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마이리뷰 당선작

10점
[서평] 어떤 어른 - 쩝쩝
<어떤 어른>
저자의 글을 처음 읽은 것은 3년 전 쯤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을 ‘어린이라는 세계’였다. 개인적으로도 ‘어린이’와 관련한 일을 하고 있어 어린이를 일상에서 접하는 시간이 꽤 오래지만 ‘어린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책을 읽으며 진한 여운을 느꼈었다. 무엇보다 어린이이라는 존재 자체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존중하는 마음이 너무 기억에 남아 대부분의 내용을 잊어버린 지금에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어린이에게 존댓말로 인사를 건네는 습관이 남아있을 정도로 어린이라는 존재를 대할 때 이따금씩 스스로를...

10점
돈이 전부인 세상에서 예술을 한다는 것 : 불타는 작품 - 윤고은 - 키치
<불타는 작품>
팬데믹 전과 후로 일상에서 가장 많이 바뀐 것 중에 배달 앱 이용이 있지 않나 싶다. 나만 해도 팬데믹 전에는 배달 앱을 즐겨 이용하지 않았는데 팬데믹 이후로는 한 달에 두세 번씩은 이용한다. 한국인 최초 대거상 수상 작가 윤고은이 2023년에 발표한 소설 <불타는 작품>의 주인공 '안이지'는 한때 촉망 받는 예술가였으나 현재는 배달 앱 도보 라이더로 일하며 생계를 해결하고 있는 인물이다. 하루 종일 배달 생각뿐인 내가 정말 예술가가 맞나, 예술가가 맞다면 언제 다시 작업대 앞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런 자책 섞인 고민...

8점
달리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레삭매냐
<암스테르담>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이언 매큐언의 <암스테르담>을 읽었다. 기억도 할 수 없을 만큼 오래 전에 <암스테르담>으로 이언 매큐언과 처음 만났다. 그리고 9년 전에 두 번째로 만나서 리뷰를 남겼다. 그리고 병오년 3월의 연휴에 지난달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빌린 <암스테르담>을 “다시” 읽었다. 때는 1996년, 레스토랑 평론가이자, 사진작가 그리고 정원사였던 46세의 몰리 레인이 죽었다. 그녀의 장례식에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첫 남자는 성공한 작곡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클라이브 린리 그리고 다...

10점
침묵의 반대는 용기 - 핑크팬더
<우리는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언뜻 기억나는 한 이야기가 있었다. 대학 캠퍼스에서 남매가 평화적인 활동을 하다 나치에게 붙잡혀 사형당했다는 이야기였다. 정확한 출전이 기억나지 않았던 그 이야기를 이 책에서 백장미단이라는 이름으로 만났다. 한스 숄과 조피 숄은 독일에서 태어나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독일을 피부로 느꼈다. 그리고 곧 다가올 제2차 세계대전을 피부로 느끼며 성장한다. 성장 과정에서 둘은 부모님의 뜻과 어긋나는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독일의 민낯을 목격한 이후 뜻이 맞는 친구들과 모여 백장미단을 결성하고 활동...

10점
하루를 건너는 일 - 꼼쥐
<세상의 빛>
세상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소스와 향신료가 존재한다. 향수 역시 다르지 않다. 우리의 코와 입은 얕고 간사하기 이를 데 없어서 재료 본연의 맛과 냄새에 친숙해지기보다는 우리의 입과 코가 선호하는 쪽으로 발전시켜 왔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눈과 귀도 그런 식으로 자신의 선호를 발전시켜 왔던 까닭에 그림과 음악 등, 현대인들의 정서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는 예술 작품이 등장했을 테니까 말이다. 문학작품에 대한 선호도 다르지 않은 듯하다. 이왕이면 잔소리보다 칭찬의 말이 듣기 좋은 것처럼...

