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면서 들은 한 번쯤 들었을 명언이나 지혜를 이 책에서 수차례 만났다.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관한 나열을 통해 어른에게서 삶의 지혜와 통찰을 듣는다는 느낌으로 읽었다.
이 책은 로마 제 16대 황제이자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전쟁터에서 쓴 것으로 사실상 현재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다.

그는 여러 학문에 관심이 많았는데 앞선 그리스 철학에 특히 애정을 쏟았다. 이 책에도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의 철학을 대리해서 만날 수 있다.
그가 살았던 당시는 스토아 철학이 유행했다. 갈등과 전쟁이 잦았던 시기인 만큼 죽음이 도처에 있었으니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아가 관조하는 듯한 메시지가 책의 상당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로마 제국은 넓은 영토를 관할해야 했던 만큼 개인의 자유보다는 공동체를 위한 관용을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그와 관련된 메시지도 함께 담겨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당대에도 덕으로 통치한 군주이자 현인이면서 이상적인 황제로 정평이 나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후대에 첨가된 요소도 있겠지만 바탕이 되어 있지 않았다면 받지 못했을 평가라고 생각한다.

인상 깊었던 메시지를 주제별로 뽑아본다면 다음과 같다.

역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죽음과 소멸에 대한 생각이다.
임종의 시간을 생각하라, 죽음은 소멸이나 변화일 뿐이다, 내 삶이 오늘 끝났다고 여기면서 (만약 남은 인생이 주어진다면) 자연에 순응하며 살라고 말한다.

˝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머지않아 소멸할 것이고, 그것들이 소멸하는 것을 보는 자들도 머지않아 소멸할 것이다. 가장 오래 산 사람이나 요절한 사람이나 매한가지가 될 것이다.˝

성공했다고 여기는 인생도 실패했다고 넋두리하는 인생도 결국 죽음에 이르는 길은 같다. 죽음은 어쩌면 수용하는 자세일 것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죽음은 언제고 닥칠 수 밖에 없다.

남의 평가에 일희일비하는 것도 그렇다. 사회가 올바르게 여기는 기준, 타인이 나에게 거는 주문이나 기대에 일희일비하다보면 인생의 길을 잃기 쉽다.

˝네 힘이 미치지 못하는 외부의 원인으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은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네 자신으로 말미암은 원인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바르게 하라.˝
˝남의 조종을 받지 말라.˝

그 어려움 중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런 일들에 쉽게 좌절하지 않는가. 내부적 요인인 경우는 고심하여 개선할 필요가 있겠지만 외부적 요인인 경우에는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연스레 이어지는 흐름일텐데 그래서 일상에서 부딪히는 작은 일에 소중함을 가지며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삶도 당신에게 달려 있다. 사물을 지금까지 바라보는 대로 바라보라!˝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나갈 수 있다는 것, 햇빛과 바람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 길가에 핀 꽃들을 바라볼 수 있는 것,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등등 삶은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충분히 많다.

육체적 충동에 대한 저항, 정신과 이성(적 본질)에 대한 찬양도 눈에 띈다.

˝이성과 정신의 활동이 지닌 고유한 특질은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감각이나 충동의 활동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다. 감각이나 충동은 동물의 수준에 속한 것들이다. 정신의 활동의 목표는 감각이나 충동보다 우월한 것으로서 이 둘에게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지배하는 것이다. 감각과 충동을 활용하는 것이 정신의 본성이라는 점에서,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성급하게 판단하지도 않고 속지도 않아야 한다. 너를 지배하는 이성이 바른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면, 네가 나아가야 하는 곳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충동에 좌우되지 않고 정신을 고양하기 위해서 자신으로 돌아가 내면을 살펴보라는 메시지는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그리스 현학자들과도 맞닿아 있는 주제라 할 수 있겠다.

