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푸른책


두걸음 ― 보금자리꽃

: 한식구·가정불화·가정폭력·집안일을 나누다



  ‘가정불화·가정폭력’는 무엇일까요? 이런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어쩐지 소름이 돋거나 무섭거나 싫거나 괴로울 수 있습니다. ‘한식구’나 ‘한지붕’이란 무엇일까요? ‘집안일’이나 ‘집살림’이란 무엇일까요? 낱말을 살짝 바꾸어 보아도 말결이 사뭇 다릅니다. 집안일을 어머니 혼자 맡거나 아버지 홀로 떠안아야 한다면 어머니도 아버지도 고단해요. 그렇지만 ‘일’이 아닌 ‘살림’으로 바라보면서 어머니랑 아버지가 함께 짓는 집살림이라 한다면, 여기에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어버이하고 사이좋게 사랑으로 가꾸는 집살림이라 한다면, 이 또한 확 다르리라 생각해요. 우리가 태어나서 자라고 살아가는 집안은 어떤 길을 갈 적에 즐겁고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재미나고 느긋하며 아늑할까요?


  집 안팎에서 불거지는 아픈 주먹다짐이나 매질이나 막말이나 막짓을 고스란히 다루는 그림책도 있습니다만, 이보다는 다른 결로 이 실타래를 바라보는 그림책을 함께 읽고 헤아리면 좋겠어요. 무엇보다도 ‘집’이란 무엇이고 ‘보금자리’란 무엇이며 ‘어버이’ 노릇이란 무엇이고 ‘살림’은 누가 어떻게 다스리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을 열 가지 추려 봅니다.



《펠레의 새 옷》

 엘사 베스코브 글·그림/정경임 옮김, 지양사, 2002.10.1.

 : 옷 한 벌은 어떻게 마련해서 나누면 즐거울까요? 옷을 사러 나들이를 가기도 하지만, 손수 옷을 짓기도 해요. 먼 옛날부터 누구나 집에서 어버이가 사랑으로 옷을 지어서 아이한테 입혔습니다. 옷을 지으려면 천이, 천을 짜려면 실이, 실을 자으려면 풀줄기나 솜털이나 양털이나 누에고치가 있어야 해요. 이 모든 길을 어린이가 손수 헤아리면서 스스로 옷을 짓는 길을 배울 수 있습니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이상경 옮김, 다산기획, 1994.9.1.

 : 한자말 ‘식구’는 “밥먹는 사이”를 나타내고, 한자말 ‘가족’은 “피를 나눈 사이”를 나타내며, 오랜말 ‘한지붕’은 “함께 지내는 사이”를 나타내요. 우리는 집에서 서로 어떤 사이일까요? 우리 사이를 새롭게 나타낼 이름을 지으면 어떨까요? 이를테면 ‘사랑지기·살림지기·삶지기’처럼 서로 지키는, ‘사랑님·살림님·삶님’처럼 서로 아끼는 뜻으로. 한집에서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그려 봐요.


《돼지책》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허은미 옮김, 웅진주니어, 2001.10.15.

 : 이제는 어머니 혼자 집일을 하기보다는 아버지도 함께 하고 어린이·푸름이가 함께 하는 흐름으로 달라진다지만, 아직 적잖은 어른은 ‘집안일은 가시내 몫’으로 여깁니다. 우리는 저마다 꿈으로 품는 길을 갈 적에 즐겁거나 아름답지 않을까요? 어머니는 집에서 어떤 자리인가요? 우리는 어머니하고 아버지를 어떤 눈길로 바라보나요? 그리고 어머니랑 아버지는 어린이·푸름이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요?


《어린 음악가 폭스트롯》

 헬메 하이네 글·그림/문성원 옮김, 달리, 2003.11.10.

 : 돈 많고 이름 높고 힘이 센 집안에서 태어나 ‘돈·이름·힘’을 물려받은 어린이·푸름이 앞날이 밝거나 걱정없거나 좋을까요? 우리는 굳이 어버이 살림을 고스란히 물려받거나 따라야 할까요? 다 다른 우리는 다 다르게 하루를 지을 만해요. 저마다 다른 우리는 스스로 즐겁게 노래할 길을 찾을 만해요. 나랑 너랑 다르기에 서로 동무가 됩니다. 다른 몸짓이며 숨결을 더 아끼고 싶으니 이웃이 되어요.


《산타클로스는 할머니》

 사노 요코 글·그림/이영미 옮김, 나무생각, 2008.12.17.

 : 으레 ‘산타 할아버지’처럼 산타라는 분은 사내 몫으로 여겨 버릇합니다만, ‘산타 할머니’라면 어린이한테 어떤 사랑을 베풀거나 나누려는 길을 가려나 하고 생각해 봐요. 할아버지 사랑도 아름다울 테고, 할머니 사랑도 포근할 테지요. 사내라서 파랑옷에 자동차 장난감만 받아야 할까요? 사내여도 얼마든지 꽃을 그리고 치마를 입고 인형놀이를 할 수 있어요. 어떤 몸이냐보다 어떤 마음빛이냐를 살펴봐요.


《승냥이 구의 부끄러운 비밀》

 기무라 유이치 글·미야니시 다쓰야 그림/양선하 옮김, 효리원, 2009.10.15.

 : 낳은 사랑이 있고, 돌보는 사랑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높거나 거룩하지 않습니다. 그저 다르면서 빛나는 사랑일 뿐입니다. 남한테 자랑할 만해야 하는 어버이가 아닌, 우리가 즐거우면서 상냥하게 마주하며 반길 어버이라고 느껴요. 새는 나무를 사랑하고, 나무는 새를 사랑합니다. 승냥이는 토끼도 다람쥐도 족제비도 사랑할 수 있고, 거꾸로도 매한가지예요. 모든 아이는 사랑을 받아 이 별에 태어납니다.


《난 자전거를 탈 수 있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일론 비클란드 그림/햇살과나무꾼 옮김, 논장, 2014.6.30.

