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이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정확한 관점
짐 알칼릴리 지음, 김성훈 옮김 / 윌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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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알칼릴리의 ‘어떻게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는 제한된 경험이지만 내가 읽은 어떤 물리학 책들보다 인상적인 책으로 꼽을 만하다. 저자는 이라크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론물리학자다. 저자는 물리학 만큼 광범위한 척도를 다루는 과학은 없다고 말한다. 가령 물리학은 전자현미경을 통해 직경이 수천만 분의 1mm에 지나지 않는 개별 원자도 볼 수 있고, 거대한 망원경을 통해 465억년 광년 떨어진 관측 가능한 우주의 가장 먼 가장자리까지 볼 수 있다. 물론 길이의 척도만이 아니라 물리학이 다루는 찰나의 순간에서 영겁의 시간에 이르는 시간의 척도 또한 광범위하기 그지 없다. 


    이해가 안 된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어떤 주제에 대해 심오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헌신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그 지식을 얻은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한('과학의 기쁨' 참고) 바 있는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모든 물질을 이루는 세 가지 소립자와 현대 물리학의 세 가지 기둥을 논했다. 세 가지 소립자란 업 쿼크, 다운 쿼크, 전자를 말한다.(나머지는 모두 세부 사항이다.) 현대 물리학의 세 가지 기둥이란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열역학이다. 저자에 의하면 시간과 공간은 캔버스이고, 물질과 에너지는 우주를 구성하는 재료다. 


    저자는 지구과학과 관련해서도 상당히 흥미로운 물리학 내용을 논한다. 중력장 이야기이다. 중력장이 강할수록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이 때문에 지구의 핵 즉 지구의 중력 우물(gravitational well) 깊은 곳에서는 지구 표면보다 시간이 살짝 느리게 흐르는 이상한 현상이 생긴다. 우리 지구가 존재한 후로 45억년의 세월 동안 이런 시간 차이가 축적되어 왔다. 그래서 지구의 핵은 지각보다 2년 반 정도 더 젊다. 지구의 역사가 60년 지날 때마다 지구의 핵은 지각보다 나이를 1초씩 덜 먹는다. 이 수치는 일반상대성이론에서 나온 공식을 이용해 계산한 것이다.(54 페이지) 이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 공식에 대한 믿음이 워낙 두텁기 때문에 물리학자 중 그 진실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지구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 그 중심부에 도달하면 더 이상 중력의 영향을 느낄 수 없다. 그곳에서는 지구가 모든 방향에서 동일한 힘으로 끌어당겨서 자신의 무게를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중력이 시간에 미치는 영향은 지구 중심의 중력 때문이 아니라(그곳에서는 중력이 0이다.) 그곳의 중력 퍼텐셜 때문에 생긴다. 중력 퍼텐셜이란 그 장소로부터 한 물체를 지구의 중력에서 완전히 벗어난 곳으로 끌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말한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물질과 에너지가 중력장을 만든다. 시공간이란 이 중력장의 구조적 특성에 지나지 않는다. 시공간 안에 무엇인가가 들어 있지 않으면 중력장이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시간이나 공간도 존재하지 않는다. 물질의 존재만으로 창조되는 중력장은 시간과 공간 안에서 중력이 영향을 미치는 영역 이상의 존재다. 시공간 자체다. 


    아인슈타인에 의하면 시공간은 장의 구조적 특성이다. 중력장은 휘어지고 늘어나고 물결칠 수 있다. 장(field)이란 어떤 형태의 에너지나 영향력을 담은 공간이다. 자기장은 공간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 느슨하게 말해 에너지는 둘로 나뉜다. 쓸모 있는 에너지와 쓸모 없는 에너지다. 아인슈타인의 질량 에너지 등가 이론에 의하면 질량은 얼어 있는 에너지라 할 수 있다. 광속의 제곱은 대단히 큰 수이기 때문에 아주 작은 질량이라도 막대한 양의 에너지로의 변환이 가능하고 역으로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투입해도 아주 작은 질량만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시각도 새롭다. 역으로 말하는 것을 처음 접한다. 


    물리학의 개념을 관계적으로 보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우선 음파(音波) 이야기를 보자. 음파의 속도는 진동하는 공기 분자가 음파를 얼마나 빨리 전송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차가 속도를 올려본들 음파가 더 빨리 도달하지는 않는다. 대신 음파가 압축되면서 파장이 짧아져 음높이가 올라간다. 이것이 도플러 효과로 잘 알려진 현상이다. 차가 멀어질 때는 음파가 점점 더 먼 곳에서 방출되기 때문에 우리(관찰자)에게 도달하는 음파의 길이도 늘어나서 음높이가 낮아진다. 차가 속도를 올려본들 음파가 더 빨리 도달하지는 않는 대신 음파가 압축되면서 파장이 짧아져 음높이가 올라간다는 설명은 어디에서도 듣기 어려운 설명이다. 


    이런 예는 또 있다. 빛의 파장 이야기다. 빅뱅 이후 37만 8000년 후에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가 기원했다. 공간이 팽창하면서 충분히 냉각된 덕분에 양전하를 띤 양성자(수소 원자핵)와 알파입자(헬륨 원자핵)가 전자를 포획해서 수소와 헬륨 원자를 이룰 수 있었다. 그 전에는 전자의 에너지가 너무 넘쳐서 양성자와 알파입자에 달라붙지 못했다. 그래서 중성의 원자를 형성하지 못했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빛의 입자인 광자가 이런 전하를 띤 입자들과 부딪혀 상호작용하는 바람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고 공간 전체가 안개 속에서 뿌옇게 빛나는 것 같았다. 