10점
실어증 환자_소통의 붕괴 - 이호민
<실어증 환자>
계영수 작가의 [실어증 환자]계영수 작가는 서문에서 [실어증 환자]가 1980년대 민주화 혁명이 남긴 미완의 과제를 이민 가족의 서사로 풀어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나는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을 비단 특정 시대의 산물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시대와 국경을 넘어 욕망을 좇는 인간의 민낯은 역사 속에서 이미 익숙하게 반복되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가 20세기 말에서 21세기 초라는 특정 기간을 소설의 배경으로 삼은 이유는, 그 시대가 보여준 극단적인 사회적 쏠림 현상이 인간의 욕망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낼 수 ...

10점
아프리카가 만든 근대 - 불청객
<본 인 블랙니스>
대중은 오랫동안 아프리카에는 전근대 역사가 거의 없거나, 적어도 우리 세계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필요할 정도로 중요한 역사는 거의 없다고 길들여져 왔다. 헤겔에서부터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에 이르기까지 서양의 사상가와 정치가는 아프리카 사회들이 완전히 역사의 밖에서 늘 옛날과 같은 모습으로 태초부터 최근까지 살아왔다고 주장해왔다. '검은 아프리카'를 고립 상태에서 끌어낸 것은 오직 유럽과의 접촉이었다는 관점이 오랫동안 지배해왔다.그러나 유럽의 '근대'를 열어 젖힌 것은 아프리카였다. 아시아와 이슬람 세계에 뒤쳐져 있던 유럽 세계는...

8점
말의 힘을 찾아가는 여정 - 바람돌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결국 작가나 사상가는 어딘가에서 날아온 나뭇잎 한 장으로 자신의 숲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잖아. 그렇다면 우리 독자 쪽에서도 그 책 중 한 장으로 새로운 사원을 짓지 않으면...... -168쪽 일본에서 괴테라면 첫 손가락에 꼽히는 히로바 도이치에게 어느 날 어딘가에서 나뭇잎 한 장이 날아온다. 결혼 기념일 날 딸이 만든 식사 자리에서 디저트용 홍차에 달린 꼬리표에 새겨진 문장 하나가.....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

8점
듀 모리에의 엽기발랄 프로젝트 - Falstaff
<인형>
. 듀 모리에, 하면 뭐니뭐니 해도 첫째가 <레베카>, 둘째가 <나의 사촌 레이첼>. 맞지? 그리고 현대문학에서 나온 세계문학단편선 시리즈 10번. 이 책 《인형》도 현대문학에서 찍었다. 그러면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이거 혹시 단편선 시리즈하고 겹치는 거 아녀? 하는 의심. 하, 참.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쓸데없이 믿지 못하는 시절을 살게 된 거야? 걱정하지 마시라. 겹치는 작품 1도 없다. 명색이 현대문학인데, 아마 지금까지 생존하는 우리나라 문학잡지 가운데 제일 오래 됐을 걸? 그걸 만드는 회사가 양심불...

8점
아픈 사람을 사랑한다면 먼저 해야 할 일 - cyrus
<여성의 몸에 대한 의학의 배신>
“병약한 환자여, 당신의 이름은 여성이다.” 남성 의사들이 만든 병원 정문에 새겨진 말이다. 정문은 열려 있지만, 아픈 여성을 쏘아붙이는 말이 떡하니 문을 막고 서 있다. 말문이 막힌 아픈 여성은 병원 정문 앞에서 머뭇거린다. ‘들어갈까, 들어가지 말까? 그것이 문제다.’ 그렇게 한참을 서성거린 여성은 고민 끝에 절망적인 결론을 내린다. ‘그래, 건강하지 못한 내가 문제였구나.’ 자기 자신이 부끄러워진 그녀는 발길을 돌린다.아픈 몸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여성 환자를 겁쟁이로 만든다. 언제 덮칠지 모르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쇠약해진...

