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마이페이퍼 당선작

나만의 고양이를 찾아 떠나는 탐험 - 수이
현대 사회에서 좋아하는 외국어를 하나 익혀 내 나라 말이 아닌 낯선 외국어로 소통을 하고 의사 표현을 하는 걸 로망으로 삼는 건 어떠한가?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할 수도 있고 반대로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할 수도 있다. 그 과정은 어느 누구도 쉬이 판단내릴 수 없는 일이고. 인생은 롤러 코스터를 타는 일과 같다. 위로 올라갈 때가 있고 아래로 추락할 때가 있다. 한없이 추락하는가 싶은데 또 위로 치솟는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삶이다. 그렇다면 외국어를 매일 사용하는 삶이란 어떠할까? 내 나라에서 살면서 모국어로 ...

나만의 딕테를 찾아서 - 맥락없는데이터
어젯밤 문득, 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이 낯설었다. 주름진 얼굴과 조금씩 느려지는 몸짓은 내가 살아온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이렇게 늙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 인생은 이제 무의미해진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은 조용히 나를 잠식하며, 온몸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불안하게 잠이 들어서 그런가 계속 잠을 설쳤다. 문득 차학경이 떠올랐다. 나는 그녀의 『딕테』를 펼쳤다. 책장 위로 뿜어져 나오는 그녀의 언어는 여전히 생생했다. 그 안에는 그녀가 겪은 역사, 그녀가 싸워온 사...

어쩐지 노벨의 언어로 강연한 물리학자... - 나귀님
한강이 참석한 노벨상 시상식에 관한 신문 보도를 읽다 보니 한 가지 흥미로운 내용이 있었다. 각 부문 수상자의 시상에 앞서 주최측이 선정 이유를 설명하는데, 보통은 말미에 주최측 발표자가 해당 수상자의 모국어로 한 마디를 곁들이는 것이 일종의 관례였다고 한다.그래서 이번 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선정 이유에도 말미에 한국어 문장을 한 마디 곁들이기 위해서 주최측 발표자가 현지의 한국어 번역가에게 의뢰해서 해당 문장의 녹음까지 따갔던 모양인데, 결국에는 발표자가 자연스레 발음하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빼버린 모양이다.표면상으로는 어색한 발...

꿈꾸는 도시 - 다락방
김민철은 오래, 파리를 꿈꿨다. 여행으로 짧게 몇 번 다녀온 적은 있지만 그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내내 간직한채였다. 그리고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한지 이십년만에 퇴사를 하고, 꿈꾸던 도시 파리에 가서 살아보기로 한다. 혼자서. 그렇게 그녀의 파리 생활이 시작된다.모든 사람이 낯선 도시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꾸는 것도 아니고, 꿈을 꾼다고 다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도 아니다.그러나 김민철은 꿈꾸는 도시가 있었고, 그러나 이십년간 직장인으로 살면서 그 꿈을 간직한 채였고, 그러나 이제 퇴사를 하고 그곳에 닿았다는 점에서 이...

가난의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이고 뭉쳐... - 구단씨
며칠 한낮의 햇살이 너무 따스해서, 지금이 겨울이라는 것을 잊었다. 아침에 나가면서 유독 찬바람이 매서웠던 오늘 아침에, ‘맞다, 지금은 겨울이었지’ 하고 내 몸에 다시 각인했다. 그 아침에 파지를 주우러 리어카를 끌고 나온 할아버지 한 분을 보고서, 엄마가 입버릇처럼 했던 말도 떠올랐다. 차라리 여름이 낫다고, 힘든 사람한테 겨울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힘들다고. 내가 가던 길을 계속 가면서도, 리어카를 끌고 파지가 쌓인 곳으로 돌고 돌을 그 할아버지를 계속 떠올렸다. 지금쯤 그 리어카에 파지가 가득 실려 있기를, 내가 바랄...

당신의 비밀을 응원하며 - 꼼쥐
고집스러운 시간이 묵묵히 흘러가는 동안 나와 당신의 틈새를 메웠던 삶의 질료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따금 생각하곤 합니다. 말하자면 그런 것이지요. 조급하거나 성마른 성격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사소한 이유로 당신과의 관계를 무 자르듯 싹둑 단절하거나 데면데면 멀어지지 않은 채 그토록 오랜 세월을 한결같이 지켜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랄까 원천이랄까 뭐 그런 게 궁금했던 것이지요. 우정이나 공감 또는 배려와 같은 추상적인 단 어로 대답을 갈음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뭔가 미진한 부분이 남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는 헤어지지...

책을 읽는 것, 두 번의 삶을 살아가는 것 - scott
펄롱은 다른 아이들이 그토록 반기는 것을 겁내는 자기 아이를 보니 마음이 아팠고 이 아이가 용감하게 세상에 맞서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 중에서 1985년 12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어느 날 아침, 아일랜드의 제조업 생산기지가 있는 도시 뉴로스로 석탄 배달일을 하며 아내와 딸 다섯을 부양하는 책임감 강한 가장 빌 펄롱은 수녀원 창고에 석탄을 배달 하러 갔던 날, 그의 삶을 통째로 뒤흔들어 버리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펄롱과 눈이 마주친 수녀원 안의 아...

