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물을 받으면 좋기도 하고 좋지 않기도 하다. 좋은 점은 지식을 확장할 기회가 마련되기 때문이고, 좋지 않은 점은 읽어야 할 것도 제대로 못 읽는 지경인데 피드백을 요구받기 때문이다. 읽어야 할 것도 충분히 읽지 못하면서 존 쉘비 스퐁의 ‘성경의 시대착오적인 폭력들’을 구입했다. 과제로 읽어야 할 것들 사이 사이에 읽을 생각이다. 요즘은 철학책들을 다시 읽으려는 생각을 한다. 


오늘 도착한 ‘외우지 않아도 괜찮아 지구과학’에 이런 내용이 있다. '책머리에‘란 제목의 글에서 나온 것으로 “지질학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엉킨 실타래 같습니다. 암석을 구성하는 단위인 광물부터 시작하면 되겠지 싶어 광물 단원을 펼쳐보면 복잡한 화학식과 난해한 결정구조, 수많은 광물 관련 용어가 빽빽하게 도배되어 있곤 했습니다. 그렇다고 지구의 역사부터 들여다볼까 하면 지질시대는 너무나 길고 방대했으며 특히 누대와 대 이하 규모로 내려가면 이름이 너무 낯설었습니다.” 


이는 대기과학자, 해앙학자, 지질학자 등 세 공저자의 말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전공 지식을 밀도 높게 제공하기보다 다소 주관적이더라도 소소한 이야기에서 시작해 큰 흐름 안에서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지식을 담으려 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되리라 생각한다. 책을 많이 접하다 보니 이런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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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은 감리교신학대학 홍정수 교수께서 감리교단에서 출교(黜敎)당한 해다. 이 해는 내가 이 분의 베짜는 하나님을 읽은 해이기도 하다.(이 책은 처음 베짜는 하나님으로 출간되었다가 후에 베짜는 하느님으로 바뀌었다.) 홍정수 교수가 출교당한 것은 예수의 육체적 부활을 부정했기 때문이다. 제목인 베짜는 하나님은 호전적이고 진노하는 구약의 하나님과 대비되는 신약의 평화의 하나님을 의미한다.


이 차이는 어디서 유래하는 것일까? 하나님이 변했을 리 없고 하나님을 보는 사람들의 관점이 바뀐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유한자인 우리가 규정한 하나님론이 성경에 기록된 것인가? 라는 의문이 가능하다. 어떻든 만일 이(시각 변화)에 동의할 수 없다면 어째서 그런 차이가 생겼는지 누가 해명해주길 바란다.


얼마 전 이 분의 유튜브를 알게 되었다. 1992년 읽은 베짜는 하나님을 비롯 이런 저런 이야기를 댓글로 달았다. 이 분은 대속론(代贖論)이 없는 기독교도 변함없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나는 이 분이 주장하는 바울 및 어거스틴과 다른 예수론에 공감한다.


나는 가끔 제도 교회 및 그들의 신학을 통하지 않고 또는 우회하여 직접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인정할 수 없을까?란 생각을 한다. 문제는 공동체의 필요성을 물리칠 수 없다는 점이다. 과정신학(過程神學)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 이 신학은 신을 포함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성장하고 형성되는 영원한 과정에 있다고 가르치는 신학이다.


얼마 전 함께 신앙생활 하는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다. 하나님은 예배를 받아야 할 만큼 결핍된 존재가 아니기에 예배를 받을 필요는 없으나 예배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분이기에 우리가 예배를 드리는 것이라는 말이다. 베르그손의 과정사상을 읽을 필요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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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라 호로비츠의 이토록 지적인 산책에 지질학자 시드니 호렌스타인 이야기가 나온다. 이 지질학자는 타이포그라퍼, 일러스트레이터, 곤충 박사, 야생동물 연구가, 도시사회학자, 의사, 음향 엔지니어 등 책에 나오는 여러 전문가 가운데 하나다. 시드니를 소개한 지면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암석은 싸늘하지만 자연에서 온 것이고 거의 살아 있다. 물을 흡수하고, 햇빛을 받으면 따뜻해지고, 비를 맞으면 허물을 벗는다. 우리처럼 암석도 시간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해 세월이 지나면 바깥층이 부드럽게 마모되고 핏줄처럼 얽힌 결도 더욱 두드러진다.“