10점
내가 함께하고 싶은 그 사람 - 잠자냥
<침대와 침대를 오가며>
무척 좋아하거나(이때 좋아하는 대상은 ‘사람’이 아니다. 그 또는 그녀의 ‘글’을 뜻한다) 관심 있는 작가가 아닌 경우라면 회고록이나 그에 관한 전기라든가 일기 같은 글들을 읽지 않는다. 작가의 사생활을 굳이 알아내서 작품 감상에 방해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랄까. 그럼에도 회고록, 전기, 일기 같은 것을 읽은 작가들이 종종 있다, 손택, 치버, 카버, 소세키 등등이 떠오른다. 요즘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 일기와 노트 1941-1995>를 사고 싶어서 눈독 들이고 있는 중이다(다음 달에 사자...). 아무튼 그러니까 이 ...

10점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다! - 오네긴
<오만과 편견>
<설득>과 <노생거 수도원>에 이어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년 12월 16일 ~ 1817년 7월 18일)'의 <오만과 편견>이다. 사실상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오만한 '다아시'와 그런 그를 편견 있는 시선으로 바라본 '엘리자베스'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내가 처음 <오만과 편견>을 읽게 된 계기는 영화 <오만과 편견(2005)> 때문이었다. 워낙 인상 깊었던 영화였기에 원작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

돈 많은 미혼남에게 반드시 아내가 있어야 한다는 건 누구라도 인정할 진리다.


10점
기후 변화 앞에서는 전세계가 궁극적으로 운명 공동체임을 일깨우는 책 [꿰뚫는 기후의 역사] - 벤투의스케치북
<꿰뚫는 기후의 역사>
독일의 저명한 기후역사학자인 저자는 우리 모두 지역, 인종,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 문제 앞에서는 궁극적으로 운명 공동체라고 진단한다. 저자는 17세기 소빙하기 이론에 대해 전 지구적으로 적용 가능한 개념을 사용하기보다 각 지역에서 발생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상황을 그 지역 고유의 맥락에서 상세히 살펴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친환경적이라고 알려진 전기차에 대해서도 전기가 친환경적으로 생산되어야 의미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전기차가 궁극의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지정학적 측면에서라도 원자...

10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thddus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 책은 아주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알고 있던 책이다. 친했던 친구에게서도, 여러 방송을 통해서도. 그러다 최근에 읽었던 김애란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드디어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읽었다.나의 첫 느낌은 낯섦이었다. 소설집이라는 사실을 잊고, 장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묘하게 이야기들이 이어지는듯 끊어지는 이 느낌이. 다시 보니 연작소설. 책은 난장이 가족을 통해 보여지는 한국 현대사의 부조리함을 말한다. 가장 소외된 계층에 가해지는 사회의 불평등이 한 사람을 한 가족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를 말이다....

10점
탐욕스러운 돌봄 - 테일
<탐욕스러운 돌봄>
" 하지만 '이 세상에 부모 마음 다 같은 마음'이라 해도 모든 부모는 부모이기 전에 시민이고 개인이다. 자식 또한 부모의 분신이 아니라 고유한 타인이다. 우리는 아이와 좋은 이별을 맞기 위해 사랑한다. 사랑을 줄 수 있지만 생각을 심을 수는 없다. 부모이기 전에 각자의 '나'들이 먼저 자신을 들여다보고, 타인을 돌보는 그 마음을 돌이키기를 제안하고 싶었다. 7" 책을 읽기 전에 자극적인 기사들을 보고 가지고 있던 요즘 아이와, 부모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혹시 모를 사고나 다툼으로 항의가 들어오는 일이 많아 더...

