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의 과학 - 지구 온난화를 넘어설 기후 물리학의 정석
마나베 슈쿠로.앤서니 브로콜리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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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표면의 온도는 20세기가 시작된 이래 계속 올라갔다. 기온은 1년, 10년, 수십 년 주기로 요동치면서도 지난 100년 동안 점점 증가했고 지난 수십 년 동안 비교적 크게 증가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제5차 평가 보고서(2013년)에 “20세기 중반 이후에 관측된 온난화의 지배적인 원인은 인간의 영향이었을 가능성이 극단적으로 크다.”는 내용이 있다. 이 보고서는 관측된 온난화의 대부분이 인간의 활동에 따른 이산화탄소, 메테인, 아산화질소 같은 온실 기체의 농도 증가 때문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2007년 IPCC는 전 미국 부통령 엘 고어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온실 기체는 대기에서 차지하는 함량이 매우 작지만 적외선을 강하게 흡수하고 방출해 지구 표면을 따뜻하고 거주 가능한 곳이 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장기적으로 지구의 온도는 대기권 최상단으로 들어오는 알짜 태양 복사와 지구에서 빠져나가는 복사가 균형을 이루도록 유지된다. 복사 불균형은 지금 진행중인 지구 온난화와 일치하는 결과다. 지구 복사는 대부분 4 마이크로 미터보다 긴 파장에서 발생하고 태양 복사는 대부분 4 마이크로 미터보다 짧은 파장에 관련된다. 태양 복사는 단파(短波) 복사, 지구 복사는 장파(長波) 복사다. 


지구의 장파 복사는 주로 수증기 때문에 스펙트럼의 많은 범위에 걸쳐 매우 강하게 흡수된다. 수증기를 통한 흡수가 비교적 적은 7~20 마이크로 미터 사이에 이른바 대기의 창이 있어서 이산화탄소, 오존, 메테인, 아산화질소가 매우 강하게 흡수된다. 온실 효과는 하늘을 덮는 구름 때문에 일어나기도 한다. 구름은 대기 전체에서 일어나는 온실 효과의 약 20%를 차지한다. 구름은 태양광을 반사하는 알베도 효과도 낸다. 구름이 일으키는 태양 복사의 반사가 온실 효과를 압도한다. 구름은 지구의 열 균형에서 알짜 냉각 효과를 일으킨다. 


수증기는 강력한 온실 효과의 주요 원인이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오래 머물고 수증기는 짧게 머문다. 온실 효과는 지구 표면을 따뜻하고 거주 가능한 기후로 유지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로 증가하면 지표면과 대류권에서는 온도가 상승하지만 성층권에서는 냉각이 일어난다.(67 페이지) 위성 마이크로파 즉정과 소형무선기상 장비 측정 결과 밝혀진 바로는 성층권의 지구 평균 온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감소해 왔다.(68 페이지) 이는 지구 온난화를 간접 증거한다. 


이산화탄소 증가는 대류권(하층 대기)의 온난화를 유발하는 한편 성층권 및 상층 대기의 냉각을 일으킨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지표 근처에서 방출되는 적외선 복사를 더 많이 가두어 온난화가 일어나지만 밀도가 낮은 상층 대기에서는 증가한 이산화탄소가 우주로 향하는 열을 증가시켜 수축과 냉각을 유발한다. 그 이유는 그곳에서는 공기가 너무 희박해서 분자들이 방출된 적외선 복사를 재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대류권을 영어로 troposphere라 한다. 변한다는 의미의 어원을 갖는다. 성층권을 영어로 stratosphere라 한다. 층이 졌다는 의미의 어원을 갖는다.) 


대류권에서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점차 낮아진다. 성층권에서는 처음에는 일정하게 유지되다가 일정 고도를 넘으면 오히려 따뜻해진다. 이를 이렇게 풀어서 이야기할 수 있다. 


<워싱턴 D.C.와 이후 뉴저지주 프린스턴에 있는 NOAA(미국해양대기청)의 GFDL(지구물리유체역학연구소)에서 근무한 마나베는 GFDL의 초대 소장인 조셉 스마고린스키와 함께 대기의 3차원 모델을 개발했다. 첫 단계로 마나베와 웨더럴드(1967)는 수증기의 양의 되먹임 효과를 고려한 복사-대류 평형 상태의 1차원 단일 열 대기 모델을 개발했다. 수증기 피드백 즉 따뜻한 공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함유할 수 있어 온실 효과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나타낼 수 있게 해주도록 개선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기후 민감도를 재계산할 수 있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두 배로 증가할 때 기온이 2.3°C 상승한다는 그들의 결과는 기후 과학의 역사는 물론 기후 모델링 역사에서도 중요한 결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들은 이 모델을 사용하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에 따라 지표면과 대류권에서는 온도가 상승하는 반면 성층권에서는 온도가 하강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기후 과학의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는 기후 민감도를 신뢰성 있게 추정하는 것이다. 기후 민감도란 충분히 긴 시간에 걸쳐 특정한 열 강제력이 주어졌을 때 일어나는 지구 평균 표면 온도의 반응을 말한다. 1966년 11월 마나베 슈쿠로는 최초의 현대 기후 모델을 개발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명예 교수이자 대기 물리학자인 조안나 헤이그는 마나베의 모델에는 온실 효과를 추정할 때 다른 사람들이 간과했던 두 가지 핵심 요소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말한다. 하나는 대류 조정으로 대기 중 기체가 들어오는 태양 복사열과 지면에서 반사되는 열에 반응하여 움직이는 방식을 설명한다.


마나베 모델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수증기다. 대기가 따뜻해지면 온실가스인 수증기를 더 많이 함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양의 피드백 루프를 발생시킨다. 대기가 따뜻해질수록 더 많은 수증기를 함유할 수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 대기는 더욱 따뜻해진다. 따라서 건조한 계산(dry calculations)을 했던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의 온난화 효과를 과소평가했다고 헤이그는 말한다. 건조한 계산이란 수분(물)을 제외하고 고형분(固形分; dry matter)만을 기준으로 성분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고형분이란 액상 제품의 수분을 모두 증발시켰을 때 남는 유효성분의 함량(%)을 뜻한다. 


