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마이페이퍼 당선작

검은 가명 짐, 생각하는 진짜 이름 제임스 - cyrus
대구 독서 모임<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1월의 세계 문학 퍼시벌 에버렛 송혜리 옮김《제임스》문학동네2025년2026년 1월 30일 금요일저녁 8시~10시 20분장소: 인더가든<1월의 세계 문학>을 만든 독자들[북 큐레이터(도서 추천)]정현정, 조약돌, 최해성 [진행, 북클럽투르기, 윤색]최해성[사진]김성현, 최해성[<세계 문학> 독자]정현정, 조약돌, 김성현, 히시마, 꽃잎(첫 참석), 윤지현(첫 참석) ※ 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記) 독서 모임 후기 엮은이....

[Crying in H Mart] 그가 먼저여야 했다 - 단발머리
제목에 H마트가 나와 있듯 이 책의 주요한 한 가지 축은 음식이다. 미국인이면서 동시에 한국인인 저자에게 음식은 가장 현실적이고 직접적으로 한국을 추억하는 수단이면서 엄마에 대한 기억을 포함한다. 집밥이 힐링과 연결되면서, 엄마가 해주신, 혹은 할머니의 손맛이 살아있는 집밥에 대한 향수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음식에 대한 관심이 적고 20년 넘는 주부 생활에도 한결같은 손맛을 유지하는 날라리 엄마로서는 참으로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 집 아이들이 나의 손맛이 밴 음식으로 기억할 만한 것이 있을까. 아롱이는 시어머니...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람들 - 그레이스
시대가 다르고 플롯이 다른 책들을 읽고 비슷한 감상과 결론을 내릴 때 나는 혹시 매너리즘에 빠졌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선택하는 책들이 다 비슷한 주제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무슨 책을 읽어도 같은 주제로만 결론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동일한 주제에 갇혀있는 것은 실천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 문제는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까? 아님 그 주제는 인간의 오래된 질문일까? 오래 전이든 현대이든 많은 작품에서 나는 같은 질문 앞에 멈추고 만다. 독자인 나는 모든 시대의 작가들과 함께 같은 질문 앞에서 돌아가기를...

쉽고 재미있는 중국 이야기 - 건수하
책을 가까이하다보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책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 많아져서인지, (알라딘 서재를 제외한) SNS 지인은 지인으로 치지 않는데도 요즘 지인 혹은 지인의 친지가 책을 많이 냈다. 대체로 축하하며 책을 샀지만 못 읽고 점점 잊혀져가기도 한다. 올해는 선물받고서 못 읽고 있던 책들을 읽으려 하고 있었는데 아직 한 권도 시작하지 못했다. 그래도 지인의 책은 한 권 읽기 시작했으니, 바로 <중드 보다 중국사> 이다. 알라딘서재의 그렇게혜윰 [책만 먹어도 살쪄요] : 알라딘 님이 쓰신 책인데, 이분은 2018년부터...

그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하여. - 잠자냥
중2병이라는 말이 있다. 열다섯에서 열여섯 그즈음. 사춘기의 시기. 질풍노도라고 부르기도 하는 그 시절. 불안정하고 반항적이며 삶 자체가 따분해지는, 왜 살아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허무해지는 그런 때. 누구나 그 한때를 지나간다. 나 또한 그렇다. 그 시절의 나를 돌아보면 지금의 나와 많이 다른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반항이라는 것을 해보기는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의 나와 다름없이 읽고 끼적이고 듣고 보고 그런 나날을 보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생활은 그렇다 치고 머릿속은 어떠했을까. 그때도 염세적이기는 했다. 집안이 그다...

영원의 시간과 유년기 - 스프링버드
며칠 전 기사에 이금이 작가가 소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의 최종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그런데 이금이 작가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내게 더 반가웠던 건 <그해 여름, 에스더 앤더슨>의 글 작가 티모테 드 퐁벨도 최종후보자로 선정됐다는 사실이었다. 그걸 알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 그럴 줄 알았지! 그의 이야기 세계와 문장은 너무나 아름답고 시적이어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그림책이 '작품'이 된 건 티모테 드 퐁벨의 글에 이렌 보나시나가 그림으로 완벽하게 화답...