호렌스타인은 우리는 지질학, 하면 발밑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생각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지질학과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어떤 분야에 대해 최소한의 사실만 알고 있어도 화제를 따라가기가 훨씬 쉬워진다고 말한다. 그 최소한의 사실이 점차 발전해서 지식의 호수를 이루게 되면 우리는 전문가를 자처하며 그 사실을 지적으로 증명해 보일 수 있다. 전문성을 얻음과 동시에 우리가 보고 듣는 것에 변화가 생기고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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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존재들 - 인간중심주의를 해체하는 혁명적 환경 철학
에릭 잠파 앤더슨 지음, 김성환 옮김 / 한문화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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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잠파 앤더슨의 ‘보이지 않는 존재들’은 호모 사피엔스가 우주에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고 세상의 중심이 되는 존재라는 신념인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이야기인 동시에 아주 오래된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것은 우리가 지구에 살아가는 동안 모든 존재와 역동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를 일깨우는 이야기다. 티베트 의학을 공부하고 불교를 수행한 역사학자이자 교육자인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데에는 식물을 사용 대상이 아닌 관계 자체를 위한 고유한 생명체로 바라보게 된 전환이 자리한다. 


저자는 2017년 캘리포니아 토팡가의 티베트 의학 클리닉으로 시작해 2019년 런던으로 이전한 후 신체적, 정신적, 생태적 회복에 전념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한 Shrimala의 창설자이기도 하다. 책 제목이기도 한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란 초자연적 존재들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외면해 온 수많은 존재들을 이르는 말이다. 저자는 모든 생명이 본질적으로 인식 능력이 있고 모든 존재가 자신의 진화론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인식 과정에 참여한다는 사실에는 더 이상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무시하고 착취하는 태도가 오늘날 무수한 사회적, 생태적 위기를 불렀다. 


저자는 인류세란 용어는 인간이 자연을 상대로 권력을 행사한 수천 년의 기간을 나타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연이 수동적인 사물이나 배경이 아닌 밀접하게 연결된 작용 요인들의 광대한 집합체라는 사실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된 시기를 가리키기 위해 사용하는 말이라 말한다. 당연하게도 저자는 모든 인류가 기후 위기에 같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곧 자연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인간중심주의를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다. 역사가 이어지는 동안 인간 아닌 존재들을 우리와 동등한 존재로 여기지 않는 법을 매우 효율적으로 학습한 결과다. 


저자는 동물들을 비롯한 모든 인간 아닌 생명체를 생물학적 기계로 간주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인간중심주의의 뿌리로 규정한다. 인간중심주의의 시작은 그리스였지만 그것을 전 세계로 이어지게 한 세력은 기독교다. 물론 저자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로 생기는 문제들을 모두 플라톤의 탓으로 돌리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남성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 자연의 배경화를 옹호하는 사상들의 뿌리가 대부분 그리스 철학의 이 위대한 거인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고 말한다.(111 페이지) 


기독교는 그리스의 영향을 받은 로마 지역의 종교 운동인 만큼 고대 그리스 세계에서 발달한 다양한 철학사상을 이어받은 상속자나 다름없다.(117 페이지) 성체성사와 같은 기독교 의례는 유대교와 조로아스터교에서 영향을 받았을뿐 아니라 그리스와 로마의 종교를 지배했던 신비주의적 제례와도 긴밀한 관계가 있다. 게다가 초기 기독교도들은 신플라톤주의적이고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세계관에 깊은 친밀감을 나타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실상 불멸의 창조신 관념에 반대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가톨릭 교회의 권위자들은 말썽이 생길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그의 작품들을 질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는 기독교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더욱 확고하게 융합하려 했다. 그래서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성혼(理性魂) 개념에 전적으로 의지해서 인간의 존재적 우위는 물론 인간적인 탐색의 과정을 통해 신성한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개념 모두를 입증하려 했다. 이 두 전통을 하나로 합칠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인간 중심주의라는 공통의 기반 덕분이었다. 데카르트는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는 영혼이 없다는 자신의 확신을 입증하기 위해 개와 다른 동물들을 대상으로 공개적인 생체 해부 실험을 벌여 사람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기도 했다. 20세기 초가 될 때까지 뉴턴과 다윈주의는 우주의 작용에 신성이 관여한다는 모든 가설을 완전히 몰아냈다.(122 페이지) 


기술이 우리를 구원할 수는 없다. 관건은 인간중심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다. 저자는 우위를 점하려는 욕망을 내려놓는다고 인간의 번영이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 말한다.(36 페이지) 탄소발자국이란 용어는 과학자나 정책입안자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석유와 가스 산업에 쏠리는 부정적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브리티시 페트롤륨이란 석유 & 가스 회사가 고용한 홍보 전문 기업이 만든 용어다. 민간 부문 사업자들은 산업 규제의 기미만 보이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며 반발했고 인간이 자연의 제약을 넘어선 존재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신이 인간을 위해 지구를 창조했다면 인류의 번영이 지구를 파괴하도록 그냥 내버려둘 리가 없다는 식의 인간중심주의적 신화를 즐겨 인용했다. 