10점
보듬어 줄 마음을 기대하는 사람들 - 다정한곰님
<쥬디 할머니>
이 책은 작가의 타계 15주기를 맞아 대표 단편 10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구병모, 김연수, 박상영, 성해나, 최은영, 한강 등 31명의 소설가에게 작품 선정을 청해 가려 낸 작품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꾼들이 추려낸 것이기에 눈길이 간 것도 있었고, 오랫만에 문학 시간 작품 해설하는 듯 시대와 인물을 뜯어보며 저자가 진짜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추려보고 싶기도했다. 이거저거 독식하던 SF문학 말고 좀더 현실감 가득한 사람 이야기가 고팠겠지 라는 마음으로 고개 쭈욱 내밀고 들여다본다.​📖쥬디 할머니_ 말이란 건 좋은 거였다. ...

10점
우주 대항해 시대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 kinye91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
지금처럼 인류가 우주 개발을 한다면 책의 제목처럼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각 나라에서 우주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지구인이 함께 잘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여기에 우주를 군사적으로 이용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으니, 인공지능이 군사와 결합이 되어 얼마나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지금 현실에서 겪고 있는데, 이 인공지능과 비슷하게 우주에 있는 위성들도 군사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하니,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고 할 수 있다.게다가 쏘아 올린 위성들이 시한이 되어 사...

8점
활용도 높은 동시대 미술 안내서 - yamoo
<현대미술에 관한 101가지 질문>
1순전히 표지 때문에 고른 책이 있다. 주자나 파르치의 <현대미술에 관한 101가지 질문>(경당, 2012)이라는 현대미술 안내서. 독일 뮌헨에서 미술사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 1952년 생이고 박사이다. 청소년을 위한 미술사 안내서인 <미술의 집>으로 독일에서 문학상을 수상하고, 렘프란트, 파울 클레, 구스타프 클림프 등의 책을 통해 광범위한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프리랜서 작가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저자다. 물론 알라딘에도 이 책밖에 번역된 저작물이 없다. 그렇지만 책 ...

8점
도달할 수 없는 세계 - 자목련
<뾰>
시인의 글을 읽을 때마다 시인은 이런 단어를 어디서 찾는 것일까 놀라곤 한다. 그냥 보통의 말인데, 나도 알고 있는 말인데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골몰하고 골몰해서 도달한 단어라서 그럴까. 아니면 많이 쓰고 많이 읽어서 그럴까. 어쩌면 나는 끝내 알지 못할 것이다. 알고 싶고 알려고 애쓰더라도 말이다. ​백은선 ‘뾰’도 그렇지 않은가. 나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고 이 책을 통해 기억으로 남을 ‘뾰’. 백은선의 시집을 읽지 않았기에 그가 닿으려는 시의 마음이나 시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 모른다. 『뾰』를 통해서 시가 그에게 어...

8점
[마이리뷰]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 물감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어떤 이들은 보통 사람들이 잘 보지 못하는 것들을 곧잘 들여다보곤 합니다. 이런 경우에 흔히 본질을 꿰뚫는다고도 하는데요. 똑같은 사물이나 현상을 앞에 두고서 왜 누구는 이면을 바라보고 누구는 액면가 그대로만 보는 걸까요. 한창 떠들썩했던 mbti가 대변한 바로는, 나무를 보는 S와 숲을 보는 N의 차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인즉슨 현실적일수록 관찰력이나 상상력이 떨어진다는 말일까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능력이란 정녕 타고나는 것일까요?​이 같은 현상에 대해 미국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말합니다. ...

8점
심비한 뇌, 고마운 뇌, 무서운 뇌. - bookholic
<뇌의 흑역사>
사랑하는 딸과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우리의 정체성은 어디서 만들어질까. 뇌를 빼고 정체성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구나. 심장이 달리고있지만, 뇌가 죽었다면 뇌사라고 해서 의학적으로 죽은 것으로 인정하기도 한단다. 우리 몸 전체로 봤을 때는 적은 분량밖에 차지하는 뇌이지만, 우리몸 전체를 지배한다고 할 수 있단다. 뇌는 정체와 동작원리가 완벽하게 알려지지 않은,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란다. 뇌에 이상이 있으면 이상한 신체 증상을보이기도 하는데, 그 증상들이 아주 다양하단다. 그런 다양한증상들을 책으로 엮어 출간한 경우가 많이 ...

