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마이페이퍼 당선작

루트비히 볼츠만: 원자를 믿은 과학자 - cyrus
통계 역학을 믿으려면 분자를 믿어야 한다. (윌리엄 크로퍼, 《위대한 물리학자 3》에서, 105쪽)“내게 천사를 보여 달라. 그러면 천사를 그릴 것이다.” 이 말을 남긴 프랑스의 화가 쿠르베(Courbet)는 대상을 사실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회화의 중요 덕목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 또는 성서에 묘사된 성인과 천사들의 모습을 그리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눈에 비친 현실을 그렸다.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에른스트 마흐(Ernst Mach)는 원자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똑똑한 사람들의 가장 강력한 특징 - 공쟝쟝
언제부턴가 드문드문 집어드는 책 종류에 ‘뇌과학’분야가 끼어들기 시작했다. 나 자신의 문제에서 시작된 심리학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무의식 영역에 대한 궁금증으로, 그리고 의식/무의식에 관여하는 뇌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지치기를 하고 있는 중인데, 뇌과학🧠이 제일 좋다. 마음이 편해진달까. 주 양육자와의 관계, 다뤄지지 않은 어린시절 무의식적 상처에서 출발해 결국 사회적 관계와 구조의 문제까지를 생각하지 아니할 수 없게 하는 심리학에 비한다면 뇌과학이란 훨씬 명쾌한 것이다. (예시)* 오늘 왜 이렇게 축축 쳐지지? → 이건 오늘의...

“하지 않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내 사랑 反성장주의자들 - 잠자냥
최근 서재에서 <벤야멘타 하인학교>와 <필경사 바틀비> 리뷰를 잇달아 읽었다. 모두 내가 무척 좋아하는 작품이라 흥미롭게 읽었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벤야멘타 하인학교>의 야콥 폰 군텐도, 필경사 바틀비도 모두 ‘하지 않기’를 선택함으로써 문학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긴 독특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벤야멘타 하인학교>를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선명하다. ‘하인학교’라는 제목부터가 강렬하다. 하인 양성 학교라니! 놀랍기 짝이 없다. 모두가 갑(甲)이 되어...

한나 아렌트에서 발터 벤야민에게로 - 그레이스
제목처럼 한나 아렌트의 중요한 세 번의 탈출을 이야기하고 있다. 독일에서의 탈출, 파리에서의 탈출, 그리고 세 번째는 기존의 철학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세 번째의 경우 하이데거와의 실재적인 결별이고, 그의 존재론과의 결별이다. 그녀는 다섯 살 때 칸트를 알았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많은 질문을 갖고 있었다. 독일에서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 아버지의 죽음 등에 대한 질문들이다. 14살 때 칸트의 저서를 전부 섭렵했고, 독학으로 고대 그리스어를 공부했고, 그리스 비극에 빠져들었다. 그녀는 17살에 독일의 명문 마르부르크 대학...

210805Thu - syo
딱 어느덧 딱딱한 복숭아는 들어갈 때가 되었다고, 아쉬울 여유도 없이 분주한 나 대신 아쉬워하던 사람이 그래도- 라는 말과 함께 복숭아를 보내왔다. 이 여섯 알의 복숭아에서 올해를 끝마친다면 한 알에 두 달을, 한입에 열흘은 베어 무는 셈이겠다. 복숭아는 목을 넘어가면서 그윽해지는 과일. 크게 베어 물어 지나치게 꼼꼼히 씹지 않고 삼키면 여름의 어떤 짓궂은 장난도 다 용서할 수 있는 맛이 난다. 좋은 일들은 대체로 겨울에 있었다. 여름은 그저 여름이기만 해도 힘든데 어찌 된 일인지 슬프고 괴로운 일...

고립은 고독의 사악한 쌍둥이 - 단발머리
1. 명랑한 은둔자 / 유령 퇴장 고독은 차분하고 고요하지만, 고립은 무섭다. 고독은 우리가 만족스럽게 쬐는 것이지만, 고립은 우리가 하릴없이 빠져 있는 것이다. (19쪽) 도서관에서 빌린 『명랑한 은둔자』를 3쪽 읽고 바로 책을 주문했다. 내 책으로 읽어야겠다 싶어서, 줄을 치고 싶어서. 늦은 밤에 주문했는데 오고 있다고 한다. 서두르지 마시고 천천히 오세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않는 혹은 피하고 싶은 필립 로스의 작품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유령 퇴장』이고, 제일 좋아하는 문단은 바로 여기다. 설명할 수...

결의를 다지는 - 자목련
어떤 경험과 기억은 인생의 반향점이 된다. 때로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나타나고 힘을 발휘해 적용되기도 한다. 그건 강렬했다기보다 불편하고 난해한 기억이거나 경험이다. 어쩌면 지우고 싶은, 잊고 싶은 것들일 수도 있다. 왜? 란 질문을 반복하게 만드는 것. 그런 것들이 삶을 바꾸고 흔든다. 모두에게 다 그런 건 아니다. 누군가는 그 기억을 그냥 과거로 치부하고 기억하지 않음으로 인식한다. 그 기억은 내 것이 아니라고 기억으로부터 멀리 도망치며 살아간다. 누군가는 끊임없는 질문으로 이어간다. 기억의 실체를 찾아, 기억의 부여하는 의미를...