 : 할 수 없는 사람은 없어요. 아직 때가 덜 무르익거나 철이 들지 않을 뿐입니다. 해내지 못하는 사람은 없어요. 바로 해내는 사람이 있고, 숱하게 고꾸라진 끝에 해내는 사람이 있을 뿐이지요. 때로는 끝내 못해도 좋아요. 아무 솜씨가 없어도 돼요. 굵은 나뭇가지에 줄을 매어 그네를 타면서 꽃내음을 맡아 봐요. 차근차근 바라보면서 한 걸음씩 내딛어요. 넘어져도 즐겁습니다. 새로 일어나 활짝 웃으면 돼요.


《바구니 달》

 메리 린 레이 글·바버러 쿠니 그림/이상희 옮김, 베틀북, 2000.7.15.

 : 오늘날 웬만한 집안은 가게에 가서 돈으로 사다가 쓰는 살림입니다만, 고작 쉰 해쯤 앞서만 해도 웬만한 집안은 스스로 짓는 살림이었고, 백 해쯤 앞서는 그야말로 거의 다 스스로 지어서 나누고 물려주며 오순도순 알뜰한 살림이었어요. 어린이·푸름이는 어떤 마음이며 손길을 물려받을 적에 기쁠까요? 어른·어버이는 어떤 사랑이며 숨결을 물려줄 적에 아름다울까요? 알뜰살뜰 가꾸기에 넉넉한 하루입니다.


《사과씨 공주》

 제인 레이 글·그림/고혜경 옮김, 웅진주니어, 2007.10.15.

 : 씨앗 한 톨을 심을 적에는 나무를 심는 셈입니다. 나무 한 그루가 우람히 크기까지는 열 해뿐 아니라 쉰 해가 훌쩍 지나야 합니다만, 나무를 심을 적에는 ‘오늘 누리는 열매나 꽃이나 그늘’보다는 ‘앞으로 한결 푸짐하게 나눌’ 보금자리랑 마을을 헤아린다고 할 만해요. 이 땅에 무엇을 심어 볼까요? 우리 마음밭에는 무엇을 심을까요? 그리고 동무하고 이웃하고 만나는 자리에는 무엇을 심어 보겠는지요?


《집안일이 뭐가 힘들어!》

 완다 가그 글·그림/신현림 옮김, 다산기획, 2008.9.30.

 : 어린 동생을 돌보는 언니는 듬직합니다. 갓난아기인 동생을 살살 안고 어르면서 노래하는 언니는 믿음직합니다. 우리는 모두 아기였어요. 우리는 모두 빛나는 넋으로 이 별을 두루 날아다니며 놀다가 우리 어버이를 찾아서 태어났어요. 우리가 자라는 동안 건사하는 어버이 살림길이란 무엇일까요? 집안일을 같이 해볼까요? 집살림을 함께 여며 볼까요? 힘이 드니까 어깨동무하고, 서로서로 도우며 웃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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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첫걸음 ― 어깨동무

: 평등·성평등·평화·민주를 나누다



  ‘평등·성평등’이나 ‘평화·민주’란 무엇일까요? 이런 낱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를까요? 오늘날 이 나라에서는 이런 낱말을 널리 쓰긴 합니다만, 이 말씨는 모두 일본사람이 한자말로 엮어서 퍼뜨렸습니다. 일본은 유럽 여러 나라 살림길이 일본보다 크게 앞선다고 여겨 낱낱이 받아들이려 했고, 이러면서 서양말을 일본말로 옮기려고 무던히 힘써서 ‘평등·평화·민주’ 같은 한자말을 엮었어요. 우리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이러한 일본 한자말을 고스란히 받아들였고, 이 말씨로 가르치고 배웠으며, 어느덧 삶터 곳곳에 이러한 말씨가 뿌리를 뻗습니다.


  이 말씨를 그냥 써도 나쁘지 않지만, 다섯 살 어린이한테는 모두 어렵기만 합니다. 열 살 어린이한테도 그리 마음으로 와닿을 만한 말은 아니지 싶어요. 그래서 저는 평등이며 평화이며 민주라는 얼거리를 ‘어깨동무’로 풀어내고 싶습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게, 서로 빙긋빙긋 웃으면서 수다를 떨며 걷는 매무새인 어깨동무예요. 따돌림도 괴롭힘도 아닌, 미움도 싫음도 아닌, 상냥하게 손을 맞잡고 다같이 어우러져 노는 어깨동무이지요. 이러한 어깨동무를 부드러우면서 사랑스레 나눌 만한 그림책으로 열 가지를 꼽아 봅니다.



《닉 아저씨의 뜨개질》

 마가렛 와일드 글·디 헉슬리 그림/창작집단 바리 옮김, 중앙출판사, 2002.4.10.

 : 뜨개질하는 아저씨하고 아주머니는 저마다 혼자 사는데, 날마다 기찻간에서 만나서 뜨개질하는 사이라지요. 어느 날 아주머니는 앓아누워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지 어려울 듯하대요. 이때 뜨개질동무인 닉 아저씨는 어떻게 하면 뜨개질동무인 아주머니가 기운을 차릴까 하고 생각하다가 여태 아직 뜬 적이 없는 새로운 뜨개질을 하기로 합니다. 뜨개바늘하고 뜨개실이 잇는 마음길이에요.


《손, 손, 내 손은》

 빌 마틴 주니어·존 아캠볼트 글, 테드 랜드 그림/이상희 옮김, 열린어린이, 2005.6.20.

 : 우리가 살아가는 푸른별에는 누가 이웃에 있을까요? 모든 나라는 날씨랑 철이 달라요. 눈이 잦은 곳이 있다면 비가 잦은 곳이 있어요. 무더운 곳이 있다면 서늘하거나 추운 곳이 있어요. 누구는 살갗이 까맣고, 누구는 살갗이 하얗거나 누르스름하지요. 키도 몸집도 모두 달라요. 이렇게 다 다른 사람들은 서로 어떤 손이요 손길이며 손빛일까요? 우리 손은 어느 때에 아름다이 빛날까요?


《미스 럼피우스》

 바버러 쿠니 글·그림/우미경 옮김, 시공주니어, 1996.10.10.

 : 이 땅을 살기 좋도록 가꾸는 길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돈을 잔뜩 벌어서 뭔가 세우면 이 땅이 살기 좋을까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시장 같은 벼슬을 얻으면 뭔가 이 땅을 바꿀 만할까요? 어린이·푸름이·아가씨·아줌마라는 길을 지나 할머니에 이른 럼피우스란 분은 할머니 나이에 이르러 비로소 깨달았다고 합니다. 온누리를 살기 좋도록 가꾸는 길은 바로 꽃씨 한 톨이요, 꽃씨 심는 두 손인 줄.


