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가 밝았다. 2일에도 출근을 했지만 역시 오늘에서야 2026년 새날이 시작되는 기분이다.


작년에는 여러 일들이 있었으나 특히 좋은 일로 기억되는 것이라면 그중 아버지 암이 관리될 정도로 호전된 것, 개인적으로는 운동 습관을 들인 것 정도가 아닐까 싶다.

아버지는 3차까지 암을 약물로 치료하는 동안 상태가 점점 악화되어 본인 뿐 아니라 보는 가족들의 마음도 좋지가 않았다.

아버지도 막판에는 심신이 힘들었는지 더는 치료를 받을 수 없겠다며 가족들에게 통보한 상태였다. 가족들도 불안함과 초조함으로 한동안 시간을 보냈었다. 다행히 얼마 후 다른 방법을 시도했는데 상태를 호전시키는데 효과가 있었다. 이제는 안도하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2024년 추석 무렵부터 시작된 운동은 어찌 되었든 계속 해가고 있다. 2024년만 해도 내가 운동을 잘하고 있나 끊임없이 질문하며 스스로에게 회의적이었다. 그러다 작년에 인바디를 다시 재었을 때 근력량과 기초대사량의 수치를 보며 헛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구나를 깨달았다. 그리고 운동을 하면서 자꾸 내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확인하려는 태도를 내려놓고 이제는 그 시간에 집중하기로 했다. 매번 운동하러 갈때마다 '너무 귀찮아. 하기 싫어!'를 외치곤 하지만 그래도 가서 막상 운동을 끝내고 땀흘리면 좀 뿌듯해진다. 올해도 이 운동 습관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지난 주말에는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다. 필라테스 체육관에서 운동을 끝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일이었다. 그날 너무 추웠기에 온몸을 따뜻하게 무장(검은색 털모자에 검은색 패딩, 검은색 바지)한 상태였다. 엘리베이터에는 2명의 여자 아이들이 타고 있었다. 내리나보다 했는데 안 내려서 뭐지 하다가 1층을 눌렀다. 그런데 갑자기 한 아이가 울음을 터트리는 거다. '엥?' 나는 순간 당황했지만 "너희들 몇 층 가니?" 했다. "1층이요..." 

'흠. 1층을 눌렀는데 왜 우는 거지?' 뭘 더 물어봐야 하나 싶었지만 1층에 도착한 뒤 나는 얼른 엘리베이터에서 빠져나왔다. 민망했던거다. 

대체 왜 운 걸까? 집에 오면서 계속 생각했는데 내 복장 때문이었나?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나? 겨울에 검은색 옷은 많이 입잖아, 모자를 써서 그러나? 오만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옆지기에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당신이 무서웠나보네." 

'헐... 진짜?' 나는 애써 '그런 게 아닐거야. 아래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1층으로 안 가고 위층으로 가서 당황하고 놀랐던 걸거야.'며 부인했다. 그치만 계속 되뇌어도 도무지 알 수 없고 찜찜함만 남았다. 


작년에 읽은 책들을 세어보니 101권 읽었다. 100권 미만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넘긴 걸 보면 12월 막판에 채워서 가능했던 것 같다. 

가장 좋았던 책은 수개월 전부터 예상했지만 <김규식과 그의 시대>다.

그 후에도 여러 책들을 읽었지만 역시 이 책만큼 임팩트를 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 책은 김규식의 삶의 궤적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구한말, 일제강점기, 해방 후까지의 한국 근대사를 훓어볼 수 있었다.

아쉬워서 더 뽑자면 <조선을 떠나며>, <다시 조선으로> 2권을 뽑겠다.

해방후 돌아가야 했던 일본인들, 그리고 귀환해야 했던 조선인들의 삶과 당시 상황을 그린 책이다. 