오로지 길은 걷는 것만이 중요하다 - 단발머리
1. 무지의 즐거움/ 유대문화론 /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우치다의 책을 몇 권 읽었는지 모르겠어서 세어 봤다. 이 책까지 3권(찾아보니 4권)이기는 한데, 최근에 레비나스를 다룬 책도 한 권 대출해 두어서 그 책도 읽게 될 예정이다. ​싱글맘의 독박육아와 싱글대디의 독박육아가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 친구(참고 사항:미혼)는 매우 흥분해서 설파했는데, 친구의 말이 대부분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싱글대디로 12년을 주양육자로 살아간다는 건 엄청 힘든 일이라는 점을 꼭! 인정해 줘...

간밤에 읽은 책 | 나를 되찾는 집중의 기술 - 하나의책장
나를 되찾는 집중의 기술저자 샘 혼갈매나무2024-12-20원제 : ConZentrate자기계발 > 성공학자기계발 > 시간관리매일 집중을 하면서도 집중이 어떤 의미인지,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시간 개념을 재정립하면 인생에서 경주를 벌여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생각 대신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누리는 시간을 깨닫게 된다고 할까? 그러면 시간을 최고로 쓰는 방법은 곧 이 순간을 즐기는 것임을 알게 된다.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

파리는 살아있는 괴물이다. - 그레이스
발터 벤야민은 “발자크는 정확한 지형적 등고선을 그려 세계의 신화적 정체성을 확고히 세웠다”그리고 “파리는 그의 신화가 자라난 곳”이라고 말한다. 이런 문장들 때문에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가 읽고 싶은 것이다. 파리는 발자크의 『인간극』에 등장하는 은행가, 의사, 고리대금업자, 매춘부, 변호사, 군인, 언론인, 작가, 예술가 등 잡다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발자크는 이들을 등장시켜 파리의 평면을 구석구석 그리고, 그들의 풍속을 전시한다. 발자크의 작품은 19세기 파리라는 도시를 조망하고, 그 거리에 위치한 건물의 내실...

세계추리소설필독서50 - 우주
추리소설은 그냥 뻔(?)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오만하게...) 결정적 재미를 알게 된 건 마르틴베크시리즈 를 읽게 되면서 부터가 아닌가 싶다. 이런 까닭에 추리소설이 소개된 책들도 이제는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왜냐하면 아직도 읽지 못한, 만나야 할 책들이 많을 테니까...그런데 목차를 살피면서 내가 아직 읽지 않은 심농의 책이 있는 걸까 싶었는데.. 아니었다.^^ 유일하게 읽지(?)않았다고 생각한 건 표지가 달라서..라고 생각했으나.아니었다. 2021년에 읽었는데..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추리소설이라 스포일...

고양이, 고양이가 주는 기쁨 - 자목련
고양이를 처방한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 도대체 어떤 병원에서 고양이를 처방해 준다는 건지. 소설을 읽기 전부터 판타지 소설이구나 싶으면서도 나도 고양이를 처방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온 이시다 쇼의 『고양이를 처방해 드립니다 2』에서는 네 가지 사연이 등장한다. 그러니까 네 명의 환자에게 고양이가 처방된 것이다. 모든 판타지가 그렇듯 고양이를 처방해 주는 ‘고코로 병원’은 쉽게 찾을 수 없다. 어떤 이는 우연한 방문으로 어떤 이는 지인의 소개로 그곳을 찾는다. 대학생 ‘모에’는 엉겁결에 병원을 방문했다. 울...

오디세이 구라세이 - cyrus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오디세우스(Odysseus)는 별명이 많다.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여러 개다(하지만 오디세우스의 머리는 곱슬머리가 아니다). 호메로스(Homeros)의 서사시 《오뒷세이아》에 언급된 별명이 모두 몇 개인지 세어보지 않았다. 작년에 《오뒷세이아》를 읽으면서 내 눈에 띈 별명들이 있었다. [대구 책방 <일글책> 서양 인문 고전 읽기 2023년 두 번째 선정 도서]* 호메로스, 천병희 옮김 《오뒷세이아》 (도서 출판 숲, 2015년)‘신과 같은 오디세우스’, 《오뒷세이아》 1권 20행(천병희 옮김)...

2024년 독서 정리 - 새파랑
매년 100권 읽기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2023년에 실패해서 2024년 올해는 꼭 100권을 읽어보자고 연초에 마음 먹었지만...올해도 실패했다. 올해는 그래도 핑계가 있었던게 근무지를 옮기고 바쁜곳으로 간 첫 해에다가 장기간 출장도 있어서 시간이 정말 없었다. 그래도 나름 91권을 읽어서 뿌듯하다. 목표치의 91% 달성이다.독서에 있어서 중요한건 양이 아니라 질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살아보니 양을 무시하긴 쉽지 않더라. 독서량을 늘리기 위해 북플 및 서재활동을 거의 못한게 아쉽기는 하다. 2025년에는 북플 및 ...

우리 사라지지 말아요. - Sarah
남편에게 자주 듣는 말들이 있습니다."넌 열심히 쓰면서 이제까지 뭐했냐?" 항상 열심히 한다고 컴퓨터를 붙잡고 있는 제가 뭐 하나 대단한 성과가 없는 제게 핀잔을 줄 때 하는 말들입니다. 그 말을 듣다보면 저 또한 자문하게 됩니다. "나는 여태까지 뭐했지?" 어느 날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해를 살펴보았습니다. 쓰다 말다불규칙했지만 어느 새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있었습니다. 그기록을 살펴보면 저도 모르게 한 소리가 하게 됩니다. "난 정말 이제까지 뭘 하고 있었나? 한 게 아무것도 없네..." 이 느낌은 2024년도 한 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