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무는 버릇 1
이치 코토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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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딸에 대단한 미인이기도 한 우루시바라 스우는 너무 잘나서 친구들이 다가오지 않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외톨이로 지낸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사실은 다른 친구들처럼 평범하게 청춘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스우. 그러던 어느 날 하굣길에 심하게 다친 남학생을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간다. 정신을 잃었다가 겨우 깨어난 남학생은 자신의 이름이 유키라는 것 외에는 기억을 잃어버린 듯 보인다. 그동안 너무 외로웠던 데다가 유키의 미모에 반하기도 한 스우는 아버지에게 부탁해 유키가 기억을 되찾을 때까지 보디가드로서 자신의 곁에 두기로 한다. ​ ​ 






이치 코토코의 <꽃에 무는 버릇>은 애인은커녕 친구도 없는 아가씨 스우와 베일에 싸인 과거를 지닌 미소년 유키의 로맨스를 그린 만화다. 과거에 일어난 어떤 사건으로 인해 누구와도 친하게 지낼 수 없게 된 스우는 우연히 알게 된 유키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든다. 여기까지만 보면 참 다행한 일인데, 근데 이 유키라는 남학생이 여간 미스테리어스한 게 아니다. 처음에는 기억을 잃은 가련한 미소년 같았는데, 스우가 위기에 빠졌을 때 구해주는 모습을 보면 의외로 거친 삶을 살았던 것 같기도 하고, 스우와 같은 반 동급생이 된 이후의 모습을 보면 인기남 그 자체다. 대체 너 누구야...? ​ ​ 






한국어판 <꽃에 무는 버릇>은 일반판과 특장판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다. 특장판은 1권 단행본과 아크릴 스탠드, 일러스트 카드, 폴라로이드 2종, 사각형 자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좋아하는 사람과 청춘을 한껏 즐기는 둘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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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의 최애 2
오시마 린타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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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갑자기 나타난 괴한들에게 납치된 카오링. 절체절명의 순간에 등장한 의문의 남자 덕분에 무사히 현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고 콘서트 또한 성황리에 마친다. 카오링은 '엔도 오와루 씨가 구해준 걸까?' 생각하지만 매니저 모리타 씨는 묵묵부답. 이 와중에 뉴스에 엔도 오와루라는 남자가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카오링은 죽은 남자가 자신의 팬 엔도 오와루일까봐 전전긍긍한다. 한편 카오링을 구하는 과정에서 예전에 몸담았던 조직의 보스와 오랜만에 재회한 엔도는 조직으로 돌아오라는 명령(또는 협박) 을 받는다. 과연 엔도의 선택은...?


오오시마 린타로의 만화 <킬러의 최애> 2권은 아이돌로서 한 발 한 발 성공가도를 오르고 있는 카오링과 그런 카오링을 지키기 위해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다 바치는 킬러이자 팬 엔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카오링이 속한 아이돌 그룹 로제시아는 수많은 인기 아이돌을 배출한 '퀸즈 오브 디 아이돌 페스티벌' 참가를 앞두고 연습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로제시아의 매니저는 팬이 촬영한 사진 한 장으로 국민적 스타가 된 하시모토 칸나의 사례에서 영감을 받아 공연 중 사진 촬영 금지 규칙을 해제해 팬들이 직접 아이돌의 사진 또는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한다. 매사에 진지한 엔도답게 이번에도 대단한 활약을 한다. 키아누 리브스 주연 영화 <존 윅>이 떠오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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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의 최애 1
오시마 린타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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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암흑조직인 후지야마회가 보유한 최강의 킬러 엔도 오와루. 살인 머신, 감정 없는 괴물로 불리는 그의 사생활은 측근들에게조차 베일에 싸여 있다. 사실 오와루는 인기 지하 아이돌 '로제시아'의 멤버 카오링(미나보시 카오리)의 엄청난 팬으로, 얼마나 팬 활동에 열심인지 카오링 본인이 오와루의 이름을 알 정도다. 그러나 정작 오와루는 살인을 하는 데 쓴 '더러운' 손으로 카오링의 성스럽고 청결한 손을 잡을 수 없다며 악수회에서 악수도 안 한다. 결국 그는 최애를 위해 최저임금으로 살아갈 결심을 하고 조직에서 나오지만 세상은 좀처럼 그를 가만두지 않는다. 


오오시마 린타로의 <킬러의 최애>는 최고 수준의 킬러인 엔도 오와루가 자신의 최애 카오링을 위해 조직에서 나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 만화다.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사람을 죽일 만큼 차가워 보이는 킬러가 덕질을 위해 굿즈를 사고 포카를 모으고 온갖 행사를 따라다니는 모습의 부조화가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덕질에는 깨끗한 돈만 쓰고 싶다며 조직에서 나온 오와루가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는 일들도 재밌다. 카오링이 사실은 일본 총리의 딸인데 몰래 아이돌을 하고 있다는 설정도 흥미를 자극한다. 애니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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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 2
아프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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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 2권이 나왔다. 1권이 나온 지 5년 만이다. 오랜만에 읽는 모노, 역시 재밌다. 모노의 주인공은 여고생들이다. 폐부 위기에 놓인 사진부와 영화연구부의 학생들이 '시네포토부'로 통합해 함께 부활동을 한다. 부활동의 내용은 정기적으로 야외에 나가서 액션 캠으로 촬영을 하는 것. 1권을 읽었을 때만 해도 액션 캠이 뭔지 잘 몰랐는데 그동안 액션 캠으로 찍은 영상을 많이 봐서 그런지 친숙하게 느껴졌다. 내가 학생 때는 휴대폰을 가진 사람도 드물었는데 요즘 학생들은 액션 캠도 자유자재로 쓰겠구나 싶어서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했다. 