알렉스가 겪은 건 카그라스증후군으로, 1923년에 이 병증을 처음 기록한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 조셉 카그라스의 이름을 따 명명한 이상증이다. 환자는 배우자, 자녀, 부모, 형제 등 가까운 사람들이 저도 모르는 새 똑같이 생긴 사기꾼으로 바꿔치기 되었다고 믿는 독특한 일탈 행동을 보인다. 환자는 대개 외관이나 행동의 사소한 차이점, 혹은 환자 자신도 잘 설명하지 못하는 특정할 수 없는 특징을 들어 사기꾼과 ‘진짜’ 사이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P36


10점
근접한 세계 - 실패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 그리고 윤리적 딜레마의 순간들 - Ganesa
<근접한 세계>
점이 세 개라면 선은 세 개, 점이 네 개라면 선은 여섯 개가 된다. 점이 하나 늘어날 때마다 연결의 가능성은 훨씬 더 크게 확장된다. 문학도 비슷하다. 서로 다른 작가의 세계가 만날 때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의 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 『근접한 세계』는 바로 그런 “연결의 실험”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한국의 소설가 김연수와 일본의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가 공통의 주제인 ‘윤리적 딜레마’를 두고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 쓰인 두 편의 소설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

10점
무너지는 삶들이 급박하게 접속한 마지막 파편들; - 비의식
<흩어진 것들>
열일곱 장의 이미지, 그것을 몽타주적이라고 하든 그 어떤 정동(affect)적 반영이라 하든 그 이미지들을 통한 사유 전개작업으로써의 글쓰기가 이 책이다. 그 대상은 1940년에서 1943년에 이르는 나치 독일에 의해 절멸 될 폴란드 유대인 게토 내 민중들의 모든 자료 - 편지, 절멸수용소로 이송되던 열차에서 밖으로 던져진 쪽지들, 사진들, 일기들, 유언들, 오고간 행정문서들, 은밀히 건네던 자체 소식 문서들, 그 밖의 타자원고와 등사본, 인쇄본 등의 문서들 - 를 ‘오이네그 샤베스’라는 비밀 모임을 통해 수집한 유대인 역사학자 에...

10점
목성균 수필 전집 : 누비처네 (목성균/연암서가) - 성근대나무
<누비처네 (양장)>
수필가 목성균. 소설가 이름도 잘 알지 못하는 마당에 수필가 이름은 어찌 알겠는가. 애초 이 책을 구매하게 된 계기도 불순하다. 온라인 마켓에서 새책 같은 헌책을 몇 권 살 때 싼 맛에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끼워넣기로 추가하였으니. 가격 대비 두툼한 면수가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을 거라는 얄팍한 계산으로. 막상 사놓고나니 계륵 같은 처지가 되었다. 제법 얄팍해야 부담 없이 손이 갈 텐데, 600면이 넘은 분량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왔다. 한동안 방치해놓고 째려보다가 여하튼 킬링타임용으로 한번 읽어나 보자 하는 심정이 독서의 계기다....

10점
낯선 거리 내게 말을 건다 - 윤혜숙
<낯선 거리 내게 말을 건다>
특별한 목적 없이 떠나는 여행을 누려보고 싶은 나.회사에 연차를 내고 나를 위한 시간을 내어주기는 아직 힘들다. 아이들의 학교에서 봉사로, 부모님의 시간 때문에 휴가를 사용한다. 나에게는 관대하지 못하다. 낯선 거리 내게 말을 건다는 여행을 대하는 태도, 여행의 방식,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발견한 여행, 여행을 기록하는 행위에 대하여 말한다. 여행은 일상에서의 모든 것을 멈춰버리고 현재 즐기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여행을 통해 자신과 마주하고 인생을 다시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되며 추억을 벗 삼아 미래의 나에게 선물처럼 건네줄 수...

