《넉 점 반》

 윤석중 글

 이영경 그림

 창비

 2004.1.5.



  아침에 차츰 밝는 빛살을 보면서 때를 알아차립니다. 밤에는 별이 흐르거나 달이 움직이는 결을 살피면서 때를 알고, 낮에는 하늘에 걸린 해하고 바람맛을 헤아리면서 때를 알아요. 그림자를 보아도 때를 알고요. 들꽃이 꽃망울을 여느냐 닫느냐, 풀벌레가 언제 노래하느냐, 어느 멧새가 어느 때에 어떻게 노래하느냐를 살피면서도 때를 어림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몸이 때를 알려주어요. 새벽에 일어날 때라든지 낮에 움직일 때라든지 저녁에 쉴 때라든지 밤에 잠들 때를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아이는 이러한 때를 어느 만큼 헤아릴까요. 어른은 어른대로 일때를 안다면 아이는 아이대로 놀이때를 알지 싶어요. 《넉 점 반》은 시곗바늘이 가리키는 숫자를 읽는 심부름을 다녀오는 아이 이야기를 다룹니다. 아이한테 심부름을 맡긴 어머니는 아이 나름대로 밖에서 놀라면서 내보냈겠지요.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어머니 심부름을 잘 챙길 뿐 아니라, 집이랑 옆마을을 오가는 길에 마주하는 풀벌레이며 벌나비이며 바람이며 꽃이며 지켜보면서 노느라 바쁘겠지요. 봄에는 봄해가 뜨고 겨울에는 겨울해가 집니다. 여름에는 여름바람이 불고 가을에는 가을노을이 집니다. 차근차근 흐르면서 맞물리는 하루를 그립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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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모자 아이세움 그림책
유우정 글.그림 / 아이세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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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93


《숲 속의 모자

 유우정

 아이세움

 2013.11.10.



  덩굴로 자라는 나무는 먼먼 옛날부터 작은 숨결이 보금자리로 삼았구나 싶습니다. 멧새랑 생쥐도 덩굴숲이 보금자리요, 사람도 덩굴나무를 둘레에 자라도록 북돋우면서 고요히 한터를 지켰구나 싶어요. 우리 집 뒤꼍에 조금조금 퍼지는 찔레덩굴도 뭇목숨이 깃드는 자리입니다. 이 찔레덩굴을 보금자리 삼는 참새가 쉰 마리를 넘습니다. 사냥을 잘하는 고양이도 찔레가시 때문에 엄두를 못 내지요. 이 덩굴 한복판은 제법 널찍합니다. 작은아이가 덩굴 복판을 알아채고는 속으로 들어갑니다. “아버지, 낫 좀 갖다 줘요.” 낫을 건네니 스스로 척척 가지치기를 하면서 복판을 넓힙니다. ‘참새 곁에서 같이 놀겠구나.’ 《숲 속의 모자》에 나오는 아이는 숲이라는 터를 어떻게 마주할까요. 가끔 나들이를 가는 데일까요, 언제나 곁에 두면서 푸른바람을 한껏 마시는 자리일까요. 아이를 돌보는 어른이라면 집 곁에 무엇을 둘까요. 아니, 어느 곁자리를 보금자리로 삼으려고 생각하나요. 집 가까이에 가게가 늘어서면 좋은가요. 이름난 학교가 집 둘레에 있어야 좋은가요. 찻길이 널찍해야 좋은가요. 아니면, 집을 숲이 포근히 감싸고 냇물이 싱그러이 어우르는 데가 아이하고 숲바람을 머금으며 맨발로 뛰놀기에 아름다운 터전이라고 여기는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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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보내는 작은 배 베틀북 그림책 120
제시아 배글리 글.그림, 김가빈 옮김 / 베틀북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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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71


《아빠에게 보내는 작은 배》

 제시아 배글리

 김가빈 옮김

 베틀북

 2016.4.1.