    우주가 충분히 냉각되어 원자가 형성되자 공간이 투명해지면서 광자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 후 이 빛은 모든 방향으로 우주를 가로지르며 움직였다. 최초의 빛은 공간이 팽창하면서 에너지를 계속 잃어왔지만 속도는 느려지지 않았다. 빛은 언제나 일정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대신 빛은 자신이 통과하는 공간이 팽창하는 바람에 파장이 늘어났다. 그래서 수십억 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더 이상 전자기 스펙트럼의 가시광선 영역에 들어가지 못하고 마이크로파의 형태로 존재한다. 천문학자들은 이 마이크로파 복사를 측정해서 이것이 절대 영도(-273.15도씨)보다 약 3도씨 높은 우주 깊은 곳의 온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공간이 팽창하면 그 공간을 지나는 빛의 파장도 함께 늘어난다. 


    설명이 길었지만 빛이 에너지를 잃는다고 속도가 줄지는 않고 대신 공간이 팽창함에 따라 파장이 길어진다는 내용이 도출(설명)된 점이 획기적이라 할 만하다. 그 이전에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 이야기가 배치된 것을 알 수 있다. 정리하면 차가 속도를 올려본들 음파가 더 빨리 도달하지는 않는 대신 음파가 압축되면서 파장이 짧아져 음높이가 올라가고, 빛이 에너지를 잃는다고 속도가 줄지는 않고 대신 공간이 팽창함에 따라 파장이 길어진다.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는 빅뱅 이후 37만 8000만년이 지난 시점에 생긴 것이다. 정리하면 전자의 에너지가 너무 넘쳐서 양성자와 알파입자에 달라붙지 못해 중성의 원자를 형성하지 못하는 바람에 빛의 입자인 광자가 이런 전하를 띤 입자들과 부딪혀 상호작용하게 됨으로써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고 공간 전체가 안개 속에서 뿌옇게 빛나는 것 같다가 우주가 충분히 냉각되어 원자가 형성되자 공간이 투명해지면서 광자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후 이 빛은 모든 방향으로 우주를 가로지르며 움직였다. 


    빅뱅이 있고 몇 분 후에는 양성자의 융합으로 헬륨과 소량의 리튬이 만들어질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다. 우주가 거기서 더 냉각되자 가벼운 원소가 융합해서 더 무거운 원자핵을 만들 수 있는 문턱값 아래로 온도와 압력이 떨어졌다. 핵융합이 일어나려면 융합하는 원자핵이 양전하간의 반발력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가 강해야 하는데 물질의 밀도와 온도가 어느 아래로 떨어지면 그런 강한 에너지가 나오지 않는다. 재결합의 시대가 지나고 잠시 후에 원자들이 중력의 영향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암흑물질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하여 원시가스 구름 즉 원시 은하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 안에 있던 밀도가 더 높은 가스 덩어리는 중력에 의해 훨씬 극적으로 뭉쳐졌다. 그 과정에서 핵융합 과정이 다시 시작될 수 있을 정도로 가스가 가열됐다. 


    이렇게 항성이 점화되었고 그 안에서 일어난 핵반응으로 탄소, 산소, 질소 외에 오늘날 지구에 존재하는 다른 많은 새로운 원소가 만들어졌다. 항성 내부의 조건이 뜨겁고 극단적일수록 핵합성 과정도 더 높은 단계까지 일어나 은, 금, 납, 우라늄 같이 더 무거운 원소가 형성될 수 있었다. 항성이 삶의 마지막 격렬한 순간에 가야만 그 내부가 더 무거운 원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온도와 밀도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단계에 가면 항성의 내부는 고밀도로 압축되고 그와 동시에 바깥층은 격하게 떨어져 나간다. 


    빛은 어떻고 전자는 어떤가. 빛은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모두 지니고 있다.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또 그것을 탐구하기 위해 어떤 실험을 하느냐에 따라 성질이 다르게 드러난다. 이중적 속성을 갖는 것은 빛뿐이 아니다. 전자 같은 물질의 입자도 파동의 속성을 나타낼 수 있다. 전자가 동시에 입자이면서 파동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입자 같은 속성을 검증하려는 실험을 하면 실제로 입자처럼 운동하고, 파동 같은 속성을 갖는지 검증하는 실험을 하면 파동처럼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전자의 파동 같은 속성과 입자 같은 속성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실험은 불가능하다. 


    양자역학은 이런 실험의 결과를 올바르게 예측해 주지만 전자의 본질이 무엇인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저 전자의 본질을 입증하기 위해 어떤 실험을 수행했을 때 무엇을 보게 될 것인지만 말해줄 뿐이다. 저자는 물리학 교과서에 나와 있는 바와 달리 양자역학의 형식주의는 전자가 동시에 정확한 위치와 정확한 속도를 가질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만 우리가 양쪽 성질을 동시에 알 수 없다고만 말하고 있다.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또 있다. 인간의 의식이 양자역학에서 분명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의식이 양자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거나 심지어 우리가 측정할 때 비로소 그 대상이 존재하게 된다는 등의 주장이다. 


