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손턴 와일더 지음, 정해영 옮김, 신형철 해제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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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이야기할 책은 알라딘 인터넷 서점 SNS 북플에서 알게 된 손턴 와일더의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라는 소설이야. 이 책은 1927년 출간하여 이듬해인 1928년 퓰리처 상을 수상한 작품이란다. 책이 출간된 지 100년 가까이 되었는데, 또 출간되었단다. 그만큼 책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오늘날 읽어도 공감이 가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단다.

오늘날 뉴스를 보면 불의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안타까운 뉴스들이 심심치 않게 나온단다. 그런 뉴스를 보다 보면 그 장소에 나와 가족들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우연히 그 장소에 있었어 운명을 달리한 이들의 명복을 빌게 된단다. 다시는 그런 사고가 일어나질 않기를 바라지만 그런 불의의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단다. 그런 불의의 사고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은 어떤 이유가 있어서 운명을 달리한 걸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쓴 소설이 오늘 이야기할 손턴 와일더의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라는 책이다. 지은이 손턴 와일더는 소설과 희곡 부문 모두 풀리쳐 상을 받은 유일한 작가라고 하는데, 아빠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작가란다.

1714 7 20일 정오, 페루에서 가장 멋진 다리가 갑작스럽게 붕괴되며 다섯 명의 여행자가 목숨을 잃는 사고로 이야기가 시작된단다. 매일 수백 명이 오가던 100년도 더 된 다리가 그날 갑자기 붕괴되었어. 사람들은 다리 옆에 있던 성당이 그 다리를 늘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했어. 이탈리아 출신으로 선교를 하러 페루에 왔다가 이 비극적인 순간을 우연히 목격한 주니퍼 수사는 질문을 던졌단다. 그들의 희생은 단순한 우연인지, 신의 계획인지독실한 신자였던 주니퍼 수사는 이 사건에 희생된 사람들은 신의 의도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희생자들의 삶을 조사하였단다. 그리고 조사 과정을 적은 책이 바로 이 책이란다.

 

1.

먼저 몬테 마요르 후작 부인을 조사했단다. 몬테 마요르 후작 부인의 이름은 마리아였단다. 마리아는 결혼 전부터 혼자 지내는 것을 좋아했으나, 가족의 성화로 인해 결혼을 하긴 했으나 사랑하지 않는 이와 결혼이었어. 그래도 딸 클라라를 낳았단다. 딸 클라라와 아주 친한 사이도 아니었고, 클라라는 자신은 페루에서 결혼하지 않겠다면서 홀로 스페인으로 떠났단다.

딸이 떠난 이후 마리아는 점점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어. 그 당시 혼자 있으면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지. 그저 책을 읽었어. 아주 많이 읽었다고 하는구나. 딸 클라라는 자신의 계획대로 스페인에서 결혼하여 백작 부인이 되었어. 그리고 마리아는 클라라의 초대로 스페인에 방문했단다.

어렸을 때부터 둘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는데 어른이 되었으면 철이 들만 할 텐데, 여전히 말다툼만 계속 하다가 마리아는 일정보다 빨리 집에 돌아왔단다. 그리고 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그가 죽고 난 이후에 이 편지들은 유명한 문학작품이 되었다고 하는구나. 방대한 독서가 마리아 자신도 모르게 뛰어난 작가로 만든 모양이구나.

홀로 지내는 마리아에게 페피타라는 소녀가 말벗 봉사하러 왔어. 페피타는 산타마리아 로사 데 라스 로사스 수녀원에서 지내던 수녀였어. 고아였던 페피타를 수녀원장이 키워주었는데, 수녀원장이 보기에 페피타는 똑똑하고 해서 내심 자신의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었어. 다른 이들에게 그런 사실을 숨기고 오히려 페피타에게 힘든 일들을 더 많이 시켰는데, 말벗 봉사도 그런 일들 중 하나였단다. 어느날 마리아와 페티타는 함께 연극을 보러 갔단다. 그런데 마리아는 머릿속에 딴 생각을 한다고 연극이 어떤 내용인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 연극은 카밀라 페리촐레라는 유명한 배우가 주연을 맡았는데, 카밀라는 관객 중에 마리아 후작 부인이 있는 것을 보고, 마리아는 비꼬면서 흉보는 노래를 즉흥적으로 불렀단다. 마리아는 딴 생각을 하느라 그 노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몰랐어. 중간에 페피타가 눈치 채고 마리아에게 나자고 해서 중간에 집에 왔단다.

총독이 연극에서 일어난 이 해프닝을 알게 되어 카밀라 페리촐레를 불러 마리아 후작 부인에게 사과하라고 명령했단다. 그렇게 카밀라가 마이라의 집에 찾아왔어. 마리아는 그날 딴 데 정신이 팔려서 카밀라가 자신을 흉보는 노래를 한다는 것을 몰랐다고 했잖아. 그래서인지 마리아는 오히려 자신이 연극에 집중하지 않았다면서 먼저 사과를 했단다. 카밀라 페리촐레는 마리아와 이야기를 해보니,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달리 진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했단다.

….

얼마 후 딸이 임신했다는 소식이 왔어. 이것은 무료하던 마리아의 생활을 바꿀만한 큰 기쁜 소식이었단다. 마리아는 페루의 전통대로 아기의 행복을 기원하는 순례를 떠났단다. 페피타도 동행했어. 그들은 그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그만 그 다리를 건너고 말았고 다시는 집에 돌아올 수 없었단다.

 

2.

산타마리아 로사 데 라스 로사스 수녀원에 고아 쌍둥이 마누엘과 에스테반이 있었어. 둘은 쌍둥이며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서로 의지하고 친하게 지냈단다. 텔레파시 같은 것도 통하는 것 같았어. 그리고 자신들만의 언어를 사용해서 둘만의 비밀 이야기도 나누었어. 그들이 자라서 고아원에 나와서 함께 지내면서 필경사 일을 했어. 연극의 대본이나 악보 등을 필사하는 일을 했어. 그러다가 한 연극을 봤는데, 그 연극에서 연기하는 배우 카밀라 페리촐레에 푹 반해버렸단다.

카밀라는 쌍둥이 형제가 필경사라는 것을 알고 둘 중에 한 명을 불러 편지를 대필해달라고 부탁을 했어. 그 한 명이 마누엘이었어. 마누엘은 간간히 카밀라의 편지를 대필했어. 그런데 에스테반에게는 그 일을 이야기하지 않았어. 마누엘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에스테반이 모르는 비밀이 생긴 거야. 에스테반은 우연히 마누엘이 카밀라과 함께 있는 것을 알게 되고, 마누엘과 카밀라가 사랑하는 사이인 줄 알고, 자신은 괜찮으니 둘이 같이 지내도 된다고 했어. 마누엘은 그런 사이 아니라고 했지만 에스테반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았어. 어느날 마누엘은 다리를 다치게 되었고, 에스테반을 치료를 해주면서 보살펴주었지만, 마누엘의 상처는 점점 덧나면서 결국 허망하게 죽고 말았단다.

에스테반은 슬픔도 슬픔이지만, 그 죽음이 마치 자신 때문이라면서 크게 자책했단다. 에스테반은 그 일을 잊기 위해 일에 몰두했단다. 하지만 조금만 여유가 생기면 자책감에 빠지게 되고 결국 자살시도까지 했단다. 같이 일하던 선장이 에스테반의 자살시도를 보고 그를 목숨을 구해주었어. 그러면서 에스테반을 설득했어. 에스테반은 선장의 충고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하러 갔는데, 그 다리를 건너다가 그만 운명을 달리하고 말았어.

….

 

3.

앞선 마리아 후작 부인과 쌍둥이 형제를 이야기하면서 연극 배우 카밀라 페리촐레를 이야기했는데, 세 번째 이야기기는 카밀라 페리촐레와 그를 키워준 피오 아저씨의 이야기란다. 이곳 저곳을 떠돌던 피오 아저씨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떤 카페에서 노래하는 12살의 카밀라를 보았어. 그리고 그 아이가 재능이 있는 것 같아서 돈 주고 그 아이를 데리고 와서 보살펴 주면서 아이를 데리고 이곳 저곳 데리고 다니면서 노래로 돈도 벌고 그랬어.

시간이 흘러 소녀의 탈을 벗고 아가씨가 된 카밀라는 아름다운 여인이 되었어. 피오 아저씨는 카밀라를 연극배우로 데뷔를 시켰단다. 카밀라는 연기가 조금 부족했지만 외모 덕분에 성공한 연극배우가 된단다. 그리고 이제 어른이 된 카밀라는 피오 아저씨와 잦은 의견 대립으로 말다툼을 했어. 카밀라는 이제 피오 아저씨와 따로 생활하고 사교계에도 들어갔어. 하지만 카밀라도 세월의 벽을 넘지는 못했어. 나이가 들면서 전성기가 지나고, 어찌 하다가 아들까지 생기고, 거기에 천연두까지 걸려서 연극계를 떠나 은둔하며 지냈단다.

피오아저씨는 그런 카밀라를 안타까워하면서 도와주려고 찾아갔지만, 카밀라는 차갑게 거절하면 쫓아냈단다. 피오 아저씨는 카밀라의 아들만이라도 자신에게 맡겨 달라고 했어. 사진이 공부도 시키고 잘 키우겠다고 여러 번 설득을 하고, 결국 카밀라는 허락했어. 피오 아저씨와 카밀라의 아들 하이메는 피오 아저씨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만 그 다리 위에 있었단다.

주니퍼 수사는 희생당한 사람들을 조사해 보았지만 그들의 어떤 공통점도 찾지 못했단다. 신의 의도를 나타내는 어떤 암시도 찾지 못했단다. 그저 누구나 한번은 죽는다는 것만 다시 확인했어. 그리고 그들을 사랑했던 이들이 있었다는 것그것은 이번에 희생된 다섯 명뿐만 아니라 지금 살고 있는 모든 이들도 해당된다는 것을 깨달았어. 그리고 그런 사랑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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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지금 이 순간에도나 말고 에스테반과 페피타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오직 카밀라만이 그녀의 아들과 피오 아저씨를 기억하고, 오직 이 여인만이 자신의 어머니를 기억한다. 그러나 우리는 곧 죽을 것이고, 그 다섯 명에 대한 모든 기억도 지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우리 자신도 한동안 사랑받다가 잊힐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 사랑이면 충분하다. 모든 사랑의 충동은 그것을 만들어 낸 사랑으로 돌아간다. 사랑을 위해서는 기억조차 필요하지 않다. 산 자들의 땅과 죽은 자들의 땅이 있고, 그 둘을 잇는 다리가 바로 사랑이다. 오직 사랑만이 남는다. 오직 사랑만이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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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결론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면서 살아 있는 동안 열심히 사랑하자는 것 같구나.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1714 7 20일 금요일 정오, 페루에서 가장 멋진 다리가 무너지며 다섯 명의 여행자가 그 아래의 골짜기로 추락했다.

