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4
제인 오스틴 지음, 원영선.전신화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얼마 전에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이야기해주면서, 작년 2025 12 16일이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 되는 날이라고 했잖아. 그래서 그 즈음에 제인 오스틴 관련된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어. 아빠도 그런 책들 중에서 읽어보려고 두 권을 샀단다. 그런데 제인 오스틴에 관한 책들을 읽어보기 전에, 먼저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을 읽어보면 그 책들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 아빠가 읽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오만과 편견> 한 권뿐이었거든.

그래서 예전에 사두고 책장에 재워두었던 제인 오스틴의 <설득>이라는 소설을 이번에 읽었단다. 이 책도 지난번에 이야기해준 <오만과 편견>과 마찬가지로 술술 잘 읽혔단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 보는 것 같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야기 전개 방식이 <오만과 편견>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어. 책을 읽다 보면 <오만과 편견>에서 본 캐릭터들이 생각하곤 했어. 제인 오스틴이 살던 시절 소설을 쓰는 방식이 그런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

 

1.

그럼 바로 소설 <설득>을 이야기해보자. 서머싯셔 켈린치 홀에 월터 엘리엇 경이라는 홀아비가 있었단다. 1760년생으로 당시 나이는 54세였어. 외모를 잘 관리하여 54살 답지 않게 젊어 보였어. 하지만 허영심이 많았단다. 그에게는 딸이 셋 있었어. 첫째 딸 스물아홉 살 엘리자베스, 둘째 딸 스물일곱 살 앤, 셋째 딸 스물세 살 메리.

첫째 딸 엘리자베스가 열여섯 살 때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엘리자베스는 집안일을 도맡아 했단다. 엄마의 친구이자 대모인 레이디 러셀이 그들의 살림을 가끔씩 도와주고 이런 저런 조언도 해주었단다. 막내 메리는 찰스 머스 그로브와 결혼하여 아이들 두 명을 낳았어. 엘리자베스의 아버지는 엘리자베스를 사촌인 윌리엄 윌터 엘리엇과 결혼시키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단다. 월터 엘리엇 경은 집안의 경제 사정이 좋아지지 않아서 첫째 딸 엘리자베스에게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을 했단다. 그들이 알고 지내는 변호사 셰퍼드 씨와 레이디 러셀에게도 조언을 구했고, 그들은 결국 켈린치 홀을 떠나 바스로 이사가기로 했단다.

켈린치 홀은 세를 주기로 했어. 식구들이 모두 착잡하겠구나. 세입자로는 셰퍼드가 크로프트라는 해군 제독을 소개해주었어. 크로프트 제독은 부인만 있고, 자녀는 없었어. 크로프트의 부인은 예전에 켈린치 홀 인근에 살았던 프레더릭 웬트워스의 누나였단다. 그런데 그 프레더릭 웬트워스와 둘째 딸 앤은 사연을 가지고 있었어. 8년 전 앤이 열아홉 살 때 프레더릭과 사랑에 빠진 적이 있었거든. 둘은 결혼까지 약속했지만, 당시 월터 경과 레이디 러셀이 반대를 했어. 프레더릭이라는 사람이 앤에게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 착했던 앤은 아버지와 대모의 말을 들었어. 그렇게 앤과 프레더릭은 헤어졌단다. 하지만 한 동안 앤은 무척 힘들어했어. 그리고 프레더릭은 그 이후 그곳을 떠나 해군에 들어가 복무했단다. 그는 일을 잘 해서 진급도 빠르게 하고, 돈도 많이 벌었고 지금은 대령이 되었단다. 그런 프레더릭의 누나가 켈린치 홀로 이사 온다고 하자 앤의 마음은 복잡해졌단다.

앤은 켈린치 홀을 떠날 구실이 없을까 고민했는데, 동생 메리가 병이 나서 보살펴 줄 사람이 필요하여 앤이 메리의 집에 갔단다. 메리는 약간 푼수라고 해야 할까? 진중하지 못하고 가벼운 성격의 소유자란다.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의 동생들이나 엄마처럼 말이야. 메리는 남편 찰스와 관계도 썩 좋아 보이지 않았어. 메리의 집은 어퍼크로스 커티지라는 이름이었고, 시댁은 근처에 있는 그레이트 하우스였단다. 메리에 집에 온 앤도 예의상 그레이트 하우스에 인사하러 다녀왔단다. 메리의 시어머니는 메리를 썩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어.

크로프트 제독 부부는 이사 오고 나서 주변 사람들을 초대하고 또 이웃들을 방문했단다. 그런 것이 당시 영국의 사교 활동 중에 하나인 것 같구나. 크로프트 제독 부부는 메리의 집도 방문했어. 앤도 어쩔 수 없이 크로프트 부인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 크로프트 부인은 앤과 프레더릭의 관계를 몰랐어. 앤과 프레더릭이 사귀던 시간이 워낙 짧았거든. 크로프트 부인이 말하길, 동생이 조만간 방문한다고 했어. 앤에게 있어 피하고 싶은 순간이 다가오고 있구나.

메리의 남편 찰스는 동생들이 많은데, 그 중에 두 여동생은 그레이트 하우스에 머물고 있고, 남동생 리처드는 2년 전에 해군 복무 중에 그만 죽고 말았대. 그런데 당시 리처드는 프레더릭과 같은 부대에서 복무를 했었다는구나.

프레더릭 웬트워스 대령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 앤은 그의 만남을 피하려고 애썼지만, 만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어. 프레더릭이 그레이트 하우스에 방문했을 때, 메리의 큰 아들 찰스가 낙상으로 큰 부상을 입는 사고가 났어. 앤은 자신이 찰스를 봐줄 테니 메리와 제부에게 그레이드 하우스에 다녀오라고 했단다. 앤은 그렇게 프레더릭과 만남을 피할 수 있었어. 하지만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었단다.

얼마 후 프레더릭이 메리의 남편 찰스와 사냥을 가기 위해 어퍼크로스 커티지에 찾아왔단다. 그때 프레더릭과 앤은 잠깐이지만 눈이 마주쳤어. 앤이 생각하기에 프레더릭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었고, 오히려 더 세련되어 보였어. 그에 반해 자신은 나이도 많이 들어 보인다고 생각했어. 더 이상 자신은 프레더릭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생각도 한 것 같아. 나중에 메리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프레더릭이 이야기하기를 앤이 너무 많이 변해서 못 알아볼 뻔했다고 했대. 그 이야기를 듣자 앤은 더 실망하게 되었어.

번듯한 해군 대령이 결혼을 안다고 미혼으로 지내고 있자, 주변 사람들은 프레더릭에게 결혼 이야기를 많이 물어본 모양이야. 프레더릭은 공개 구혼을 했어. 마음 잘 맞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결혼한다고 말이야. 누나인 크로프트 부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했단다. 그러자 메리의 남편인 찰스의 여동생들인 루이자와 엘리에타가 프레더릭에게 급관심을 가졌단다. 그러자 난감한 상황이 된 사람이 한 명 있었어. 루이자와 엘리에타의 사촌인 찰스 헤이터라는 사람이야. 프레더릭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헨리에타와 찰스 헤이터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내심 결혼도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프레더릭이 오고 나서는 찬밥 신세가 되었어.

 

2.

앤은 메리의 집에 머물면서 사교 모임에 참석을 했는데,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과 만남은 더 자주 함께 했어. , 메리와 찰스 부부, 헨리에타, 루이자, 프레더릭. 이렇게 여섯 명은 자주 모임을 갖게 되었어. 하지만 앤은 프레더릭과 일부러 거리를 두어 많은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어. 루이자가 프레더릭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했으니 거리 두기도 편했어.

그들은 라임이라는 지역에 놀라갔다가 프레더릭의 친구들인 하빌 부부와 벤윅 대령을 만났어. 벤윅 대령은 얼마 전에 약혼녀를 잃고 상심이 큰 상황이었어. 그런 사정을 알게 된 앤은 벤윅 대령을 위로해 주고 공감해 주었단다. 그런데 그들이 놀라간 라임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나 생겼어. 루이자가 장난하다가 낙상하여 머리를 다치게 되었어. 다들 놀라서 당황하고 주저할 때, 프레더릭과 앤이 침착하게 대응하고 판단하여 응급 조치를 잘 했단다. 그러면서 앤과 프레더릭은 대화를 나누긴 했는데 주로 사무적인 대화 몇 마디뿐이었어.

