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85)

용왕의 병은 다름 아닌 술병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봉건국가의 무능한 왕을 풍자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를 두고 대립하는 별주부와 토끼는 왕을 옹호하거나 왕을 비판하는 각각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유교 사회의 규범 중 하나인 을 드러내는 별주부와 임금을 조롱하는 토끼 중,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아마 토끼에게 더 마음이 끌릴 것입니다. 별주부가 임금의 무능을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노력이 부족함을 스스로 한탄하는 모습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별주부가 답답하거나 미련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지금 시대에는 권력 앞에서 자신의 지혜로 스스로를 지키는 토끼 같은 인물에 더 쉽게 마음이 끌리기 때문이지요.


(180)

<도솔가>에서 월명사가 부르는 노래는 신과 인간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구원의 노래는 인간의 고통과 해탈을 이야기하는 중요한 요소를 포함합니다. 도솔천은 신적인 존재가 사는 곳으로, 이 노래를 통해 인간은 신과 소통하려 하며, 구원의 길을 찾고 있습니다. 신라시대는 불교가 널리 퍼져 있던 시기였으며, 사람들은 인생의 고통을 극복하고자 불교적 구원을 열망했지요. <도솔가>의 가사는 불교적 해탈의 길을 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이 노래는 인간의 고통을 해결하려는 신성한 존재의 자비와 구원을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죠. 세속적인 고통에서 벗어나 신과의 소통을 통해 구원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이 노래는 당시 신라 사람들에게 종교적 소망의 길을 제시한 중요한 철학적 의미였을 것입니다.


(206-207)

<원가>에서 잣나무는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가집니다. 잣나무는 변하지 않는, 견고한 존재로 나타나며, 왕과 신하 간의 굳은 약속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효성왕이 신충을 잊고 뜻하지 않게 배신한 것은, 잣나무가 말라죽어간다는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약속의 무효화와 신하의 원망을 표현한 것입니다. 잣나무가 변치 않은 푸르름을 유지하는 것처럼, 왕도 신하와의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이어가야 한다는 교훈을 자연 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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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5 - 레인 이야기
그레고리 머과이어 지음, 이지연 옮김 / 민음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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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그레고리 머과이어 <위키드> 시리즈 어느덧 5권의 이야기란다.5권의 제목은 레인 이야기. 레인이 누구인지, 궁금하겠지? <위키드> 3리르 이야기마지막 부분에 리르와 캔들이 녹색 피부를 가진 딸을 낳았는데, 그 아이의 이름이 바로 레인이란다. 그러니까 <위키드> 5권의 주인공은 리르의 딸 레인의 이야기란다. 리르는 누구의 아들? 그래, 서쪽 마녀 엘파바의 아들. 그러니까 레인은 엘파바의 손녀가 되겠구나.

..

그런데 5권의 첫 부분은 반가운 이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캔자스로 돌아간 도로시가 등장했어. 오즈에서 돌아온 지 6년이 지났어. 하지만 도로시는 여전히 에메랄드 시에서 있었던 일들을 그리워하곤 한단다. 헨리 아저씨와 엠 아주머니와 함께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여행을 갔을 때도 그 도시를 에메랄드 시와 비교하며 이야기했어. 호텔에 묵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서 건물이 흔들렸단다. 1906 4 18일이었어. 소설에 날짜가 정확히 써 있길래 그날 진짜 지진이 있었나, 검색을 해보니 그날 샌프란시스코에 엄청나게 큰 지진이 일어나서 3000명 이상이 죽었다고 하는구나. 아무튼 소설 앞부분에서 도로시가 잠깐 등장하고 다시 오즈의 세계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한단다.

 

1.

글린다도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단다. 오래 전에 남편 처프리 경은 죽고 목베거홀이라는 곳에서 하인들을 데리고 지내고 있었어. 목베거홀은 먼치킨랜드 령에 위치하고 있단다. 먼치킨랜드 땅과 오즈의 땅 경계에 위치하고 있단다. 글린다는 오즈의 정부에서도 일했던 사람인데, 오즈의 정부와 내전 중인 맨치킨랜드의 땅에 살고 있으니 오즈 정부에서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단다.