10점
[마이리뷰] 후리 - 곰돌이
<후리>
정부(군부 중심)와 이슬람주의 세력 간의 충돌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알제리 내전. 이 비극적인 사건을 다룬 점과 번역가 류재화님이 옮기셨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고민 없이 책을 집어 들었다. 작년에 샤를로트 델보의 《우리 중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를 통해 경험한 류재화님의 섬세한 감각이 깊이 인상에 남았기 때문이다. 참혹한 현실 속, 그때의 기억을 지닌 사람들의 말해질 수 없는 슬픔과 트라우마, 그리고 감정의 흔들림이 마치 잔잔한 빛살처럼 가슴에 스며들어 시처럼 읽혔다. 읽다가 숨이 멎는 듯한 순간도 있을 만큼 그 정서...

8점
일단, 눌러 - 구단씨
<새로고침>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마다 생각한다.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그거 말고 지금 못마땅한 생을 원하는 대로 바꿀 방법을 모르겠다. 원하는 방향으로 노력하다 보면 달라지겠지, 기회를 잡으려고 애써봐야지, 시간이 좀 걸릴 테니까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용기를 갖게 하고 희망을 기다리는 말을 해주는 건 어렵지 않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고, 사실 최선의 노력과 기다리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것도 없지 않은가. 그런데 말이다.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거 다 해봤는데, 정말...

8점
오늘도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 march
<오늘도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학창시절 가장 싫어했던 과목은 미술이었다. 실기는 못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이론 수업만이라도 미술사 이야기도 들려주시면서 재미있는 수업을 해줄 수도 있었을텐데, 미술에 대한 좋은 기억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 내가 우연히 미술책 한 권을 읽고는 미술사에 빠지고, 그림에 빠졌다. '미술'이란 단어만 보면 설레기 시작했다. 가고 싶은 미술관은 얼마나 많은지, 궁금하지만 다 찾아다닐 수는 없으니 미술 관련 책을 많이 찾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방문학자로 유럽에 머물게 된1년 동안 100여 곳의 ...

10점
[극야일기] 이토록이나 다른 사람의 애도 - 다락방
<극야일기>
김민향은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후, 반려묘 '찌부'를 데리고 북극으로 간다. 그녀가 북극으로 갔을 때에 그곳은 극야였다. 백야가 하루종일 낮을 의미한다면, 극야는 하루종일 밤을 의미했다. 빛이 드는 시간이라고는 하루에 고작 한두시간 뿐이고 온통 어둠으로 채워진 날들 속에서, 그녀는 찌부를 예뻐하고 찌부를 염려하고 일을 하고 동상에 걸리고,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 돌아가신 어머니와 아버지를 그리워한다. 이 책에 대해 얘기할 때는 '애도'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 없는데, 애도라는 것은 각자에게 다른 모습으로 찾아든다는 걸 고려했을 때, ...

8점
기베르와 바르트의 ‘유령 이미지’란? - 《유령 이미지》 - 초란공
<유령 이미지>
기베르와 바르트의 ‘유령 이미지’란?- 《유령 이미지》에르베 기베르 지음안보옥 옮김 [알마] (2017) 재능이 넘치는 20대의 에르베 기베르의 사진에 관한 에세이 《유령 이미지》를 읽습니다. 다만 이 책은 젊고 잘생긴 저자의 표지 사진 이외에 사진 한 장 나오지 않는 에세이입니다. 책 뒤의 해설에 보면 이 책은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사진을 이야기한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또는 《카메라 루시다》)에 화답하는 책’이라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어떤 점에서 그런지를 생각해보고 제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면, 이 책은 여러 면에서 《...