앤은 메리의 집에서 두어 달 머물고 이제 새로운 집인 바스의 캠던 플레이스로 돌아왔단다. 아버지와 엘리자베스가 그곳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어. 알고 보니 그 이유는 사촌 윌리엄 월터 엘리엇이 방문해서 그렇구나. 아버지가 예전에 엘리자베스와 결혼을 시키려다가 어긋나버린 그 윌리엄이야. 당시 윌리엄은 다른 여자와 결혼해서 아버지가 엄청 싫어했는데, 얼마 전에 아내를 잃고 이번에 와서 용서를 빌었다고 했어. 오히려 아버지는 이제 윌리엄을 좋게 생각하여 엘리자베스의 배필로 생각하고 있었어. 그리고 윌리엄은 아버지의 법적 상속인이기 때문에 윌리엄이 엘리자베스와 연결되어야 아버지의 재산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셨어. 그런데 앤이 라임에 친구들과 놀러 갔다가 그곳에서 마주친 사람이 있었는데 나중에서야 그 사람이 사촌 윌리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가 집에 와 있다고 하니 다소 놀랬어. 윌리엄도 외출에서 돌아와 앤을 보고 라임에서 마주쳤던 일을 기억하고 놀랬어.

….

어느날 라임에서 놀라온 소식이 전해져 왔어. 루이자가 벤윅 대령과 결혼했다는 거야. 두 사람의 성향이 너무 달라서 두 사람의 결혼 소식에 앤은 놀랬단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루이자가 낙상 사고로 다쳤을 때 라임에서 오랫동안 머물게 되었는데, 그때 벤윅 대령과 많은 시간 갖게 되면서 관계가 발전했다고 하더구나. 아무튼 앤에게는 놀라운 소식이었어.

프레더릭이 바스 지역에 방문하면서 앤과 또 마주치게 되었단다. 앤이 식구들과 연주회를 갔는데 그곳에 프레더릭도 왔던 거야. 앤이 사촌인 윌리엄과 함께 있었는데, 이를 본 프레더릭은 질투심이 일어났단다. 질투심, 사랑.. 이런 것은 내가 조절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프레더릭도 사실 8년이 지나도 여전히 앤을 마음에 두고 있던 거야. 윌리엄은 아버지의 뜻과 달리 엘리자베스가 아닌 앤에게 점점 접근하는 것 같았어. 앤이 생각하기에 윌리엄이 친절하고 교양 있어 보이지만, 앤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프레더릭이 꽉 자리잡고 있었단다.

바스는 앤이 예전에 다니던 학교가 있던 곳이기 때문에 동문들도 만날 수 있었단다. 그 중에 학교 선배였던 스미스 부인도 만났어. 스미스 부인은 안타깝게도 가난한 미망인이 되어 혼자 지내고 있어서 앤이 위로해주기도 했어. 그런데 얼마 후에 스미스 부인이 이야기하기를, 앤이 윌리엄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이야기했어. 앤은 강하게 부정했단다. 그가 청혼을 해 온다고 해도 거절할 거라고 이야기했어. 그러자 스미스 부인은 예전에 윌리엄을 알고 지냈다면서, 그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

윌리엄은 자신의 남편과 무척 친한 사이였다고 했어. 그러나 윌리엄의 속은 시커멓고,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이고 기회주의자라고 악담을 했어. 윌리엄이 결혼한 것도 돈을 보고 결혼한 것이라고 했어. 결혼한 다음에도 아내에게 무관심했다고 했어. 스미스 부인의 남편 스미스 씨는 생전에 윌리엄에게 재정적 도움도 많이 주었다고 했어. 윌리엄은 스미스 씨에게 계속 지출을 유도하고 그랬대. 그래서 스미스 씨는 결국 파산까지 하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결국 스미스 씨가 죽고 나서 스미스 부인은 어려운 생활을 하게 된 것도 어찌 보면 윌리엄 때문인 거야. 스미스 부인은 윌리엄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아는 척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는구나. 윌리엄이 다시 바스 지역에 온 이유도 있다고 했어. 최근에 월터 엘리엇 경이 클레이 부인이라는 사람과 가깝게 지냈는데 둘이 결혼할까 걱정되어 온 것이라고 했어. 그들이 결혼하여 아들이라도 낳으면 윌리엄은 엘리엇 경의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게 되니까 말이야. 바스에 와서 상황을 보면서 월터 엘리엇 경과 클레이 부인의 결혼을 방해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라고 했어. 최고의 빌런이구나.

얼마 후 프레더릭은 앤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어. 8년 전 마음은 아직 변함이 없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라고그 편지를 받은 앤은 프레더릭의 마음을 확인하고 프레더릭의 마음을 받아주었단다. 그렇게 둘은 결혼을 하게 되었어. 8년이나 늦은 결혼이지만, 그만큼 더 성숙하고 더 많은 사회 경험을 하고 나서 하는 결혼이니 더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 8년 전 결혼하지 않고 8년이 지난 후의 결혼이 더 완벽한 결혼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

이번에 읽은 소설 <설득>은 제인 오스틴의 마지막 작품이자 유작이라고 하더구나. 제인 오스틴이 41살의 어린 나이로 죽고 나서, 가족들에 의해 출간되었다고 하는구나. 브론테 자매들도 그렇고, 제인 오스틴도 그렇고, 유능한 작가들의 요절이 참 안타깝구나. , 앞서 이야기했던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 기념 책들을 읽어볼까. 아니면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을 좀더 읽어 볼까, 살짝 고민이 되는구나. 250주년 기념으로 나온 책들인데 시간이 더 늦어지면 의미가 줄어들 것 같은 생각도 드니, 조만 간에 읽어봐야겠구나. 그리고 제인 오스틴의 다른 소설들도 천천히 하나씩 찾아 읽어봐야겠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서머싯셔 켈린치 홀의 월터 엘리엇 경이 재미 삼아 읽는 책은 준남작 명부뿐이었다.

책의 끝 문장: 그러나 국가적인 중요성보다 가정적인 미덕으로 더 돋보이기도 하는 직업에 속한 탓에, 그녀는 마치 세금을 지불하듯 만약의 일을 걱정하며 살아야 했던 것이다.

 


앤은 지금 그가 심지 굳은 성품이 우월하고 행복해진다는 이론을 펼쳤던 자신이 옳았는가를 자문해보고 있을지, 그리고 다른 성격들과 마찬가지로 그 또한 나름의 균형과 한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유연한 성품도 때로는 결단력 있는 성품만큼이나 행복에 필요한 것이라고 그 또한 느끼지 않을까 싶었다. - P157

"아니, 아니에요. 그건 남성의 본성이 아니지요. 지조 없이 사랑하는, 혹은 사랑했던 사람을 잊는 것이 여자의 본성이 아니라 남자의 본성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 반대라고 믿어요. 우리의 신체적 구조와 정신적 구조엔 진정한 유사성이 있다고 믿으니까요. 남자의 신체가 더 강하듯이 감정도 더 강하니, 그만큼 고된 일도 견딜 수 있고 거친 풍파도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이죠." - P308

"아!" 앤이 열렬한 목소리로 탄성이 내지르며 말했다. "당신이, 그리고 당신 같은 남자들이 느끼는 모든 것을 온당하게 대접할 수 있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의 따뜻하고 신실한 감정을 하찮게 본다면 벌받을 일이겠지요. 제가 감히 진실한 애정과 절개는 오로지 여자들만의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경멸받아 마땅할 겁니다. 아니, 저는 남자들이 결혼해 살면서 온갖 위대하고 선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어요. 꼭 필요한 일을 위해 애쓰고, 가정에서 참을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답니다. 다만, 이런 표현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대상이 있는 한 그렇다는 얘기지요. 제 말은 당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살아 있고, 그 여자가 당신을 위해 사는 동안에 한해서라는 거예요. 제가 여자들을 위해 주장하는 특권이란-별로 시기할 만한 게 아니니 탐내실 필요는 없어요-더 이상 대상이 존재하지 않아도, 희망이 사라져버린 뒤에도, 여자는 남자보다 더 오래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 P311

"세상에!" 그가 소리쳤다. "그리하셨겠군요! 제가 이룬 모든 성공의 정점으로 그것을 생각해보지 않았거나 소망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제 자존심, 지나친 자존심 때문에 다시 청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당신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눈을 질끈 감은 채 당신을 이해하려고도, 제대로 보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보면, 모든 사람을 다 용서해도 저 자신만의 용서할 수 없게 된답니다. 육 년의 세월을 그렇게 떨어져 힘들게 보내지 않아도 되었겠지요. 그런 고통스러운 감정은 전에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어요. 제가 누렸던 축복은 모두 스스로 노력해서 얻은 것이라는 만족감에 익숙해져 있었으니까요. 명예로운 노고와 정당한 보상에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왔지요. 인생의 패배를 겪은 다른 위대한 인물들처럼." 그는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저도 제 의지를 누르고 운명을 따르도록 해야겠습니다. 마땅히 받아야 할 몫 이상의 행복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하겠지요." - P3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킹덤 2 : 오스의 왕 킹덤 2
요 네스뵈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해리 홀레 시리즈로 유명한 요 네스뵈의 <킹덤>이라는 책을 아빠가 4년 전에 읽은 적이 있어. 당시 독서 편지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킹덤>은 해리 홀레 시리즈는 아니란다. 주인공들이 로위와 칼이라는 형제인데, 그들인 살인과 범죄를 저지른 범인들이야. 그런데 교묘히 빠져나가 결국은 잡히지 않고 소설이 끝이 났단다. 읽는 이들은 소설을 읽다 보면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게 읽게 되는데, <킹덤>이라는 소설은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해서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주인공의 범죄들이 발각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떠오른단다. 분명 나쁜 사람들인데 그들을 응원하게 되어 아빠가 도덕적 문제가 있나 싶은 생각마저 드는 이상한 경험을 주는 소설이었어.

