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마이리뷰 당선작

10점
아일랜드 어촌 마을 어떤 가족의 이야기 - 망고
<바다에서 온 소년>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떠올렸고 책소개를 대충 읽는 둥 마는 둥 하고 나서, 바다에서 온 소년이 뭔가 기적 같은 일을 벌이는 이야기인가 보다 하면서 구매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읽어보니 전혀 내가 예상했던 방향으로 가지 않았다. 이 소설은 아일랜드의 한 어촌 마을에서 살아가는 가족에 대한 생동감 있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우리 마을의 환경이 인상적이기는 했지만 엽서 속 풍경은 아니었고 우리는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했다. 바다라는 존재에서 영적인 기운을 느끼는 사람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

10점
다시 만날 수 있는 세계 : 양면의 조개껍데기 - 김초엽 - 키치
<양면의 조개껍데기>
SF 마니아는 아니지만 화제가 되는 책은 읽어보는 편이다. 호기심에 펼쳤다가 끝까지 못 읽고 덮은 책이 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건, SF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어렵다', '낯설다', '모른다'는 감각이 역으로 평소에 내가 얼마나 새로운 감각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지 깨닫게 하고, 더 나이 들기 전에 새로운 걸 배우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소설가 김초엽이 2025년에 발표한 세 번째 소설집 <양면의 조개껍데기>를 읽으면서도 비슷한 감각을 느꼈다.이 책에는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 있고, ...

10점
자연사박물관들이 전해주는 놀라운 사연, 의미, 과제 - 벤투의스케치북
<자연사박물관이 세계를 구하는 법>
자연사박물관을 지구 전체의 생물 다양성이 얼마나 경이롭고 중요한지 알리는 곳으로 생각하는 동물학자, 케임브리지대학교 동물학박물관 부관장인 잭 애슈비의 책이다. 설득력 있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진 저자는 자연사박물관과 미술관을 구별한다. 자연사박물관은 소장품 규모에서 미술관보다 훨씬 방대하고 전시에서 끝없이 다양한 주제와 엄청나게 긴 역사를 다루는 데도 보편적인 관람 코스를 짤 수 있을 정도로 비슷비슷하다. 저자는 말한다. 박물관은 중립적이지 않으며 자연과 닮지도 않았다고. 공룡에 쏠리는 관심이 과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룡에 흥미...

6점
식물에 대한 사실들 - 닷슈
<식물에 죽음은 있는가>
연휴 이틀째다. 요즘처럼 자극적인 쇼츠가 범람해 긴 글을 읽기 힘들어진 현대의 젊은 세대들에게 독서는 고역일 것이다. 그래서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독서는 인간의 좋은 휴식 행위 중 하나다. 물론 매우 읽기 어렵고 거기에 두껍기까지 한 벽돌 책을 본다면 그건 휴식이라고 보기 좀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가벼운 소설이나 약간의 지적 즐거움이나 감동을 주는 책을 보는 것이라면 그건 분명 휴식일 것이다. 책 '식물에 죽음은 있는가'는 가벼운 지적 즐거움을 주는 책에 속하는 것 같다. 책의 두께가 얇고, 식물에 대한 잘 모를만한 상식이 가볍...

10점
오독의 발견 - 낮에뜬별
<오독의 발견>
'오독'은 명백한 비난이다. "잘못 읽거나 틀리게 읽음"이라는 국어사전의 정의는 오독이라는 말 속에 변명의 여지가 없음을 선고한다. 학계에서 사용하는 좁은 의미로서의 오독도 그러하고(토론자에게 이 단어를 사용하며 방어를 시도하는 건 말이 안 된다. 학계에서 이 단어는 방패가 아니라 칼이다), 비유적인 의미에서도 오독은 좋게 받아들여질 여지가 거의 없다. 오독은 오해보다도 더 독한 비난이다. 오해는 그럴만한 정황과 맥락이 있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오독은 오로지 읽은 이의 편견이나 무식함에 기인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독서...

