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29.

숨은책 1124


《과학사의 뒷이야기 3》

 이준범 엮음

 삼안출판사

 1978.1.30.첫/1980.2.1.재판



  2026년으로 접어들고서 ‘현대자동차’에서는 ‘사람 아닌 로봇’으로 일터를 돌리는 길을 넓히겠다는 뜻을 밝힙니다. ‘로봇’이 나오기 앞서 ‘기계’가 나와서 ‘사람손’으로 하던 일을 어마어마하게 맡았습니다. ‘사람 일자리’를 빼앗길 수 없다고 외치지만, 이미 우리 스스로 ‘손일’을 엄청나게 버리거나 집어치우거나 잊었어요. 손빛으로 살림길을 짓는 터전이라면 어떤 틀(기계·AI)이 있더라도 대수롭지 않습니다. “다루는 손끝”으로 이곳을 가꾸니까요. 《과학사의 뒷이야기 3》은 1978년에 처음 나왔고, “우주여행과 전자두뇌와 로봇이 지배하는 2001년의 과학세계를 해부하는 시리이즈” 같은 작은이름이 붙습니다. 2001년이 아닌 2026년 즈음에 여러모로 시끌시끌하지만 2041년이나 2046년에는 하나도 안 대수롭게 여길 수 있습니다. 예나 이제나 바느질과 손일을 하는 사람이 많을 뿐 아니라, 굳이 손전화를 안 쓰고 걸어다니고 손빨래를 하고 두바퀴를 달리는 사람도 많아요. 아주 마땅한데요, “손수 하고 손수 일하고 손수 가꾸는 곳”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손수 안 하고서 맡기거나 시키는 곳에는 아무 이야기가 없습니다. 오늘 이곳에 무엇을 심고, 앞으로 이 별에 어떤 숨결을 놓을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묵은책을 곱게 싼 종이는 지난날 가장 반드르르한 종이였을 테지요.


- 범우서점. 각종일반서적·학교참고서. 안양 2-7099 천주교회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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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로봇 투입, 사측 일방 강행하면 판 엎을 것"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3738454?sid=102


이 대통령, ‘로봇 도입 반대’ 현대차 노조 겨냥 “거대한 수레 못 피해”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89008?sid=100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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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29.

숨은책 1123


《아마게돈 7》

 이현세 글·그림

 팀매니아

 1994.2.16.



  푸른배움터를 다니며 불늪(입시지옥)을 바라봐야 하던 무렵(1988∼93)에는 그림꽃을 구경하기 어려웠지만, 틈을 내어 조금조금 읽어갔습니다. 둘레에서는 “책볼 틈 있으면 시험문제 하나라도 더 풀어야지!” 하고 나무랐어요. 그렇지만 책을 들출 틈이 없는 나날이라면 오히려 갇히고 바쁘고 막혀서 “시험문제를 찬찬히 푸는 길”을 놓치리라 느꼈습니다. 우리 언니는 이현세 그림꽃을 즐겼습니다. 언니 심부름으로 마을책집에 하나씩 여쭈면, 지난날 마을책집은 늦도록 열어놓았기에 22∼23시에도 그림꽃을 챙겨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푸른배움터를 마치며 서울로 건너가서 살아가니, 언니는 심부름을 맡길 수 없어 스스로 이현세 그림꽃을 장만합니다. 이즈음 낱책으로 나온 《아마게돈》이요, 1995년에는 그림얘기(애니메이션)도 나옵니다. 우리 손끝으로 이런 줄거리를 짜거나 내놓는다는 뜻은 대단할는지 모르지만, 이미 어린이와 푸름이 모두 “그림꽃은커녕 글책을 펼 틈”조차 없애던 판에 목돈을 들여 짠하게 내놓는들, 반갑게 볼 발길은 적을밖에 없어요. 게다가 이웃나라 붓끝에 대면 우리 붓끝은 한참 모자랐습니다. 돈을 더 들여야 붓끝이 살지 않습니다. 글이건 그림이건 그림꽃이건 모두 빛(문화예술)인 줄 헤아리는 눈부터 틔울 노릇입니다. 무엇보다도 불늪을 걷어치우고서 ‘푸르게 나누는 배움자리’로 바꿔야지요. 그나저나 2023년 한봄에 서울 용산 헌책집에서 《아마게돈》을 오랜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 贈呈 이현세화실 이현세. 서울특별시 송파구 가락동 99-2(705호)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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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사회성 또는 “사회성 없는 아이”