아참, 오즈의 황제는 여전히 셀이란다. 셀 기억나지? 엘파바의 남동생. 글린다 부인이 먼치킨랜드 땅에 머무르고 있어서 체리스톤 장군이 찾아와 이주 명령을 내렸단다. 하지만 글린다가 그런 것에 신경 쓸 나이도 아니고 성격도 아니었단다. 거절했어. 그러자 체리스톤 장군은 최소한의 인력만 남기도 모두 퇴거 조치를 했단다. 그리고 글린다도 집 바깥을 나갈 수 없는 가택연금조치를 당했어. 70여명이었던 가솔을 모두 내쫓고 다섯 명만 남겼는데, 그 중에는 고아로 알려진 여덟 살짜리 레인도 포함되어 있었단다. 아빠가 이미 레인이 리르와 캔들의 딸이라고 했는데, 이야기하지 말 걸 그랬구나. 그런데 좀 읽다 보면 금방 레인이 리르와 캔들의 딸이란 걸 눈치챌 거야.

친구 엘파바의 손녀딸을 글린다가 보살피고 있는 거구나. 공식적으로는 레인은 글린다의 몸종이란다. 그렇게 글린다를 가택연금조치를 했지만 체리스톤 장군은 오래 전부터 글린다와 친분이 있어 같이 저녁도 먹고 그랬어. 글린다의 몸종 레인이 글을 못 읽는다는 것을 알게 된 체리스톤 장군은 레인에게 자신이 글을 가르쳐 보겠다고 했어. 체리스톤 장군은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거든

어느날 난쟁이가 이끄는 타임드래곤 부대가 찾아왔단다. 그들은 타임드래곤과 함께 공연을 했어. 글린다와 체리스톤과 군인들이 함께 공연을 봤어. 그런데 그 공연에 군인들이 호수에 빠져 죽는 장면이 나왔어. 체리스톤 장군은 공연을 멈추게 했단다. 사실 타임드래곤은 과거의 비밀의 이야기하거나 미래의 일을 예언하는 공연을 하는 능력이 있잖아. 그렇다면 체리스톤의 부대원들이 미래에 호수에 빠져 죽게 되는 것인가? 난쟁이는 타임드래곤이 보관하고 있던 마법서 <그리머리>를 글린다 부인에게 전달했단다.

체리스톤 장군은 부대원들과 함께 목베거홀에 머무르면서, 커다란 호수에 함선들을 만들면서 먼치킨랜드와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어. 글린다의 하인들 중에 퍼글스와 머스라는 사람이 있는데, 퍼글스는 군인들과 시비가 붙어 싸우다가 척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머스는 체리스톤 장군이 해고를 해서 집에서 쫓겨났단다. 그래서 글린다 부인의 측근은 이제 레인만 남았단다. 레인은 몰래 체리스톤의 부대를 염탐했는데, 그들은 드래곤들은 이용하여 먼치킨랜드를 공격하려고 했어. 그래서 드래곤들을 길들이는 일도 하고 있었지.

글린다 부인은 더 이상 이곳에 머물면 안 되겠다 생각하고 레인과 함께 탈출 시도를 했단다. <그리머리>에서 터득한 마법을 이용해서 드래곤들과 체리스톤의 함선들을 호수에 꽁꽁 얼려 두었어. 그래서 드래곤과 체리스톤의 함선들은 꼼짝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이때 먼치킨랜드의 부대가 공격하여 함선은 모두 난파되고 드래곤도 다섯 마리가 죽고 한 마리만 도망을 갔단다. 글린다 부인과 레인은 그런 혼란의 틈을 타서 목베거홀을 탈출하여 길을 떠났어. 가는 길에 겁쟁이 사자 브르르와 일리아노라를 만났단다. 그들은 얼마 전에 타임드래곤 부대와 함께 왔을 때도 만났단다. 아무래도 글린다가 브르르와 탈출 계획을 미리 짜 놓은 것은 아닌가 싶구나.

글린다 부인은 브르르와 일리아노라에게 레인을 맡기고 자신은 다시 돌아가겠다고 했어. 퍼글스와 머스 때문에 돌아가야 한다고 했어. 그리고 <그리머리>도 다시 돌려주었어. 그렇게 레인은 타임드래곤 부대와 함께 하게 되었단다. 난쟁이는 레인이 자신들과 동행하는 것을 싫어했지만, 브르르와 일리아노라가 설득하여 동행하기로 하고 그들은 남쪽으로 향했단다. 아참, 브르르는 사자이고 일리아노라는 사람이지만, 그들은 사이 좋은 부부였단다.