책의 끝 문장: 오직 사랑만이 의미를 지닌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내심 안도하며 "십 분만 늦었다면 나도…"라고 혼잣말을 했겠지만, 주니퍼 수사에게는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왜 하필 저 다섯 사람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우주에 어떤 계획이 있다면, 인간의 삶에 어떤 패턴이 있다면, 갑자기 중단된 저들의 삶 속에 숨겨진 불가사의한 무언가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우리는 우연히 살고 우연히 죽는 것일까. 주니퍼 수사는 그 순간 대기를 가르고 떨어진 그 다섯 명의 숨겨진 삶을 조사하겠다고,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떠난 이유를 밝혀내겠다고 마음먹었다. - P14

백작은 그녀의 편지를 읽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그러나 그가 즐긴 것은 문체였고, 그것만으로 편지의 모든 풍부함과 의도를 파악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는 (대부분의 독자와 마찬가지로) ‘마음의 기록’이라는 문학의 목적 자체를 놓치고 말았다. 문체는 쓰디쓴 액체를 담아 세상에 권하는 하찮은 그릇에 불과하다. 후작 부인이 자신의 편지가 아주 훌륭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매우 놀랐을 것이다. 훌륭한 작품을 쓰는 작가들은 항상 고결한 마음 상태로 살아가고, 우리에게 특별해 보이는 작품이 그들에겐 그저 평범한 일상과 다름없을 테니 말이다. - P30

옛날 다리 대신 새로운 다리가 세워졌지만, 그 사건은 잊히지 않았다. 리마 사람들에게 그것은 일종의 속담 같은 표현으로 전해져 내려왔다. 어떤 사람은 "화요일에 보세. 다리만 무너지지 않는다면 말이야"라고 말한다. 또 누군가가 "내 사촌은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근처에 산답니다"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싱긋 웃는다. 그 말은 머리 위해 매달린 칼이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에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 사고에 대한 시도 있고 페루의 문집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고전들도 있지만, 진정한 문학적 기념비는 주니퍼 수사의 책이었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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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겨울 2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8
켄 폴릿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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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켄 폴릿의 20세기 3부작 시리즈 2 <세계의 겨울> 2권을 이야기할게. <세계의 겨울> 2권도 두께가 만만치 않아 할 말이 많으니 곧바로 시작할게. <세계의 겨울> 1권의 마지막이 1941년 이야기였는데, <세계의 겨울> 2권도 1941년부터 시작한단다.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랭클린 미국 대통령은 영국 처칠 수상과 정상 회동을 준비하고 있었어. 그들은 일본의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대책도 세웠어. 당시 일본은 아시아 전 영역을 침략하면서 영역을 넓혀갔단다. 그래서 프랭클린과 처칠은 일본으로 공급되는 석유를 차단하고, 은행 자금 유출 금지하면서 일본을 압박했단다. 그리고 둘은 대서양 선언을 발표했는데, 양국은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국제연맹보다 더 강한 국제 기구를 연합하기로 협의했단다. 이것은 후에 국제연합으로 탄생하게 된단다.

우디 듀어는 백악관에서 일을 하면서 우연히 조앤을 다시 만났어. 파티에서 뛰쳐나온 후 처음인데, 알고 보니 조앤의 약혼남이라고 이야기했던 남자가 거짓말을 했던 거야. 우디와 조앤은 사랑에 빠졌단다. 우디와 조앤은 약혼을 했어. 조앤은 결혼을 하더라도 경력을 이어가길 바랬고, 외교관으로 외국에서 일하고 싶어했어. 반면 우디는 결혼 후 집에서 내조하길 바랬기에 그들은 갈등이 있었어. 우디와 조앤은 우디의 부모님인 거스, 로사와 함께 하와이에 업무 차 갔단다. 하와이에서 근무하고 있는 우디의 동생 척도 만났단다.

1941년 하와이좀 불안하구나. 일본의 진주만 폭격이 있던 시기잖니.. 역시나, 그들이 평화로운 시간을 갖고 있을 때 일본의 진주만 공습이 있었단다. 전쟁을 하더라도 사전에 선전포고하겠다고 적국에 알려주는 것이 관례인데 일본을 아무런 조짐 없이 하와이 진주만을 폭격했단다. 이 폭격으로 하와이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우디의 가족들도 피해를 입었어. 그들이 타고 있던 차가 폭격을 당해 조앤이 죽고 말았단다.

러시아로 가보자. 볼로댜는 영국에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미국과 영국이 핵분열을 이용한 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어. 핵분열을 이용한 무기 개발은 이미 얼마 전 스탈린에게 이야기했다가 거절당했던 내용인데, 미국과 영국은 실행에 옮긴 거야. 그러니 볼로댜는 얼마나 답답했겠니, 그렇지 않아도 스탈린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독일의 에리크는 러시아와 전쟁에 투입되었단다. 에리크는 현장에서 아군이 유대인들과 공산주의자들을 무차별 학살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아버지 발터가 옳았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하지만 이미 발터는 나치에 의해 목숨을 잃었으니 안타깝구나.


1.

1942년이 되었다. 일본의 진주만 공급이 1941 12 7일에 있었거든. 그 이후 일본을 계속 미국을 공격하여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미국은 고전을 했어. 다행히 미국은 일본의 허술한 암호체계를 해석하게 되었고, 일본이 이번에는 미드웨이를 공격한다는 정보를 입수했어. 그런데 그 암호가 너무 허술해서, 위장술이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그 암호는 진짜였어. 대비를 제대로 한 미군은 미드웨이 전투에서 큰 승리를 했단다. 일본의 항공모함 4대를 모두 침몰시켰어. 진주만 공습과 미드웨이 해전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니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한번 봐도 좋을 것 같구나. 아빠는 영화 진주만은 봤지만, 미드웨이는 보지 못했어.

모드의 딸 카를라는 차별 때문에 의사 시험에서 떨어지고, 간호사로 일했어. 카를라는 이웃인 유대인 의사 로트만을 위해 약을 훔쳐서 갖다 주었단다. 남편 발터가 나치에 의해 죽고 나서 엄마 모드는 피아노 교습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갔어. 그런데 학생 중에 요하임 코흐라는 나치의 젊은 장교가 있었단다. 모드는 요하임으로부터 군사비밀을 알아냈단다. 그렇게 알아낸 군사 비밀을 프리다에게 알려주었고, 프리다는 베르너에게, 베르너는 볼로댜에게, 볼로댜는 정보부에 있는 아버지 그레고리에게 전달해 주었단다.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 것 같지만 모두 <세계의 겨울> 1권에서 소개한 인물들이니 오늘은 따로 소개하지 않을게.) 하지만 그 정보가 부족할 때가 있었어. 독일이 러시아를 공격하는 작전 계획을 빼내달라는 요청이 모드에게 전달되었어. 이 정보는 요하임 가방 깊숙이 있는 것으로 쉽지 않았어. 프리다는 카를라와 모드를 찾아와서 소형 카메라까지 전달하면서 부탁했어. 모드는 요하임을 유혹하여 침실로 데리고 갔고, 그 사이 카를라가 요하임의 가방을 뒤져서 소형 카메라로 찍기로 했어. 하지만 요하임은 자신의 서류가방을 소중히 여기고 침실까지 가지고 갔어. 모드와 카를라는 위험을 감수하고 서류 가방을 훔치려다가 그만 요하임에게 발각되고 말았어. 요하임은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고 모드를 구타하고 게슈타포에게 데리고 가겠다고 했어. 요하임이 방심한 틈을 타서 카를라와 유모 아다가 냄비로 요하임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어. 정신을 잃은 요하임을 아다가 냄비로 계속 내려쳐서 결국 요하임은 죽고 말았어.

사실 모드는 아다를 말렸단다. 모드는 요하임에게 사랑이라는 감정도 있었던 것 같아. 이제 그들은 이제 시체 처리를 해야 했어. 밤이 되어 그들은 시체를 가까운 운하에 버리기로 하고 길을 나섰는데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이 방심한 틈에 바퀴 아래에 시체를 버리고 돌아왔단다. 그렇게 교통사고 희생자가 자연스럽게 한 명 더 늘어났단다.

다시 미국. 그레그는 아빠 레프와 달리 성실했나보구나. 하버드 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을 했어. 그것도 최우등으로이 설정은 맨하튼 프로젝트 멤버로 들어간다는 밑밥이라고 생각했어. 역시나, 그레그는 맨하튼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었어. 맨하튼 프로젝트는 예전에 여러 번 이야기했듯이 오펜하이머를 중심으로 핵폭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란다. 그레그는 보안에 위반되는 과학 자료들을 걸러내는 일을 했단다. 그레그는 6년 전 아버지 때문에 헤어지게 된 재키를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재키는 6살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어. 자신의 아들임을 직감했지.

….

1943. 이번에는 영국. 보이는 데이지가 로이드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보이와 데이지가 완전히 갈라선 줄 알았는데, 아직 명목상 부부 사이였나 보구나. 보이는 데이지가 바람 핀 것에 대해 화를 냈지만, 보이 자신은 더 심하게 바람 피웠잖니.. 데이지는 부인하지 않고 보이에게 이혼을 통보하고 뛰쳐나왔단다.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어. 데이지는 에설을 찾아가 로이드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했고, 며칠 후 로이드가 휴가 나왔을 때 데이지는 로이드에게 청혼하고 로이드도 받아들였어. 하지만 보이가 이혼을 해주지 않으려고 했어. 커다란 걸림돌이 나타났구나. 로이드도 보이를 찾아갔어. 로이드는 자신의 친아버지가 피츠라고 이야기를 했어. 보이는 충격을 받고 놀라면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단다. 속으로 아버지의 성향을 알고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보이는 데이지와 이혼을 해주지 않았단다.