2021년 마나베는 클라우스 하셀만, 조르주 파리시 등과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IPCC의 2007년 평화상 수상, 마나베 등의 202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모두 기후와 관련된 업적을 인정받은 결과다. 기후 문제 해결은 평화와 직결되며 그 메커니즘 해명은 물리적 의미를 지닌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나베의 업적은 어느 정도의 지질학젹 의미를 지닐까? 그의 기후 분석은 지질 시대에 걸쳐 지구 표면, 해양, 대기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함으로써 지질학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또한 그의 해양-대기 모델은 대륙 배치 및 대기 조성과 같은 경계 조건을 변경하여 과거의 지질 시대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해준다. 노벨상에 지구과학 분야는 없다. 그러나 베틀슨(또는 베틀레센) 상이 있다. 1959년 뉴욕에 본부를 둔 G. 웅거 베틀레센 재단이 제정한 이 상은 "지구, 지구의 역사 또는 우주와의 관계에 대한 더 명확한 이해를 가져오는 과학적 업적"에 수여하는 상으로 지구과학 분야의 노벨상에 해당한다. 물론 이 상도 물리학자 또는 지구물리학자가 많이 수상했다. 해수면 상승 추이를 도표화하고 이를 기후 변화와 연관시킨 선구적인 연구를 한 지구물리학자 아니 카제나브(2020년), 지구 내부 작동 원리를 밝혀낸 심지구(深地球) 탐험가이자 물리학자 데이비드 콜스테트(2023년)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물리학이 자연과학의 기본에 해당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6,500만 년 전 대멸종이 단순히 느린 동일과정설적 과정이 아니라 거대한 소행성 충돌에 의해 발생했음을 증명하여 지구과학을 혁신적으로 바꾼 공로를 인정받은 월터 알바레즈(2008년)가 가장 유명한 지질학자다. 


중요한 사실은 지구 표면의 온난화 규모가 두 반구에서 비대칭적이라는 점이다.(208 페이지) 북반구에서는 위도 증가에 따라 온난화가 증가해 북극해에서 최대가 된다. 남반구의 고위도에서는 온난화가 비교적 작다. 북반구 고위도에서 온난화가 큰 것은 지구로 들어오는 일사(日射)의 많은 부분을 반사하는 해빙(海氷)과 적설(積雪)이 북극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남반구의 고위도에서 온난화가 작은 것은 남극해 연안 근처뿐 아니라 남극해의 방대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심층 대류 때문이다. 마나베는 물 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연구를 했다. 온도가 증가하면 포화 증기압이 커진다. 


이에 따라 물이 더 많이 증발한다. 증발이 많아지면 강수도 많아지고 지구 전체의 물 순환이 빨라진다. 이에 따라 파괴적 폭우가 내리는 지역이 생긴다. 지구 전체의 물 양은 일정하기에 다른 지역은 가뭄에 시달릴 수 있다. 화석 연료 연소로 인한 기온 상승이 지구의 대기를 더 거대한 스펀지로 만들어 물 순환을 더 강력하고 불규칙하게 변화시킨 결과다. 독일의 기상학자 프란츠 마울스하겐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기후 변화 앞에서는 전세계가 궁극적으로 운명 공동체다.” [기후의 과학]의 원제는 [지구 온난화를 넘어서(Beyond Global Warming)]다. 기후 변화에 대해 경각심을 주기보다 관련 메커니즘을 밝히는 쪽의 서술 방향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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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지 - 거실에서 우주까지, 먼지의 작은 역사
    요제프 셰파흐 지음, 장혜경 옮김 / 에코리브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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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을 별의 먼지라 부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천체물리학자 마틴 리스는 인간은 핵 폐기물이라고 말했다. 그의 [여섯 개의 수]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먼지 입자는 자주 충돌해서 서로 들러붙어 울퉁불퉁한 덩어리가 된다. 이 덩어리가 다시 합쳐져서 더 큰 덩어리가 되고 그것들이 병합해서 행성이 된다. 우리 태양계는 이런 과정을 거쳐 원시 태양 원반으로부터 형성되었다.”


    요제프 셰파흐의 [먼지]의 주인공은 먼지다. 하지만 먼지 외에 다른 존재들도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에어로졸, 플랑크톤 등이 그것들이다. 에어로졸은 러시아 물리학자 니콜라이 알베르토비치 푹스가 1955년에 처음 쓴 말로 부유(浮遊)하는 입자, 공기, 기체 혼합물을 의미한다. 책의 부제는 ‘거실에서 우주까지. 먼지의 작은 역사’다. 열 아홉 챕터로 이루어진 책의 18부는 ‘블랙홀; 거대한 먼지 괴물‘이고 19부는 ’먼지에서 먼지로‘다.


    첫 문장은 아니지만 앞 부분의 주요 대목에서 저자는 “처음에는 먼지가 없었다. 원시 가스뿐이었다.... 우리의 은하수 같은 2세대 은하계에 이르러서야 그 열기를 데려갈 수 있는 먼지가 생겼다. 이 먼지는 우리 몸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무거운 원소들로 구성었다.”는 말을 한다. 인간은 별의 먼지라는 말, 나아가 핵 폐기물이라는 말은 이로부터 유래했다.


    초기 우주의 먼지 대부분이 초신성에서 탄생했다. 이어지는 글에서 저자는 주기율표에 대해 충분한 앎을 제공한다. 저자는 초신성에 대해 “이제 별은 자신의 물질을 먼지 형태로 우주에 되돌려준다. 돌을 만드는 결정 물질인 규소 먼지, 대리석에 든 산화마그네슘 먼지, 지구에서 오염도에 따라 루비나 사파이어로 부르는 강옥(鋼玉) 즉 산화알루미늄 먼지다.”라고 설명한다.


    먼지는 어떤 물질인가? 먼지 한 조각에서 유전자 조각을 수 조(兆)개 찾을 수 있다. 석기 시대 인간은 먼지를 이용할 줄 알면서 불을 피울 수 있었다. 부싯돌 두 개를 충돌시킨다고 불이 생기지는 않는다. 황철석(pyrite)이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충돌시켜야 먼지 조각에서 눈에 보이는 불꽃이 튄다. 가장 오래된 벽화는 네안데르탈인이 그린 것으로 적철석(hematite)의 비율이 높은 돌가루를 사용했다. 스페인 동굴 벽화는 구석기 시대 호모 사피엔스(현생 인류)의 작품으로 여겨지다가 최근 연구에 의하면 약 6만 4천 년 전 즉 현생 인류가 유럽에 출현하기 2만 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돌가루를 다른 말로 먼지라 한다. 이런 내용들을 감안하며 헤아려야 할 먼지의 정의는 무엇일까? 먼지란 표면에 쌓이거나 공기 중에 떠다니는 흙, 꽃가루, 파편과 같은 미세하고 가루 같은 물질을 말한다.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대양의 플랑크톤과 비슷하게 대기 중에도 미생물이 우글거린다는 점이다. 지표면에서 소용돌이쳐 오르는 에어로 플랑크톤이 그것이다.