그 소설의 후속편이 나왔단다. 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궁금하더구나. 주문하고 읽는 데까지는 빠르게 진행되었지만, 너희들에게 독서 편지를 쓰는 데까지는 게으름이 발동하여 늦어졌구나. 그럼, 얼른 이야기를 시작해야겠구나.

<킹덤> 1권 이후 8년이 흐른 시점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형 로위. 동생 칼. 어렸을 때부터 로위는 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한 칼을 보살펴주었고, 결국은 그런 아버지로부터 칼을 구해주기 위해서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위장하여 죽였단다. 같이 차를 타고 있던 어머니도 어쩔 수 없이 같이 돌아가셨고자세한 내용은 <킹덤> 1권 독서 편지를 참고하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들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그것도 무려 일곱 명이나 죽이고도 모두 자살이나 사고사로 위장하여 멀쩡하게 생활하고 있었단다. 그들의 범죄사실을 아는 것은 책 밖의 독자들뿐이란다. <킹덤> 세계관에는 해리 홀레와 같은 유능한 형사가 없었어. 로위와 칼은 여러 살인을 저지르고도 8년이나 아무 일 없이 잘 살고 있었어. 형 로위는 주유소를 경영하고 있었고 야심 많은 동생 칼은 <킹덤> 1권에서 꿈꾸었던 오스 지역을 관광단지로 조성하는 것이 성공하였단다.

로위와 칼은 범죄를 공모하며 서로 비밀을 간직하며 독특한 방식으로 우애를 다진 것 같지만 칼이 죽인 사람 중에 그의 아내 섀넌 때문에 로위는 칼에게 앙금이 남아 있었어. 로위는 칼 몰래 섀넌과 사랑을 나누고 있었고 섀넌이 죽기 전 로위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거든. 그런 섀넌을 죽였으니 로위가 칼에게 감정이 남아 있을 수밖에..

...

 

1.

하지만 겉으로는 우애 깊은 형제이자 동업자였어. 그들은 오스 관광지를 확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었어. 로위는 놀이공원을 만들러 롤러코스터를 건설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었고, 칼은 호텔을 지으려고 했단다. 로위와 칼은 드러난 범죄 사실은 없지만 그들을 살인자라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는 이가 있어. <킹덤> 1권에서도 그들을 의심하고 추적하는 보안관 쿠르트 올센이라는 사람이야. 오래 전에 그의 아버지도 로위와 칼에 의해 죽었단다. 하지만 쿠르트의 아버지는 호수에 빠져 자살한 것으로 사건이 종결되었어. 자신의 아버지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한 쿠르트는 로위와 칼을 의심하여 추적하였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단다.

로위는 오스 관광단지에 놀이공원과 롤러코스터 개발을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었어. 최근에 오스 지역으로 돌아온 고향 후배 나탈리가 그 일을 도와주었어. 로위가 살인자이긴 하지만 나탈리에게는 고마운 사람이란다. 나탈리가 십대소녀일 때 나탈리를 학대하고 성폭행하는 아버지가 있었는데 로위가 그것을 눈치채고 나탈리의 아버지를 찾아가 협박을 해서 더 이상 나탈리를 괴롭히지 못하게 한 일이 있었거든. 그래서 나탈리는 로위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어. 나탈리가 로위에게 다정하게 대해 주면서 로위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트기도 하지만 나이차가 많이 나서 로위는 거리를 두려고 했어. 하지만 젊고 아름다운 여인의 대시를 계속 거절할 수는 없었지.

...

그런데 로위와 칼에게 위기가 찾아왔어. 그들 집 근처에 낭떠러지가 있는데 그곳에 추락한 교통사고로 사람들이 두어 번 죽어서 방지벽 공사를 하기로 했어. 사실은 그냥 추락한 것이 아니라 로위와 칼이 자동차를 일부러 고장 내거나 죽인 다음 차를 낭떠러지로 밀어서 사고사로 위장한 사고들이었어. 당시 시신은 수습했으나 추락한 두 대의 차는 여전히 낭떠러지 중간에 걸려 있었어. 이번에 방지벽을 공사하면서 그 자동차들을 끌어올리기로 했단다. 쿠르트는 그 자동차에서 로위와 칼의 범행의 증거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고, 로위는 그것 때문에 걱정했고, 칼은 별 생각 없었단다. 로위의 걱정은 현실이 되었어. 차 번호판 나사 부분에서 머리카락과 혈흔이 발견되어 추가 조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단다.

얼마 후 낭떨어지에서 건져 올린 차에서 나온 혈흔과 머리카락의 조사 결과가 나왔어. 그 혈흔과 머리카락은 쿠르트의 아버지 것이라고 했어. 쿠르트의 아버지 인근 호수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는데, 그 사람의 피와 머리카락이 뒤 번호판 나사에서 나온 것은 이상한 것이지. 이 조사 결과로 쿠르트는 곧바로 로위를 체포했어. 하지만 이것은 성급한 체포였어. 로위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으나 연관성을 전혀 확인할 수 없어서 금방 풀려났단다.

 

2.

로위는 놀이공원 건설을 위해 대출이 필요하지만 은행에서는 허가가 나지 않았다. 이에 로위는 은행장의 약점을 잡아서 대출을 받는데 성공했어. 이게 로위만의 문제 해결 방식이었지. 그런데 칼이 이 돈을 주식으로 바꿔 호텔 건설에 투자하자고 설득했어. 로위는 내키지 않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칼의 의견대로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칼의 의견대로 했단다. 이게 칼만의 문제 해결 방식이었어.

...

로위와 나탈리의 관계는 점점 깊어져서 둘은 폴란드 여행을 계획했단다. 그런데 당일 나탈리가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고 사라졌어. 나중에 전화가 왔는데 울먹이며 헤어지자고 했어. 로위는 직감했지. 나탈리의 아버지가 다시 옛날의 나쁜 버릇이 나왔다고. 로위는 나탈리의 아버지 안톤 모예를 찾아갔어. 안톤은 로위가 올 것을 예상했는지 소총으로 위협했단다. 둘 간의 다툼이 벌어졌고 로위는 다리에 총상을 입고 로위가 체인으로 안톤을 공격해서 안톤은 그만 죽고 말았단다. 로위는 절묘하게 또 사과사로 죽은 것처럼 꾸며 놓았단다.

이 일이 있고 로위는 칼을 만나러 갔는데 칼이 대뜸 미안하다고 하는 거야. 파티에서 술 먹고 취했는데 그 상태에서 나탈리와 잤다는 거야. 칼은 로위가 나탈리와 만나는 것을 알았지만 진지한 만남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나탈리와 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어. 아빠 같았으면 그 자리에서 주먹부터 날렸을 텐데 로위는 속으로만 삭히면서 칼과는 이제 영영 끝이라고 생각했어. 엄한 나탈리의 아버지만 죽었구나.

...

그런데, 쿠르트가 다시 로위를 찾아와 체포했어. 로위가 폴란드 여행을 하려는 것을 어찌 알고 용의자 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했어. 그러면서 자동차에서 발견된 자신의 아버지의 혈흔과 머리카락에 대해 취조했어. 로위는 이야기하길, 쿠르트의 아버지가 차를 밀어주다 넘어져서 트렁크 쪽에 부딪혀 피를 흘렸다고.. 그것이 뒤 찬 번호판에서 쿠르트의 아버지의 혈흔과 머리카락이 나온 이유일 거라고 했어. 그의 진술을 뒷받침해주는 사람은 당시부터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는 주유소 직원이었어. 그 주유소 직원의 기억은 사실 로위에 의해 조작된 것이란다. 자신의 사장이 워낙 진짜처럼 이야기해서 자신도 그 일을 함께 겪었지만 까먹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이야. 워낙 오래 전 일이니까. 또 하나 경찰은 벼랑에서 끌어올린 로위의 아버지의 차의 핸들이 헐렁하다고 했는데 로위는 중고차로 처음 사왔을 때부터 그랬다고 했어. 정말 교묘하게 빠져나가는데 언제까지 그것이 가능하려나.

....

