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퍼시벌 에버렛 지음, 송혜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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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읽고 싶어하던 퍼시벌 에버렛의 <제임스>를 드이어 읽었다. 사실 책이 나오자 마자 구매했지만, 읽는데는 거의 석달이나 걸렸다. 그것도 달궁 책 모임 당일날 다 읽었다는 건 비밀이 아니다. 기대가 커서일까, 그리고 미국 현대 문학의 아버지라는 마크 트웨인의 원전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생각나서 그런지 어쩐지 책읽기 진도는 지지부진했다. 결국 나머지 부분들은 독서모임 동지들의 생각들을 들어 보고서 채울 수가 있었던 것 같다.

 

서양 문학이 부러운 점 중의 하나는 성경이나 그리스 신화 그리고 <오디세이아> 같이 얼마든지 스핀오프로 우려 먹을 수 있는 원전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작금의 추세인 글로벌하기도 하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퍼시벌 에버렛은 뭐랄까 새로운 도전보다는 원전의 스핀오프라는 안전한 선택을 한 게 아닐까 싶다. , <제임스>는 퍼시벌 에버렛 작가의 24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국내에 소개된 다른 작품은 하나도 없다.

 

<제임스>의 주인공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주인공 의 사이드킥이라고 할 수 있는 짐이다. 처음부터 제임스는 노예 이름인 을 버리고 제임스로 거듭나기를 시도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제임스는 자신을 다른 곳에 팔아 버리기로 마음 먹은 왓슨 부인의 시도를 알아채고, 목숨을 건 도주에 나선다.

 

당시 미국 남부에서 노예는 엄청난 자산으로 간주되었다. 흑인 노예에 대한 가혹한 감시와 처우는 어쩌면 그런 점에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나 자본주의라는 미명 아래 거행된 물신주의 천국 미국에서 개인 자산의 상실은 노예주 입장에서는 참을 수가 없는 엄청난 일대 사건이었다. 그래서 영화 <해방>에서 보듯 노예사냥꾼들을 동원해서 도주한 노예를 잡아 주변에 본보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주인공 제임스는 대처 판사의 서재에서 책을 통해 글을 읽고 쓸 줄 알았다. 나는 사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묘사된 대로 무식한 짐이 소설을 통해 제임스로 확고한 정체성을 갖춘 캐릭터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제임스는 지적으로 당대 저명한 계몽주의자들과 꿈에서 지적 토론을 할 정도로 백인 주인들을 능가할 만한 지적 능력을 갖춘 캐릭터였다. 그런 그가 결국 엔딩으로 갈수록 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해 가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헉은 주정뱅이 아버지의 가정 폭력으로부터 그리고 제임스는 자신과 가족을 소나 말 같은 재산으로 생각하는 노예주들의 폭압으로부터 도주를 시도한다. 둘 다 목숨을 건 투쟁이었지만, 이 게임에서 제임스는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그는 백인 노예사냥꾼들에게 잡히는 순간 바로 나무에 매달리는 신세가 될 게 뻔했다.

 

주변의 상황도 절대 그들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헉이 성인 남자였다면 제임스의 주인 행세를 하면서 노예를 허용하지 않는 비노예주인 일리노이까지의 여정이 그나마 순탄했겠지만 소년 헉이 성인 노예를 부린다는 설정은 처음부터 가능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중에 합류하게 되는 왕과 백작이라 불리는 사내들에게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결국 제임스는 다시 노예로 팔리는 신세가 되지 않았던가.

