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말리
에르베 르 텔리에 지음, 이세진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1957년 파리에서 태어난 에르베 르 텔리에가 졸업한 최종 학교는 파리 저널리즘 대학원이다. 과학 저널리스트로 일하다 1991년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후 언어에 관한 현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언어학자, 소설가, 시인, 저널리스트라고 위키피디아에 나와있다. 1991년에 데뷔하고 92년에는 울리포(Oulipo: 잠재적 문학 워크숍 모임)의 멤버로 들어간다. 이 울리포 그룹의 주요 멤버로 <지하철 소녀 쟈지>의 작가 레몽 크노, 이름만 대도 묵지근한 조르주 페렉, 이탈로 칼비노 그리고 처음 이름을 들어보지만 서양에선 날리는 작가들 자크 루보, 장 레스퀴르, 해리 매튜스 등이 있단다. 이 책 광고글을 보면 마치 텔리에가 이 사람들과 동시대에 활약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지만 나이 차이가 얼만데, 그건 아니고 울리포 그룹이 그만큼 특히 프랑스 문학계에서 방귀 깨나 뀐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텔리에는 이런 권위있는 워크숍 그룹의 네번째 회장을 지냈는지, 지금도 회장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4대 회장이란다. 울리포 멤버들의 이름값은 빵빵하건만 이 단체 회원 중에서 유일하게 공쿠르상을 받은 작품과 작가가 에르베 르 텔리에의 <아노말리>라는 것도 특이하긴 하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첫 씬의 주인공 블레이크(이후 “B”로 씀)가 등장한다. 타인들의 죽음으로 자신의 삶을 꾸리는 전문가. 이름하여 살인청부업자. B가 소년이었을 때, 엄마가 퓌조Peugeot(우리가 흔히 “푸조”라고 하는 프랑스산 승용차)를 운전해 보르도 인근 지방도로를 달리다가 콜리종 개와 충돌한 적이 있었다. 콜리가 대형 견종이라 차량 헤드라이트가 부서지는 충격을 받았지만, 개도 순식간에 심한 타격을 입어 피를 흘리며 서서히 죽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죽었다. 엄마는 사체 앞에서 얼어붙었다. B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약간 슬픔을 흉내 내보았지만, 사실은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B가 엄마한테 한 첫 마디는, “엄마, 축구교실에 늦겠어요.” 죽음을 보고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는 사람. 우리는 이들을 일컬어 사이코패스라고 한다.

  B는 스스로 살해의 능력을 타고난 것처럼 여겼다. 샤를 삼촌이 사냥을 갈 때 B와 함께 간 일이 종종 있었는데, 이때마다 B는 살해에 필요한 모든 능력을 발견했다. 총 세 발에 토끼 세 마리. 노루의 목을 따거나 토끼의 각을 뜨는 일도 아주 좋아했다. 하지만 부상한 동물의 목숨을 끊는 것은 재미없었다. 재미있는 건 기술적인 손놀림이 핵심. 반복을 거듭해 물 샐 틈 없이 완벽한 루틴을 유지하는 일이었다고.

  스무살의 B는 리포브스키, 파르사티 또는 마르탱 같은 이름으로 알프스 근처 소도시의 호텔학교에 들어갔다. 요리를 배우면서 전자공학과 프로그래밍을 좋아했고, 총명한 두뇌는 독학과 딱 3개월의 런던 어학연수만으로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 요리와 영어 습득은 훗날 시신 처리와 살인청부에 관한 국제적 명성에 보탬이 됐고. 견습요리사로 음식점에서 일하고 있는데 술에 만취한 남자가 들어와 누군가가 누군가를 죽여주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0’이 네 개 붙은 금액을 지불할 용의가 있노라는 얘기를 듣고, B는 블레이크를 만들어냈다. 앤서니 홉킨스가 출연한 영화 <레드 드래곤>을 보고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집을 읽었는데 마음에 딱 드는 시가 있어 ‘블레이크’라는 이름을 단 것.

  “위험한 세상으로 나는 뛰어 들었지 / 무력하게, 벌거벗은 채, 빽빽 울면서 / 구름 속에 숨은 악마처럼”

  견습요리사 B는 며칠 후 사내에게 블레이크의 연락처를 건네고 기다렸다. 제네바의 웹카페에 등록한 이메일 주소 blake.mick.22. 메일 보내지 마시라. 이런 메일 주소 없다. 사흘 후에 정말로 사내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고객의 주문은 살해당할 남자가 “자연스럽게 죽은 것처럼 보이게” 해달라는 것. 죽음의 형태를 주문할 경우 가격이 두배이며 실행기간은 한 달을 요구했다. 청부살인 처음 해보는 작자가 이 정도. 태중에서부터 프로페셔널 킬러였던 것이 맞다.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표적인 50대 남자를 정밀 관찰하고, “자연스럽게 죽은 것처럼 보이게” 살해하는 상세 묘사가 이어진다. 이 때쯤에 내 마음은 혹, 한다. 무척 재미있다. 오랜만에 읽는 범죄 스릴러 소설이다. 정말 죽여주는데, 이거!


  그러나 다음 장으로 넘기면 틀림없이 심각한 우울증 증세가 있는 소설가이자 번역자인 빅토르 미젤이 등장해 “나는 내 존재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불멸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들었는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소설 <아노말리> 원고를 편집자에게 보내고 아파트 발코니에서 스스로 자유낙하, 세상을 등진다. 이때가 2021년 4월 22일 정오.

  또 다음 장의 주인공은 뤼시 보게르. 아들 하나를 혼자 키우는 젊은 여성이다. 영화 영상처리 관련 직업을 가지고 있다. 삼 년 전에 한 파티에서 프랑스 유수의 건축사무소 대표로 있는 앙드레 바니에를 만나 연애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앙드레가 얼마나 뤼시의 만족에 집착하는지 이제 싫증이 난 상태. 앙드레가 업무상 3월 초에 뉴욕 실버 링 건설현장으로 출장 갈 일이 있어 이때 뤼시도 동행했다.