 

2.

남쪽으로 가던 일행은 가는 길에 약제사 수녀를 만났단다. 약제사 수녀는 세인트글린다 수녀원 소속으로 그 이전에도 몇 번 나왔었어. 약제사 수녀는 키가 작아서 꼬마 다피라고도 불렀는데, 앞으로는 꼬마 다피라고 부를게. 꼬마 다피도 그들과 동행하기로 했단다. 그런데 체리스톤 부대가 그들을 추격하고 있었어. 타임드래곤 부대의 대장 난쟁이에게 걱정거리가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 타임드래곤이 죽은 듯 동작을 안하고 있던 거야. 그런데 레인이 우연히 어떤 말을 했는데, 그 말에 타임드래곤이 반응하며 깨어났단다. 그리고는 갑자기 레인 일행들을 모두 태우고 하늘로 날아 올랐어. 그렇게 체리스톤 부대의 추격을 따돌렸단다.

타임드래곤은 먼치킨랜드 남부지역인 쿼들링 지역에 그들을 내려주었단다. 그러고는 타임드래곤은 또다시 가만히 있었단다. 타임드래곤이 미래를 예측해 주니까, 그들이 가는 곳까지 예지해 주었는데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아서 그들은 쿼들링 지역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단다. 1년이 지나도록 타임드래곤은 아무런 신호를 내놓지 않아, 그들은 일단 길을 떠나기로 했단다. 가는 길에 브르르의 첫사랑이었던 상아호랑이 뮬라마가 그들을 찾아왔어. 뮬라마는 그들을 돕겠다면서 은신처에 데려다 준다고 했단다. 그렇게 데려가 곳은 어떤 농장이었는데 그 농장은 바로 리르와 캔들의 집이었단다.

<위키드> 3권에서 캔들은 레인을 낳고 농장을 떠났는데, 다시 돌아온 모양이구나. 리르와 캔들은 그들의 딸인 레인을 다시 만나게 되었단다. 그런데 어쩌다가 레인은 엄마 아빠와 헤어져 글린다와 함께 지내고 있던 것일까. 레인은 다시 만난 엄마와 아빠를 크게 반기지는 않았단다. 리르와 캔들도 조심스럽게 레인에게 접근하면서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했어. 리르는 일리아노라를 보고 한 눈에 그가 의붓누이 노르라는 것을 알았단다. 일리아노라는 <위키드> 3권에서 리르가 그렇게 찾던 노르였단다. 남쪽 지하 감옥에 갇혔다가 재치로 탈옥에 성공했던 그 노르…. 그들은 리르의 집에 머물면서 그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

어느날 도시라는 굴뚝새가 그들을 찾아왔는데, 새로운 소식을 가져왔단다. 도로시가 다시 오즈에 왔다는 소식이었어. 그런데 네사로즈을 죽였다는 혐의로 먼치킨랜드 감옥에 갇혀 있고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는 거야. 예전에 도로시의 집에 날라와 동쪽 마녀 네사로즈를 죽였을 때는 그렇게들 환호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네사로즈를 죽였다는 죄로 감옥에 넣다니그들도 다 그때그때 다른 사람들이로구나. 네사로즈의 악행은 잊혀지고, 오즈 정부에 항거하여 먼치킨랜드 독립을 주장한 사실만 남아 있는가 보구나.

일행은 도로시를 도와주기 위해 길을 떠났어. 그런데 가는 길에 숲 속 멧돼지의 공격으로 타임드래곤이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말았단다. 다행히 <그리머리>는 리르가 가지고 있었어그렇게 <위키드> 5권의 이야기가 끝이 났단다. 이제 한 권이 남았구나. 5권을 읽다 보면 궁금한 점들이 몇 가지 있단다. 레인이 왜 글린다 부인과 함께 있었는지, 레인이 갓난아기였을 때 녹색 피부를 가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녹색 피부가 없었는지등 말이다. 그런 궁금증은 6권에 풀리게 될 것 같구나. 아참, 도로시의 재판 결과도 결판나겠지? 우리나라 재판처럼 터무니없는 결과가 아니길 바래. , 그럼은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도로시 게일과 그녀의 친지들이 캔자스 발 열차를 타고 산에 도착하기까지는 사흘이 걸릴 것이라고, 여행 설계사가 말해 주었다.

