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어떻게 ‘일본’이 되었나 - 새로운 세대의 일본 문화 디코딩
김유영 지음 / 브라운출판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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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와 일본, 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하나 매우 다르다. 그리고 여기에는 지리적 환경과 그것과 상호작용하며 스스로 빚어낸 정치, 사회, 문화 등의 인문적 요소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책은 일본인의 정신과 사회문화적 요인을 빚어낸 지리, 역사문화적 요소를 깊고 흥미롭게 잘 풀어낸다.


1. 일본인은 청결하다?

 한국인은 일본인이 매우 청결하고 궁중도덕 의식이 높다고 여긴다. 지금은 우리도 상당히 깨끗해져 그런 의식이 좀 옅어졌으나 과거에는 상당했다. 아마 지금은 중국인이 한국인과 일본인을 그리 여기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이를 일본의 민도라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한국의 경우처럼 후천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이전 공중도덕과 거리의 청결도가 엉망이었다. 1950-60년대 길거리를 쓰레기로 가득했고, 지하철이나 수도권행 기차는 새치기에, 먼저타기 등등 공중도덕 의식이 영 엉망이었다. 이런 일본이 바뀐 것은 우리와 같다. 올림픽이다. 일본은 1964년 동경올림픽을 계기로 대대적인 도시환경미화와 공중도덕 의식 캠페인을 벌이며 이것이 먹힌다. 공공장소에 쓰레기통을 만든 것도 놀랍게도 이때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 길을 걸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대대적 거리 미화와 공중도덕 함양 캠페인이 이뤄졌다. 애국주의, 민족주의와 결합행 강한 압박으로 이것이 사회에 자리잡았다. 결국 일본과 우리 사이엔 개발의 올림픽이라는 계기의 시간차만 있었을 분이다. 중국도 모르긴 몰라도 아마 2008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공중도덕 민도라는 것이 많이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다.


2.안과 밖이 다른 이중성

 일본인의 행동을 지배하는 강한 두 축이 있다. 다테사회라고 불리는 수직 사회의 위계질서와 동조압력은 우치와 소토로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분하는 성향이다. 일본은 수평적 요소인 자격보다는 수직적 요소인 인간관계가 자신을 규정하는 핵심원리다. 그래서 일본 사회는 독특한 패션 문화와 서브컬쳐 등 강한 개성을 드러내고 허용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상 매우 보수적이고 수직적 사회다.

 그래서 일본 만화나, 드라마, 영화에서 머리는 원색으로 물들이고 놀고 방탕한 주인공들도 웬지 가업을 이끌게 되거나 취업을 하게 되거나 사회로 진출하면 놀랍게 머리를 깎고 검게 만드는 모습을 보이는데 실제 사회에서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 한국도 다소 그런 경향이 있지만 일본에 비할바는 아니다.

 이는 강한 위계와 강한 동조압력 때문이다. 일본의 우치는 내집단으로 가족, 회사, 동료, 동창이다. 그리고 소토는 외집단으로 고객, 타사직원, 타인이다. 일본은 극진한 예의, 오모테나시 문화는 소토를 대함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외부를 존중하기보다는 그들과의 마찰을 피해 내부의 안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개인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정해진 형식에 맞는 진중함을 보인다. 하지만 소토라도 우리 내부를 위협할만한 것이 아닌 만만한 대상은 극진한 예우의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만만한 어린 아이나, 만만한 국력의 외국인에 대해서는 갑질과 무시가 자행된다. 

 일본어에서 주다는 아게루다. 우치에서 우치, 우치에서 소토, 소토에서 소토간에는 아게루라는 동사를 쓰지만 유독 소토에서 우치는 쿠레루라는 다른 표현을 쓴다. 

 일본이 이렇게 된데는 섬이라는 지정학적 요건이 크다. 일본은 과거부터 동북아 문명의 종착지로 가장 문명이 들어오는 시점이 늦었다. 그리고 중국과는 멀리 떨어져있고 한반도는 일본보다 작은데다 중국과의 대결에 나라를 지키는데 급급해 삼국시대 외에는 일본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어찌보면 막강한 대륙 및 북방세력을 한반도가 막아준 꼴이다. 이러다보니 일본이 이 치열한 동북아에서 겪은 외침이란게 13시 여몽연합군의 실패한 정벌이 고작이다. 그래서 외부충격이 역사상 페리 제독 이에는 사실상 없었고 이로 인해 사회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지배층의 전면적 교체도 없었다. 

 그 상징이 일본의 덴노다. 만세일계라 할 정도로 지배구조가 변하지 않는다는 강고한 역사적 경험이 있기에 기존 위계질서가 철저히 내면화 되어 있다. 

 여기에 도쿠가와 막부의 봉건제가 이를 더욱 강화했다. 막부는 기득권 유지를 위해 반란과 하극상을 막기 위해 사회 전체를 엄격한 위계구조로 만들었다. 사농공상의 신분제로 사무라이, 농민, 공인, 상인의 계급이 철저했다. 그리고 지방 다이묘 통제를 위해 매우 정교한 통치시스템을 고안했으니 그것이 참근교대다. 이는 다이묘가 격년으로 자신의 영지와 막부가 있는 에도를 오가며 거주하는 것이다. 이는 다이묘에 경제적 부담을 지우고 그 처자식을 에도에 사실상 인질로 잡아두는 제도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다이묘들에겐 이 참근교대의 규모가 자신의 세를 과시하는 장이 되어 어처구니 없게도 막부는 참근교대 인원을 제한하는 법까지 제정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런 강고한 신분체계가 260년간 지속되다보니 일본 사회는 상하관계가 생존의 제 1원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변하지 않는 사회의 수직체계와 자신의 소속의 강고함이 내부 집단에서의 수직체계를 고수하고 그것을 내면화하는 방향으로 고착한 것이다.

 일본의 집단주의는 때로는 상당히 잔혹한 방향으로 작동한다. 막부는 5가구를 하나의 단위로 몪눈 고닌구미를 시행했는데 이는 상호감시와 연대책임의 원리다. 납세, 범죄, 종교 문제등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연대책임이 발생한다. 이는 매우 잔혹한 처벌이었기에 사람들은 자발적 내부통제를 강화했다. 그래서 지금도 일본의 집단은 현재의 집단 평화를 깨는 자에게 매우 가혹하다. 코로나 19 요코하마항에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가 정박하지 못하고 연안을 겉돌았다. 코로나 19 집단 감염이 선내에 창궐했기 때문인데 당시 의료진은 격리된 배안에서 필사의 사투를 벌였다. 이중 한 간호사가 감염되었는데 그 공로와 노고에도 그는 지역사회에서 큰 비난을 받았다. 가족이 따돌림 받았음도 물론이다.

 코로나 19기간 일본 사회에서는 일종의 자경단 같은 것이 존재했는데, 외부인이나 외부 차량 번호가 발견되면 그 차량에 돌아가라는 욕설이나 심지어 타이어 펑크, 사이드 미러 파괴등이 자행되었다. 고닌구미의 현대적 재현인 셈이다. 

 일본 사회에서 집단주의는 평소에는 질서와 조화로 작동하지만 이처럼 위기시 자신들의 집단 보호를 위해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이나 .위해를 가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과도하고 가혹하며 매우 배타적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지역에 대단한 살인자라도 발생하면 무관한 그 가족을 공격하고 집등을 테러하며, 집에 살인자의 집이라는 구호등을 붙이는 일이 자행되는 것이다. 

 일본의 내집단에 대한 강박은 국기 스모에서도 드러난다. 스모에서 이기는 방법은 다소 특이하게도 상대를 눕히거나 때려 제압하는 것이 아닌 경기장에서 밀어내는 것이다. 이는 한 사람을 내집단에서 밀어내는 것을 상징한다. 즉, 내집단에서 밀려나는 것이 패배인 것이다. 

 이러한 동조압력은 개인의 창의성과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억압하고 사회 전체를 경직되게 만든다. 특히 사회 전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브레이크는 사실상 사라지고 엑셀만 존재한다. 군국주의 일본이 딱 그러했다.

 이는 일본인의 도덕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인의 도덕에는 성리학적 가치관이 깊게 자리한다. 인간으로 지켜야할 도리가 마땅히 있고, 이런 도덕률은 절대적인 윤리로 외부 시선이나 상황에 따라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개인의 내면에 확고히 자리하며 그래서 한국인에겐 지조 있는 행동이 중요하다. 그래서 부정을 저지르면 깊은 죄의식을 느끼고 반성과 참회, 자신의 양심을 회복하려 한다. 반면 일본은 상대적의적 도덕이다. 이들은 도덕의 기준점이 내가 아니고 타인이다. 이는 집단에서의 소속과 그들이 나를 바라보는 것이 생존에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은 수치문화가 발달했다. 개인이 부정을 저지르면 내면적 참회보다는 행동, 성과로 타인에게 뭔가를 보여야 한다. 그래서 사회적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집중한다. 그리고 이게 불가능하다 판단되면 그래도 외부에 자신의 결의를 보여야 하며 그것이 극단적 할복이다.


3. 개성적 문화의 근원

 이런 강직함에도 일본엔 세계인을 사로잡은 독특한 패션, 만화, 게임, 음악, 영화 등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모순되 보이는 이런 면은 사실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막부는 사회를 엄격한 위계질서에 두었음에도 영리하게도 숨통을 트일 해방구는 마련해놨다. 그것이 문화 예술과 유흥이다. 마치 오늘날 독재정권들이 잘 써먹는 3S 정책과 유사하다. 

 계급은 통제되지만 사람들은 계급안에서의 상승과 자아실현은 만끽할 수 있었다. 유흥과 예술이 자아실현의 해방구였던 것이다. 막부시절 행정권이 미치지 못한 강변지역에 모여사는 이들이 가와라모노다. 이들은 도축, 가죽세공, 청소 등 부정한 일에 종사했다. 그리고 이들이 예능과 공연 등 유흥에 종사했다. 천민은 엄격한 규범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예술에 두각을 나타내기 좋았다. 그래서 이 계급에서 유명 가부키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출판 역시 소재가 다양했다. 폭력적이고 기괴한 소설이 많았고 노골적인 성행위가 묘사된 것도 많았다.  

 일본의 미의식은 각 시대의 지배층과 연관한다. 헤이안시대 귀족은 문학, 중세 무사는 선불교, 에도시대 상인 죠닌은 유흥문화가 중심이다. 헤이안의 미의식은 모노노아와레다. 모노는 사물이나 인간 세상이며, 아와레는 마음 깊은 곳의 감정이나 정서다. 덧없이 피고지는 벚꽃의 애틋함, 저무는 달의 쓸쓸함, 무상을 인지하는 애상적 아름다움이 모노노아와레다. 무사계급은 선불교다. 유겐은 직접 드러내지 않고 그윽하고 신비로운 아름다움이다. 화려한 외면이 아닌 사물의 감춰진 본질이다. 이는 모노노아와레를 넘어 그 감정을 마음에 삭히고 절제하여 더 깊고 상징적인 정취를 표현한다. 유겐 미학의 정점은 14세기 전통가면극 노다. 노는 배우가 무표정한 가면을 쓰고 극도로 절제도니 움직임과 상징적 동작만으로 깊은 슬픔과 고뇌를 표현한다.