  이 다음 장까지만 이야기하자. 주인공 데이비드. 미국인으로 에어 프랑스의 조종사로 근무하는 베테랑. 주로 파리-뉴욕 노선에 투입되어 보잉787기를 조종한다. 데이비드의 동생 폴은 뉴욕의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 의사. 데이비드의 눈 흰자위 색깔이 좀 수상쩍어 정밀검사를 받아보라 제의했고, 그래서 정밀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근데 그건 나중 일이고, 2021년 3월 프랑스에서 출발해 뉴욕으로 비행하는 도중, 여태 경험하지 못한 극심한 난기류를 만나 말 그대로 죽을 고생을 하고 가까스로 JFK 공항에 착륙했다. 그런데 3개월 후, 다시 데이비드가 조종하는 보잉787기가 극심한 난기류를 뚫고 JFK에 착륙했는데, 승객들도 전부 같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전부” 같은 사람은 아니다. 한 명. <아노말리>를 쓴 소설가 미젤은 자살해버렸으니까 없을 거 같지? 근데 3개월 후인 6월에 뉴욕에 착륙한 비행기 안에는 살아있는 빅토르 미젤이 있는 거다. 3월 난기류 때와 딱 같은 상태. 다른 사람들은 이제 DNA는 물론이고 모든 과거의 경험을 공유하는 또다른 나가 등장한 셈이다. 살인청부업자, 건축가, 영화 영상기사, 여객기 조종사도.


  이 현상을 해석하기 위하여 물리학자, 수학자, 종교지도자 기타 등등이 모여 미국의 안보를 수호하는 기관과 숱하게 토의하지만 성과도 없다. 한 번 이런 현상이 발생했으니 후에, 어쩌면 3개월 뒤에 또다른 보잉787기가 뉴욕에 착륙할지 그걸 누가 알아?

  이중 나선 구조를 보는 것 같은 작품. 책 뒤에 실린 역자의 말을 굳이 심각하게 여길 필요 없이 그냥 즐기기만 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읽는 사람에 때라 SF적 차원이동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책의 편집도 널럴해 후딱 읽힌다. 책을 덮자마자 이이의 다른 작품이 또 뭐가 있나 봤더니, 없다.

  공쿠르상 수상 작품도 요즘엔 재미있는 책이 제법 많군. 전에는 공쿠르 상을 받기 위해서는 독자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작품을 써야 한다고 믿은 시절도 있었는데. 세상은 변하는군.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6-01-14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벨문학상이 대표적이라 저는 그쪽으론 눈도 마주치지 않는데 그래도 한강은 우리나라 작가라 그런지 잘 읽히긴 하더군요. 근데 이번에 작가는 아직 읽지도 못 했습니다. 근데 콩구르도 그렇군요. 그래도 이 책 재밌다고 하시니 기억하겠습니다.^^

Falstaff 2026-01-14 11:27   좋아요 0 | URL
4.5별인데요, 좋은 거 좋은 거라서... ㅎㅎ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yamoo 2026-01-1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5개가 상대적으로 빈번히 출현하는 현상이 신박하군요! 콩쿠르상이라....이것도 구매장바구니로..

Falstaff 2026-01-14 16:15   좋아요 0 | URL
내일도 5별로 나갈 건데요, 오늘, 낼은 4별 주자니 아쉽고 5별은 과하고 그런 수준입니다. ^^ 좋은 게 좋은 걸로...
 
미국식 결혼
타야리 존스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1970년에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대학의 정치학 교수 아버지와 클라크 칼리지의 경제학 교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타야리 존스는, 부모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흑인종과 인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는 환경에서 자랐다고 한다. 자라면서 높은 문화적 배경과 좋은 교육, 여유로운 생활을 향유하는 많지 않은 흑인 가정 출신.

  애틀랜타에 있는 흑인여성전용대학인 스펠먼 칼리지를 졸업하고 아이오와 대학 대학원에서 영어 석사, 애리조나 주립대학 대학원에서 소설창작 석사를 받았다. 1987년부터 2000년까지 13년간 대학을 다닐 수 있었으니 꽤나 여유로운 가정이었던 듯하다. 졸업후엔 10년간 뉴욕에서 코넬대 교수(Professor-at-large: 겸임교수 정도일까?) 등 몇몇 일을 하고 지금은 애틀랜타로 돌아와 에모리 대학에서 소설 창작 교수를 하고 있다.


  개인 이력은 모두 위키피디아에 적혀 있는 것인데 이 가운데 독자가 알아두면 좋은 것이 존스가 1979년부터 1981년까지 최소 28명의 아프리카계 미국 어린이, 청소년, 성인이 연쇄살인 당한 “애틀랜타 살인사건”의 현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것과, 초혼이 아니었던 아버지는 이전 아내와의 사이에 두 명의 형제와 두 명의 자매가 있어 이들과는 따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작품의 남자 주인공 로이 오세니얼 해밀턴의 생부 오세니얼은 올리브가 로이를 임신하자, 담배 사러 동네 수퍼에 갔다가 그 길로 증발해 다시는 모자 앞에 나타나지 않은 인물이다. 임신 중기에 달했을 때 올리브는 덩치가 큰 로이 해밀턴이 나타나 진심으로 사랑을 호소하며 청혼하고, 결혼해서, 자기의 친아들은 아니지만 새롭게 생긴 아기에게 흔쾌히 자기 이름 로이를 물려주어, 자신은 빅로이, 아들은 스몰로이, 이렇게 부르고, 호적에는 로이 오세니얼 해밀턴 주니어로 이름을 올린다.

  빅로이는 아내 올리브가 폐암으로 죽을 때까지 세상의 어떤 남편보다 지고한 사랑을 바쳤으며, 아들 스몰로이를 위하여 모든 아버지들보다 보잘것없지만 큰 사랑과 헌신과 지지를 보낸다. 내 주장은, 세상에 이렇게 선하기만 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 그러니까 조금은 위선적/작위적인 캐릭터. 그리 부유하지 않은 늙고 선하고 현명한 흑인이 소설이나 영화에 가끔 등장하니까 크게 까탈 하지는 않겠다.

  다른 주인공 셀레스철 그레이스 대븐포트의 아버지 미스터 D 역시 초혼이 아니다. 대븐포트 씨는 학교 물리교사 겸 발명가였는데 대학을 갓 졸업하고 궁핍하게 살던 시절에 첫번째 결혼을 했다. 몇 년 살다가 선생과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여선생이 눈에 들어왔고, 점점 친해졌고, 당연히 사랑으로 번져 아내와 이혼하자마자 그레이스 셀레스틴과 다시 결혼해 딸 셀레스철 그레이스를 낳은 것. 이후 집에서 취미 겸 발명을 하다 소위 신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특허출원을 해 지금은 뉴욕이나 LA, 보스턴처럼 큰 도시는 아닐지언정 애틀랜타에서 상당한 규모의 저택에 살며 여유로운 노년을 보내고 있으니, 아마도 작가 타야리 존스의 부모가 인물 설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다.