 

독서모임에서는 제임스의 이기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많은 지적이 있었다. 제임스는 자신에게 자신을 쓸 수 있는 연필 한 자루가 소중했겠지만, 그 연필 한 자루 때문에 젊은 조지는 그야말로 목숨을 걸어야 했다. 목숨을 건 탈주의 과정 와중에도 어디선가 얻은 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에서는 한 숨이 절로 나왔다. 동시에 저마다 각각 다른 삶의 기준을 가진 이들에게 동일한 무언가를 요구한다는 게 과연 이성적인가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제임스와 엮인 흑인 노예들의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기보다 비참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점도 참 아쉬웠다. 젊은 조지나 같이 탈출하다가 결국 백인 노예사냥꾼에 총에 맞아 죽은 새미의 경우를 보라. 그 모든 난관을 헤치고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만나겠다는 제임스의 불굴의 의지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를 해주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런 점에서 영화 <해방>의 주인공 윌 스미스가 연기한 피터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했다.

 

소설 초반에는 비중 있게 등장하던 헉의 존재감도 소설이 진행될수록 사라져 버린다. 동시에 진짜 주인공 제임스가 서사의 배턴을 이어 받아 그야말로 날개 달린 캐릭터로 변신한다. 문제는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고 해야 할까. 아무리 제임스의 지적 능력이 뛰어 나다고 하더라도, 독학으로 당대 계몽주의 철학가들의 사상을 발전시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제임스는 남북전쟁이 일어나던 19세기 중반의 인물이라기보다 너무 현대적 캐릭터라는 말이다. 어쩌면 그런 점들이 내가 소설 <제임스>에 몰입하게 만들지 못한 그런 이유가 아닐까라고 조심스럽게 추정해 본다.

 

퍼시벌 에버렛의 <제임스>가 확실히 재밌고, 잘 읽히는 대중적 작품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다만 제임스라는 캐릭터를 퍼시벌 에버렛 작가가 좀 더 정교하게 창조해 주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처음부터 너무 완성형 캐릭터라, 제임스에게 무언가 발전 지향적 모습들을 기대할 수가 없었다.

 

<제임스> 한 편만으로 24편의 소설들을 발표한 퍼시벌 에버렛 작가를 평가하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버렛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보고 나서 평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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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2-19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임스가 허클베리핀의 짐이였네요.워닉 오래전에 이동용으로 읽은거라 헉과 짐이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나는군요.그런데 다른 소설속 인물들을 마음대로 차용해서 소설을써도 되는지 모르겠어요.물룐 저자가 죽은지 오래되어서 저작권은 만료되았겠지만 소설가로서 소설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너무 치열한 고민없이 편하게 글을 쓴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셜록 홈즈의 켱우 다른작가들이 홈즈를 주인공으로 할시 코난도일재단의 승인을 받는다고 하는데 오래전에 돌아가신 분들은 이런 요식행위도 없나봅니다.

레삭매냐 2025-12-20 09:48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점이 궁금하긴 했습니다.
저작권자의 권리가 남아 있다면,
캐릭터를 사용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텐데 말이죠.
 
서평가의 독서법 - 분열과 고립의 시대의 책읽기
미치코 가쿠타니 지음, 김영선 옮김 / 돌베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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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위험한 책을 만나게 됐다. 이번에 개장했다는 송도국제도서관에 가서 서평가로 유명한 미치코 다카쿠니의 <서평가의 독서법>을 빌려다 읽었다. 우선 백여 권의 목록으로 이루어진 첫 네 페이지들을 복사해서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4B 연필로 밑줄을 죽죽 그어가면서 읽기 시작했다. 금방 다 읽을 줄 알았지만, 의외로 다 읽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한 열흘 정도 걸렸나.

 

이언 매큐언의 <속죄>나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혹은 조지 오웰의 <1984> 같이 기존에 읽은 책들의 제목이 등장할 때는 얼마나 반가운지 몰랐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 <프랑켄슈타인>을 최근에 봐서 그런 진 몰라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양한 버전으로 변주될 영원한 고전들의 반복될 도전적 재해석이 참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

 

물론 아예 존재도 몰랐던 에드위지 당티카 작가의 소설집이나 천하제일 이야기 대회격인 모스(MOTH)에 소개된 이야기들을 모은 캐서린 번스의 <모든 밤을 지나는 당신에게> 같은 책은 이미 미치코 가쿠타니의 서평집을 읽기도 전에 빌려다 읽기 시작했다. 애석하게도 절판된 책들도 있어서 도서관이나 중고서점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만날 수가 없는 책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난관을 헤쳐 가면서 읽는 것 또한 우리 책쟁이들의 숙명이 아닌가 말이다.