    저자에 의하면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우리 우주에는 양자수준의 기본 구성요소에 이르는 모든 것이 지구의 생명이 탄생하기 전부터 존재해왔다. 인간이 등장해서 측정을 통해 실재하게 해줄 때까지 존재와 비존재 사이에 어중간한 상태 상태에서 기다리고 있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파동함수는 공간 속 하나 이상의 지점에서 값을 갖는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우리가 전자를 측정하지 않을 때 전자 자체가 물리 공간에 퍼져 있다고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우리가 바라보지 않았을 때 전자가 어떻게 운동하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우리가 바라보았을 때 무엇을 보게 될지만을 말해준다. 인상적인 말은 전자의 파동 같은 속성과 입자 같은 속성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실험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양자역학은 이런 실험의 결과를 올바르게 예측해 주지만 전자의 본질이 무엇인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저 전자의 본질을 입증하기 위해 어떤 실험을 수행했을 때 무엇을 보게 될 것인지만 말해줄 뿐이다. 우리에게 연속적인 것으로 익숙한 많은 물리적 속성이 아원자 척도까지 들어가 보면 사실은 불연속적이다. 원자에 묶여 있는 전자들은 불연속적인 특정 에너지 값들만 가질 수 있다. 이 불연속적인 값 사이의 에너지는 절대 가질 수 없다는 점에서 양자화되어 있다. 이런 특성이 없었다면 전자가 핵 주변 궤도를 도는 동안 계속해서 에너지가 새어 나갔을 것이다. 그러면 원자가 불안정해져서 생명을 비롯한 복잡한 물질도 존재할 수 없었다. 양자역학 이전의 19세기 전자기론을 그대로 따른다면 음전하를 띤 전자는 양전하를 띤 원자핵을 향해 나선을 그리며 추락해야 한다. 하지만 전자의 에너지 상태가 양자화된 덕분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양자 규칙은 전자가 어느 에너지 상태를 차지하고 원자 안에서 어떻게 배열될지도 정해준다. 이렇듯 양자역학 규칙들은 원자들이 어떻게 결합해서 분자를 이루는지도 규정하기 때문에 양자역학이야말로 모든 화학의 토대로 할 수 있다. 전자는 올바른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거나 흡수함으로써 에너지 상태 사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 두 상태 사이의 에너지 차이와 정확히 같은 값의 전자기 에너지 양자(광자)를 방출함으로써 더 낮은 상태로 뛰어 내려올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적절한 에너지를 가진 광자를 흡수함으로써 높은 에너지 상태로 뛰어올라갈 수도 있다. 여기서 알게 되는 사실은 전자가 고전역학의 전자기론과 달리 양자역학적 의미에서 특정 궤도만을 가짐에 따라 우리의 오늘이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를 항성의 저(低) 엔트로피 관점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항성은 열적평형에 도달한 계가 아니기 때문에 저(低) 엔트로피의 저장소이다. 그래서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열핵융합(수소가 헬륨으로 변함) 반응이 열과 빛의 형태로 과잉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물리학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실재를 가장 심오하고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라 말한다.(192 페이지) 


    이제 앞에서 말한 암흑물질에 대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발견한 것을 모두 합쳐도 겨우 우주의 5%를 구성하는 데 그친다. 나머지 95%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차지한다. 전자기력 영향을 받지 않고 빛을 내지도 않고 중력을 통하지 않고는 보통 물질과 상호작용하지도 않는다.” 암흑물질이 없었다면 대부분의 은하가 애초에 형성될 수 없었다. 한편 중력을 거슬러 우주를 점점 더 빨리 늘어나게 하는 수수께끼의 척력을 암흑에너지라 한다. 


    저자는 물리학자와 공학자를 비교한다. 두 학문 사이의 경계는 희미하지만 차이는 명백하다. 물리학자는 자연의 작동 방식을 지배하는 밑바탕 원리를 드러내기 위해 “어째서”,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는 반면 공학자는 대개 이런 데는 큰 관심이 없고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바를 실제로 활용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쏟는다. 가령 기초 물리학 분야에서 나온 지식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다는 GPS는 어떤가. 위성에 탑재하는 원자시계는 대단히 정교한데도 중력의 효과로 매일 4/100,000초씩 빨라진다. 따라서 그보다 느린 지상의 시계와 맞추려면 일부러 시간을 늦춰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성시계의 시간이 빨라지면서 우리의 GPS 위치가 매일 10km 넘게 어긋나게 된다.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는 이유는 공학자들이 원자 진동의 양자적 속성을 고려하며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설명하는 시간 흐름의 속도에 맞추어 상대론적으로 보정(補正)하기 때문이다. 물리학과 공학이 만나 세상을 바꾸어놓은 기술적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저자는 판구조론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물론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빅뱅이론, 다윈의 진화론, 질병의 세균 유래설 등과 함께다. 즉 이들은 모두 엄격한 검증을 거쳐 최선의 설명으로 등장한 가장 성공적인 과학이론들이다. 