    본문에 인간 산화장(酸化場)이란 말이 나온다. 실내 오존이 피부의 기름기 및 지방과 반응할 때 호흡기 주변에 형성되는 눈에 보이지 않고 반응성이 높은 수산화 라디칼(OH)의 헤이즈(haze; 아지랑이)를 말한다. 이론(異論)이 있지만 꽃가루 즉 화분(花粉)도 먼지로 분류된다. 우리는 꽃가루가 자연의 가장 소중한 먼지라는 사실을 잘 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와 관련된 찰스 다윈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는 “꽃은 언제, 어떻게 진화했는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평생 애썼다. ’꽃의 승전(勝戰)은 백악기에 시작되었다. 지질학의 잣대로 보면 그리 오래전은 아니다. 지구 역사를 1시간이라 가정하면 꽃은 이제 막 90초 전에 등장했으니 말이다.“


    저자도 언급한 석면(石綿)은 어떤가. 석면을 영어로 aesbestos라 한다. 이 단어의 어원은 불멸(不滅)의, 꺼지지 않는 등의 말이다. 석면은 본질적으로 먼지가 아니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섬유상 규산염 광물 그룹이지만 이 물질이 손상되거나 구멍이 뚫리거나 부서지면 미세한 막대 모양의 섬유를 방출하여 아주 위험한 공기 중 먼지 역할을 한다.


    먼지 해명에 물리학적 지식도 동원되었다. 독일의 물리학자 구스타프 미(Gustav Mie; 1868-1957)에 의하면 입자의 집합에서 작은 입자 옆에 큰 입자가 존재하면 빛은 언제나 파장과 관계없이 모든 방향으로 산란한다. 이런 산란을 구스타프 미의 이름을 따서 미(Mie) 산란이라 한다. 이 결과 먼지 입자는 회색으로 보인다. 먼지는 (증가하는) 엔트로피의 산물이다.


    ‘철과 함께 빙하기로?‘란 글도 흥미롭다. 해양학자 존 마틴은 ”나에게 유조선 절반을 채울 수 있는 철을 다오. 내 너희에게 빙하기를 선물할 것이다.“란 말을 했다. 식물성 플랑크톤이 먹는 것이 철분이다. 생존, 번식, 광합성을 위해서다. 이들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해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고 대기 온도를 낮추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이렇게 존 마틴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이는 빙하기 먼지의 철 함량이 간빙기 먼지의 철 함량보다 15~20배 더 높은 데서 기인한다. 물론 철은 순수 금속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철은 산소와 쉽게 반응해 다양한 산화철이 된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매슈 겐지(Matthew Genge)는 화산 폭발이 이온권의 합선을 유발해 구름 형성을 자극함으로써 폭우가 쏟아지게 한다고 말했다. 이는 1815년 나폴레옹의 워털루 전투와 그 이듬해의 여름 없는 해로 연결되는 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당시 여름이 없었던 것은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로 발생한 먼지가 햇빛을 흡수해 지구로 유입되는 빛의 양을 줄였고 거대한 먼지 구름이 세상을 뒤덮었기 때문이다. 매슈는 화산재가 대기권 하층에 붙들려 있지 않고 정전기력이 추가되면 부력 하나만 있을 때보다 재가 훨씬 더 높이 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온권은 지표면에서 100km 높이다. 탐보라 화산 폭발은 수천 km가 넘는 유럽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블랙홀 주변의 소용돌이에서 물질의 흐름은 거대한 먼지 공장이 된다. 맨체스터 대학교의 시스카 마그윅캠퍼(Ciska Markwick Kemper)는 수많은 물질이 먼지 알갱이로 갈려 블랙홀의 회오리바람에 달려간다고 말한다. 블랙홀 퀘이사 PG 2112+059 주변의 회오리바람을 연구한 그녀는 그곳에서 암석을 만드는 광물, 산화알루미늄, 산화마그네슘, 지구에서 발견된 수많은 다른 물질들 – 지구 유기체의 몸에도 들어 있는 화학 원소 –을 대량 확인했다. 현재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이 초기 우주의 암석 형성 촉매를 찾고 있다. 어떤 것을 찾든 천문학의 새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태초에 별과 은하가 있었던 게 아니기 때문이다. 태초에 블랙홀이 있었다.(205 페이지)


    마지막 챕터에 나오는 빙장(氷葬)이 눈에 띈다. 시신을 영하 196도씨의 액화 질소에 담가 냉동 먼지로 만드는 방식이다. 저자의 스케일 또는 글솜씨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은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 최대한 오래오래 지상에 남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미라화 장례를 제공하는 것을 보며 저자는 제아무리 비싼 방법을 택한다 해도 인간이 지구의 종말을 넘어 살아남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이 구절만 읽으면 별것 아닌 말로 들린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은 다르다. 50억-60억 년 후면 태양의 내부 연료가 바닥을 드러낸다. 껍데기에는 아직 수소가 남아 있다. 그곳에서도 핵융합이 일어날 때까지 수소는 계속 가열된다. 그 과정에서 방출된 에너지로 인해 태양은 지금 크기보다 100~150배 팽창해 붉게 빛날 것이다. 아마 지금보다 약 40퍼센트 더 밝을 것이다. 그러면 대양이 증발해 지구는 먼지로 가득할 것이다.


    언젠가 태양은 화장터가 될 테고 그 안에서 지구는 다시 없어질 것이다. 지구의 구성 성분 - 수정, 화강암, 철, 금, 마그네슘, 규소로 이루어진 먼지 – 은 태양풍에 휩쓸려 방황할 것이다. 태양이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마지막 남은 연료를 껍질에서 펌프질하려면 먼지는 그 충격파로 인해 덩어리가 될 것이다. 약 10의 14 제곱 년이 지나면 지금 우리가 잘 아는 가장 오래된 별들도 불타 없어질 테고 우주는 암흑이 될 것이다. 10의 36 제곱 년이 지나면 모든 물질이 녹아 없어질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그때가 되면 양성자가 분해될 것이라 예상한다.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중에서는 전자, 양전자, 광자만 남을 것이다. 장엄한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의 과학적 버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창세기 3장 19절)란 성경 말씀이 맥락 있게 다가온다. 책의 분위기에 취해 일시적인 감상에 든 것인지 모르나 세상의 모든 분별이 허망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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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제프 세파흐의 [먼지]를 다시 읽을 필요를 느낀다. 이 책에 플랑크톤 이야기가 나온다. 플랑크톤도 두 종류로 나뉜다. 동물성 플랑크톤(zooplankton)과 식물성 플랑크톤(phytoplankton)이다. 미항공우주국에서 운영하는 PACE 사이트의 P가 바로 플랑크톤이다. A는 에어로졸(Aerosol)이다. 에어로졸의 일종이 미세먼지(fine dust). CCloud. Eocean Ecosystem이다.