《토끼의 의자》

 고우야마 요시코 글·가키모토 고우조 그림/김숙 옮김, 북뱅크, 2010.11.30.

 : 토끼가 서툴어 보이는 못질을 콩콩 하더니 걸상을 하나 짭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고는 이 나무걸상을 큰나무 곁에 놓아요. 애써 짠 걸상인데, 숲마을에 사는 모든 숲동무가 나무그늘에 있는 나무걸상에 앉아서 다리를 쉬어 가면 좋겠다는 마음이라지요. 토끼는 그저 걸상 하나를 짜서 나무 곁에 놓았는데요, 이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상냥한 마음은 어떤 마음으로 잇닿을까요?


《붉나무네 자연 놀이터》

 붉나무 글·그림, 보리, 2019.5.1.

 : 모든 어린이는 신나게 뛰놀고 노래하려고 어버이를 찾아왔다고 여깁니다. 모든 어른은 마음껏 뛰놀고 춤춘 삶을 누렸기에 듬직하고 의젓하면서 포근한 마음을 아이한테 나누어 줄 만하다고 여깁니다. 우리는 어떻게 놀면 재미날까요? 어떤 놀잇감이 있으면 신버람일까요? 홀가분하게 뛰어놀고 노래하며 자란 마음에는 사랑이라는 꿈이 싹트기 마련입니다. 놀이가 노래가 되어 사랑으로 흐르기에 철이 들어요.


《작은 새가 온 날》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글/임은정 옮김, 프로메테우스출판사, 2002.8.30.

 : 콩 석 알이 있으면, 사람 한 알 새 한 알 벌레 한 알, 이렇게 나눈다고들 했습니다. 사람만 먹어야 하지 않아요. 옛날부터 흙살림을 여민 어른은 이런 뜻을 이야기로 엮어서 물려주었어요. 새가 있기에 벌레를 잡고 노래해요. 벌레가 있기에 새한테 잡히기도 하지만 꽃가루받이를 하는 나비로 깨어나요. 사람은 나비를 반기고 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누리면서 밭을 일굽니다. 서로서로 사이좋은 이웃입니다.


《내가 진짜 공주님》

 나카가와 치히로 글·그림/사과나무 옮김, 크레용하우스, 2001.9.1.8

 : 들판에서 들꽃을 엮으면서 들놀이를 즐기는 들꽃아이가 있다지요. 들꽃아이가 가시내라면 들꽃순이요, 들꽃아이가 사내라면 들꽃돌이입니다. 너른들에서 푸르게 일렁이는 풀빛이란 우리 마음을 달래고 몸을 다독이는 상큼한 빛이에요. 잘나거나 이름나거나 돈을 많이 거머쥐어야 되는 공주님이 아닌, 들꽃을 알고 들꽃을 누리며 들꽃하고 하나되는 마음이기에 바야흐로 아름다이 하루를 짓습니다. (한국 번역판은 ‘내가 진짜 공주님’이지만, 일본판은 ‘들순이’란 이름으로 나왔습니다)


《곰인형의 행복》

 가브리엘 벵상 글·그림/이정기 옮김, 보림, 1996.7.30.

 : 곰은 숲에서 날쌘돌이예요. 곰은 숲에서 으뜸이예요. 곰은 숲에서 벌꿀뿐 아니라 고기잡이나 열매찾기를 누구보다 잘해요. 곰은 숲에서 가장 빨리 달리고, 나무타기도 빼어나지요. 숲을 지키는 이는 바로 곰이라 할 만합니다. 어른들이 곰인형을 따로 지어서 아이한테 건네는 숨은뜻이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낡았다며 버려지는 곰인형도 많대요. 할아버지 한 분이 버려진 곰인형을 건사해서 고이 손질한대요.


《메리와 생쥐》

 비버리 도노프리오 글·바바라 매클린톡 그림/김정희 옮김, 베틀북, 2008.3.10.

 : 열두띠 가운데 첫째로 있는 ‘쥐’입니다. 쥐는 더럼이가 아닌데, 엉뚱하게 쥐를 더럽거나 나쁘다고만 여기는 흐름이 불거졌어요. 꾀바르기도 하고 장난꾸러기인 쥐입니다. 쥐도 사람하고 똑같이 오순도순 한지붕을 이루어 살아가고, 하루하루 새롭게 꿈을 꾸는 나날이에요. 쥐는 아이한테, 아이는 쥐한테 서로 동무가 된다는데, 어른들 눈치 때문에 좀처럼 둘 사이가 시원스레 트이지가 않더니 어느 날 …….


《엘리엇의 특별한 요리책》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글·레나 안데르손 그림/오숙은 옮김, 미래사, 2003.10.10.

 : 열 살이란 나이라면 손수 밥을 지어서 차리는 때입니다. 열 살쯤이라면 손수 밭도 일구고 나무도 돌보는 무렵입니다. 열살 언저리라면 손수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이야기고 엮어서 어버이나 동생한테 들려주면서 철빛이 무르익습니다. 우리는 어떤 밥을 먹나요? 우리는 사랑 담긴 밥을 먹나요, 아니면 어른이 해주는 밥을 조용히 받기만 하나요? 아니면 돈으로 사다가 먹나요? 손수 하기에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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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게게의 기타로 4
Mizuki Shigeru 지음, 김문광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너는 어떤 사람이니



《게게게의 기타로 4》

 미즈키 시게루

 김문광 옮김 

 AK 커뮤니케이션즈

 2010.2.18.



  놀이를 하는 아이는 풀꽃을 함부로 안 꺾습니다. 함께 노는 아이들은 나뭇가지를 함부로 다루지 않습니다. 풀꽃을 함부로 꺾는다든지, 발밑에 있는 풀꽃을 아무렇지 않게 밟고서 알아차리지 않는 어른이라면, 마음자리에 놀이가 없을 뿐 아니라, 동무랑 사이좋게 어우러지는 즐거우면서 상냥한 길을 모른다는 뜻이로구나 싶어요. 풀꽃을 마구 밟는 사람이면서 착한 마음이 될까요? 땔감으로 쓰거나 살림으로 건사할 뜻이 아닌 채 나뭇가지를 그냥 꺾거나 나무를 괴롭히는 사람이라면 참된 몸짓이라 할 만할까요?