독일. 카를라는 여전히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어. 부상당해 온 독일군 대령으로부터 군사작전계획 문서를 빼돌렸어. 그 정보를 프리다에게 전해주러 갔다가 베르너를 만났단다. 어린 시절 마음 속에 짝사랑했던 베르너를 정말 오랜만에 만났어. 베르너는 자신이 스파이 조직의 책임자라고 했어. 사실 카를라는 예전에 베르너를 짝사랑했지만 2년 전부터는 그를 마음에서 접었었단다. 왜냐하면 2년전에도 정보를 입수하는 일이 있었는데, 베르너가 그 일에서 빠져서 카를라는 베르너가 겁쟁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사실은 더 중요한 일을 맡고 있었던 것을 이제서야 알았어. 카를라는 베르너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다시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어. 카를라는 독일군 대령으로부터 빼돌린 성채 공격 계획 자료를 베르너에게 건네주었단다. 이 정보는 소련에 전달대어 독일군의 공격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었어. 독일군으로 이 전투에서 대패하고 소련의 반격을 받았어. 그런데 미케라는 경찰이 베르너를 의심하고 있었어. 베르너는 마케가 파 놓은 덫에 그만 걸려서 도망을 갔단다. 도망을 가다가 엉덩이에 총상을 입었어. 그런데 연합국의 공습이 있었고 이 일로 건물들이 모두 무너지고 마케의 수하들이 그 자리에 죽고 마케는 죽지는 않았지만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후송되었어. 마케는 베르너가 입원한 병원으로 왔단다. 베르너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겠니. 베르너는 마케의 병실을 찾아가 그를 죽였단다.

소련. 우디 듀어는 몰래 소련에 와 있었단다. 우디는 볼로댜를 만나 국제 정세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았고, 앞서 미국과 영국의 정상들이 만나 발표한 대서양 선언의 연장선상으로 새로운 국제 기구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4개국 회담을 준비했어.


2.

시간이 흘러 1944년이 되었어. 맨하튼 프로젝트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어. 그레그는 맨하튼 프로젝트 내에 잠입한 스파이 맥휴를 찾아내는데 공을 세웠단다. 소련에서 돌아온 우디는 군대에 소집되어 장교로 런던을 거쳐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공수부대로 투입되었단다.

로이드는 파리에서 독일 군용열차를 폭파하는 임무에 투입하여 성공했단다. 이 작전에는 영국의 전투기도 지원을 받았는데, 어떤 전투기가 독일군에 의해서 격추당해 비상착륙을 했어. 로이드는 조종사를 살리겠다고 격추된 비행기에 가서 조종사를 구출했는데 얼굴을 보니 자신의 이복형 보이였단다. 하지만 보이는 오래가지 못하고 죽고 말았단다. 죽기 전 이복형제간 화해를 했으리라. 1권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우연한 만남이 너무 높은 확률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소설의 재미를 위한 것이니까 우리 같이 이해해주자꾸나.

….

1945. 전쟁도 점점 막바지로 가고 있었는데, 변수가 생겼단다. 프랭클린 대통령이 지병으로 죽고 말았어. 그리고 후임으로 부통령이었던 트루먼이 대통령이 되었어. 우디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했단다. 다리에 총을 받고 의가사 제대를 했어.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단다. 소련군은 베를린을 진격하기 시작했어. 에리크는 소련군에 포로로 잡히고 말았단다.

카를라는 유대인 이웃 로트만 박사의 부인이 잡혀갔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구출하려고 무작정 수용소로 갔단다. 카를라는 독일군을 설득했어. 이제 전쟁이 끝나가고 있고, 전쟁이 끝난 후에 유대인을 살려주었다고 자신과 유대인들이 탄원서를 써주면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면서 설득을 했단다. 그 독일군은 심적 갈등을 느끼는 것 같았어. 결국 카를라는 그렇게 해서 로트만 박사 부인을 비롯한 유대인들을 살려낼 수 있었단다. 독일군은 패배하여 물러나고 승리군인 소련군들이 밀려들어왔어. 승리한 군인이라고 해서 친절하지는 않았단다. 소련군들은 여자들을 마구 겁탈하기 시작했어. 몹쓸 놈들. 어린 소녀도 예외가 아니었어. 그걸 지켜볼 수 없었던 카를라는 소녀 대신 겁탈을 당하고 말았단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라는 책이 생각나는구나.

결국 히틀러는 1945 4 30일 자살하고 독일의 패배로 유럽의 전쟁은 끝이 났어. 영국의 처칠 수상은 전쟁의 승리를 선거에 이용하려고 했어. 그래서 룰까지 변경해가면서 선거를 빨리 치르려고 했단다. 하지만 처칠의 생각과 달리 노동당이 압승을 했단다. 그래서 노동당의 클레멘트 애틀리가 영국 수상이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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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

불행하게도 모두가 보수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거라고 생각했다.

선거 유세에서 노동당에 유리하게 흘러간 상황도 일부 있었다. 처칠의 게슈타포발언은 역풍을 맞았다. 보수당조차 경악했다. 다음날 저녁 노동당을 대표해 방송연설을 한 클레멘트 애틀리는 쌀쌀맞게 비꼬았다. “어젯밤 노동당의 정책을 졸렬하게 희화화한 수상의 연설을 듣자마자 저는 그의 목표가 뭔지 깨달았습니다. 그는 전쟁 앞에서 단결된 국가의 위대한 지도자인 윈스턴 처칠과 보수당 지도자 처칠 씨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존재하는지 유권자들이 이해하기를 바랐던 겁니다. 전쟁중 그의 리더십을 받아들였던 사람들이 고마운 마음에 그를 더 따라가려는 유혹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두려웠던 겁니다. 사람들의 환상을 완전히 깨뜨려준 그에게 감사합니다.”” 애틀리의 위엄 넘치는 경멸은 처칠이 대중을 선동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사람들은 핏빛 격정에 질렸다고 데이지는 생각했다. 그들은 틀림없이 평화로운 시대의 차분한 상식을 더 좋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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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도 노동당으로 출마해서 당선이 되었고 데이지와 정식 결혼했단다. 보이는 전쟁 중 사망했기 때문에 더 이상 방해가 되지 않았단다. 로이드는 당선 이후 의정 활동도 열심히 하여 인정 받는 의원이 되었어. 엄마인 에설은 이제는 로이드를 친아버지와 만나게 해도 될 것이라 생각하여 피츠를 찾아가 로이드를 소개시켜 주었지만, 피츠는 여전히 로이드를 자신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았단다.

….

유럽에서 전쟁은 끝났지만 태평양에서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단다. 전세는 완전히 기울어져서 시간이 지나면 일본이 패배 선언을 하겠지만, 일본은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었지. 그 와중에 미국에서는 핵폭탄 개발이 완료되어 실험도 성공했단다. 1945 7 16일이었어.

소련도 전쟁 승리에 축하 분위기였어. 스탈린이 승전을 자축하는 행사도 벌였어. 그런데 미국의 핵폭탄이 일본에 투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 스탈린은 기겁을 했어. 미국의 핵폭탄 개발 소문은 들었지만, 이렇게 빨리 실전에 투입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지. 스탈린은 자신들이 미국보다 핵폭탄 개발이 늦어진 것에 대해 핵물리학자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그들을 체포했단다. 볼로댜의 아내 조야도 핵물리학자여서 체포 당했단다. 핵폭탄 개발 지연의 책임 지연이 있다면 필요 없다면서 결정을 내리지 않은 스탈린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텐데 아랫사람들한테 책임을 전가하다니최악의 인물이 나라의 리더, 그것도 독재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 대상이구나. 소련 당국은 볼로댜에게 협박을 했어. 아내를 석방시키고 싶으면 미국에 가서 핵폭탄 원리를 빼내라는 것이었어. 볼로다는 독일에서 유학한 이력이 있으니 독일에서 건너간 과학자들 중에 친한 사람이 있을 것 아니냐면서 말이야. 결국 볼로댜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미국에 갔단다. 그런데 무엇보다 발전된 미국의 모습에 깜짝 놀라서, 감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하는 미국 시민에 다시 한번 깜짝 놀라면서 부러움을 느끼게 되었어. 소련의 체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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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

하지만 그때 그는 공산주의가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원칙 없는 숙청과 비밀경찰의 지하철 고문이 존재하고, 점령군 병사들에게 과도한 야만 행위를 강요하거나 거대한 나라 전체가 차르보다 더 강력한 독재자의 고집불통 결정을 따라야 하는 것이 공산주의였다. 나는 진정으로 이런 잔혹한 체제가 대륙의 나머지 지역으로 뻗어나가기를 원하는 걸까?

그는 누구에게 허락을 받거나 신분증을 제시하지도 않고 뉴욕의 펜 역으로 걸어들어가 앨버커키로 가는 표를 샀던 일을 기억했다. 그리고 카탈로그는 이미 오래전에 불태웠지만, 그 책자는 누구나 살 수 있는 좋은 물건이 가득한 수백 페이지로 그의 머릿속에 살아 있었다. 러시아 사람들은 서방의 자유와 번영은 그저 선전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었지만 볼로댜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의 마음 일부는 공산주의가 패배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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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사랑하는 조야를 빼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 볼로댜는 독일 출신 물리학자 프룬체를 만났단다. 프룬체는 예전에 독일 유학 시절 함께 공부했던 사람이야. 볼로댜는 프룬체에게 접근하고 결국은 핵폭탄의 원리를 입수하여 소련으로 돌아왔단다. 그제서야 사랑하는 조야가 풀려나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단다.

..

독일은 또 한번 전쟁에서 패배를 했구나. 다시 회생할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소련군인들에게 겁탈을 당한 카를라는 그만 임신을 하고 말았어. 카를라는 엄마인 모드, 유모인 아다 그리고 전쟁 고아 레베카와 함께 지냈단다. 전쟁에 참가했던 오빠 에리크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 그들은 비참한 삶을 이어갔단다. 모드는 승전국으로 베를린에 주둔하고 있는 영국군에게 구걸하여 음식을 얻기도 했지만

늘 부족했단다. 얼마 안가 카를라는 아들을 낳았어. 그리고 에리크가 죽기 직전의 모습을 하고 돌아왔단다. 그동안 소련 포로 수용소에 있었다고 했어. 카를라는 아들이 태어났지만 먹을 것이 없어서 힘들었단다. 카를라의 절친 프리다 미군부대에 취직을 해서 프리다가 먹을 것을 갖다 주어 살아갈 수 있었어. 그런데 알고 보니, 프리다가 미군에게 자신의 몸을 팔았던 거야이 사실을 알고 카를라는 프리다와 말다툼을 했지만, 프리다도 친구와 친구의 아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주고 싶었던 거야. 가슴 아프도록 아름다운 우정이구나. 프리다의 오빠 베르너도 돌아왔어. 그런데 카를라가 아들이 있다는 것에 화를 냈단다. 동생 프리다가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자, 지옥이 따로 없다면서 화 낸 것에 대해 사과를 했단다.