앞선 것들을 비롯해 여러 실용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만물이 서로 간에 어떤 식으로 변화하는지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방법을 익혀서 네 자신의 것으로 만든 후에, 그 방법을 사용해서 만물의 그러한 측면을 부지런히 연구해서 거기에 정통한 자가 되어라. 마음과 생각을 고결하고 고매하게 만드는 데는 그것보다 더 도움이 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만물의 변화를 살피면 학문을 연구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힌트를 얻었다.

도움 받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미래의 일을 걱정하지 마라, 만물은 서로 관련되어 있고 이 유대는 신성하다. 이 세상에는 서로 관련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변화 없이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있는 듯이 생각하지 마라. 오히려 내가 가진 것 중 제일 좋은 것을 골라내고 그것이 없다면 내가 얼마나 갈망했을까를 반성해보라 등등 도움이 되는 메시지들이 많다.

이 책은 길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완독 후에도 잠자기 전, 또는 이동하다가 하나씩 언제라도 툭툭 읽어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론 너무 뻔한 말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만큼 지금껏 살아 남은 메시지이니 새겨두고 내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시켜나간다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rying in H Mart: A Memoir (Paperback) - 『H마트에서 울다』원서
Knopf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쉘은 부모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평범한 아이였다. 그러다 사춘기 이후가 되자 공부를 열심히 하길 원하는 부모의 기대와는 다르게 음악과 밴드 활동에 심취했다.
부모와의 갈등이 극에 달한 어느 날 엄마에게 병환이 닥친다. 밴드 활동도 중단하고 하던 일도 그만두고 미쉘은 엄마의 간호에 뛰어들게 되었다.

미쉘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과거의 나와 수없이 대면했다.

나의 어머니도 끊임없이 일하셨다. 불과 1~2 년전까지 바쁘게 일하셨지만 이제 더는 함부로 몸을 쓰면 큰일난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받고서야 비로소 일을 그만두셨다. 물론 그 전에도 나는 제발 좀 일은 그만하시라며 수차례 말씀드렸었다.
그치만 결혼을 아직 하지 않은 남동생들과 투병하는 아버지까지 계셔서 많은 돈이 드니 조금이라도 일을 해야 한다고 고집하셨던 것이다.

책 초반부에 미쉘이 엄마에게 하는 어떤 집착 같은 감정이 나는 좀 부담스러웠고 이해가 안 되었다.
그리고 미쉘과 다르게 나는 부모의 기대를 거스르는 아이는 아니었다. 첫째였고 책임감이 강한 편이었다. 그러나 어려운 살림 때문에 대학 진학을 원하는 곳으로 못하게 된 이후로 쌓여 있던 내적 불만이 있었고 10년 넘게 내가 번 돈은 집안의 생활비와 빚 청산으로 투입이 되었기 때문에 부모와의 관계는 점점 악화일로를 걸었다. 사실 이 불편한 감정은 지금도 현재지속형인지 모른다. 지금도 부모님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과 동시에 지긋지긋한 마음이 인다.

어머니는 20년 전쯤 뇌출혈로 한 번 쓰러지신 후 마비 증세가 와 회복이 되기까지는 5년이 넘게 걸렸다. 아버지는 사고로 다리를 잃은 이후 의기소침해지셨고 몇 년전 전립선에 문제가 생겼다가 최근에는 전립선암으로 2년 가까이 투병했다 겨우 회복되었다. 두 분 다 병마를 겪었지만 그럼에도 회복을 하셨다는 것이 다행일 것이다.

부모님께 전화드려야 하지 하면서도 솔직히 그러지 못한다(가 아니라 안한다). 부모님과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고 사실 어색하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거의 매일 같이 카톡 메시지를 보내신다. 메시지를 받으면서도 답장조차 하지 않는 내 마음은 어쩌면 너무 무심한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많다. 스스로 부모님과의 관계에 경계선을 긋고 더 나아지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 않는 방증이겠다. 잘 될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는 어머니의 문자에 답장을 짧게라도 보내고 가끔은 먼저 메시지를 보내보자 하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엄마!˝라는 외침 이외에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음식과 음악이 향수를 부른다는 생각이었다.