안톤의 시신이 발견되었어. 경찰이 조사한 결과, 정황상 승합차를 수리하다가 깔려 죽은 것으로 정리되었어. 그것도 로위가 그렇게 꾸며놓은 거였지. 하지만 쿠르트만은 이번 사건도 로위를 의심했어. 로위의 다리에서 빼낸 총알까지 가지고 와서 로위를 추궁했어. 그러면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것을 자백하면 총알은 버리겠다고 회유했어. 쿠르트는 자신의 아버지가 자살했다는 불명예를 벗겨드리고 싶었던 거야. 하지만 로위는 자신이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했어. 하기야 쿠르트의 아버지는 칼이 죽였으니 로위의 말이 거짓말은 아니지.

안톤의 장례식. 로위는 나탈리를 다시 만났어. 로위는 나탈리에게 그날 밤에 대해 이야기했어. 나탈리는 그날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심지어 자신이 누구랑 잤는지도 기억을 못한다고 했어. 호텔에 남아 있는 나탈리의 피를 검사해 보니 마약 성분이 검출 되었어. 이것은 칼이 의도적으로 한 짓이라고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 나탈리는 자신에게 마약을 먹였다는 이유로 칼을 고소했지만, 근거 부족으로 기각되었단다. 나탈리의 아버지 안톤의 죽음에 로위가 연관되어 있다고 의심하는 이가 한 명 더 있었으니, 나탈리였단다. 나탈리는 로위에게 아버지를 죽였다고 물어보았을 때, 로위는 아무 말 하지 않자, 나탈리는 로위에게 다시 헤어지자고 했단다.

이 일로 크게 상심한 로위는 수면제 다량 복용으로 자살 시도를 했단다. 안톤의 죽음을 조사했던 쿠르트는 안톤의 죽음과 로위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고, 사고사가 맞는 것 같다고 했어. 쿠르트의 조사 결과를 들은 나탈리는 로위에게 미안한 마음에 로위를 찾아갔다가 배에서 정신을 잃은 로위를 발견했어. 그 덕분에 로위의 자살은 실패하고 말았단다. 로위는 나탈리와 다시 사귀게 되었단다. 로위는 이제 칼에게 복수를 하려고 했어. 칼 몰래 호텔 지분을 51% 확보하여 자신이 이사장이 되려는 계획이었어. 칼도 형의 이런 계획을 알게 되었어.

이제 로위와 칼 형제의 싸움이 시작됐어. 칼은 쿠르트를 찾아와 그 동안의 범죄는 모두 로위가 저지른 것이라고 이야기했어. 쿠르트는 로위가 이번에는 빠져나갈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로위를 또 체포하려고 왔어. 로위도 만만치 않았어. 로위가 문제 해결하는 방식. 로위는 쿠르트가 사기 쳐서 돈을 부정하게 취득한 사실을 알고 있었어. 그걸 이용하려고 했어. 이 점은 조금 이해가 가질 않더구나. 오직 로위와 칼의 범죄사실을 밝히기 위해 형사가 된 그가 사기로 부정 축적을 했다니 말이야.

아무튼 이 일이 드러나면 쿠르트는 자신의 직업과 명예 모두 무너질 위기에 빠졌어. 결국 쿠르트는 로위의 범행 사실을 눈감아주게 된단다. 쿠르트는 끝내 해리 홀레가 될 수 없었구나. 이렇게 되자 칼은 로위를 죽이고 자살로 위장하는 방법을 쓰기로 했어.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나탈리가 나타나서 칼에게 총격을 가해 칼이 죽고 말았단다. 이번에는 로위가 칼의 죽음을 자살로 위장하였단다. 칼이 죽고 로위는 오스 관광지구의 이사회의 이사장에 오르고, 나탈리와 결혼을 약속하면서 소설을 끝이 났단다.

….

로위와 칼의 위험한 동행이 끝나고, 로위는 이번에도 감옥에 가지 않고 소설이 끝이 났구나. 로위가 범죄를 저지른 것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모두 동생 칼과 연관되어 있었던 것 같구나. 그런 칼이 죽었으니 <킹덤>시리즈는 2권에서 끝난 것일까. 오랜 기간 살인까지 하면서 보살펴 주던 동생이 괴물로 변하고 그 괴물에게 죽음을 당할 뻔했던 형의 느낌은 어떨까. 그리고 그런 동생을 자신이 사랑하는 이가 죽이고현실에서 이런 일이 있다면 정말 기구한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 것 같구나.

요 네스뵈는 소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재미있고 짜임새가 있어지는 것 같더구나.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며, <해리 홀레 시리즈> 중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을 찾아 읽어봐야겠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사람은 누구나 약점을 갖고 있다.

책의 끝 문장: 그러자 모든 것이 조금 전과 똑 같은 모습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큰 뜻을 품은 자여, 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가 - 정약용편 세계철학전집 3
정약용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오랜만에 정약용에 관한 책을 이야기할게. 정약용은 여러 번 이야기한 것처럼, 아빠가 좋아하는 또는 존경하는 위인 중에 세 손가락에 꼽을 만한 위인이란다. 그의 저서들도 여럿 읽어보고, 정약용을 다룬 교양서와 소설들도 여럿 읽어보았어. 안타까운 것은 아빠의 저질 기억력으로 그 내용들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 한다는 사실. 그래서 늘 새롭고 늘 감탄하면서 읽곤 한단다.

오늘 이야기할 책은 책 표지가 독특해서 눈이 간 책이란다. 알고 보니 세계적인 철학자들의 글들을 엮은 시리즈 중에 하나더구나. 세계철학전집 시리즈의 3권이 <정약용 편>이었어. 책의 지은이는 정약용으로 되어 있지만, 정약용의 글보다 엮은이 이근오 님의 생각이 더 많이 실려 있는 것 같구나. 정약용의 글들을 발췌하고 그 글들에 숨어 있는 뜻과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 도움이 되는 글들을 소개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아빠는 정약용 님의 글들만 실려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책을 펼쳤는데, 그렇지 않아 다소 아쉬웠단다. 마치 순금 반지인 줄 알았는데, 24K 반지란 걸 뒤늦게 알게 된 느낌? 그래도 이 책에 좋은 내용들이 많이 있어서 아빠가 여기저기 발췌를 많이 해 두었단다. 아빠가 그 전에도 정약용에 관한 책들을 그래도 꽤 읽어서인지 어디선가 본 내용들인 것 같았어. 아빠가 저질 기억력이긴 하지만, 그래도 읽다 보면 가라 앉아 있던 기억력이 떠오를 때도 있거든.

 

1.

이 책은 얇아서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정약용의 가르침은 가슴 속 깊이 스며드는 느낌이란다. 오늘은 아빠가 발췌한 내용 일부를 소개하는 것으로 독서편지를 대신 할게. 아래 문구들은 얼마 전 내란을 일으킨 무능한 이를 이야기하는 것 같더구나.

======================

(31)

정약용은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는 마땅히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이 있고, 물러나야 할 자리가 있다. 벼슬이 아무리 높아도 그릇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된다.”

======================

======================

(66-67)

정약용은 <다산시문집>에서 이렇게 말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신중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주 자신을 과소평가라고, 스스로를 업신여긴다. 그래서 말이 막 나가거나, 아무렇게나 사람을 칭찬하거나 헐뜯고, 생각 없이 억누르거나 부추기면서, 결국 그로 인해 사람의 명예와 이익이 크게 엇갈리게 되는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지위를 허락하면 그 책임은 나 혼자만 질 수 있지만, 오히려 자격 있는 사람을 배척하면 그 해악은 결국 다른 이들에게까지 번지게 된다. 더구나 은혜와 원한은 한마디 말에서 생기기도 하고, 재앙과 복도 때로는 단 한 글자의 문장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그러니 사리에 밝은 선비라면 이 점을 깊이 새기고 늘 경계해야 한다.”

======================

알지만 하기 어려운 것.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 너희들에게도 아빠가 이야기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어. 정약용도 그런 이야기를 해 주셨단다.

======================

(43)

정약용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다산에서 연못을 파고 대를 쌓으며 밭농사에 마음을 다한 것은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본디 내가 그 일을 좋아해서였다. 진정으로 좋아한다면 내 것’, ‘네 것의 구분은 없다.”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일을 남에게 미루지 않는다.

======================

아빠도 가끔 말실수를 하고 나서 한참 후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경계하라는 말씀도 있더구나.

======================

(98-99)

정약용도 이렇게 말했다. “혀 때문에 죽고, 혀 때문에 살며, 혀끝에서 싸움이 일어나 소리도, 자취도 사라진다. 이 모든 것은 말이 절제되지 않음에서 비롯된 것이니, 아주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지워지지 않고 되풀이되어 온 잘못이다. 입은 재앙의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 말은 칼보다 날카롭다고도 한다. 칼은 상처를 내도 시간이 지나면 흉터로 아물 수 있지만, 말로 인한 상처는 보이지 않아 더 오래 간다. 그래서 말은 마음을 전하는 도구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무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진심을 담았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내가 옳다는 확신만으로 말의 칼날을 휘두를 때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날카롭게 내뱉는 순간 진실은 전달되지 않고, 상처만 남는다.