10점
진실과의 대화, 역사와 인간의 이야기 - lonefox
<전쟁과 평화 1~4 세트 - 전4권>
장대는 마음으로 투그리듯 읽어나가리라, 그렇게 마음 먹기까지 망설임의 시간도 꽤 흘러갔다. 바쁜 일상 속에서 의지를 다잡고 집중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 대한 의문도 있었지만, 톨스토이의 책을 진득하게 앉아 곱씹으며 읽지 않는 것은 뭔가 불경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 같은 강박증도 한 몫했던 덧 같다. 그럼에도 독서를 시작하게 한 힘은 순전히 작가가 드러내고 싶은 삶의 의미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어떤 열망의 추동이었다. 산란하는 가벼운 충고나 맥빠진 권고를 넘어서서 대문호가 포효하듯 쏟아내는 어떤 진실, 장문의 저작이 아니면...

"상거지보다 못하지 않은가. 저들이 강할 때 우리는 몸을 사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는 저들을 동정할 수 있다. 저들도 사람이다. 그렇지 않은가, 제군들?..중략..하지만 누가 저들을 이곳으로 불렀느냔 말이지. 자업자득이야. 개...자식들..."병사들은 아마 쿠투조프의 말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원수의 엄숙한 말로 시작되어 선량한 노인의 말로 마무리된 연설의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연설의 진심어린 의미는 전달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적에 대한 연민과 자신의 정당성에 대한 자각과 어우러진 위대하고 엄숙한 감정, 다름 아닌 노인의 이런 악의 없는 욕설로 표현된 바로 그 감정은 병사 한 사람 한사람의 영혼 속에 깃들었고 오래도록 그치지 않는 기쁨의 함성으로 표현되었다. - P377


10점
풀꽃과 나눈 이야기, 너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꽃이 되었다 - 서란
<풀꽃과 나눈 이야기>
야생화에 빠져서 하지도 못하던 등산을 하던 그런 시기가 있었다.남들은 산의 정상을 향해 무슨 나무가 있는지 무슨 꽃이 피었는지 보지도 않고 정상을 향해 힘차게 걸어 갈 때 난 천천히 내 호흡에 맞추어 걸으며 꽃을 찾고 이름을 찾아 보고 나무의 표피를 보고 만지며 작은 것에 힐링을 하며 펀러닝이 아닌 펀등산을 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그러다 한번은 야생화도 많이 찾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힘이 넘처 난다고, 내 한계보다 더 높이 올랐다고 내 최고점을 넘어 섰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차하는 순간에 하산시에 바위계곡에서 미끄럼사고가 일어나 ...

10점
선택과 책임 - 잠자냥
<야생 종려나무>
몇 해 전인가 빔 벤더스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감명 깊게 보았다. 이 영화에는 꽤 인상적인 인물이 등장한다. 도쿄 시부야의 화장실 청소부 ‘히라야마(야쿠쇼 코지)’가 그 주인공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 카세트테이프로 올드 팝을 듣고, 일터로 향해 누구도 감시하거나 보는 눈이 없어도 온 정성을 다해 공공 화장실 청소를 마치고 점심에는 간소하게 식사하면서 공원의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필름 카메라에 담는 그. 일을 마친 후에는 자전거를 타고 단골 식당에 가서 술 한 잔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헌책방에서 산 책을 ...

8점
과거라는 덫 - 꼼쥐
<카프네>
가정의달 5월을 맞는 사람들의 심리는 복잡하다. 차라리 어지럽다고 하는 편이 옳을지도 모른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은 물론 스승의날까지 모두 5월에 몰려 있는 것은 물론 기념일로 정해지기는 했지만 성대한 행사 없이 지나가는 바람에 국민 대다수가 모르는 성년의날이나 부부의날까지 포함하면 5월은 그야말로 가정의달이 아니라 기념일의 달이 되고 만다. 이렇게 많은 기념일이 있으니 5월은 매일매일이 기쁨으로 가득해야 하겠지만 사람들의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얄팍한 지갑에 비해 지출해야 할 돈은 꽤나 버겁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 몰...