     

    플랑크톤, 에어로졸, 구름, 해양 에코시스템은 중요 키워드들이다. 어제 읽은 프란츠 마울스하겐의 [꿰뚫는 기후의 역사]에도 플랑크톤 이야기가 나온다. 해수 온도가 상승할 때 콜레라균이 동물성 플랑크톤에 서식한다고 한다. 해수 온도가 오르면 식물성 플랑크톤이 확산하고 그들을 먹고 사는 동물성 플랑크톤이 번성하게 됨에 따라 콜레라균이 많아져 동물성 플랑크톤에 서식하다가 특정 생태학적 조건이 갖추어지면 인간에게 전파된다는 것이다.

     

    이는 플랑크톤이 지닌 진면목의 일부에 해당한다. 기본적으로 지질학과 관련이 큰 존재가 플랑크톤이다. 사실 플랑크톤이 수수께끼 같은 존재가 아니라 시스템이 수수께끼 같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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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꿰뚫는 기후의 역사 - 1만 1700년 기후 변화의 방대한 역사를 단숨에 꿰뚫다
    프란츠 마울스하겐 지음, 김태수 옮김 / 빅퀘스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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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저명한 기후역사학자인 저자는 우리 모두 지역, 인종,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 문제 앞에서는 궁극적으로 운명 공동체라고 진단한다. 저자는 17세기 소빙하기 이론에 대해 전 지구적으로 적용 가능한 개념을 사용하기보다 각 지역에서 발생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상황을 그 지역 고유의 맥락에서 상세히 살펴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친환경적이라고 알려진 전기차에 대해서도 전기가 친환경적으로 생산되어야 의미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전기차가 궁극의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지정학적 측면에서라도 원자력 발전은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보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화석연료 사용과 같은 인간 활동이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기 때문에 기후 변화를 제한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정치적 결정의 영향권에 있다고 말한다. 기후 역사에서 첫 번째 전환점은 신석기 시대 이후로 확산된 농업의 도입이다. 저자가 취하는 입장은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발전이 기후 및 환경과 얽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후가 단순히 역사를 만들지는 않지만 지구적 차원에서, 지역마다 고도로 구분되는 환경적 요인으로서 인간이 자연환경과 맺는 모든 관계에 작용한다고 말한다. 1억 4,000만 년 전부터 6,500만 년 전까지의 백악기의 극지방까지 빙하에서 완전히 해방된 시기를 지나 지금으로부터 300만 년 전 지구는 새 빙하기에 돌입했다. 


    빙하기란 극지방이 영구적인 얼음으로 덮인 시기를 말한다. 탄소 순환의 변화 및 변동이 빙하기와 간빙기의 교차를 일으킨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아니다. 궤도 동인 또는 밀란코비치 동인이라는 천문학적 요인이 더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천문학적 요인의 첫 번째는 태양과 달의 인력에 의해 생기는 지구 자전축의 흔들림(세차운동)이다. 지구 자전축은 26,000년 주기로 황도면에 대해 서서히 회전함으로써 자전축의 방향이 바뀐다. 두 번째는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가 약 41,000년 주기로 22.1도에서 24.5도 사이를 오가는 것이다. 세 번째는 405,000년 주기로 거의 원형에서 약간의 타원형 사이를 오가는 지구 공전 궤도의 변화다. 


    세 요인 모두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복사량의 변화를 초래한다. 태양으로부터의 거리는 복사 밀도에 영향을 미친다. 자전축의 기울기와 흔들림은 지역에 따른 태양 복사의 분포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북반구와 남반구의 계절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구 기후는 이런 변화에 지역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16,000년 전부터 기온이 상승했고 11,700년 전부터 헌재까지는 홀로세라 불린다. 홀로세는 11,700년 전부터 현재까지 지속되는 지질 시대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기후로 인해 농경 및 정착이 가능해진 시대다. 호르무즈 서쪽의 페르시아만과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사이의 베링 육교가 이때 녹은 빙하로 침수되었다. 


    베링 육교의 침수로 아메리카 최초의 원주민들이 수천 년 동안 유라시아로부터 단절되었다. 이 시기에 이산화탄소 농도도 상승했다. 홀로세의 온난기는 지속 기간이 예외적으로 길다. 저자는 홀로세 중기 이후 시작된 기온 하강 추세의 끝부분이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인류가 초래한 것으로 설명한다. 인류가 초래한 온실효과는 주기적인 변화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홀로세와 함께 시작된 온난기의 끝을 예측할 수 없게 한다. 저자는 신석기 혁명이라는 개념이 농업이 인류의 역사에서 전환점으로 작용한 것은 맞지만 농업으로의 전환은 급작스럽게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호주의 고고학자 비어 고든 차일드(Vere Gordon Childe: 1,892-1,957)가 쓴 신석기 혁명이라는 말에 대해 논한다. 차일드는 농업의 여러 기원지 중 한 곳인 비옥한 초승달 지역만을 다루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지리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진 최소 11개의 기원지가 있었던 것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로부터 약 4,200년 전에 발생한 급격한 기온 하강은 홀로세 중기에서 후기로의 전환점이다. 지질학자들은 홀로세 후기로 넘어가는 기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도 메갈라야 주의 마움루 동굴의 석순을 꼽았다. 이로부터 메갈라야기라는 명칭이 생겼다. 


    기후학자들로 구성된 PAGES 2K Network라는 그룹이 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2,000년 동안의 지구 기온을 재구성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수십 년간의 더 추운 시기는 일련의 화산 폭발과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이는 산업화 이전의 역사적 시간 척도에서는 화산이 가장 중요한 기후 변화의 동인이었음을 나타낸다. 태양 활동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세기의 온난화는 모든 면에서 예외적이다. 20세기의 온난화는 지난 2,000년 동안 수십 년에 걸쳐 일어났던 다른 어떤 온난화들보다 약 3배 강력했다. 여기에는 온실가스의 인위적 방출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다른 자연적 요인들은 뒤로 밀려났다. 