  로이와 셀레스철을 처음 만나게 해준 사람이 로이의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안드레. 안드레와 셀레스철은 어린 시절에, 어린 시절도 시절 나름, 유아시절에 옷을 홀랑 벗은 두 아이의 엄마가 한 싱크대에 올려놓고 함께 몸을 씻겨준 사이였다. 너무 친해 사랑보다는 오히려 형제 사이의 우애 의식이 더 깊었던 사이. 그래서 대학 다닐 때 자연스럽게 안드레의 방에 놀러온 셀레스철한테 로이를 소개해주었는데 둘의 눈에는 그다지 불꽃이 튀지 않았다.

  훗날 셀레스철은 타야리 존스처럼 뉴욕에서 일을 하던 시기가 있었다. 이때 애틀랜타에서 수학 교과서 관련 영업일을 하던 로이가 뉴욕에 출장을 와 우연하게 만났는데, 때마침 어린 소매치기가 셀레스철의 귀중품을 훔쳐 달아났다. 로이가 소매치기를 잡으러 뛰어가 발목을 나꿔챘고, 꼬마는 로이에게 “나한테 총이 있었으면 어쩔려고 이렇게 쫓아왔어요?” 하면서 발길로 로이의 얼굴을 걷어차는 바람에 로이의 앞니 하나가 빠져버렸다.

  비록 범인은 놓쳤지만 이 일로 로이는 셀레스철의 영웅이 되었고, 얼마 동안 원거리 연애를 하다가 결국 결혼과 동시에 애틀랜타에 신혼집을 얻었다. 이들도 작가와 비슷하게 70년 개띠 정도. 아프리카계 미국인 부부, 특히 남편은, 돈을 벌어오는 건 남편이 하고, 집안일과 여유시간을 향유하는 건 아내가 하는 관습에 일종의 자부심을 느꼈던 모양이다. 로이는 영업에 관해 놀라운 성과를 나타내 매년 매우 높은 연봉을 받아, 나름대로 여유있는 삶을 즐기고 있었다. 당연히 셀레스철의 아빠 대븐포트 씨가 지원도 해주었겠지만.


  결혼 1년 반 정도 지나 크리스마스 시즌이 왔다. 셀레스철과 로이는 오랜만에 루이지애나의 작은 시골 일로에 있는 빅로이와 올리브, 시댁에 간다. 미국에서도 고부갈등이란 것이 있는 모양이다. 이를 슬쩍 지켜보던 빅로이가 하는 말씀이, 올리브와 리틀로이, 그리고 셀레스철은 일종의 삼각관계에 처했다는 것. 빅로이가 올리브가 만났을 때는 다행스럽게 두 명 다 자유스러운 몸이었단다. 빅로이의 부모는 다 저세상으로 갔고, 올리브의 부모는 아주 멀리 있어서 조금도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나?

  스몰로이가 대답한다. 아이가 생기면 달라질 거예요.

  맞아. 손주가 야수를 달랠 수 있지.

  셀레스철은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했다. 그래서 지금도 예술 헝겊 인형을 만들고 있다. 상류층 흑백 인종에게 주문을 받아 심혈을 기울여 만들면 대개 5천 달러 정도를 받는다. 이 말을 들은 올리브.

  아기 인형 하나에 5천 달러? 하느님이 그래서 백인을 만들었나 보구나.

  워낙 비싼 고급 예술인형을 만드는 셀레스철. 영업감각이 뛰어난 로이는 만들기 더 쉽고, 비싸지 않은 인형을 많이 만들어 사업을 시작하면 큰 돈벌이가 될 것이라 제안한다.

  드디어 밤이 오고, 시부모는 젊은 부부가 당연히 자신의 집에서 잘 것이라 여겼지만, 안타깝게도 부부는 오는 길에 작은 타운에 딱 하나 있는 호텔에 방을 예약하고 왔던 터였다. 부모 입장에서 아쉽지만 어떻게. 내버려둘 수밖에. 다 큰 자식들한테 그들은 부모밖에 안 되는 거다. 세상의 뜻이니 감수해야 한다. 여전히 자기 주장을 하고 싶으면 그게 갈등을 초래한다는 걸 다행히 빅로이는 알고 있었다.


  호텔에서 문제가 생긴다. 사랑하는 만큼 자잘하게 다투기도 하는 일반적으로 행복한 젊은 부부는 방에 들자마자 사소하게 말다툼을 하고, 로이가 기분이 새서 얼음통이나 채우러 밖으로 나갔다. 호텔이 2층 정도인 거 같고, 이들의 숙소는 1층인 모양이다. 얼음 저장고에 가서 통을 채우고 있는데, 마침 옆에 엄마 올리브보다 조금 더 나이가 든 듯한 여성이 있어서 이 여성의 얼음통도 로이가 채워 주었다. 거동이 불편해보여 부축해 방에 데려다 주고, 방을 보니 여기저기 불편한 것이 많아 그걸 일일이 다 제대로 고쳐 놓고 자기 방으로 왔다.

  사소한 다툼은 젊은 부부 한테는 키스 한 번으로 끝나는 법. 짧은 치마형 슬립 하나만 입고 있던 셀레스철이 자연스럽게 침대에 올라 옆으로 오라고 주문했고, 함께 누운 순간, 난데없이 경찰이 문을 거칠게 두드리더니, 문을 열자마자 아스팔트 바닥으로 옷을 거의 벗은 로이를 팽개쳐버리고, 얼굴과 무릎이 까진 로이의 두 팔을 뒤로 돌려 수갑을 채우더니 현행범으로 체포해버렸다.

  얼음통 아주머니. 엄마 올리브보다 더 나이든 모습의 아주머니가 그 사이에 강간을 당했고, 범인으로 로이를 지목해버린 거였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오직 여성의 진술 하나로 죄는커녕 친절만 베푼 흑인 남자가, 아마도 흑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빼도 박도 못하고 강간범으로 체포된 것도 모자라, 장인 데븐포트 씨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루이지애나 법령에 의거 12년 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들어간다.


  젊은 아내도 알고, 로이의 부모도 알고, 셀레스철의 부모도 알며, 변호사도 로이한테 죄가 없다는 걸 알지만 그는 루이지애나 더운 형무소에 갇혀 온갖 흉악범이 모인 정글에서의 삶을 살게 된다.

  죄가 없다는 건 알았겠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이어지기 위하여, 사랑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게 함께 살아야만 하는 것이라는 점까지는 미처 알지 못했을 걸? 로이는 그리도 거친 곳에서 아내 셀레스철을 떠올리고, 다양한 모습을 연상하는 것 말고는 위안이 없다. 셀레스철은 날이 갈수록 고독이 깊어간다. 이들의 사랑은? 당연히 옅어진다.