10점
1929년의 경제 불황의  그림자가 전 세계로 몰려오고 있다. - scott
<1929>
1921년 43세에 내셔널 시티 은행 수장이 된 찰스 미첼은 금융업은 지나치게 신비하게 포장됐다며 평범한 대중을 투자자로 끌어들이는 새로운 비전을 공표했다.미래 증시 상황을 기이할 정도로 낙관했던 찰스 미첼은 소액 예금자에게 대출을 확대해 주식 투자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당시 고위험 자산으로 평가되던 전기·가스 등 신산업 기업의 채권과 주식 판매에 내셔널 시티가 안전을 보증한다는 단서를 붙이자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금세 불이 붙었다.자동차, 세탁기, 라디오 같은 신기술도 잇따라 보급되었고 대규모 공장 가동으로 생산직에서 ...

8점
[마이리뷰] 내 어머니의 자서전 - 곰돌이
<내 어머니의 자서전>
읽고 싶은 책이 계속 늘어나다 보니, 이왕이면 대략 짐작되는 이야기는 조금 미뤄두고, 새로 알아가는 즐거움 쪽으로 마음이 더 뺏기곤 한다. 그럼에도 가끔은 이미 알고 있는 세계로 다시 들어가게 만드는 소설이 누구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는 저메이카 킨케이드의 소설이 그런 쪽에 가깝다. 카리브해의 풍경, 남보다 못한 애증의 혈연, 식민지 경험의 흔적. 어떤 이야기일지 어렴풋이 짐작하면서도, 그 문장만큼은 쉽게 지나칠 수 없기 때문이다.죽음보다 더 깊은 고통을 마치 당연한 일상처럼 풀어내는데도, 어떤 문장들은 아름답게 느껴지기까지 ...

10점
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 / 미사이트센 소설 - 구름모모
<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
삶을 살아내고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죽음을 작가는 89세 '보'라는 화자를 통해서 이야기가 전해진다. 오늘 아침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을 자각하지만 들키고 싶지 않아서 재택 요양보호사에게 숨기기도 한다. 천식약, 심장약을 복용해야 하고 아내는 치매로 요양원에 가면서 그는 아들 '한스'의 지원을 받으면서 애완견 개와 함께 생활중이다.​​개 산책조차도 힘겨워지면서 아들 한스와 개를 두고 기싸움을 벌이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노인 보의 심리적 상황들이 전해진다. 보가 지금 개를 이렇게 집요하게 포기하지 않고 함께 생활하려고 하는 이유는...

돈을 벌어서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그가 지금은 얼마나 자유롭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 P139


8점
[마이리뷰]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 물감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리커버 에디션)>
어릴 때는 시간과 건강이 있지만 돈이 없어서 힘들고, 커서는 돈이 있어도 건강과 시간이 없어서 힘들다고 합니다. 과연 옛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는 듯하네요. 물론 저는 건강, 시간, 돈 전부 다 없지만요. 아무리 운동을 하고 몸 관리를 해도 체력이 좋아지는 건 모르겠고요, 그래서 줄곧 해왔던 독서가 더 이상 취미처럼 느껴지질 않는 달까요. 이럴 거면 차라리 벽돌책이나 읽자 싶어 고른 에밀 졸라의 작품을 무려 한 달도 넘도록 붙잡고 있더랬습니다. ‘루공-마카르 총서‘를 뽀개기로 한 이상 언젠가는 읽어야 했을 책 들인데, 여전히 졸라의...

8점
아그네스 그레이 - 앤 브론테 - Breeze
<아그네스 그레이>
#아그네스그레이 #앤브론테 #윌북 브론테 자매 중에서 유일하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가 앤 브론테다. 고전문학전집 중에서도 눈에 띄지 않았다. 최근에 출간된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을 읽은 후 『아그네스 그레이』도 읽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책이 두 권이나 되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고전문학이면서 현대의 사회상을 그대로 담은 듯한 작품을 읽으며, 앞서가는 생각을 가진 작가는 다른 법이라고 생각했다. 아그네스는 가난한 목사인 아버지, 그와 결혼하기 위해 재산을 포기하고 집을 나온 대지주의 딸인 어머니, 언니...