    화산 폭발이 기온 하강을 초래하는 것은 이산화황이 물과 반응해 만들어지는 황산 에어로졸이 태양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개별적인 사실들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그리고 다른 사실들과의 비교 속에서 고려되어야 하며 그럴 때라야 비로소 기후사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96 페이지) 가령 15세기 들어 잉글랜드의 포도 생산이 갑자기 감소한 것은 당시 여름의 서늘하고 습한 기후 조건보다는 중세 흑사병이 노동력과 임금에 끼친 영향과 더욱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전에 자연적인 원인으로 인한 온난화가 있었다고 해서 지금의 기후 온난화 역시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지적한다. 


    아일랜드를 떠나온 노르웨이인들이 척박한 그린란드에 정착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에 의하면 바다 코끼리 상아 무역 때문이다. 트론헤임, 베르겐, 오슬로, 더블린, 런던, 슐레스, 비히, 시그투나 같은 중세의 무역 중심지에서 발견된 900년에서 1,400년 사이 것으로 알려진 상아의 DNA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100년경 유럽의 시장 전역에 그린란드와 캐나다에서 온 바다 코끼리 상아가 공급되었다. 


    소빙하기라는 용어는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북미 지질학자 프랑수아 마테스에 의해 1,939년 고안되었다. 1,450년에서 1,850년 사이 시기를 소빙하기로 보는 것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최근 보고서에서 선호되는 시기 설정이기도 하다. 근대 초기 유럽에서 발생한 마녀사냥 역시 넓은 범위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에 속한다. 갖가지 형태로 발생한 불행의 책임자를 밝혀내기 위해 도시와 시골을 막론하고 여러 가지 극심한 사회적 충돌이 나타났다. 소빙하기가 유럽에서 절정에 달했던 1,560년에서 1,630년 사이 마녀사냥의 중심지들에서 대사냥이 더 빈번하게 일어났고 가장 중요한 시기였던 1,580년에서 1,630년 사이에 이런 경향이 강했다는 사실은 특기할 만하다. 


    저자는 17세기 초 인구가 감소한 것은 많은 지역에서 농업 생산이 인구 증가로 인해 늘어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인구 증가가 일시적으로 한계에 부딪힌 결과 발생한 현상으로 분석한다. 식량 가격이 상승하면서 서유럽과 중부 유럽의 가정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사람들은 출산을 제한하는 전통적 방법으로 이에 대처했다. 성관계와 자녀 출산의 정당성이 교회의 승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회에서 결혼 시기를 늦추는 것은 효율적인 방법임이 입증되었다. 


    저자는 소빙하기가 인구 성장에 남긴 흔적은 16세기의 인구 증가 결과 생성된 다른 요인과 조건들이 기후와 맺은 상호 작용 속에서 파악해야 하며 오롯이 기후적 영향으로 환원해서 이해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해수 온도가 상승할 때 콜레라균이 동물성 플랑크톤에 서식한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콜레라균은 플랑크톤 안에 있다가 특정 생태학적 조건이 갖춰지면 인간에게 전파된다. 역사상 기후에 영향을 미친 주요 원인은 19세기 산업화의 등장이다.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에 관한 대부분의 과학사는 19세기에 온실 효과가 발견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인간에 의해 촉발된 기후변화에 관한 최초의 논쟁은 이보다 최소 한 세기 전에 이미 이루어졌다. 


    이 논쟁은 유럽의 식민지에서 토지를 이용하는 것이 기후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것이었다. 유럽인이 아메리카, 카리브해, 일부 동아시아 그리고 나중에는 아프리카에서 행하는 농업식민지의 활동을 두고 벌어졌다. 온실효과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프랑스의 수학자, 물리학자 장 밥티스트 푸리에(1,766–1,830)다. 1,824년의 일이었다. 최초로 대기 전체의 온실효과를 정밀하게 측정한 사람은 스반테 아레니우스다. 현대 지질학은 지구사 연대기를 처음에는 수백만 년, 20세기에는 마침내 수십억 년이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긴 시간대로 확장했다. 


    지난 12,000년 동안 기후 변화는 토지 이용, 특히 농업에 의한 영향을 받았다. 식생과 토양에는 일정량의 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가 저장되어 있다. 식생의 변화는 그것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인간에 의해 초래되었는지에 관계없이 더 많은 양의 탄소가 저장되거나 탄소가 오히려 더 많이 방출되거나 간에 하나다. 토지 이용이 지구의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복잡한 기후 모델 분석과 계산에 의존해야 한다. 저자는 농업에 의한 온실효과가 인위적으로 강화되었다고 해도 그 영향은 현대에 인류가 초래한 온실효과의 1/3 미만일 것이며 훨씬 더 긴 기간에 걸쳐 나타났을 것이라 말한다. 


    기후학자들은 적어도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의 변화가 산업화 이전의 어느 시점에서도 기후 변화의 자연적인 동인들을 압도하지 않았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저자는 인류가 초래한 기후 변화가 자연적 동인을 압도한 것은 산업화 이후의 온실효과에서 비로소 이루어졌으며 지난 200년 동안의 산업화에 따른 토지 이용이 이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말한다. 산업화된 농업에 있어서 결정적인 것은 화석 연료 에너지 체제와 기술 혁신이며 이런 혁신에는 농업 기계뿐 아니라 비료 생산을 위한 하버 보슈 공정과 같은 화학적 처리 과정의 통제도 포함되었다.