 

NYT의 저명한 서평가인 미치코 다카쿠니가 19세기 블로거로 명명한 플로베르는 세상에 걸작을 남기기 위해 15년 동안 캐릭터 만들기에 전념했다고 했던가. 정확한 기록을 위해서라면 다시 책장을 넘기는 수고를 마다해야 않겠지만, 오독 또한 책읽기의 즐거움 중의 하나라는 지인의 충고를 받아 들여 내 마음으로 해석해 보기로 했다. 그러니까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라면 대단한 수고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 여전히 쉽게 쓰인 것들을 그렇게 우리의 곁에서 쉽게 사라져 버리기 마련이다. 쉴 새 없이 갈고 닦고 연마해서 만들어낸 빛나는 캐릭터들은 그렇게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우리 같은 보통의 평범한 이들에게는 그런 노력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을까.

 

스티븐 킹의 책들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글쓰기의 대가인 그의 조언을 들어 보자. 누구나 아이디어를 낼 수는 있다. 하지만, 작가는 그런 아이디어의 결합으로 무언가를 증명해내야 한다. 빛나는 아이디어의 개발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순간보다 상황에 중점을 두라고 그는 조언한다. 매일의 글쓰기 목표를 세워, 죽치고 글을 쓰란다. 무엇보다 많이 읽고, 쓰기는 반드시 필요하겠지. 말은 쉽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지.

 

자유와 평등 그리고 정의를 기반으로 해서 건국된 미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미치코 가쿠타니는 여러 정치 서적들을 통해 신랄한 비판 의식을 보여준다. 2세기 전, 프랑스 출신 알렉시 드 토크빌은 건국 초기의 미국을 직접 여행하고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걸작을 발표했다. 이 책에서 토크빌은 노예제 때문에 미래에 벌어질 끔찍한 내전을 예고했으며, 당대 미국 지도자들의 모습을 보고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회의적 시선을 보여 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미국의 원죄인 아메리카 인디언에 대한 학살과 강제이주 그리고 노예제도를 혹독하게 비판했다.

 

어쩌면 토크빌의 목소리를 빌려 가쿠타니는 그 어느 때보다 분열과 혐오로 점철된 현재 미국 사회의 병리학적 현실을 비판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버락 오바마의 말처럼, 과거의 문제들을 딛고 새로운 시대로 나가기 위해서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일정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를 위한 진보의 과정은 언제나 그렇듯 일보 전진과 후퇴의 연속이다. 그러니 현실이 우리를 속일 지라도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역시 가쿠타니의 서평집에도 소개된 토미 오렌지의 <데어 데어>는 읽다 말다를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비슷한 결의 제법 읽었지만 완독하지 못한 브랜던 홉슨의 <에코타 가족>도 진짜 아메리카 대륙의 주인들에게 강제된 신산한 삶에 대한 스케치로 다가온다.

 

일찍이 이탈로 칼비노는 고전은 모름지기 다시읽는 거라는 말로 초보 독서가에게 열패감을 안겨 주었다. 고전을 한 번 읽기도 어려운데, 무려 다시 읽는 거라니.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칼비노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처음 접할 때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괴물에 대해 관심을 가졌었다. 하지만 거듭 해서 읽으니, 괴물을 만들어낸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진짜 괴물이라는 생각을 그리고 인간의 사랑을 갈구하는 피조물이지만 인간들에게 괴물로 간주되어 흑화된 괴물에 대한 동정심이 솟았다. 또 다시 읽게 된다면 보다 새로운 관점을 읽게 되지 않을까. 책의 어디선가 만난 새롭게 읽으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2019년에 작고하신 토니 모리슨 여사의 전작 읽기에 도전하고 있는데, 미처 가쿠타니 작가가 소개한 <솔로몬의 노래>는 사두기만 하고 읽지는 못했다. 끝 간 데 없는 슬픔의 극한을 구사하는 토니 모리슨 작가는 다양한 원천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빌러비드>는 생각만 해도 슬퍼지는 그런 소설이 아니던가.