 막부는 공창으로 유곽을 운영했다. 이는 풍기문란을 통제하고, 유곽에서 자금을 징세하고, 무사의 다툼 방지와 사회 불안의 해소를 위해서였다. 에도의 요시와라, 교토의 시마바라, 오사카의 신마치가 3대 유곽이다. 유곽은 담을 높게 두르고 해자까지 둘러 도시와 분리된 별도의 공간이었다. 유곽이 특별한 이유는 그곳에서만큼은 에도의 엄격한 신분제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무라이는 자신의 신분을 상징하는 두 자루의 칼을 반납하서야 유곽 입장이 허용되었다.

 그래서 유곽에서는 개인의 가치는 그가 가진 돈과 멋이었다. 여기서 빛을 발하는 것은 상인 죠닌이었다. 그들이 이 두 개를 가졌기 때문이다. 유곽에는 유조라는 유녀가 있었다. 그리고 이 유조의 시중을 드는 소녀가 가부조다. 미모, 교양, 기예를 모두 갖춘 최상급 유녀가 오이란 또는 다유라 불렸다. 아무리 손님이 대단해도 이들은 그 손님을 거부할 권한이 있었다. 

 유곽의 미의식은 스이와 츠다. 츠는 유곽의 규칙, 풍속, 인간 관계를 꿰뚫은 통달의 경지다. 그리소 스이는 츠를 갖췄음에도 이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절제와 세련된 태도다. 


4. 일본의 성문화

 일본의 개방적 성문화는 이런 유곽도 있지만 건국신화부터 심상치 않다. 일본의 건국신화는 남신 이자나기와 여신 이자나미의 성교로 시작한다. 이들이 일본을 구성하는 섬들을 낳는다. 그래서 일본인에게는 다른 민족과는 달리 성이 죄악이 아닌 신성하고 강력한 힘의 원천으로 자리한다. 또한 건국 신화에서 나타나는 실패의 원인 역시 도덕적 타락이나 원죄가 아닌 단순 절차상의 오류다. 이는 성에 대한 긍정적, 자연주의적 인식의 기반이었다. 

 일본은 과거 여성의 신분이 남성에 비해 낮지 않았고, 자유와 평등을 바탕으로 이혼율도 높게 나타났다. 이것이 변한 것은 메이지 시대다. 메이지 유신 후 메이지 민법은 가장인 고슈에 절대적 권한을 부여한다. 아내를 무능력자로 규정하여 남편 동의 없이는 재산 처분, 계약, 소송등 법률행위를 못하게 만들었고, 아내의 간통은 형사처벌 대상이나 남편의 간통은 상대가 유부녀인 경우에만 문제가 되었고, 친권을 남성에게만 부여했다. 이런 차별은 미군정때가 되어서야 법적으로 해소되었다.

 일본은 성인 비디오 AV의 천국이다. 이는 1980년 VCR이 보급되며 산업으로 성장하였다. 놀랍게도 다른 나라와는 달리 AV배우는 일본에서 스타가 되어 아이돌과 비슷한 인기를 누린다. 그래서 상당수 여성이 적극적으로 이 직업에 진출했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기만적 스카우트와 심리적 압박으로 원치않는 촬영을 강요당하며 업계에 입문한다. 대부분 길거리 캐스팅으로 처음에는 아이돌 데뷔를 약속하짐나 노출이 심한 촬영을 계약을 빌미로 강요하며 차츰 수위를 높이는 식이다. 이런 피해는 오래되었음에도 공론화 되지 않다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고발과 지원단체의 노력으로 2022년에서야  AV출연 피해 방지 구제법이 등장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기모노는 여성이 입는 옷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이는 메이지 정부와 서구오리엔탈리즘의 합작이다. 기모노는 원래 남여가 모두 입는 일본의 전통 옷이다. 하지만 메이지 정부는 1871년 일본식 상투와 칼의 휴대를 금지하고 서구식 근대 국가를 표방한다. 그리고 남성 관료와 군인에 서양 복식을 입혔는데 계급과 훈장이 드러나며 그 정점에 있는 덴노가 더욱 돋보이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근대식 복식의 변화대상은 남성 뿐이었다. 여성은 심지어 왕세자비 마저 기모노를 입었다. 

 메이지 정부는 여성이 근대적 활동을 하는 양장을 입은 여성이기보다는 기모노를 입고 전통적 가치관을 지키는 수동적 존재이길 원했다. 왕실의 이런 이미지는 국가행사와 의례, 홍보사진, 우키요에를 바탕으로 널리 퍼졌다. 대외적으로도 해외박람회, 선물, 기념 엽서 등에 다양한 전시와 미디어에 기모노 입은 여성이 등장했다. 부드러운 국가이미지와 일본 상품 판매 촉진을 위해서다. 

 메이지 정부는 조직적으로 서구에 기모노는 여성이 입는 옷이라는 인식과 동양적 우아함을 상징한다는 메시지를 반복한다. 그 결과 기모노는 본래 의미와 다르게 서구에서 재해석된다. 서구의 강력한 코르셋과 다른 넉넉함, 비단 재질, 다양한 문양이 있는 기모노는 이국적 관능감과 신비감을 불러왔다. 특히 게이샤의 엽서, 사진으로 인해 기모노 입은 여성은 성적대상화까지 된다.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은 이런 이미지의 상징이다. 주인공 초초는 순수하고 헌신적이나 본처가 있는 서양 남성을 좋아하다 결국 버림받자 기모노를 입은 채 자결한다. 연약하고 수동적 존재로 그려지는 것이다. 

 전후 일본의 항공사 JAL은 광고에서 기모노 입은 여성 승무원을 등장시킨다. 서구 사회에 일본 여성에 대한 긍정적이고 특정화한 이미지를 다시 각인시킨 것이다. JAL은 일본 기모노 여성이 보살핌, 안락함, 이국적 판타지여행을 충족시켜줄 것처럼 묘사했다. 

 결국 기모노 입은 여성 이미지는 일본이 갖는 남여 차별적 시도와 서구 오리엔탈리즘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5. 일본의 건축 문화

 일본은 남북이 매우 길고 아한대와 아열대 기후가 모두 나타나나, 대부분의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은 동서로 길게 누워 전반적으로 매우 덥고 습한 기후가 일반적이다. 한편 겨울에는 대륙의 한기가 뻗치나 동해를 건너며 공기가 습윤해져 다소 온난해진다. 반면 한반도의 북풍은 매우 춥고 건조하다. 

 그래서 한국의 건축은 겨울, 일본의 건축은 여름에 방점이 찍힌다. 한국의 건축은 기본적으로 남향, 온돌, 흙과 돌을 이용한 두꺼운 벽과 낮은 천정으로 겨울을 대비하는 것이 기본형이다. 다만 방과 방 사이에 마루를 두어 공간을 두어 여름을 나고, 들문으로 통기성을 높였다.

 일본의 주택은 여름용이다. 목재로 기둥을 세운 후, 일종의 탈부착식 벽으로 필요에 따라 공간을 나누고 구획힌다. 가옥의 바다을 지면에서 띄워 습기를 차단하고 통기성을 높이고 바닥을 짚으로 짝 다다미를 놓아 역시 습기를 조절하고 발바닥이 달라붙는 찜짐함을 막는다. 여기에 처마가 넓어 직사광선을 막고 집안의 정원과 연못도 공기순환을 일으켜 시원함을 가져온다. 

 다만 겨울도 만만치 않게 추워 대비가 있다. 겨울에는 마루 바닥의 일부를 뜨어내어 테두리를 두고 바닥엔 모래를 깔고 화로인 이로리를 놓는다. 이렇게 난방을 하는데 난방 후 온기가 남은 이로리 위에 덮개를 덮은 후 침구로 깔아 온기를 유지했는데 이것이 고타츠의 시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난방은 역부족이라 일본은 남아도는 온천을 이용해 체온을 놓이고 잠자리에 드는 풍습이 있다. 전반적으로 일본은 겨울에 무관심하고 건축비 절감과 느슨한 법령으로 인해 창호의 단열기능이 형편없다. 일본은 고대 한반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에 한국의 온돌 풍습이 전해졌으리란 짐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온돌은 일본처럼 지진이 잦은 지역에는 적합하지 않다. 균열로 인해 시스템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단독주택 선호가 높다. 이는 토지 소유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있고,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문화, 그리고 건물의 감가상각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의 목조 주택의 경우 내구 연한은 22년에 불과한데 그러면 가치가 제로가 된다. 그래서 땅을 소유해야 부동산 재산이 보존되는 것이다.  

 일본은 공영주택이 경제적으로 불리하다. 단독 주택인 소규모 주거 용지는 고정자산세가 1/6으로 경감되며, 주택자금은 1천만엔까지 증여세가 면제다. 반면 공동주택은 수도권의 경우 장기수선충당금이 월 11907엔에 달한다. 그리고 크기도 평균 65제곱미터로 협소하다. 그래서 일본은 대부분의 가정이 가족을 늘리면 목조주택을 마련한다. 그리고 목조주택은 지진에 강하고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어 지진이 많은 일본에 적합하다.

 일본은 임대가 활성화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첫 임대 계약때 집주인에게 감사의 의미로 1-2월 월세에 해당하는 감사금인 레이킹을 지불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첫 입주시 목돈이 든다. 레이킹에 1-3개월 월세에 해당하는 보증금과 첫 월세, 부동산 중개비가 든다. 그리고 집에서 나갈때는 집주인은 대개 보증금에서 감가상각 비용을 감한다. 하지만 세입자의 권리도 막강하다. 세입자는 사실상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임대의 무한 갱신권을 갖는다. 


6. 동일본 대지진과 피해자 코스프레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은 무려 22325명이 사망, 실종되었다. 3개의 단층이 파괴된 진도 9이상의 기록적 지진이었다. 하지만 다른 지진과 다르게 피해가 영속적인 것은 원전의 파괴 때문이다. 원전은 대규모 냉각수를 필요로 하기에 대개 해안가에 위치한다. 다만 일본은 쓰나미가 잦음에도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은 것이 오늘의 결과를 낳았다. 

 후쿠시마 원전은 해일에 대비해 10m 높이의 부지에 건설되었다. 하지만 이 지역은 과거에도 15m이상의 해일이 발생한 적이 있어 그 이상의 대비가 필요했다. 또한 원전은 냉각이 필수이기에 단전이 되어도 자체 발전기가 가동되어 냉각을 유지한다. 그럼 자체 발전기는 어처구니 없게도 지하에 설치했다. 이는 미국의 방식으로 미국은 허리케인과 토네이도를 대비해 이 비상시설을 지하에 놓는데 그 방법을 어리석게 채택한 것이다. 구조상의 문제로 단 1기의 비상발전기만이 지하에 있지 않았는데 해일 후에 그것만 살아남아 원전의 생명을 다소 남아 연장시켰다. 