‘인간의 운명과 역사에 관한 위대한 대서사시‘ - scott
[드리나 강의 큰 물줄기의 대부분은 가파른 산 사이의 협곡 혹은 절벽의 둑을 안은 깊은 산협 사이로 흐른다. 강 줄기의 불과 몇몇 군데에서만 탁 트인 골짜기가 만들어지고 그 강의 양면으로 제법 평평하고 집도 짓고 농사도 지을 만한 비교적 비옥한 곳이 생겨 났다. 그렇게 만들어진 곳이 바로 이곳 비셰그라드에도 있는데 이곳이 드리나 강이 부트코바 암벽과 우좌브니크 산맥 사이에서 생겨난 깊은 협곡 사이에서 갑자기 물살을 바꾸는 곳이기도 하다. 드리나 강이 만들어내는 이 전환점은 이상할 정도로 날카로운 데다 양쪽에 있는 산들이 어찌나 가...

위안부 기림의 날,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 30주년을 맞이하여... - 겨울호랑이
1993년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관방장관은 담화를 발표하여 "본 건은 당시 군의 관여하에 많은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준 문제이다"라고 인정했습니다. 또한 "우리들은 역사연구, 역사교육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오랫동안 기억하고 같은 잘못을 결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시금 표명한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1994년 무렵부터 군'위안부'는 자유 의지로 매춘을 한 '공창 公娼'이라는 의견이 각료들 사이에서 나오게 됩니다. 그 후 중학교 역사교과서에서는 군'위안부'에 대한 기술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_ 요시미 요시...

위안이란 무엇입니까? 일반적으로는 스포츠, 영화, 연극 또는 책을 제공하는 등의 건전한 오락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일본군 지휘부가 처음부터 생각했던 것은 여성을 물건 취급하여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_ 요시미 요시아키, <일본군 ‘위안부‘ 그 역사의 진실>, p24 - P24


아렌트님, 악은 보편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 초딩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그 유명한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을 다룬다. 600만 명의 유대인을 죽인 홀로코스트(The Holocaust)에서 아돌프 아이히만은 요직에서 자신의 뛰어난 행정 능력을 발휘했다. 재판 전, 대부분의 사람은 아이히만을 악의 화신으로 예상했지만, 재판 전 정신 감정이나 재판 중 그의 모습은 지극히 평범했다. 여기에 착안한 아렌트는 평범한 우리들도 자신을 되돌아보지 않는다면, 특정한 상황에서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사...

[벨낀 이야기]-알렉산드르 뿌쉬낀 - 페넬로페
‘고 이반 뻬뜨로비치 벨낀의 이야기’-알렉산드르 뿌쉬낀 《돌고 돌아 다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대학 1학년 여름 방학동안 외삼촌의 주선으로 **은행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은행의 고객 중 무작위가 아니라 철저히 엄선된 20개 정도의 가정을 방문해 설문조사를 하는 것이었다. 은행에서는 미리 우편으로 사전양해를 구했다고 했는데 그냥 이러한 설문조사에 응해달라는 통보에 불과했다. 설문지의 내용은 일종의 호구조사였는데, 그것은 상당히 세밀하고 구체적이었다. 각 가정의 구성원에서부터 세대주의 직...

로마제국 멸망에 대한 두 가지 시선 - 김민우
1. 들어가며 로마는 하나의 국가명이나 지명에서 그치지 않고 하나의 거대한 고대 문명을 가리키는 말이다. 강력한 군사력과 문화적 지도력으로 누군가의 말처럼 ‘세계의 절반을 지배했던’ 로마였기에 과거부터 로마의 멸망 원인에 수많은 이들이 관심을 기울였다. 그 관심은 한 강대국의 흥망성쇠에 대한 역사적 교훈을 이끌어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찬란했던 문명 일반이 어떻게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졌는지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로마는 하루아침에 건설된 것이 아니듯이, 하루아침에 멸망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

인간은 선한존재에 가깝다 - 닷슈
이 책들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간 본성에 대한 것이다. 책 파리대왕과 홉스는 인간의 본성을 기본적으로 악하다고 본다. 파리대왕에선 섬에 갇힌 아이들이 처음엔 젠틀하고 규칙이 있지만 상황이 악화될수록 야만에 가까워져가는 모습을 그렸고, 홉스 역시 인간의 자연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루소는 다르다. 루소는 자연상태의 인간을 선으로 보며 오히려 문명으로 인해 인간의 본성이 악해진다고 본다. 이처럼 인간 본성에 대해선 동서양을 막론하고 선과 악의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많았다. 루소나 공자, 맹자, 장자는 선...

막장의 이면에 있는 사회문제를 고발한다 <벨아미> - 새파랑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에는 그 여자 주위의 모든 것이 몽땅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고전이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거야? 사실 나는 소설을 읽을 때 해피앤딩 보다는 새드앤딩을 좋아하고, 권선징악 보다는 악인이 살아남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실제 삶에서는 절대 그렇지는 않지만 왠지 취향이 그렇다. 설마 나만 그러는건 아니겠지? 막장드라마가 인기 있는것도 나와 비슷한 취향인 사람이 많기 때문일까? ˝모파상˝의 <벨아미>를 20자평으로 요약해 보자면, ‘완전 재미있는 완전 막장 중의 막장 이야기‘ 라 할 수 있다. 책의...

책탑에 눌려 쓰는 꼼수 리뷰 - 바람돌이
7월 8월에 다 읽었지만 아직 리뷰를 못쓴 책들.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책이 좋으면 좋을수록 리뷰쓰기가 너무 힘들다.인문서들은 내용이 분명하니까 그래도 좀 나은데 특히 저 책탑에 있는 소설들<나는 고백한다> <펠리시아의 여정> <모두 다 예쁜 말들>은 일치감치 내 인생의 책들의 반열에 오르고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너무 좋은데 그 좋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 안타깝고도 안타깝다.좋은 책일수록 글을 잘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쓰야지 하다보면 이렇게 리뷰 쓸 책들이 밀리고,그러다보면 읽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