 

지난 사반세기 동안 무려 14권의 소설을 발표한 데이브 에거스도 이번에 새롭게 발굴(?)해낸 작가다. 국내에 그의 소설은 세 권이 소개가 되었는데 그 중에 하나인 <왕을 위한 홀로그램>6년 전에 읽었더라. 기억이 나지 않아서 그렇지. 자전적 소설이라는 데뷔작 <비틀거리는 천재의 가슴 아픈 이야기><서평가의 독서법> 읽고 나서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내가 이 책이 아주 위험하다고 말하는 거다. 책쟁이들의 끝없는 독서욕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현대 정치 관련 연설들은 모두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뛰어넘을 수 없고, 미국 현대 문학은 모두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후손이라는 헤밍웨이의 말은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 같다. 다음 주말 독서모임 책인 퍼시벌 에버렛의 <제임스>를 다 읽고 나면, 그전에 시작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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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25-12-06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뉴욕 3부작 - 그래픽노블
데이비드 마추켈리 외 그림, 황보석 외 옮김, 폴 오스터 원작, 폴 카라식 각색 / 미메시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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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폴 오스터 작가의 팬인가? 아마 아니지 아닐까. 국냐에 소개된 그 많은 그의 책 중에서 읽은 책이 두서너권 정도에 불과하니 말이다. 하지만, 책쟁이의 숙명은 그런 게 아니더라. 이번에는 그의 초기작 <뉴욕 3부작>을 그래픽노블로 만나게 됐다.

 

사실 속마음은 그래픽노블은 좀 더 읽기 쉽지 않을까라는 얄팍한 꼼수가 숨어 있지 않았을까. 그래픽노블인데도 읽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특히 두 번째 중편인 <유령들>은 차라리 원작 소설을 읽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림은 없고 글만 있더라. 뭐 그렇다고 해서 빡빡한 글씨로 들어찬 원작을 읽을 자신은 없고.

 

뉴욕 3부작은 뉴욕과 미스터리라는 느슨한 매개를 중심으로 한 세 개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각각의 별도의 이야기면서도 무언가 관련이 되어 있지 않을까라는 헛된 기대를 독자에게 품게 만드는 초보 작가 폴 오스터의 기술이 돋보인다. 첫 번째 이야기에 등장하는 피터 스틸먼은 <잠겨 있는 방>에도 잠깐 카메오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뭐 그렇게 큰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모름지기 미스터리라고 한다면, 끝에 가서는 말끔하게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어야 하는데 폴 오스터는 전혀 그런 데는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서 무언가 아리송하고 내가 무얼 읽었나 싶은 생각이 자꾸 든다.

 

<유령들>에서는 화이트가 블루에게 블랙이란 남자를 관찰하고 보고서를 써달라는 의뢰를 한다. 아 그전에 브라운에게 블루가 일을 배웠다고 했던가. 탐정인지 무언지 블루의 정확한 직업을 알 수가 없다. 상상한 대로 집에서 계속해서 글을 쓰는 블랙을 관찰할수록, 블루의 삶은 블랙의 그것에 천착하게 된다. 뭐 이 정도는 예상할 수 있는 거겠지.

 

별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을 해주는 것에 대한 보상은 후하다. 그러니, 블루는 이렇게 편한 일거리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다. 어쩌면 블루는 화이트 그리고 블랙이 쳐둔 덫에 걸린 신세가 아니었을까. 그냥 우리는 취미로 시작한 어떤 일에 계속해서 매달리게 되는 것처럼 블루의 삶도 비슷한 궤적을 그린다.