 사실 원전 사고 후, 원전에 바닷물을 주입하여 냉각을 유지하면 지금 같은 피해는 막아볼만 했다. 하지만 도쿄전력은 원전 장비에 집착한 나머지 바다물 주입을 금지시켰고, 이런 무리한 지시를 거부한 실무자가 바닷물을 주입해 그나마의 피해를 막았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구 소련이 체르노빌에서 그러한 것처럼 사태를 축소시키고, 피해를 과소보도했다. 그 결과 빠른 대피가 늦었고 많은 사람이 피폭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피 반경은 2-3-10-20km순으로 확대발표했는데 이는 30시간 동안 이뤄진 조치로 매우 늦었다. 현재는 반경 20km가 법적 강제 대피선이다. 2012년 후쿠시마현 주민 16만이 피난했고, 현재 돌아온 사람은 25%에 불과하다. 

 복구 작업도 난망하다. 제염작업은 기화 한장 한장은 닦아내고, 표토와 잔디 등을 모두 갈아없애야 한다. 그 분량이 1130만제곱 킬로미터에 달한다. 그리고 원자로 과열을 막기 위해 지금도 해수를 유입시키고 있고 그 결과 막대한 오염수가 발생했다. 1046기의 오염수 저장고를 지었는데 그것이 모두 차버려 일본 정부는 무책임하게 이를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 

 이런 사상최악의 인재에도 도쿄전력 관계자들은 재판에서 모두 무죄처분을 받았다. 업무상 과실 치사로 기소되었으나 재판부는 쓰나미는 예상할 수 없는 것이라는 해괴한 논리로 무죄를 선고했다. 결국 이들에게 주어진 처분은 사과와 급여삭감이 전부다. 

 일본은 원전반대 집회와 원전 정책을 반대한 배우 야마모토타로를 TV드라마에서 퇴출시켰다. 또한 정부에 불리한 인터뷰를 진행한 구니야 히로코를 NHK 프로그램에서 하차시켰다. 그는 그 프로를 23년간 진행했었다. 또한 가수 사이토 가즈요시가 반원전 노래를 공개하자 해당영상을 비공개처리하고 지상파 출연을 배제한다. 공산주의 중국 뺨치는 수준이다.

 그리고 일본은 불만을 누르고 지역 주민의 숭고한 희생에 감사해야 한다는 정서적 연대 캠페인을 벌인다. 후쿠시마 농수산물 사먹기 운동, 종이학 접어 보내기 운동등이 그 예다. 동정심과 희생에 대한 부채감을 강조해 피해 서사 확산을 시켰는데 이를 통해 분명한 피해-가해 관계를 흐리고 피해자에 대한 정서적 연대감만 남기게 된다. 이는 피해자들로 하여금 치유받지 못한 상태를 유지시켜 세습적 희생자를 만들게 한다. 

 일본은 어처구니 없게도 오염수를 방류하며 자신들의 사고의 최대 피해자라며 이를 정당화한다. 분명한 가해자가 피해자 행세를 하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실수로 집에 불이 나서 이웃집까지 번졌는데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이웃에 내가 최대 피해자라며 항변하는 형국과 같다.

 일본의 이런 행태는 과거에도 있었다 .바로 2차 대전과 식민 지배에 태도가 그러하다. 그들은 자신들이 명백한 가해자임에도 2차 대전, 특히 핵무기에 의한 최대의 피해자라는 태도를 내세운다. 과거 한 프로에서 일본의 핵피해자는 미국의 과학자를 초청해 사과를 요구했는데 합리적으로 올바른 미국의 과학자를 이를 단호히 거부하는 좋은 예를 보였다. 


7. 일본의 종교

 일본에는 수많은 신사와 사찰, 종교의 영향이 담긴 시설이 많지만 정작 일본인들은 대부분 자신이 종교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일본이 다종교와 실용적 신앙자세를 갖고 있고, 관습 중심의 문화속에서 생활의 일부로 종교가 포섭되었으며, 과거 2차대전 때 국가신토의 강요로 인한 거부감이 있어서다. 

 일본인은 특정 종교에 잘 귀속하지 않고, 필요한 시기 적절한 신을 선택하는 실용적 종교관을 보인다. 애가 100일이 되면 신토식 행사를 하고 결혼은 기독교 식이며, 장례를 불교식으로 한다. 일본은 문화의 변방으로 불교가 538년 백제로부터 전래된다. 이후 자연신에 더해 조상이 모두 부처가 된다는 식의 사고로 신이 더욱 분화하고 다양해진다. 이처럼 일본은 종교가 침투해도 이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이식 보다는 기존의 것에 필요에 따라 융합하는 형태를 취한다. 

 신도는 교리체계가 불분명하다. 그래서 관혼 상제 같은 생활 속 의례, 가족 커뮤니티의 확장선 상에서 조상 숭배 수단으로만 작동한다. 신토와 불교는 서로 융합하였는데 메이지 일본은 신토를 국교로 삼는 과정에서 불교를 축출한다. 그래서 신불분리령을 발표하고 수천 개의 신궁사가 폐지되었으며 신사 내 불상이 철거되었다.

 도쿠가와 막부는 그동안 사쓰마, 조슈, 도사, 히젠 번을 권력에서 배제시켰는데 이들은 도요토미 편에 붙어 전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19세기 막부가 서양 열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자 반기를 들고 상징뿐이던 덴노를 수단으로 삼는다. 덴노는 신격화와 권력의 정점화는 국민 통합과 급진적 개혁에 대한 저항을 마무시키는데 적절하기 때문이다. 덴노에 대한 충성은 국민에게 곧 국가에 대한 충성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토 히로부미는 덴노의 지위를 군주에게 강한 권한을 부여하는 프러시아 헌법을 참고하여 헌법을 통해 부여한다. 이로써 근대화 과정에서 국민을 자유와 평등, 권리를 법적으로 박탈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덴노는 정점으로 하는 국가이데올로기 완성을 위해 국가신토를 완성하기 위해 모든 이데올로기, 사상, 종교를 그 아래에 두었다. 모든 신사는 덴노는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디 체계로 개편되었다. 1906년 신사합병령으로 일촌 일사 정책이 시작되어 지역 주민이 대대로 모셔오던 잡다한 신사들이 철거되었다. 기독교는 유일신 사상을 갖고 있어 국가신토와 반하므로 배척의 대상이 되었다. 이와 같은 경험으로 인해 현대 일본인은 종교가 국가의 하부조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반감도 심한 편이다. 

 야스쿠니는 근대국가 일본의 형성 과정에서 사망한 호국영령을 신으로 모신 사찰이다.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에서 사망한 246만여명의 영령이 신으로 합사되었다. 일본은 물론 한국의 현충원에 해당하는 치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이 따로 있다. 이것이 공식 국가기관이고 야스쿠니는 사실 일개 종교시설일 뿐이다. 그럼에도 일본 정치인들이 상징적으로 이를 방문함으로써 강압적 국가신토의 망령이 유지되고 있다.

 야스쿠니의 근본 문제는 다음과 같다. 우선 A급 전쟁범죄를 신으로 합사했다는 점이며, 침략전쟁에 강제 동원된 식민지의 국민들 역시 합사했다는 점이고, 현재 유족들이 분사를 원하고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8. 일본의 전통 예술

 일본은 전통 예술의 맥을 잘 이어가고 있는 나라다. 여기에는 이에모토가 존재한다. 이에모토는 거의 모든 예술 분야에 존재하는 것으로 단순한 도제시스템이 아니라 한 가문이 그 분야 전반의 세습문화를 관장하는 것이다. 이에모토는 권한이 막강하다. 일본은 무형문화재를 116명 선정하는데, 이 지위는 이에모토에서 거의 세습된다. 그리고 이에모토의 지위는 실력이나 신망이 아니라 역시 직계세습이다. 이에모토는 그 분야에서 해당기술을 제자에게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인 면허에 대한 발급권을 갖고 있다. 즉, 이 분야에서 먹고 사고 지위를 올리는데 이에모토는 절대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것의 순작용은 전통의 체계적이고 확실한 계승이다. 하지만 단점은 실력주의가 아닌 폐쇄적인 혈연적 세습, 그리고 창의성을 억압하는 경직화, 그리고 과도한 돈이 든다는 것이다. 

 일본의 전통예술에는 도가 많이 붙는다. 무사도, 다도, 서도 이런 식이다. 일본의 도는 한국이나 중국의 도와 다르다. 사실 이 도는 도교에서 온 것이지만 일본에서의 도는 특정 행위를 평생 반복하여 정해진 형식을 철저히 다름으로써 완벽한 기술과 더불어 인격의 완성에 도달하는 깨달음의 과정과 그 자체다. 

 도에 이르는 과정으로 중세에 슈하리 개념이 생겨난다. 슈는 스승의 가르침과 정해진 형식을 철저히 따르는 단계다. 하는 기본을 완전히 익히고, 자신에게 맞게 응용하고 기존의 틀을 서서히 깨는 단계다. 마지막 리는 스승 유파의 가르침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적 경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일본에는 무사도란게 있다. 무사도는 일본 사무라이의 역사만큼 오래된 것 같지만 사실 근대의 발명품에 불과하다. 근대화 과정에서 일본은 덴노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을 강조하고, 서구에 미개하게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미화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 발명한 것이 무사도다. 서구의 기사도에 해당하는 개념으로 이를 제시하고 미화한 것이다. 패전 이후에도 이는 영향력을 유지하여 7인의 사무라이, 라스트 사무라이, 고스트 오브 시네마 등의 작품이 등장한다.


9. 일본의 아이돌과 한류

 지금이야 K pop이 대세지만 과거 아시아 문화의 주류는 J pop이었다. 한국 대중가요 역시 1990년대만 해도 일본의 J pop을 베껴낸 곡과 댄스, 스타일 등이 수두룩했다. 일본의 아이돌은 1970년대 컬러 티비의 보급으로 본격 등장한다. 생동감 있는 화면을 통해 아이돌이 스타로 다가온 것이다. 당시 야마치 마리, 미나미 시오리, 코야나기 루미코 같은 신인 3인방이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고, 이어서 3인조 캔디즈, 2인조 핑크 레이디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들은 가창력 보다는 앳된 이미지와 청순한 외모로 인기가 좋았고 이들의 미소와 노래는 전후 경제성장의 피로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했다. 