6점
나와 비슷하지만 다른 누군가의 오후를 들여다 본 것일 뿐 - 안녕반짝
<오후의 마지막 잔디>
책장을 여는 순간 낯이 익었다. 책날개에 익숙한 작가와 그린이 소개를 보는데 너무 익숙했다. 그제야 책 제목을 다시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다 내 블로그를 검색했다. 분명, 이 책의 단행본은 없어서 신간인 줄 알고 구입했는데, 검색결과에 『중국행 슬로보트』 단편집에 실려 있던 작품이었다. 이미 읽은 책을 또 구입한 모양이었지만 안자이 미즈마루가 오로지 이 소설을 위해 20편의 일러스트를 실어 따로 출간한 책이라고 하니 다시 읽어보기로 했다. 안자이 미즈마루의 타계 10주년을 맞아(2024년) 온전한 한 권의 책이 탄생했으니 그것 또한...

8점
안녕이라 그러려고 - 건수하
<안녕이라 그랬어>
읽을까 말까 하다가 손석희 씨와의 인터뷰를 보고 나서 읽었다. 인터뷰 내용은 좋았고, 많이 생각하고 나왔고 고심해서 표현을 골랐다는 느낌을 받았다. '질문들' 이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어서 원래 이 정도로 진지한 프로그램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본인의 작품에 대한 설명, AI에 대한 생각, 이미지가 중시되는 지금 시대의 글에 대한 관점 등이 흥미로웠다. 책을 읽고 나서는 인터뷰가 더 좋았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는 허영, 질투, 위선이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그것 또한 인간적인 것이라고 독자가 위로 받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나는 ...

10점
공존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때 - 하이드
<호랑이는 숲에 살지 않는다>
보전생물학 : 인간과 동식물이 서식지를 지킬 수 있게 하는 실천적 학문보전생물학이라는 학문을 이 책에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보전생물학은 단순히 동물을 연구하고 보존하는 학문이 아니라 인간이 동식물과 그 서식지를 함께 지켜나가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가진 실천적 학문이라고 한다. 저자에게 보전생물학의 정신은 "사랑과 호랑이의 공존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 이다. 멸종 위기의 생물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파괴되는 생태계를 보호하고, 복원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개입하여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보존과 복원, 그리고 ...

8점
생태설화로 만나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 - kinye91
<아시아 생태설화>
설화라는 한자어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으면, 이야기라고 하면 된다. 여기에 옛이야기라고 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우리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고, 또 이야기를 하면서 지내왔으며,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하면서 살아가니까.이야기는 우리들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고,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알게모르게 무언가를 배우게 된다. 자연스레 배우게 되는 것들 중에 환경에 대한 것이 있다. 물론 이 책은 환경이라는 말보다는 생태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생태라는 말에는 관계가 포함되어 있다. 어느 한 존재가 다른 존재를 억압하는 것이 ...

10점
약자가 약자인 채로 존중받는 사회 - 바람돌이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위하여>
자본주의 이전의 사회에서는 노동과 돌봄이 분리되지 않았고(정확하게는 분리될 수 없었고) 자본주의는 이 2가지를 공간적으로 완벽하게 분리해버렸다. 시장은 돌봄을 노동(급여를 받아 가치를 창출하는 시장에서의 노동)에서 쫒아내벼렸고, 따라서 돌봄은 가족애라는 신성 명제의 등장과 함께 온전히 여성의 의무로 규정되어 버렸다. 우리 사회에서는 오빠나 남동생의 대학 진학을 위해 딸이 10대 초반부터 공장에 가서 돈을 버는 K장녀 신화의 등장, 며느리가 된 여성이 병든 시부모나 남편을 봉양하는 효부 신화같은 것들이 노동을 노동이 아닌 것으로 인식...

