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관리국
캘리앤 브래들리 지음, 장성주 옮김 / 비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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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머신은 1895년 처음으로 소설에 등장한 이래 여러 다른 소설, 만화, 영화, 게임 등에서 활용되었다. 그래서 다소 뻔하지만 흥미롭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시뮬레이션에 능한 뇌를 갖고 있기에 과거에 대한 회한, 미래에 대한 대비를 늘 하고 산다. 이런 존재이기에 타임머신이란걸 생각해낼 수 있었던 것이고, 그 소재는 매우 흥미롭다.

 타임머신과 관련한 이야기는 크게 몇 가지 흐름인 것 같다. 우선 원작처럼 아무리 내가 타임머신이란걸 타고 과거와 미래로 가서 무슨 짓을 해도 시간의 흐름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단선형 시간 관점이다. 이미 내가 타임머신을 만드는 게 정해져 있고 과거에도 반영되어 버렸기에 무슨 짓을 해도 그일은 일어난다. 마치 신이 모든 것을 결정해놓은 듯한 운명론이다. 

 다른 관점은 평행우주론이다.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무슨 행위를 하면 그 세계의 타임라인은 분기되어 아예 다른 평행우주를 형성한다. 일본 만화 드래곤볼에서 트랭크스가 미래를 변하시키기 위해 과거로 오지만 그 과거는 자신의 세계와 다른 시간으로 형성되며, 자신의 미래는 여전히 바뀌어있지 않은 그런 것이다. 

 또 다른 것은 타임패러독스다 관점이다. 내가 시간여행을 해서 변화를 일으켜 지금의 내가 없게되는 역설을 만들어내는 관점이다. 영화 '백투더 퓨처'에서 주인공 마티는 과거 부모님의 고딩시절로 이동한다. 두 사람을 결혼시켜야 내가 존재하는데, 이런 엄마가 나에게 반하고 만다. 그게 심화될수록 주인공의 모습은 점점희미해져간다. 이건 역설이다. 엄마, 아빠가 결혼해야 내가 존재하고, 그래야 둘의 결혼도 방해할 수 있는 것인데, 과거로 간 나의 행위로 엄마 아빠가 결혼을 하지 못하게 되어 내가 사라지는게 모순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패러독스 관점인 것 같다. 가까운 미래 영국에 시간관리국이란 것이 생긴다. 타임머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시간 관리국은 과거로 가서 5명의 사람들을 데리고 온다. 이들은 역사상 죽은 사람들이기에 이들이 죽기 직전 사라져도 과거의 역사에는 어떤 변화도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흑사병으로 죽을 사람, 북극탐험중 죽을 사람, 전쟁 중에 죽을 사람등 5명이 미래로 끌려온다. 이들에겐 시간관리국에서 '가교'라는 사람을 붙이고 동거하게 한다.

 가교는 이들의 흔적을 모두 읽어내고, 이들을 이해한 후, 이들이 현대사회에 적응하게 돕는 역할을 한다. 미래 적응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모든 최첨단 기기는 물론이고, 가치관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의 관점에서 과거 사람들은 거의 대개 인종차별론자에, 신분차별론자에 성차별론자들이며 그것이 매우 당연한 사람들이다. 이 시간관리국은 하필 그런자들에게 흑인 가교, 혼혈 가교를 붙인다. 빡세게 적응시키려는 의도였을까.

 과거의 사람들은 이름보다는 자신이 미래로 납치되어온, 원래 죽을 운명이었던 즉, 자신의 묘비의 생몰연도의 몰연도로 불리기 시작한다. 1917이런 식이다. 

 이런 전개이기에 책의 초반 몰입도는 높다. 그런데 이상하게 스토리를 지지부진 끌면서 거의 2/3까지를 가교와 이들의 말장난과 적응에서의 어려움으로 소설을 돌린다. 이 부분이 상당히 지루했다. 뒷 1/3에서 책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타임머신과 관련한 사건을 급전개시키며 다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시간 관리국의 몇몇 사람들이 과거에서 온 이주자들을 죽이려 하는데, 이는 타임머신을 통해서 이동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가 정해져있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몇몇 시간 관리국의 핵심요원들은 현대보다 더 미래에서 온 사람들이고 타임머신을 가져온 이들도 그들이었다. 이들은 과거를 바꾸고 싶어했다. 미래는 지구 온난화로 이 지구가 사람살곳이 더 이상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대의 평화로운 런던을 즐긴 것도 감사해한다. 영화 터미네이터1에서 미래에서 온 카일리스가 과거의 평화로운 도시를 보며 느끼는 감정이었을 것이다.