 80년대는 일본 아이돌의 황금 시대로 마츠다 세이코, 나카모리 아키나가 큰 인기를 끌었다. 90년대는 버블경제가 붕괴하며 온 국민이 하나의 스타를 사랑하던 시대가 막을 내린다. 이후 두 프로듀서가 아이돌 산업을 재편한다. 아키모토 야스시는 미숙한 소녀들을 데뷔시켜 성장과정을 대중이 함께하게 하는 AKB48을 성공적으로 데뷔시킨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아이돌이 대중 전반의 사랑을 받는게 아니라 특정 팬덤에 의존하는 하위 문화로 자리 잡게 되며 주류는 뛰어난 가창력과 자작곡 능력을 갖춘 아티스트가 차지하게 된다. 아무로 나미에, 아타다 히키루가 그들이다. 

 여자와 다르게 남자 아이돌 시장은 자니스 사무소가 오랜 기간 독식한다. 자니스는 SMAP, Tokio, v6, kinki kids, 아리시 등 굵직한 아이돌을 배출했다. 다만 이들은 BBC가 창업자 자니 기타가와가 수십년간 소속 소년 연습생을 성착취한 것이 드러나며 2023년 자니스 사무소가 문을 닫게 된다. 그간 자니스는 시장을 독점하며 특정 스타일의 아이돌만 배출하고, 반대쪽은 강한 세력으로 탄압하고 견제하여 싹을 잘라내는 방식을 취했었다.

 일본은 버블 경제가 붕괴하며 대중산업에 큰 변화가 생긴다. 티비 광고비가 크게 줄어 방송국들은 저예산 프로그램 제작과 해외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된다. 과거 같은 해외 로케이션과 거대 세트를 동원한 버라이어티 쇼는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 당시 해외에서 도입한 가성비 좋은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의 '겨울연가'다. 이는 일본 NHK가 정규 편성해 더욱 화제를 끌었고, 왕이나 주군에게나 붙은 '사마'라는 표현이 남자 주인공에게 붙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겨울 연가의 순애보는 일본인에게는 매우 고전적 주제로 당시 일본 방송계나 드라마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 것이었다. 이것이 일본의 중장년층들에게 고전의 큰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 K pop은 일본의 청년을 사로잡았다. 일본은 21세기 들어서도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음악 영상을 유튜브나 인터넷에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일본 아이돌과 문화의 확산과 접근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었다. 한국은 정반대로 영상을 인터넷에 쉽게 올렸고 이를 통해 세계로 빠르게 퍼질 수 있었다. 일본의 아이돌은 트렌드가 미숙한 상태로 데뷔를 시켜 팬들과 함께 성장서사를 그려나가는게 일종의 공식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아이돌은 전혀 달랐다. 철저한 트레이닝으로 거의 완벽한 모습으로 데뷔했고, 이들의 보이는 완벽한 비주얼과 압도적 퍼포먼스는 동경의 대상으로 일본 청년층을 매료시켰다. 

 이처럼 일본에서의 한류의 성공은 버블 이후 일본이 겪은 구조적 균열과 정서적 공백을 한국이 뛰어난 실력과 콘텐츠로 파고든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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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만난 국어
고정욱 지음 / 책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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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방 들어주는 아이'로 유명한 고정욱 작가의 작년 신간이다. 요즘 공부를 멀리하고, 책을 안 읽는 아이들을 위해 '어쩌다 수학', '어쩌다 국어'연작을 냈다. 내가 본 것은 '어쩌다 국어'다. 

 주인공은 중학교 3학년 4인이다. 세인, 준표, 정식이다. 세인이는 요즘 여자아이처럼 뷰티에 관심이 많고, 준표는 의기 있지만 아직 꿈이 없고, 정식이는 방정식이 이름인 것처럼 수학 천재다. 셋의 공통점은 국어를 못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점은 잘 의식하지 못한다. 서로 의사소통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이들은 우연히 전작에서 불상을 주운듯 한데, 이것이 워낙 귀한 보물인지라 국가에서 무려 4억의 포상을 받게 된다. 아이들은 아이답게 이 중 1억을 기부한다. 그리고 이러한 공로로 방송 출연이 성사된다. 그런데 이들은 대본을 사전에 받았음에도 아나운서의 질문에 단답으로 대답하며 방송을 망친다. 

 상심한 아이들의 학교에 성운이가 전입온다. 성운은 첫날부터 자신이 보육원 출신임을 밝히고 달변으로 자기 소개를 마무리한다. 국어가 배우 고팠던 아이들의 관심을 차지했음은 물론이다. 이들은 국어선생님 박청강 작가를 만나며 책읽기 동아리를 만나며 명작을 읽고 인생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한편 이들은 자신의 동아리 활동을 유튜브로 제작한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인기가 없었다. 그러다. 성운이의 보육원 촬영을 시작했는데 솔직한 내용이 인기를 끌게 된다. 성운이는 부모님을 찾고 싶어하고 이들은 단서 확보를 위해 몰래 성운이가 보육원에 들어올 때 작성된 카드를 몰래 보기도 한다. 성운이는 우리 말 퀴즈 대회에도 나가게 되고 2위를 하게 된다. 거듭 높아진 유튜브 인기로 이들의 활동에는 악플리 달리게 되고, 성운이의 어머니를 자처하는 수 많은 가짜들도 나타나게 된다.

 이야기는 결국 아름답게 끝난다. 이 책에 나오는 애들은 그래도 요즘 애들 같으면서도 요즘 애들같진 않았다. 요즘 애들은 이렇게 진지하지도 순수하지도 않다. 그래서 좀 위화감이 들긴 했는데 작가님은 아이들이 이렇게 되기를 희망하는 것 같다.

 요즘 애들이 이 요즘 애들 같지 않은 아이들을 보며 발전하고 느끼는 바가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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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 교사 마스터 플랜 - 2026년 최신판, 구글공인트레이너 교사의 AI 수업_나노 바나나, 노트북LM, 구글 AI 스튜디오, 캔바 코드, 바이브 코딩, 앱스 스크립트
한민철 지음 / 책바세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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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학교교육에서 제미나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교육과 행정업무 양쪽에 모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전반적으로 잘 이해했는데 뒷 부분의 앱스크립트를 이용한 바이브코딩 부분은 이해가 좀 어려웠다. 컴퓨터 활용능력이 부족한 탓이다. 

 구글은 검색 시 AI모드를 활성화하여 대화창을 검색하면 검색 내용이 저장된다. 하지만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저장되지 않는다. 제미나이를 활용할 때 적절한 역할, 즉 페르소나를 입력하면 좋다. 다만 매번 입력해야 하는데, 늘 쓰는게 있다면 설정 및 도움말-제미나이 요청사항-추가-제미나이가 기억하길 원하는 내용 입력을 수행하면 매번 할 필요가 없다.

 이걸 활용하면 답변 개선 단축키도 생성이 가능하다. 이런 방식으로 ! 입력 때마다 생성된 답변에 대해 좀더 향상된 답변을 생성해줘라고 하면 채팅 때마다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제미나이는 만 13세 이상인 경우 부모 동의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만 13세 미만인 경우는 부모 또는 보호자가 구글패미릴 링크 설정을 통해 자녀의 계정에 대한 액세스를 직접 설정, 승인해야 한다. 초등의 경우 제대로 사용하려면 매우 까다로운 셈인데, 좀 변경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제미나이 도구에서 음악 생성기능이 생겨났다. 다만 아직 베타버전이라 음악 생성은 30초만 가능하며, 적절한 썸네일도 생성해준다. 가사생성시 자막 표시로 자막도 같이 생성된다.

 캔버스 기능을 사용하면 화면이 좌우로 나뉘며 창이 2개가 된다. 좌측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작업이 되었는지 확인 가능하고, 하단은 프롬프트 입력, 우측은 결과물이 제시된다.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원하는 내용을 삭제, 추가 가능하다. 우측 결과물에 수청 요청 부분을 드래그하면 부분 수정 요청이 가능하다. 길이 변경, 어조 변경, 수정 제안 기능이 있다. 수정 제안은 노란색 음영으로 표시되며 ,X를 반영시 삭제되고, 모두 적용을 누르면 수정 사안이 모두 반영된다. 생성작업물은 상단 우측의 공유에서 Doc로 내보내기가 가능하다. 그러면 구글드라이브에 바로 저장 된다. 

 제미나이 답변 생성 후, 하단의 점 세 개를 누르면 더보기-대답 재확인이 있다. 이걸 실행하면 답변 내용 중 초록색 음영과 주황색 음영이 뜬다. 초록색 음영은 구글 검색과 유사한 내용이 발견되어 사실에 가깝다는 뜻이고, 주황색은 검색이 되지 않으므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프롬프티를 입력하다보면 줄을 띄고 싶어 엔터키를 누르는데 그러면 답변이 생성된다. 따라서 프롬프트 입력에서 줄을 떼려면 그냥 엔터가 아닌 Shift+enter를 입력해야 한다.

 제미나이의 이미지 생성 도구를 나노 바나나라고 한다. 이 도구의 장점은 이미지 속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미지 생성에는 텍스트와 달리 생성에 시간이 걸린다. 이 경우 동시 여러 작업을 하고 싶다면 탭에서 마우스 오른쪽 -새 분할 보기에 탭 추가를 하면 된다. 그러면 2개의 창으로 작업이 가능하며 현재는 창을 두 개 까지만 만들 수 있다.

 Gems 기능을 활용하면 사용자가 자신만의 AI 맞춤형 챗봇을 쓸 수 있다. 반복업무나 전문화 작업에 적합하다. Gems에는 그 작업의 이름과 설명, 요청사항을 입력한다. 제미나이가 답변을 어떻게 해야할지 적는게 요청사항이다. 생성한 Gems는 공유기능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링크로 공유한 후 다른 사람이 사본 만들기를 하면 요청사항이 복사되어 쓸 수 있다.

 제미나이 캔버스 도구에서는 글쓰기 외에도 웹앱을 생성할 수 있다. 웬앱은 웹상에서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바이브 코딩인 셈이다. 바이브 코딩의 바이브는 분위기, 직감, 느낌이라는 뜻이다. 사용자의 느낌을 기반으로 생성형 인공지능과 상호작용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다. 바이브 코딩은 2025년 2월 전 오픈에이아이 공동설립자이자 테슬라 인공지능 책임자였던 안드레아 카파시가 X에 처음 소개하면 널리 알려진 용어다.

 웹앱은 프론트 엔드와 백엔드로 구분된다. 프론트는 사용자가 마주하는 웹사이트의 모든 것이고, 백엔드는 사용자가 입력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필요한 경우 계산을 하거나 데이터를 처리한 결과를 다시 프론트 엔드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제미나이 캔버스로는 자체적으로 백엔드가 생성되지 않는다. 

 제미나이로 바이브 코딩을 하면 대부분 HTML코드로 작성해준다. 우측 상단의 코드를 불러 확인하면 HTML 문서 내에 <script>부분이 있는데 여기에 자바스크립트가 들어간다. 그리고 <style>부분이 CSS로 디자인 한 부분이다. 과거 웹앱 제작시 디자인을 위해 Tailwind CSS를 적용해줘라는 문구를 넣었어야 했으나 지금은 개선되어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 웹앱을 제작하다보면 기능을 계속해서 추가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오류 수정 버튼을 누르면 오류를 찾아서 수정한다. 