8점
서사의 지루함을 숭고한 사유로 치환하는 소설 - yamoo
<몽유병자들 -상>
​문학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안온한 휴식보다는 지적인 투쟁에 가깝다. 특히 베르그손의 ‘지속’이나 ‘기억’의 문제를 조형적 언어로 고민하는 나에게, 헤르만 브로흐의 <몽유병자들>(2010, 열린책들)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거대한 철학적 텍스트로 다가온다. 밀란 쿤데라가 이 작가를 그토록 상찬했던 이유는 분명하다. 브로흐는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을 인식론적 차원까지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8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삼부작은 분명 읽기 녹록지 않은 ‘고역’의 시간을 요구하지만, 그 시간을 견뎌낸 자만이 맛...

10점
#캐롤라인 냅 #드링킹, 그 치명적인 유혹 - bookholic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
사랑하는 딸과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아빠가 몇 년 전에 인상깊게 읽은 책 <명랑한 은둔자>의 지은이 캐럴라인냅의 또 다른 대표작인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이라는 책이란다. <명랑한 은둔자> 책에서도 <드링킹, 그치명적 유혹>이라는 책에 대한 언급도 있어서 찾아보았다가 책 표지가 너무 유혹적이라서 그 유혹에빠져서 책까지 구입하게 되었구나. 이 책은 알코올 중독에 빠진 지은이가 중독을 극복하는 과정을 이야기하는것으로 아는데, 책 표지의 그림만 보면 오히려 술을 먹고 싶게 만...

다른 사람이 진정한 버전의 나를 눈치채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파티장이나 술집에서 다섯 잔째 와인을 기울이는 나를 본 사람들도 그지 조심스러운 사람이 어쩌다 긴장을 풀고 조금 흐트러지는 정도로 여겼을 뿐이다. 친한 친구들은 내 눈을 보면 술에 취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내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눈빛이 흐릿해지는 것이 보이면, 내가 내 속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걸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약간 비틀거리거나 평소마다 목소리가 조금 커져도 사람들에게 취했다는 말을 듣는 적은 거의 없었다. 나는 조용하고 얌전하게 술에 취했다. 어수선해지는 건 내 머릿속일 뿐이었다. - P34


8점
세상에 넘쳐나는 초가공식품 - 희선
<초가공식품, 음식이 아닌 음식에 중독되다>
초가공식품의 공식 과학 정의는 아주 길지만 짧게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비닐이나 플라스틱으로 포장되어 있고 표준 가정 부엌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성분이 한 가지라도 들어 있다면 초가공식품이다. 여기에는 우리한테 ‘정크푸드’로 익숙하게 알려진 것이 많지만 유기농 식품, 방목 식품, 윤리 식품이라는 것에는 초가공식품이 많다. 이런 제품은 건강에 좋다거나, 영양이 많다거나, 환경 친화라거나, 몸무게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명목으로 팔리기도 한다(내 경험으로 보면 포장지에 건강에 이롭다고 적혀 있는 음식도 대개 초가공식품이다). (&...

10점
‘우리’라고 부르기 위한 피와 뼈의 목소리 - 비의식
<우리 세희>
부패한 윤리의식 갱신을 위해, ‘우리’ 라고 부를 수 있기 위해 “그들이 내게 들려 준 이야기는 고스란히 내 몸 안에 새겨져 있다.숨이 멎는 날까지 내 피와 뼈에 저장된 그들의 이야기는 단 한 줄도 분실되지 않으리라.” -116쪽 “‘우리’ 세희, 함께 기억하기 위하여”라는 조해진 작가의 말에 담긴 지향(指向)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새록새록 깊숙이 내 마음에 스며들었다. ‘우리’라고 말하여야 하고 말 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감히 타인이 껴안아야만 했던 고통의 내밀함에 공감할 수 있는...

10점
니체를 생각하며 - 강나루
<니체 읽기의 혁명>
'신은 죽었다.'라 말하며 초인이 되라고 강하게 말하는 철학자 니체! 강해보이는 그는 아픈 사람이었다. 젊어서 교수가 되었기에 연금을 받으며 집필에 몰두할 수 있었으나, 두통에 시달려야만했고, 매질받는 말을 몸으로 끌어앉으며 쓰러져서는 10년 동안 정신병원에 정신적 사망상태에서 살아야만했다. 그에 대한 애처러움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니체 읽기의 혁명'이라는 책에 다시 손이간 것도 이때문이다. 니체의 글을 읽으며 아픈 그를 위로하고 싶었다. 니체의 말은 강하다. 그에 말에는 힘이있고 시대의 금기에 주저하지 않고 맞서는 당참이 있다...