미쉘과 엄마 사이에는 김치 등 많은 한국 음식들이 있다. 내 어머니도 요리를 잘 하시는 편이었는데 결혼 후에도 이상하게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맑은 콩나물국이 생각나곤 했다. 옆지기가 콩나물국을 몇 번 끓여주었지만 결코 어머니가 끓여주신 그 맛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은 제사를 지내지 않지만 과거에 제사를 지낼 때는 갈 때마다 콩나물국이 먹고 싶었다며 너스레를 떨곤 했다. 누구나 이처럼 어머니를 생각하면 떠올리는 음식 하나 쯤은 있을 것 같다.

중학교 즈음부터 노래방 문화가 시작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머니는 나를 노래방에 데려가셨다. 그 무렵 장사 손님과 아버지를 상대하는 일로 스트레스를 풀고자 함이셨을 것이다. 어머니의 애창곡인 남진, 나훈아의 곡들을 나도 알게 되었고 덩달아 나도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구나를 알게 되었다. 장미의 미소, 처음 그 느낌처럼, 신인류의 사랑 등 애창곡을 불렀던 그 시간은 추억으로 고스란히 남았다. 10대 시절 어머니와의 좋은 추억이 있다면 그 때일 것이다. 미쉘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억하며 부르는 커피 한 잔을 보며 나도 그 시절 어머니와의 시간을 자연스레 생각했다.

죽음(과 병마)이라는 것은 언제라도 올 수 있다고 과거 현인들은 끊임없이 말한다. 미쉘의 엄마에게도 갑작스레 찾아왔던 것처럼 내 어머니, 아버지에게도 사고와 병환이 찾아왔었다.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사실 닥칠 일을 생각하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싶고 도무지 감정을 추스리기가 어려운 것 같다. 그리고 아무리 준비한들 완벽히 준비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결국 감내해야 할 일이고 마주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6-01-26 1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두 번째 읽는데요. 첫 번째보다 더 불편하고 힘든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예요.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그런거 같아요.
죄책감을 갖는 동시에 억울한(?) 마음도 있고요. 하지만, 바로 그 점에서 이 책이 힘을 갖게 되었다는 생각도 합니다. 거리의화가님 이야기 읽다가 저도 엄마 생각을(어제 엄마한테 짜증 많이 냈거든요) 해보았습니다. 저는 반 정도 읽었어요. 얼른 읽으려고요^^
완독 축하드립니다, 거리의화가님!

거리의화가 2026-01-27 08:04   좋아요 1 | URL
부모, 특히 엄마와의 관계에 관한 글과 책은 늘 감정을 자극하게 하는 법인 것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이 책에 5별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엄마와의 여러 복잡다단한 관계성을 잘 그려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제가 너무 냉담하다고 말씀하시거든요. 왜 그리 쌀쌀하냐면서... 죽기 전에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하라는 이야기를 매번 듣는데 참 어렵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반성했습니다.
2번째 읽으신다니 더 여운이 깊으실거라 생각해요. 완독을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6-01-28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뒤에 조금 남겨놓고 있어요. 엄마 얘기이니만큼 어쩔 수 없이 울컥하게 되는 장면들이 있는데요,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사람들이 와서 엄마의 시체를 데리고 나갈 때, 그 때 또 울컥 눈물이 나더라고요. 우리 엄마가 경험한 일이고 이제 내 일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 책은 시작할 때부터, 그러니까 이것이 엄마에 대한 딸의 이야기라는 걸 알면서부터 어떤 각오를 하게 되잖아요. 이 책을 읽다가 나는 좀 울컥할 것이다, 같은 거요. 엄마와 딸의 이야기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고요.