1947년에는 모스크바에서 회담이 있었어. 전쟁 후 독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회담이었어. 미국, 영국, 프랑스는 하나의 독일로 유지하자고 했으나, 소련이 강력하게 반대했단다. 독일이 하나의 국가로 남게 되면 공산주의를 확대하려는 자신들의 계획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했거든. 결국 회담은 성과 없이 끝이 났단다. 얼마 후 모스크바 회담에 참석했던 미국의 마셜이 유럽에 대규모 비용을 차용해주겠다는,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마셜 플랜을 발표했어. 미국도 재정이 넉넉하지 않고, 유럽에 돈을 빌려주면 언제 갚을지 모르는 상황임에도 그렇게 돈을 빌려준 이유는 소련의 공산주의 확대 계획이 불안했던 것이야. 그것을 막기 위해 친민 성향의 국가로 만들기 위해 그렇게 지원을 한 것이란다. 소련은 당연히 반발을 했겠지. 미국, 영국, 프랑스가 점령한 독일의 서쪽 지역과 베를린에 경제적 지원이 많아졌고, 화폐 개혁도 이루어졌단다. 소련이 점령한 독일의 동쪽 지역도 새로운 화폐를 발행했고, 서쪽 점령지 출입을 금지시키는 조치를 하면서, 결국 독일은 서독과 동독과 둘로 나뉘어지게 되었단다. 그들은 그들의 잘못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있었단다.

그런데 동아시아 쪽은 왜 일본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고, 피해국이었던 우리나라가 둘로 쪼개져야 했느냐 말이야. 이 일은 아무리 많이 생각해도 억울한 일이란다. 한 번 갈라진 땅이 다시 합쳐지는 것은 정말 쉽지 않고, 그것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힘들어지는 것이란다. 독일은 그 시간이 더 늦어지기 전인 1990년에 다시 하나로 합쳐졌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그 골은 깊어만 가니 안타깝구나. 요즘처럼 우리나라 문화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을 때 한반도 전체가 함께 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산을 좋아하는 아빠로서는 북한 지역에 있는 명산들을 오르지 못해 더욱 아쉽구나. 아무튼 <세계의 겨울> 2권은 그렇게 독일이 둘로 갈리면서 끝났단다. 켄 폴릿의 20세기 3부작은 1부는 제1차 세계대전, 2부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이야기했는데, 3부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조만간 3부도 읽고 이야기해줄게요.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7월의 어느 더운 아침 그레그 페시코프의 책상 위 전화가 울렸다.

책의 끝 문장: 어린 발리가 몸을 앞으로 숙이더니 입김을 불어 촛불을 껐다.


"나는 결혼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해." 에설이 생각에 잠겨 말했다. "하나는 편안한 동반자 관계야. 두 사람은 같은 희망과 두려움을 나누고, 팀이 되어 아이들을 키우고 서로에게 편안함과 도움을 주지." 그것이 그녀와 버니 이야기임을 데이지는 알아차렸다. "다른 하나는 주체할 수 없는 열정과 광기, 환희와 섹스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 자기가 사랑하지 않거나 심지어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도 그렇게 될 수 있어." 그녀가 피츠와의 관계를 생각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데이지는 느꼈다. 데이지는 숨을 죽였다. 에설은 지금 원초적인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나는 운이 좋았어. 두 가지 모두를 경험했지." 에설이 말했다. "그리고 이제 내 조언을 들려줄게. 만일 미친 사랑을 할 기회가 생기면 양손으로 꽉 붙잡아. 결과가 어찌되든 신경쓰지 말고."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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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겨울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8
켄 폴릿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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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켄 폴릿의 20세기 3부작 중 2부에 해당하는 <세계의 겨울> 1권을 이야기할게. 책 제목을 보거나 책 표지를 보면 어느 시대를 이야기하는지 금방 알아차릴 것 같구나.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소설이란다. 지난 <거인들의 몰락>은 제1차 세계대전을 다룬 소설이었고, 1차 세계대전은 2018년에 끝났고 소설은 2019년에 끝났던 것으로 기억한단다. <세계의 겨울> 1933년에 시작해. <거인들의 몰락>의 마지막에서 약 14년이 지난 시점이란다. <거인들의 몰락>에 나왔던 이들도 나오지만, 그들의 자녀들이 주요 주인공들로 이야기를 꾸려간단다. 책 두께가 만만치 않고, 나오는 등장인물들도 엄청 많아서 아빠가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1.

이야기는 1933년 베를린에서 시작한단다. 당시 독일은 1차 세계대전의 패전으로 상황이 좋지 않았어. 생필품을 구하기도 힘들고, 이동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어. 그런 것을 알고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기 위해 독일에 왔단다. <거인들의 몰락>에서 등장했던 영국 아가씨 모드는 사랑을 찾아 독일로 갔잖니. 1933년이면 세계 대전이 끝난 지 15년이 지난 시점으로, 모드와 발터 사이에는 아들 에리크와 딸 카를라가 있었어. 에리크는 열 세살이고, 카를라는 열한 살이었어. 그들의 집에는 스물아홉 살의 가정부 야다가 있었어. 발터는 사회민주당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단다. 카를라의 친한 친구 프리다가 있었고, 프리다는 열네 살의 오빠 베르너, 일곱 살의 동생 악셀이 있었고, 엄마는 모니카이고, 아빠는 프랭크라는 사람인데 나치를 지지하고 있었어. 이 즈음 독일에서는 나치를 중심으로 유대인 반대 시위를 자주 했는데 그 시위가 점점 폭력까지 더해지기 시작했어. 모드가 일하는 잡지사에 난입하여 난동을 부리기도 했어.

....

모드가 영국에 있을 때 함께 여성 운동을 했던 에셀 레크위드가 아들 로이드와 함께 독일에 찾아왔단다. <거인들의 몰락>에서 이야기를 했지만 에셀은 버니와 결혼했지만 그 전에 미혼모로 아들 로이드가 있었고, 로이드의 친아빠는 에셀의 오빠인 피츠허버트였단다. 로이드는 자신의 아빠가 버니로 알고 있었지, 피츠허버트인 걸 모르고 있었어. 로이드는 어느덧 열여덟 살이 되어 있었어. 에설은 독일에 오서 모드와 발터, 그리고 발터의 사촌 로베트르를 만났어. 로베르트도 <거인들의 몰락>에 나왔던 인물로 헝가리 외교관으로 일했지만 전쟁에 패배한 이후 재산을 다 빼앗기고 지금은 베를린으로 와서 식당을 하고 있었어.

어느날 독일 의사당에서 불어 났어. 누군가 불을 지른 거야. 히틀러는 방화범이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공산주의자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했는데 2만 명이나 체포를 했어. 발터가 속해있는 사회민주당은 나치의 폭거를 피해서 극장에 모여서 선거 운동을 하게 되었어. 에설, 로이드도 참석하고 베르너의 친구로 독일로 유학 온 러시아 청년 볼로댜도 참석했어. 볼로댜는 <거인들의 몰락>의 중요 인물인 그리고리의 아들이었단다. 볼로댜의 실제 아버지는 그리고리의 동생 레프였지. 그 사연은 <거인들의 몰락>에서 이야기했으니 오늘은 생략. 그런데 사회민주당 선거 운동에 나치가 잠입해서 방해하고 난동을 부렸단다. 그러다가 주먹 싸움이 벌여졌는데 젊은 혈기로 참지 못한 로이드, 베르너, 볼로댜도 관여를 했단다.

....

모드의 아들 에리크는 친구들 따라 히틀러 유겐트에 가입하고, 히틀러의 지지자를 상징하는 갈색제복도 입고 그랬어. 에리크가 열세 살이라고 했으니 친구들 따라 가입하고 갈색제복도 멋있어 보였겠지. 그럴 나이 아니겠니. 에리크가 동생 카를라와 둘이 집에 있을 때, 가정부 아다가 갑자기 산통이 와서 아이를 낳으려고 했어. 에리크는 동네에 있는 유대인 의사 이자크 로트만을 부르러 갔고, 카를라는 아다 옆에서 도와주었어. 아다는 의사가 도착하기 전에 아이가 낳게 되었는데, 카를라는 어린 나이 답지 않게 침착하게 대응도 잘하고 도와주어 아이를 순산할 수 있었단다. 카를라가 엄마를 닮아서 책임감도 강한 것 같구나. 아다는 자신의 아들 이름을 쿠르트라고 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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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선거에서는 그동안 세를 키운 나치당이 44%를 차지하였어. 그리고 다른 정당들과 연합하여 공산당을 해체하려는 계획을 꾸몄어. 그렇게 되면 의회의 3분의 2를 차지할 수 있었거든. 이것은 엄연한 불법으로 사회민주당은 반대했단다. 하지만 나치당은 강압과 협박을 해서 다른 정당들을 끌어들여 사회민주당을 제외하고 모두 나치의 법안에 찬성표를 던져 공산당은 해체되고 나치당은 막강한 1당에 되었어. 본격적으로 유대인을 탄압하기 시작했단다. 로베르트 식당도 타겟이 되었어. 어느날 로베르트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경찰 마케라는 작자가 있었는데, 로베르트의 식당에 갈색셔츠단을 데리고 와서 난동을 부렸어. 그리고 로베르트 식당이 동성애들이 오는 식당이라면서 폐쇄시켰단다. 돈까지 갈취했고 이에 로베르트와 동업자 외르크는 맞서 싸웠고, 때마침 식당에 있던 로이드도 함께 싸웠다가 모두 체포되었단다. 그들은 감금 당했고, 외르크는 경찰견들한테 물려 죽고 말았어. 결국 로베트르는 식당에 헐값에 넘기고 영국으로 도망가기로 했어. 로이드도 풀려난 이후 엄마 에설과 함께 영국으로 돌아왔단다. 에설은 영국으로 오기 전에 독일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모드에게 함께 영국에 가자고 했지만, 모드는 독일에 남겠다고 했단다.

....

 

2.

시간이 흘러 1935년 미국으로 가보자꾸나. <거인들의 몰락>의 주인공 중에 한 명인 러시아 인 레프. 그리고리의 동생이자 볼로댜의 친아버지. 불법과 편법으로 미국에서 사업으로 성공했지.. 자신을 고용한 사장의 딸 올가를 꼬셔서 결혼했었잖아. 하지만 그 이후로도 바람을 계속 피웠는데, 10년이 훌쩍 지난 이후에도 여전히 바람을 피우고 있었단다. 아내 올가가 낳은 딸 데이지가 벌써 열아홉 살이고, 정부 마르가가 낳은 아들 그레그가 있었고, 지금은 또 영화배우 글래디스 앤절리스와 당당히 바람을 피우고 있었단다. 데이지는 에바 루트만이라는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에바는 앞서 이야기했던 베를린에 사는 유대인 의사 이자크 로트만의 딸이었단다. 독일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자 딸을 피신시킬 겸 미국으로 유학 보낸 거야. 데이지는 찰리라는 남자를 좋아했단다.