    저자는 노예제 종말은 단순히 정치적 저항에 의한 것만은 아니라 말한다. 산업화된 농업의 경제성이 노예제에 기반한 농업의 경제성보다 크지 않았다면 노예제는 아주 더디게 폐지되었거나 아예 폐지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181 페이지) 인간 노동력의 농업에서의 해방이 산업화를 이끌었다. 비록 식량이 매우 불균등하지만 산업화의 결과 오늘날 80억 명의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식량 풍요 시대가 찾아왔다. 인간과 가축을 농사일에서 해방시킨 농기계는 거의 모두 휘발유나 디젤에 의해 작동하며 이에 따라 상당 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187 페이지) 인공 비료의 생산 역시 화석 연료에 의존한다. 인공 비료를 통해 향상된 농업 생산성으로 인해 확대된 동물 사육으로 이산화탄소와 메테인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1,850년 기온 측정이 시작된 이후로 전 세계 평균 기온이 약 1.3도 C 상승했다. 폭염과 가뭄의 빈도도 증가했다. 지금까지 인류가 초래한 온실효과만으로 다음 빙하기를 최소한 10만년 이상 늦추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 요인과 더불어 기후 체계 내부의 변동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처음에는 태평양이 따뜻해졌다가 그 이후에는 대서양까지 따뜻해진 것이 주요했다. 에어로졸은 온실가스와는 다른 인위적인 요인으로서 태양복사의 일부를 차단하여 지표 근처의 기온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저자는 기후에 서로 반대되는 영향을 미치는 인위적 온실효과와 에어로졸의 관계에 대해 논한다. 1970년대에 등 지구가 다음 빙하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지구 한랭화 이론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현재까지 에어로졸은 온난화 효과의 약 0.73도 C를 상쇄한다. 에어로졸은 강수량을 강화한다. 인위적으로 미세 먼지를 줄이면 이 지역의 강수량이 감소하여 많은 사람들이 물과 식량 문제에 처할 가능성이 커진다. 에어로졸(미세먼지, 염화칼슘/염화나트륨 등)은 구름 응결핵 역할을 하여 수증기를 뭉치게 함으로써 구름 형성을 촉진하고, 일정 수준 이상 농도가 높아지면 강수 입자를 성장시켜 강수량을 증가시키는 효과(인공 증우 등)가 있다. 지나치게 높은 농도는 강수 시기를 지연시키거나 구름 입자를 작게 만들어 오히려 강수를 억제할 수도 있다. 미세먼지는 에어로졸의 일종이다. 


    지구 온난화의 가장 심각한 영향은 빙하 해빙, 그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다. 대륙 및 극지방의 빙하가 녹는 것은 해수면의 절대적 상승을 초래한다. 더욱이 해양 수온의 상승에 따른 물의 열팽창과 침식 과정으로 많은 해안선이 상대적으로 가라앉는 현상이 일어나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한다. 태평양 지역의 투발루, 바누아투, 키리바시 같은 섬나라들은 국가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이 위협을 받고 있다. 투발루, 바누아투, 키리바시 등은 불의 고리의 중심 및 주변 지역이다. 물론 이들 나라들을 더 위협하는 것은 화산 폭발보다 해수면 상승과 해안선의 가라앉음이다. 현재 남태평양의 22개 섬나라에는 약 70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오늘날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는 기후의 역사에 있어서 극적인 단절을 의미하며 이러한 단절의 성격은 신석기시대 농업혁명의 도입보다도 급진적이다. 지구의 역사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어느 한 종의 활동이 이처럼 단기간에 지구 기후를 변화시키는 주요 동인이 된 적은 없었다. 과학적으로 인정받는 설명은 우리가 막대한 양의 화석연료를 연소하여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기타 온실가스를 대기 중에 방출함으로써 자연적인 온실 효과가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역사적으로 계산한 결과는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이 시간과 공간에 따라 매우 불균등하게 분포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오늘날 기후변화는 멸종 위기, 해양 산성화, 산업적 환경 재앙, 화학적 오염, 물 부족, 질소 및 인 순환의 변화 같은 주요 환경문제와 결합하여 유한한 자원을 가진 지구라는 행성에서 이루어지는 성장과 번영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속 가능성을 연구하는 스웨덴의 환경학자 요한 록스트룀(Johan Rockström; 1,965- )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행성적 한계(planetary boundaries)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1) 기후 변화 2) 성층권의 오존층 파괴 3) 대기 중 에어로졸 농도 4) 해양 산성화 5) 생물권과 해양에 질소(N)와 인(P)의 과잉 공급 6) 담수 사용량 7) 토지 이용의 변화 8) 생물 다양성 파괴 9) 인간이 만들어 낸 신물질(화학 물질) 등이 지구 위험 한계선 9가지 항목이다.


    지구 위험 한계선의 3가지 기준은 안전 영역, 위험 증가 영역, 고위험 영역의 세 영역으로 나뉜다. 지구 위험 한계선은 그 개념이 제시되었던 2, 009년에 이미 9개 중 2개 영역(생물다양성, 질소 과잉공급)에서 한계선을 넘어섰다. 2,022년 4월 네이처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개념 제시 후 14년이 지난 현재 6개 영역이 위험 수준으로 상승했다. 1) 기후, 2) 생물 다양성, 3) 토지, 4) 해양 산성화, 5) 생물권과 해양에 질소(N)와 인(P)의 과잉 공급, 6) 인간이 만들어 낸 신물질 등이다. 


    산업화의 역사는 전반적으로 불균등한 발전을 보여준다. 기후 체계에 있어 중요한 것은 산업화의 시간적 길이가 아니라 배출량의 총합이다. 인구가 많은 국가가 화석 연료 기반의 산업화 과정을 거칠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매우 빠르게 누적된다. 오직 풍력, 태양광, 수력 에너지의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는 것만이 현재의 추세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화석 자원은 수백만 년에서 수억 년에 걸친 지질학적 과정을 통해 형성되며 지구상에 불균등하게 분포해 있다. 기후변화가 뒤늦게 정치적 쟁점이 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많은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인위적인 온실효과 강화가 위험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리라 믿었다. 예컨대 가이 스튜어트 캘린더는 1938년 화석연료 연소가 열과 에너지 공급을 넘어 여러 방면에서 인류에게 유익함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기후 온난화 덕분에 작물 재배의 북방한계선이 북쪽으로 이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음 빙하기가 지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한 찰스 데이비드 킬링의 킬링 곡선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주었다. 인류가 초래한 기후 변화는 전 세계가 에너지 공급 방식을 화석 연료 연소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으로만 억제되고 멈출 수 있다. 이전의 두 전환 즉 농업으로의 전환, 산업혁명은 경제 방식을 뛰어 넘어 기존 사회 질서의 완전한 재편을 초래했다. 그러나 이 두 대 전환 중 어느 것도 사전에 미리 계획된 마스터플랜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에너지 전환의 역사를 연구한 몇몇 역사학자들은 화석 연료 체제를 계획적으로, 그리고 정치적, 인위적으로 이끌면서 전환하는 작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그러나 항상 과거에 있었던 일이 반복되기만 한다면 역사는 새로운 소식이 없는 신문에 불과할 것이라 말한다. 서구의 물질적 풍요 기준을 단지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는 데 골몰하는 미래 개발 정책은 이미 지구적 한계에 부딪쳤다. 체제 전환은 너무도 어려워 보인다. 이는 핵무기 확보를 둘러싼 패권적 대립만 보아도 알 수 있는 바이다. [꿰뚫는 기후의 역사]는 좋은 책이다.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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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에 미래가 있다 - 10대를 위한 해양과학 이야기 창비청소년문고 45
    이고은 외 지음 / 창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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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에 관한 책을 꼽으라면 레이첼 카슨의 [우리를 둘러싼 바다]라는 고전을 들 수 있고 최근 번역되어 나온 [바다의 천재들], [블루 머신], [언더 월드] 등도 들 수 있다. 갈라파고스 답사기인 후쿠오카 신이치의 [생명 해류]도 바다에 대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매트 스트래슬러의 [불가능한 바다의 파도]는 난해한 양자물리학 책임을 알리고 싶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기획한 [바다에 미래가 있다]는 우리나라 책이고, 네 명의 해양과학자를 인터뷰한 책이라는 점에서 전기한 책들과 다르다. 인터뷰한 책이라는 점에서 [어떻게 과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와 비교할 만하다. 차이는 있다. [어떻게 과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가 지질학자, 우주물리학자, 실험물리학자, 고생물학자 등을 인터뷰한 책이라면 [바다에 미래가 있다]는 해양과학자들만을 인터뷰한 책이다.