  에휴, 그 마음 안다. 온갖 흉한 일을 당하며 치욕의 세월을 보내면서 로이는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야수가 되어가고, 자신이 그 고생을 하고 있으니, 아내는 적어도 자신을 위해 기다려주기를 바라지만 그게 쉽나? 우리나라 남자들은 대개 로이의 마음을 이해할 걸? 12년 형을 받은 로이가 5년 만에 연방 법원에서 승소해 출옥한 것도 작지 않은 문제다. 5년이라면 연인이 아니라 “혼인”의 사슬에 메인 “아내” 입장에서 기다릴 수도 있는 세월이었지만, 셀레스철은 애초에 12년만 염두에 두었을 터이니. 이걸 어쩌나.

  정말 사는 게 다 그렇기는 하지만, 가끔 예외도 있는 법. 그래도 기대해보자. 미국에서 결혼과 가족의 의미는 조금 다르니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루시아 벌린은 내가 아는 모든 작가 가운데 유일하게 알래스카에서 출생한 사람이다. 그것도 미국이 대공황 중이던 1936년 11월에. 그렇다고 알래스카가 벌린의 고향이라고는 할 수 없다. 아버지가 광산 엔지니어로 주로 광산의 안정성을 진단하는 폐광 전문 엔지니어였던 모양이다. 확실하지 않다. 책에서 그렇게 나오니까 그런가보다 하는 것일 뿐. 루시아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어렸을 적 부터 가족은 아버지의 직업을 위하여 전국 각지의 광산을 따라 이사를 다녔다. 위키피디아에 나오는 곳으로 아이다호, 몬태나, 애리조나, 텍사스 엘파소, 그리고 칠레.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루시아의 아버지가 참전을 했고, 이 기간 동안 가족이 텍사스에 있는 외갓집에 머물렀지 않았을까 싶다.

  외갓집은 나름대로 괜찮게 먹고 살았던 것처럼 보인다. 비록 알코올 중독자이긴 했지만 외할아버지는 동네 치과의사로 의치 만드는 손기술 하나는 일대에 따라올 사람이 없었을 정도로 빼어났다고. 알코올에 푹 전 사람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부실한 잇몸. 외할아버지는 자기 잇몸에 딱 맞는 근사한 의치틀, 또는 틀니를 만들어놓고 입안의 이를 뽑기로 결심한다. 당연히 환자가 오지 않는 일요일을 골라. 그러기 위하여 위스키를 잔뜩 마시고 펜치를 든 채 거울 앞에서 입을 하마처럼 벌리고 이를 쥐어 뜯어야 하지만 중이 제 대가리 깎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어? 그래 외손녀를 불러 손에 펜치를 쥐어주고 어금니부터 뽑게 만드는데, 아이고, 고통을 잊을 정도로 술을 마셔야 했으니 술냄새와 침냄새, 위장 속 헬리코박터균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 치석 썩은 냄새, 늙은이 몸냄새까지 온갖 냄새의 경합 속에서 펜치를 불끈 쥐고 뽑긴 뽑았는데, 그러고 나니까 한 번에 쏟아지는 피. 그게 흘러 할아버지의 가슴팍과 루이스의 치마까지 막 튀고, 흐르고, 뿜어진 피, 이걸 어린 꼬마가 우짤까?

  외할아버지의 알코올 중독 증상 형질은 자연스럽게 유전적으로 내리물림해, 친절하고 루시아를 누구보다도 배려해주고, 보호해준 존 외삼촌 역시 알코올 중독 증상으로 며칠 눈에 보이지 않았다 하면 동네 파출소 유치장이요, 몇 달 안 보이면 엘파소 구치소에서 재판 대기, 몇 년 안 보이면 텍사스의 모처에 웅장하게 지은 교도소 안에서 빵 생활하고 있는 거였다. 루시아의 일생에서 언제나 기댈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의지처 존 외삼촌이.


  또 비슷한 형질이 루시아 벌린의 어머니를 뛰어넘어 격세유전, 큰 키의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으며, 17세에 시작해 세 번 결혼해 네 명의 자식을 두는 루시아 벌린 본인한테 이어졌다. 당시엔 술과 담배가 임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를 겨우 진행하고 있던 시기라 임산부도 줄창 술과 담배를 마시고 피우던 때. 술, 담배보다 임신중 마약 복용으로 태어난 아기들의 유전적 결함이 더 눈에 들어왔을 터였다. 그건 나중에 벌어질 일이고, 그냥 스웨덴인으로 불리는 스칸디나비아 이민 계열의 큰 키임에도 불구하고 척추측만증이 있어 무겁고 딱딱한 교정기를 등에 달고 다녀야 했던 어린 루시아 벌린은, 칠레의 광산 지역까지 가서 몇 년을 살아야 했다. 이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닌 것 같다. 당연히 개신교를 믿는 미국인이 칠레의 수녀들이 가르치는 학교를 다녀야 했으니 좀 갈등이 있었겠지? 맞다. 오해가 생겨 한 수녀를 민 것이 그만 뒤로 넘어졌으며, 수녀는 이 일을 폭행이라고 교장에 고발해 루시아 벌린은 퇴학을 당하고 말았다. 이외에도 숱한 에피소드들.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뉴멕시코, 멕시코, 뉴욕, 남부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등지에서 약 3,142번 이사를 다니며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 전화 교환수, 병동 사무원, 가정집 청소부, 내과 간호보조 같은 비 문학적 잡일을 하다가, 1990년 초까지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교도소 내 수감자를 대상으로 창작 글쓰기를 가르쳤고, 노오오오력 끝에 티베트 불교가 뉴멕시코에 창립한 나로파 대학의 잭 캐루악 시창작 연구실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기도 했다. 병원의 나이든 환자들을 인터뷰하며 글감을 모으기도 했고.

  척추측만증으로 달고 다니던 교정기가 폐를 찔러 1994년부터 죽을 때까지 산소 공급을 받아 숨을 쉬어야 했으며, 이 병 때문에 모든 일에서 은퇴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자식농사는 제대로 지었는지 병이 폐암으로 전전해 항암치료까지 받아 재산까지 몽땅 말아먹게 되자 로스엔젤레스에 사는 아들이 엄마를 콜로라도에서 데려와 죽을 때까지 함께 살며 어머니와 아들들(넷 다 아들이었던 모양이지?)의 정을 돈독히 하면서, 68번째 생일날, 루시아 벌린이 제일 좋아하는 책을 손에 쥔 상태에서 길고 고단한 생의 숟가락을 놨단다.