저자는 가장 설득력 있는 과학 이론이라 해도 이야기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쉽게 기억에서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이나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신을 제품 하나만 보고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라는 신화적 세계 속에서 만들어진 경험과 정체성을 고려해 구매하는 것을 보라. 저자는 갈릴레오나 뉴턴, 마리 퀴리 같은 혁신적인 연구자들도 하나같이 과학적인 과정에 냉철하게 몰두하면서도 마술적인 기법과 초자연적인 신념에도 진지한 관심을 보였음을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식물의 뿌리 이야기도 그중 하나다.(Merlin Sheldrake 참고) 뿌리는 진화론적으로 뒤늦게 추가된 부분이다. 식물이 독자적으로 성장을 시작하기 전까지 그들은 5000만 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뿌리의 역할을 대신하는 균류에게 의존해 왔다. 마치 실처럼 생긴 이 균사체는 식물군이 땅속으로 수 킬로미터까지 뻗어나가면서 화학 신호와 영양분 치료용 화합물 등을 멀리 떨어진 곳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균류가 없었더라면 초기의 식물은 5억 년 전에 절대 물 밖으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균근균은 수천만년 동안 식물의 뿌리 역할을 했고 식물이 스스로 뿌리를 내리는 법을 배운 후에도 계속해서 식물군을 돕는 역할을 도맡아왔다. 오늘날에도 균사체는 식물 공동체 내에 민감한 미생물 군집을 보호하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번영을 돕는다. 


하지만 균류가 그저 식물의 보디가드겸 광대역 통신망을 제공하는 역할만 담당하는 것은 아니다. 동물과 마찬가지로 그들 또한 태양빛을 활용해 스스로 영양분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른 유기체에 의존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모든 유형의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균형 잡힌 환경을 유지하고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존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균류는 사실 유전학적으로 식물보다는 동물에 더 가깝다. 하지만 그 특수성 덕에 그들은 생명체계 속에서 그들 자신만의 특별한 왕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균류가 없었다면 세상은 지금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균류는 우리의 내부와 주변부에 두루 퍼진 채 자연환경이 거의 모든 측면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인간 아닌 존재들을 무시하는 태도는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사람이 주조(鑄造)한 하나의 공동 산물과도 같다.(101 페이지) 신성에 대한 이해는 우리가 자연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143 페이지) 신성의 개념은 우리 발아래에 있는 땅을 향한 외경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사용할 수도 있고 우리를 생태학적인 해리(解離) 상태로 몰아가기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우리는 지옥, 악마 등의 개념이 유대 계시 신앙과 조로아스터교의 상호작용으로 뒤늦게 추가된 개념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가 기후 변화의 결과들과 직면하겠지만 그 결과가 균형 잡히거나 균등한 방식으로 배분되지는 않을 것이다.(152 페이지) 


티베트 의학에서는 정신 질환을 보이지 않는 존재들 때문에 시작된 병으로 보기도 한다.(172 페이지) 티베트 의학의 패러다임에 따르면 인류의 건강은 우리 주변 존재들의 건강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다. 우리는 개인의 몸과 에너지, 마음의 균형뿐 아니라 인간 이외의 존재들로 이루어진 공동체 내부의 균형까지 함께 유지해야 한다.(174 페이지) 저자는 신화라는 말을 넓게 사용한다. 그에 의하면 신화는 우리로 하여금 세계를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한다. 자연 세계와 인간 이외의 생명체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는 평범한 바위조차 무한한 경외감의 원천으로 바꿔 놓을 수 있다. 