 책은 그래서 흥미로웠지만 중간 부분까지 매우 지루했다. 그만 읽을까라고 생각하던 시점에 다시 재밌어져 완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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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경계에 선 남자 스토리콜렉터 126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허형은 옮김 / 북로드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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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발다치의 1번 페르소나는 당연히 에이머스 데커일 것이다. 가장 많은 작품의 주인공이며, 아내와 딸을 잃고 그 충격으로 공감능력을 상실한 대신, 초인적인 관찰능력을 갖게 된 그는 그 능력을 활용해 도무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 해결한다. 그는 젊어서 미식축구를 했기에 매우 건장하지만 기본적으로 경찰로 아주 뛰어난 무력을 갖고 있진 않다.

 그리고 데이비드 발다치가 최근 만들어낸 2번 페르소나가 트래비스 디바인이다. 디바인은 에이머스 데커 같은 초인적은 관찰능력에서 비롯되는 수사능력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그는 전직 육군 장교로 강한 전투력과 신체능력을 겸비했다. 그리고 육군에서의 작전 수행을 위한 훈련은 그가 수사관으로 역량을 발휘하는데 더 없이 적합했다. 그래서 그 누구도 그를 연방수사관으로 여기지 전직 군인이었음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다.

 이번 책은 트래비스 디바인의 두 번째 이야기인 것 같다. 내가 그 전에 나온 책을 놓치지 않았다면. 책은 시작부터 박진감이 넘친다. 디바인은 웬일인지 유럽에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를 지나는 기차를 타고 있다. 일등석 칸에 있는데 같은 객차에 디바인을 포함 4명이 있다. 둘은 남자, 하나는 여자다. 디바인이 보기에 셋 다 나름 위장은 하고 있으나 킬러다. 습격은 디바인의 예상처럼 열차가 지나는데 10분 가까이 걸리는 터널이었다. 디바인은 화장실로 유인해 남자 둘을 처치하고 아마도 일행이 아닌 것 같았던 여자 킬러는 객실에서 처리한다. 다만 여자는 죽이지 않았는데 그게 실수였다.

 시작을 보고 이번엔 국제전인가 싶었는데 낚시였다. 작가는 아직은 자신이 없는지, 바로 미국내 무대로 사건을 전개한다. 디바인에게 주어진 임무는 CIA요원 제니의 살해사건이었다. 그녀는 유능한 요원이자 전직 상원의원의 딸이다. 그런 그녀가 고향인 메인주의 한 시골마을에서 살해된 것이다. 수뇌부는 요원이 살해당한 만큼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걱정하고 있었다. 그게 디바인이 급파된 이유다.

 와보니 지역경찰은 늘 그렇듯 엉망이었다. 미국 영화를 보면 늘 지역 경찰은 엉망이고 연방요원은 대단한 것처럼 묘사되며, 둘은 관할을 두고 서로 앙숙처럼 구는데, 이런 관계는 소설에서도 재현된다. 디바인이 보기에 초동수사는 엉망이었고, 지역경찰이 보기에 이렇게 수사가 엉망이 되가는데는 연방수사국이란 곳이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사건은 단순해보였지만 점점 복잡해져만 갔다. 인구 300명 정도의 이 작은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뭔가를 숨기는 것처럼 보였고, 지역엔 제니의 집안과 또 다른 부유한 빙씨 집안이 있었다. 또한 이 마을은 작은 마을임에도 사고가 많았다. 과거 제니의 막내 동생 알렉스가 강간 및 폭행을 당한 적이 있었고, 한 부부가 15년전 알렉스의 사건 며칠 뒤 석연치 않은 난로 화재 사건으로 사망한 적이 있었다. 부부가 죽고 손녀를 할아버인 얼부부가 키웠는데 제니가 죽기 얼마전 그 아내가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마침 제니가 사망했는데 공교롭게 그 사체를 발견한 것이 얼이었다.

 그런데 그 얼은 과거 배난파 사고로 인해 경추 협착증으로 잘 걷지도 못하고 고개를 아래로 향하지 못할 정도였으며 오랜 후유증과 고령으로 인한 노환으로 손가락 관절염이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는 종합병동이나 마찬가지였던 상태였다. 그런데 제니가 발견된 날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이었다. 그런 밤에 잘 걷지도 못하는 노인이 산책을 나가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고 제니를 우연치 않게 발견 한 것이었다. 모든 정황이 매우 이상했다. 

 디바인은 그 와중에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한번은 수사를 돌입하자마자 묶고 있던 여관에서 저격을 받았고, 다른 한 번은 수사중 납치를 당한 것이었다. 디바인을 납치한 이들은 역시 청부업자였고, 유럽에서 디바인을 공격했던 자들보다 훨씬 강했다. 모든게 혼란스럽긴 했지만 디바인은 가까스로 살아남는다. 

 여러가지 복선이 깔리지만 디바인이 증거로 향해 나아갈 수록 제니를 죽인 것은 국제적인 음모가 아니라 지역의 일인 것만 같았고 아무 상관이 없어 보였던 과거의 사고사들이 '살인 사건'으로 여겨지기 시작했고, 제니의 사건, 그리고 알렉스와의 사건과의 연관성이 뚜렷해져간다. 