 웹앱은 지도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지도 생성이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보안문제로 인해 지도타일 가져오기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롬프트에 Open street map타일을 가져와서 생성해달라고 해야한다. 이 지도는 오픈소스로 가져오는데 문제가 없다. 또는 Eris world imagery도 세계지도를 오픈소스로 제공한다. 

 API는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로 서로 다른 프로그램들이 정해진 방식으로 정보를 주고 받는 매개체라는 뜻이다. 웹앱의 제작에는 원래 API키 값을 웹앱에 직접 입력해야 하고 그러면 제미나이API가 웹앱에 적용되어 제미나이 모델을 사용하여 답변을 생성하는 전달자 역할을 한다. 물론 이 값을 입력하지 않아도 제미나이는 알아서 자체 API를 적용시켜 답변을 생성한다. 

 API키는 구글 AI 스튜디어에서 무료 생성 가능하다. 구글 로그인을 하고 스튜디어 검색 후 좌측의 Dash board 클릭, 우측 상단의 API키 만들기, 상단의 프로젝트 생성, 제미나이 프로젝트 설정, 키 만들기, 좌측의 API키 생성하기를 하면 된다. 이후 API키가 필요할 때마다 복사해서 값을 붙여 넣으면 된다. 

 API키를 쓰지 않고 자체 제미나이 키로 웹앱을 쓰다보면 작동이 안될 때가 있다. 이는 제미나이가 API 버전이 업데이트 되면서 기존 API가 삭제되어 일어나는 일이다. 따라서 평소 만들어 둔 웹앱의 HTML작성 코드를 복사해 두어 메모장 등에 저장했다가. 이런 일이 일어 났을 때 코드를 제미나이에 붙여 넣고, 위 코드에 적용된 자체 API값이 작동되도록 수정해달라는 요청을 하면 다시 작동된다. 

 에셋(Asset)은 웹사이트를 꾸미는데 준비해둔 재료다. 에셋을 활용하여 웹앱을 만들면 에셋 관리를 통해 웹앱을 좀더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 웹앱을 만들 때 에셋을 만들어달라고 설정하면 된다. Imgur 사이트에서는 이미지 업로드시 에셋에 사용할 수 있는 이미지 고유 주소 생성이 가능하다. 여기에 접속에서 회원가입을 하고 사용자 명 입력 후, 하단의 continue 상단의 new post, 업로드할 이미지 파일 업로드를 한 후, 우측 상단의 copy link, 에셋 관리자 실행, 이미지 고유주소 입력을 하고 추가하면 된다. 

 제미나이는 HTML코드로 웹앱을 만들어주는데 이를 메모장에 복사한 후, index,html의 파일명으로 저장하면 사용자 컴퓨터에서도 실행이 가능하다. 제미나이는 간혹 HTML이 아닌 React 방식으로 결과물을 생성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메모장에서는 실행이 안된다. 전자는 하나의 덩어리 코드인 반면, 후자는 레고 조립을 하듯 요소요소를 조각조각 나누어 웹앱을 실행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제미나이로 웹앱을 만들면 좌측 상단에 제미나이 로고가 뜬다. 이를 없애고 사용하고 싶으면 다음 방법이 있다. 우선 구글 사이트 도구다. 사이트 도구를 열고 삽입을 클릭하면 소스코드를 입력할 수 있다. URL을 넣는 공유 방식도 있지만 이건 보안상 허용이 안된다. 그러면 제미나이 화면의 웹앱에서 코드 매뉴를 클릭하고, 공유 누르고, 콘텐츠를 복사한다. 그런 다음 구글 사이트 도구의 소스에 코드를 붙여 넣으면 된다. 

 캔바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캔바 AI를 실행하고, 제미나이 웹앱의 코드를 복사하여 여기에 붙여 넣는다. 다만 캔바는 코드가 4000자까지만 가능해 그 이상이면 작동이 잘 안될 수 있다. 초과시 캔바가 알아서 실행하게 끔 고쳐주는 경우가 많다. 

 구글 AI 스튜디어에서는 좌측의 play ground를 누르면 제미나이 프로 모델 무료 사용이 가능하다. 여기서 웹앱을 만들려면 좌측의 build를 누르고 프롬프트 생성을 하면 된다. 제미나이 캔버스는 HTML코드를 만들어주지만 스튜디오 빌드는 다른 파일로 구성하여 모델이 파일간 연결점을 적절히 구성하여 좀더 세분화하여 웹앱을 구성할 수 있다.

 노트북 LM은 소스기반이 연구와 분석에 적합한 AI 기반 외부 저장소다. 노트북 LM은 3영역이다. 좌측은 소스를 업로드 하는 출처 영역이고, 가운데는 소스를 바탕으로 채팅하는 채팅 영역, 우측은 소스를 기반으로 여러가지 유형 콘텐츠를 생성하는 스튜디어 영역이다. 노트북 LM은 소스를 기반으로 응답하기에 할루시네이션이 없다. 노트북 LM은 무료 사용자는 100개까지 생성이 가능하고, 유료 사용자는 500개까지 생성이 된다. 소스는 유튜브, 인터넷 주소, 그외 북사한 텍스트 및 다양한 파일이 가능하다. 소스가 없는 경우 노트북 LM이 직접 소스를 생성할 수 있다. 영역에 있는 검색기에 검색하고 싶은 소스 내용을 입력하고 검색방식을 딥러시치로 하고 실행하면 된다. 소스생성출처는 기본이 웹이다. 물론 구글 드라이브도 가능하다. 노트북 LM의 내용은 기본 자동 저장이다. 하지만 별도 보관을 하고 싶으면 답변 하단 좌측의 메모에 저장이 가능하다. 

 구글앱스크립트는 별도의 데이터 저장소 없이 구글 클라우드 환경에서 작동하는 구글 스프레드 시트, 구글 문서, 구글 슬라이드 등으 데이터 베이스로 활용하여 사용자가 입력한 데이터 처리 솔루션이다. 구글 앱스크립트 작업 순서는 우선 캔버스로 코드를 생성하고, 구글 스프레드 시트로 문서를 생성하여 앱스크립트를 실행한다. 다음 앱스크립트에 작성한 코드를 붙여넣고, 구글 스프레드 시트를 새로 고침한다. 구글 스프레드 시트 메뉴 생성 및 메뉴실행이 마무리다.

 제미나이는 gs코드와  HTML코드를 따로 생성하는 경우가 있다. GS코드는 메뉴를 구성해서 실행하는 코드고, HTML코드는 메뉴 클릭시 별도의 창으로 떠서 사용자에게 시각적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전자는 Code.gs에 붙여 넣고, 후자는 + 클릭 후, HTML선택후 붙여 넣으면 된다. HTML 문서명은 제미나이가 무작위로 지은 이름과 일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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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코인 THE COIN - 스테이블코인이 이끄는 화폐 대격변의 시대
성상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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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점차 국가자본주의로 가고 있다. 이것이 지속되려면 안정적 재원이 필요하다. 과거 미중 대결 이전의 시대에서는 미국의 국채를 중국과 일본, 독일, 유럽이 사주었기에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큰 문제가 없었다. 미국이 이들의 물건을 사주고, 그 물건을 사줄 돈을 물건 파는 사람이 채권구매로 빌려주는 요상하지만 잘 굴러가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젠 지정학적 갈등과 동맹 간 불협화음으로 이들은 더 이상 미국의 채권을 이전 만큼 잘 사주지 않는다. 

 여기에 물가상승 및 경제성장률이 과거처럼 저물가, 저성장이 아닌 중물가, 중성장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장기채권의 매력은 더욱 떨어지기 까지 했다. 이런 미국에게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스테이블 코인이다. 암호화폐가 처음 등장했을 때 그것은 탈중앙화를 선언했고, 지난 수백년간 국가권력이 장악한 화폐발행권을 흔드는 것처럼 보였기에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긴장했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가치 변동성이 매우 심하고 수량이 적어 화폐로서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한체 일종의 디지털 금금으로 역할이 변질되고 만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스테이블 코인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크게 3종류다. 법정화폐 담보, 암호화폐 담보, 알고리즘 코인이다. 법정화폐 담보는 글자 그대로 법정 화폐인 달러 등을 코인 만큼 보유하여 그 가치를 담보하는 것이다. 암호화폐 담보는 스테이블 코인의 담보를 비트나 알트코인으로 잡는 것이다. 알고리즘 코인은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알고리즘으로 그것을 관리하는 것인데 루나의 대실패로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하는 방식이다. 

 이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의 국가자본주의의 재원이다. 그래서 미국은 이를 주목하고 적극 활용하기 위해 작년 지니어스 법, 올해 클래리티 법을 통과시킨다. 스테이블 코인은 통화처럼 작동하기에 가치안정성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법적으로 1코인 1달러 가치를 유지시켜야 한다. 때문에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은 발행한 코인량만큼 미 달러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은행의 지급준비금 처럼 예금의 일부가 아니라 발행한 코인량의 100%에 해당하는 현금을 사실상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이들은 미국채의 큰 손이 되었다.

 2020년 중반까지 스테이블코인의 시총은 100억$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5년 2470억$에 도달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하루 평균 200-300억$ 규모의 온라인 거래가 이뤄진다. 성장속도가 엄청난데, 최근 4년간 누적 거래가 10배 증가했다. 2024년 기준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의 연간 결제규모는 전통의 강자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글로벌 결제액을 상회했다. 

 미국은 지니어스 법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뒷받침 했다. 이 법은 발행사 승인제, 준비 자산 조정, 공시 및 감사, 연준의 접근을 골자로 한다. 연구에 따르면 스테이블 코인으로 1$가 이동 시 순 국채수요가 0.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이블 코인이 계속 성장한다면 2028년 경 발생사들이 1조$이상 미국채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현재 미국채 시장의 무려 1/3규모가 된다. 

 이렇다보니 기존 금융권들도 스테이블 코인 도입 및 활용을 시작했다. JP모건은 자체 허가형 블록체인 기반 JPM 코인을 발행했다. 미규제당국이 은행의 스테이블 코인 보유 및 결제망 사용을 허락하면 은행도 스테이블 코인을 자체 발급하거나 기존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입장에서도 스테이블 코인의 24시간 결제와 저렴한 송금을 매우 매력적이며 결제네트워크 회사들도 거래 대금 정산에 스테이블 코인을 도입하려고 할 것이다. 월가와 자산운영사들도 스테이블 코인에 관심이 크다. 이들은 국제 송금과 증권결제분야에 관심이 많다. 투자은행들은 고객 자금의 세계적 이동에 하루 결제 지연만 되도 큰 기회비용이 생김을 알고 있다. 이 경우 자체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하면 내부원장 조정만으로도 즉시 결제가능하게 되어 백오피스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블랙록이나 피델리티 같은 자산운용사들은 스테이블 코인 준비금 운용 비즈니스를 노린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가 가진 수백억$의 국채 및 현금을 운용하고 수익 수수료를 노리는 것이다. 