8점
소설을 쓰고자 마음 먹은 당신에게 필요한 한 권의 책 - 고전파
<소설 쓰고 앉아 있네>
소설을 쓰고자 마음 먹은 당신에게 필요한 한 권의 책학창 시절 급식실에서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난 이 반찬을 제일 좋아해."그 말을 들은 친구는 물었다."너 어제는 다른 반찬을 '제일' 좋아한다고 했잖아?"아마 이때부터였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어떤 분야에 있어서든 '이건 정말 최고다.'라는 식의 표현을 최대한 지양하려고 노력한다. '제일', 그리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최고'와 같은 비교 형용사는 다른 모든 것들을 배제한다. 단 하나의 대상을 최고라고 확정짓는 순간, 다른 모든 것들은 최고 미만의 것이 되어버리니까....

10점
[마이리뷰] 질병, 낙인 - 거리의화가
<질병, 낙인>
당신은 한센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과거 문둥병, 나병이라고 불렸던 단어에 더 익숙하지는 않은가? 혹시 한센병의 발병 모습으로 감염력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한센병은 감염병이지만 실제 감염력이 상당히 약해 감염자와의 접촉횟수, 면역력에 따라 발병률이 달라진다. 솔직히 나는 한센병이라는 단어보다는 나병이라는 단어에 더 익숙했다. 소록도라는 곳에서 병을 치료하는 환자들이 있었는데 환경이 상당히 열악해 문제가 있었다 정도만 인식하던 세대였다. 1980년대만해도 2만 7천여 명에 달했던 한센인이 있었다는데 대다수가 시설에...

8점
“생애 전환에 동의하십니까” - 페넬로페
<찰스 부코스키 타자기>
‘찰스 부코스키’의 작품을 아직 읽지 않아 작가에 대해 잘 모른다. 어쩌면 앞으로 그의 작품을 읽지 않을 수도 있고, 읽더라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어떤 소설의 제목에 ‘찰스 부코스키’라는, 살아있는 작가의 이름이 들어 있어 흥미로웠다. 『찰스 부코스키 타자기』는 순전히 제목 때문에 읽은 책이다. 박지영 작가에게 ‘찰스 부코스키’가 주는 의미는 무엇이며, 왜 제목에 그의 이름을 넣었는지 궁금했다. 사실 『찰스 부코스키 타자기』를 읽다보면 ‘찰스 부코스키’보다 ‘타자기’가 더 중요한 단어라는 걸 알게 되지만 왜 하필 찰...

6점
매 순간의 상처, 한순간의 죽음 - 레삭매냐
<브로덱의 보고서>
프랑스 출신의 작가 필립 클로델의 <브로덱의 보고서>를 읽었다. 보통 빠른 호흡으로 책을 읽곤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며칠 동안 <브로덱의 보고서>를 들고 있으면서 예전과는 다른 느린 호흡의 독서를 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물론, 책에 담긴 내용이 무거우면서도 워낙에 진중한 탓이라고나 할까? 전쟁과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브로덱에게도 세상살이란 역시나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브로덱의 보고서>는 분명히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어쩐 이유에서인지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을 의도...

8점
스탠바이 - 나비종
<나의 완벽한 장례식>
아직 다가오지 않을 미래, 지금의 나와는 무관한 사건, 설령 온다 해도 닥치듯 다가오지는 않으리라. 오랜 시간 죽음은 내게 이런 의미였다. 가족, 지인들에 둘러싸여 침대에 누운 주인공이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고 마지막 말을 남긴 다음 자연스레 눈을 감는 드라마 속 장면이 현실과 닮아 있다 여겨온다. 삶의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을 고요히 직시할 기회가 다만 몇 분이라도 주어지리라 착각한다.폐암 말기의 만 87세 노인. 3개월~6개월 정도로 보던 닥터의 예측을 과신한 나는 최대치의 잔여기간으로 시곗바늘을 맞춘다. 2개월 9일 만에 다가...