 디바인은 결국 이 모두를 해결해나가는데 역시나 데이비드 발다치는 이번에도 이 과정에 매우 재밌게 풀어간다. 늘 그렇듯 이 사람의 소설은 실망시키지 않는 적당한 재미를 준다. 매년 꾸준히 보게되는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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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3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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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나온지 20년이 넘었고 영화로도 나온 소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인기가 좋고 현대적 감각이 있다. 유튜브를 탐방하다 키이라 나이틀리와 제임스 맥어보이가 한 분수대에서 다투다 키아라 나이틀리가 갑자기 옷을 벗어던지고 속옷 차림으로 물에 뛰어드는 관능적인 장면을 담은 숏츠를 우연히 본 기억이 있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매우 당황하고 넋이 나간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이 장면은 이 소설의 중요한 장면을 영화로 담아낸 것이었다. 그걸 책을 보면서 알았다.

 책은 3개의 부로 구성된다. 1부는 2차 대전이 일어나기 이전 1930년대 중반의 전운이 감도는 영국이다. 부유한 텔리스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재밌게도 한 사건을 두고 이를 여러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작은 장들이 이어진다. 2부는 2차 대전의 한 장면이다. 프랑스를 구원하러 온 영국은 패퇴하고 병사들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채 수십 만이 덩케르크로 퇴각한다. 그 처절함이 펼쳐진다. 3부는 텔리스가의 막내 브라이오니가 집안의 기대와는 달리 케임브리지에 진학하지 않고 간호사가 되어 전장에서 후송되어 오는 군인들을 치료하고 이전의 자신의 행동을 속죄하고자 하는 모습을 다룬다. 그리고 무엇보다 숨겨진 마지막 1999년의 장이 있다. 이 장의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다.

 1부로 돌아가면 부유한 텔리스가에 브라이오니란 소녀가 있다. 소녀는 세실리아라는 10살 정도 많은 언니와 리오라는 오빠를 두고 있다. 아빠는 고위 관료이고, 어머니는 다정하지만 나이가 많고 심한 두통을 앓고 있다. 집에는 정원사이자 리오와 세실리아와 같이 자란 로비터너가 있다. 그는 가정부의 아들이지만 집안의 지원으로 케임브리지에 진학했고,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곧 의대 진학을 앞두고 있다. 

 브라이오니는 책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최근 골칫거리가 생겼다. 허마이오니 이모가 이혼하면서 그 사촌들이 집에 얹히게 된 것이다. 쌍둥이 남자 사촌과 자기 보다 나이가 많은 롤라가 같이 살게 된다. 브라이오니는 그들과 같이 연극할 희곡을 만든다. 그리고 그 희곡을 대학에서 돌아온 리오와 로비앞에서 공연할 것을 상상한다. 하지만 사촌들은 공연에 관심이 없다. 

 리오는 집으로 돌아오며 마샬이란 친구를 데려온다. 그는 쌍둥이와 롤라와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보다 성숙한 롤라에 묘한 관심을 보인다. 로비와 세실리아는 어려선 친했지만 나이가 들어 묘하게 멀어진다. 사실 둘은 서로에게 끌리고 있었지만 이로 인해 서로를 멀리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둘은 집앞의 분수대에서 만난다. 세실리아는 삼촌의 유품같은 화병을 갖고 있었는데 로비와 옥신각신하다 그것이 깨지고 만다다. 그리고 깨진 조각이 분수대에 빠지자 그것을 찾으로 옷을 벗고 분수대로 뛰어든 것이다. 

 로비는 그녀와 헤어지고 자괴감에 빠진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처럼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란 생각을 갖고 편지를 쓴다. 그는 혈기의 사랑에 빠진 청춘이 그런 것처럼 터무니 없는 편지를 여러번 쓰고 망친다. 게중엔 음흉한 속내를 드러낸 것도 있었다. 그런데 로비는 실수로 음흉한 편지를 실수로 브라이오니에게 건내고 만다. 세실리아에게 전해달라고. 실수를 알아챘지만 브라이오니는 빠르게 사라졌다. 

 로비는 텔리스가의 저녁 식사에 초대받았다. 브라이오니는 로비의 편지를 읽고 큰 환멸에 빠진다. 그리고 이를 롤라와 공유한다. 롤라는 로비를 정신병자라 칭하고 브라이오니는 그보다 적확한 표현은 없다고 생각하고 언니와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 생각한다. 로비는 세실리아에게 편지에 대해 사과하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자 둘을 사랑에 빠져 집안 도서관에서 애정표현을 하게 된다. 이를 목도한 브라이오니는 이를 언니에 대한 성적 공격 정도로 오도한다.