주요 등장인물 대부분이 여고생인데 딱 한 사람, 이들과 어울리는 만화가 아키야마 하루노만은 성인이다. 하루노는 사진부의 여고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액션 캠 소재의 네 컷 만화를 연재하는 만화가이다. 시네포토부의 부원들로부터 소재를 얻기도 하지만 부원들에게 촬영 소재를 제공하기도 하는 상부상조 관계로도 볼 수 있다. 2권에는 하루노 선생의 지인인 유명 호러 만화가 쿠로쿠마 토라요가 등장해 하루노가 작업하는 방의 액막이를 해주기도 한다. 이분과 함께 심령 스폿을 방문하는 에피소드도 있다. 이런 호러 풍의 에피소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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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골목의 끝에, 첼시 호텔 문학동네 청소년 76
조우리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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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십 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가?"라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아니오."다. 하루 중 몇 시간을 공부하는 지가 대학 간판을 결정한다 같은 말에 세뇌되어 당장 하고 싶은 일, 그때 아니면 못할 일을 포기하거나 대학 입학 이후로 미뤄야 했던 그 시절을 반복한다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오! 사랑>,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 등을 쓴 조우리 작가의 신작 장편 소설 <모든 골목의 끝에, 첼시 호텔>의 주인공 심락영을 보면서 그 시절 나의 모습이 자동적으로 떠올랐다.


고등학교 2학년인 락영은 학급 반장에 서울대를 목표로 할 정도로 공부도 잘한다. 락영이 이렇게 일찍부터 자기 앞가림을 잘하는 아이로 자란 건, 몽상가인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 때문에 꿈을 포기한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젊은 시절 밴드의 기타리스트였던 아버지는 현재 서울 종로의 뒷골목에서 '첼시 호텔'이라는 이름의 LP 바를 운영하며 여전히 음악에 빠져 살고 있다. 벌이가 시원치 않은 아버지 대신 어머니가 공무원으로 일하며 세 식구를 먹여 살리고 있고, 락영은 그런 부모를 보면서 자신은 가능한 한 좋은 대학에 들어가 좋은 직장에 입사해 하루 빨리 경제적 안정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중간고사가 끝난 날인데도 공부를 하려고 스터디카페에 간 락영은 같은 반 아이인 정지유와 마주친다. 같은 스터디카페에 다닌다는 걸 알게 된 두 사람은 같이 편의점에 가고 커피우유를 나눠 마시면서 급속도로 친해진다. 그런데 며칠 후 누군가 지유의 책상에 긴 지렁이 같은 벌레 수십 마리를 놓고 가는 사건이 발생한다. 지유의 친구이자 학급 반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 락영은 앞장서서 범인을 찾으려고 하지만, 담임 교사는 쓸데 없는 일에 정신 팔지 말고 공부나 하라고 한다. 이때 같은 반 남학생 김도영이 두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는다. 대체 범인은 누구일까.


이 소설은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된다. 하나는 락영이 친구 지유, 도영과 함께 '연쇄 벌레 테러'를 일으킨 범인을 찾으러 다니는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락영이 아버지가 운영하는 첼시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다. 그동안 입시 공부와 학종 관리를 하느라 친구들과 마음 편히 어울리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지 못했던 락영은 지유, 도영과 범인을 찾으러 다니면서 비로소 십 대 청소년다운 나날을 보낸다. 이 과정에서 세 사람 사이에 다양한 감정이 생겨나는데, 각자의 감정이 어디로 향하고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봐주었으면 좋겠다.


첼시 호텔 또한 락영의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공간이다. 락영은 내심 첼시 호텔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이곳을 찾는 손님들을 한심하게 보았다. 남들은 성공하려고 노력하고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하는데, 이곳 사람들은 음악이나 듣고 술이나 마시면서 세월을 보내는 게 미련하고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락영 자신이 정신적으로 위기 상태에 놓였을 때(번아웃이 아닌가 싶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예전과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된다. 첼시 호텔에 오는 사람들은 세상을 피해 도망 와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마침내 이곳에 도착한 거라고. 이런 깨우침을 주는 공간이 십 대 시절의 나에게도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에게 첼시 호텔 같은 공간에서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시는 취미는 없지만, 비슷한 효과를 주는 시간은 있다. 바로 책을 읽는 시간이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현재의 우울이나 미래의 불안을 잊을 수 있다. 아무 책이 아니라 좋아하는 책, 재미있는 책을 만나면 그 효과가 더 크다.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돈이 되거나 미래를 보장해주는 건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쓸데없는 정도를 넘어 퇴행적인 취미로도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 시간이 없으면 다른 시간을 버틸 힘이 안 생긴다. 첼시 호텔을 찾는 사람들에게 첼시 호텔이 꼭 그런 존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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