무엇으로도 몽상할 수 있다면, - blanca
어느 작가를 좋아한다고 말할 때 뭔가 주저주저할 때가 있다. 그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며, 그 작가의 문체, 때로는 그 작가의 철학까지 긍정하게 되면, 마치 그 작가 생전의 기행, 편향된 사상, 정치관까지 동조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기기 때문이다. 내게는 그런 작가가 미시마 유키오다. 미시마 유키오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일본 자위대의 궐기를 주장하며 할복 자살했다. 일본 제국주의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이 대목은 더없이 거북하다. 그의 극도의 탐미주의가 아슬아슬하게 횡단하는 윤리의 경계 부분도 그러하다...

彈實, 김명순의 소설 ❶ - 비의식
한국근대문학 여성문학의 길을 열었던 김명순의 소설을 몇 차례에 나눠 각 작품의 내용과 소소한 몇 글자 감상기록으로 남겨둔다. 1917년 11월 《청춘》11호를 통해 작가 생활을 시작케 했던 「의심의 소녀」와 1920년 3월 작가의 아명이자 필명이기도 했던 탄실 이전에 망향초(望洋草)라는 필명으로 《여자계》 4호에 게재했던 「조모의 묘전에서」, 그리고 다시 일본 유학길에 올라 1년 남짓한 교토의 음악학교로 추정되는 생활 끝에 학비와 생활비의 곤궁으로 다시 귀국한 1921년 12월~1922년 2월 2회에 걸쳐 《개벽》 18~19호에 연...

오베르뉴의 노래와 프랑스어 수업 - 차트랑
한때 노래를 들으며 외국어 공부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외국어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때 였고, 노래의 가사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다. 노래가 마음에 들면 자주 듣게되고, 그럴수록 그 가사와 음반의 내지에 써있는 내용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그러다보니 덩달아 웃지 못할 사건이 발생했다. 아무런 대책 없이 시작했기에 지금 생각해봐도 무모한 결정이었다. 어쩌다가는 학부때 타학과 전공을 3과목 수강한 적이 있었다. 철학 아리스토틀, 서양 음악사 그리고 프랑스어 였다. 철학과 수강은 아리스토텔레스에 빠져버린 친...

코스모스 혹은 의미에 대한 강박증 - 로쟈
폴란드 작가 비톨트 곰브로비치(1904-1969)의 마지막 소설 <코스모스>(1965)를 어제 강의에서 읽었다. 생전에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한 네 편의 소설 가운데(소설로 한정하면 개정증보판까지 낸 한권의 소설집과 가명으로 발표한 소설 한권이 더 있다. 우리말로는 희곡집도 번역돼 있고 봄학기에 읽을 예정이다) <트랜스아틀랜틱(대서양 횡단)>(1957)이 번역되지 않은 상태라 현재로선 <페르디두르케>(1937)와 <포르노그라피아>(1960), 그리고 <코스모스>가 우리가 읽을 수 ...

달도 없이, 놀랄 만큼 많은 별들로 가득 채워진 밤하늘, 그별 무리 속에서 내가 알고 있는 몇몇 별자리들이 나타났다. 북두칠성, 큰곰자리, 그 별자리들을 찾아냈다. 하지만 내가 알지못하는 다른 별자리들 또한 중요한 별자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때를 기다리기라도 하듯 자취를 감춘 채 웅크리고 있었다. 나는 선을 이어 가며 모양을 연결하려고 애써 보았다... 하지만 모양을 식별해 내고, 별자리를 그리는 일에 갑자기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정원으로 시선을 돌렸다.하지만 이곳에서도 또다시 너무 많은 대상들이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굴뚝과 파이프, 부서진 배수관, 처마의 돌림띠, 작은관목, 아니면 더욱 복잡하고 골치 아픈 조합체들, 이를테면 꺾어졌다가 사라져 버리는 오솔길이라든지, 그림자의 리듬과 같은 것들이 금방 나를 지치게 했다... 역시 여기서도 마지못해 형태와 패턴을 찾기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는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았다. 지겨웠고, 참을 수가 없었으며, 변덕이 났다. 그러다 문득 이것들이 내 주의를 끌게 된 궁극적인 요인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의 뒤에‘ 혹은 ‘~의 너머에 무언가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어떤 대상이 다른 대상의 ‘뒤에 있다는 사실, 굴뚝 뒤에 파이프가 있고, 부엌의 귀퉁이 너머에는 담벼락이 있고, 그건 마치...마치...마치… 카타시아의 입술이 레나의 작은 입술 뒤에 있는 것과 비슷했다. - P24