 그리고 밤이 되자 사촌 쌍둥이가 사라진다. 브라이오니는 이들을 찾아나서다 롤라를 발견한다. 롤라는 누군가에게 성폭행 당한 상태였다. 브라이오니는 범인을 로비로 단정한다. 로비여야 했다. 그리고 롤라도 그러게 단정한다. 브라이오니가 그렇게 말하자 놀랍게도 가족들 중 상당수고 로비를 범인으로 받아들였다. 로비가 미천한 신분에도 너무나도 뛰어났던 것은 분명 문제였을 것이다. 경찰관들은 브라이오니의 증언을 여러번 신문하지만 큰 의심은 없었다. 로비는 사라진 쌍둥이를 찾아 돌아오지만 놀랍게도 경찰은 그를 체포한다. 

 성폭행범이 순순히 돌아올리 없다는 합리적 의심도, 왜 성폭행범이 쌍둥이를 구하는지도, 그리고 로비가 그 시간에 쌍둥이와 있었을 거란 생각도 그런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은체 그렇게 로비는 감옥으로 향한다.

 그리고 2부가 시작된다. 2차대전이다. 로비는 덩케르크로 퇴각하는 병사다. 그는 두 명의 상병과 같이 있다. 계급은 상병들이 더 높았지만 로비가 판단력이 뛰어났고 대학을 나온 사람이고 지도를 볼줄 알아 그의 판단을 따르기로 한지라 로비를 대장이라 부르고 있었다. 실제로 로비의 판단으로 인해 상병들은 여러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긴듯 하다. 로비는 이미 부상을 당한 상태다. 옆구리에 파편이 하나 박혔다. 덩케르크까지 가는 길을 멀고 험난하나 철저히 도로를 피하고 차량을 타지 안않았다. 그건 독일 전투기의 좋은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덩케르크에 도착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사람들이 배를 기다리고 있었고 식량도 물도 부족했으며 부상병을 넘쳐났고 적의 공중 공격을 계속되었다. 영국 공군과 배들은 대체 어디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세실리아는 간호사가 되었다. 로비는 군인이 되는 대가로 감옥에서 일찍 출소할 수 있었다. 물론 전쟁이 터지는 바람에 그들은 오래도록 만날 수 없었고 로비는 2차 대전의 개전으로 바로 전장에 투입되는 바람에 그들을 바로 헤어지게 되었다. 세실리아는 로비의 결백을 믿었기에 가족과 바로 의절해 버렸다. 세실리아는 어리석은 동생의 증언을 믿을 수 없었고, 평생 같이 살아온 로비를 그토록 강하게 기소하기를 희망하는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고 친구로 대학생활을 같이 했던 오빠 리언이 로비를 조금도 지지하지 않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들은 분명 로비를 시기했던 것이 분명하다. 

 세실리아는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고 있었지만 로비와의 사랑의 힘으로 버텨내고 있었다. 

 3부는 성인이 된 브라이오니의 이야기다. 그녀는 언니처럼 간호사가 된다. 그것은 일종의 속죄의식이다. 브라이오니는 원래 케임브리지 진학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간호사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전쟁이 터지며 전장에서 후송된 병사들을 치료하게 된다. 그곳은 지옥과도 같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살이 썩어 버린 냄새, 수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며 죽음에 무감각해져 나간다. 브라이오니는 어른이 되어 어렸을 적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후회한다. 그래서 언니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증언을 철회할 의사를 내비친다. 그리고 롤라의 결혼식에 참여한다. 롤라는 놀랍게도 자신을 성폭행한 마셜과 결혼한다. 브라이오니는 진실을 결혼식장에서 외치고 싶었지만 가족의 행사를 망칠 용기는 그녀에게 없었다. 

 마침내 언니와 만난 그녀는 이야기는 나눈다. 하지만 언니는 그녀를 용서하지 않는다. 언니는 수간호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집에는 놀랍게도 로비가 전쟁에서 돌어와 있었다. 브라이오니는 수많은 죽음을 봐왔기에 로비가 죽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로비에게 용서를 구하기가 무서웠다. 로비는 예상대로 그녀를 용서하지 않았고 죽일듯이 달려들것만 같았다. 그리고 브라이오니는 가족들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판사는 물론 모두에게 진실을 알리는 편지를 쓸것을 약속하게 그들과 헤이진다.