그런데 영어 단어는 정말 어렵더라고요. 찾지 않고 내용 짐작하면서 그냥 읽고 있는데, 너무 어려운 단어, 처음 보는 단어가 많아서 읽기에 쉽지는 않은 책입니다. 완독 축하드리고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거리의화가 님! 저도 다 읽고나면 감상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잣죽을 한 번 만들어볼까 싶어져요. 하하하하하.

거리의화가 2026-01-28 09:15   좋아요 0 | URL
사실 리뷰하면서 줄거리를 간단히 썼다가 지웠어요. 아직 읽고 계신 분들이 많기도 했고 이 책은 독자마다 꽂히는 부분이 서로 다를 것 같아서 옮기지 않는 편이 좋겠더라구요.
말씀하신대로 이 책은 어느 정도 울음을 각오하고 읽게 된다는 것을 전제하죠. 저는 엄마 장례식에서는 미쉘이 감정을 꾹 참았다가 나중에 절친에게 가서야 감정을 터트리는 장면에서 많이 울컥했어요. 아마도 부모님이 돌아가신다면 제게는 그 대상이 옆지기가 될 것 같은데... 항암하는 장면은 특히나 힘겹더라구요. 저희 부모님이 겪으신 일이기도 했고... 아픈 부모는 고통을 마주하기보다는 차라리 외면하고 싶어지는 것 있잖아요. 자식들 입장은 또 안 그럴테니까ㅠㅠ
단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써놨었는데 제가 리뷰에 빼먹었네요? 요리 재료, 의학 관련된 용어들은 특히 어려웠습니다. 단어를 막상 찾아보면 자주 쓰는 어휘나 필수 어휘라기보다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도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함께 읽는 책이어서 덕분에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뒷부분 읽으면서 저는 다락방 님 생각 많이 했어요. 김치를 직접 만드시는 분이니까~ㅎㅎㅎ 완독 화이팅입니다!
 

이사야가 등장하기 전의 유대인들은 야훼를 모든 부족의 유일한 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모든 히브리인들의 유일한 신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모압인들에게는그들의 신인 그모스가 있었으며, 나오미는 룻이 계속 그모스를 충실하게 섬겨도 좋다고 생각했다. 바알세붑은 에글론의 신이었으며, 밀곰은 암몬의 신이었다. 이 민족들은 경제적 정치적 고립주의를 택하여 자연스럽게 그들의 신학적 독립성을 낳았던 것이다. 모세는 그의 유명한 노래에서 "야훼여, 신들 중에 주와 같은 자 누구입니까?"라고 물으며, 솔로몬은 "우리의 신은 모든 신보다 크심이라."고 말하고 있다. 탐무즈는식자층을 제외한 모든 유대인들에게 받아들여졌다. 뿐만 아니라 그를 섬기는 의식이한때 유대에 널리 퍼져 있었으므로, 에스겔은 탐무즈의 죽음을 슬퍼하는 제의적인 울음소리를 신전에서도 들을 수 있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유대인 부족들은 이처럼 독립성과 자율성을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심지어 예레미야의 시대에도 그중 다수는 자체의 신들을 갖고 있었다. "유다여, 너의 신들이 너의 성읍 수와 같도다." 그러므로 이 음울한 예언자는 그의 백성들이 바알과 몰록을 섬기는 일에 계속 저항한다. 다윗과 솔로몬의 치세에 정치적 통일성이 점점 견고해지고 예루살렘의 신전이 종교의 중심지로자리를 잡아 가면서 신학이 역사와 정치를 반영하게 되자, 야훼는 유대인들의 유일한신이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예언자들이 등장할 때까지는 이런 단일신교(henotheism)를 넘어 유일신교(monothcism)의 방향으로 조금도 발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히브리 - P506