책의 끝 문장: 브르르가 둘 모두의 몫만큼 울었다.


몇몇 생애는 한 단 한 단 올라가는 층계와 같다. 매 시기마다 이전에 이룬 것을 바탕으로 그 위에 한 단을 더 높이 쌓아 올리는 식이다.
다른 생애들은 붕 하고 포물선을 그리는 날쌘 창의 궤적과 같다. 오직 한 가지에만 모든 것을 바치는 삶이다. 그 시작으로부터 종말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그 얼마나 장려하게 집중되어 있는 인생행로인가. 그 날아간 길이 너무도 참되고 확실하여 숙명론의 증거가 될 것만 같다.
그리고 또 다른 생애들은 도리어 호숫가의 돌덩이를 넘어 앞으로 가는 있는 어린애의 걸음과 닮았다. 지금은 오르다가, 지금은 내리다가, 목적지는 항상 가려서 안 보이고. 이제 발목이 삐끗하고, 이제 샌드위치를 흘리고, 이제 낚싯바늘이 얼굴에 와 부딪히고.
- P300

목적지를 결정하면 항상 날씨가 나아지는 법이다. 아니면 나아진 것 같은 기분이라도 든다. 비록 태양은 여전히 거칠고 바람은 약했지만, 그리고 높은 습도 탓에 젖은 코트를 입은 것처럼 몸이 무거웠지만 한동아리 아닌 한동아리 일행들은 탄력 있는 걸음걸이로 걸어나갔다. - P303

거기에 진전이 있으면 있을수록 더욱더 많은 의미가 그 속에 깃들어 있는데, 어찌해 볼 수 있는 건 더 적어질 뿐이다. 인생을 살아가고 나이를 먹어 갈수록 더욱 구체적으로 손 안에 잡히는 것들이 많아지고 찰나 찰나가 아주 미세한 것들이 모두 소중해진다. 살아온 인생, 지내 온 시간들이 갈수록 모순에 차고 역설로 아로새겨지고 불가해한 것이 되어 가지만 그 때문에 의미가 없어지는가 하면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그 반대일 것이다. 아마도, 해명되는 것이 적을수록 더욱 의미 깊은 것이다. (총합이 문제되는) 수학 방정식과 같지 않을수록, (결정적인 비밀에 좌우되는) 음악과 더욱 유사한 것이다. - P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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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비자르가 부인을 발로 차서 죽인 거라고요.” 제르베르는 단조로운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 “부인의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거든요. 배 속 어딘가에 탈이 난 게 분명해요. 맙소사! 부인은 사흘 동안이나 몸을 뒤틀면서 끔찍한 고통에 시달려야 했어요…… ! 아마 노예선에 보내진 불한당들도 그 남자만큼 악한 짓을 하진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남편한테 맞아 죽는 여자들을 일일이 신경 쓰다보면 법이 할 일이 너무 많아지겠죠. 매일같이 맞고 사는 여자들한테는 한 대 더 맞고 덜 맞는 게 무슨 상관이겠어요. 안 그래요? 그런데도 그 불쌍한 여자는 자기 남편이 참수형이라도 당할까봐 거짓말을 하더라구요. 글쎄, 물통 위해서 떨어져서 배를 다친 거라면서…… 그러고는 밤새 비명을 지르다가 죽었어요.”


(87)

당연하게도 나태와 빈곤함이 자리 잡은 곳에는 불결함이 따라왔다. 과거에 제르베즈의 자존심이었던 하늘을 연상시키는 근사한 파란색 가게는 이젠 어디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창들과 판유리는 거리를 달리는 마차에서 튄 오물로 온통 뒤덮였다. 진열창 선반에 매달아놓은 놋쇠봉에는 병원에서 죽은 여자 고객들이 미처 찾아가지 못한 회색빛 누더기 옷 세 벌이 널려 있을 뿐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면 더 초라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천장에서 말리는 축축한 세탁물들의 습기 탓에 벽에서 떨어져 나간 퐁파두르 스타일의 사라사 벽지는 먼지가 잔뜩 내려앉은 거미줄처럼 너덜거렸다. 수없이 반복된 부지깽이질로 인해 구멍이 뚫리고 부서진 난로는 고물상에 쌓인 낡은 무쇠 조각처럼 보였다.