 마지막 숨겨진 장 1999년이 나온다. 브라이오니는 작가가 되었고 치매로 기억을 잃어간다. 롤라는 부유한 노인으로 살고 있다. 브라이오니는 속죄의 의미로 언니의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책에선 언니와 로비가 행복하게 잘 사는 것으로 썼지만 사실 로비는 옆구리에 잎은 부상으로 인해 덩케르크에서 패혈증으로 사망하고, 언니 세실리아는 런던 공습으로 지하철 역이 폭격당해 수몰당해 질식사하고 만다. 자신의 잘못으로 언니와 그 연인이 비참한 운명으로 치닫게 된 것에 대한 작품으로 밖에는 속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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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삶 - 개정판 문학동네 플레이
임솔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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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 정도 전에 영화 '친구'가 제법 인기가 있었다. 결이 전혀 다른 공부 잘하는 검사친구와 조폭친구, 그리고 같은 조폭 똘마니 친구가 서로 우정을 나눴고, 남자의 자존심으로 서로를 죽이면서도 친구로 남는 그런 내용이다. 남자라고 다 그런 내용을 다 공감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남자라면 대충 그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는 있다. 하지만 여자라면 어떨까란 생각은 든다. 그리고 남자가 이 책 '최선의 삶'을 보면 아마 비슷한 이유로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내가 그랬으니까. 

 이 책은 놀랍게도 일탈을 해버린 가출 여중생의 내용을 다룬다. 시기는 처음엔 90년대가 아닌가 싶었는데 아마 2000년대 후반 정도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 내용을 보면서 시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는데 책의 공간적 배경은 대전이다. 내용에 대전 지하철이 완공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대전 지하철의 완공이 2000년대 후반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강, 아람, 소영이다. 셋은 대전의 신도시에 생긴 전민중학교에 다닌다. 원래 여긴 농촌 같은 곳이었는데 다들 알다시피 대덕연구단지 같은게 생기면서 도시가 되어 비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생겨난 중학교다. 그래서 셋은 친구지만 출신 성분이란게 다르다. 그래서 묘한 관계다. 강은 외부인이다. 원래 바깥 사람인데 부모가 자식 잘 되라고 위장 전입을 시켜 전민중으로 보냈다. 아람은 원래 이 지역 사람이지만 외부인 같은 내부인이다. 부모가 원래 농촌 사람인데 같지가 동네가 도시가 되어버린 격이다. 소영이 외부인인데 진정한 내부인 격이다. 부모가 연구원이다. 

 하여튼 이들인 친구다. 그리고 셋은 학교를 다니며 흡연을 하고 술집을 전전하고 일탈을 버린다. 안주시킬 돈이 없어 안주를 만들어 먹는 것을 나무라는 술집 주인을 오히려 미성년을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해버리기도 한다. 그러다 돈을 모아 서울로 가출해버린다. 대전에서는 잘 나가는 이들이었지만 서울에선 지하철조차 처음타보는 촌것들이었다. 서울에선 처음엔 이 아파트 저 아파트 계단을 전전하며 밤을 지새웠고, 화장실에서 씻었다. 낮이면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아저씨들을 꼬드겨 같이 술을 먹고 돈을 뜯어 모텔에서 지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몸도 버리기 시작한다. 특히 아람이 몸을 마구 굴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소영이 바지를 사려 신용카드를 쓰게 되자 위치를 부모에게 발각될게 두려워 셋을 청주로 거처를 옮긴다. 그리고 보증금 얻는 방을 얻게 되며 모텔 생활을 하지 않게 되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강을 횟집에서 소영을 베이커리에서, 아람을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아람이 술집에서 벌어오는 돈이 훨씬 많았다. 아람이 밤늦게 까지 일하게 되며 소영과 강은 같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다소 야릇한 관계가 된다. 셋의 가출은 소영이 마침내 핸드폰을 켜서 위치가 노출되고 귀가하게 되며 끝난다.

 셋은 학교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러면서 우정이 깨어진다. 아람과 소영 간이 묘한 역학 관계가 생겨난다. 아람은 두루 인기가 있었다. 소영은 키가 컸고 많이 예뻤다. 아람은 뭔가 소영이 불편했고, 소영을 따돌리기 시작했다. 강은 여기서 아무래도 좋았지만 아람을 따라간다. 다른 아이들도 아람의 편에 붙는다. 그러면서 모두가 소영을 피해다닌다. 그러다 소영의 위치를 알려주는 소위 GPS 역할을 하던 아이가 소영에게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한다. 

 소영은 갈수록 날카롭게 변해갔고, 다른 아이들과도 싸운다. 소영은 무자비했고 그 아이에게는 이겨서도 져서도 안됐다. 이기면 무자비한 보복이 따랐고, 지면 종처럼 당하고 살아야 했다. 놀랍게도 다음 차례는 강이였다. 강은 이 상황이 너무 불편했고 아람에게 예전처럼 돌아가면 안되겠나고 말했다. 아람은 그 말은 소영에게 했고, 소영은 강을 찾아와 괴롭히기 시작했다. 결국 둘은 싸우게 되었다. 강은 지지 않고 싸웠고 심지어 이기기도 했지만 강은 이겨서도 져서도 안된다는걸 알고 있었다. 소영은 강에게 무릎끓는걸 제안한다. 그만하고 싶었던 강은 그만 그렇게 하고 만다. 소영은 잔인하게도 그 순간 용서하지 않고 돌로 강의 머리는 쳐내린다. 그리고 아람이 대신 맞는다. 