  우리집 두 아이는 ‘굴레(졸업장학교)’를 다니지 않는다. 두 아이가 저마다 다른 뜻으로 스스로 골라서 걸어가는 길이다. 제대로 안 보려고 하는 분이라면 “파란놀 씨 그대가 대학교를 자퇴했대서 아이까지 함부로 학교에 안 보내지 않나요?” 하고 따지거나 캐묻는다. 터무니없으니 그저 빙그레 웃는다. 나는 낱말책을 새로짓는 일꾼이기에 ‘이러쿵저러쿵’을 안 한다. 낱말지기(사전편찬자)는 좋은말과 나쁜말을 안 가리면서, 모든 낱말이 저마다 빛이 흐르는 씨앗인 줄 느껴서, 모든 낱말을 그저 그 낱말에 깃드는 숨빛에 따라서 다 다르게 풀어내고 밝히고 알려서, 누구나 온누리 모든 낱말을 ‘말씨(말씨앗)’로 삼는 길잡이를 보여주는 몫이다.


  나는 두 아이를 굴레(졸업장학교)에 안 넣을 뜻도 넣을 뜻도 없이, 두 아이하고 함께 살아왔고, 함께 살아가며, 함께 살아내는 나날을 그린다. 그러니까, 두 아이가 굴레이자 늪인 졸업장학교에 가고 싶다고 한다면, “졸업장학교를 다니면서도 스스로 넋을 돌보고 마음을 가꾸고 몸을 북돋아서 삶을 짓는 길”을 들려주고 함께하는 길을 미리 헤아려 놓았다. 두 아이가 집에서 스스로 살림을 지으며 배움길을 닦고 싶다고 고른다면, 이때에는 이때대로 두 아이랑 보금자리를 보금숲으로 가꾸면서 나란히 어울리는 살림노래를 미리 헤아렸다. 두 아이가 어느 길을 스스로 고르든 모두 기꺼이 북돋우려는 밑틀을 마련할 뿐이다.


  굴레나 늪에 아이를 넣기에 잘못이지 않다. 굴레나 늪에 아이를 안 밀어넣기에 잘하는 삶이 아니다. 그저 다른 길이다.


  “학교를 다니기에 사회성 발달에 좋다”는 거짓말을 하지 말자. “학교를 다니는 어린이와 푸름이”이 입과 손이 얼마나 거칠고 막되는 줄 모르나? 모르는 척하나? 아니, 아이를 학교에 밀어넣기만 할 뿐, 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되면 “아이하고 마음을 나누는 말”을 하루 1분조차 안 하기에, 참말로 그대 아이들이 얼마나 막말을 아무렇게나 어디서나 추레하게 늘어놓는 줄 모를 수 있다.


  졸업장학교를 다니든 안 다니든, 어버이가 언제나 아이하고 날마다 두런두런 자잘한 수다부터 깊이 파고드는 이야기를 두로 할 적에, 어느 집 어느 아이라도 ‘밝다(사회성 있다)’. 아이하고 말을 안 섞거나 ‘입시·공부 부담’만 들씌우는 굴레라면, 아무리 말을 섞는 듯 보여도 “아이어른이 암말도 안 한 셈”이다. 이를테면, “베네수엘라는 어떤 나라였을까? 베네수엘라에서는 이미 학교를 못 열어서, 베네수엘라 가난한 아이들은 길에서 떠돌거나 놀기만 하는데, 기름(석유)을 그토록 뽑아올려도 왜 나라는 가난하고 그곳 아이들은 배움길이 막혀서 일찌감치 텃나라를 떠나서 돈벌이를 찾아야 할까?” 같은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집에서 아이어른이 머리를 맞대고서 할 노릇”이다.


  사이치기(갭투자)로 길미를 거둬들이는 ‘아파트 투기’나 ‘환치기’나 ‘주식투자’나 ‘복권 요행수’가 아닌, “우리가 사람답게 살림하며 사랑하는 하루란 무엇일까? 그나저나 ‘사람’과 ‘사랑’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같은 이야기를 모든 집에서 모든 아이어른이 날마다 두런두런 말을 섞을 노릇이다. 이런 말을 두런두런 섞을 줄 안다면, 아이를 굴레(졸업장학교)나 늪(입시지옥)에 밀어넣더라도, 그 집은 아이어른이 느긋하면서 참하고 착하고 즐겁게 밝은빛(사회성)으로 온누리 누구하고나 어울리면서 아름답게 일하고 노래한다.