  왜 이리 작가 루시아 벌린의 삶을 자세하게 소개하느냐 하면, 이 장면들이 거의 다 책의 본문에 실려 있기 때문이다. 43편의 단편소설 속에 그래서 자주 비슷한 내용이 등장인물의 이름만 바꾸어 나오기도 한다. 이이가 살면서 모두 76편의 단편소설을 썼다는데 이 가운데 43편을 실었으니 이 한 권으로도 벌린을 충분히 기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이는 살아생전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지만, 정작 이름을 낸 것이 2015년에 이 작품집 《청소부 매뉴얼》이 나온 이후라고 한다. 사후 출판한 이 책이 뉴욕 타임스 북 리뷰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고, 몇 주 연속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고. 다만 이미 작가가 죽었기 때문에 수상 대상에서는 빠져 작가상을 받지 못했단다.

  2024년에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 100대 도서 리스트에서 79번 자리를 꿰찬 책이다. 그래서 나도 읽게 되었던 거다.



  이 책을 읽을까 말까 그래도 오래 머뭇거리게 만든 건, 책 좀 읽는 사람들은 이름 대신 ‘공땡땡’이라 불렀던 역자 때문이었다. 오해하지 마시라. 예전 한 시절에 그랬다는 말이다. 지금은 안 그러겠지. “한 시절”의 임팩트가 좀 컸다. 아니다. 됐다. 그만 하자.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궤도 - 2024 부커상 수상작
서맨사 하비 지음, 송예슬 옮김 / 서해문집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영국 작가 서맨사 하비Samantha Harvey는 1975년 켄트주에서 태어나 자랐다. 열 살 부근에 부모가 이혼을 했는지 어땠는지 어머니는 아일랜드로 이사했다. <궤도>에서도 지구 저궤도를 도는 우주 정거장 탑승 우주인 넬이 영국 여자인데 결혼생활 5년 여 동안 우주인 훈련과 궤도 생활로 결혼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남편이 방세 비싼 런던 대신 아일랜드의 농가로 옮겨 간 이야기가 나온다. 이게 괜한 이야기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 이후 하비는 요크 대학과 셰필드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일본에서도 조금 학교를 다닌 모양이다. 졸업 후 세계적 온천 휴양도시에 있는 바스 스파 Bath Spa대학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으로 석사, 박사를 했다. 소설 쓰는 일에도 가방끈이 중요한 세월이 됐다. 이이 홀로 열라 공부한 거 아니다. 요즘 왠만한 소설가들은 거의 문예창작 석사는 가지고 있더라.

  <궤도>는 2023년에 발표해서 2024년에 부커 상을 받은 책. 우리나라에는 2025년에 번역 출판되어, 나온 즉시 나도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했지만 5분 먼저 신청한 같은 도서관 이용객이 있어 이제야 읽었다. 시내 도서관마다 늘 대출중이었던지라 당분간 읽기를 포기하고 있었는데, 시 외곽의 도서관에 여유분이 있길래 상호대차서비스 신청해 받았더니, 이게 웬일, 거의 새책이다.


  미국의 우주인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처음으로 달 위에 인간의 발자국을 남긴 것이 1969년. 그리고 50년이 넘게 달에 가지 않았다고 하니 작품의 시간적 공간은 2019년 이후의 어느 날 하루. 장소는 17개의 모듈을 연결한 우주 정거장. 시속 1만7,500km 속도로 지구 저궤도를 돌고 있다. 정거장 안에는 미국, 일본, 영국, 이탈리아 우주비행사(astronaut)와 두 명의 러시아 우주비행사(cosmonaut)가 타고 있는데, 러시아제 모듈이 30년 정도 묵은 가장 오래된 비행체라 낡은 고물이지만 이 러시아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근데 하비는 우주인의 순서를 미국, 일본, 영국, 이탈리아로 줄을 세웠다. 왜 그랬을까? 알파벳 순서라면 이탈리아가 제일 앞에 나와야 하고, 앵글로색슨 위주라면 영국, 미국 또는 미국, 영국일 터인데 일본이 가운데 끼었다. 우주 개발 공헌도에 따른다 해도 미국, 영국 아닌가? 암만해도 나라 금고에 든 돈이 많은 순서 같다. 별 걸 가지고 다 염병을 하지? 그런 나도 내가 싫다. 그냥 궁금해서.

  자부심이 강한 러시아 우주국에서는 자기네 구식 모듈의 화장실을 오직 자국 우주인에게만 사용하라고 지시가 떨어진다. 그래서 러시아인 안톤과 로만은 화장실 문에 “러시아인 외에는 사용을 금함.” 비슷하게 문패를 달았고, 이에 미, 일, 영, 이 모듈이 사용하는 화장실 문에는 보복 조치로 “미, 일, 영. 이 인 외의 사용을 금함.”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말이 그렇지, 온통 추운 어둠 속에서 달랑 여섯 명이 깡통 속에 갇혀 공간에 떠 있는 상태로 무서운 속도로 지구를 돌고 있는데 어찌 땅 위에서 국제적 정치 놀음에 몰두하는 사람들과 같을 수 있을까? 이들은 일종의 가족애 같은 감정으로 서로 먹을 것과 작업 같은 일을 공유하며 서로의 오줌을 식수로 정화해 꿀꺽꿀꺽 마시면서 임무기간 9개월을 보낸다. 그러니까 일본 여성 치에의 오줌을 이탈리아 남자 피에트로나 미국 남자 숀이 마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거꾸로도 마찬가지고.

  한 배에 남자 네 명과 두 명의 여자가 탔으니 서로 눈이 맞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고?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독자가 관심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뻔한 코스니까. 그런데 아니었네? 일단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중력이 거의 작용하지 않는 상태가 되면, 체중을 아래에서 끌어당기는 것이 없어서 뼈와 뼈 사이의 관절이 이완되고, 혈류 흐름도 전과 같지 않아 이게 뇌와 호르몬에도 영향을 주어 그렇게 되는지 도무지 욕망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이탈리아 남자 피에트로도 넬, 숀과 함께 카자흐스탄의 우주기지에서 쏘아 올린 비행선을 타고 도착했는데 첫날 밤에만 꿈에 여성인 넬을 보았을 뿐 이후에는 전혀 성적인 끌림, 끌림은커녕 관심도 생기지 않아 이것을 신기하게 여기는 장면도 나온다. 10대 시절 이후에 여자에 관한 생각을 안 하는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고. 그래서 여섯 명의 우주인들은 젠더를 불문하고 정말 동지애 하나로 뭉칠 수밖에 없다. 웃기다. 뭉치는 게 아니라, 뭉칠 수밖에 없는 것이.