[1] "그것은 최소한의 진정성입니다. 욕망에 대해서 말하지 않은 채 어떻게 사진에 대해서 말하기를 바라십니까? (...) 그것은 심지어 용기의 문제도 아닙니다(나는 투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글쓰기의 진실이란 점에서 정당한 겁니다."(112) - P112


10점
소설과 현실의 차이 - blueyonder
<당신은 화성으로 떠날 수 없다>
많은 이들이 우주여행을 얘기한다. 마지막 프런티어로 종종 얘기되며 인류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언급되는 우주. 수많은 과학소설이 쓰였으며 인간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만드는 존재. 미지의 우주로의 여행은 인간의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주제임이 틀림 없다. 저자는 인간이 우주로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며, 특히 '이주' 목적의 우주여행은 현재 기술로는 실현가능하지 않음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심지어는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에 정착하기조차 매우 어려울 것이다. 단기로 거주하는 전초기지를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8점
길티 플레져, 죄의식과 욕망에 관하여. - 그레이스
<혼모노>
인터뷰에서 작가는 글을 쓸 때 두려움을 느낀다면서, ‘잘 쓰고 있나’ ‘인물이 윤리적인가’ ‘고증이 확실한가’와 같은 자기 검열을 자주 한다고 고백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런 인물도 있어야 하지 않는가’ ‘불편한 것을 애써 감추는 건 기만이고, 시대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이런 질문들을 오래 논했다는 작가의 말이 맴돌았다.(시사In) 인물들과 이야기에서 작가의 고민에 공감되는 지점들이 있다. 나 역시 다 읽고 나서도 그 이유 때문에 오랫동안 리뷰를 할 방향을 찾지 못했었다. 모 배우의 한 줄 평이 카피라이팅 슬로건(copy...

10점
펭귄의 섬 - 쎄인트
<펭귄의 섬>
《 펭귄의 섬 》 | 구텐베르크 클래식 시리즈 _아나톨 프랑스 (지은이), 김태환 (옮긴이) 구텐베르크(2026-03-03) 열정적이고 신심(信心)충만한 사제 마엘 신부가 대형 사고를 쳤다. 펭귄 무리들에게 세례를 베푼 것이다. 그의 크나큰 실수에 이해되는 부분은 있었다. 우선 마엘 신부가 나이가 많이 들었다(90대). 더군다나 북극의 빙판에서 반사된 강렬한 빛 때문에 노인의 눈은 이미 설맹으로 침침해져 있었다. 어렴풋이 보이는 생물체들을 보고 마엘은 그들이 원시부족일 것이라고 착각했다. 하긴 펭귄을 멀...

10점
스러지지 않는 걸작의 향연, 스러지지 않는 천재의 광휘 - mazinga
<포크너 자선 단편집 1>
『포크너 자선 단편집 1』의 서평을 잘 써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끝에 ‘잘’을 빼기로 타협하고서야 겨우 숨을 고른다. 우선『포크너 자선 단편집 』이 출간되어서 무엇보다 기쁘다. 읽을 수 있어서 기쁘고, 그럼으로 포크너만의 아우라를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어서 기쁘며, 이에 더해 8개월 동안 진행하고 있는 숭학당의 윌리엄 포크너 함께 읽기에 포함할 수 있어서 기쁘다.『포크너 자선 단편집』은 100편에 이르는 단편 중에서 작가가 직접 선별한 42편을 묶었으며 1권에는 스무 작품을 담았다. 작품 결정부터 수록 순서와 각 장의 소제목까...

10점
미래의 앞날을 앤서 맨에게 물어본다면.... - scott
<더 어두운 걸 좋아하십니까 세트 - 전2권>
서울 중심가 건널목에 서 있을 때면 낯선 이가 느닷없이 불쑥 나타나 '복이 많게 생기셨네요.', '곧 귀인이 찾아 오겠습니다.' '지금 하고 계신 일이 잘 안 풀리죠?"라며 다가와 사주 관상을 봐준다며 따라 붙는 사람들이 있다.이런 부류의 사람들과 부딪칠 때면 가던 길을 가버리거나 무시하면 그만 이지만 마음의 근심 걱정이 가득 할 때나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상태 일 때 맞닥뜨리게 될 경우 피싱 문자에 걸려 들듯 ,무엇에 홀려 버린 듯 사주 관상을 봐주겠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진다. 그 낯선 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