  자가용을 모는 일이 나쁘다고 여기지 않으나, 아무 때나 깊이 생각하지 않고서 자가용을 타고내리기만 한다면 좀 달리 보아야지 싶습니다. 타야 할 적에는 타야겠지만, 여느 때에는 늘 걷고, 해를 머금고, 바람을 마시고, 풀벌레랑 이야기하고, 새하고 손짓을 할 줄 알아야 비로소 어른이지 싶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즐기지만 언제나 자전거만 타지 않아요. 웬만하면 걷습니다. 걸으면서 바람결을 느끼려 하고, 햇살이 퍼지는 흐름을 읽으려 해요. 자전거를 달릴 적에는 조금 더 빠르게 바깥일을 보려는 뜻입니다만, 자전거를 달리면서 땅바닥이며 옆마을 들판이며 하늘빛이며 멧자락이며 구름결을 더 곰곰이 마주하곤 합니다.



갓이 팔리지 않아 설떡을 살 돈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러다 날이 저물고, 눈이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할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가다가 넓은 들판에 접어들었을 무렵에는 혹독한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들판에는 지장보살이 서 있었다. “어이쿠, 이 눈보라를 그냥 맞고 계시니 얼마나 추우실꼬. 도롱이는 고사하고 삿갓 하나 없으시니.” 할아버지는 팔지 못한 갓을 지장보살에 하나씩 씌워 주었다. (8∼9쪽)



  잘 걷지 않는 사람하고는 어쩐지 나눌 만한 말이 얼마 없다고 느낍니다. 아니, 제가 늘 걷는 사람이라서, 저한테는 안 걸어다니는 사람이 사귈 만하지 않아요. 으레 자가용을 모는 분이라면 이분은 이분처럼 자가용을 모는 다른 사람이 이웃으로 지낼 만하며 서로 나눌 말이 있겠지요.


  저는 어른이란 몸으로 살림을 합니다만, 어린이하고 푸름이를 마주하는 자리에서도 매한가지예요. 즐겁게 걷거나 자전거를 달리는 어린이나 푸름이라면 서로 나눌 말이 많습니다. 풀꽃하고 노래하고 풀벌레하고 사귀고 푸나무를 어루만질 줄 알 뿐 아니라, 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멧새가 노래하는 뜻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어린이랑 푸름이하고는 하룻내 수다를 떨 만합니다.


  대학입시만 바라보는 푸름이하고는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손전화에 눈이 빠진 어린이하고도 따로 할 말이 없습니다. 맨손으로 냇물을 쓰다듬고 맨발로 풀밭에서 춤추며 놀지 않는 어린이나 푸름이라면 어쩐지 가까이하고 싶지 않습니다.



“떡은 어떻게 됐수?” “그만 갓을 하나도 못 팔았구먼. 그래서 어귀의 지장님께 다 씌워 드리고 왔네.” “그랬수? 갓이야 갖고 들어온다고 떡이 될 것도 아니고, 잘하셨수. 설은 무짠지랑 죽으로 보냅시다.” (10쪽)


‘기타로랑 얘기 좀 해봐야겠다. 마침 누리카베네 집에 놀러와 있으니까. 원래 요괴들은 옛날부터 이렇게 가엾은 사람들을 돕곤 했다구.’ (11쪽)



  풀벌레가 좋아해 마지않는 도깨비 ‘기타로’가 있다고 해요. 일본에서는 한자말로는 ‘요괴’란 이름을 씁니다만, 한국말로는 도깨비나 깨비라고만 하면 됩니다. ‘깨돌이’라고 해도 어울릴 기타로일 텐데, 깨비 사이에서도 기타로를 좋아하는 이웃이 한쪽에 있고, 깨비 둘레에서도 기타로를 멀리하는 이웃이 다른쪽에 있어요. 이런 이야기가 《게게게의 기타로》(미즈키 시게루/김문광 옮김, AK 커뮤니케이션즈, 2010) 일곱 자락에 흐릅니다.



“기타로라면 할 수 있을 거예요.” “기타로?” “기타로라고 왜 애들이 자주 얘기하잖아요.” “모르겠는데.” “아무튼 내가 편지를 써서 한번 부탁해 볼게요.” “나 참, 기타론지 뭔지 애들 말을 어떻게 믿는다고 그래.” (38쪽)



  깨돌이 기타로를 좋아하거나 반기는 다른 깨비는 상냥하면서 즐겁게 숱한 깨비뿐 아니라 사람이며 뭇목숨이며 푸나무하고 어우러지고 싶은 숨결입니다. 깨돌이 기타리를 싫어하거나 꺼리는 다른 깨비는 짓궂으면서 사납게 혼자 나대거나 돈바라기·힘바라기·이름바라기에 사로잡힌 숨결입니다. 같은 깨비가 아닙니다. 모두 다른 깨비입니다. 깨비나라 우두머리가 되고픈 깨비가 있고, 사람누리도 깨비 힘으로 거머쥐어서 이 별을 통째로 사로잡아 으뜸지기가 되겠노라는 깨비가 있습니다.


  착하게 살아가지만 ‘안 착한 사람들 등쌀’에 시달리는 사람을 가여이 여기면서 조용히 돕는 깨비가 있어요. ‘안 착한 사람들’하고 손을 잡고서 착한 사람을 들볶으면서 우쭐거리는 깨비도 있다지요.


  깨돌이 기타로는 이 틈새에서 춤을 춥니다. 고약한 깨비를 나무랍니다. 상냥한 깨비하고 동무를 합니다. 괘씸짓을 일삼는 깨비를 따끔하게 지청구해요. 고운 마음결로 눈부신 깨비를 만나면 저절로 웃음이 터지면서 같이 노래합니다.