 그 사건 이후 두려웠던 강이 이 사실을 부모에게 말해 소영은 학교에서 강을 더 이상 괴롭히지 못하게 된다. 강은 너무 비겁한 자신이 너무 괴로워져 칼을 하나 산다. 그리고 그 후 이것을 가방에 넣고 다니게 된다. 하지만 그것을 꺼내진 못한다. 그리고 아람과 다시 가출을 한다. 둘은 비키니를 입고 일하는 가게에서 수년 간 일하며 많은 돈을 번다. 그리고 같이 스페인의 그라나다로 여행을 가기로 약속하고 같이 바니 문신을 새긴다. 하지만 어느 날 아람은 아무말 없이 강을 떠난다. 

 강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소영이 사는 아파트를 찾아간다. 그리고 아무 의미 없이 계속 가지고 다니던 칼을 갖고 간다. 소영은 놀랍게도 예전 그 아파트에 여전히 살고 있었다. 여전히 예뻤고 키는 더 큰 것 같았다. 소영은 연예인이 되어 있었고 여전히 강을 무시하고 있었다. 칼을 든 강을 보고도 전혀 놀라지 않고 강이 팔을 찔렀음에도 더 찔러 보라고 도발했다. 결국 강의 칼이 소영의 목을 향한다.

 이 소설은 저자가 10년 가까이 학창시절에 생각해내고 가슴에 묻어둔 것이라고 한다. 처음 읽었을 땐 이건 경험담이라 생각했는데 묻어든 것이라면 학창시절의 여러 응어리를 상상으로 풀어낸게 아닐까 생각한다. 친구와의 갈등, 나보다 아름다운 친구에 대한 열등감, 무서운 친구에 대한 공포, 학업에 대한 중압감, 억업적이고 학업만 강조하는 교사에 대한 불신이나 불만, 친구와의 우정,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부모에 대한 불만, 다양한 친구들과의 만남, 여자 친구들 특유의 집단 형성 등 이런 저자의 10대 시절 특유의 경험이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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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0 : 구상섬전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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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가장 강한 인상을 주었던 문학은 한강의 '채식주의자', 천명관의 '고래', 류츠신의 '삼체'다. 그리고 이 중 딱 하나를 고른다면 그것은 역시 '삼체'다. 삼체는 여러 모로 놀라웠다. 우선 경직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이렇게 창의적인 작가의 작품이 나왔다는 것. 그리고 아무리 장르 소설일지라도 책이 상당한 두께를 자랑한다는 것. 그리고 그 두께도 추리소설 처럼 살짝 색깔만 바꾸어 중언부언하지 않고 매번 다른 이야기 같다는 것.(1-2-3권은 매번 중심인물이 완전히 바뀌며 사건이 일어나는 시간 간격도 수백년에 달한다) 그리고 다들 공감하겠지만 이야기의 소재와 차원이 너무나도 대단하다는 것이다. 

 그런 삼체의 프리퀄 격인 구상섬전은 아마도 삼체인의 본격적인 존재를 알아차리기 이전의 시기를 다루는 듯 하다. 구상섬전은 사실상 삼체와 완전히 다른 이야기지만 분위기나 중요한 단서와 인물로 삼체와의 연관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구상섬전은 세상에 갑작스레 나타나는 둥근 형태의 불빛 덩어리다. 색은 적색, 보라색, 노란색등으로 다양하고 안에는 전자기장이 있는 듯하기도 하고, 플라스마로 가득차 있는 듯 하기도 하다. 이것은 맑은 날에도 나타나지만 비오는 날에 더 잘나타나며 기류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물체를 마음대로 투과한다. 영어로는 라이트닝 볼이고, 한자로는 구상섬전인데 이것이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중국인 천이의 집에 갑자기 나타난다. 

 그날은 천둥번개를 동반한 호우가 심한 날이었다. 천이 가족은 식탁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는데 구상섬전이 집벽을 뚫고 갑자기 나타나 부모를 재로 만들어 버리고는 굉음을 내며 사라져 버린다. 현상은 상당히 신기했는데 부모는 재가 되었지만 천이는 무사했고 반면 천이의 안쪽 조끼는 타버렸다. 그런데도 그는 뜨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반면, 냉장고는 멀쩡했는데 그 안에 냉동되있던 닭고기와 해산물은 모두 익어벼렸다. 

 하여튼 이 일은 천이의 인생을 바꾸어 버린다. 그는 과학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평생을 부모를 앗아간 구상섬전을 연구하는데 바치기로 한다. 구상섬전을 연구하던 천이는 소령 린윈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과학자이자 군인이었는데 평생을 신무기 개발에 천착하는 사람이었다. 린윈은 번개를 신무기로 개발하려는 조직에 몸담고 있었고 이는 천이와의 중요한 접점이었다.

