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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투맨 ㅣ 오늘의 젊은 작가 46
최재영 지음 / 민음사 / 2024년 10월
평점 :

삼십 대 중반의 시나리오 작가 '영호'는 아직 이렇다 할 만한 작품을 내놓지 못한, 사실상 백수나 다름없는 상태다. 그러던 어느 날 영호는 친분이 있는 피 PD로부터 3년 전에 쓴 <맨투맨>의 시나리오가 장편 영화로 만들어질 것 같다는 연락을 받는다. 기쁨도 잠시, 시나리오를 영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대대적인 각색이 이루어질 건 불 보듯 뻔했는데, 피 PD는 각색을 맡은 시나리오 작가 '혜진'을 소개해 줄 테니 원작자로서 의견을 제시하라고 한다. 영호는 혜진과 기싸움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예상했지만, 예상과 달리 혜진은 영호와 마찬가지로 잘나가는 작가가 아니라서 그런지 자신의 글에 대한 확신도 없고 창작에 대한 의욕이 많이 꺾인 상태였다. 그런 혜진의 모습에서 자신의 현재 상태를 본 영호는 이제 정말 뭐라도 해야겠다고 느낀다.
최재영의 두 번째 장편소설 <맨투맨>은 오늘날 창작자들의 현실을 사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보여준다. 영호는 어릴 때 보고 가슴이 뛰었던 영화 <록키>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지만, 업계는 작품을 만드는 창작자가 아닌 작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취향, 트렌드에만 신경 쓰고 그들의 비난, 외면을 받지 않는 일에만 골몰한다. 결국 영호와 같은 창작자들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이 선택받으면서도 더 적게 비난받을 만한 작품을 만들라는 압박을 받게 되는데, 영호는 이런 상황이 답답하지만 이 길 말고는 살 길이 없다는 생각에 더 큰 답답함을 느낀다. 이런 영호의 상황이나 감정은 작품 속 작품, 소설 속 시나리오 <맨투맨>에 반영되는데, 각각의 요소가 어떻게 연결되고 어떤 식으로 서사가 전개, 발전되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