“거울은 2천 년 이상 묵으면 저절로 물질이 변해 거울 속에서 운외경이라는 요괴가 나타난다고 했다. 하지만 말로만 들었지 직접 보는 건 처음이구나.” (132쪽)


“하지만 한국말도 모르고…….” “기타로! 무슨 소릴 하는 거냐. 요괴에 국경이 어디 있어! 당장 가 보거라. 요괴한테 고통 받고 있는 인간을 돕는 게 우리 사명이야.” (141쪽)



  우리는 어떤 사람인가요? 우리는 어떤 어린 나날을 보내면서 어떤 푸른 철을 가로질로서 어떤 어른 자리에 서는 사람인가요?


  너는 누구인가요? 나는 누구인가요? 우리는 누구인가요? 만화책 《게게게의 기타로》는 꾸준히 묻습니다. 깨비나라 숨결과 사람나라 숨결이 어떻게 어울릴 적에 서로 즐거울 만한가 하고 묻습니다. 사람나라에서 사람들은 어떤 얼개를 짜면서 보금자리나 마을을 가꾸려는 길인가 하고 묻습니다. 사람나라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어떤 살림을 보여주면서 스스로 철든 숨결로 땀흘리고 노래하느냐고 물어요.



‘인간들 손이 안 닿은 이런 원시림 속의 민달팽이가 제일 맛있어.’ (201쪽)


“저, 저건! 23년 전에 전쟁터에서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예요! 아버지는 남풍을 타고 섬을 넘고 넘어 23년이나 걸려 고국으로 돌아오신 거네요. 그리고 고아가 된 절 내내 지켜주고 계셨던 거예요.” 그 순간 요화의 꽃잎이 일제히 떨어지며 온 산을 붉게 물들였다. 넷은 정성스럽게 하나코의 아버지를 묻어주고 그 섬을 떠났다. (229쪽)



  오디졸임은 딸기졸임하고 맛이 다르고, 무화과졸임이나 살구졸임이나 포도졸임이나 능금졸임하고도 맛이 달라요. 졸이는 달콤수수는 매한가지일 테지만, 바탕이 될 열매는 저마다 달라 모든 졸임은 맛이 다르고, 결이며 빛깔이며 숨이 다릅니다.


  나무에 달린 열매를 그자리에서 톡 따서 누리는 맛이랑, 열매를 찬찬히 재워서 두고두고 누리는 맛은 저마다 달라요. 어느 쪽이 낫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다르게 맞이하는 맛이나 깊이도 너비도 서로 다르면서 즐겁습니다.


  솜씨좋은 어른이 척척 반죽을 해서 굽는 빵도 맛나겠지만, 아직 서툰 아이가 조물조물 반죽을 해서 굽는 빵도 맛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맛나다고 할 수 없지만, 한 가지는 달라요. 솜씨가 좋기에 척척 구워내면 한결 매끈할 테고, 아직 서툴기에 느릿느릿 구워내면 한결 오래 손빛을 담으며 투박합니다. 매끈맛도 투박맛도 몸이랑 마음을 함께 살찌우는 즐거운 기운이에요.


  어버이는 아이한테 손길을 물려줍니다. 어버이한테서 손길을 물려받는 아이는 제 마음을 새로 얹어서 한결 다르면서 알뜰한 손길을 일굽니다. 아이가 새로 일구는 알뜰한 손길을 바라보는 어버이는 그동안 물려준 손길을 새삼스레 가다듬거나 추스를 길을 엿봅니다. 아이가 스스로 살림을 짓는 손길이 되기까지는 어버이가 내도록 물려주기만 했다면, 어느새 아이 손빛이 어버이를 신나게 다른 길로 나아가도록 북돋우는 손놀림으로 피어납니다.


  삶이란 새롭게 짓는 손길을 모은 자리이지 싶습니다. 가로채거나 빼앗거나 거머쥐어서는 도무지 알 길이 없지만, 함께 가꾸거나 같이 짓거나 나란히 누리는 동안 차근차근 알아내면서 새롭게 살찌우는 길을 스스로 찾아내는 자리이지 싶어요. 



“그럼 전에 나로 둔갑해서 인어를 팔러 다녔던 게 네놈이었단 말이지.” “그래! 그러면 순진한 넌 반드시 여길 찾아올 줄 알았다. 자, 그럼 슬슬 먹어 보실까.” “먹어?” “네놈 고기를 먹고 더 강한 신통력을 갖고 싶거든.” (237쪽)



  마당에 나무를 한 그루씩 늘리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동안 마을숲에 나무를 한 그루 두 그루 아이 손으로 심도록 이끌면 좋겠습니다. 자가용을 댈 자리를 늘리느라 숲을 밀지 말아요. 자가용을 줄이고, 찻길을 줄이면서 다시 숲을 늘리기로 해요. 공장도 발전소도 군대도 이제부터 차근차근 줄여서 숲으로 자라나도록 하면 좋겠어요. 마을하고 마을 사이를, 고을하고 고을 사이를, 자가용이나 버스나 기차로만 이으려 하지 말고, 두 다리나 자전거로 천천히 오가는 숲길을 늘리면 좋겠어요.


  왜 찻길에 지붕을 안 씌울까요? 찻길마다 햇볕을 맞아들여 전기를 얻도록 지붕을 씌우면 좋을 텐데요. 왜 자동차에 지붕을 안 씌울까요? 자동차마다 햇볕을 받아들여 전기를 얻도록 하면 될 텐데요.


  나무를 심고 돌보고 어루만지고 타고놀면서 자라는 아이는 착하면서 참답고 슬기로운데다가 사랑스러운 어른으로 우뚝 선다고 느낍니다. 나무하고 동떨어진 채 자동차에 몸을 싣고 손전화를 들여다보다가 이런저런 시험문제를 풀어 대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라면 착한 길도 참한 길도 슬기로운 길도 사랑스런 길도 모두 등지고 만다고 느낍니다.


  풀벌레깨비인 기타로가 묻습니다. “넌 어떤 사람이니?” 나무깨비인 기타로가 묻네요. “사람은 어떤 숨결이니?” 숲깨비인 기타로가 다시 물어요. “푸른별에서 살아가려면 어떤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면 즐겁겠니?” ㅅㄴㄹ


#水木しげる #MizukiShigeru #ゲゲゲの鬼太郞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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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학의 시 2
고다 요시이에 지음, 송치민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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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물려주고 싶은 마음만 가꾸자



《자학의 시 2》

 고다 요시이에

 송치민 옮김

 세미콜론

 2009.12.15.