 의기투합한 그들은 자신들이 소속된 군 조직과 연구소의 힘을 총동원하지만 구상섬전을 모델화하고 현실세계에 구현하는데는 힘이 턱없이 부쳤다. 여기에는 막대한 컴퓨티 파워와 이를 뒷받침할 자금이 필요했다. 린윈은 머리를 써서 세티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외계인을 찾는 이 프로그램을 해킹해 수많은 전 세계사람들이 무료로 기부하는 컴퓨팅 파워에 자신들의 구상섬전 프로그램을 돌리려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곳 적발이 되고, 그들은 한 러시아 과학자로부터 초대 메일을 받는다.

 러시아를 방문한 그들은 놀랍게도 냉전시대부터 러시아가 대규모 시설에서 구상섬전을 연구했고 이미 여러 차례 그것을 구현했음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우연에 가까웠고 결국 그들은 자연상태보다는 분명히 구상섬전을 높은 빈도로 출현시키긴 했지만 그것을 위한 분명한 수학적 모델링이나 변수조건을 갖고 있지 못했고 그런 방법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현상은 천이를 좌절시키기 충분했다. 하지만 린윈은 그렇지 않았고 그녀는 과학자 딩이를 찾아낸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의 터닝포인트였다. 딩이는 관점을 전환시켰다. 구상섬전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일상에 존재하는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활성화하는 것 뿐이라고. 관점의 전환으로 그들은 주어진 조건하에서 두 대의 헬기를 동원해 아크전기막을 펼쳐 구상섬전을 발견해낸다. 더 나아가 딩이는 구상섬전을 포획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비활성화된 상태의 구상섬전의 포획이 시작된다. 

 린윈은 구상섬전의 무기화에 착수한다. 구상섬전은 각각이 독특한 파장을 갖고 있었는데 이는 그것이 활성화했을 때 어느 것을 공격하느냐를 결정했다. 어떤 구상섬전은 생물을 어떤 것은 컴퓨터 칩을 어떤 것은 식물을 공격했다. 처음엔 하나하나를 알 수 없어 동물을 죽이는 잔인한 실험을 했지만 곧 마이크로파와 대응함을 알게되어 구상섬전을 평화롭게 분류할 수 있었고 무기화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구상섬전의 또 다른 특성이 밝혀진다. 구상섬전은 목표 공격물을 반드시 파괴했는데 놀랍게도 관측장비나 관측자가 없는 경우 명중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이는 관측자가 없는 경우 파동함수로 변해 확률구름처럼 존재하는 양자의 특성이다. 즉, 구상섬전은 거대한 양자로 전자였던 것이다. 딩이는 이런 개념을 제시했고 구상섬전 자체가 매우 거대했기에 이를 굉전자로 개념했다. 

 굉전자 개념은 놀라웠다. 굉전자의 존재는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굉원자와 굉중성자의 존재를 상정했다. 그렇다면 믿을 수 없는 정도로 커다란 원자가 이 세계에 같이 상존한다는 것이었고 그런 우주는 어떤 평행우주인지 생각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구상섬전은 강력했지만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 전자인만큼 상대방이 전자기막을 펼칠경우 쉽게 교란에 방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점 때문에 구상섬전의 타케팅 공격 가능성에도 중국군 상부는 구상섬전을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구상섬전은 첫 사용은 그래서 전쟁이 아닌 테러 진압이었다. 중국의 원전은 한 테러 집단이 장악한다. 그들은 반과학 단체로 글자 그대로 인간이 중세 정도로 생각해야 한다는 집단이었다. 그러면서도 테러를 위해서는 과학적 무기의 사용에 망설임이 없었다. 원전에는 수많은 아이들이 견학을 와있었고 원전이 폭발할 경우 치명적 피해가 예상되었다. 린윈은 망설임 없이 인간을 죽이는 구상섬전을 사용한다. 테러범은 물론이고 아이들이 희생된다. 그리고 천이는 이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린윈을 떠나게 된다.

 천이는 대학에서 기상학을 연구했다. 그나마 구상섬전과 접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상섬전의 발견은 토네이도의 발견과 관련이 있었는데 그는 이 연구를 미국에서 하면서 미국의 토네이도 제거에 큰 이바지를 하게 된다. 토네이도는 발생과정에서 대기의 냉각이 큰 역할을 하는데 천이의 토네이도 예측 장치를 기반으로 해당 지역에 열발생 미사일을 발사해 토네이도를 원천 제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부메랑으로 날아온다. 중국에 전쟁이 일어난다. 책엔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지만 침공국은 미국의 그 동맹으로 추정된다. 토네이도 제거장치는 역으로 토네이도 발생도 가능하다. 토네이도 발생이 생길만한 지점을 포착해 냉각을 추진하는 미사일을 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공격으로 중국의 항공모항과 연안함대는 궤멸적 타격을 입고 이 과정에서 린윈의 연인 주싱천이 사망한다. 그는 항모의 함장이었다.