<거인들의 몰락>에서 중요한 미국인 중에 거스 듀어가 있었는데 그들의 가족 이야기도 할게. 거스 듀어는 로사와 결혼하여 첫째 아들 열다섯 살 우디와 둘째 아들 척이 있었어. 사춘기에 들어선 우디는 조앤 로즈로크라는 여자를 좋아했는데 조앤은 열여덟 살로 우디를 어린애 취급을 했단다. 우디의 취미는 사진 찍기였는데, 조앤에게 잘 보이려고 노동자 시위에 참가하여 사진들을 찍고 그 사진을 신문사에 보냈지. 그런데 그 사진들은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왜곡되어 신문에 실리게 되었단다. 언론이란 곳은 이런 놈들이란다. 이 일로 우디는 신문을 믿지 않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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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의 정부가 낳은 아들 그레그는 아버지와 떨어져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를 만나러 갔어. 그런데 아버지 레프가 극장사업을 하는 데이브 로즈로크(앞서 이야기했던 조앤 로즈로트의 아버지)라는 사람을 덫에 빠뜨렸고 데이브는 꼼짝 못하고 극장을 모두 헐값에 레프에게 넘기고 말았어. 이 일에 그레그는 자신도 모르게 관여하여 괴로워했어. 그리고 그레그는 아버지가 소개해준 영화배우 재키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 재키는 레프에게 돈을 받고 일한 것으로 약속한 시간이 지난 후 사라지고 말았단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재키도 그레그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레프가 무서워서 그레그를 떠날 수밖에 없었어. 레프가 덫을 놓아 극장을 빼앗았다는 일은 사람들이 알게 되어 가족들까지 피해를 보았어. 파티장에 참석했던 아내 올가와 딸 데이지를 다른 사람들이 무시를 한 거야. 데이지와 사귀고 있던 찰리도 레프의 일 때문에 데이지에게 이별 선언을 했단다. 데이지는 착한 것 같은데 못된 아버지 때문에 사랑도 잃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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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영국의 이야기를 해보자. 시간이 흘러 1936년 런던. 이 시절은 전세계적으로 파시즘이 퍼지고 있던 시기였어. 런던에서 그런 파시즘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있었고, 이들이 시위가 자주 일어났어. 모드의 오빠인 피츠허버트의 아들 보이도 파시즘을 지지하는 사람이었어. 에셀와 남편 버니, 아들 로이드는 노동당이 주최한 집회에 참석을 했는데, 파시스트들이 훼방을 해서 시비가 붙기도 했지만 다행히 무력충돌까지는 가지 않았어.

데이지와 에바는 영국에 유학 와 있었는데, 사교계에 발을 들여 영국 사람들과도 친분을 쌓아갔어. 린디와 리지라는 쌍둥이와도 알게 되었고, 피츠의 아들 보이와 에셀의 아들 로이드도 알게 되었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로이드의 친아버지는 피츠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보이와 로이드는 배다른 형제지간인데 둘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단다. 그런데 보이와 로이드 모두 데이지를 좋아했어.

...

로이드는 웨일즈에 계시는 외할아버지 댁에 갔단다. 외삼촌인 빌리도 만나고 빌리의 친구 톰과 톰의 아들 레니도 만났어. 빌리와 톰은 <거인들의 몰락>에서도 이야기했던 사람들인데 기억나려나? 그들은 국제 정세를 이야기했는데 주요 토픽은 독일, 이탈리아에 이어서 에스파냐도 파시즘이 권력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어. 이렇듯 당시 파시즘은 유럽을 뒤흔들고 있었단다. 톰의 아들 레니는 에스파냐 반란에 반군으로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것도 파시즘에 저항하는 방법이라는 이야기를 했어. 로이드는 그 생각이 괜찮은 생각이라고 생각하고 부모님인 에셀과 버니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에설은 절대로 안 된다고 했어. 아들이 전쟁을 나갔다고 하는데 좋아할 부모가 어디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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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와 함께 영국으로 유학 온 에바는 런던에서 만난 지미머리와 결혼을 했어. 하지만 독일에 계신 부모님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오지 못했단다. 독일에서 유대인의 이동 금지령을 내린 거야. 한편 데이지는 보이를 유혹하여 청혼을 받아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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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런던은 파시즘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수가 점점 늘어났어. 노동당을 중심으로 파시즘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어. 로이드와 로이드의 이복동생 밀리도 시위에 참가했어. 경찰들이 무력 진압을 하여 부상자들이 속출했는데, 밀리도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호송되었어. 로이드는 시위를 하다가 우연히 반대 진영에 있는 데이지를 만났어. 데이지는 자신이 보이와 결혼했다는 소식에 크게 상심했단다. 그래서 로이드는 홧김에 에스파냐에 가기로 결정했단다. 빌리의 아들 데이브, 톰의 아들 레니도 함께 가기로 했단다.

....

1937. 이번에는 러시아의 이야기란다. 볼로댜는 독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군 정보부에서 일하고 있었어. 볼로댜는 독일에 친분을 쌓은 베르너로부터 독일 정보를 얻곤 했단다. 그런 정보 중에 독일 스파이가 에스파냐에 잠입했다는 정보가 있었어. 볼로댜는 그들을 감시하는 임무로 에스파냐로 가게 된단다. 볼로댜는 에스파냐에서 로이드를 만나게 된단다. 이 소설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등장인물들간의 우연한 만남은 좀 지나친 것 같다는 생각은 들더구나. 그런 만남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거야.. 그래도 재미가 있으니 이해해주자.

로이드는 에스파냐에 온지 10개월이 되었어. 그런데 4년 전인 이 소설의 시작부분에서 로이드가 엄마 에셀을 따라 독일에 갔었잖아. 그때 로이드는 베르너늘 통해 볼로댜를 소개받았었는데 에스파냐에서 다시 만나게 된 거야. 볼로댜는 당국에서 파견된 비밀경찰 일리야와 함께 일했는데, 볼로댜와 일리야는 사이가 좋지 않을 걸 넘어 앙숙에 가까웠어. 볼로댜가 독일스파이를 몰래 잡아 이중스파이로 만들려고 했는데, 일리야가 훼방을 놓아 실패하고 말았단다.

당시 스페인 내전은 파시스트를 상대로 사민주의자들, 공산주의자들, 아나키스트들이 연합하여 맞서고 있었지만 그들 사이에도 갈등을 빚고 있었단다. 공산주의자들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었어. 그래서 러시아에서 파병 온 군인들도 많았어. 로이드의 부대는 최전선에 투입되었는데 로이드의 부대는 무리한 진격 명령을 받았어. 그것에 불만이 있었지만 전쟁 중 명령 불복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격을 했어. 결과는 참패였어. 36명 중 5명만 살아 돌아왔어. 로이드는 돌아오긴 했지만 총상을 입고 말았어. 그들의 상관은 러시아 장교였는데 그 장교는 전쟁 중에 후퇴는 유죄라고 하면서 부상자를 제외한 세 명을 그 자리에서 총으로 죽였단다. 로이드의 사촌인 데이브도 그렇게 죽고 말았어. 로이드와 레니는 부상으로 후방으로 후송되었고, 로이드는 러시아 장교에 횡포에 화도 나고, 실망도 하여 부상이 어느 정도 치료된 다음에 스페인을 탈출했단다. 프랑스를 거쳐서 간신히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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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939. 1939년은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해란다.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자꾸나. 볼로댜는 에스파냐에서 돌아온 이후 베를린에 와서 첩보 활동을 했단다. 자신의 고국 러시아의 상황도 실망의 연속이라서 생각했어. 스탈린이 정권을 잡은 이후 1937, 1938년에 스탈린은 대대적인 반대파 숙청이 있었단다. 이 때 억울하게 많은 사람이 죽었어. 국내 사정은 이렇게 공포 정치로 바뀌고, 국외 독일은 나치가 전쟁의 공포를 만들어가고 있었어. 그래서 볼로댜는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베를린에 온 거야. 볼로댜는 10년 만에 베를린에 와서 베르너도 오랜만에 만났어. 베르너는 여전히 나치를 반대하는 진영에서 일했어. 그런데 볼료댜는 베를린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어. 소련과 독일이 평화협정을 맺었다는 소식이야. 스탈린이 나쁜 짓을 그렇게 했다고 하지만 히틀러와 손까지 잡을 줄이야 꿈에도 몰랐어. 독일은 폴란드에 간섭을 하기 시작했고, 폴란드는 영국에 도움을 요청하여 폴란드와 영국은 동맹을 맺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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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독일과 소련의 평화협정은 커다란 뉴스였어. 이것에 대응하기 위해 프랭클린 대통령은 회의를 소집했어. 거스 듀어도 참석했는데 아들 우디 듀어도 함께 참석시켰단다. 그 회의를 통해 미국은 군사 행동이 가능한 국가간 연합 단체를 계획하게 되었어. 한편 우디 듀어는 그곳에서 우연히 조앤 로즈로크를 4년 만에 만났고 파티까지 초대받았단다. 우디 듀어는 조앤의 초대에 들떠서 찾아갔는데 사람들이 엄청 많았어. 그 중에 어떤 남자가 자신을 조앤의 약혼남이라고 소개를 했어. 그 사실에 우디는 마음이 상처 입고 조앤을 만나지고 않고 돌아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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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독일로 가보자. 카를라는 의사가 꿈이었어. 성적도 좋았지만, 불합격했단다. 대놓고 남녀 차별을 당하며 불합격한 거야. 그리고 독일은 결국 폴란드를 침공했단다. 그래서 영국의 체임벌린 총리는 독일과 전쟁을 선포했단다. 한편 데이지와 보이의 결혼 생활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어. 보이가 바람 피는 것을 알게 되어 따지자, 보이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했어. 피가 어디 가겠나, 싶구나.

해가 바뀌어 1940. 로이드는 중위로 독일과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어. 전쟁이 일어나서 민간 주택도 군대에서 사용하게 되었는데, 티귄 저택도 신병훈련소로 쓰였어. 티귄 저택은 <거인들의 몰락>의 주요 무대로 주인장은 피츠허버트였잖아. 그곳에서 로이드의 엄마 에설도 일하고자세한 것은 <거인들의 몰락>에서 이야기했으니 생략.