    저자에 의하면 성공적인 이론은 세상을 설명할 힘이 있고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고 검증 가능한 예측을 내놓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반증가능성에 열려 있다. 오늘날 기초물리학 분야에는 실험을 통하지 않고 머리로만 생각해낸 사변적인 이론들이 많다. 끈이론, 고리양자중력, 블랙홀 엔트로피, 다중우주이론 등이다. 이런 것들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실험적 검증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전 세계 수천 명의 이론물리학자들이 이런 주제로 맹렬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어둠 속의 과학자들에게 너무 냉혹하게 구는 것은 과학이론 역사에 대한 몰이해와 상상력 결핍을 방증한다고 말한다.(286 페이지) 


    가령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만들었을 때 그것이 후에 정교한 GPS를 만드는 데 사용될 줄 몰랐다. 맥스웰의 경우 전기장과 자기장에 관한 방정식들을 만들고 거기에서 빛의 파동 방정식을 이끌어내리라고는 다른 사람들은 물론이고 자신도 (꿈에도) 몰랐다. 스마트폰은 여러 경이로운 기술을 집약한 결정체로 양자역학의 선구자들이 내놓은 추상적인 추측이 없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저자는 물리학 지식은 아직 설명되지 않은 거대한 바다에 둘러싸인 섬과 같다고 말한다. 저자 개인의 두 가지 점이 반갑게 다가왔다는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는 실증주의에 대한 생각이다. 실증주의는 일부 현상을 더 잘 이해하고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진정한 이해를 도와주지는 않기에 과학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실재론의 관점을 갖는다. 이는 닐스 보어의 입장과 상반되는 부분이다. 실재론이란 인식 대상이 주관과 독립해서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믿는 견해를 말한다. 보어는 물리학은 자연의 본질이나 현상의 정수가 아닌 자연에 대한 우리의 견해 즉 경험 측면에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하나는 대중과학 서적에 매번 등장하는 흔한 비교나 비유는 피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는 글을 쓰는 사람이 두루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책을 빌려 읽던 중 반드시 소장하고 시간 날 때마다 펼쳐 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에 책을 주문했다. 저자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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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방향을 바꾼 과학자들
    올리버 로지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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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올리버 로지(1841-1950)는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전자기 이론과 전파통신의 선구자다. ‘세상의 방향을 바꾼 과학자들’에서 저자는 평범한 사람들과 비범한 사람들을 나눈다. 저자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자는 자연현상에 대한 자신의 무지에 만족해 하고, 자신들의 이동 수단, 건강, 오락, 지갑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한 과학 연구나 과학적 성과에 대해 늘 어느 정도는 무관심하다. 후자는 세상의 소란과 조급한 활동을 보면서도 그에 물들지 않고 남들이 부와 쾌락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태어난 이 세계와 우주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세상을 깊게 생각하고 연구해야 하는 하나의 사실, 우연히 아주 조금은 이해하게 되는 중요하고 불가사의한 사실로 본다. 


    저자의 책은 과학의 개척자이자 세상에 큰 도움을 선사한 학자들을 다룬 책이다. 저자가 논의한 인물들은 코페르니쿠스, 티코 브라헤. 케플러, 갈릴레오, 데카르트, 뉴턴 등이다. 코페르니쿠스의 태양 중심체계론은 당시 사람들에게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저자 역시 그랬다고 한다.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학술적인 논문이어서, 부분적으로는 성직자가 제시한 이론이어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구가 구체(球體)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구체를 받아들인다 해도 대척지(對蹠地)를 생각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웠을 것이다. 코페르니쿠스는 모든 이의 사고가 전통과 권위에 지배받고 의심하는 것 자체가 죄로 여겨지던 시대에 그런 체계를 의심하고 새로운, 더 나은 체계를 추구했다. 그것은 위대한 지성과 높은 인격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수도사 코페르니쿠스는 “수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이 문제들을 판단하려 들고, 성경 구절 하나를 제멋대로 끌어다 붙여 내 작업을 비난하고 트집 잡으려는 잡담꾼들이 있다면 나는 그들을 개의치 않으며 그들의 판단을 거리낌 없이 경멸할 것”이라 말했다. 자정 무렵에는 태양의 위치가 항상 북쪽에 고정되어 있다. 그러나 그때 남쪽 하늘에 정중앙으로 떠 있는 별자리나 떠오르거나 지는 별자리는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43, 44 페이지) 저자는 인류는 오랫동안 진리를 비웃고 저항하다가 결국 너무도 무비판적이고 상상력 없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당시 지구가 엄청난 속도로 움직인다면 물체들이 뒤처질 것이라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코페르니쿠스는 대기가 물체를 앞으로 밀어줘서 지구와 함께 움직이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란 답을 했다. 지구의 운동이 성경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성직자들뿐 아니라 과학자들에게도 설득력을 가졌다. 흥미로운 사실이 금이 태양과 연결되었다는 점이다.(57 페이지) 금은 귀금속이다. 귀한 금속이란 의미가 귀족(noble) 금속이라는 의미다. 산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 금속이란 의미다. 금 외에, 백금, 이리듐 등도 귀금속이다. 


    티코 브라헤의 지도를 받은 사람 가운데 케플러가 있다. 브라헤는 부유한 귀족 출신으로 활기차고 열정적이고 기계적 창의력과 실험 능력이 뛰어났지만 이론적, 수학적 능력은 평범했다. 케플러는 가난하고 병약하며 실험적 재능이 거의 없고 정밀한 관측에도 적합하지 않았지만 추상적 사유의 정교함과 타고난 수학적 직관력에서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났다. 케플러는 천문학 강사가 되었다. 당시 천문학은 오늘날의 광물학이나 기상학처럼 부차적인 학문으로 여겨졌다. 케플러는 본래부터 사유하고 추론하는 사람이었다. 케플러는 행성의 운동 원인에 대해 사색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완전하고 자연스러운 운동은 원운동뿐이라고 가르쳤으며 따라서 하늘의 천체들도 반드시 원을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했다.(84 페이지) 케플러가 발견한 사실은 원과 타원 사이의 최대 차이가 반지름의 429/ 100,000이라는 값을 가진다는 점이다. 그는 화성의 광학적 불균형도 이와 거의 같은 값 즉 반지름의 429/ 100,000이라는 값을 가진다는 것을 떠올렸다. 케플러는 태양이 타원의 한 초점에 위치한다면 면적이 일정하게 그려진다는 조건이 정확히 충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케플러에 의하면 S가 태양이고 어떤 행성 또는 혜성이 P에서 P1까지, P2에서 P3까지, P4에서 P5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같다면 빗금 친 면적들도 서로 같다는 것이다. SPP1, SP2P3, SP4P5는 삼각형이다. 