 스테이블 코인이 세계적으로 퍼지면 다면적 효과가 발생한다. 장점으로는 세계 경제에 통합 화폐단위가 생겨 거래효율이 올라가고 환리스크가 줄어드는 것, 국제 무역 속도는 늘고 비용은 절감 되는 것, 접근하기 어려웠던 신흥시장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점은 미국의 제재로 달러 사용이 금지된 국가나 단체가 스테이블 코인으로 인해 우회로를 찾게되는 것, 스테이블 코인이 다른 나라에 퍼져 해당국의 통화주권이 침해되는 것, 통화공급의 주도권이 민간으로 일부 이양되는 위험성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대차대조표가 MMF와 유사하다. 긴축 국면에서는 금리상승으로 자금이 MMF로 유입된다. 그리고 완화국면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자금이 유입된다. 그래서 양자는 국채수요를 서로 긴축, 완화 시 서로 보완할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글로벌 은행 접근성이 낮은 13억 인구의 아프리카, 남아시아에서 사실상 은행역할을 해준다. 세계 17억 인구가 아직 은행계좌가 없다. 스테이블 코인은 이를 해결해준다. 신흥국 사람들은 두 가지 요인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적극 사용한다. 우선 가치안정성이다. 이들 나라들은 통화가 불안하여 자신의 자산을 지키기 어렵다. 이런 이들에게 스테이블 코인은 안성맞춤이다. 두 번째는 송금 안정성이다. 기존의 송금수수료는 6-9%에 달하는데다 기간도 수일이 걸렸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을 이용하면 수수료가 1% 미만인데다 기간도 수분안에 해결 가능하다.  

 스테이블 코인도 위험한 요소가 있다. 우선 스테이블 코인 발생사의 유혹이다. 이들은 강제로 현금과 국채를 보유해야하나 수익 측면에서 이들은 재미가 없다. 그래서 금리가 높은 더 나은 상품으로의 유혹이 있을 수 있다. 다음은 코인 런이다. 발생사가 예금을 맡긴 은행이 파산하거나 블록체인 네트워크 해킹 등의 사건이 벌어지면 스테이블 코인을 현금으로 바꾸려는 행렬이 이어지며 가치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은 디페깅현상이다. 스테이블 코인이 경제적 충격으로 1:1 교환비가 무너지는 경우다. 실제 루나 사태와 SVB은행 파산 사건 때 일시적으로 가치하락이 1을 밑돈적이 있다. 

 그럼에도 스테이블 코인은 다양한 기능이란 강점이 있다. 우선 스테이블 코인은 상시 결제가 가능한 글로벌 디지털 현찰 기능을 한다. 그리고 프로그래머블 머니 기능이 있다. 예를 들어 농업보조금으로 지급한 스테이블 코인은 농자재 구매에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분야에 정부, 기관, 기업이 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높은 금융 포용성이다. 은행계좌가 없는 수많은 신흥국 주민에게 스테이블 코인은 사실상 문턱이 낮은 은행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국제송금과 무역 결제의 공통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디파이 생태계의 핵심 기반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화폐의 유통속도의 전환점이다. 전통금융에서 M2의 통화유통속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사람들이 소비보다는 저축과 자산 보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스테이블 코인의 일일 유통속도는 0.15-0.25로 연70회 수준이다. M2는 연1.5회에 불과하다. 스테이블 코인은 반면 은행예금을 감소시킨다. 그러면 전체신용과 M2가 감소한다. 경제 전반의 투자, 소비여력이 악화하고 GDP도 하락한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의 빠른 유통속도는 GDP의 상승요인이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 트리핀 딜레마에 빠져있다. 기축통화국은 상반된 요구를 받는데 우선 전 세계가 무역과 투자를 원활히 하기 위해 화폐를 공급해야 한다. 반면 자국의 통화의 가치와 신뢰를 지키기 위해 건전한 대외균형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등장은 이 모순을 다소 덜어내준다. 스테이블 코인은 민간 주도의 디지털 달러 공급이기에 달러 가치의 급락이나 국내 재정 악화를 막은 균형점을 모색한다. 

 미국의 국채발행은 새 통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다. 민간 자금을 국채로 재배치하는 것이며 자금의 총량엔 변화가 없다. 민간 자금이 국채라는 안전자산으로 변하는 것이다. 통화량 증가가 없고, 순 유동성의 풀이 확대되는 수준이다. 반면 은행대출은 새 예금을 생성한다. 회계적으로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증가한다. 통화량이 증가하고, 신용창출을 하며 은행은 실물경제와 연고나한다. 신용이 늘면 레버리지가 확대하고, 한계 투자자가 증가하고,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생긴다. 

 스테이블 코인은 단순 디지털 달러가 아니고 통화 속도의 복원 장치다. 빠르게 순환하는 디지털 달러는 명목GDP를 끌어올리고, 부채비율은 줄인다. 지폐는 전체 통화의 3%이고 본원 통화는 10%다. 통화의 87%는 은행이 창출한 M2다. 세계의 부채는 더 이상 정상적 상환이 불가능한 영역에 도달했다. 해결책은 한 가지로 바로 성장이다. 명목성장률이 높을 수록 부채의 실질 가치는 떨어지고, 이는 생산성 향상과 통화속도의 증가로 가능하다. 그래서 스테이블 코인은 성장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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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 트럼프와 1조 달러 전쟁 기계의 야망
윌리엄 D. 하텅.벤 프리먼 지음, 백우진 옮김 / 부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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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군산복합체의 나라이자 늘 전쟁 하는 나라다. 겉으로는 세계 평화를 늘 외치며 지금은 확실히 그만 둔듯한 세계의 경찰 노릇을 2차 대전 후 50년 가까이 수행했지만, 실상 그들은 이 기간 동안 거의 10년에 한 번씩 큰 전쟁을 치뤘다.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걸프전, 이라크 전쟁, 아프간 전쟁, 이란 침공 등의 굵직한 전쟁이 미국이 2차 대전 후 지난 70년간 치룬 전쟁이다. 그래서 인지 매우 솔직한 트럼프는 국방부의 이름을 아예 전쟁부로 바꿨다. 참으로 어울린다.

 미국이 원래부터 이런 나라였던 것은 당연히 아니다. 미국이 이렇게 된 데는 군산복합체의 등장이 컸다. 1-2차 대전, 특히 2차 대전을 치루면서 미국 내에 국방 산업은 엄청나게 커졌다. 전후, 이들은 크게 해체되어야 마땅했지만 바로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냉전이 심화되며 이를 논리로 자신들의 세를 유지한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는 당연히 부족했기에 이 군산 복합체들은 미국 내, 영화, 학계, 여론, 스포츠, 정치 등의 거의 모든 분야에 진출하여 자신들이 있어야 하는 논리를 자체 생성하고 이를 대중에게 각인 시켰다. 그리고 이 군산복합체들은 신기술과 융합한 새로운 더 위험해보이는 새로운 세력에게 슬슬 자리를 내주고 있다. 책은 이러한 내용을 자세히 풀었다.

 미국은 자칭 민주주의의 병기창이라 스스로를 내세운다. 그리고 전쟁도 직접 많이 수행하지만 이익 추구를 위해 무기를 여러 곳에 판매한다. 물론 세계 평화라는 이름을 내세운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의 무기 판매 행위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며, 놀랍게도 스스로에게 자충수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았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건국한 이래 무려 2500억 달러 규모의 군사지원을 했다. 그리고 2022년 기준 전 세계 46개 분쟁 중 34개가 미국산 무기를 보유한다. 2020-2024년 미국은 세계 무기 시장의 43%를 장악했는데 이는 경쟁국 러시아의 3배, 중국의 6배 규모다. 미국은 UAE에 강한 지원을 최근에 하고 있는데, UAE는 미국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예멘, 수단, 리비아, 북아프리카의 극단주의 세력과 억압적 반군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바이든은 아프간에서 철수하면서 직접 군사 개입 대신, 군사전술로 무기 판매를 선택했다. 2024년까지 미 행정부는 미국의 주요 무기 판매 금액이 1450억 달러에 달한다고 자랑했다. 여기에 노벨 평화상 수상자였던 오바마는 어울리지 않게 2010년 무려 1030억 달러의 무기 판매를 제안했다. 이중 절반이 사우디로 향했다. 미국은 필리핀 두테르테에 무기를 제공했는데, 그는 마약과의 전쟁을 핑계로 그 무기로 민간인과 인권주의자, 민족주의자를 탄압하고 살해했다. 그리고 미국은 보코하람의 견제를 위해 나이지리아에도 공격헬기를 제공했는데 나이지리아는 이를 민간인 살해에 이용했다. 그리고 2013년부터 이집트 시시정권에는 무기 94억 달러를 제공한다. 그는 미국에 반대하는 시리아, 리비아 반군, 수단 군부를 지원했다. 시시는 비무장 시위대 사살, 정치적 반대자, 인권 옹호자를 수천명 투옥, 고문했으며 시나이 반도를 초토화하고 민간인을 살해했다. 이처럼 미국의 무기 제공은 그들의 논리와 다르게 독재정권의 정권 유지 수단 및 미국의 반대자들의 힘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무기를 생산하는 방산업체들은 부패 행위도 자행한다. RTX는 2024년 각종 부패 혐의로 10억 달러의 벌금을 받았다. 그들의 범죄는 국방부 계약의 폭리 취득, 카타르 관리 뇌물 제공, 중국에 민감한 정보를 유출한 행위다. 이들의 부패 행위가 가능한 것은 막강한 로비와 정치적 영향력으로 이들의 미 각 도시와 의사당, 연방 정부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핵무기의 나라다. 핵무장 국가는 핵실험을 자행하는데 대개 태평양의 섬이나 영토가 광활하다면 자국 내 사막 등에서 거행하며, 이도 저도 없다면 북한처럼 지하에서 실험을 한다. 미국은 영토가 광활해 지상 핵실험을 실시했는데 이로 인해 풍하지역에서 다수의 암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과거 우라늄 광부와 핵폭탄 생산 노동자들도 방사능 피해를 입었다.  

 미국은 3대 핵전력 체계를 유지한다. ICBM, 핵폭격기, SLBM이다. 이중 가장 필요 없다고 여겨지는 것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이다. 이것은 발사하여 적진에 떨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발사와 거의 동시에 감지되어 요격당할 확률도 가장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용론이 오랫동안 제기되었는데 공군의 미사일 격차 논란과 해군과의 균형논리로 이를 유지하고 있다. ICBM은 과도한 중복 전력이자 대통령에 의한 우발 사용 위험이 항상 잔존한다. 그리고 미국민의 절반 이상이 ICBM의 보유를 반대한다. 하지만 이로 이득을 보는 유일한 존재인 방산 기업들은 상원대륙간 탄도미사일 연합에 강력한 로비를 행사하여 이를 유지한다. 