  이들의 하루? 24시간을 말한다. 우주는 우주인들의 날짜 감각을 없애 버리려 한다. 이들은 몇 십 년간 해가 뜨고, 지고 다시 뜨는 순간까지의 스물네 시간을 하루로 인식하고 살았다. 근데 우주정거장에서는 24시간 동안 열여섯 번의 낮과 밤이 지나간다. 지구를 16회 왔다갔다, 오르락내리락 한다. 하비의 표현대로 하자면 시속 1만7,500마일의 속도로 추락하고 있고, 이게 우연히 지구가 움직이는 속도와 같아 항상 지구의 저궤도를 따라 움직이고 있는 거다. 비록 속도감은 느끼지 못하지만 엄청난 속도와 극미한 중력으로 시간이 갈수록 근육은 급속도로 손실되고, 혈류 이상으로 얼굴이 퉁퉁 붓는 일도 발생하고, 특히 콩팥에 문제를 발생시킨다. 콩팥이야말로 핏줄 덩어리라고 할 수 있는 기관이니까.

  우주인들에게 발생하는 근손실과 관련한 연구를 위하여 데리고 온 실험쥐 40마리를 관리하는 담당은 일본인 치에. 바닷가 옛집에서 홀로 사는 어머니가, 치에가 우주정거장에 있는 동안에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우주공간에 있더라도 지상과 연락이 닿아 비보를 접한 치에는, 지구 복귀한 이후에 장례를 치루겠다는 친척들을 만류해 그대로 장례 절차를 진행하라 한다. 숀은 열다섯 살 때 학교에서 배운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그림이 난데없이 생각이 났고, 넬, 안톤, 피에트로는 근손실을 줄이기 위하여 트레드밀과 프레스에 열심이다.

  정거장 아래 서태평양에서는 거대 태풍이 발생해 조만간 필리핀이 거덜이 날 단계이고, 여섯 명의 우주인들은 태풍의 눈을 촬영해 각자 본국에 보내기 위해 촬영에 열심이다. 저 푸르고 아름다운 지구 행성은 이곳에서 보면 아무도 살지 않는 별. 오직 밤이 되어야 전기로 밝힌 인공 광선으로 지능을 가진 생명체의 활동을 미루어 생각할 수 있을 뿐이다. 표면의 주름은 에베레스트 같은 산맥이고, 하얀 색이 칠해진 곳은 북극과 남극 지대. 미시시피와 나일강은 그저 푸른 색이 도는 한 줄기 흰 줄에 불과하다.

  이렇게 우주정거장에서의 24시간. 지구 저궤도를 열여섯 번 도는 동안 늘 생기는 일을 적은 것이 부커상을 받은 소설 <궤도>. 우주정거장에서 교대 없이 아홉 달을 지내는 우주인 여섯 명. 이들은 그냥 보통의 사람들과 조금 다르다. 어려서부터 우주비행사, 아니면 적어도 전투기 조종사의 꿈을 꾸고, 그걸 기어이 이룬 성취자들. 가족들의 존경을 받기도 하고, 여느 부부처럼 날이 갈수록 부부사이에 금이 생기다가 본격적인 균열로 진행하기도 한다. 이 동안에도 지구인들은 다시 달에 사람을 보내기 위해 우주선을 쏘아 올렸고, 천생 우주비행사인 이들은 월행 우주선에 자신이 타지 못한 것을 조금 아쉽게 여긴다. 이 깡통 속에 갇힌 궤도 운행이 아니라 한 목표지점, 목표 위성이나 다른 행성으로의 탐험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을.


  이렇게 우주 비행과 비행선에 타서 바라보는 지구, 그리고 우주의 암흑. 인간과 오염과 기타 등등에 관한 명상. 평소 우주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는 환상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품. 자기 파티션에 화성 표면 사진을 붙여 놓았던 김부장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지만 이제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 닿아도 전처럼 또다시 관계를 만들고 싶지는 않아 굳이 이 책을 읽어보라고 전화나 문자도 하지 않겠지만 말이 그렇다는 거다. 나도 이제는 우주 정거장 모듈 속 우주인들처럼 점점 관계를 좁혀 나가고 있는 중이라서.

  24시간 동안의 16회 지구 궤도 운행. 그리하여 이 책은 궤도 1 부터 궤도 16까지 순서로 되어 있다. 마치 에세이를 읽는 것처럼 지구와 우주와 사람에 관한 명상인 듯. 진지하고 좋은 작품이기는 한데, 내가 좋아하는 쪽은 아니다. 그렇지만 읽어볼 만하다. 이런 사색도 있다는 걸 아는 일도 가볍지 않다.


.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alstaff 2026-01-09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24년 부커상에 빛나는 작품.
2024년 공쿠르상에 빛나는 카멜 다우드의 <후리>에 비하면, 물론 비교하면 안 되지만 만일 비교한다면 이건 소설도... 아오, 역시 비교하지 말아야겠다.

stella.K 2026-01-09 14:35   좋아요 1 | URL
<후리>가 더 좋으신가 봅니다. 궤도하니까 우리나라 과학 일타강사인 줄 알았습니다. 이 사람 강의 정말 잘 하던데. 외모도 그 정도면 잘 생겼고. 저 같은 과포자도 혹할 정도죠. 이 책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기억하겠슴다. 근데 후리는 작년 12월에 나왔는데 벌써 읽으셨네요.

Falstaff 2026-01-09 15:04   좋아요 1 | URL
학원 강사도 가명을 쓰는 모양이군요. 아, 예전에도 그랬습니다. ‘궤도‘ 이런 건 아니었지만요.
<후리>는 도서관에 구입 신청해서 첫빠따로 읽었습죠. ㅋㅋ

yamoo 2026-01-09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런 소설도 있군요. 부커상 받은 작품들 모으고 있는데, 이 작품은 왜 몰랐는지 모르겠습니다. 리뷰 쓰신거 보니 딱 제 취향같아 요것도 구매할 요량입니다. 뽈님 때문에 무려 소설 신간을 족족 구입하게 되네요..ㅎㅎ

Falstaff 2026-01-09 15:05   좋아요 0 | URL
부커상 수집가시면 당연히 읽어보셔얍지요. 제가 은근히 낚시한다고요? ㅋㅋ

딸기홀릭 2026-01-09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있는 중인데 우주인의 순서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봐야겠어요 ㅎㅎ