  삶길(지식)은 책에서만 얻지 않는다. 삶길은 삶에서 얻어야지. 삶길은 저마다 삶으로 지어야지. 여러 이웃이 지은 삶을 담은 알뜰한 책도 곁에 두되, 누구나 이녁 손으로 살림을 빚고 짓고 돌보고 가꾸고 일구고 심고 나누고 베풀면 된다.


  이제는 좀 눈떠야 하지 않나? ‘밝빛(사회성)’은 학교에 없다. ‘밝노래(사회성)’는 오직 ‘이야기’에 씨앗(말씨앗)으로 흐른다. 이야기하는 사람이기에 밝고 맑게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고 사랑을 지핀다. 이야기 안 하는 굴레와 늪이기에 그만 동무를 괴롭히거나 밟으려 한다. 이야기란 없이 굴레와 늪에서 허덕이니까 어느새 이웃을 깔보거나 놀리거나 수군거리거나 손가락질한다. 이야기 없이 집에서 멀뚱멀뚱 밥만 먹으니 도무지 별빛(사회성)이 싹트지 못 한다.


  우리는 누구나 별이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별이다. 우리는 누구나 별씨요, 별빛이다. 우리는 이미 빛(사회성)을 타고났다. 우리가 아기일 적부터 몸에 품은 빛을 그저 펴고 펼치고 나누면서 어깨동무하면 느긋하다. 굴레(졸업장)에서 뜬금없이 씨앗(사회성)을 찾으려고 하지 말자. 우리 마음에서 샘솟는 물줄기(사회성)를 기꺼이 나누면서 춤추고 노래하면 된다. 2026.1.28.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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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나한테 겉옷은



  이 겨울에 겉옷 없이 다니느냐고 타박하는 소리를 들을 적마다 빙긋 웃으며 대꾸한다. “안 더우셔요? 그렇게 둘둘 싸매면 어떻게 움직이고 무슨 일을 하나요?” 겹겹 싸매면 언뜻 따뜻해 보인다만, 어찌 걷고 어찌 아이를 안고 어찌 등짐을 메나.


  가만 보면, 몸을 안 쓰려고 두툼히 껴입는다. 안 움직이려고, 스스로 몸빛을 틔워서 일어나려고 안 하기에 지나치게 두르고 감싸고 덧씌운다. 뛰고 달리고 날고 놀고 노래하려면, 겨울이건 여름이건 가볍게 차린다. 겉으로 두껍게 덮을 적에는 몸소 피어날 기운을 가로막는다고 느낀다.


  나는 언제부터 얇게 긴소매 한 벌만 걸치며 겨울을 살아내는가 하고 돌아본다. 열두 살에 체르노빌 방사능비와 방사능유제품에 실컷 드러나서 호되게 앓는 한두 해를 보냈는데, 나도 언니도 마을아이 모두도 그때 그렇게 시달린 끝에서 내 몸이 하루아침에 바뀐 줄 느꼈다. 조금이라도 두껍게 입으면 얼굴이 벌겋게 달면서 온통 땀으로 젖었다. 한겨울에 땀으로 흥건한 옷을 자꾸 지켜보던 어머니는 두손들었다. 겉옷을 모두 치웠고, 얇게 입고서 지냈다.


  스무 살에 강원 양구 멧골짝에 깃들었다. 그곳 싸움터(군대)는 으레 -30℃에서 -40℃을 오르내렸고 칼바람이 무시무시했다. 불지기(야간경계근무)를 설 적에 -47℃까지 보았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얇게 살았다. 완전군장 훈련을 하는 겨울이면 미리 겉옷을 벗어서 등짐에 맸다. 난 싸움터에서 깔깔이를 아예 안 입었다. 그냥 동생(후임병)한테 줬다. 한겨울에는 눈썹에 성에나 고드름이 생기되 등판은 땀이 줄줄 흐르니 땅개(육군보병)는 다들 언앓이(동상)로 끙끙거렸다.