 미 방산 기업 노스럽 그루만은 2020년 9월 경쟁 입찰 없이 수의 계약으로 ICBM을 계약했다. 경쟁의 부재로 2020-2024년까지 개발비용은 무려 81%나 폭증했다. 이는 모두 미국민의 부담이다. 미국의 핵탄두 복합체는 대부분의 주에서 영향을 미친다. 핵탄두 개발, 유지, 관리는 민간업체가, 대형 방산업체는 핵무장 폭격기, 잠수함, 미사일을 제작한다. 이들 기업들은 선거자금 기부, 로비스트, 일자리와 수익 창출 약속 등으로 세금에서 핵무기 자금이 계속 공급되도록 한다. 상원대륙간 탄도 미사일 연합은 그간의 노력으로 지난 2차례의 선거 동안 약 75만 달러의 선거 자금을 지원받았다. 핵무기 업체들은 2024년 로비에 1억 48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엄청난 거액이지만 그 이상을 벌어들이기에 감행하는 것이다. 방산업체들은 매년 800-1천명 정도의 로비스트를 고용한다. 문제는 이것이 회전문 인사라는 점인데, 이 로비스트들은 대부분 국방부, 의회, 연방정부의 관련 부분에서 일한 사람들이다. 

 미국의 노스다코다주, 몬태나 주, 와이오밍 주 등의 지역사회는 ICBM에 대한 국방부 지출에 1950-60년대부터 의존해왔다. 공군은 해당 주에 기지를 건설하고 지역사회와 국방을 위한 도로 포장, 교량 보수, 새 발전소를 건설했다. 이처럼 국가 안보 예산은 초기에는 지역 사회의 발전을 촉진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효과는 대부분 초기에 그치며 오히려 국방부에 대한 의존으로 인해 다변화된 경제를 기반으로 더욱 지역이 발전하는 것을 저해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방산업체들은 매우 높은 가격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함에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1990년대 중반에 통합타격전투기 프로젝트를 수립한다. 이 시행 업체로 록히드 마틴, 보잉, 더글라스 산업이 경쟁이 붙는다. 이 사업 이전 록히드는 F16, 더글러스 산업은 F15, F18을 개발하는 등 겨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조지프 인피드 장군이 록히드 마틴을 최종업체로 선정하고, 이로 인해 독점체제가 구축되며 더글러스 산업이 보잉에 인수되고 만다. 그리고 조지프 장군은 이에 대한 대가로 록히드 마틴의 이사회에 합류하는 전형적 회전문 인사가 된다. 

 이 사업의 수주로 록히드 마틴은 매년 400-600억 달러를 국방부에서 수주하게 되었다. 사업으로 그들은 F35를 개발했는데 이 기체는 예산 초과의 성능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애초 이 사업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F35에는 통합적 능력이 요구되었는데 공군입장에서는 전투기이자 폭격기여야 했고, 해군 입장에서는 항모에 쓸 이착륙기, 해병대에는 단거리 이륙 및 수직 착륙기로의 역할을 요구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F35는 이도저도 아닌 존재가 되었다. 지상군을 지원하기에 너무 빨랐고, 폭격을 하기에는 너무 가벼웠으며, 정작 공중전에서는 이전 세대기보다 성능이 떨어졌다. 게다가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비싸고 어려워 개발 이후 거의 절반의 시간을 격납고에서 때우고 있다. 2022년 800건의 결함이 발견되었고, 6건은 조종사의 생명을 위협했다. 그럼에도 록히드 마틴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미국에는 5개의 커다란 독점적 방산업체들이 있다. 미 군산복합체의 역사는 오래 되었으나 이렇게 BIG 5로 굳어진 것은 냉전 이후다. 냉전이 끝나며 몇 년간 당연히 미 군사예산은 14%나 감소한다. 최대 위협이 사라졌으니 당연한 조치였다. 하지만 방산업체에겐 위기였다. 그래서 그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대응했다. 첫째는 새로운 적의 탄생이었다. 놀랍게도 소련이 없어지자 이들은 미국이 세계 패권국으로서 평화 유지를 위해 동시에 두 개의 전쟁에서 승리할만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후 미국은 한 개의 전쟁에서도 온전히 승리하지 못했다. 둘째는 기존의 방어개념의 수정이다. 압도적 군사력으로 적을 압도하는 것이 진정한 방어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방산업체는 지나치게 많았기에 정부 차원의 업체 통폐합이 진행된다. 그래서 50개가 넘던 업체들이 지금의 5개, BIG 5로 정리된 것이다. 이는 공급자를 줄이고 경쟁을 줄여 지금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고착화를 불러오게 된다.

 현재 이 BIG 5 방산들은 항모를 빼고 모든 무기를 제작한다. 이들에겐 매년 막대한 세금이 지출되는데, 이 자금 중 상당 금액이 매년 경영진에 과도하게 지급된다. BIG 5의 CEO들은 연평균 2천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다른 주요 임원의 보수 총액은 2억 8700만 달러다. 이 금액이면 녹색 분야에서 2800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6100명 이상의 신병 고용이 가능하다. BIG 5 업체들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주주를 위해 수십억 달러의 자사주도 매입한다. 일반 기업이 주주자본주의를 위해 이익을 그렇게 쓰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나. 문제는 이 방산업체들의 이익은 거의 모조리 세금이라는 점이다. 즉, 세금이 사적 주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 보잉사는 최근 민간, 군수 양쪽에서 큰 실패를 보이고 있다. 민항기 737맥스8, 맥스9는 결함이 크다. 2024년 1월 알래스카 항공 운행 중 737의 문이 비행 중 이탈하는 사고가 있었다. 2018-2019년에는 맥스 8의 추락으로 346명이 사망했다. 이는 수십년 간 보잉과 그 협력 업체들이 안전 검사를 외부업체로 돌리고, 임금과 근로조건을 둘러싼 직원들의 요구에 강경대응하여 노동조건이 악화하고, 품질경쟁력이 저하되었기 때문이다. 보잉은 품질보다 물량을 우선시 했고, 노동조건 악화로 숙련노동자가 떠나자 경험이 부족한 외부 검사관에 안전을 의존했다. 

 물론 보잉이 원래 이랬던 것은 아니다. 이들은 과거 안전과 공학적 역량으로 세계의 하늘을 지배했다. 하지만 이익을 추구하자 엉망이 된 것이다. 군수에서는 KC-46의 실패가 두드러진다. 이 공중급유기는 예상보다 개발 비용과 기간을 한참 초과했다. 그럼에도 원격시각 시스템에 문제가 커서 급유 장치를 통한 연료주입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보잉의 V-22 오스프리 헬리콥터 개발도 실패했다. 이 기체는 제자리 비행이 가능해서 2023년 미 해군과 공군, 해병대가 기기를 400대나 보유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10번의 추락사고로 64명이 사망했다. 1989년 미국방장관 딕체니는 이 기체를 폐기하려 하였으나 오스프리 생산공장을 보유한 지역구의 의원들이 반대운동을 벌였다. 

 미국은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기에 참전 용사도 양산한다. 참전 용사들은 상당수가 자신이 활약한 전쟁의 정당성과 효과성의 미비로 고통 받는다. 이들은 자신들이 수행한 임무가 애초 불가능했고, 정부가 전장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임무 수행 중 발생한 민간인 희생으로 인해 고통 받는다. 9.11 이후 이라크, 아프간 전쟁에서 미병사 7천 이상, 민간 계약자 8천 이상이 사망했다. 5만 2천 이상은 부상을 입었다. 참전 용사들은 전후 높은 자살률과 PTSD로 고통받는다. 무려 3만 이상이 자살했고, 6만 이상이 PTSD에 시달린다. 그리고 국방부는 방산업체에는 돈을 쏟아 부으면서 이들 용사들은 제대로 된 충분한 지원을 하지 않는다. 

 과도한 미국의 국방 예산은 당연히 다른 부분의 예산을 줄이게 한다. 미 국방 예산은 2024년 거의 9천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사회 보장제, 메디케이트 같은 권리성 지출을 줄이게 만든다. 사실 국방 예산은 매우 보수적 수치다. 직접적인 예산만 산정한 것으로 관련 간접 예산을 모두 합하면 국방 관련 지출은 사실상 1조 5천억 달러에 도달한다. 펜타곤의 연간 예산은 IRA 투자 370억 달러의 20배에 달하며 쓸모없는 F35 구매 예산은 질병통제예방센터 예산보다 많다. 항모는 1척에 130억 달러인데 이는 환경보호청 연간 예산을 상회한다. 

 문제는 미국민 중 상당수가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800만의 미국민이 식량, 주거 같은 기본 필요가 부족하다. 미 노동자의 구매력도 40년째 제자리다. 미 가구의 평균 부채는 9만 달러 이상이며 1억 4천만의 미국인이 빈곤 속에 살거나 작은 위기로도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경계선에서 버티고 있다. 2019년에는 무려 18만 3천명이 빈곤관련으로 사망했다. 이는 살인과 총기폭력, 당뇨, 비만으로 인한 사망자 수 이상이다. 2023년 미국의 노숙자 수는 77만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기대 수명은 선진 국가 중 최하위였다. 

 그리고 미국은 사회 인프라 투자도 매우 소극적이다. 상하수도 같은 필수 인프라가 만성 투자 부족이 시달리고 있으며 그 적자 규모만 810억 달러다. 만약 미국이 이를 모두 타개하려면 1조 2천억 달러의 예산이 필요하다. 이 예산이 있으면 공공 일자리 수백만개, 상하수도 현대화, 필수 인프라 자금 지원, 영양과 소득 지원 프로그램 확대, 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 재정지원, 보편적 의료 보장,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 에너지 투자가 가능하다. 물론 방산업체도 고용을 한다. 하지만 그 효과가 점차 크게 감소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무기 제조 분야는 300만을 고용했지만 지금은 110만에 불과하다. 다른 분야 투자가 더 나은 것이다.

 미국은 군사기지로 인해 낭비가 많다. 미국의 군사기지는 전 세계 80개국 750곳이다. 17만 미국이 해외주둔하고 중국과의 대결 구도로 태평양 지역 도서 군사 기지가 확대 중이다. 이 해외 기지 네트워크의 유지 비용은 550억 달러다. 미국은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으로 괌을 획득한다. 인구 16만 8천의 괌은 지정학적으로 미국에 매우 중요하지만 정작 미국은 괌시민을 이등시민 취급한다. 이들은 시민권은 있으나 투표권이 없다. 이런 정치적 권한이 박탈된 이유는 괌의 군사기지 용이화를 위해서다. 이들은 투표를 하게 되면 정치적 영향력이 생기고 이로 인해 눈치를 보게 되는 국방부는 마음대로 괌을 활용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괌 주민은 대규모 미군 주둔으로 피해를 본다. 대규모 항공유 유출, 지하수 오염, 불발탄, 유독 화학물질 때문이다. 