Falstaff 2026-01-09 15:06   좋아요 1 | URL
에고, 그거 농담입니다. 다 아시면서요. ㅋㅋㅋ

coolcat329 2026-01-09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기 힘들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고 완전히 제쳐뒀었는데...폴스타프님 글 읽어보니 어렵긴 할 거 같아요. ㅎㅎ 홍보글에 ‘이 시대의 버지니아 울프‘라고 한 것만 봐도 어떤 글일지 감이 오긴합니다. 근데 작가가 저랑 동갑이라 조금 마음이 열렸습니다. 😃

Falstaff 2026-01-10 15:25   좋아요 1 | URL
댓글이 넘 늦었습니다. 어제 이른 시간에 꽐라가 돼서리.... ㅋㅋㅋ 늘 있는 일이라 뭐 그냥 그렇기는 합니다. ^^;;
뭔 버지니아 울프.... 걍 무시하시고요,
독자에 따라 좋고 덜 좋고가 가릴 작가니까 제 말을 믿으실 필요 없습니다. 걍 확 읽어버리세요. ^^
 
설산의 사랑 거장의 클래식 6
딩옌 지음, 오지영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중국 간쑤성 티베트족 자치구 린탄현에서 난 딩옌은 이슬람을 신봉하는 둥샹족東鄕族 출신이다. 그러니까 문학사 상 누구와 비슷한 혈족인가 하면, 당신도 알고 있는 요술램프의 주인 알라딘. 알라딘이 티베트에서 북동쪽 사막지대에 살던 회족回族이었다. 앙투안 갈랑이 쓴 《천일야화》에 의하면 그렇다.

  2019년에 데뷔했고 이 책이 두번째 작품집으로 ‘화성문학상花城文學賞’ 중편소설상을 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고 하는 신예 작가 딩옌. 출판사 글항아리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하는 소설집이 《설산의 사랑》이다. 글항아리의 중국어 소설 시리즈 제목이 거창하게도 “거장의 클래식.” 아직 발표 작품과 저작 등을 보아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은 것은 틀림없지만, 앞으로 “거장”이란 타이틀을 달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이 엿보인다.

  나도 이 책 한 권으로 딩옌, 이 티베트 이슬람 여성에게 홀딱 반했다.


  본문이 417페이지에서 끝난다. 그런데 일곱 작품밖에 싣지 않았다. 전부 중편소설이라 봐도 좋을 정도의 분량. 촌스러운 제목의 첫 작품 <속세의 괴로움>을 읽으면서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이렇게 소설을 쓸 수 있구나.”

  사랑. 사랑? 21세기 들어 사랑은 언제나 대형 마트에서 세일 중이며, 가끔 재래시장에 가 보아도 이제는 저울에 근으로 달아 파는 경우도 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 고인 흙탕물처럼 첨벙거리기도 하며, 어쩌다가 그저 휙 지나가는 바람처럼 한 번 슬쩍 훑어 지나갈 수도 있다. 목이 메는 건 이미 구닥다리 취급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절실한 사랑은 낡은 거다. 그저 쿨한 게 좋다. 쿨하게 사랑하고, 쿨하게 불타오르다가 쿨하게 헤어지면 그만이다.

  그러나 저 북쪽 산악지역,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고원 지대인 티베트. 도시보다 더 유명하고, 더 크지는 않지만 더 큰 위용을 과시하는 오랜 불교 사원이 있는 곳. 자연을 닮아 거친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는 지금에서야 21세기가 폭격을 시작한 것 같다. 그리하여 그곳 또는 그 지방 사람들의 사랑은 아직도 마음 속에서 함부로 내놓지 못하고, 눈짓이나 “손끝 하나 만으로도 너무 충분”하고, 특히 단어로 발음하기 쉽지 않다. 그렇게 보인다. 그래서 더 미어지고, 애잔하고, 쓸쓸해서 아름답다. 아직도 이렇게 소설을 써도 유효한 세월이구나. 그걸 오래 모르고 살았구나.


  일곱 편의 중편소설이 전부 사랑을 노래한다. 모두 티베트 지역의 이슬람을 신봉하는 회족 집안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모든 여성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혼인한 여자들은 대개 히잡을 쓴다. 나이든 여성은 검정 히잡을 착용하지만 젊은 여성들은 머리카락을 많은 핀으로 고정시키고 분홍색이나 하늘색 같은 예쁜 히잡을 골라 쓴다. 중동의 거친 이슬람이 아니다. 고립되어 오히려 더 원래의 이슬람 성격을 유지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사랑과 용서와 배려의 종교. 그러나 세상에서 제일 장사속이 밝았던 이들의 후예.

  자신이 이슬람 회족 출신인 줄도 모르고 어려서 버려져 티베트 불교의 비구니 절에 들어가 열여덟 살이 된 여성 샤오줘. 이이는 정식 비구니 계를 받기 원하지만 같은 절의 최고 비구니로 있는 할머니가 샤오줘의 엄마가 죽기 전에 유언한 대로 계를 받기 전에 아버지를 만나 허락을 받으라며 도시로 보낸다. 세밑의 엄혹한 추위 속에서 도시로 향한 샤오줘는 이복의 이슬람 형제들을 만나 그들의 친절에 힘입어 아버지의 행적을 추적한 후에 다시 비구니 절로 돌아와 계를 받으려 하지만, 이미 속세에서 이슬람의 인연을 발견한 후였다.

  이 작품이 책의 제일 앞에 배치한 <속세의 괴로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 이미 당신의 심장은 한 번 쿵, 하고 떨어지고 말 것이다. 세상에. 저 먼 먼 고원지대에서 진홍색 승복을 입고 다닌 짧은 머리의 비구니가 닳고 닳은 현대인의 심사를 이리도 심란하게 만들 수 있다니.


  심란함은 계속된다. 이어지는 두 번째 작품이 표제작 <설산의 사랑>.

  명성이 자자한 샤허夏河현 지방의 티베트 골동품 상점을 운영하는 마씨 집안의 막내아들 마전. 사는 살림집은 린탄에 있다. 전형적인 옛 상인인 아버지가 이란의 대리석과 옥 광산을 개발해볼 생각으로 마전을 테헤란에 유학시켜 무역을 공부하게 했다. 아랍어를 배우고, 인맥을 쌓고 돌아와 이란과의 무역을 시킬 목적이었지만 마전은 그곳에서 이슬람 세밀화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곧 관심의 범위가 넓어져 나름대로 옛 회화에 일가견이 생겼다. 어려서부터 보살핌 속에서 여유롭게 지내던 도련님. 회족이라 곱슬머리에 움푹 팬 눈과 얼핏 푸른 색처럼 보이는 눈을 가진 큰 몸집의 남자지만 장작을 패고, 물을 긷는 험한 일은 해보지 않아서 할 줄 모른다.