(278-279)

다시 시트로 랄리를 덮어준 제르베즈는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수가 없었다. 아이는 점점 더 의식이 희미해지면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제 랄리에게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예전에 검은 눈빛뿐이었다. 어린 소녀는 모든 것을 체념한 채 깊은 생각에 잠긴 듯 시선으로 그림을 자르고 있는 자신의 두 아이를 응시했다. 방 안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었다. 죽어가는 아이 앞에서 망연자실한 비자르는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았다. 아니, 이럴 수는 없다. 이건 너무나 가혹하지 않은가! ! 이렇게 엿 같은 인생이 어디 있단 말인가! 정말 구차하기 짝이 없었다! 제르베즈는 비자르의 집을 뛰쳐나와 정신없이 계단을 달려 내려갔다. 삶에 깊은 회의가 느껴져 아무 승합마차에나 뛰어들어 그대로 바퀴에 깔려 죽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309)

캄캄한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며 여섯 개 층을 올라가는 동안 제르베즈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를 몹시 아프게 하는 헛헛한 웃음이었다. 오래전에 품었던 자신의 이상이 떠올랐던 것이다. 별 탈 없이 일하면서 언제나 배불리 빵을 먹고, 지친 몸을 누일 깨끗한 방 한 칸을 지니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남자한테 맞지 않고 살면서, 마지막에 자신의 침대에서 죽는 것. 이제 이 모든 게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이거야말로 코미디가 따로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일도 하지 않았고, 배불리 먹기는커녕 허기를 달래기도 힘든 지경이며, 오물 더미 위에서 잠을 자고, 딸은 거리의 여자가 되었고, 남편에게 얻어맞은 것은 일상이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신에게 3만 프랑의 연금과 각별한 관심을 바라기라도 한 것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 이 고단한 생에서는 아무리 소박한 꿈을 꾸어도 하늘은 절대로 들어주지 않는 듯했다! 하찮은 음식과 잠자리마저 허락지 않았다. 그것이 보통 사람들의 운명인 것이다. 제르베즈는 예전에 자신이 20년간 다림질을 하고나면 시골로 가서 살겠다는 근사한 소망을 품었던 적이 있었음이 떠올라 더욱더 허망한 웃음을 터뜨렸다. 따지고 보면 그녀가 곧 가게 될 곳도 시골이긴 했다. 그녀는 풀이 나 있는 페르라셰즈 묘지 한 귀퉁이에 누워 쉴 수 있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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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25-07-06 0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소무아르(목로주점)는 1편의 빨래터에서 아낙네들의 싸움장면이 백미였던 것 같습니다^^
좋은 책 읽고 계시는거 보고 반갑네요!

bookholic 2025-07-06 23:09   좋아요 1 | URL
작년에 처음으로 에밀 졸라의 책을 읽었는데, 묵직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래서 하나씩 찾아 읽어보려고 합니다...
에밀 졸라의 책들을 읽지 않은 눈을 갖고 있어 행복합니다. ㅎㅎ
즐거운 한 주 되십시오~~
 
베니스의 상인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너무나 유명한 작품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이야기할게. 얼마 전에 읽은 필립 로스의 <샤일록 작전>의 제목이 <베니스의 상인>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하면서 <베니스의 상인>을 읽어봐야겠다고 했잖아. 그래서 이번에 읽었단다. 그 유명한 작품을 이제서야 읽다니.. 아빠가 책을 열심히 읽는다고 읽는데, 아직 이 세상에는 읽지 않은 책들이 참 많구나.

<베니스의 상인>은 셰익스피어의 다른 유명한 작품과 마찬가지로 희곡이란다. 이 책을 처음 읽었으나, 결과를 보니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야기더구나. 이 작품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그 줄거리는 어디선가 들어봐서 그런 것 같구나. 셰익스피어가 이 작품을 어떻게 지었고,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별도로 이야기하지 않고, 바로 책 이야기를 해줄게.

 

1.

주인공은 앤토니오라는 베니스의 상인이란다. 자신 소유의 배들도 있었어. 엄청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돼. 사람들이 돈을 빌려 달라고 하면 무이자로 빌려주었단다. 어려워서 돈을 빌려 주는 것이니 이자를 받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지그렇다 보니 고리대금업자인 유대인 샤일록은 앤토니오를 무척 싫어했단다.