피츠의 아들 보이와 아내 데이지가 티귄 저택에서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로이드는 데이지를 다시 만나게 되었어. 데이지를 잊고 살려고 발버둥을 쳤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는구나. 다 잊은 줄 알았는데 다시 만나니 로이드는 아직 감정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았어. 데이지는 임신 중이었는데 어느날 하혈을 하게 되었어. 남편 보이는 멀리 있었어. 연락을 해 보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어. 결국 로이드에게 도움을 청했고, 로이드는 친절하면서 침착하게 응급조치를 해주었고, 의사에게 연락을 해서 데이지가 치료받을 수 있게 도와주었어. 하지만 유산은 막을 수 없었단다. 이 일로 데이지는 로이드와 친해지게 되었어. 쉬는 시간에 함께 티귄 저택도 둘러보았는데, 우연히 보이의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의 사진을 보았는데, 로이드와 너무 닮아있어서 깜짝 놀랬단다. 데이지는 추측을 해 봤어. 피츠의 여동생 모드가 누군가 사랑에 빠져 아기를 낳게 되고, 그 일을 숨기기 위해 하인으로 있던 에셀이 대신 아기를 키우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이야. 그 대가로 집을 받았을 거라고 이야기했어. 그럴 듯한 추측인데, 정답은 아니구나. 정답은 좀 더 심플하지.

데이지와 로이드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었어. 그리고 로이드도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고 사랑을 나눌 준비를 했어. 하지만 남편 보이가 예상보다 일찍 집에 돌아와서 망쳤단다. 그리고 타이밍도 안 맞게 로이드는 다음날 휴가를 갔어. 본머스에 머물고 있는 식구를 만났어. 보이의 할아버지 사진을 본 이후 머릿속에 차지하고 있던 생각을 부모님들에게 이야기했어. 자신의 친부가 누구냐고 솔직히 알려달라고 했어. 결국 에설은 피츠허버트의 아들이라고 이야기했단다. 로이드는 어느 정도 예상을 했기 때문에 담담히 받아들였어. 로이드가 휴가를 나와 있는 중에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어. 영국과 독일이 전면전을 시작한 거야. 결국 로이드는 티귄 저택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곧바로 전쟁터로 가게 되었단다. 로이드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데이지를 남겨둔 채

모드와 발터의 아들 에리크는 의대생으로 공부하다가 전쟁터에 오게 되어 의무병으로 참전했단다. 에리크는 아르덴 숲에 발령받았는데 많은 부상병들을 치료했단다. 독일의 에르덴 숲 공격은 연합국의 허를 찌르는 작전이었어. 이 작전이 성공하여 독일은 파리를 점령하면서 전쟁 초반에 승기를 잡았어. 휴가를 떠나 전쟁에 참여한 로이드도 프랑스에 참전했다가 전투에서 져서 포로로 잡히게 되었어. 독일 쪽으로 끌려 가다가 적군이 방심한 틈을 타서 도망을 갔단다. 어떤 프랑스 부부가 도와주어 숨어 있다가 에스파냐로 도망가서 영국으로 가기로 했어. 그러나 가는 길에 경찰의 검문을 받고 그들을 따라가야 했어. 그런데 다행히도 그들은 착한 사람이었어. 도주한 병사들을 국외로 빼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어. 그들 중에서는 예전에 스페인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던 테레사라는 여자도 있었어. 그녀의 도움으로 로이드는 안전하게 영국에 도착할 수 있었어. 그리고 에설을 통해서 데이지와 재회해서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그런데 어떻게 에설이 데이지를 알고 있었냐고? 작은 사연이 하나 있었어. 데이지는 남편 보이가 바람 피는 것을 확인하려고 차를 타고 그를 쫓아 런던까지 왔어. 그리고 보이가 바람 피는 현장을 목격하고 이별을 선고했단다. 그런데 그때 독일의 런던 공습이 있었어집들이 무너지고 여기저기 사람들이 많이 다쳤어. 엉겁결에 데이지는 자신의 차로 환자들을 병원에 데려다 주었어. 데이지는 이 일이 자신에 맞는다고 생각하여 계속 환자들을 실어오는 일을 하게 되었어. 그곳에서 자원봉사하고 있던 에셀을 만나게 된 것이란다.

1942. 카를라의 집 유모 아다 기억 나지? 카를라의 도움으로 쿠르트도 낳았잖아. 그 쿠르트가 어느덧 여덟 살이 되었는데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었어. 그런데 병원에서 특수치료를 위해 아켈베르크라는 곳에서 치료 받는 것을 제안 받았어. 멀리 떨어져 지내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아들이 낫는다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원했어. 그런데 며칠 뒤 쿠르트가 맹장염이 터져서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쿠르트는 이미 맹장수술을 해서 맹장이 없었거든그런데 이렇게 죽은 것은 쿠르트만이 아니었어. 카를라의 친구 프라다의 동생 악셀도 장애가 있었는데, 그 애도 아켈베르크에서 치료받고 있다가 똑같이 맹장염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대. 이거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프라다의 오빠인 베르너, 카를라의 아빠 발터, 그리고 신부님이 이 일을 조사하기로 했어. 그러자 곧바로 게슈타포인 마케가 그들을 찾아와 협각을 했어. 그리고 반항한 발터는 체포되었단다. 이후 발터는 구타와 고문으로 폐인이 되었어. 며칠 뒤 집에 돌아왔지만 구타와 고문으로 망가진 몸은 얼마 못 있어 죽고 말았단다. 뭐 이런 충격전인 일이모드는 남편을 잃고 큰 충격을 받았어. 사랑을 찾아 모국을 버리고 독일까지 왔는데 말이야.

카를라는 프라다와 함께 아빠가 하던 일을 몰래 이어서 했어. 둘은 아켈베르크의 산 속에 있는 병원에 몰래 잠입해서 장애인들을 죽이는 것을 보았단다. 그리고 그곳에 일하는 일제라는 간호사가 양심선언을 했어. 간호가는 카를라가 소개하여 패터 신부를 만나 고해성사를 했어. 아켈베르트에서 있었던 일을 다 이야기하면서 용서를 빌었어. 패터 신부는 이 사건을 교회에서 폭로하게 되어 만천하에 알게 되었어. 하지만 패터 신부도 게슈타포에게 끌려가서 고문 중에 죽고 말았단다. 그러나 여론이 계속 안 좋아지자 나치 당국은 장애인들을 죽이는 T4 작전을 철회하게 되었단다.

소련과 독일의 평화협정은 오래가지 않았어. 서부 전선에서 승리를 거둔 독일은 러시아까지 침공했어. 그러자 스탈린은 잠적했단다. 소련의 고위공직자들은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스탈린을 찾아갔어. 그러면서 다시 돌아오라고 읍소했단다. 이것은 스탈린이 더욱 강력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하는구나. 자신의 나라를 사랑했던 볼로댜는 나라가 스탈린 한 명에 의해 좌지우지되어 엉망이 되어가는 것을 보고 크게 좌절하고 말았어.

여기까지가 1권의 끝이란다. 정신없이 이야기를 하긴 했는데 틀린 부분도 있을 것 같구나. 아빠의 기억력 보존을 대신한다고 자세히 써서 책을 읽지 않은 너희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되었을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아빠의 기억과 기록이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위 내용 중에 잘못된 부분도 꽤 있을 거야. 나중에 너희들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아빠의 독서편지 중에 잘못된 부분을 찾아보면서 읽는 재미도 있을 것 같구나.^^

아빠가 부지런을 떨어서 조만간 2권도 이야기해줄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카를라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말다툼 직전이라는 걸 눈치챘다.

책의 끝 문장: “러시아.” 하인리히가 말했다.

 


"왜 파시스트는 폭력을 원할까요?" 에설은 수사적 질문을 했다. "바깥 힐스 로드에 있는 저들은 그저 소동꾼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저들을 조종하는 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들의 전략에는 목표가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싸움이 일어날 경우 그들은 공공질서가 무너졌다고 주장할 수 있으며, 법률에 의한 지배를 회복하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할 겁니다. 그들이 말하는 비상조치에는 노동당 같은 민주적인 정당을 금하고, 노조활동을 금지하고, 재판 없이 사람을 구금하는 내용이 포함합니다. 바로 우리처럼 죄라고는 정부와 뜻을 달리하는 것 말고는 없는 평화적인 남녀를 말입니다. 제 말이 터무니없이, 절대로 벌어질 수 없는 것으로 들리십니까? 자, 독일에서 저들이 사용한 전략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그리고 성공했어요." - P223

"어머니는 같은 경로를 통해 여자도 남자와 동등한 임금을 받을 수 있게 하려고 애썼잖아요." 로이드가 말했다. "그리고 실패했죠." 바로 지난 4월 노동당 여성 의원들은 남성 동료와 동일한 업무를 하는 여성 공무원들에게 동등한 임금을 보장하는 의회 법안을 통과시키고자 했다. 법안은 남성 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하원에서 부결되었다.
"투표에서 질 때마다 민주주의를 포기해선 한 돼." 에설은 단호하게 말했다.
- P285

그들은 영국 국기를 들고 있었다. 로이드는 궁금했다. 조국의 좋은 것을 모조리 파괴하고 싶어하는 자들은 왜 가장 먼저 국기부터 흔들어 대는가.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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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 런던에서 아테네까지, 셰익스피어의 450년 자취를 찾아 클래식 클라우드 1
황광수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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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랜만에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읽었단다. 클라우드 시리즈는 시대를 앞서 살아간 거장 100명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시리즈란다. 기행문과 평전의 콜라보라고 할 수도 있지. 아빠는 그 동안 세 편을 읽어보았는데, 그 인물에 대해 알게 되어 좋고, 책에서 소개된 곳을 가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단다. 모두 100권을 출간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확인해 보니 38권까지 출간되었더구나. 그 클라우드 시리즈의 시작인 1권이 오늘 이야기할 <셰익스피어>란다.

셰익스피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고 그를 거장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반대하는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하여 1권을 셰익스피어로 정하지 않았나 싶구나. 아빠도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읽어보긴 했지만, 그리 많이 읽었다고는 할 수 없구나셰익스피어 작품이 대부분이 희곡인데, 아빠에게는 희곡 읽기는 소설보다 쉽지 않거든. 그래서 다른 고전보다 손이 적게 가더라구. 조금씩 천천히 찾아서 읽어는 볼 생각은 있단다.

 

1.

클라우드 시리즈 1 <셰익스피어> 2018년 출간되었고, 지은이 황광수 님이 셰익스피어를 발자취를 여행한 것은 2014년이었단다. 2014년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지 450년 되던 해로 많은 행사들이 있었던 해라고 하는구나. 셰익스피어는 1564년 영국 스트랫퍼스라는 곳에서 태어났대. 그의 생가는 여전히 잘 보존되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대. 그의 생가가 잘 보존된 것은 후대 작가들이 돈을 기부하여 관리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는구나. 아버지는 존 셰익스피어는 장갑 장인이자 지방 최고 행정관이었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어려운 일들이 계속 겹쳤어. 윌리엄 이전에 태어난 형제들은 모두 흑사병으로 죽고 말았대. 어렸을 때의 기록들은 어느 정도 남아 있는데, 18살에 결혼을 하고 26살에 연극무대에 짠 하고 나타날 때까지 약 8년 간의 기록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셰익스피어 평전을 쓰는 작가들이 이 시절을 작가들의 상상력으로 채운다고 하더구나.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꽤 있어서 셰익스피어가 그 시절에 이탈리아에 갔었다는 설도 있지만, 셰익스피어가 이탈리아에 간 적은 없다고 하더구나.