======================

누구나 허물은 있을 수 있어. 하지만 그 허물을 숨기는 사람이 아닌 고칠 수 있어야 한다. 허물을 고치는 사람은 허물이 없는 사람과 같다는 말은 가슴에 깊이 새겨야겠구나.

======================

(110)

그래서 정약용은 허물을 고치는 자는 허물이 없는 사람과 같다고 말한 것이다. 누구나 허물을 고칠 수는 있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실제로 행하는 용기를 가진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요한 건 넘어졌는지가 아니라, 다시 일어났는가 이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고쳐나가는 태도, 그것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 그러니 두려워 말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담담히 고쳐나가자.

======================

마지막으로 잡념을 대하는 자세를 배워보자.

======================

(222)

정약용은 말했다. “잡념이 생기면 휘저어 보내라. 다시 떠오르면 또 휘저어 보내라. 그래도 떠나지 않으면 억지로 쫓지 말고, 그냥 두어라. 그것이 곧 다스림이다.”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잡념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 떠오르는 생각을 억누르지 않고 흘려 보내거나 그대로 둘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다.

======================

이상 오늘 수업 끝^^

 

PS,

책의 첫 문장: 다산 정약용은 마흔의 나이에 큰 잘못 없이 종교 문제와 정치적 이유로 유배를 당했습니다.

책의 끝 문장: 그러니, 유독 잡념이 많다면 조금 힘 빼고 살길 바란다.

 




그래서 정약용은 이렇게 말했다. "좋은 품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갈고닦아야 하고, 의로운 기상은 언제나 얼굴에 드러난다." 그렇다. 손톱을 보면 그 사람의 청결함이 드러나고, 체형을 보면 그 사람의 생활 패턴이 드러나고, 성격은 얼굴에서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이처럼 작은 습관과 태도 속에서 사람의 깊이가 드러나는 법이다. - P21

정약용은 이렇게 말했다. "요즘 화가들이 그리는 용은 마치 귀신 그림 같아서, 머리는 무섭고 꼬리는 뱀처럼 묘사된다. 그런데도 용을 실제로 본 사람이 드물다 보니 사람들은 그럴 듯 하다고 믿어버린다. 그렇게 사람들은 진실을 보지 못하고, 허망한 이미지에 쉽게 현혹된다. 하지만 청나라 화가 정공이라는 사람은 그런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진짜 용의 모습을 그리고자 애썼다. 비늘 하나, 눈동자 하나까지도 생생하게 묘사한 그의 그림은 마치 금방이라도 하늘로 솟구칠 것처럼 느껴졌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보다 밀실에서 조용히 그려야 할 정도로 귀했다. 그림이란 작은 기예일 뿐이지만, 그 곳에 진실과 정신이 담겨 있다면 세상을 바르게 표현할 수 있지 않겠는가." - P24

정약용은 이렇게 말했다. "자연은 모든 것이 제때를 만나 기쁨을 누리는데, 나만은 어쩐지 앞이 막막하게 느껴진다. 나는 대체 무엇을 기다리며 이렇게 멈춰 있는가? 물질적 욕심이나 세상의 기준을 벗지 못한다면, 어찌 뜻을 크게 품고 분발할 수 있겠는가. 백 년 인생 안에서 뜻을 펼치지 못하고, 이 몸 하나도 내 뜻대로 할 수 없는데, 결국 자신을 잘 다스리는 것이 곧 세상을 다스리는 일이다. 그러니 함부로 남을 탓하기만 할 수 있겠는가." 정말 그렇다. 성장하는 사람은 탓하는 대신, 자신의 태도와 삶을 먼저 다스린다. - P35

정약용은 말했다. "큰 그릇이 되려면 반드시 용광로의 불에 들어가고, 망치질을 여러 번 견뎌야 하는 법이다." 쉽게 만들어진 그릇은 쉽게 깨지는 법이다. 반면에 불과 망치를 견뎌낸 그릇은 단단하고 오래 가게 되어 있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다. 처음에는 순조롭게 흘러가던 일이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히고, 그 고비가 길어지면 마음은 쉽게 지치게 된다. 하지만 그 시련이 곧 나를 단련하게 시간일 수 있다. 단지 결과가 늦게 오는 것일 뿐, 결코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니다. - P47

삶의 깊이는 겪은 만큼 깊어지고, 앎의 밀도는 직접 부딪힌 만큼 단단해진다. 큰 뜻을 품었다면 남의 말로는 세상을 배우려 하지 말고, 자신만의 걸음으로 그 길을 걸어야 한다. 그러다 넘어질 수도 있고, 진흙탕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이 당신을 진짜로 만들어준다. 두려움은 해보지 않아서 생기고, 용기는 해본 사람에게만 생긴다. 삶은 결국, 맛본 자만이 제대로 누릴 수 있다. - P2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녹색평론 2026년 봄호 - 통권 193호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2026년 첫 번째 <녹색평론> 통권 193 2026년 봄호를 이야기해줄게. 이제는 계간지로 바뀌어 3개월마다 녹색평론을 구입하는데, 3월초가 되어서 인터넷서점에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검색이 안되더구나. 출간될 날짜가 지난 것 같은데 왜 검색이 안될까, 혹시 또 휴간이 되었나, 걱정이 되었는데, 며칠 더 기다리니 검색이 되더구나. 보통 출간월 10일 이전에 출간되는데, 이번에 펴낸날을 확인해 보니 3 11일이더구나. 녹색평론사가 어렵다고 들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녹색평론을 봐주어 오랫동안 좋은 책을 내주었으면 좋겠구나.

이번에 조금 늦어진 이유를 책을 내면서를 읽어보니 알겠더구나. 책을 낼 즈음 미국이 불법적으로 이란을 침공하면서, 그 내용을 <책을 내면서>에 추가하면서 조금 늦어진 것 같더구나. 미국이 무슨 권리로 다른 나라에 불법적으로 침공하는지 모르겠구나. 미국의 노망난 늙은이와 이스라엘의 노망난 늙은이로 인해, 전세계가 불안에 떨고 있는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무척 화나 나더구나. 휴전을 하고 전쟁이 끝난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그들의 말에 좀처럼 신뢰가 가길 않아서 아직도 불안하구나.

 

1.

이번 <녹색평론 2026년 봄>의 부제는 지역의 자립과 지속 가능한 사회란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중 현상은 이제 무척 오래되었는데, 해결 방안은 쉽지 않은지 집중현상은 더 심해진 것 같아. 그리고 지속 가능한 사회라는 구호를 들은 지도 오래된 것 같은데, 이것 또한 쉽지 않은 문제이구나. 이런 주제로 한 여러 꼭지가 책에 실려 있단다. 서울 제국주의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서울시장이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고 있는 요즘이란다. 아빠는 서울지장의 재량권한이 그렇게 큰 줄 몰랐어. 거대한 돈이 들어가는 사업, 예를 들어 한강버스 같은 것을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고, 유네스코 문화재의 자격 박탈의 위험이 있는 도시 개발을 서울시장의 결정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는구나. 특히 종묘 일대의 개발은 국가 정부부처의 합의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구나. 그냥 서울시장이 결정한다고 해서 가능하다면, 제도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어.

=======================

(25-26)

서울시장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는 일이다. 현재 우리가 오세훈 시장에게서 발견하는 수많은 문제점의 원인은 민주주의의 부족이거나 반민주주의다. 예를 들어 한강버스나 노들 예술섬, 세운4구역 재개발, 광화문 6.25 참전국 기념물 조성에 시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그 사업 과정에 민주주의가 없기 때문이다. 적절한 민주주의 절차를 밟아 추진했다면 오 시작이 다른 결정을 했거나, 시민들이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사회에서 최선의 결정이다.

=======================

=======================

(30)

종묘 일대의 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한국사회의 가장 큰 구조적 모순이자 부정의라고 할 수 있는 서울중심주의의 일면이다. 1395년에 세워진 이 문화유산의 가치를 망칠 초고층 건물을 짓겠다는 지방자치단체가 서울 말고는 있을 수 없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서울 정도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면 그런 필요성 자체가 제기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구상에서 전 국민의 절반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살아가는 나라는 없다. 면적이 서울보다 넓은 군() 단위에 인구 3~4만 명이 사는 지방자치단체가 수두룩하지만, 서울 내의 25개 자치구 중에서 인구가 50만 명이 넘는 곳도 많다.

=======================

서울시 행정제도 중에 건물에 높이 제한에 대해서는 강제 사항이 아니고, 권고 사항으로 되어 있다고 하는구나. 그러니 역사관이 없는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었을 때 이런 황당한 일도 벌어지는구나. 파리나 런던 같은 경우 도시가 역사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건물의 높이 제한을 엄격하고 강제성을 띠고 있다고 하더구나. 서울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구나.