앤토니오의 친구 바싸니오는 앤토니오가 빌려준 돈을 다 쓰고 더 빌려달라고 했는데, 앤토니오도 현재는 돈이 없어서 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야. 앤토니오와 바싸니오는 어쩔 수 없이 샤일록에서 돈을 빌리고 앤토니오가 차용증서를 썼단다. 앤토니오를 싫어하는 샤일록은 차용증서에 잔인한 내용을 포함시켰어. 세 달 안에 돈을 갚지 못하면 앤토니오의 살을 한 근 떼어내라고 했던 거야. 앤토니오는 자신의 상선이 입항하게 되면 돈 갚은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면서 샤일록의 요청해로 차용증서를 썼단다.

샤일록에게는 딸 제시커가 있었은데, 강압적인 아버지 때문에 집에만 갇혀 지내야 했어. 하지만 젊은 혈기에 어찌 집에 갇혀 지낼 수 있겠니. 로렌조라는 사람과 몰래 사랑을 나누고 있었는데, 어느날 제시커는 아버지의 보물을 훔쳐서 로렌조와 도망을 갔단다.

….

포오셔라는 벨몬트의 상속녀로 엄청난 부자가 있단다.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남편감을 골라야 하는데, 그 방법이 좀 특이했단다. 상자 세 개가 있고, 각 상자에는 금, , 납과 하나의 문장이 적혀 있었는데, 구혼자들은 그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포오셔의 아버지 벨몬트의 뜻에 맞는 상자를 골라야 포오셔의 약혼남이 될 수 있었어. 포오셔는 돈뿐만 아니라 미모도 갖추고 있어서 많은 구혼자들이 찾아와 상자를 고르게 되었으나, 모두 실패했어.

포오셔는 사실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남자가 있었어. 앞서 이야기했던 앤토니오의 친구 바싸니오였단다. 바싸니오도 포오셔에게 청혼하러 왔는데, 포오셔는 그가 잘못된 상자를 고를까 걱정했단다. 포오셔라는 여자는 참 순진한 여자인가 보구나슬쩍 눈치를 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아무튼 다행히 바싸니오는 제대로 된 상자를 선택하여 포오셔는 바싸니오를 남편감으로 선택하게 되었단다. 바싸니오이제 앤토니오의 돈을 갚아야지

 

2.

많은 물건을 싣고 오던 앤토니오의 배가 풍랑을 만나 파괴되었다는 소문이 돌았어. 그로 인해 앤토니오는 파산 위기에 몰리게 되었지. 샤일록의 차용증서에 따라 앤토니오는 살점을 떼어낼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지. 이 소식은 바싸니오에게도 전해지고, 바싸니오는 포오셔에게 이야기를 했어. 포오셔는 돈을 두 배, 세 배를 주어서라도 앤토니오를 구하라고 했단다. 바싸니오는 앤토니오가 있는 베니스로 돌아갔고, 그 뒤를 따라 포오셔는 하녀와 함께 남장을 하고 남편을 따라 베니스로 향했단다.

베니스에 도착을 하니 대공이 주관하는 재판이 벌어지고 있었어. 바싸니오가 도착했을 때는 차용증서에서 약속했던 세 달이 지나 있던 시점이란다. 바싸니오가 도착해서 돈을 두 배, 세 배 준다고 했지만 샤일록은 돈은 중요치 않다면서 차용증서에 적힌 앤토니의 살점 1파운드를 원한다고 했어.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했어.

남장을 하고 온 포오셔는 판사로 위장하여 재판에 참여했단다. 포오셔는 먼저 샤일록에게 자비를 베풀 것을 요청했으나, 샤일록은 요지부동 거절했단다. 결국 포오셔는 살점 1파운드를 주라고 판결을 내렸단다. 앤토니오도 포기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어. 하지만 포오셔는 정확한 판결 주문을 내렸어. 차용증서에는 살 1파운드라고만 적혀 있으니까, 피는 가져가면 안 된다고 했어. 그러므로 살 1파운드를 떼어가면서 피는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된고 했지. 그리고 1 파운드에서 조금이라고 넘치거나 모자라면 차용증서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며 정확하게 1파운드의 살만 떼어내야 한다고 했어. 사람의 살점을 떼어내야 하는데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떼어낼 수 있겠니? 당연히 없겠지그제서야 샤일록은 돈으로 받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앤토니오 측에서 거절했단다.

