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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의 공죄 1
히라이 오하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11월
평점 :

히라이 오하시의 만화 <다이아몬드의 공죄>는 2024 '이 만화가 대단하다! 남성편' 1위를 차지한 화제작이다. 어쩌다 보니 2,3권부터 먼저 읽었는데, 다 읽자마자 이건 반드시 정주행을 해야 하는 작품이다 싶어서 1권을 주문했다. 역시 재밌고, 4,5권도 조만간 주문할 예정이다(6권도 곧 나온다고). 어떤 내용이기에 이렇게 푹 빠지게 되었는지 이야기 해보자면...
아야세가와 지로는 초등학교 5학년인데 벌써 키가 166cm일 만큼 피지컬이 좋고, 운동 감각도 탁월해 테니스, 체조, 수영 등 손대는 운동마다 선수 수준으로 잘한다. 그런 아야세가와를 눈여겨 본 어른들은 그에게 선수 제안을 하지만, 정작 아야세가와 본인은 운동으로 누구를 이기고 싶은 마음이 없고, 어떤 운동을 하든 자신과 비교를 당한 친구들이 자신을 미워하거나 멀리하는 상황이 싫다.
어느 날 아야세가와는 우연히 동네 소년 야구단 '밤비즈'의 팸플릿을 보게 되고, 성적보다 재미를 우선시한다는 문구에 혹해 야구의 야 자도 모르면서 덜컥 가입을 한다. 그동안 해온 개인 스포츠와 달리 야구는 여럿이 힘을 모아 점수를 내는 스포츠라는 점이 마음에 든 아야세가와는 급속도로 야구에 빠져들고, 같은 학년의 이가, 야스 같은 팀메이트들과도 절친한 사이가 된다. 하지만 여기서도 아야세가와의 남다른 피지컬과 운동 감각이 어른들의 눈에 띄었고, 본의 아니게 U12 일본 대표 선발회에 출전하게 된다.
스포츠 만화의 코어는 뭐니뭐니 해도 경쟁이고, 경기의 승자뿐 아니라 패자, 주전뿐 아니라 비(非) 주전 선수, 스태프의 이야기까지 다루었다는 점에서 스포츠 만화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하이큐!>조차도 등장인물들의 경쟁심, 호승심이 대단한데, <다이아몬드의 공죄>는 주인공 자신이 타고난 신체와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경쟁심, 호승심이 전혀 없다는 설정인 점이 독특하고 새롭다. 천재에게 열등감 또는 시기심을 느끼는 주변 인물들에게 공감이 되는 한편으로, 남다른 재능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는 주인공이 가엾게 느껴지기도 했다.
야구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아야세가와가 아직 초등학생인데 벌써부터 이렇게 큰 기대를 받다가 (<가비지 타임>처럼) 나중에 신체에 이상이 생기거나 실력이 기대만큼 늘지 않으면 그때는 어떡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야세가와가 아무리 경쟁심이나 호승심이 없다 해도 자기보다 잘하는 선수가 나타났을 때에도 그럴 수 있을까. 베스트 전개는 아야세가와가 야구 자체를 좋아하게 되어 누구와 하든 즐겁게 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 과연 그렇게 될까. 어서 후속권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