  나를 괴롭히는 이는 언제나 나 스스로입니다. 남이 나를 괴롭히지 못합니다. 곁에서 누가 우리한테 돈을 주기에 우리 살림이 넉넉하지 않고, 옆에서 누가 우리 돈을 가로채기에 우리 살림이 메마르지 않아요. 돈을 받아도 스스로 넉넉한 마음이 아니면 쪼들립니다. 돈을 가로채는 이가 있어도 스스로 넉넉한 마음이라면 고스란히 넉넉합니다.


  둘레에서 게걸스레 먹는 사람이 있어서 우리 배가 고프지 않아요. 둘레에서 무엇을 먹건 말건 쳐다볼 까닭이 없습니다. 저 사람이 저런 집에 살고, 그 사람이 그런 자가용을 몰고, 이 사람이 이런 이름값이 있다 한들, 우리랑 이어진 끈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저 사람은 저렇게 살라지요. 그 사람은 그렇게 가라지요. 이 사람은 이렇게 하라지요. 우리가 스스로 마음을 바라보지 못할 적에 휘둘려요. 우리가 스스로 마음을 가꾸지 않을 적에 아프거나 괴롭거나 힘들어요.



“아가씨, 배가 고픈 것 아냐? 다코야키 먹어라.” 먹으면 아버지의 빚이 늘어날 것만 같아서 손을 댈 수 없었습니다. (40쪽)



  모기가 물면 싫어할 수 있습니다. 모기를 싫어하는 나머지 모기 물린 자리를 벅벅 긁다가 부어오릅니다. 모기를 잡는다며 갖은 화학약품을 집안에 끌어들이다 보면, 어느새 모기보다 사람을 잡을 일이 되고 맙니다.


  모기가 물건 말건 쳐다보지 않으면, 모기가 한 방울조차 안 되는 피를 빨아먹고 갔어도 간지럽지 않고 붓지 않습니다. 우리 몸은 모기가 가져간 피를 고스란히 되살려 놓습니다. 가시에 찔린 자리도 어느새 사라지고, 나뭇가지에 긁힌 데도 조용히 아물어요. 가만 보면 우리 몸은 스스로 살아나는 힘, 또는 스스로 살려내는 기운이 대단합니다. 바깥힘에 기대는 흐름을 멈추고서 마음힘을 사랑하는 길로 접어든다면, 언제나 새롭게 피어나는 몸이 될 만하다고 느낍니다.



저는 초등학교 6학년. 아직 12살. 인생에 져버리고 말 것 같습니다. (78쪽)


나는 중학교 3학년. 열다섯 인생이 점점 더 무거워져서, 당장이라도 지고 말 것 같습니다. (120쪽)



  스스로 깎아내리는 마음으로 살아왔다는 사람이 걸어온 지난날하고 걸어가는 오늘날을 나란히 담은 네칸만화로 이야기를 엮은 《자학의 시 2》(고다 요시이에/송치민 옮김, 세미콜론, 2009)입니다. 묵직한 판으로 두걸음으로 이야기를 여미는데, 만화에 나오는 분은 어머니 사랑도 아버지 품도 느끼지 못한 채 힘든 나날을 보냈다는 생각에 스스로 파묻힙니다. 그런데 이분이 걸어온 길을 보면, 어릴 적부터 집안일을 도맡고 집살림까지 꾸려야 했으니, 집에서 노닥거리는 곁님이 툭하면 노름을 한다며 살림돈마저 거덜을 내니, 겉보기로는 ‘난 너무 못났어!’ 하고 스스로 깎아내릴 만하기도 하겠구나 싶습니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후지사와가 되고 싶어.” “바보. 너에게는 너만의 좋은 점이 있는데 말이야.” “지금 무슨 말 했어?” “아냐.” (172쪽)



  나한테는 돈도 없고, 멋진 어머니 아버지도 없고, 빚쟁이가 찾아오는 가난한 집만 있고, 한겨울에도 손이 얼면서 신문을 돌리면 술꾼 아버지가 일삯을 가로채서 술이나 마신다는 삶이었다지요. 이 삶은 어찌해야 좋을까요. 집이 집 같지 않은데 그냥 학교를 다니고, 그냥 술심부름을 하고, 그냥 눌러앉으면서 제살깎기를 하면 될까요.


  아니면 스스로 사랑하며 살아갈 집을 새롭게 찾겠다면서 ‘태어난 집’을 떠나 ‘보금자리가 될 집’을 두 손으로 일구겠다고 일어설 수 있을까요. 또는 우리 집 이야기를 둘레에 하면서 술꾼 아버지를 바꾸는 길을 찾아볼 수 있을까요.



“당신 진짜 나 같은 사람이라도 괜찮아요?” “좋아.” “여러 남자한테 버림받았던 여자예요.” “그 녀석들이 바보지.” “그것만이 아니에요.” “됐다니까.” (279쪽)



  우리를 깎아내리거나 괴롭히는 사람은 남이 아닌 바라 나라면, 거꾸로 생각해 볼 만합니다. 우리를 일으키거나 가꾸면서 사랑할 사람도 바로 남이 아닌 나예요. ‘제살깎기’라 하듯 ‘제사랑(나사랑)’입니다. 우리는 어느 길로든 갈 수 있습니다. 오래오래 제살깎기로 살다가 어느 날 불현듯 깨닫고는 ‘이 별에 태어난 이 삶을 제살깎기를 실컷 했으니, 이제부터는 나사랑을 해보자’ 하고 생각을 돌릴 만해요.


  옆집 사람이 우리 집 아이를 사랑해 주어야 우리 아이가 사랑스럽지 않습니다. 또래 아이들이 우리 집 아이하고 놀아 주어야 우리 아이가 잘 크지 않습니다. 내가 어버이라면 어버이로서 못나고 잘나고 따지지 말고서, 그저 온사랑이 되어 우리 아이를 보살피면서 함께 웃는 길을 찾으면 됩니다. 내가 아이라면 아이답게 뛰고 달리고 노래하면서 오늘을 한껏 누리면 됩니다.


  놀려고 태어난 아이입니다. 사랑하려고 되는 어른입니다. 놀면서 배우는 아이입니다. 사랑하면서 살림을 익히는 어른입니다.