수도권의 인구는 우리나라 인구의 50%를 넘어섰단다.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지방의 자립에 대한 여러 주제가 이 책에 실려 있단다. 정부에서도 이런 것을 해결하기 위해 일부 소멸 지역을 선정하여 기본소득을 주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단다. 지난번 녹색평론에서는 그런 농촌기본소득의 희망을 이야기했었단다. 그런데 이번 녹색평론에서는 그 농촌기본소득의 문제점을 한 꼭지에서 이야기했단다. 그런 비판도 있어야겠지만 이번에 진행하는 것은 시범사업이니만큼 무조건적 비판보다는 이제 막 시작했으니 한동안 지켜봤으면 좋겠구나. 그래서 아빠는 지난번 녹색평론에서 이야기한 농촌기본소득의 희망의 글이 더 좋더구나.

그 밖에 지역 민주주의를 위해 필요한 풀뿌리 언론에서도 이야기를 해주고,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로 지정된 지역의 시민이 당사자로써 비판하면서 수도권 중심의 사업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을 했단다.

지금 미국이 이란을 침공하면서 일어난 이란 미국 전쟁이 오래되면서 묻혀버렸지만 지난 1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한 사건도 정상적인 일은 아니란다. 마약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해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납치해서 미국으로 압송하고 친미 정부를 세운 것은 석유에 대한 욕심 때문이란다. 아무리 미국이 강대국이라고 해서 이를 막을 수 있는 국제법과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는구나.

=======================

(115-1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자신의 갈증을 감추지 않았다. 2026 1 3,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폭격하고 이 나라 대통령과 영부인을 납치하는 일을 벌이기에 앞서서 이미 트럼프는 2025 12 16, 베네수엘라 자원에 대한 미국의 소유권을 주장했다. “아메리카는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이 우리의 석유, , 그밖의 어떠한 자산도 가져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모두 즉시미국에 반환되어야 한다.” 그는 1기 집권 당시에도 자원에 대한 탐욕으로부터 (베네수엘라의) 정권교체에 대한 집착을 드러냈다. 2023 6월에 트럼프는 이렇게 힐난했다. “내가 대통령 집무실에 떠날 때 베네수엘라는 붕괴하기 직전이었다. (내가 재집권했다면) 우리는 (베네수엘라 정권을) 손에 넣었을 것이다.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모든 석유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베네수엘라는 지금껏 확인된 바로는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고, 아메리카대륙에서 금이 가장 많이 매장된 곳이다. 보크사이트(알루미늄), 다이아몬드, 철광석, 니켈, 석탄 등도 풍부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보통사람들의) 희망의 근거지이다.

=======================

….

그렇게 미국제국주의는 힘을 과시하면서 미국중심주의를 재건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미국중심주의는 트럼프의 측근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AI기업 팔란티어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아빠도 주식을 좀 하다 보니 팔란티어가 미국 국방부 사업에 참여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트럼프 측근과 짝짝궁인지는 처음 알았구나. 그런 부도덕한 기업의 주식을 몇 주 가지고 있는데 조만간 처분을 해야겠구나.

=======================

(148)

AI기업 팔란티어가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 기업인데, 팔란티어의 핵심인 피터 틸은, AI기술을 기반으로 지난 세기 냉전 이후 잃어버린 미국의 패권을 회복하고 강력한 미국중심주의를 재건하겠다는 야욕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인물이다. 피터 틸은 극우적 성향으로 트럼프 정권이 탄생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일론 머스크와는 페이팔 마피아로 통하며(핀테크기업 페이팔의 공동창업자로 오랫동안 유대관계를 형성했다), JD 밴스 부통령, 데이비스 삭스 AI 담당관을 트럼프 정부에 파견하여 팔란디어와 정부의 강고한 카르텔을 형성하였다.

=======================

….

돈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예시로 늘 언급되던 나라가 부탄이란다. 행복한 국가 순위에서 늘 상위권에 위치하던 부탄. 그런데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하는구나. 최근에 조사한 순위에서는 95위라고 하는구나.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까? 우울하게도 그 이유는 스마트폰의 보급 때문이라는구나. 백무산의 시집 <누군가 나를 살아주고 있어>라는 책의 서평을 읽다가 알게 되었단다.

=======================

(237)

전 세계의 행복지수를 조사할 때 부탄은 늘 1위를 차지하곤 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조사 대상 국가 중 꼴찌에 가까운 95위가 되었다. 어쩌다가 부탄이 이렇게 변했을까. 부탄이 갑자기 불행 국가가 된 이유는 전쟁도 천재지변/정치적 파탄도 아니라//스마트폰 때문이었다고 한다. 백무산은 바로 이 스마트폰이 국왕도 평범한 민가에서 평민과 결혼하여 살고 있는 나라/평등과 소박함이 행복의 비결이라던 나랄부탄을 미지의 욕망에 눈뜨게 만듦으로써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뜨려버렸기 때문이다. 다양한 근대문명의 공격으로부터 버텨오던 부탄도 스마트폰이라는 새로 출시된 선약과는 당해내지 못했다.

=======================

이제는 스마트폰 시대에서 또 한번 진화, 아니 퇴화하여 AI 시대를 살아가고 있단다. AI 시대는 이제 인류를 몰아내고 기계가 지구의 주인이 되는 시대를 예고하는 듯했어. 지금 여섯 번째 대멸종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하는데, 여섯 번째 대멸종 시대 이후의 지구의 지류는 생명체가 아니고 기계가 되는 것은 아닌가 싶구나. 몇 년 전만 해도 그런 일은 영화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현실이 되어 가는 것 같아 두렵더구나.

=======================

(244)

지구 역사 46억년 동안 우주와 지구의 역동에 따라 여러 생물체가 태어나고 사라졌으나 인류의 종말은 이와 다를 것이다. 지구에서 살다가는 모든 생명체 중 가장 오만한 종족이 인간 아닐까. 인간을 스스로의 탐욕으로 지구에서 멸종하는 최초의 생물체가 될 것이다. 인간은 신이라는 개념을 창조하더니 인공지능(AI)을 만들어냄으로써 그 신의 자리에까지 올라서려고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앞에서 말한 새로 출시된 선악과스마트폰하고는 그 차원이 다르다. 마침내 인류세를 끝내고 기계세 AI류의 시대를 이끌어낼지도 모른다. 인간이 만들어낸 신이 인간을 멸절하는 쪽으로 자신의 권능을 발취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이제 우리가 본격적으로 영성을 말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왜 여기에 와 있는가. 우주에서 봤을 때 여기 이 땅, 이 먼지 같은 지구의 삶은 무엇인가. 우주라는 영성과의 교감을 말하지 않고서는 해명할 수 없다.

=======================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다시 한번 전쟁의 포화 속에 새해가 시작되고 있다.

책의 끝 문장: “나의 몸을 대주어 너를 지피”(<아궁이>)는 아궁이처럼.

 


이들이 통합이 아닌 네트워크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구조를 통째로 바꾸는 통합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유발하고, 한번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되돌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뼈아픈 경험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그들은 통합이 가져다줄 단기적 편의와 편익보다 지역 고유의 정체성과 자기결정권을 지키는 것이 외부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의 근간임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그리하여 오늘날 선진국들은 큰 정보 하나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의 정부는 유지하되 여러 정부가 협력해서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식’을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 P12

새해를 맞아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요즘이다. 산은 헐벗고, 나뭇가지의 잎새는 떨어져 앙상한 자태만 남은 지 오래다. 그래도 우리는 산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봄을 지나 여름이 오면 산은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찰 것임을 알기에, 겨울 산의 황량함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유독 강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산과 다르게 혹독하기만 하다. 당장 눈으로 보기에 강에 물이 말라 없다면 그건 망가진 강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 강은 우리의 산처럼 계절에 따라 그 모양새를 달리한다. 여름철 장마 때 많은 비는 강물을 넘쳐나게 하지만, 겨울철에는 비가 없어 강물을 마르게 한다. - P65

옛사람들은 인생의 ‘고난의 바다’라고 했다. 키츠가 자기 이름을 썼던 물, 오이디푸스왕이 휩쓸려 가라앉아버린 그 물이다. 나는 인생을 산다는 것은 각자 자기 몫의 바다를 항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운명의 몫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각자의 운명에 따라 실의 시작과 끝, 길이와 두께가 저마다 다른 것이 모이라이기 때문이다. 누구는 시작부터 자기 힘으로 배를 만들어야 하고, 누구는 부모가 알아서 좋은 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누구든 배를 모는 기술을 배워서 출발하기도 하고, 누구는 아무 기술 없이 항해하다가 그때그때 깨닫기도 한다. 이불 밖은 위험하니 안전하게 평생 항구에 정박해 있으려는 배도 있고, 맨땅에 머리 박는 심정으로 미지의 바다로 떠나는 배도 있다. - P92

성장의 사회적 생태적 한계를 직시하면, 지속적인 성장과 기술의 관계 연구보다 절박한 물음이 있다. "유한한 세계에서 언제까지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까?" "성장 자체는 좋은 것이어서 한계를 무릅쓰고라도 성장해야 하나?" 성장의 한계는 아니라고는 답하지만, 성정을 지상명령으로 삼는 자본주의는 성장에 목을 맨다.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 "많을수록 좋은가?" 자본주의는 이런 물음을 외면한다. 필요 충복이 아닌 욕망 충족에 ‘충분함’이란 없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다. 자본주의는 성장의 이름으로 우리 욕망을 제어하던 사회규범이나 관습을 해체했다. 우리 욕망은 기술이라는 신기루를 좇아 기술이라는 신기루를 좇아 확장일로에 있다. - P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죽은 자의 몸값>이라는 책이란다. 이전 8권의 이야기는 11409월 중순의 이야기이고, 이번 9권의 이야기는 1141 27일에 시작한단다. 8권으로부터 약 5개월 뒤의 이야기로구나.