  작은 관광도시 샤허의 나란히 마주보고 있는 비단 가게와 마씨의 골동품 가게. 비단 가게 종업원 양진의 남편이 부주의로 불을 냈고, 불이 골동품 가게까지 번져 두 가게가 완전히 타버렸다. 이때 골동품 가게에서 잠을 자던 티베트 청년 자시가 죽었다. 가게에 강도가 드는 걸 막기 위해서 가게 안에 자시가 있음에도 바깥에서 문을 걸어 닫았고, 창문마다 철근으로 방범창을 만들어 불이 났어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 그래 오랫동안 가게를 위해 일하던 자시 청년이 죽어 마씨는 거액의 보상금과 벌금을 지불해야 할 터.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시의 집에 붙어 있던 골동품 창고를 담보로 융자를 받을 수 있었지만 그러면 마씨 집안이 다시 일어날 동력인 골동품을 팔 수 없어서, 일단 돈을 만들 수 있을 때까지 창고를 지키기 위하여 막내 아들 마전을 보내기로 했다. 마씨의 셈을 마전도 알았다. 사실상 자기가 부채 지불의 인질로 가는 것임을.

  춥고 추운 겨울날 린탄에서 샤허로 가, 티베트 가옥에서 귀가 달린 것처럼 생겼다고 귀의 방, 즉 이방耳房에서 살게 된 마전. 말이 방이지 도무지 사람 사는 곳 같지 않다. 집에는 지리의 할머니와 여동생 융춰만 살고 있다. 융춰는 티베트 불교의 전통적 세밀화 그림을 그린다. 취미 정도가 아니라 샤허의 유명한 거대 절, 리브랑 사원에서 낡은 세밀화 복원작업을 하는 수준이다. 마전이 일가견을 지닌 분야. 하지만 할머니와 융춰는 자신들의 손자이자 오빠를 죽게 만든 집안의 아들이라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다. 마전은 그래도 인사를 나눈다고 매일 가게에서 과일을 사 봉지에 담아 방문 앞에 내려 놓고.

  과일 봉지는 열어보지도 않은 상태로 다음날 새벽 플라스틱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다. 마전의 마음이 몹씨 좋지 않지만, 이 집안에서 유일한 남자 식구였던 젊은 자시가 죽었으니 할 말도 없다. 마전은 현에 하나 있는 모스크에 찾아가 새벽과 밤마다 예배를 하는 걸 위안으로 삼으며 라마단 시기를 보낸다.

  낮에는 거대한 리브랑 사원에 가서 시간을 보낸다. 높은 승려와 안면을 트고 사원의 세밀 벽화를 보면서 깊은 대화를 하는 걸 마침 그 방에 들른 융춰가 듣고 마원이 얼마나 예술을 진지하게 알고 있는지 알게 되지만 그렇다고 둘이 말이라도 나누기 시작한 건 아니다.

  이렇게 날들이 지나간다. 무심하게.

  그러다 샤허의 불탄 가게 앞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양진, 전에 자기 아들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고 마전의 얼굴에 침을 뱉았던 여자가 폐허가 된 비단가게 앞에 앉아 있다가 비단 가게 주인 비슷하게 생긴 아무 남자를 칼로 찔러 죽여버렸다. 이 일이 있자마자 집의 문이 부서져라 벌컥 열고 뛰어 들어온 융춰. 이이가 할머니를 부여잡고 목놓아 통곡을 하면서, 이걸 어떻게 하느냐고, 양진이 마전을 죽여버렸으니 이걸 어떻게 하며, 어찌 사느냐고 울부짖는 것을 마전이 보고 말았다. 눈이 마주친 융춰는 한 마디 말도 없이 그저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소식을 들은 마씨 집안에서는 행여 막내아들이 어느 날 비슷하게 일을 당할 줄 몰라 서둘러 마전의 형을 보내 데리러 오고, 그날로 짐을 싸 트럭에 오른 마전은 그저 융춰와 눈을 마주치기만 한다.

  물론 이게 끝은 아니다.


  이 시대에 소설을 이렇게 쓰다니. 한 편으로 보아 낡고 낡은 것 같지만, 지금 세상엔 둘도 없을 신파가 사람 마음을 이리도 후비다니, 이게 말이 된다는 것이지? 요즘에도 사람의 심정을 손짓 하나로 묘사해 독자의 심사를 쑤석이는 작가가 있구나. 아직도 그럴 수 있구나.

  이 두 편만 좋은 게 아니다. <잿물>이란 중편도 아리다. 다른 작품 모두 좋다. 세상에나.

  놀라운 건식 사랑들.

  동북쪽 다싱안링 산맥에 츠쯔젠이 있다면, 서북쪽 티베트 고원에는 딩옌이 있었다. 딩옌의 빼어난 심리묘사를 읽을 수 있게 소개해준 출판사와 역자에게 고마움이 들 정도였으니 얼마나 좋게 읽었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터. 아무쪼록 계속 좋은 글, 그리고 쓰는 김에 장편소설도 발표해주었으면 좋겠다.


.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스 2026-01-08 08: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라브랑스 사원에 가봤어요.
읽고 있는데 리브랑 사원이라고 하신 부분이 나와서 혹시 라브랑스가 아닐까 하는데,,,, 티베트의 제2사원이면 거기가 맞을듯요. 고원지대라 고산증세로 고생하긴 했는데, 맑고 그림같이 파란 하늘 아래 있던 마을과 사원이 기억나네요.

<속세의 괴로움>에서 사랑에 대해 쓰신 단상 넘 좋아요.

Falstaff 2026-01-08 15:46   좋아요 1 | URL
타이포 에러였군요. 리브랑 사원이 아니라 라브랑 사원인데 그만....
아마도 그레이스 님 다녀 가셨던 곳이 작품의 배경이 맞는 거 같습니다. 부럽네요. 저는 사진만 열라 봤는데요. ㅎㅎㅎ 뭐 사는 게 다 그렇지만 말입죠
사랑... 아이고... 아직 저도 그게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6-01-08 0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폴스타프 님으로부터 이런 상찬을 받다니요! 꼭 읽어보겠습니다!

Falstaff 2026-01-08 15:48   좋아요 0 | URL
다락방 님도 좋아하실 걸로 믿습니다!

yamoo 2026-01-08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별5개에 이런 상찬이라니!!! 당장 구매하것습니다요!!

Falstaff 2026-01-08 15:49   좋아요 0 | URL
앗, 야무 님은 중국 작가에 좀 인색하시지 않으셨나요? ㅎㅎㅎ 좋은 선택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