    케플러는 각각의 행성들이 태양에서 떨어져 있는 거리와 그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비교하면 거리의 세제곱은 공전 주기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점도 알아냈다. 케플러는 “...너희가 나를 용서한다면 기쁘고, 분노한다 해도 나는 견딜 수 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책은 쓰였다. 지금 읽히든 후대에 읽히든 개의치 않는다. 신께서 관찰자를 6천년 동안 기다리셨듯이 독자를 100년 동안 기다릴 수도 있다.”고 썼다. 케플러의 상상력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상상력보다 훨씬 풍부하고 자유롭게 펼쳐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언제나 엄격한 검증을 통해 자신의 가설과 사실을 비교하고 통제했다. 케플러가 치른 노동은 막막하고도 지루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계산, 가설, 또 계산, 또 가설.. 그리고 이론과 사실을 어떻게든 조화시키려는 절망적이고 어두운 탐색이란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체가 무게에 따라 서로 다른 속도로 떨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갈릴레오는 무게는 전혀 상관이 없으며 모든 물체는 같은 속도로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돌과 깃털조차도. 공기 저항만 없다면 동시에 떨어진다는 것이다. 모든 물체는 같은 시간에 땅에 도달한다고 했다.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가장 먼저 정밀하게 관찰한 대상은 당연히 달이었다. 그는 한눈에 보기에도 달의 모습이 지구와 매우 닮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산과 계곡, 분화구와 평지, 바위 그리고 얼핏 보기에 바다처럼 보이는 부분까지 있었다. 이런 발표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자들 특히 갈릴레오가 떠나온 피사의 교수들 사이에서 큰 적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들에게 달은 순수하고 매끄럽고 수정체의 하늘 즉 완전무결한 천상의 세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갈릴레오는 그 고결하고 숭고한 천체의 얼굴을 거칠고 울퉁불퉁한 지구처럼 하찮고 천한 세계로 만들어버렸다. 저자는 갈릴레오와 동시대인인 조르다노 브루노가 이단 혐의로 화형에 처해진 것을 언급하며 그들의 잘못은 잔혹함에 있지 않고 자신들이 영원한 진리의 심판자라고 믿은 데 있었다고 말한다.(146 페이지) 갈릴레오는 태양 흑점에 대해서도 업적을 남겼다. 갈릴레오는 결코 회의주의자가 아니었다. 성경의 권위를 전적으로 인정했고 특히 신앙과 도덕에 관련된 문제에서는 그 권위를 의심하지 않았다. 다만 과학적 사실에 대한 성경의 진술에 대해서는 우리가 그 의미를 오해하기 쉬우므로 과학적 진실은 자연을 관찰함으로써 확인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만약 직접적인 관찰 결과와 성경의 문구가 충돌할 경우 그것은 우리가 어느 쪽이든 혹은 양쪽 모두를 잘못 해석한 탓이라고 보았다. 다시 말해 그는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조화론자였다. 


    갈릴레오는 여호수아의 기적도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는 지구의 자전을 잠시 멈추는 것이 옛 프톨레마이오스 체계에서처럼 태양과 달은 물론 하늘의 모든 천체를 멈추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다고 생각했다.(156 페이지) 우리가 아니 내가 알던 갈릴레오와 다른 부분이다. 그는 꽤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보인다. 생각 이상으로. 저자는 다윈을 뉴턴과 비교하거나 함께 언급하는 말을 들으면 도저히 떨쳐낼 수 없는 거북함이 든다고 말한다.(185 페이지) 저자는 수학이 과학에 쓸모없다고 단정지은 로저 베이컨에 대해 논한다.(194 페이지) 


    갈릴레오의 죽음과 뉴턴의 전성기 사이의 과학사의 공백을 메운 인물로 저자가 든 사람은 르네 데카르트다. 그는 과학적 연구에만 몰두하고 인문학적, 문학적, 미적 학문에 대해서는 다소 경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정치, 예술, 역사에 대해 아무 관심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데카르트는 훌륭한 정신을 위해서는 게으름이 팔수적이라고 생각했다. 데카르트는 동물들은 의식도 감각도 없는 자동기계라는 가설을 세웠다. 데카르트가 해석기하학을 발명하지 못했다면 뉴턴이 ‘프린키피아‘를 쓰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저자의 주장이다. 물론 뉴턴이 창안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 생애의 많은 시간을 소모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데카르트는 천문학에서 소용돌이 이론의 창시자다. 그는 공간을 온 우주를 가득 채운 유체 즉 빈틈없이 충만한 플레넘으로 보았다. 데카르트는 다른 사람들의 연구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고 책도 거의 읽지 않았다. 생각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철학자들은 우주 공간이 완전히 유체로 가득 차 있다고 믿으며 이 유체는 확실히 소용돌이 운동을 할 수 있다. 물론 오늘날 상상되는 소용돌이는 데카르트가 말한 것 같은 행성 크기의 거대한 소용돌이가 아니라 원자보다 훨씬 작은 차원의 미세한 회전운동이다. 저자는 지식이 깊어질수록 가장 기묘하게 보이는 주장 속에서도 일말의 진심이 담겨 있음을 점점 더 자주 깨닫는다고 말한다. 


