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전쟁 75주년이 되는 날이다. 며칠 전부터 관련 책들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책장을 확인하다 이 책을 발견했다. 당시 책의 제목과 소개글을 보고 이 책은 당장 읽지 못하더라도 사두어야한다 여기고 구입했었다. 이 책은 한국전쟁과 관련하여 일본, 중국, 미국, 그리고 콜롬비아의 입장에서 본 타자의 텍스트들을 다루고 있다.
내부인의 시선과 외부인의 시선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하나의 사건이라도 누가 보느냐에 따라서 사건의 서술이 달라질 수 있는 지점을 확인하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에 서술된 텍스트들을 통해서 다양한 시선을 만날 수 있다. 특히나 문학에 약한 내게 한국전쟁 관련하여 다양한 문학 텍스트를 얻어가는 것은 매우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읽고 싶은 책이 여럿 생겼다. 한꺼번에 다 읽으려면 곤란할테니 시간 날때마다 독서 계획에 끼워넣으면서 읽어봐야겠다. 일단 <맘브루>를 도서관에 상호대차해두었고 <스노우 헌터스>(원서도 함께), <전쟁 쓰레기>는 구입했다. <스노우 헌터스>는 이 책이 나왔을 때만 해도 번역서가 없었는데 읽으려니 어떻게 딱 나와주는지 참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스노우 헌터스>, <전쟁 쓰레기>, <광장>(by.최인훈)은 이데올로기적으로 이분법을 강요받던 시기에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과 인물의 내면을 그리고 있는데 이를 위한 비교 텍스트로 읽어볼 작정이다. <맘브루>는 한국전쟁 관련하여 콜롬비아 작가의 시각은 접한 적이 없어 읽어보고자 하기 위해 골랐다.
일종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책이라 볼 수 있겠다.

묵혀 두었던 <역사비평>과 <역사문제연구>도 읽기 시작했다. <역사비평> 2025년 여름호는 진짜 대박이다. 온통 눈에 띄는 내용이 가득하여 눈과 뇌가 함께 즐거울 따름이다. 일단 조선공산당 100주년 특집 내용과 윤석열 탄핵 관련, 최근 <반일종족의 역사내란>이란 책을 또 다시 펴낸 이영훈의 책에 대한 특별 기고가 실려 있다. 브루스커밍스 다시보기 기획도 있다.
<역사문제연구>는 최근 읽었던 이연식 선생님의 책에 대한 좌담회 내용과 한국 자본주의 개발 시대를 1980년대까지 확장하는 의미에 대한 특집 내용이 눈에 띄었다. 보통 한국 자본주의가 눈에 띄게 발전한 시기를 꼽으라면 박정희 시기를 꼽는 경우가 많아서 1960~70년대 내용은 많이 연구가 되어 있는 반면 1980년대는 그 연구가 빈약하다. 주로 1980년대는 정치, 문화적으로 치우쳐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향후 1980년대 이후의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 있는 연구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역사문제연구는 서점에서 더는 검색이 되지 않는다ㅠㅠ)
아! 마무리는 다시 한국전쟁 이야기로! 정병준 선생님의 <한국전쟁>도 미루지 말고 읽어봐야겠다. 읽을 책은 많은데 눈은 뻑뻑하고 이거원ㅎㅎㅎ
군비 증강의 시대다. 한쪽에서 (상대가 쳐들어올지 몰라) 군사력을 늘리면 당연히 상대도 군사력을 늘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생각은 결국 평화로운 시대가 요원하게 만드는 것 같다. 끊임없이 상대를 경계하고 대비해야만 하는건지 답답하고 피로하다. 마무리가 이상해져버렸지만 어쨌든 내가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읽고 쓰는 것뿐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