     

    망가니즈 단괴(團塊) 이야기가 눈을 끈다. 이는 해저 퇴적물 위에 망가니즈, , 니켈, 코발트 같은 광물질이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조금씩 침전되며 자란 덩어리다. 검은 돌덩어리인 이 단괴에는 망가니즈, 니켈, 코발트, 구리 같은 귀한 금속들이 들어 있다. 이 퇴적물들이 쌓이는 속도는 너무도 느려 100 만 년에 6mm에 지나지 않는다. 이 단괴를 분석하면 과거 바닷물의 화학 성분, 퇴적물 속 광물 비율, 해양 환경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심해는 아직 5 % 정도만 아는 미지의 영역이다. 2004년 프랑스 심해 유인 잠수함인 노틸(Nautile)호에 올라 해저 5,000 m까지 내려간 김웅서는 심해에는 빛이 전혀 없어 눈이 필요 없기에 눈이 퇴화한 물고기가 있고 아예 눈의 흔적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물론 오래 전에 깨졌지만 심해 무생물 가설이 오류임을 알게 할 뿐 아니라 신비함 또는 기이함을 느낄 단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2016년 자체 개발한 무인 잠수정 해미래를 이용해 태평양 마리아나 해저 분지에서 탐사를 진행했다. 빛이 없는 심해에는 스스로 빛을 내는 생물이 아주 많다. 이 빛은 루시페린이라는 물질이 루시페레이스라는 효소와 만나 산소와 반응할 때 만들어진다. 바다라는 하나의 분야에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질학, 공학, 사회과학 등이 두루 관계한다. 김웅서는 과학자에게는 호기심과 상상력, 탐험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해양과학은 물리학, 생물학, 화학, 지질학 같은 여러 분야가 얽힌 융합 학문이어서 하나의 틀에 갇히지 않는 열린 마음과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

     

    열수분출공 주변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유난히 동물이 많다. 이들은 지하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화수소 같은 화학물질을 에너지로 써서 유기물을 만드는 화학합성(광합성이 아닌)을 한다. 열수분출공은 화학 물질을 내뿜는 곳이다. 해저 지각판이 갈라진 틈으로 스며든 바닷물이 지하 깊은 곳에서 뜨거운 마그마와 만나 가열되는 물에 황화수소 같은 기체와 철, 구리 황화물 같은 광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물은 생명체의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무대 즉 용매 역할을 한다. 1) 물속에서는 단백질, 핵산, () 같은 생명의 기본 분자들이 잘 녹고 서로 만나 결합하고 분해되는 일이 자유롭게 일어난다. 2) 물은 전하를 띤 분자들은 잘 풀어주기 때문에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전달하거나 신호를 주고받는 데도 탁월한 매개체가 된다. 3) 물은 플러스극, 마이너스극을 같이 가지고 있어서 다른 분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하거나 배열을 만들 수 있다. 4) 물은 열을 천천히 흡수하고 천천히 배출하는 성질이 있어서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안정적인 온도 환경이 된다.


    그 물속에 사는 것들을 모두 어류로 분류하지만 진화적으로 서로 다른 갈래에서 나온 존재들이다. 이는 어류생태학자 박주면을 통해 듣는 내용이다.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도 결국 고대 물고기의 후손이다. 조상도 다르고 사는 방식도 다르지만 비슷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외형이나 기능이 비슷하게 진화하는 것을 수렴 진화라 한다. 상어나 참치는 물고기라서 꼬리를 좌우로 흔들고, 돌고래는 포유류라서 꼬리를 위, 아래로 흔든다. 돌고래의 지느러미는 앞다리에서 진화한 것이고 뒷다리는 진화 과정에서 점점 작아져서 몸 안으로 사라졌다.

     

    물고기들은 그저 유유히 헤엄치는 생명체처럼 보이지만 매 순간 소금으로 인해 바닷물과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바닷 물고기들은 바닷물을 마시고 그 중 필요한 양만 흡수하고 염분은 아가미나 짙은 소변으로 배출한다. 민물에는 염분이 거의 없어서 그 물고기들 몸으로 물이 자꾸 들어오려 한다. 그래서 민물고기들은 끊임없이 소변을 배출하면서 수분을 조절한다. 연어는 이 두 환경을 자유자재로 오간다.(바닷물고기는 몸 밖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것에 대처하느라 고투하고, 민물고기들은 몸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에 대처하느라 고투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이 수행하는 광합성으로 만드는 산소 양은 지구 전체 산소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깊은 바닷속에는 눈이 내린다. 바다 눈(marine snow)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이 죽어 만들어지는 찌꺼기, 배설물, 미세 유기물들이 뭉쳐 무거워짐에 따라 바닷속 깊이 가라 앉는다. 이들을 바다 눈이라 한다. 이들은 생물들에게 먹잇감이 된다.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묻어두며 지구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과정을 생물학적 탄소 펌프라고 한다. 고래 낙하(whale fall)는 아주 큰 눈송이가 내리는 것이다.