    데카르트는 공식적으로는 지구가 움직인다는 것을 부정하고 대신 지구는 물과 공기와 함께 하늘의 에테르가 만들어내는 더 큰 운동에 실려 다니는 것이라 주장했다. 데카르트의 연구 방식은 순수한 연역적 방법이다. 유클리드의 방식처럼 몇 가지 단순한 원리에서 출발하여 그것들로부터 일련의 추론을 통해 결과들을 도출하고 그렇게 해서 조금씩 연계된 지식의 구조를 쌓아올리려 한 것이다. 이 점에서 데카르트는 뉴턴의 선구자였다. 엄격하게 실행될 경우 가장 강력하고 만족스러운 방법이었다. 실험을 통해 이루어진 단편적인 정복들보다 훨씬 더 체계적인 과학 영역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 방법을 안전하고도 만족스럽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며 누구도 실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검증하지 않고 이 방법만으로 충분히 다룰 수 없다.(212 페이지) 


    데카르트의 중대한 업적은 자연이 수학적으로 탐구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모든 결론은 결국 언젠가는 실험이라는 시험대에 올려야 하며 실험과 일치하지 않으면 이론 자체를 다시 검토하여 오류를 찾아내거나 이론을 버려야 한다. 케플러, 데카르트, 갈릴레오 등은 광학과 천문학을 연구했고, 티코 브라헤를 비롯한 이전 학자들은 연금술과 천문학을 함께 연구했으며 뉴턴 역시 이 분야를 조금 다루었다. 케플러는 행성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밝혔지만 그들이 왜 움직이고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움직이게 밀어내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케플러는 행성들은 태양을 하나의 초점으로 하는 타원 궤도를 따라 움직이며 속도 자체가 아니라 면적을 그리는 속도가 일정하고 시간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알았다.(224, 225 페이지) 


    케플러는 행성의 거리와 주기 사이에 일정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거리의 세제곱은 주기의 제곱에 비례하는 것이다. 갈릴레오가 불멸의 이름을 얻은 가장 큰 이유는 실험, 추론, 관찰에 근거하여 역학의 기초를 처음 확립했기 때문이다. 갈릴레오의 원고를 태운 것은 그의 아들이었다. 다만 토리첼리, 비비아니 덕에 역학에 관한 원고는 화를 면했다. 갈릴레오가 발견한 세 가지 운동 법칙 즉 공리가 있다. 관성, 가속도,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다. 뉴턴의 법칙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초는 갈릴레오가 세웠다. 


    어떤 돌을 O 지점에서 OA 지점으로 던졌을 때 아무런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1운동 법칙에 따라 1초 후에는 A, 2초 후에는 B, 3초 후에는 C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중력이 작용하면 1초 후에는 A 지점에 도달할 무렵까지 수직으로 16피트 떨어지게 되어 실제로는 P 지점에 있게 된다. 2초 후에는 수직으로 64피트를 떨어져 Q 지점에, 3초 후에는 C 지점보다 144피트 아래인 R 지점에 있게 된다. 이처럼 돌의 실제 경로는 곡선이 되며 이 경우 그 곡선은 포물선이다. 뉴턴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포함한 고대의 색 이론은 매우 잘못된 것이었으며 색은 물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빛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255 페이지) 


    세상은 핼리에게 커다란 신세를 지고 있다. 첫째 ’프린키피아‘를 발견한 공로, 둘째 그것을 인쇄하여 세상에 내놓도록 끝까지 책임진 것, 셋째 그 인쇄비를 넉넉지 않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충당한 것 등이다. 저자는 ’프린키피아‘ 같은 책은 한 문장씩 곱씹으며 필사해보는 것이 가장 유익한 독서법이라 말한다.(270 페이지) 저자는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은 스스로 얼마나 위대한지를 결코 자각하지 못하며 자신의 진정한 강점이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뉴턴이 그런 경우라는 것이다. 뉴턴은 과학에 있어서 오직 영감을 받은, 초인적인이란 말로 표현할 수 있다. 


    뉴턴은 ’어떻게 그런 발견을 했습니까?‘란 물음에 “항상 그 생각만을 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 주제를 끊임없이 내 앞에 두고 그것의 첫 희미한 윤곽이 조금씩 완전하고 명확한 빛으로 열릴 때까지 기다립니다.”란 말을 했다. 조용하고 꾸준하며 끊기지 않고 방해받지 않는 사색이 그의 방법이다. 그런 조건에서는 많은 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 조건을 얻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야만 한다. 세상의 모든 위대한 사유의 작업은 모두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뷔퐁은 “천재란 인내”란 말을 했다. 뉴턴은 “내가 이 방면에서 대중에게 어떤 봉사를 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근면과 인내하는 사색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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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개념 따라잡기 : 주기율표의 핵심 - 지식 제로에서 시작하는 지식 제로에서 시작하는 개념 따라잡기 시리즈
    Newton Press 지음, 전화윤 옮김, 사쿠라이 히로무 감수 / 청어람e(청어람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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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1834-1907)가 주기율표를 만든 해는 1869년이다. 주기율표에는 규칙성이 들어 있다. '지식 제로에서 시작하는 과학 개념 따라잡기' 시리즈의 한 권인 '주기율표의 핵심'은 2019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118개의 원소를 다룬 책이다. 주기율표를 이해하는 것은 자연계를 이해하는 일이다. 주기율표는 150년간 진화를 거듭했다.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를 작성한 당시 원소의 총 개수는 63개였다. 