 

그냥 즐거움을 위해 시작한 독서가 무언가 나를 압박하는 그런 것이 된다고 하면 답답하지 않을까. 글을 읽고 나서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책 읽고 나서 글쓰기가 써도 그만 안써도 그만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왠지 하나의 의례적인 의식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그 누가 날 보고 책 읽고 나서 감상이나 느낌에 대한 글을 쓰지 않는다고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나 자신이 스스로 엮어 버린 것이다. 비용을 지불하는 화이트와 블루 그리고 관찰의 대상이 된 블랙의 관계에서 내가 퍼올린 어떤 사실의 일부분이다.

 

소설집은 처음에 읽을 콘텐츠에서 멀어질수록 그 내용을 상실하게 되는 모양이다. 나도 <뉴욕 3부작>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은 바로 <잠겨 있는 방>을 통해 받을 수가 있었다. 화자는 팬쇼와 어릴 적부터 친구였다. 뉴욕 첼시에 사는 그의 아내 소피로부터 연락을 받고 화자인 나는 출동한다. 소피와 팬쇼의 관계는 3년 전에 만나 1년 교제 뒤 결혼해서 지금은 아들인 벤이 있다고. 그리고 팬쇼는 6개월 전, 뉴저지에 사는 엄마를 만나러 나간다고 했다가 실종된 상태다.

 

나의 회고에 따르면 팬쇼는 어려서부터 비범한 재능의 소유자였다. 무려 하버드 중퇴라는 학력을 자랑하는 팬쇼는 세상에 나가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의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세 권의 소설분에 해당하는 원고들과 시들을 쓰고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다. 대략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예상이 되지 않는가.

 

당연히 나는 팬쇼의 뒤를 쫓아야 하는 신세가 되고, 그의 아내 소피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실종되어 죽은 팬쇼로부터 편지가 한 통 도착한다. 어쩌면 이 모든 건, 팬쇼가 꾸민 치밀한 덫인지도 모르겠다. 마치 미스터 블루가 화이트와 블랙의 만든 덫에 걸린 것처럼. 게다가 팬쇼가 남긴 원고 <네버랜드>가 문학 시장에서 히트를 치면서 이야기는 더 복잡하게 흘러 간다.

 

출판 편집자 스튜어트 그린은 미지의 인물 팬쇼에 대한 전기를 써볼 것을 나에게 권고한다.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팬쇼의 뒤를 쫓으면 쫓을수록 나는 그의 삶에 기이할 정도로 집착하고 심지어 강박증을 보이게 된다. 아니 어쪄면 팬쇼라는 인물 자체가 화자인 내가 만들어낸 그런 가상의 인물이 아닐까. 물론 그런 주장을 배척하기 위해 그의 아내 소피와 뉴저지에 사는 팬쇼의 엄마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급기야 나는 파리로 날아가 팬쇼의 경고에도 불구하는 그를 추적한다. 결국 팬쇼의 행적 추적을 포기하고 나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잠겨 있는 방에 있는 팬쇼와 보스턴의 모처에서 만나게 된다. 그것으로 그만이다. 아니 도대체 이런 복잡하면서도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에서 무엇을 퍼올려야 하는 걸까 싶다.

 

폴 오스터는 현대인이 가진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강박적 고민과 자기기만 그리고 현실로부터의 도피라는 주제를 <뉴욕 3부작>에 투영했다. 나는 사실 이런 열린 식의 결말을 선호하지 않는가 보다. 특히나 미스터리라면 더더욱. 뉴욕이라는 장소를 좀 더 알았다면, 폴 오스터 작가가 구사하는 이야기에 매료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뉴욕은 나에게 낯선 그런 도시가 아니었던가. 뉴욕으로 가는 앰트랙 기차를 타는 사우스 보스턴 역에 대한 설명이 나오니 그나마 무언가 그림이 그려지는 그런 느낌이 들었지만 말이다.