엄마에게. 이 세상에는 행복도 불행도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를 얻으려면 반드시 뭔가를 잃게 됩니다. 뭔가를 버리면 반드시 뭔가를 얻게 됩니다. 단 하나뿐인,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는 어떨까요? (287쪽)


엄마, 이제부터는 무슨 일이 일어난대도 무섭지 않습니다. 용기가 생깁니다. 이젠 인생을 두 번 다시 행복이냐 불향이냐 나누지 않을 겁니다. 뭐라고 할까요? 인생에는 그저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단지 인생의 엄숙한 의미를 음미하면 된다고 하면 용기가 생깁니다. 엄마, 언젠가 만나고 싶어요. 엄마를 항상 사랑하고 있어요. (289쪽)



  제살깎기로 치닫던 분은 ‘나를 낳은 어머니 얼굴’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머니 얼굴이 떠오르지 않기에 ‘난 틀림없이 사랑 아닌 버림만 받은 아기였겠지!’ 하고 지레 생각했답니다. 그러나 이녁 몸에 아기를 밴 뒤, 그리고 이 아기를 낳은 뒤, 이 아기를 낳을 즈음 고등학교 적 마음동무를 오랜만에 다시 만난 뒤, 모든 생각을 확 뒤집기로 했다지요. 《자학의 시》란 만화책이 ‘제살깎기(자학) + 시’라는 이름을 붙인 뜻이 있겠지요.


  아파도 노래요, 기뻐도 노래입니다. 눈물이 흘러도 노래요, 웃음이 넘쳐도 노래입니다. 노래를 부르면 돼요. 노래하는 마음을 찾으면 돼요.


  먼먼 옛날부터 온누리 모든 수수한 어버이는 일하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일노래’예요. 아스라히 먼 옛날부터 모든 투박한 어버이는 일하며 고된 몸일지라도 아이를 품에 안고서 노래를 불렀어요. ‘자장노래’입니다. 어버이나 어른 곁에서 일노래하고 자장노래를 들으며 자라는 아이는 동무하고 놀면서 ‘놀이노래’를 불렀지요.


  누구나 노래입니다. 다같이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삶을 사랑하는 즐거운 마음이 흐르는 말씨(말씨앗)입니다. 눈물을 노래하면서 아프거나 힘든 하루를 달랩니다. 웃음을 노래하면서 기쁘거나 신나는 사랑을 북돋웁니다. 노래하는 사람은 사랑으로 나아갑니다. ㅅㄴㄹ



#책읽기 #책이야기 #자학의시 #고다요시이에 #세미콜론 #自虐の詩 #業田良家 #숲노래책읽기 #숲노래 #ごうだよしいえ #숲노래추천책 #숲노래아름책 #청소년만화 #푸른만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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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거리 뚝딱뚝딱 나래책 3
김휘훈 지음 / 그림책공작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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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니?



《하루거리》

 김휘훈

 그림책공작소

 2020.1.30.



  누구는 학교를 다니며 받는 ‘개근상’이 대수롭지 않을 만합니다. 그러나 고삭부리라는 몸을 타고난 아이라면 한 해 내내 학교를 안 빠지기란 너무 어렵습니다. 아주 고삭부리가 아니더라도 곧잘 끙끙 앓는 여린 몸이어도 개근상이란 까마득할 만합니다.


  저는 고삭부리인 몸으로 태어난 터라 툭하면 앓았고, 걸핏하면 드러누웠습니다. 겉보기로는 멀쩡한 듯하지만 몸 곳곳이 말썽인 채 태어났구나 싶더군요. 마흔 해가 조금 못 되는 지난날, 병원에서 의사가 그러더군요. “수술을 해도 완치될 가능성은 없지만, 수술을 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하고. 어머니는 의사 말대로 몸에 칼을 대려 하셨고, 저는 몸에 칼을 대기가 끔찍하게 싫어 꽤 오래 울며불며 매달렸어요. 몸에 칼을 대도 낫지 않는다면 몸에 칼을 대야 할 까닭이 없지 않을까요.



순자는 일만 했지 노는 걸 못 봤어.

늘 머리에 광주리를 이고 다녔지.

“쑥 사세요! 콩밭열무 사세요!”

나물해다가 골목골목 팔러 다니는 거야. (7쪽)



  학교나 마을에서 들려주는 옛이야기에서는 ‘옛날에는 집집마다 아이가 많아, 골골거리는 몸으로 태어나면 쉽게 버린다’고 했어요. 이런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른이 참 미웠습니다. 그 어른 스스로 얼마나 골골거려 보았기에 그런 옛이야기를 들려줄까요?


 그러나 그 옛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인지, 끙끙 앓으며 드러누워 죽는지 사는지 알 길이 없이 꿈에서 헤맬 적에 아스라한 옛날 모습이 머리에 환하게 떠올랐습니다. 꿈에서 본 모습인데, 골골거리는 동생 곁에 언니들이 둘러앉아서 걱정을 하지요. 골골거리는 동생은 ‘나는 곧 죽을 테니 난 안 먹어도 돼.’ 하면서 밥을 물리고 조용히 숨을 거둡니다.



날이 저물면 밀린 집안일은 좀 많아?

그러니 동무들은 마당에 멍석 깔아놓고

“야! 별똥 떨어진다!”

이래가며 노는데

순자한테는 그게

아주 딴 세상 얘기란 말이지. (11쪽)



  할머니가 들려준 삶이야기를 곰곰이 헤아려 새롭게 담아낸 《하루거리》(김휘훈, 그림책공작소, 2020)를 읽었습니다. ‘하루거리’를 놓고서 이야기를 엮은 그림책이라고도 할 만하지만, 이보다는 ‘하루거리’를 그림감으로 삼아 온갖 이야기를 한 올 두 올 엮었구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동무 이야기를 다룹니다. 다음으로 놀이 이야기를 다룹니다. 다음으로 들이며 숲 이야기를 다룹니다. 다음으로 살림 이야기를 다룹니다. 다음으로 마음이란 이야기를 다룹니다. 다음으로 마을 이야기를 다룹니다. 다음으로 꿈하고 사랑이란 이야기를 다룹니다. 다음으로 오늘 우리가 누리는 하루가 어떠한 길을 나아가느냐 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다음으로 별빛을 받으며 마음을 달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다음으로 삶하고 죽음 사이에는 오직 한 가지 빛줄기가 있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물할머니, 물할아버지! 순자 몸이

덜덜 떨려서 꼭 설맞은 닭 같습니다.