….

18살에 윌리엄은 26살의 앤 해서웨이와 결혼을 하는데, 과속을 해서 결혼을 서두른 것 같다고 했어. 결혼한 지 6개월만에 첫 딸을 출산했대. 그런데 아내의 이름이 너무나 유명한 배우의 이름과 똑같구나. 영화배우 앤 해서웨이의 이름이 본명인지 가명인지 모르겠지만, 셰익스피어의 아내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인지 궁금하더구나.

지은이 황광수 님은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곳을 떠나 런던으로 이동했어. 그리고 런던을 배경으로 작품인 <헨리 6>, <심벌린> 등을 이야기를 했어. 이렇게 지은이의 여행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의 배경이 되는 곳들이었어. 그 많은 작품들의 모든 배경지를 갈 수 없었지. <멕베스>의 경우는 스코틀랜드가 배경인데, 그곳을 못가는 아쉬움을 이야기하면서 <멕베스>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런던을 떠나 파리로 향했어. 너희도 좋아하는 도시 파리. 파리에는 셰익스피어 관련된 서점이 하나가 있단다.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라는 서점인데, 우리가 간 날은 하필 쉬는 날이라서 닫힌 문만 보고 왔잖니. 언젠가는 문을 연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를 가 볼 수 있겠지.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는 유명한 작가들도 즐겨 찾던 서점을 유명해져 지금은 유명한 관광 명소가 된 서점이란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 파리를 배경으로 한 작품 <끝이 좋으면 다 좋다>를 소개해주고 독일 바이마르 괴테의 집으로 이동했어. 괴테의 집에 방문한 이유는 괴테가 셰익스피어를 극찬해서

시로 남길 정도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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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괴테는 셰익스피어의 언어적 특성, 즉 외적 감각에 호소하기보다는 내적 감각에 호소하는 상상력을 높이 평가했다. “셰익스피어는 언제나 우리의 내적 감각을 향해 말한다. 이것을 통해, 상상의 그림 세계가 활성화되며, 완벽한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데, 우리는 이것에 대해 어떠한 생각도 덧붙일 수 없다. 정확하게 여기에 모든 것이 우리 눈앞에 일어나는 환상의 바탕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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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프라하, 부다페스트, 빈을 거쳐서 이탈리아로 넘어갔단다. 셰익스피아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많이 썼어. 베로나를 배경으로 한 <로미오와 줄리엣>,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한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니스의 상인>, <오셀로>, 로마를 배경으로 한 <페리클레스>를 설명해주었어. 아빠가 셰익스피어를 잘 모르긴 하지만 그의 작품들 중에 처음 들어보는 작품들도 참 많더구나. 페리클레스는 고대 그리스의 지도자와 이름은 같지만 다른 인물을 그린 작품이래. <페리클레스>는 서아시아와 지중해에 널리 퍼져 있는 이야기를 엮은 희곡이라고 하는구나. <트로일로스와 크레시다>라는 작품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배경으로 썼다는구나.

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실수연발>이라는 작품은 고대 시라쿠사 사람들의 이야기, <한여름 밤의 꿈>은 네 남녀의 사랑싸움 이야기, <아테네의 티몬>은 몰락한 자본가의 이미지를 통해 돈의 속성을 비꼬는 희곡이라고 하는구나. 이런 식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소개해 주고 있는데, 나중에 읽을 책을 고민할 때 이 책의 차례를 보고 하나 골라서 읽어도 좋을 것 같구나. 오늘은 독서편지가 밀린 것도 있으니 이렇게 짧게 마치련다. 양해 바람.

 

PS,

책의 첫 문장: 어스푸레한 방 안에 한 소년이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책의 끝 문장: 나는 셰익스피어 문학의 불멸성에 관해 이 말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알지 못한다.



안내판 뒤쪽으로 "내 뼈를 옮기는 자는 저주받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보인다. <폭풍>을 마지막 작품으로 완성하고 셰익스피어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1616년 몸져누웠다. 그의 생애와 함께 흘러왔던 모든 것, 그가 이룩했던 모든 것이 절대적 단절을 마주 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재산이 먼 미래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을 궁리했다. 한번 쓰고 고치는 법이 없었던 창작과 달리, 고칠 때마다 새로 작성한 유서가 무려 134통이나 되었다. - P83

로마인들이 배스를 건설한 것은 기원후 60년이었으니, 그들의 열정은 거의 2천 년의 세월을 건너와 나를 불가항력적인 감탄 속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로마제국은 대략 기원전 50년부터 5세기 동안 브리튼을 지배했다. 그들이 로마의 군대보다 훨씬 더 잔혹했다. 마을을 불태우고, 산과 들과 강을 피로 물들였다. 브리튼인들은 로마에 구원을 요청했지만, 로마제국은 제 앞가림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샘의 족장들은 제각기 왕국을 건설하여, 브리튼에 일곱 개의 왕국이 생겨났다. 이른바 ‘앵글로 색슨 7왕국’이다. 브리튼 사람들이 로마에 구원을 요청한 것을 보면, 그들은 로마제국에 대해 공포와 존경이 뒤섞인 양가적 감정을 지녔던 것으로 보인다. - P107

로미오는 자신을 순례자로, 줄리엣을 성자로 비유하며 손을 잡고 입을 맞춘다. 그렇지만 그가 사용하는 종교적 이미지들은 말 그대로 베일일 뿐이고, 이들의 행동과 말에는 자연적 세계관이 더 깊이 침투해 있다. 이 세계관으로 보면,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고 그들의 욕망은 자연의 의지 또는 본성일 뿐이다. ‘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시대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던 이 세계관은 심리적 층위와 제도 및 관습적 층위 사이의 충돌을 조장하며 등장인물들의 말투에 역설과 모순을 주입한다. - P200

전쟁 속의 사랑을 이만큼 사실적으로 다룬 작품이 또 있을까? 셰익스피어는 두 남녀의 사랑을 참담한 역사적 현실 속에 던져두고 냉정하게 관찰했다. 이러한 태도는 ‘비극’이라는 미학적 전형까지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셰익스피어의 투철한 현실주의와 빛나는 실험 정신이 런던의 극장가에서 환영받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대중은 냉혹한 현실 속에서 난파될 수밖에 없는 사랑 따위는 보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 P238

테리 이글턴의 말을 들어보자.
"셰익스피어의 대담한 말장난, 비유와 생략은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큼 위협적이다. 사회적 안정에 대한 그의 신념은 발화되는 바로 그 언어에 의해 위협받는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에게는 글쓰기의 행위 자체가 자신의 정치적 이념과 불화하는 인식론(또는 지식이론)을 함축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몹시 당혹스러운 딜레마이며, 셰익스피어의 연극 대다수가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들을 이해하는 데 바쳐졌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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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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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심윤경 님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라는 소설을 이야기할게. 아빠가 심윤경 님의 소설은 <설이>, <위대한 유산> 이렇게 두 권을 읽어봤어. 오늘 이야기할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심윤경 님의 대표작이자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란다. 2002년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으로 이 작품으로 심윤경 님은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는구나.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라는 소설은 이미 유명한 작품인데, 아빠는 이제서야 기회가 되어 읽어보았단다. 소문대로 재미있더구나. 옛이야기를 듣는 기분도 들었어. 우리나라 아픈 현대사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소설이었어.

이야기는 1977년 인왕산 자락 윗동네에서 시작한단다. 그 윗동네까지 와서 산다는 것은 다들 가난한 사람들이었어. 한 집만 빼고 말이야. 넓은 정원을 가지고 있는 삼층집이 하나 있었거든. 그런 마을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이란다. 주인공은 8살 한동구로 초등학교 1학년이었어. 그 해는 7살 터울 동생 영주가 태어난 해이기도 했어. 동구는 동생인 영주를 무척 사랑했단다. 하지만 집안은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았어.

어린 동구에게도 욕을 거침없이 날리는 할머니가 있었고, 그 할머니가 세상 누구보다 증오하는 사람이 동구의 엄마였단다. 고부간의 갈등이 장난 아니었어. 며느리가 하는 모든 것에 간섭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단다. 아버지는 고부간의 갈등을 고민하는 것 같았지만, 결국 늘 할머니의 편에 섰단다. 어느 때는 선을 넘어 엄마한테 손찌검까지 했어. 영주가 태어났을 때, 할머니는 딸이라고 큰 실망하며 엄마한테 잔소리를 할 정도였어. 첫째 동구가 아들인데 말이야. 동구는 영주를 무척 아끼고 잘 보살펴주었어. 어린 영주를 업어서 동네 한 바퀴 도는 것도 재미있었어.

….

시간이 흘러 영주가 태어난 지 일 년이 되어 돌잔치가 되었어. 엄마는 영주의 돌잔치를 위해 이것저것 준비를 했는데,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할머니가 한바탕 소동을 벌였고, 이날도 아버지는 엄마를 때렸어. 결국 생일상은 미역국만 간단히 차리는 것으로 끝냈어. 아버지는 여느 날처럼 출근을 하고 할머니는 목욕탕에 갔단다. 그렇게 아버지와 할머니가 집에 없자, 엄마는 잽싸게 영주의 돌잔치 음식을 준비했어. 생일떡, 잡채 등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해서 마을 사람들에도 돌렸어. 그러면서 할머니한테 이야기하지 말라고 입단속도 시켰단다. 물론 동구도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었단다. 그렇게 엄마와 동구와 영주만의 돌잔치를 마치고, 할머니가 돌아오시기 전에 다 치웠단다.

 

1.

시간이 흘러 1979, 동구는 3학년이 되었어. 원래 담임이던 선생님이 일이 있어 그만두시고, 중간에 박은영 선생님이 새로 오셨어. 동구는 3학년이지만 여전히 한글을 아직 제대로 읽지 못했어. 그래서 학기초 엄마는 학교에 불려갔고, 동구가 글을 못 읽는 것 때문에 집에서는 또 아버지와 엄마가 싸웠어. 이번에도 박은영 선생님이 엄마를 호출해서 학교에 가셨어.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선생님과 달랐어. 박은영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동구는 셈을 잘하는 것을 보면 머리는 좋은데, 난독증이 있는 것 같다고 했어. 그러면서 특수 학교를 소개해 주셨단다. 하지만 동구네 집안은 특수학교를 다닐 형편이 안 되었지.