 

나는 과연 그래픽노블 <뉴욕3부작>을 읽고 나서 원작 소설을 읽게 될 것인가.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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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식물 사전 아트사이언스
아드리엔 바르망 지음, 이한음 옮김 / 보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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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식물 사전이다. 지난주에는 <웃기는 동물 사전>을 봤는데 이번에는 <식물 사전>을 만나게 됐다. 동물 사전은 앉은 자리에서 후딱 읽었는데, 식물 사전은 읽는데 제법 시간이 걸렸다. 나의 병렬 독서 탓을 해야 할까 아니면,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집중력 탓을 해야 할까.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언급할 식물은 바로 미국 모바히 사막에 산다는 "조슈아 트리". 다른 이유는 아니고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좋아한 U2의 앨범 이름이 "조슈아 트리"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같은 사막 지대에서 주로 볼 수 있다는 조슈아 트리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U2"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가 생각난다. 간단한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노래를 듣고 있는 중이다. 왠지 사막에서 구원을 원하는 구도자의 모습이 떠오른다고나 할까.

 

악취가 나는 대표적인 식물로 두리안이 등장한다. 그러고 보니 난 아직까지도 두리안은 먹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악취가 난다는 건,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일 수가 없는 식물의 방어 기제가 아닌가 싶다.

 

다음에 등장하는 약초 그러니까 우리 인간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는 식물들에 가장 관심이 갔다. 카모마일은 허브로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약초로 구분을 한 모양이다. 은은한 향기로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네. 또다른 약초로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란 기가 막힌 꽃말을 지닌 마리골드는 우리 사무실에서도 내가 꽃씨를 받아다 심었는데 얼마 전에 꽃을 피웠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눈과 피부에 좋고, 멕시코에서는 "망자의 꽃"으로도 알려져 제단을 꾸미는데 사용한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향신료로도 구분이 된다는 고추도 역시 약초로 분류되어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코알라의 주식으로 알려진 유칼립투스는 소독 작용을 하고, 면역력에도 좋다고 한다. 남아메리카에서 나는 퀴노아는 건강에 좋다고 해서, 요즘 인기몰이 중이라고. 영화 <독재자>에서 주인공이 일하는 샐러드바에서 셰프에게 어느 진상 손님이 퀴노아 샐러드를 주문하면서 서둘러 달라며 "찹찹" 타령을 하다가 불꽃 싸다구를 맞고 쓰러지는 장면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아 그 때 나온 퀴노아 샐러드에 들어가는 녀석이로구만 그래.

 

식물 사전을 읽으면서 간단하지만, 그동안 모르고 있던 사실들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더 궁금하다면, 독자는 인터넷을 서핑하면서 정보를 더 찾으면 된다. 뭐랄까 아드리엔 바르망의 식물 사전은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런 책이라고 해야 할까. 역사 속의 식물 코너에서는 녹나무와 은행나무를 만났다. 194586일 인류역사상 최초로 실전에 처음으로 핵무기가 사용되고 난 뒤, 가장 먼저 히로시마에 자라기 시작한 나무가 바로 녹나무와 은행나무라고 한다. 여전히 이번 가을에도 우리의 곁에서 악취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은행나무의 저력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됐다. 19세기 프랑스에서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다는 향쑥, 압생트도 등장한다. 그러니까 빈센트 반 고흐가 그렇게 사랑했다는 증류주 압생트의 원료가 바로 향쑥이라는 말이지. 미처 몰랐다. 지금까지도 압생트가 술 이름인 줄 알았다는. 이래서 사람은 특별한 목적이 없더라도, 계속해서 공부하고 배워야 하는가 보다.