아모스와 이사야는 그리스도교와 사회주의의 모태이며, 가난과 전쟁이 인간의 형제애와 평화를 깨뜨리는 일이 없는 유토피아의 물줄기가 흘러나온 원천이다. 그들은 유대인들의 현세적인 권력을 다시 확립해 주고, 무산자들이 인류를 통치하는 독재 시대를 열어 줄 메시아에 대한 유대인의 초기 개념을형성해 준 근거다. 이사야와 아모스는 호전적인 시대에 단순성과 온유함, 협력과 우정이라는 덕목을 높이기 시작했으며, 예수는 이런 덕목들을 자신이 내세우는 신조의 기본 요소로 삼았다. 그들은 "만군(萬軍)의 주"를 "사랑의 주"로다시 만들어 내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한 최초의 인물들이었다. 그들은 야훼를내세워 인도주의를 펼쳤다. 19세기의 급진론자들이 그리스도를 내세워 사회주의를 펼쳤던 것처럼 말이다. - P515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 법전은유대인의 생활을 묘사해 놓은 기록이라기보다는 율법(사실상 "신관들의 유토피아"일 뿐이었다는 점이다. 다른 법전들처럼 그 법전 역시 어기는 일이 발생할 경우에는 대단히 존중되었고 위반되는 경우마다 새로운 칭송을 받았다. 그법전은 사람들의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유대인들이 2000년간 유랑 생활을 하는 동안 그들에게 무형의 정신적 국가, 즉 하이네 (Heine)가 말한 것처럼 "이동식 조국"을 주었다. 온갖 이산(離)을 겪었어도 그들에게 통일성을 유지시켜주었고, 온갖 패배를 당했어도 자부심을 유지시켜 주었으며, 우리 시대에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동안 강인한 불멸의 구성원들을 안겨 주었다. - P539

제국은 본성상 곧 무너지기 마련이다. 제국을 세웠던 활력이 그 제국을 물려받은 사람들에게서 사라지는 순간, 식민지의 민족들은 잃어버린 자유를 되찾기 위해 싸울 힘을 비축하기 때문이다. 또한 언어, 종교, 도덕, 전통이 서로 다른국가들이 하나의 통일체를 이루어 그 상태를 오래 유지한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런 통일체에는 유기적인 끈이 없으므로 인위적인 결속력을유지하려면 강압이 계속 동원되어야 한다. 그러나 페르시아 제국은 이런 이질성과 원심력을 완화시킬 수 있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결속력이 없는 여러 국가들을 지배하는 것으로 만족하고는 그 국가들을 하나의 통일 국가로 만들려는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 통일체를 보존하는 일은 해마다 힘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왕의 구속력이 느슨해지면서 태수들의 대담함과 야망도 점점 커졌다. 태수들은 자신들과 권력을 공유하며 자신들의 권력을 제한해야 하는 임무를 지닌 장군들과 대신들을 매수하거나 위협하여 임의로 군대와 자금을 키워 나가면서 왕과 맞설 음모에 계속 가담했다. 반란과 전쟁이 계속되면서 왜소해진 페르시아는 활력이 고갈되었다. - P59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e lessons she imparted, the proof of her life lived on in me, in my every move and deed. I was what she left behind. If I couldnot be with my mother, I would be her. - P2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집트의 영혼은우리 인류의 지식과 기억 속에 아직도 살아 숨 쉬고 있다. 이집트는 농경, 야금술, 산업, 토목 기술을 발전시켰으며, 유리와 리넨, 종이와 잉크, 달력과 시계,
기하학과 알파벳을 처음 발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의상과 장식품, 가구와 집, 사회와 생활에 세련미를 더했으며, 질서 정연하고 평화로운 통치 기구, 인구조사 및 우편 업무 제도, 1·2차 교육 기관, 심지어 공직과 행정을 위한 전문 교육•제도까지 만들어 내는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글과 문학, 과학과 의학도 발전.
시켰으며, 개인 및 공공의 양심이 처음으로 명확하게 표명된 곳도 이집트였다.
-사회 정의를 처음으로 부르짖은 곳도, 일부일처제가 처음 널리 퍼진 곳도, 일신 - P380