8점
어른이 되지 못한 어떤 보헤미안의 이야기 - 페넬로페
<여행자와 달빛>
유럽 사람들이 부러운 건, 물론 소설이나 영화에서 거의 대부분 접한 거지만, 유럽에 있는 다른 나라로 여행이 쉽고, 웬만하면 외국어도 두세 개쯤 너끈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륙으로의 진입이 꽉 막힌 우리와 달리 그들의 자유로운 이동은 깊고 폭 넓은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그것은 다양한 사고로 이어지고 문학 작품에 온갖 에피소드로도 반영된다. 유럽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매번 새로운 느낌이 드는 이유에 그들의 지리적 환경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세르브 언털의 『여행자와 달빛』은 헝가리의 부더와 페스트, 이탈리아, 파리를 배경으...

8점
파괴된 세계에 대한 애도 - 망고
<핀치콘티니가의 정원>
소설은 1957년에 화자가 친구들과 이탈리아 시골 마을로 소풍을 가 오래된 고대 묘지를 둘러보는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몇 천 년 전에 살았던 고대인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만들어 준 안식처라는 점에서 화자는 그곳을 신성한 장소라고 느낀다. 그러나 곧 그는 우울한 감정에 잠기는데, 그것은 고향 페라라의 유대인 묘지 안에 있던 화려하고 거대한 핀치콘티니가의 묘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가문의 부를 일군 조상이 자손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만든 가족 묘지에는 화자가 알고 지내던 핀치콘티니가의 사람들 중에서 그집 아들인 알베르토만이 1...

10점
<빛이 있는 곳에 있어줘>- 나의 빛이 되어줘 - 쿄모혼
<빛이 있는 곳에 있어줘>
우리의 언행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언행을 바꿉니다. 입을 옷을 고를 때 시간, 장송, 상황을 고려할 때처럼 언행을 바꿉니다. 하지만 선뜻 어떤 언행을 취해야 할지 모르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낯선 상황과 상대를 마주할 때 그러합니다. 또한 알고 지냈던 사람이지만 너무 오랜만에 만났을 때도 그러합니다. 유즈는 후자를 2번 경험합니다. 2번 모두 카논가 재회하는 순간입니다. 2번의 재회 사이에는 각각 긴 시간이 존재합니다. 그만큼 유즈는 카논에 대해 모르는 일이 생깁니다. 카논과 오랜만에 ...

10점
카롤린 엠케 혐오사회 ‘나‘는 편견과 혐오의 시선에서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을까? - 꿈꾸는미운오리
<혐오사회>
현재 우리사회엔 세대 갈등, 젠더 갈등,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 그리고 지역 갈등 등등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상대 집단 자체를 부정하거나 공격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생긴 불만이 특정 집단으로 향하고, 정치적인 프레임에 의해 갈등이 조장되기도 하는데, 이런 것들이 SNS나 커뮤니티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나 차별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특정 국가나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의 시선은 '우리'와 '그들'로...

10점
캄캄한 눈으로 밝은 세상에 - 기진맥진
<나의 어린 어둠>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뒤늦게 읽고서 조승리 작가의 책을 더 찾아 읽게 되었다. 이번엔 소설이다. 이책이 작가의 첫 소설이고 며칠 전에 <용궁장의 고백>이란 소설이 새로 나온 것을 보았다. 대충 소개를 훑어보았는데 심상치가 않아보였다. 과연 대단한 필력을 품은 작가였구나!이 책은 단편소설 네 편과 에세이 한 편이 들어있는 책이다. 각 단편들의 주인공들이 모두 시각장애인이라는 얘기는 미리 들었다. 읽어보니 그 모든 주인공이 작가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말하자면 자전적 소설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