좀 낫게 해 주셔요.”

그런데 어째 순자가 조용한 거야.

“순자야, 너 잘 따라했지?”

“아니, 죽게 해달라고 빌었어.”

“뭐! 참말이니? 참말 죽고 싶어?”

“응…….” (20∼21쪽)



  그림책 《하루거리》는 ‘순자’란 아이를 둘러싼 마을살이 한 토막을 짚습니다. 이 그림책에 흐르는 마을을 보면 집집마다 풀로 이은 지붕이니, 이즈막에는 딱히 학교란 데가 없겠지요. 마을이 고스란히 학교인 셈입니다. 따로 아이들을 이끄는 교사란 어른이 없습니다만, 아이들은 서로서로 길잡이가 되고 길동무가 됩니다.


  엉뚱하다 싶은 길로 빠지기도 하지만, 뭔가 어그러지면 다시 머리를 맞대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해요. 가장 나은 길을 찾으려고 머리를 쥐어짜고, 무엇보다도 이웃집 동무하고 어깨를 겯고서 함께 놀고 함께 일하고 함께 꿈꾸고 함께 웃고 함께 떠들고 함께 낮잠을 자고 함께 별바라기를 하는 하루를 그리려고 합니다.



정혜는 순자를 자기네 집 뒷간에 밀어넣고 말했어.

“여기서 이 달걀을 다 먹어.

그럼 밤사이에 병이 뚝 떨어질 거야.”

동무들은 달걀 먹이려다 괜히 애먹이면 어쩌나 싶었지. (29쪽)



  어쩌다 보니 순자란 아이는 곁에 피붙이가 하나도 없습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집에 덩그러니 혼자입니다. 말을 섞을 사람이 없고, 말을 걸 사람이 없습니다. 때 되어 밥을 먹으라느니, 심부름을 하라느니, 몸을 씻으라느니, 옷을 빨라느니, 이부자리를 깔라느리, 이불을 개라느니, 마당에 비질을 하라느니 …… 잔소리도 군소리도 살림소리도 사랑소리도 노랫소리도 들려줄 사람이 없습니다.


  말을 걸어올 사람이 없으니 스스로 나서서 말을 할 일이 없습니다. 이런 나날을 보내는 순자는 마음에 한 가지 생각을 심어요. 바로 ‘죽음’입니다. 죽음처럼 사느니, 삶을 마감하고 죽음으로 가는 길이 낫다고 여깁니다.


  이때에 마을 또래는 순자한테 살그마니 다가가서 말을 섞어요. ‘하루거리’에 걸리지 않았나 걱정하면서, 또 순자하고 놀고 싶은 마음에, 또 스스로 배우고 살림하는 마을이란 터전을 얼결에 복닥복닥 가꾼다고 할까요.



그때 분이 눈에 하얗게 열린 박이 보였어.

“잠깐, 얘들아! 어디 참인지 볼래?

순자가 참말 죽고 싶은지 아닌지.” (41쪽)



  삶이 아닌 죽음을 바라는 순자라는 동무한테 마을 아이들은 무슨 말을 하거나 무엇을 해줄 만할까요. 그런가 하고 지나치면 될까요, 어른한테 이르면 될까요, 씨나락 까먹는 소리라 여기며 귓등으로 흘리면 될까요, 벼랑에서 등을 밀면 될까요?


  그림책 《하루거리》에 나오는 아이들은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서로서로 이야기를 하고 자꾸자꾸 이야기를 합니다. 어떡해야 할까, 순자랑 동무로 지내고 싶은데, 순자가 별똥도 함께 보고 나무도 함께 타고 온갖 놀이도 함께 누리면 좋을 텐데, 참말로 어떡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지요.



“어머, 순자 너 몸이 튼튼한가 보다.”

“그거 먹으면 다 죽는데, 너만 안 죽는댜 야.”

“우와, 순자 참말로 오래 살려나 보다!”

“다행이지 뭐야, 너 죽었으면 우린 어쩔 뻔했니?” (48쪽)



  그림책을 일군 분 할머니는 지난날 어떤 하루를 보내셨을까요? 그림님 할머니는 순자였을까요, 아니면 여러 마을 아이들 가운데 하나였을까요? 그림님 할머니는 어떤 눈빛에 마음으로 이녁 아이한테 옛이야기를 들려주었을까요?


  그림님 김휘훈 님은 어제를 바탕으로 오늘을 새로 들려주는 그림책을 갈무리했습니다. 마을 어른이 그냥그냥 보는 눈길이 아닌, 마을 아이가 차근차근 보는 눈길에서 피어나는 마음을 살짝 얹습니다. 근심걱정으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지만, 즐겁게 놀이하며 나무랑 별하고 가까이 지내는 하루가 얼마나 즐거우면서 놀라운가 하는 발걸음을 가만히 옮깁니다.


  흙빛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흙빛에 드리우는 별빛을 사랑하는 그림책입니다. 흙빛에 깃드는 빗물빛을, 냇물빛을, 바닷물빛을 꿈꾸는 그림책입니다.


  앓는 사람한테는 하루가 그지없이 길며 끔찍합니다. 몸앓이도 몸앓이일 테지만, 마음앓이로 힘든 사람한테 하루는 가없이 까마득하면서 쓸쓸합니다. 우리는 오늘 하루를 어떤 보금자리가, 마을이, 길이, 살림이, 사랑이, 노래가, 놀이가, 이야기가 되도록 보내는가요?


  낮에 나무를 타며 매실을 따다가 나무를 쓰다듬으면서 큰소리로 말했어요. “우리 집 나무는 참 튼튼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럽지.” 이 말소리를 들은 나무가 파르르 춤추면서 휘잉휘잉 바람을 불러서 머리카락을 쏴아아 날려 주더군요. 우리 입에서 터져나오는 모든 말은 오늘 하루를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기도 하는, 무엇보다도 사랑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별빛 같은 씨앗이 되는구나 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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