과학 소설가 어슬러 르 귄은 일반적인 현실주의 소설들과 달리 공상 소설은 인간이 아닌 개체들을 핵심적인 존재로 포용한다고 말했다. 르 귄에 의하면 인간이 아닌 존재를 인간과 대등한 가치를 지닌 동등한 존재로 받아들이는 것은 곧 강박과도 같은 현실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다.(214 페이지) 저자에게 큰 영향을 미친 존 로널드 루엘 톨킨(반지의 제왕의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공상은 인간의 자연스런 활동이다. 이것은 이성을 파괴하거나 모욕하지 않는다. 게다가 공상은 과학적 진실에 대한 인식을 방해하지도 진실에 대한 취향을 무디게 하지도 않는다. 사실은 그와 정반대이다. 이성이 더 예리하고 명료할수록 창작할 수 있는 공상의 질 역시 더 나아질 것이다.> 


나는 이를 종교와 과학의 관계로 바꾸어 읽어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과학적 이성에 능할수록 종교적 마인드가 더 높아진다고. 저자는 우리는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 모두를 자연 자체로 인식하는 세계관을 채택해야 한다고 말한다.(242 페이지)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붓다의 8정도이다. 저자의 글을 통해 이야기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다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류의 메시지에 공감할지 모르겠다. 아니 공감은 많은 사람들이 할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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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3. 1만세 운동 106주년 기념일이자 내게는 오랜만의 휴무일이다기념행사 등()에는 참가하지 않고 미뤄두었던 일을 하다가 15시 32분 전곡역을 출발해 한반도 통일미래센터로 가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오늘 지나게 될 노선은 지난 해 10월 새로 생긴 32번 버스가 통과하는 길이다그간 한탄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도감포 위에 자리한 한반도 통일미래센터 가는 길은 자기 차가 없으면 가기 어려운 곳이었다


오늘 길은 새로 생긴 버스 노선과 주변 지형지리 등을 확인해 해설에 반영하기 위해 나서는 길이다전곡역 - 남계리 교회 - 한반도 통일미래센터(회차점)를 거쳐 전곡 터미널까지 오는 데 33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15시 32분 탑승 - 16시 5분 도착환승하는 데까지 남는 시간은 연천 종합복지관 앞에 마련된 소은숙(邵恩淑), 소은명(邵恩明자매의 독립운동가 동상을 찾아보는 것으로 채울 것이다두 자매는 연천군 출신으로 1920년 3. 1 운동 1주년 기념 만세 운동에 참여한 인물들이다당시 두 자매는 배화여고 재학중이었다


이 순례를 마치면 연천 지선 버스 터미널에서 16시 35분에 출발하는 56번 버스를 탈 것이다종점인 고문리 용하(龍河마을에 가서 친구를 만나 그의 차를 타고 오늘의 출발점인 전곡역이 있는 시내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다내일은 근무모레는 원주 문막행글피는 일산(一山교회 예배 등이 예정되어 있다토요일인 8일은 오랜만에 연천 지인들과의 산행이 기다리고 있다


독일어로 시냇물을 의미하는 바흐(Bach)에 대해 음악학자 폴 뒤 부셰는 바흐는 동유럽 방언으로 순회 음악가를 뜻한다는 말을 했다상기한 일정은 내가 참 바쁜 사람인 것처럼 느끼게 하지만 사실 이 정도는 누구나 치르는 일 또는 의식(儀式)이 아닐지순회 음악가란 말이 낭만을 생각하게 하는 반면 순례 음악가란 말은 종교적 느낌을 갖게 한다순례 답사가란 말을 나에게 붙이기는 좀 그렇다답사는 원래 순례이니 순례 답사란 동어반복인 셈이다.


머리로 하는 답사도 있다루스 베네딕트의 저서인 국화와 칼이 그 결과물이다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미국 정부로부터 일본 문화를 연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루스 베네딕트는 전쟁 중이기에 현지 조사를 수행할 수 없어 방대한 자료 조사와 미국 거주 일본인들의 도움으로 일본 문화를 탁월하게 분석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이를 간접 조사가 실답(實踏)을 능가한 경우라 해석할 수는 없으리라실답의 성과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경우라 해야 할 것이다


바야흐로 봄이니 이곳 저곳 갈 일이 많이 생기기 마련이다. 바야흐로 바흐를 들을 때라는 유희적 말을 하던 때가 있었다. 마음의 봄은 아직 더 기다려야 하지 않겠는가원주 문막 취병리(翠屛里교회 옆 저수지를 보며 칸트적 의미에서 불확실하고 모호한 잡다(雜多)를 정리종합하고 싶다기도가 주 목적이다. 어제 새로 글을 쓰게 되었다는 말씀을 드리자 목사님께서 하신 힘 내세요란 말을 기도 열심히 하라는 말이라 해석한 친구를 생각하며 기도의 의미를 생각한다. 당연하지만 실기(實祈)와 실도(實禱)가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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