같은 시간이라도 어떤 입장이 되느냐에 따라 다른 역사가 쓰일 수 있다. 당시 사람들의 삶의 여러 모습은 이후 그들이 어떻게 살게 되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떠밀려야 했던 사람들, 돌아와야 했으나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역사 속에 여전히 묻혀 있다.



짧게나마 이렇게 정리를 해본다.


올해도 작년처럼 구체적인 목표를 잡지는 않으려 한다. 바람이라면 집에 있는 묵직한 책들 중 안 읽은 것들을 좀 독파해보고 싶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망하는 것 모두 이루는 한해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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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본미술 순례 2 + 이 한 장의 그림엽서 나의 일본미술 순례 2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 연립서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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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망각이 존재하는 한 비극이자 잔혹한 현실을 빗댄 예술은 살아남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저자가 그림을 마주하며 품은 질문은 비단 의문에서만 그치지 않고 희망에 대한 기대도 품고 있다. 이 책은 예술가가 살았던 일본 근대 사회와 그 뒤에 드리워진 개인의 삶을 함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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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felt the hard plastic port between us. - P74

It was not lost on me how different the circumstances were now.
Here I was again, this time returned of my own free will, no longerscheming a wild escape into the dark but desperately hoping thata darkness would not come in.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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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folded it into a perfect little satchel and popped it into my mouth. I closed my eyes and savored the first few chews, my taste buds and stomach having been deprived for months of a home- - P70

cooked meal. The rice alone was a miraculous reunion, the cookerhaving imbued each kernel with textural autonomy, distinguishingit from the gluey, microwavable bowls I‘d been surviving on in mydorm room. - P71

Over time our conversations became a lot like explaining a movie to someone who has walked in on the last thirty minutes.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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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쉘은 10대에 접어들어 우울증이 찾아왔다. 쉽게 피로했으며 가족과의 관계도 삐그덕대기 시작한다. 친척이 그녀를 표현한 바에 따르면 “I was a pretty rotten kid(P50).”

미쉘은 친구인 니콜을 부러워한다. 자신은 엄마와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 친구의 엄마는 그의 자기의사를 존중하고 두 사람이 함께 빵을 굽기도 하고 그런 시간을 가지기 때문이다.
미쉘은 음악을 하고 싶어했다(전설의 팝 밴드 이름, 그리고 음악 용어들이 나와서 반가웠다. 이런 용어에 친숙한 사람들이라면 읽기 수월할 것 같다).
엄마는 그녀가 취미 생활 정도로 음악을 할 거라 믿었을 것이다(그래서 코스트코에서 어쿠스틱 기타도 사주셨는데). 하지만 그녀는 아니었다. 정말이지 음악에 푹 빠져 있어서 그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엄마는 쓸데없는 짓 그만하고 학업에 열중하라고 한다. 미쉘의 대답이 마음이 아팠다. ”This weird thing-is the thing that I love(P62).”
결국 둘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만다.

어릴 적 나는 미쉘과 다르게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없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근데 돌이켜보면 내가 sky 갈 정도로 공부를 잘했던 것도 아니었고 그만큼 노력을 들인 것도 없었다. 돈 벌라는 부모님의 말에 반항심이 가득했던 시절이었다. 그 세월이 10년은 넘게 간 것 같군. 미쉘이 과연 이후에 어떻게 엄마와 감정적인 화해를 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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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6-01-01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이 책 조금 읽는데 저는 왜이렇게 어려운지 결국 전자책으로 번역본 다시 샀어요. 휴..

거리의화가 2026-01-02 08:37   좋아요 0 | URL
다른 원서 읽을 때보다 페이지당 읽는데 더 걸리는 것 같긴 합니다. 단어도 좀 어려운 게 많아서^^;
근데 저는 이 책 수준보다 내용상 부모(특히 엄마)와의 사이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이런 것들이 많아서 감정 소모가 있네요. 아직 5장인데 점점 더 치달을 것 같은데 말이죠. 어쨌든 다락방 님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