 그래도 괌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미국은 인도양 한 가운데 영국령인 작은 섬 디에고 가르시아에 미군 기지를 건설하고 주둔을 시작했다. 이 기지는 사실상 인도양에 떠 있는 항모의 역할을 한다. 1970년 주둔이 결정되자 미국과 영국은 수천 주민을 강제로 인근 셰이셀과 모리셔스로 이주시켰다. 2023년 미국은 중동에 4만 5천의 군인과 계약직 인력을 주둔시켰다. 이들은 중동 유사시 미국의 즉각 개입을 가능하게 한다. 

 언급한 것처럼 방산업체는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로비를 한다. 로비스트는 당연히 효과의 극대화를 이해관계를 위해 회전문인사로 미의회와 전직군인. 행정부 인사를 활용한다. 이 로비스트의 급여는 엄청나서, 연봉이 100만 달러를 넘는다. 박봉의 공무원들이 충분히 흔들릴만한 금액이다. 방산업체들은 의원 1인당 2명의 로비시트를 붙인다. 의원 1인당 27만 5천 달러 이상의 로비 자금을 쓴다. 

 로비스트들은 의원의 지역구를 분석해 이들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가령 미국방수권법의 통과를 위해 공화당 의원에는 그 법이 지역의 일자리를 늘린다고 말하고, 민주당 의원에게는 중소기업에 주는 가치와 긍정적 측면을 부각한다. 

 이들 로비스트들은 심지어 외국 정부를 위해 일하기도 한다. 몇몇 국가는 미군의 주둔과 방산업체의 무기 구매가 자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로비스트를 적극 활용해 자국의 이익에 봉사하게 만든다. 2024년 외국 정부를 위해 활동하는 로비스트만 최소 46명이었다. 

 방산업체는 싱크탱크도 활용한다. 싱크탱크의 기원은 1924년 브루컨스 연구소가 시초다. 여기는 공공정책 연구를 수행하는 비영리적 기관이었는데 이런 싱크탱크는 1980년 이후 3배나 성장한다. 이들은 연구 결과로 공공정책과 미국 여론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부유한 개인과 미정부의 정책 자금을 지원받기 시작했고, 방산업체가 이들에게 매년 수백만 달러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당연히 객곽적인 방산정책 연구가 수행될리 없다. 팔은 안으로 굽게 마련이다. 2019-2023년 미싱크탱크가 방산업체에게 받은 자금만 3480만 달러다. 미 싱크탱크는 이로 인해 자기 검열, 후원자 검열, 관점 걸러내기 등으로 인해 방산업체에 봉사하게 된다. 

 그 결과 미국의 시민들은 싱크탱크를 불신한다. 2022년 조사에서 싱크탱크 연구자와 공공정책 전문가가 사회에 가치가 있느냐란 질문에 대해 응답은 48%에 불과했다. 의사82$, 과학자와 엔지니어 79%, 심지어 변호사60%와 비교해보면 거의 최하수준이었다. 

 미국의 대학들을 방산업체와 관련한다. 미 mit는 이스라엘과 광범위한 연계를 맺고 있다. 2022년 미국방부는 미 대학들에 80억 달러 이상의 군사자금을 지원했다. 대학 연구가 군에 종속되는 것이다. 국방부가 지원하는 사회과학 연구는 잠재적 적의 행동 분석과 예측에 초점을 둔다. 시간이 흐르며 군자금이 지원한 사회과학 연구는 매파성향을 띤다. 그리고 연구의제들은 해외 적대 상대로 쓰던 기법을 국내 대중에게 정교화하는 작업도 포함된다. 원래 정부와의 군사기관과 정보기관 소관이던 심리전이 1990년대에는 민간 홍보회사와 커뮤티케이션 회사로 넘어갔다. 군사작전에 인류학을 쓴 사례는 국방부의 인간지형시스템이다. 이는 이라크, 아프간 전쟁에서 참전 미군의 문화지수격차를 줄이기 위해 고안되었다. 이는 이 지역의 규범과 관습을 잘 알고, 군인이 현재의 민심을 얻어 적을 제압하는데 효과적이라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는 미 대중에게도 적용되었다. 미국은 이 시스템으로 미국이 벌인 전쟁이 자비로운 사명이고, 여기에 독특하고 패기 있는 젊은 대학생들이 참여한다고 선전했다. 심리학자들은 관타나모 수용소, 이라크 아부그라이쓰 교도소 등지에서 CIA 고문 프로그램 조언자로 참여했다. 이들 중 일부는 9.11이후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이 사용한 고강도 심문 기법 개발에 이어서 물고문에도 같이 배석했다. 이들은 학계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은 그 비윤리성에도 효율성도 떨어졌다. 고문 당하는 사람은 고문자가 원하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고, 실제 아는 것이 없기에 거짓 정보를 누설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언론도 방산업체를 좀처럼 통제하지 못한다. 2003 이라크 전쟁에서 언론은 이미 부시 행정부의 거짓 주장에 대한 반박 정보가 충분히 있었다. 그럼에도 당시 분위기에 휩쓸려 과도하게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고, 전쟁이 수행되었다. 그리고 미국은 전쟁 범죄에 대한 탐사보다가 크게 부족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국의 전쟁을 정당화 하고 있어, 어쩌다 보도가 있어도 반향이 부족해 언론으로서는 보도해도 불이익만 커지는 경우가 많다. 

  미국민들은 이처럼 자국 예외주의에 빠져있다. 대체적으로 미국은 언제나 선하고 옳으며, 세계적인 평화와 민주주의를 확산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잘 해낸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렇게 된 데는 미 영화산업과 홍보 수단들이 한 몫을 했다. 미 썬더버즈 비행단은 화려한 에어쇼를 한다. 이 쇼는 비용이 엄청나다. 1시간에 1기체당 1만 5천 달러를 소모한다. 그럼에도 이 비행단은 웬만해선 행사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다. 군의 홍보활동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국방부와 방산업체들은 이 거대한 전쟁 기계를 돌리려면 대중의 지지가 필요하다. 예산 소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이 대중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대중의 믿음이 절실하다. 2019년 개봉한 캡틴 마블은 전형적인 공군 홍보 영화다. 내용도 그러하고 그래서 인지 미 공군기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 영화에 등장한 공군자원은 수십 억 달러 어치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작 예산은 1억 5200만 달러에 불과한데, 이는 영화가 공군 자원 사용료를 거의 내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공군은 영화의 서사에 적극 개입했다. 

 이런 홍보의 역사는 1942년 전시정보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기관은 전쟁 수행을 지지하도록 가능한 모든 매체를 활용했다. 영화의 제작과 배급, 보도자료와 라디어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상징적 전쟁 프스터도 만들었다. 이 기관은 2차 대전 후 트루먼 대통령의 명령으로 없어졌으나 국방부 엔터테인먼트 연락실과 CIA가 그 역할을 계승했다. 

 1947년부터 CIA는 공산주의와의 전쟁에 헐리우드를 활용한다. 영화 동물농장은 CIA가 왜곡, 훼손한 대표적 사례다. 원래 결말은 공산주의자 돼지와 인간 자본가가 동일한 존재로 묘사된다. 하지만 각색한 영화에서는 인간이 사라지고 돼지만 남아 나머지 동물들이 돼지에 저항하여 반 혁명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온다. 그들은 1964년 007 골드 핑거 이후, 이 시리즈 제작에 관여한다. CIA는 조지 오웰의 1984도 수정한다. 원래를 주인공이 세뇌당해 빅브라더의 압제에도 그들을 사랑하는 구절을 끝이나나, CIA는 이를 빅브라더를 타도하는 구절로 각색한다. 

 군 선전 영화의 최고봉은 아무래도 탑건이다. 이 영화는 베트남저 후유증과 소련을 군비경쟁으로 항복시키려는 레이건 정부의 군비확장이 한창 일 때 제작되었다. 1985년 미국방비는 냉전이래 최고였다. 탑건의 성공은 이를 정당화하였고, 모병률도 8%나 올랐으며 군대지원 열풍으로 현역군인 모병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당시 영화제작진은 F14와 항공기지 이용료로 고작 180만 달러를 지불했다. 그리고 대가로 해군은 영화 시나리오 통제를 했다. 

 냉전 이후 전쟁 미화 영화 제작은 다소 수그러 든다. 하지만 9.11 이후 미국이 새로운 적을 찾으면서 다시 재개된다. CIA 지원을 받은 영화 제로다크시티는 고급 심문 기법을 미화했다. 관객들은 그것이 비윤리적이면서도 국가방어를 위해 어쩔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2017년 국가안보시네마에 따르면 펜타곤이 개입한 영화와 TV프로그램은 2500편 이상이다.

 언급한 영화 '탑건'의 속편 '탑건 매버릭'도 국방부와 록히드 마틴의 전폭적 지지로 제작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그 문제 많은 F35가 등장하는데 온갖 결함과 비효율은 어디고 가고 없고, 세계 최강의 압도적 기계로 위용을 뽐내는 모습만 등장한다. 

 최근 군은 게임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사람들이 21세기 들어 스크린에 머무는 시간이 크게 증가했는데 군은 이를 인재 확보의 계기로 삼고 있다. 군의 게임 활용 방식은 1990년이 본격적이었다. 당시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에서 심넷을 개발했다. 심넷은 전투 시뮬레이션을 위한 분산네트워킹 프로젝트로 군 인력의 실전 대비에 사용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민간의 기술력이 국방부를 상회한다. 그래서 미 육군은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과 창의적 기술 연구소를 설립한다. 

 그리고 게임 기술은 냉전 이후 규모가 축소된 군조직에도 적합하다. 예비군에 더 의존하게 되며 이들의 훈련을 어디서든 가능하게 하여 비용과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 전쟁이 여러 자동화 무인 기계에 의존하게 되면서 전장은 게임과 매우 비슷한 유형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더 집착하는 것이다. 

 한편 최근의 인공지능과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전통의 방산 5업체를 신기술 업체가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안두릴, 팔란티어 등으로 대표된다. 관련 설립자인 피터틸, 러키, 머스크, 카프 등은 반정부 정서가 강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가 깊다. 더구나 기존 방산 5업체는 당파성이 없었다. 어느 정부가 집권하든 자신들의 사업이 번창해야 했기에 공화당, 민주당 양당을 모두 지원했는데, 신기술 업자들은 상당한 당파성을 갖는다. 이들은 공화당에 상당히 편향적이며 그 중에서도 극우에 해당하는 트럼프 마가주의자들을 신봉하며, 그들 자체가 그러하다. 이들은 테크만능주의주라 기술 기업의 민주정부보다 더 합리적이고 효과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향후 전장의 변화하면서 미국의 무기 체계는 이들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이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데 인공지능 기반 무기체계는 살상력이 더욱 높고, 오작동으로 인한 전쟁 및 피해 우려를 더 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기술낙관론자들을 제어하려면 그들의 이데올로기 외에도 커져가는 그들의 경제적, 정치적 권력을 제어할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로 저자는 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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