여전히 스티븐 왕과 모드 왕후 사이 내전 중이야. 각 진영은 각각 진영을 결집하면서 세를 부풀려 나갔고, 그에 따라 두 진영간 내전은 점점 격렬해졌어. 행정관들도 전투에 참여를 했는데, 그래서 휴 베링어도 전투에 참여를 했다가 전투에서 돌아왔을 때 행정장관인 길버트 프레스코트가 실종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반대 진영, 그러니까 모드 왕후 진영의 누군가가 그를 포로로 붙잡고 있을 거라 생각했어. 북쪽 지역의 많은 땅을 가지고 있어서 귀네드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오아인 커네드의 동생인 카드왈라드르가 포로를 잡아 돈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어.

….

그런데 어느날 폴스워스 수녀원에서 매그덜린 수녀가 휴 베링어를 만나러 왔어. 매그덜린 수녀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에서 나왔던 어바이스라는 사람이 수녀가 된 이후 지은 이름이란다. 그래서 캐드펠 수사도 매그덜린 수녀를 알고 있었지. 매그덜린 수녀가 이야기하기를 웨일즈군이 수녀원을 공격하여 매그덜린 수녀 주도 하에 주민들과 함께 막아냈고, 웨일즈 인 포로 한 명을 잡았다고 했어. 휴 베링어가 매그덜린 수녀와 함께 폴스워스 수녀원에 가서 웨일즈 인 포로를 데리고 왔어. 그는 웨일즈 말만 했지만 영어도 알아 듣는 것 같았어. 캐드펠 수사는 그를 치료하면서, 그에게 웨일즈 말로 혼내면서도 협조하라고 설득했단다.

그 포로의 이름은 엘리스 압 키난으로 앞서 이야기했던 귀네드의 왕이라고 부르는 오아인 귀네드의 조카뻘 되는 사람이었어. 엘리스의 엄마가 오아인과 사촌이었어. 엘리스가 전쟁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무리들이 약탈하는 것을 보고 나서는 전쟁에 참여한 것을 후회했다고 했어. 사촌이자 절친인 엘리드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했단다. 캐드펠 수사는 엘리스를 치료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보았어. 엘리스는 고향에 아버지가 정한 약혼녀 크리스티나가 있는데, 서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어. 그 와중에 엘리스는 슈류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 머물면서 실종된 행정장관의 딸 멜리센트를 보고 첫눈에 반했단다. 멜리센트 역시 엘리스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렸어.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서 로맨스가 빠지면 안 되지휴 베링어는 엘리스를 행정장관과 포로 교환하려고 했어. 그래서 캐드펠 수사에게 부탁해서 오아인 귀네드를 만나달라고 했단다. 캐드펠 수사가 웨일즈 사람이니 그들과 말도 통할 테니 말이야.

 

1.

오아인 귀네드를 만나러 가는 길에 크리스티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 일부러 엘리스와 약혼한 것을 이야기하면서 분위기 파악도 했단다. 캐드펠 수사는 저녁이 되어서 오아인의 집에 도착을 해서 자신이 온 목적을 이야기했어. 엘리스의 사촌이자 절친인 엘리드를 만났는데 엘리스가 약간 경솔한 것에 비해 엘리드는 진중해 보였어. 오아인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오아인은 자신의 동생 카드왈라드르의 독단적 공격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단다.

다음날 캐드펠 수사는 카드왈라드르를 방문해서 행정장관 소식을 들을 수 있었어. 예상했던 것처럼 카드왈라드르가 데리고 있었어. 다만 많이 다친 상태라고 했어. 그리고 행정장관과 엘리스의 포로 교환을 하기로 협의했단다. 캐드펠은 우연히 엘리드와 크리스티나가 나눈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그들은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있는 것 같았어.

캐드펠 수사는 다시 수도원으로 돌아와서 휴 베링어에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었어. 그리고 포로 교환이 이루어질 때까지 볼모 한 명씩 교환하기로 했어. 오아인은 볼모로 엘리드를 선정했단다. 한편 엘리스와 멜리센트는 금방 뜨거운 사이가 되었단다. 벌써 헤어질 것을 걱정했어. 멜리센트는 아버지가 오시면 엘리스에 떠나야 한다는 운명에 괴로워했어. 심지어 아버지가 오시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죄책감마저 느꼈어.

….

결국 행정장관인 길버트는 중상을 입은 채로 수도원에 도착했단다. 진료소에서 캐드펠 수사와 다른 수사들에게 치료를 받기 시작했어. 가끔씩 의식을 차리지만 기운은 없었어. 의식을 찾았을 때 어린 아들을 찾아 부인 실비아와 함께 병문안도 했어. 실비아는 행정장관 길버트의 두 번째 부인이고, 첫 번째 부인이자 멜리센트의 어머니는 병으로 돌아가셨어. 웨일즈 군은 엘리스를 데리고 가려고 에이논 장군 일행들이 수도원에 도착을 했어.

볼모로 엘리드도 함께 왔단다. 엘리스는 엘리드를 만났어. 엘리스는 자신과 멜리센트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괴롭다고 했어. 그 이야기를 들은 엘리드는 크리스티나는 어떻게 하냐면서 엘리스를 설득했어. 하지만 엘리스는 멜리센트에 푹 빠져 있었어. 이제 돌아가면 영영 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엘리스는 용기를 내어 멜리센트의 아버지 길버트를 찾아가 청혼을 하기로 했어. 그런데 길버트가 주무시고 계셔서 다시 돌아와야 했어.

캐드펠 수사는 길버트를 치료하러 갔다가 그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어. 길버트가 회복하고 있었지만 워낙 중상을 입은 상태였기 때문에 기력이 다해서 죽은 줄 알았는데, 시신을 자세히 살펴보니 누군가 입을 틀어막아 죽인 흔적을 찾아냈단다. 이 소식은 회담 중인 휴 베링어와 에이논 장군에게도 전해졌단다. 포로가 교환되자마자 포로가 죽었으니, 엘리스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에이논 장군과 휴 베링어는 상대방을 배려해 주려고 했어. 에이논 장군은 범인을 잡는데 협조를 하겠다면서, 알리바이가 확실한 이들만 먼저 웨일즈로 데려가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당분간 수도원에 머무르게 했단다.

엘리스와 엘리드 모두 수도원에 남게 되었어. 아무래도 가장 의심되는 사람은 엘리스가 될 수밖에 없었어. 죽기 직전에 청혼을 하기 위해 길버트를 만나러 갔으니 말이야. 멜리센트도 엘리스를 범인으로 단정하고 그를 저주했단다. 엘리스는 결백을 주장했단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행정장관 길버트가 있던 진료소에 에이논 장군이 오늘 길에 길버트를 덮어주었던 에이논 장군의 외투가 함께 있었는데, 그 외투에 있는 금핀이 사라졌단다. 범인이 그 금핀을 가지고 갔을 것이라고 추측했어. 엘리스의 몸부터 바로 수색을 했는데 그 금핀이 없어서 엘리스는 일단 혐의를 벗게 되었단다. 하지만 멜리센트는 여전히 엘리스를 외면했단다.

 

2.

캐드펠 수사와 휴 베링어는 길버트의 시신을 조사했어. 그의 입 주변에서 파란색과 붉은색의 보푸라기와 금사 가닥을 발견했어. 길버트를 죽일 때 입을 틀어막은 천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했어. 수도원을 돌아다니면서 이런 소재를 가진 천을 찾아보았지만 찾지 못했어. 길버트가 머무른 진료소의 옆 진료소에 머무른 환자들의 이야기도 들어보았어. 길버트가 있는 방에서 지팡이를 짚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어. 그래서 개드펠 수사는 목발을 짚고 다니는 목동 애나이언을 만나 행적을 물어봤는데 뚜렷한 혐의점은 없었어.