 

식물은 염료로도 많이 사용된다고 하는데, 뿌리나 잎 혹은 줄기가 원료로 사용되는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남색 염료로 사용되는 인디고가 있다. 예전에는 푸른색 염료가 귀했는데, 푸른색 염료의 대표 주자가 인디고가 되시겠다. 데님 그러니까 청바지 푸른색이 바로 인디고 컬러란 말이지. 1882년 합성 염료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인디고가 푸른색 염료의 최강자였다고 한다.

 

<웃기는 동물 사전>에서도 그랬지만, 역시 책에서 만난 식물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는 건 바로 독자의 몫이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면 백과사전을 뒤져야 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했겠지만 지금은 인터넷에서 몇 번의 검색만 하면 바로 식물들의 사진은 물론이고 역사와 유래, 꽃말 그리고 사용처까지 모든 걸 쉽게 알아낼 수가 있다. 하루가 다르게 게을러지는 게으른 독서가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행동에 나서게 만드는 <신비한 식물 사전>을 어찌 좋은 책이라 부르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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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조리 소비 함정을 피해라! - 돈 워리 경제 만화 미세기 경제 만화
기메트 포르 지음, 아드리엔 바르망 그림, 이정주 옮김, 박원배 감수 / 미세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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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동물 사전>으로 그림을 그린 아드리엔 바르망 작가를 알게 됐고, 또 그가 협업한 기메트 포르의 어린이 혹은 어른이들을 위한 소비지침서 <요리조리 소비의 함정을 피해라!>를 만나게 됐다. 솔직히 이 44쪽 짜리 간단한 그림책은 무한 소비를 반복하는 우리 어른이들에게 적합한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떼꼰대 시절로 돌아가 보면 내가 어렸을 적에는 항상 물자가 부족했다. 지금 같은 과소비는 상상도 할 수 없었고, 절약이 시대정신으로 통했다. 우리 어머니는 지금도 아껴야 잘산다라는 자신의 철칙을 바꾸지 않고 계신다. 그래서 결국 잘 살게 되었지만.

 

내가 우리 꼬맹이에게 물자 좀 아껴 쓰라고 하면, 녀석은 기겁을 한다. 부족한 거 없이 사는 삶에서 무엇을 아껴 쓰란 말인가. 그러니 나라도 아껴야지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게 모두 라떼꼰대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이지 싶다.

 

그림책에 등장하는 디스카운트 할아버지는 자신의 주변에 모여든 아이들에게 '레알' 라떼꼰대 시절 이야기를 들려 주시기 시작한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과잉생산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어 버렸다. 자본가들은 무한대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잠시도 공장을 쉬면 안되게 되었다. 그들의 선택은 꼭 필요 없는 것들을 만들어 내고, 또 그것을 소비자들을 창출해내는 이른바 '미션 임파서블'이 그들의 지상괴제가 되었다.

 

일반 대중의 무한대 소비를 위해 자본가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친구들과 지인들이 모여서 하던 생일파티는 시대를 지나면서 점점 더 거창해졌다. 2030년대에는 우주로 가서 생파를 할 판이라고 한다. 햄버거 사이즈도 예전에는 지금의 와퍼 주니어 사이즈로도 충분했었는데 계속해서 뚱뚱해지고 있다. 극장에서 파는 콜라와 팝콘도 마찬가지다. 이미 극장 수입 가운데 티켓판매보다 팝콘 같은 주전부리 판매가 더 돈이 된다는 건 이제 진부한 사실이 되어 버렸다. , 어디서 보니 카라멜 팝콘에 카라멜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불평을 본 것 같다. 그러면서 가격은 매우 많이 올랐다고. 하이퍼인플레이션 시대의 불가피한 가격 인상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면서 우리는 점점 더 극장에 가지도, 극장에 가서 팝콘과 콜라를 소비하지도 않게 되어 버렸다.