    원자는 그 종류와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원자핵과 전자라는 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의 종류는 원자핵을 이루는 양성자의 수로 결정된다. 원자핵의 주변에는 양성자의 수와 같은 전자가 운동하고 있다. 전자는 원자핵 주변을 자유롭게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궤도를 따라 움직인다. 전자의 궤도는 몇몇 개를 합쳐서 전자껍질이라는 구면(球面) 구조를 이룬다. 


    전자껍질은 안쪽부터 K, L, M 등의 순서로 부른다. 각각의 전자껍질에는 전자가 들어갈 수 있는 수가 K껍질에 2개, L껍질에 8개, M껍질에 18개로 정해져 있다. 바깥쪽일수록 수가 늘어난다. 전자는 기본적으로 안쪽의 전자껍질에 먼저 들어간다. 어느 전자껍질까지 전자가 들어갈지는 원소에 따라 다르다. 가장 바깥쪽(최외곽)의 전자 정원이 꽉 차면 원자는 가장 안정적이다. 같은 주기의 원소는 최외곽이 같다. 


    1주기 원소의 최외곽은 K껍질이고 2주기 원소의 최외곽은 L껍질이고 3주기 원소의 최외곽은 M껍질이다. 화학 반응은 전자를 주고받는 것에 따라 일어난다. 전자를 다른 원자에 주려는 것은 반응이 잘 일어난다는 의미다. 탄소는 생명에 꼭 필요한 물질의 주성분이다. 탄소가 만드는 물질은 7000만 종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몸을 만드는 단백질도 탄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탄소는 산소와 결합하여 이산화탄소가 되고 수소와 결합하여 메테인이 되고 질소, 산소 등과 결합하여 아미노산이 된다. 아미노산끼리는 직선으로 연결되어 단백질이 되기도 한다. 


    주기율표의 가장 오른쪽에 있는 원소인 희(稀) 가스는 비활성기체다. 희가스는 최외곽의 전자 정원이 다 차 있어서 전자를 주고 받을 필요가 없는 안정적인 원소다. 희가스는 타지 않고 안전하다. 희가스는 우리 몸에 들어와도 체내 물질과 결합하지 않고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헬륨 가스는 공기보다 가벼워 열기구, 비행선, 풍선 등에 사용된다. 전이 원소는 원자 번호가 커지고 전자 수가 늘어나도 최외곽 전자 수에 변화가 없다. 전이 원소의 전자는 안쪽 전자껍질이 채워지기 전에 최외곽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철, 구리, 금 등이 전이 원소들이다.


    금속은 특유의 광택이 있고 전기와 열을 잘 전달하며 늘릴 수 있다. 금속은 저온일수록 전기를 잘 전달하는 데 비해 저마늄은 고온일수록 전기를 잘 전달한다. 수소는 예전 열기구와 비행선에 사용되었으나 잘 타는 성질 때문에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다. 헬륨은 수소와 함께 우주가 탄생할 때 최초로 만들어진 원소다. 원소 중 가장 끓는 점이 낮은 것이 헬륨이다. 리튬은 수소, 헬륨과 함께 우주가 탄생하며 최초로 만들어진 원소다. 


    질소는 우리 체중의 약 3%를 차지한다. 질소는 공기의 약 80%를 차지하지만 호흡으로는 섭취할 수 없고 음식물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산소는 부피로 보면 대기 중에 약 21% 비율로 존재한다. 원시 지구의 대기에는 산소가 거의 없었다. 현재 대기 중의 산소는 식물이 이산화탄소와 물로 광합성을 해서 만든 것이다. 광합성은 식물 잎의 세포 안에 있는 엽록체에서 이루어진다. 광합성을 통해 생성된 산소는 잎의 기공을 통해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소리가 지나는 길에 헬륨 가스가 섞이면 기체 밀도가 공기보다 낮아져 공기 중보다 소리의 속도가 빨라져서 진동수가 증가하여 높은 소리가 난다. 


    마그네슘은 식물의 광합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물의 엽록체에 들어 있는 마그네슘이 빛을 전자로 변환한다. 이 전자가 유기물 합성에 사용된다. 알루미늄은 지각 내에서 산소, 규소에 이어 금속 원소로서 가장 많이 존재한다. 인은 생명체 내의 다양한 화합물을 구성하는 원소로 생물에 꼭 필요한 원소다. 인은 DNA 등 유전물질을 생성하는 데 관여하며 인산칼슘은 뼈와 치아를 만든다. 생체의 메커니즘인 ATP도 인 화합물이다. 근육은 ATP의 에너지를 사용하여 움직인다. 


    칼륨은 질소, 인과 함께 식물에 가장 많은 원소다. 식물에 주는 비료에 이 세 원소를 함유한 화합물이 들어 있다. 식물의 기공은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들고나는 중요 기관이다. 칼륨은 기공의 개폐에 중요 역할을 한다. 기공 내에 칼륨 이온이 흡수되면 세포 안팎의 이온 농도에 차이가 생겨 기공의 개폐가 일어난다. 칼슘은 근육이 수축할 때 필요하다. 칼슘은 척추동물의 체내에서 뼈와 치아를 만드는 인산칼슘에 들어 있다. 칼슘이 부족하면 불안감이 생긴다. 칼슘은 시멘트에도 사용된다. 