교를 처음 채택한 곳도, 윤리적인 글이 처음 등장한 곳도 이집트다. 이집트만큼건축과 조각, 비주류 예술이 발달해 최고의 기량과 힘을 자랑하는 곳을 우리가아는 한) 이전 역사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그 이후에도 이집트에 필적하는 곳을 찾기 힘들다. 이집트의 정신을 담은 최고의 작품들이 사막 아래 묻혀버리거나, 지구가 일으키는 경련에 무너져 내린 와중에도 이집트의 이러한 공헌은 사라지지 않았다. - P381

바빌로니아의 문명은 이집트 문명만큼 인류에게 많은 열매를 안겨 주지 못하고, 인도 문명만큼 다양하고 심오하지 못했으며, 중국 문명만큼 섬세하고 성숙하지 못했다. 그러나 유대인들의 문학적 재능을 통해 유럽의 종교적 전승에 - P442

서 떼어 낼 수 없는 매혹적인 전설들을 전해 준 곳이 바로 바빌로니아였다. 그리스인들이 수학, 천문학, 의학, 문법, 사전 편찬술, 고고학, 역사, 철학의 토대를 자신들의 도시 국가로 들여와 로마와 우리들에게 전해 주었을 때도 그 모태가 된 곳은 이집트가 아닌 바빌로니아였다. 금속과 별자리, 중량과 도량형 단여러 악기와 많은 약품들의 그리스식 이름은 바빌로니아식 이름을 번역한것이며, 때로는 단순히 소리를 그대로 옮겨 적기도 했다. 그리스의 건축은 이집트와 크레타 섬에서 양식과 영감을 얻었지만, 이슬람 사원의 탑과 중세 예술의첨탑과 종탑, 미국 현대 건축의 단형(形) 양식은 지구라트를 거친) 바빌로니아의 건축을 통해 발전한 것이었다. 함무라비 법전은 모든 고대 사회의 유산이되었으며, 이는 로마가 현대 사회에 안겨 준 질서와 통치라는 선물만큼 소중했다. 아시리아는 바빌론을 정복하고 그 고대 도시의 문화를 받아들인 후 넓은 제국 전체로 보급했다. 유대인은 오랜 포로 생활을 하며 바빌로니아의 생활과 사상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페르시아와 그리스가 바빌로니아를 차례로정복하면서, 이오니아, 소아시아, 그리스의 신흥 도시들과 바빌론 사이에 통신과 교역이 전례 없이 충실하고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 모든 길이 열렸다.
이런 방법들과 그 밖의 다른 많은 방법들을 통해 두 강 사이에 자리 잡은 땅의문명은 우리에게 전달되어 인류의 문화적 유산이 되었다. - P443

아시리아는 너무 성급하게 외국에서 경제적 활력을 끌어왔다. 그 결과 아시리아의 경제는 부와 교역을 안겨 주는 수지맞는 정복 사업에 의존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어느 순간이든결정적으로 패배하게 되면 그 순간에 끝날 수 있었다. 아시리아의 군대를 무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던 몸과 성격적 특성들은 그들이 거둔 바로 그 승리 때문에 점점 약해졌다. 승리할 때마다 가장 강하고 용감한 사람은 죽어 나간 반면, 연약하고 소심한 사람들은 살아남아 같은 유형의 사람들을 늘려 나갔다. 이런 과정 덕분에 문명은 잔인한 자들을 솎아내 더 강해졌을지 모르나, 아 - P468

시리아는 바로 그 때문에 힘의 원천이었던 생물학적 기반을 잃고 말았다. 아시리아가 벌인 정복 활동의 범위 역시 아시리아를 약화시키는 데 한몫했다. 정복활동으로 인해 만족을 모르는 군신(軍神)에게 전사들의 목이 바쳐졌을 뿐 아니라, 수백만 명의 몰락한 이방인이 아시리아로 들어왔다. - P46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