2월이 가기 전에 - 자목련
내가 갖지 못한 어떤 것, 그 능력을 질투한다. 질투는 나의 힘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를 향한 마음을 버리지 않는 건 꽤 괜찮다. 모방이라는 노력이라는 방향으로 뻗어가거나 수집으로 남기 때문이다. 2월을 기억하고 말하고 쓴 김상혁의 에세이 『그냥 못 넘겼어요』를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그의 시집을 읽었다는 게 참 다행이구나 싶었다. 겨우 한 권하지만 말이다. 나만 아는 문장, 나만 쓸 수 있는 무언가를 갈망하던 시절이 있었다. 적극적으로 배우거나 강의를 찾는 대신 그저 읽기에 최선을 다했던 때였다. 그때의 인연은 나에게 시집을 많이 읽...

품위 있는 장례를 위한 - 구단씨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쯤, 요양병원에서는 마지막을 준비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봐야 할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보내드릴 준비를 하라고. 멀리에 사는 가족들에게 연락하고 그 주 주말에 다 모여서 아버지를 보러 갔다. 그리고 이틀 후 새벽,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다시 가족들이 도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에, 이제 나 혼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당황했다. 다행히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계시던 요양병원 바로 옆에 장례식장이 있었고, 미리 한번 상담받아본 터라 고인을 요양병원에서 장례식장으로 옮기는 절차는 어렵지 ...

정물화를 보는 방식 - yamoo
회화 중에 정물화가 있다. 꽃, 화병, 주전자, 병, 과일 등을 그린 그림. 세잔의 사과 그림은 너무도 유명하다. 정물화로 유명세를 떨치기는 좀처럼 힘든데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구자승 화백이 정물화로 인기가 많고 유명하다. 근데 정물화는 왜 그리는 걸까? 초현실주의나 다다이즘에서 보았을 때 정물화는 현대적이지 않은 주제다. 개인적으로도 궁금했다. 화가들은 도대체 정물화를 왜 그리는 걸까? 공부를 좀 해 보니, 사물과 공간에 대한 기본기를 익히기에 정물화 만한 주제도 없었다. 사물과 사물의 관계 뿐만 아니라 그걸 보는...

자유-능동과 수동의 여정, 그리고 휴머니즘 - 페넬로페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재해석한 퍼시벌 에버렛 작가의 소설 『제임스』를 읽기 위해 먼저 이 두 소설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릴 때, 동화로 읽은 『톰 소여의 모험』은 너무 재미있어 계속 반복해서 읽은 기억이 있다. TV에서 방영된 만화도 여러 번 봤다. 특히 톰 소여가 폴리 이모의 명령으로 높이가 3미터나 되는 30m 판자 담장을 회반죽으로 칠해야 할 때, 그의 기지로 다른 친구들이 신나게 담장을 칠하던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다. 다시 읽은 ‘톰 소여의 모험’에서 이 부분은 책의 처음에 속하는데 그동안 내 기억은 ...

괴담과 파르페 - 꼬마요정
내 유튜브 알고리즘에는 세 가지가 언제나 반복된다. 날씨, 괴담 그리고 카페 혹은 킷사텐 브이로그. 그리고 가끔 미니어처 요리 하시는 분이랑 뉴스 기사, 고양이 관련 영상이 올라오고 전시회 같은 것을 알려주는 영상도 올라온다.처음에 킷사텐 재즈 영상을 보고 킷사텐이 뭐지 싶었다. 한자로 끽다점(喫茶店)이고 일본어로 킷사텐이라고 읽는다. 다점은 알겠는데 '끽'자를 몰라서 찾아봤더랬다. 우리에겐 일제강점기 때 쓰던 말이고 이제는 까페나 커피숍으로 대체된 말인 끽다점이 일본에선 계속 쓰인다는 점이 신기했다. 1920년대에 가벼운 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