  제대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못 알아들을 사람이란 없습니다. 이야기를 못 알아들었다면 둘 가운데 하나예요. 첫째, 제대로 들려주지 않았어요. 둘째, 제대로 듣지 않았지요. 아이는 왜 못 알아들었을까요? 아직 알아듣기 어려울 만하고, 아이한테 너무 어렵거나 길게 들려준 탓일 만하며, 막상 해보기에 힘들 만하니까요. 그리고 재미있거나 눈길을 끌 만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느껴서 딴청을 한 탓이겠지요. 눈을 반짝이면서 듣는 사람은 모두 알아듣습니다. 눈을 반짝이면서 말하는 사람은 모두 밝힙니다. 우리가 사랑이라는 사이라면 서로 눈을 반짝이리라 느껴요. 눈을 반짝이는 둘 사이에는 따사로운 마음이 흐를 테고 모든 일을 속속들이 풀어내거나 다루면서 아름답게 피어날 만하지 싶습니다. 《아빠에게 보내는 작은 배》는 어버이하고 아이 사이에 어떤 마음이며 사랑이며 말이 흐를 적에 홀가분하면서 즐겁고 아름다울 만한가를 짚습니다. 어머니는 곁님이 죽은 일을 스스로 털지 못하거나 않았기에 아이한테 ‘죽은 아버지’를 제대로 이야기해 주지 못했어요. 아이가 모를까요? 아이는 왜 꾸준히 배를 지어서 바다에 띄울까요? 어머니는 아이한테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들려주어야 할까요? 몸이 없어도 마음이 있는 줄 언제 알려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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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과 달님의 인사 별둘 그림책 3
이반 간체프 글 그림, 김수연 옮김 / 달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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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68


《해님과 달님의 인사》

 이반 간체프

 김수연 옮김

 달리

 2003.12.10.



  낮에는 햇빛이 있고 밤에는 달빛이 있다고 해요. 해하고 달인데, 우리는 둘을 이렇게 다른 이름으로 가리키지만, 온누리라는 너른 틀로 보자면 ‘별’이란 이름으로 나란합니다. 하나는 가운데에서 빙그르르 돌면서 고루 볕·빛·살을 베푸는 별이요, 다른 하나는 어느 별을 감싸듯 돌면서 햇빛을 비추어 주는 별입니다. 별빛을 받으면서 빛나는 별인 지구라고 할까요. 해는 해대로 아름답습니다. 달은 달대로 곱습니다. 지구는 지구대로 사랑스럽습니다. 서로 다른 별은 서로 다른 숨결이면서 서로 나란히 어깨를 맞대면서 온누리 가운데 한켠을 밝혀요. 《해님과 달님의 인사》는 낮밤을 사이에 두고 좀처럼 못 만나는 듯 보이는 해랑 달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가를 어림어림하는 모습을 비추려고 합니다. 해라는 눈으로는 이렇게 볼 만하고, 달이라는 눈으로는 저렇게 여길 만하다지요. 그런데 온누리라는 눈썰미로 바라보면 해랑 달은 늘 만나요. 지구에서 보기에 둘이 어긋난 듯하지만, 막상 지구 바깥에서 바라보면 둘은 방긋방긋 웃으면서 어울립니다. 마음으로 마주하기에 속모습을 만나요. 마음으로 이야기하기에 참모습이 초롱초롱해요. 높은 자리나 낮은 자리란 따로 없습니다. 별누리로 보자면 스스로 하나이자 여럿으로 만나는 사이예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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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기차
김지안 글.그림 / JEI재능교육(재능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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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87


《감귤 기차》

 김지안

 재능교육

 2016.12.5.



  어머니 손맛이란 어머니를 낳아 돌본 어머니가 물려준 살림길일까요. 어머니를 낳아 돌본 어머니한테는 그 어머니를 낳아 돌본 어머니가 있을 테지요. 아버지 손길이란 아버지를 낳아 돌본 아버지가 이어준 사랑빛일까요. 아버지를 낳아 돌본 아버지한테는 그 아버지를 낳아 사랑한 아버지가 있을 테지요. 오늘을 살아가는 어버이는 먼먼 옛날부터 흐르는 어버이 숨결을 품습니다. 오늘을 사랑하는 아이는 아스라한 옛적부터 피어난 아이다운 노래를 누립니다. 《감귤 기차》란 그림책을 빚은 손은 그동안 어떤 사랑을 얼마나 받아 왔을까 하고 헤아려 봅니다. 모든 그림책·글책·사진책·만화책에는 저마다 다르지만 저마다 같은 사랑을 다 다르게 일구는 이야기가 흐르지 싶습니다. 감귤 하나로도 사랑을 물려줘요. 라면 한 그릇으로도 사랑을 나눠요. 구멍난 옷을 기우는 바늘땀 하나로도 사랑을 지펴요. 복복 비벼 빠는 빨래 한 자락에도 사랑을 심어요. 해바라기를 합니다. 바람을 쐽니다. 척척 걸으면서 마실을 다닙니다. 나무 곁에 서서 나뭇가지 춤사위를 느낍니다. 꽃가루를 먹는 나비를 지켜보면서 무짓갯빛을 새삼스레 떠올립니다. 그리고 감귤 한 알을 척척 까서 서로 입에 넣어 주면서 까르르 웃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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