 

그런 건 애교에 불과하다. 모바일 결제 시대에 돈 쓰기는 이제 페이앱들을 이용한 초단위 결제로 넘어가 버렸다. 한 마디로 말해서 돈쓰기와 쇼핑이 너무 쉬워져 버렸다는 것이다. 예전에 물건을 사고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서는 카드번호를 넣고, 공인인증을 받고 어쩌구하는 복잡한 단계가 필요했다. 사실 나도 그러다 결제를 포기하기가 일쑤였다. 그러니까 이게 과연 올바른 소비인가를 되뇌여 보고, 결제 과정에서 포기하는 거였다. 하지만 지금은 신용카드에 기반한 돈쓰기가 너무 간편해졌다. 처음에는 그게 문명의 이기로구나 싶었지만 기메트 포르 작가의 <요리조리 소비의 함정을 피해라!>를 읽어 보니 이 모든 게 다 소비자들의 필요 없는 소비, 과소비를 위한 빅픽처였다는 것이다. 나의 소비에 대한 과정과 절차를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우리가 최대한 소비를 하게 만든다는 거다.

 

대형마트의 소비 진작을 위한 디스플레이도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장애물 중의 하나다. 간단하게 집어서 즐길 수 있는 스낵류부터 시작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유혹하는 비싸지 않은 장난감들을 생각해 보라. 마트에서 꼬맹이와 사지 마라는 말로 그의 욕망을 억누르기 위해 벌인 씨름의 시간이 얼마던가. 오늘은 무슨 일도 있어도 디즈니 캐릭터가 들어간 타미카를 사겠다는 꼬맹이의 결연한 자세를 난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보니 영화사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구나. 지난 40년 동안 루카스 필름의 <스타워즈> 시리즈는 다양한 방식으로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렸다. 그중에서도 시리즈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이용한 장난감 판매는 압권이었다. 나도 나름 열렬한 스타워즈 그리고 포스의 팬이지만, 아쉽게도 장난감을 사거나 그러진 않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IP 장사에서는 전세계 최강이라는 디즈니 역시 굿즈 판매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공주옷 하나로는 부족해서, 아예 영화에 두 명의 스타일이 다른 공주를 등장시켜 각각의 공주옷들을 팔아먹겠다는 그들의 마케팅 전략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기메트 포르 작가가 <요리조리 소비의 함정을 피해라!>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한다. 불필요한 소비와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거다.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지구별의 환경을 위해서도, 과소비의 포로가 된 우리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좋지 않을까. 하지만 하루 평균 두 시간 이상의 너튜브 시청을 하는 한국 소비자들(독서는 하루에 7분 정도!)이 과연 쿠키와 알고리즘에 포위된 상태에서 무의식중에 계속해서 이걸 사고 저걸 사라는 소비 메시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가 아닐까 싶다. 어쨌든 좀 덜 소비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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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1-21 2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대는 과소비의 시대가 맞는것 같아요.물자가 풍부하니 맘에 안들면 바로 버리고 새로 사는 경우도 흔하지요.그러다보니 지나친 소비로 항상 통장이 아슬아슬 비어 사는것이 문제지요ㅜ.ㅜ

레삭매냐 2025-11-22 10:42   좋아요 0 | URL
말씀해 주신 대로 물질의 풍족에서
오는 역설적 결핍의 시대라고나 할
까요.
부족한 게 없지만, 그 물건들을 사기
위해서는 원하지 않는 노동을 해야
하는 삶이니 말이죠.
텅장은 항상 텅텅~합니다.

서니데이 2025-11-21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제는 점점 더 편리해지고 그리고 새롭고 좋은 것들은 계속 나와서 소비를 줄이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꼭 필요한 것만 산다는 건 좋은데 잘 안되더라고요.
레삭매냐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5-11-22 10:42   좋아요 1 | URL
그래서 저는 나름 대로 책 말고는
굳이 집착하는 물건이 없는데...
그래도 이것저것 계속해서 필요하
다고 하네요. 당장 차의 타이어부터
갈아야 하는데... 미루고 있네요.

즐거운 주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