  추위를 타면 좀더 갖춰입을 수 있다. 그리고 ‘추위’하고 ‘겨울’이란 무엇일는지 곰곰이 돌아볼 수 있다. 어는 날씨란 무엇일까. 우리는 우리 몸에 찬바람을 한 줄기조차 안 받아들여야 즐거울까? 여름에 땡볕을 안 쬐어야 좋을까? 겨울에 찬바람을 안 먹기에 자꾸 아프고 앓는다고 살갗으로 느낀다. 여름에 뙤약볕과 불볕을 안 먹으니 자꾸 약에 기대며 죽어간다고 온몸으로 느낀다.


  해바람비를 머금어야 늘 싱그럽다. 여름은 여름볕과 여름바람으로 몸마음을 살린다. 겨울은 겨울눈과 겨울바람으로 마음몸을 일으킨다. 오늘날 숱한 아이어른은 철을 잊고 잃고 등지느라 나란히 앓으며 일찌감치 늙어간다고 느낀다. 해마다 봄은 봄을 먹고 여름은 여름을 먹고 가을은 가을을 먹고 겨울은 겨울을 먹기에, 사람빛을 밝히며 곱게 깨어나서 이 삶을 노래한다고 느낀다.


  해를 안 먹으니 처진다(우울증). 바람을 안 먹으니 싫어하고(불평) 좋아하는(팬덤) 굴레에 갇힌다. 비를 안 먹으니 늙는다(노화). 집을 풀꽃나무로 우거진 숲으로 짓지 않으니 생각을 안 한다(기계화+노예). 새를 곁에 품지 않으니 노래하지 않으면서 시샘(질투)에 갇힌다. 별없는 서울에서 안 떠나니 불질(분노)을 노상 퍼뜨린다.


  나한테 겉옷은 등짐이다. 내가 짊어지며 나르는 등짐으로 여름이 시원하고 겨울이 포근하다. 등짐에 담은 책을 읽는다. 살림짓는 하루를 곱씹으며 들숲메바다를 읽는다. 이미 읽은 책이 멧숲만큼 그득한데, 다시 새로 책을 장만하는 길을 나선다. 한겨울에 가벼운 차림새로 사뿐사뿐 걷는다. 2026.1.23.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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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22.

숨은책 840


《아웅산묘소의 증언》

 이기백 엮음

 합동참모본부

 1985.4.20.



  어린배움터 이름을 ‘초등학교’로 바꾸기 앞서인 ‘국민학교’이던 무렵에는 온나라 모든 아이들이 ‘반공웅변’을 해야 했고, 다달이 ‘반공독후감·반공표어·반공포스터’를 내야 했습니다. ‘산불예방 표어·포스터’라든지 ‘질서유지 표어·포스터’도 끝없이 쓰고 그려서 냈어요. 저는 푸른배움터(중학교)에서조차 이런 쓰잘데없는 짓에 품을 들여야 했습니다. 《아웅산묘소의 증언》은 1983년에 벌어진 일을 놓고서 나라에서 펴낸 알림책입니다. 1983년에 ‘반공 웅변·표어·포스터’에는 으레 아웅산 이야기를 넣어야 했습니다. 나중에는 이 알림책 91쪽에 나오는 대목을 누구나 달달 외워서 외치고 적어야 했어요. 알고 보면 이쪽(남한)이든 저쪽(북조선)이든 사슬나라(독재정권)이기에, 늘 우두머리 이름을 읊고 모든 칸(교실)에 우두머리 그림을 큼직하게 붙입니다. “1983.10.9. 북괴랭군만행의 실상과 우리의 결의”란 무엇일까요? 이제 우리는 1983년 그날 무슨 일을 누가 뒤에서 꾀했는지 밝혀야 하지 않을까요? 다만, 아웅산도 아웅산이되 2024년 무안나루 떼죽음부터 속내와 참모습을 제대로 밝혀서 차꼬에 넣을 벼슬아치는 얼른 치울 일입니다.


이때 각하께서는 사고 현장으로부터 약 1.5km 가까운 지점을 통과하여 묘소로 오시는 중이었다. 이상과 같은 우연한 몇가지의 이유가 각하를 몇분늦게 현장에 도착하시도록 하여 참상으로부터 무사하게 하였던 것이며, 이것이 우리의 영도자에 대한 하나님의 가호가 아니라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91쪽)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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