10점
다채로운 아프리카 - 불청객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우리는 세상을 서양인의 시각에서 본다. 그리고 그 시선은 도식적이고 기계적이다. 많은 경우 우리의 시선과 생각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우리 스스로는 그걸 못 느낀다. 다양하고 다층적이고 불규칙적인 세상이 불편하기에 우리는 종종 규칙적이고 정합적인 이론의 틀 안에 세상을 억지로 끼워 넣으려고 하고, 그것이 맞춰질 때 우리는 안도한다. 실제는 그게 아닐지라도.'모든 것의 새벽'이란 책에서 인류의 발달이 '국가'라는 중앙집권체계를 향한 기계적이고 필연적인 '발전'의 결정론이 아니라 다양하고 역동적인 '선택'의 결과였다고 이야기하는 것처...

8점
우리 시대의 ‘악령’은? - 그레이스
<악령 - 하>
작가의 생각에 의문을 갖게 하는 지점이 많았던 소설이다. 한편, 도스토옙스키가 ‘페트라솁스키 서클’에 연루되어서 겪은 극적 경험, 사형수와 유형수로 겪은 고통은 이 작품에도 역시 짙게 배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평생을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 생각된다. 1869년 네차예프가 자행한 살인사건으로부터 소재를 얻고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 그는 니힐리스트이며 유럽의 인터내셔널, 바쿠닌 등 무정부주의자들과 교류가 있었고, 모스크바에 비밀결사를 조직했던 인물이다. 1860년대 러시아에서 니힐리스트는 모든 사상, 의...

8점
드러나는 날 것의 삶 - Falstaff
<뜨거운 피>
. 2년 전에 네미롭스키 선집의 1번으로 출간한 《무도회》를 재미있게 읽고 네미롭스키를 더 읽어봐야겠다, 마음을 먹었다가 금세 잊은 적 있다. 이번달에 책을 읽다가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이 여행 중에 늘 가지고 다니지만 정작 집중해 읽지는 못하는 책이 네미롭스키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인지는 나오지 않는다. 아차, 아우슈비츠에 끌려가 도착 며칠 만에 디프테리아에 걸려 죽은 이이를 그동안 잊고 있었구나. 그리하여 단박 읽기로 결정한 것이 저번에는 소설집이었으니, 이번엔 장편소설 <뜨거운 피>였다. 주인공 화자의 이름은 ...

8점
[돼지 목에 사랑]빈곤에 대해 말하기 - 다락방
<돼지 목에 사랑>
얼마전에 SK하이닉스 주식을 샀다. 너나 할것 없이 주식 얘기를 하고 뉴스에서는 매일 코스피 지수가 나오고, 하이닉스 성과금이 얼마래, 주식이 3백까지 갈거래, 하는 말들 속에, 나만 하이닉스 주식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했던 터였다. 그래도 단가가 너무 높은데, 그래도 사도 될까, 망설이다가,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1,688,000원에 두 주를 샀다. 내가 사자마자 주가는 떨어졌고, 내가 바보같이 이걸 왜 샀을까, 나만 SK주식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가졌지만 마이너스 치는 사람이 됐네, 나는 역시 주식으로 돈 벌기는 ...

8점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 thddus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나는 이 책의 제목이 꽤나 명랑하게 읽혔는데, 이 이야기를 다 읽고서는 이토록 내용과 잘 어울리는 제목의 "명랑함"이라니 하는 생각이 제일 처음 들었다.누군가를 내가 돌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그를 위해 나은것인지 아닌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명랑“함이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왜 저 단어를 생각나게 했을까. 제목때문만은 아닌듯.이시봉이라는 개를 키우고 있는 나. 나는 타인이 보기엔 그저 주저앉아있는 하루라도 술을 먹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런 나와 이시봉이...