포오셔 판사는 한 가지 판결을 더 내렸어. 이방인인 포오셔가 베니스 사람을 죽이려는 명백한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어. 샤일록은 결국 거금의 벌금만 내고 재판장을 떠나야 했단다. , 정말 명판결이로구나. 솔로몬의 재판보다 더 훌륭한 판결인 것 같구나. 우리나라 판사들이 본받았으면 좋겠구나. 그들 스스로 신뢰를 내팽개쳐버린 대한민국 사법부들 말이야.

...

포오셔는 재판을 끝내고 다시 자신의 집으로 가기 전에 바싸니오에게 장난을 한 가지 했어. 남장을 하고 있는 포오셔는 재판을 잘 해결해 주었으니 바싸니오에게 반지를 달라고 요청했단다. 바싸니오의 반지는 포오셔가 준 반지였어. 바싸니오는 아내가 준 것이고 평생 지니겠다고 약속한 반지라서 안 된다고 했지. 그런데 남장한 포오셔 판사가 애원하다시피 계속 요청을 하니 결국 반지를 주고 말았단다.

바싸니오는 앤토니오와 함께 집으로 향했단다. 포오셔는 바싸니오에게 반지를 보여달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바싸니오는 당황해 하면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는데, 포오셔가 그 반지를 다시 보여주면서 재판장의 정체를 밝히게 된단다. 포오셔가 바싸니오를 혼내는 것은 아닌가, 싶었는데 포오셔도 착한 사람이었구나. 그리고 뒤늦게 좋은 소식도 도착했어. 파선되었다고 소문이 돌았던 앤토니오 배들 3대가 모두 안전하게 항구에 도착했다는 소식이었어. 이로서 이 희곡은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단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적인 희곡들과 달리 선이 악을 이긴다는 권선징악의 해피 엔딩이라 더 좋았던 것 같았어. 유명한 고전들은 이유가 다 있는가 보다. 아빠가 아직 읽지 않은 고전들이 많은데, 하나씩 찾아 읽어야겠다.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진정 알 수 없네.

책의 끝 문장: 그런데 앞으로 평생 살아가는 동안 어떻게 하면 니리서의 반지를 안전하게 간수할까 하는 염려만큼 큰 염려는 또 없을 것 같습니다




포오셔
경쟁자가 없을 때는 까마귀의 소리도
종달새 소리만큼 아름다운 법이며,
두견새라 할지라도 거위들이 제각기
꽥꽥거리는 대낮에 운다면 굴뚝새보다
훌륭한 음악가라고 생각되지 않을 거야.
세상만사는 적당한 때와 장소가 조화를 이룰 때 행해져야
비로서 정당한 칭찬을 받으며 완벽을 기할 수 있는 것이다.
조용히! 달님이 엔디미온과 함께 잠들어
깨려고도 하지 않는구나.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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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목로주점>은 내가 쓴 소설 중에서 가장 순수한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훨씬 더 끔찍한 상처들은 건드려야만 할 때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인들은 그것들을 담아내는 형식만으로도 질겁하며 분노했다. 또한 그 속에 사용된 언어에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내가 저지른 죄과라고는 지극한 문학적 호기심으로 민중이 사용하는 언어를 다방면에서 수집해 치밀하게 연구된 틀 속에 담아낸 것뿐이다. 맙소사! 그들의 언어를 새로운 형식에 담아낸 것이 어떻게 그토록 크나큰 범죄 행위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언어가 담긴 사전들도 이미 존재하며, 그것들이 그려내는 이미지의 신랄함과 신선함 그리고 강렬함의 매력에 빠져 연구에 몰두하는 학자들도 있지 않은가. 게다가 호기심이 왕성한 문법학자들에겐 상관없다. 역사적, 사회적 측면에서 생생한 가치를 지닌, 현실에 대한 순수한 문헌학적 작업을 해나가는 것, 그것이 나의 바람이고 의도인 것이다. 그 사실을 아무도 간파하지 못했다는 점이 심히 유감스러울 뿐이다.