 전쟁은 중국에 불리하게 돌아간다. 린윈은 구상섬전의 사용을 주장하지만 그녀의 주장은 관철되지 않는다. 그러다 한번의 기회가 돌아온다. 린윈가 그 부대는 어선으로 위장해 적의 항모 선단 한가운데에서 구상섬전을 발사한다. 모두 적의 회로를 태우는 구상섬전이었다. 하지만 적은 구상섬전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전자기 막으로 이를 모두 막아낸다.

 이후 딩이와 린윈은 굉원자핵을 발견한다. 이는 매우 가느다랗고 긴 막이었다. 이는 전자인 구상섬전 만큼은 당연히 적었지만 그들은 연구 끝에 굉원자핵도 여러 개를 포획할 수 있었다. 딩이는 굉원자핵들을 최소 5미터 이상 떨어드렸다. 원자핵들은 가까운 거리에서 핵융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굉원자핵은 실제 세계의 원자핵과 다르게 매우 간단한 조건은 초속 400m정도의 움직인 만으로도 융합을 일으킬 수 있었다. 현실세계의 핵융합이 발생시키는 에너지를 고려하면 굉원자핵의 핵융합은 가공할만한 무기가 될 가능성이 충분했다. 이는 린윈을 과도하게 흥분시켰다. 하지만 이는 너무나도 위험했다. 굉원자핵도 굉전자인 구상섬전처럼 파장에 따라 특정한 것만을 공격했다. 구상섬전의 경우 에너지가 비교적 작아 피해범위가 적었지만 굉원자핵융합은 그것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결국 이런 우려로 중국군 당국은 전쟁의 교착에도 이 실험을 허용하지 않지만 린윈이 자신의 추종자들을 이끌고 실험을 강행하다. 딩이는 실험 반경 수백미터는 완전히 파괴되고 이후에는 타게팅 물질이 파괴될 것으로 보았다. 린윈이 사용한 굉원자핵은 전자회로를 목표로 삼는 것이었다. 중국군사령관이면서 린윈이 아버지는 이를 막기 위해 미사일 발사를 지시하지만 이미 상황은 늦었다. 실험은 강행되었고, 미사일은 회로가 타버려 공중폭파되었다. 핵융합의 위력은 커서 중국의 1/3까지 공격의 여파가 퍼져 해당지역이 농경사회로 돌아가버렸다. 그리고 이일로 린윈은 사망한다.

 우습게도 이 사건은 전쟁의 종결을 불러왔다. 미국과 우방은 이 실험을 파악하고 최악의 겨우 지구 전체가 정보화사회에서 후퇴할 것을 크게 우려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내에서 자기들도 죽을 것을 각오하고 대규모의 전자장비를 노린 굉핵융합을 한다면 이 파장은 지구 전체로 퍼지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죽은 린윈이 그의 아버지에게 나타난다. 구상섬전이나 굉원자핵의 에너지에 죽은 사람들은 사실 죽었다기보다는 그들의 파장에 공명한 상태다. 그래서 현실 세계에서 사라지고 재가되는 것인데 그렇기에 양자구름처럼 확률적인 상태로 존재한다. 

 물론 린윈은 그렇다면 관측자가 분명한 자신의 아버지와 이야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딩이는 천이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놀라운 말을 한다. 일반 물질은 그렇지만 관측의지가 분명한 상태의 물질은 그것을 넘어서는 힘이 있기에 오래도록 붕괴상태를 버틸 수 있다고. 

 천이는 이런 일련의 사건 이후, 결혼을 하고 평온히 살아간다. 그리고 소식을 듣는다. 지하 깊은 곳에서 굉입자를 통한 실험이 이뤄졌는데 관측자나 관측장비가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양자 붕괴현상이 일어났다고. 이는 분명한 관측자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이었는데 몇번의 실험이 더 일어나자 그 관측자는 돌연 이를 눈치챘는지 사라졌다고. 그리고 이 관측자는 외계인으로 추정된다고.

 책에는 분명히 나오지 않지만 이 관측자는 아마도 삼체세계에서 지구로 이미 보내놓은 관측자이거나 아니면 지구 문명의 발전을 막기 위해 모든 실험을 방해하는 지자가 아닌가 싶다. 이처럼 류츠신은 구상섬전과 삼체 세계의 연결을 위해 이런 부분과 딩이를 연결해 놓았다. 

 책은 너무나도 재밌었고, 깊은 여운과 놀라운 상상력,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준다. 양자중첩은 마치 죽은 사람의 영혼이 현실세계에 언제든지 나타나거나 주변에 있을 수 있게끔 하는 생각을 주며 과학과 영성을 연결시키는 느낌마저도 준다. 무척 재밌는 책이며, 삼체에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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