매그덜린 수녀가 지나가는 길에 행정장관의 소식을 듣고 추모하러 방문했단다. 캐드펠 수사는 매그덜린 수녀에게 수도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캐드펠 수사와 매드덜린 수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멜리센트가 찾아와서 자신을 수녀원에 같이 데려가 달라고 했단다. 그렇게 멜리센트는 폴스워스 수녀원으로 갔단다. 여전히 엘리스가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구나.

….

그런데 별 혐의점이 없다고 생각했던 목동 애나이언이 사라졌단다. 캐드펠 수사와 휴 베링어를 그를 강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었어. 더욱이 애나이언은 길버트와 원한을 갖고 있다고도 했어. 물론 읽는 이들은 이렇게 소설 중간에 의심받는 사람은 범인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서 제외하지 않을까 싶구나. 오아인의 전령이 와서 휴 베링어는 오아인과 만나기로 해서 웨일즈 지역으로 가기로 했는데, 캐드펠 수사도 금핀과 길버트를 죽일 때 사용한 천을 찾기 위해 함께 가기로 했단다. 한편 적군이 또다시 폴스워스 수녀원을 공격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어. 엘리스는 폴스워스 수녀원에 머물고 있는 멜리센트가 걱정되었어.

캐드펠 수사와 휴 베링어는 오아인 일행을 다시 만났는데, 그 자리에 수도원에서 사라져서 강한 의심을 받고 있는 애나이언이 찾아왔어. 애나이언은 자신의 이야기를 했단다. 행정장관 길버트가 애나이언의 동생을 교수형으로 죽여서 철천지 원수가 되었다고 했어. 늘 죽이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길버트가 그렇게 부상입고 돌아온 것을 본 거야. 그래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의 진료소에 가긴 했는데, 쇠약해져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차마 죽이지 못하고 외투에 있던 금핀만 가지고 나왔다고 했어. 그리고 애나이언이 길버트의 진료소에 갔을 때는 숨을 쉬고 살아 있다고 했어.

애나이언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캐드펠 수사는 애나이언의 말을 믿었단다. 이제 금핀은 길버트의 죽음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니 남아 있는 증거는 금사 보푸라기의 천뿐이었어. 캐드펠은 길버트의 입에서 발견하여 가지고 온 보푸라기를 오아인과 에이논에게 보여주었으나 그 천의 정체를 모른다고 했어.

….

카드왈라드르는 휴 베링어가 자리를 비운 사실을 알고 다시 공격을 해왔단다. 쯧쯧, 형 말 좀 듣지엘리스는 멜리센트가 걱정되어 수도원을 도망쳐 폴스워스 수녀원으로 향했어. 포로였던 엘리스가 수도원을 벗어난 것은 엄격한 규정 위반이었단다. 휴 베링어 대신 수도원을 수비하던 허바드는 엘리스가 배신했다면서 그가 길버트를 죽인 범인이라고 단정했어. 그가 적군에 합류하기 위해 수도원을 도망갔다고 생각했어. 그러자, 수도원에 머물고 있던 엘리드는 엘리스를 변호하면서 허바드에게 맹세를 했단다. 자신의 말이 틀린다면 자신을 죽이라고 했어. 그러면서 엘리드는 허바드 편에 서서 출정했단다.

카드왈라드르의 소식은 오아인의 진영에도 전해졌어. 휴 베링어와 캐드펠 수사도 다시 수도원으로 떠날 준비를 했단다. 이때 엘리스의 약혼녀 크리스티나가 캐드펠 수사를 찾아왔어. 캐드펠 수사는 엘리스와 멜리센트의 이야기를 크리스티나에게 전해주었어. 그러자 크리스티나도 그것 참 잘 되었다면서 자신은 엘리드를 사랑해왔다고 했어. 캐드펠 수사는 지난번 방문 때 이미 엘리드와 크리스티나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기 때문에 엘리스와 멜리센트의 이야기도 해준 것 같았어.

캐드펠 수사는 수도원으로 돌아오기 위해 말을 탈 준비를 하던 중에 말 안장의 두건에서 찾던 천을 발견했단다. 캐드펠 수사의 머릿속에서는 퍼즐이 맞춰지고 있었어.

 

3.

엘리스는 폴스워스 수녀원에 도착을 해서 수녀원 밖에 수비를 위한 진지를 구축하기 시작했어. 매드덜린 수녀와 멜리센트도 그런 엘리스를 보았어. 또한 엘리스는 수녀원을 공격해온 웨일즈군을 설득했어. 여자 밖에 없는 수녀원을 공격해서 무엇하냐? 부끄럽지도 않냐면서그러나 웨일즈군은 화살 공격을 해왔어. 그때 수도원에서 출정했던 군대가 그곳에 왔고 엘리드는 엘리스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막기 위해 엘리스를 감싸 넘어졌는데 화살까지는 피하지 못하고 엘리드는 화살을 맞고 말았단다. 엘리드의 몸을 관통한 화살이 엘리스까지 찔렀어.

얼마 후 휴 베링어와 허바드의 본진이 도착하면서 전투는 30분만에 끝이 났어. 웨일즈 군은 패배하여 물러났단다. 수녀원에서 지켜보고 있던 멜리센트가 달려 나와 엘리스와 엘리드에게 갔어. 엘리스도 다치기는 했지만 정신도 차리고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엘리드의 상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였어.

캐드펠 수사가 엘리드를 치료해 주었고, 엘리드도 간신히 정신이 들었어. 엘리드는 정신이 들자마자 캐드펠 수사에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겠다고 했단다. 이미 캐드펠 수사는 앞서 말 안장을 보고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어. 엘리드는 자신이 길버트를 죽였다고 했어. 자신은 엘리스를 사랑하지만 크리스티나를 더 사랑한다고 했어. 에이논 장군의 외투를 가지러 길버트의 진료소에 갔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어. 길버트가 죽으면 엘리스가 웨일즈로 돌아오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했대. 그러면 자신과 크리스티나가 결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지. 아버지들이 쓸데없이 본인들 의사와 상관없이 약혼을 한 것이 문제구나.

엘리드는 자신의 행동에 곧바로 후회를 하고 멈췄지만, 기력이 얼마 없던 길버트는 이미 숨이 끊기고 말았대. 그렇게 길버트를 죽이고 다시 엘리스에게 왔을 때 기가 막힌 이야기를 듣게 되었지. 엘리스가 멜리센트를 사랑한다는 이야기였어. 그 이야기를 듣고 엘리드는 더 큰 후회와 죄책감을 느끼게 되었지. 자신이 조금만 참았다면 모두가 행복했을 텐데

엘리드가 캐드펠 수사에서 고백하고 있는 것을 멜리센트가 우연히 들었어. 멜리센트는 엘리스와 함께 캐드펠 수사를 찾아와 자신의 죄도 있다면서 자책했단다. 하지만 법은 법이었어. 캐드펠 수사는 엘리드가 자백한 것을 휴 베링어에게 이야기를 했고, 휴 베링어도 그들의 처지를 불쌍히 여겼지만 법을 어길 수는 없다고 했어. 엘리스는 몸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웨일즈로 복귀하기로 했어. 여전히 걸을 수는 없기 때문에 가마를 타고 가기로 했어. 엘리스와 멜리센트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것 같았는데 캐드펠 수사는 그들을 모른 척 했단다.

그렇게 엘리스는 가마를 다고 웨일즈로 돌아갔는데, 알고 보니 엘리스는 자기 대신 엘리드를 가마로 보낸 것이었단다. 엘리스와 멜리센트의 꿍꿍이가 바로 이것이었어. 엘리스는 자신이 엘리드의 벌을 대신 받겠다고 했으나, 휴 베링어는 아무런 죄가 없는 엘리스를 고소할 수 없었단다. 엘리스한테 다 나으면 돌아가도 좋다고 허락했단다. 그렇게 엘리스와 멜리센트, 엘리드와 크리스티나의 사랑 모두 완성이 되겠구나. 이렇게 소설이 끝났어.

….

이번 캐드펠 수사 시리즈 9권도 재미있게 잘 읽었단다. 지은이 엘리스 피터스는 20세기 작가인데, 어떻게 12세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쓸 수 있을까?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을 검색해보면 실존했던 인물들도 여럿 있단다. 그런 실존 인물들과 지은이가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소설을 잘 쓴 것 같구나. 지은이가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들도 모두 12세기 영국에 살고 있을 것 같구나.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다음 편이 또 기대되는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1141 2 7일 그날, 수도원에서는 매 성무일도 시간마다 특별 기도가 이어지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제아무리 신이라 하더라도 자비를 베풀기 위해서는 도구가 필요한 법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