     

    조류(藻類)의 대량 번식을 부추기는 것이 영양염이다. 영양염이란 플랑크톤이 자라는 데 필요한 질소, 인 같은 영양분을 말한다. 인간이 사용한 비료나 생활 하수가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바닷속 영양염 농도가 높아져 플랑크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낮에는 광합성을 하는 조류가 폭발적으로 늘어 밤에 산소를 대량 소비함에 따라 물고기, 조개 등이 질식사하게 된다. 물고기가 많은 곳은 따뜻한 바다가 아니라 차가운 바다다. 차가운 바다에는 영양염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영양염은 식물성 플랑크톤에게 반드시 필요한 비료 같은 물질이다. 차가운 바다는 생물의 양이 많고 따뜻한 바다는 생물의 종류는 많지만 양은 작다. 지구 온난화는 단지 바다를 덥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 생물들의 밥상을 치워버리는 일이다. 온난화로 따뜻해진 바닷물이 뚜껑처럼 떠 있어서 깊은 바다에서 올라오는 영양염 공급이 막힌다. 이를 뚜껑효과라 한다.

     

    약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생명자원연구부 연구원으로 일하는 이연주는 바다는 미지의 자원 창고라 말한다. 이연주에 의하면 천연물은 인간의 개입 없이 동식물이나 미생물 같은 생명체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화학 물질이다. 천연물이란 생물이 살아가면서 특정한 목적이 있어 만들어내는 독, 향기, 색소, 약효 성분 같은 특별한 물질이다. 이연주는 과학자는 실패 속에서도 호기심을 끝까지 놓지 않는 사람들일 것이라 말한다. 물론 그것은 조직된 호기심이어야 한다. 물리해양학자 장찬주는 지구 기후를 흔드는 바다의 변화를 추적하는 사람이다. 장찬주는 물리학이나 화학의 시각으로는 이 행성은 오히려 물의 행성이라고 해야 맞다고 말한다.

     

    과학적으로 보면 지구의 열, , 탄소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것은 대기가 아니라 바다다. 바다는 여름에는 열을 흡수하여 기온이 지나치게 오르는 것을 막고, 겨울에는 열을 대기로 공급하여 기온이 지나치게 내려가는 것을 막는다. 바다는 거대한 완충장치라 할 수 있다. 대기과학자 김정우 교수는 대기가 해양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해양이 스스로 변하기 위해 대기를 이용하는 것일 수 있다.”는 말을 한 바 있다. 대기보다 밀도가 1,000 배나 큰 해양이 대기에 수동적일 수 없다는 의미다. 장찬주는 평균의 함정을 말한다. 지구 표면의 71%가 바다이다. 평균 온도 1.5상승에는 실제 변화보다 훨씬 덜 뜨겁게 보이는 착시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육지에 주로 거주하는 인간에게는 지구 평균 온도가 아니라 지표 기온이 훨씬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평균값만 보고 기후 변화를 판단하면 우리가 실제로 겪게 될 위험과 충격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한다. 만약 우리가 1.5 라는 숫자에만 집중하고 그 안에 숨은 지역별, 환경별 차이를 놓치면 기후 변화의 실질적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은 바다가 아예 없었다면 지구 평균 기온은 약 50 까지 치솟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바다는 겉에서만 열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표면에서 받아들인 열을 깊은 순환을 통해 해저 깊숙한 곳까지 밀어넣는다.

     

    바다는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20254월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30 ppm이다. 지난 200 만 년 중 최고치다. 해수면 상승 속도는 지난 3,000 년 중 가장 빠르고 바다 산성화 속도는 최근 200 만 년 중 최고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정부간 기후 변화 협의회)는 우리나라는 기후 변화가 전례 없이 빠르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 고수온 현상은 1) 평균 수온 상승, 2) 극단적 수온 변화의 빈번함 등으로 나타난다. 장찬주가 각별히 주목하는 것은 해양열파(marine heatwave). 이는 평소보다 바닷물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생태계와 인간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높은 수온이 며칠에서 몇 개월, 길게는 몇 년까지 이어지며 바다 생태계에 심각한 충격을 주는 극한 기후 현상을 말한다. 폭염이라는 말은 여름 더위를 떠올리게 하지만 바다에서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덩어리 혹은 뭉치라는 의미의 블롭(blob)이란 이름을 붙였다. 고수온 덩어리라는 의미다.

     

    바닷물은 따뜻해질수록 대기 이산화탄소를 붙잡아두는 능력을 잃는다. 따뜻해진 바닷물은 팽창함에 따라 해빙과 무관하게 해수면이 오르게 한다. 바다 얼음은 이미 물에 떠 있어서 녹아도 해수면을 올리지 않지만 육지에 쌓여 있던 빙하가 녹아 들어오면 그 만큼 바닷물 양이 늘어난다. 김웅서가 그랬듯 장찬주도 과학의 핵심으로 호기심을 꼽는다. 인류세(anthropocene)보다 더 무서운 말이 아쿠아세(aquacene) 즉 물의 시대 다른 말로 홍수의 시대라는 말이다. 장찬주는 바다 산성화라는 말은 바다가 강한 산성 물질로 변한다고 오해하게 하지만 바다는 원래 약한 염기성을 띠었는데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바다로 흡수되면서 수소 이온이 많아지고 점점 염기성이 약해져 중성 쪽으로 가까워지는 것이 그 정확한 의미라 설명한다.

     

    대기 이산화탄소가 바다 표면에 녹아들면 물과 결합해 탄산을 만들고 이 탄산은 수소 이온과 중탄산염으로 나뉜다. 중탄산염은 수소 이온과 탄산염으로 분해된다. 바다로 들어오는 이산화탄소가 많아질수록 수소 이온도 늘어나고 이를 중화시키는 과정에서 탄산염이 점점 소모된다. 탄산염은 조개, 산호의 껍데기나 골격을 만드는 필수 재료다. 장찬주는 과학의 대중화는 과학자와 대중이 함께 노력해야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바다에 미래가 있다]는 흥미진진하게 읽히는 책이다. 시의성도 충분하고 재미까지 있으니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열수분출공이 화학 물질을 내뿜는다는 사실에서부터 광합성이 아닌 화학합성이란 말, 해양 산성화의 정확한 의미까지 두루 많이 배웠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해양 열파가 해빙 이상으로 해수면 상승의 원인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유의미한 이을 해야 한다. 무겁게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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