동구가 한글을 제대로 못 읽는 와중에 아직 세 돌도 안된 동생 영주가 한글을 정확히 읽었단다. 영주가 한글을 읽는 것을 본 식구들은 깜짝 놀랐고, 소문이 나서 동네 사람들은 영주를 구경하러 와서 다들 신동이라고 천재라고 한마디씩 했단다. 동구도 그런 영주를 자랑했어. 자신은 글을 읽지 못하는 것은 상관없어. 자신의 사랑스러운 동생이 한글을 척척 읽는 것이 무척 자랑스러웠던 거야.

동구가 특수학교에 갈 수 없는 사정을 알게 된 박은영 선생님은 동구를 불러 방과 후 한 시간씩 같이 공부하자고 했어. 동구는 박은영 선생님을 좋아했는데, 같이 한 시간씩 공부하자고 하니 신이 났단다. 그렇게 몇 달을 공부를 하고 나니 동구는 이제 글을 읽을 수 있었단다. 동구는 박은영 선생님을 짝사랑하며 선생님과 결혼하는 꿈이 생겼단다.

….

지금이 1979년이라고 했잖아. 1979년은 우리나라 현대사에 있어 많은 일이 일어났던 해란다. 길고 긴 군사독재가 측근의 총에 의해 끝난 해이고, 그로부터 두 달도 안되어 군사반란이 일어난 해이기도 해. 이 소설의 배경인 인왕산 자락은 청와대와 가까운 동네이다 보니, 이 역사적인 사건이 삶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단다. 1979 12월 어느 날 엄마는 동구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단다. 동구는 이유를 몰랐지만 나중에 친구들로부터 동네에 탱크와 군인들이 잔뜩 있다고 했어. 동구는 말로만 듣던 탱크를 처음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친구와 함께 탱크로 보러 갔단다.

가는 길에 주리 삼촌을 만났어. 주리 삼촌은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잘 한다고 소문이 난 사람으로 고려대 법학과에 합격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후 고시에서 여러 번 떨어지고 지금도 고시 공부를 하는 고시생이었어. 주리 삼촌은 동구와 친구를 붙들고 포장마차에서 먹을 것을 좀 사주고 집으로 돌려 보냈단다.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날 이후로 박은영 선생님도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 멍하게 창 밖만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어.

 

2.

동구는 4학년이 되는 것이 싫었어. 박은영 선생님과 헤어져야 하니까. 하지만 운명은 어쩔 수 없는 것. 1980년 동구는 4학년이 되었고 4학년 담임은 오준근 선생님이었어. 오준근 선생님은 정말 최악이었어. 귀 물기, 머리카락 뽑기, 겨드랑이 냄새 맡게 하기 등 변태 같은 짓을 하는 선생님이었어. 박은영 선생님은 6학년 2반을 맡았어. 그런데 이 변태 같은 오준근 선생님이 박은영 선생님을 좋아해서 작업을 걸려고 했어. 동구가 박은영 선생님과 친했다는 것을 알고 수업이 끝나고도 동구를 집에 보내지 않고 동구를 이용해서 박은영 선생님을 만나려고 했어.

동구는 이 일을 주리 삼촌한테 이야기하자 주리 삼촌은 자신이 해결해주겠다면서 학교에 왔어. 주리 삼촌은 자신을 동구의 친삼촌이라고 소개하면서 오준근 선생님을 은근히 압박하면서 동구를 집에 일찍 보내달라고 했단다. 오준근 선생님은 꼼짝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 동구는 고마운 마음에 주리삼촌을 박은영 선생님께 소개시켜주었어. 동구가 주리 삼촌을 소개하면서 공부 잘하고 고대 법대 나왔다고 하니, 박은영 선생님은 주리삼촌에게 이태석을 아냐고 물어봤고 주리삼촌은 잘 아는 후배라고 이야기했어.

이 인연으로 주리 삼촌, 박은영 선생님, 이태석, 그리고 박은영 선생님의 제안으로 동구도 함께 자리를 했단다. 박은영 선생님은 대학교 시절 이태석과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것 같아. 그리고 박은영 선생님이 이태석을 좋아하는 것 같았어. 그들은 당시 시국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단다. 계엄령이 계속 될 것 같은지군부가 순순히 물러날 것 같은지쿠데타가 또 일어날 것 같은지등등 동구는 박은영 선생님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좋았어. 옆에 앉아 맛있는 안주 먹는 것도 좋았어. 근데 주리 삼촌이 권한 술을 먹고 그만 취하고 말았지. 그것도 아주 심하게... 박은영 선생님을 사랑한다는 취중진담까지...

..

그것이 박은영 선생님과 마지막일 줄이야. 박은영 선생님은 휴가를 쓰고 할머니 생신 잔치를 위해 광주에 간다고 했어.. .. 설마 그날? 그 다음 주부터 박은영 선생님은 학교에 나오지 않으셨어. 동구는 엄청 걱정을 했지. 여름방학이 되어도 여름방학이 지나 새로운 학기가 되어도 오시지 않았어. 어느 날 주리 삼촌이 동구를 불러서 이야기하기를 선생님이 돌아가셨으니 그만 기다리라고 했단다. 광주에 가셨다가 광주 민주화 운동에 참가하셨다가 그만 변을 당하셨던 것 같아. 광주 민주화 운동은 늘 슬픈 이야기를 담게 되는구나. 동구는 주리삼촌의 말을 믿지 않았어. 그 이후로도 계속 선생님을 기다렸단다. 아빠도 그 소문이 헛소문이고 소설이 끝나기 전에 박은영 선생님이 다시 돌아오시길 바랬단다.

....

동구의 집에도 어둠이 드리웠어... 아버지가 보증을 잘못 서서 빚쟁이한테 돈을 빼앗겨서 살림이 어려워지기 시작했어. 엄마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아버지한테 대들기 시작하면서 부부싸움도 전보다 더 잦아졌어. 이웃에 어떤 할머니가 이사 왔는데 알고 보니 할머니의 고향 사람이었어. 할머니보다 2살 어리셔서 둘은 금방 친해져서 자매처럼 지내고 같이 여행도 갔단다. 어느 날 할머니는 여행가시고 아버지와 엄마는 여느 때처럼 부부싸움을 하고 있을 때 동구와 영주는 감나무 아래서 놀고 있다가 감을 딴다고 동구가 영주를 무등 태웠다가 그만 잘못 떨어져서 영주가 그만 죽고 만 사고가 일어났어. 지은이가 어린 주인공에게 너무 가혹한 벌을 주는 것 같구나. 선생님과 이별의 아픔도 아직 치유하지 못했는데 어려서부터 그렇게 예뻐했던 동생이 죽다니.. 그것도 자신이 무등을 태워주다가 말이야. 동구는 어떻게 살아가라고….

이 일로 집안은 거의 풍비박산. 여행에서 돌아온 할머니는 엄마한테 더욱 욕지거리를 날리고.. 결국 엄마는 안방에다 항아리를 깨뜨리고 실성한 듯 집을 뛰쳐나가 들어오지 않았단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정신병원에 입원하셨어. 엄마의 식구들, 그러니까 외가 식구들은 할머니가 집에 계속 계시면 집에 안 보내겠다고 했어. 동구는 할머니에게 이야기했어. 할머니와 단둘이 할머니의 고향 노루더미에 가서 살자고.. 동구 자신도 여기에 있으면 영주 생각이 자꾸 나서 괴롭다고 했어. 엄마를 한동안 볼 수 없지만, 엄마가 나아질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을 것 같았어. 그렇게 동구와 할머니는 할머니의 고향으로 떠나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결국 박은영 선생님도 돌아오시지 않았구나. 책을 읽을 때도 찡했는데 지금 독서편지를 쓸 때도 또 찡하구나.

소설 제목이 왜 <나의 아름다운 정원>일까? 생각해 봤어. 소설 초반부에 잠시 언급되었던 삼층집에 있는 커다란 정원을 이야기하기에는 그 정원은 주인공 동구와 큰 인연이 없었단다. 그저 동구가 갈 수 없는 이상향일 뿐이었어. 소설 제목에서 이야기하는 정원은 마음 속의 정원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 동구가 가장 행복했던 3학년 시절이 동구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었던 거야. 그런데 그 행복했던 시간이 너무 짧고, 사랑하는 이들과 헤어지기에는 동구 나이는 너무 어려서 너무 안타까웠단다. 오늘은 그럼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동생은 성질이 급한 아기였다.

책의 끝 문장: 아름다운 정원에 이제 다시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나는 섭섭해하지 않으려 한다.

 

 


쿠데타가 또 일어날 수는 없을 거라고?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하지? 그동안 권력은 군부의 손을 한시도 떠난 적이 없어. 권력자에게나 국민에게나 독재는 지겹도록 신은 낡은 구두 같은 거란 말이야. 반면 민주는 한 번도 신어본 적이 없는 새 구두지. 언제까지나 낡은 구두를 신고 살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당장은 새 구두보다 편안해. 군부는, 우리에게 다시 헌 구두를 내밀면서 너덜너덜해져서 더 이상 신을 수 없을 때까지 계속 신으라고 말할 거야. 지금 민주의 희망을 꺾고 다시 군부독재의 시절로 돌아가도록 강압한다면 사람들은 새 구두를 빼앗긴 것에 분노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새 구두를 신고 발뒤꿈치가 쓸리는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되는 것에 안도할 테지. - P255

"선배의 눈빛을 보자마자 못마땅해하는 거 알 수 있었어요. 사실 나, 선배의 그런 눈빛 때문에 선생님이 되려는 꿈도 접고, 평생 구겨진 바지만 입고 살겠다고 결심했던 적도 있었어요. 기억나요? 영등포의 인쇄소에 선전 문건 초안을 받아 들고 갔던 날, 내가 면바지를 다려 입고 왔다고 선배는 화를 냈잖아요. ‘도대체 정신이 있는 얘야? 아까 다섯 시 전에 출발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지금 도대체 몇 시야? 다들 양치질도 못하고 며칠씩 날밤을 새우며 작업을 하는데 너는 집에 가서 바지나 다려 입고 왔구나!’ 하고 소리를 질렀었지요." - P259

문득, 지금 아버지가 나에게 한 말들도 아버지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아버지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아버지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절대적인 권위가 오늘날 우리 가족 누구에게도 힘이 되지 못하고, 아버지가 애써 생각해낸 위로의 말이 엄마의 병을 낫게 하지도 못하고, 아버지가 마지막까지 믿었던 할머니가 저렇게 한심한 모습으로 자신의 모습을 책임지지 못하고, 아버지가 한 번도 그러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끔찍한 무력함일 것 같았다.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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