10점
오랑의 페스트 연대기로 본 실존적 나침반 - 자성지
<페스트 (컬러 명화 수록 무삭제 완역본)>
2020년대 초반,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의 창궐은 인류가 이룩해 놓은 견고한 일상을 단숨에 뒤엎으며 아비규환의 세상을 만들어버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소한 존재 앞에서 거대한 문명은 속수무책으로 흔들렸고,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된 방역 대책들은 역설적으로 인간과 인간 사이의 거리를 멀어지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마스크 뒤로 얼굴을 숨긴 채, 외부인과의 접촉을 극도로 통제하며 안으로 잦아드는 고독의 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순간, 비감염자들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명목하에 '격리 수용...

10점
이 시대에 이토록 따뜻한 공고선생님이라니! - 폭설
<공고 선생, 지한구>
시간은 빨리 흘러 나의 아이들은 둘 다 이십대 중반을 넘고 서른을 향해가고 있다. 한때 <오마이뉴스>에 자주 글을 올리곤 하던 시절은 아이들이 초등학생일 때였다. 때론 방목과 방임 사이에서 나 몰라라 하는 나의 교육관을 두고 당시 현직 교육 관계자인 분의 댓글은 복선 같은 느낌이 들어 흠칫했는데 결론은 그분의 말씀을 사실로 확인하는 결말을 맞았다.정확한 말씀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학습에 있어서 초기에 적절히 개입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공부에 손을 놓는다고 하였다. 즉 공부는 초기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 댓글을...

10점
[과학하는 인간의 태도] 과학의 목표 - 단발머리
<과학하는 인간의 태도>
카를로 로벨리의 네 번째 책이다. 라고 쓰고 찾아보니 다섯 번째였다. 로벨리의 다섯 번째 책이다. ​로벨리의 책을 읽을 수 있는 이유는, 적어도 찬찬히 따라갈 수 있는 이유는 그의 글이 과학자의 글 치고는(?) 철학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모호한 개념의 나열과 단어의 향연으로서의 철학이 아니라, 우리네 삶, 우리의 현실과 그가 말하는 물리학이 기묘하게 겹쳐지는 지점을, 그는 정교하게 포착한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사물의 속성은 다른 사물과의 상호작용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죠. 양자론은 사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

8점
이상하고 무용한 양자역학 공부 - cyrus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양자 책>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의 시「두 번은 없다」 중에서 -물리학자들은 평생 양자역학을 공부해야 한다. 박사 학위를 받은 물리학자가 양자역학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학생이 된다. 양자역학은 물리학자들을 바보로 만드는 이상한 학교다. 모든 자연현상을 일정한 인과관계에 따른 법칙으로 설명하려는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 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꺼린다. 왜냐하면 양자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

8점
교복 위에 작업복을 입었다 - 박조건형
<교복 위에 작업복을 입었다>
교복 위에 작업복을 입었다(허태준)수능이 끝나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올때면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광고 문구를 흔하게 보게 된다. 그런데 수능을 보지 않은 학생들이 그 문구들을 볼때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공고, 상고, 마이스스터고를 간 학생들은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그들도 나름대로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 각종 자격증을 따고 밤늦게 공부를 하거나 일찍직장에 들어가 그 직장에 녹아들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을 했는데, 그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 없는 존재로 취급받는 기분이지 않았을...

10점
나의 작약이 그러하듯이 - 자목련
<작약과 공터>
5월은 불안한 시간으로 채워졌다. 원인을 알 수 없었던 불안이 아니었다. 하지만 원인을 안다고 해서 불안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더욱 불안은 깊어졌고 잠잠하지 않고 요동쳤다. 5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에 이르려야 조금 괜찮아졌다고 여긴다. 정말로 괜찮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내 스스로 그런 의식이 필요하고 다짐이 필요하다는 걸 알아차렸다고 할까. 그리고 겨우 시집을 읽는다. 실은 작약의 계절에 이 시집을 읽고 싶었고 생생했던 작약의 꽃잎이 시들고 떨어지는 날들에 이 시집이 그리웠다. 빗나가고 싶었고, 빗나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