(58)

제르베르는 의자 등받이에 젖은 옷들을 걸쳐놓았다. 그리고 멍하니 서 있다가 몸을 돌려 가구들을 다시 찬찬히 살펴보았다. 너무나 큰 충격에 눈물마저 말라버린 듯했다. 그녀에게 남은 돈이라고는 세탁비로 남겨둔 4수 중 1수가 전부였다. 그사이에 마음이 진정된 에티엔과 클로드가 웃는 소리에 제르베즈는 창가로 가서 두 팔로 아이들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그렇게, 바로 그날 아침, 노동자들과 파리의 거대한 일터가 깨어나는 것을 지켜보았던 그곳에서 회색빛 도로를 바라보면서 잠시 자신을 잊고자 했다. 그 시각, 세관의 담벼락 뒤쪽 도시 위로는, 분주한 일상으로 인해 달구어진 도로에서 뜨거운 복사열이 뿜어져 나왔다. 제르베즈는 바로 저 용광로 같은 뜨거운 길바닥 사로잡혀 외곽 도로의 오른쪽 끝과 왼쪽 끝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이제 그녀의 삶은 바로 저곳, 도살장과 병원 사이의 공간에 달려 있다는 예감과 함께.


(127)

그러면서 행렬의 끄트머리를 살피더니 손짓으로 살롱 카레 한가운데서 멈춰 서라고 지시했다. 그는 마치 교회에 와 있는 것처럼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곳에는 걸작들만 모여 있다고 설명했다. 일행은 살롱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제르베즈는 <가나의 혼인 잔치>가 무엇에 관한 그림인지를 물어보았다. 액자에 그림의 주제를 적어놓지 않은 게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모나리자> 앞에 멈춰 선 쿠포는 그림 속 여인이 그의 숙모 중 한 사람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보슈와 비비라그리야드는 벌거벗은 여인들의 모습을 흘끗거리면서 히죽댔다. 그중에서도 그들의 눈길을 가장 끈 것은 안티오페의 허벅지였다. 행렬의 맨 끝에 있던 고드롱 부부는 스페인 화가 무리요의 <성모마리아> 앞에 이르자 무지와 감동이 동시에 드러나는 눈빛으로 한동안 그림 앞에 머물러 있었다. 남편은 입을 헤벌리고, 아내는 배에 손을 올려놓은 채.


(277)

인간의 육체가 쇠로 된 기계와 싸워 이길 수 없음을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고자 애쓸 때조차 그의 우울함은 커져만 갔다. 물론 언젠가는 기계가 노동자들을 모두 죽이고 말 터였다. 그 때문에 이미 그들의 하루 일당은 12프랑에서 9프랑으로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어쨌거나 소시지를 만들 듯 리벳과 볼트를 찍어내는 이 커다란 짐승들은 전혀 유쾌하지가 않았다. 구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삼 분 정도 기계를 응시했다. 그러면서 그가 눈살을 찌푸리자, 아름다운 황금빛 턱수염이 위협적으로 곤두섰다. 그러다가 온화함과 체념의 기운이 그의 표정을 점차 누그러뜨렸다.


(345-346)

! 신이시여! 예수회교도들이 뭐라고 하건 아무 상관 없었다. 포도주는 진정 놀라운 발명품임을 인정해야만 했다! 초대객들은 모두 웃음을 터드리면서 그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노아는 분명 함석공과 재단사, 그리고 대장장이를 위해 포도나무를 심었을 것이다. 포도주는 몸을 깨끗이 정화해주고, 노동의 노고를 달래주며, 아무런 의욕이 없는 이들에게 자극제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런 다음 어릿광대가 당신에게 묘기를 부리기라도 하면, 당신은 우쭐해져서는 파리가 온통 자신의 것인 양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한 부자들에게 괄시받는 지치고 가난한 노동자들이 웃을 수 있는 것도 모두가 포도주 덕분이다. 그런데 단지 인생을 좀 더 장밋빛으로 느끼고 싶어 가끔씩 술에 취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너무나 야박한 처사가 아닌가! 그렇지 않은가! 지금 이 순간은 황제인들 대수겠는가? 어쩌면 황제 역시 술에 취해 있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우리는 그보다 더 취하고 더 즐기면 되는 것이다. 고귀한 척하는 이들은 모두 꺼져버리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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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소민아 2025-07-05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시 읽으려고 문동 것을 구입해 놓았어요~~. 꼭 읽어야 하는 소설 중 하나죠!

bookholic 2025-07-06 09:10   좋아요 0 | URL
저는 이번에 처음 읽었는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에밀 졸라의 루공 마카르 총서 시리즈를 하나씩 찾아 읽어야겠습니다.
즐겁고 시원한 일요일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