    망가니즈는 매우 무른 성질이 있어서 철에 첨가해 망가니즈 강으로 제조해 충격과 마모에 강하게 만든다. 철은 우리 생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금속 원소다. 철은 우리 혈액 내 헤모글로빈에 들어 있다. 철은 산소가 풍부한 곳(폐 등)으로 이동하면 산소와 결합하고 산소가 적은 곳에서는 운반 중이던 산소를 떼어놓는다. 철의 이런 성질은 폐로 마신 산소를 체내 각 부분으로 옮겨주는 짐꾼 역할을 한다. 


    아연은 우리 몸에도 필수적인 미네랄로 부족하면 음식 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 저마늄은 지각에 넓고 얕게 분포하는 원소다. 텅스텐은 금속 중에서 녹는 점이 가장 높고 증기압은 낮다. 이리듐은 존재량이 매우 적은 금속이다. 가공이 어려워 단독으로 쓰이고 용도가 거의 없다. 공룡이 멸종한 약 6550만년전의 지층인 백악기-팔레오기 경계에서 발견되었다. 이리듐이 운석에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공룡은 우주에서 운석이 떨어져 멸종했다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은 홑원소로 자연계에서 산출되는 금속 중 유일하게 황금색으로 빛난다. 우라늄의 동위원소는 몇 가지가 알려져 있다. 모두 방사성이다. 우라늄의 원자핵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핵분열이 일어나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 핵분열의 연쇄반응을 지속시켜 단번에 엄청난 에너지를 얻는 것이 원자력발전의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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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문학과 우주생물학을 연구하는 크리스 임피(Chris Impey; 1956 - )세상은 어떻게 끝나는가를 읽는다. 크리스 임피는 20096월 출간된 우주 생명 오디세이에서 "우리는 40억년 전에 지구에 씨앗을 뿌린 더 우월한 종족의 장난감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다.

       

      나는 영국의 진화 생화학자인 닉 레인의 말이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20억년 전에 일어난 한 세포가 다른 세포를 집어삼키면서 미토콘드리아를 품은 진핵 세포의 합체 사건이 지구 외의 다른 곳에서 되풀이 되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기에 외계 지적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역시 매우 희박하다는 말이다. 이 내용은 20091월 출간된 미토콘드리아의 주요 내용이다.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마커스 초운은 200912월 출간된 마법의 용광로에서 "우리가 그렇게 찾았음에도 아직 외계 지적 생명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아마도 우리가 우주 최초의 존재여서가 아니라 우리가 우주의 황혼기에 태어난 마지막 생명체이기 때문일 것."이란 말을 했다. ‘마법의 용광로는 원서와 번역본의 제목이 같은 드문 사례의 책이다. 원제는 ‘The Magic Furnace : The Search for the Origins of Atoms’이다.

       

      용광로를 의미하는 furnace는 장례식을 의미하는 funebre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두 개념은 불을 매개로 관계된다. 용광로도 장례식(화장)도 모두 불과 관계된다. '우주 생명 오디세이는 우주 생물학의 교과서라는 부제를 가진 책이다. 임피의 책 목록에서 흥미로운 점은 세상은 어떻게 끝나는가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가 나란히 있다는 점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크리스 임피의 책은 스페이스 미션한 권이다. ’별의 무덤을 본 사람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시작에도 관심이 있지만 끝에도 관심이 있다. ’세상은 어떻게 끝나는가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압도적인 지식과 통찰을 선보인 책이라고 한다.

       

      끝에 대한 관심은 최근 나온 세상의 끝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란 글을 보고 더 커졌다. 이 글은 안데스 산맥을 주요 소재로 다룬 글이다.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란 소설이 있다. 안데스 산맥의 주요 지점이 페루다. 세상의 끝이라 할 만하다.

       

      여기서 한 사람의 저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는 크리스 임피도 아니고 닉 레인도 아니고 마커스 초운이다. 내가 읽은 그의 유일한 책은 마법의 용광로. 읽은 시기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출간 연도(2009)보다 몇 년 늦게 접했을 가능성이 있다. 연천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당시 완독을 했지만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지구과학을 비롯 물리학, 천체물리학 등의 자연과학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는 요즘에 그 책을 읽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물론 후회 거리는 아니다. 제목부터 내용까지 상당히 기발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내용은 전() 3부 중 3부에 집중되어 있다. 9장 신의 대장간, 10장 태초의 불지옥, 11장 별을 여는 열쇠, 12장 원초적인 핵무기, 13장 베릴륨 장벽을 넘어서, 14장 별이라는 도가니, 15장 창조는 두 곳에서 이루어졌다, 16장 창조의 엔진 등으로 이루어진 부(). 베릴륨은 원자 번호 4번이다.

       

      그간 파평, 문산, 적성, 덕정 등 다른 도서관들을 찾다가 오랜만에 전곡 도서관에 와서 글을 쓰다가 끝에 관한 내용에 이르러 격렬하고 장엄하고 신비한 시작에 관한 주제로 회귀해 마법의 용광로까지 찾게 된 것이다. 즉석에서 책을 빌렸는데 절판된 이런 책은 중고 코너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순리다. 책을 다 읽고 반납한 뒤 중고로 구입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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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는 연천군 전곡읍에서 갈 수 있는 외지(外地) 도서관으로 덕정(양주시), 적성, 파평, 문산(이상 파주시) 등을 들 수 있다. 덕정 도서관은 식사가 가능한 휴게실이 있어 좋고, 적성도서관은 가까워서 좋고, 파평도서관은 아늑하고 작아서 좋고, 문산도서관은 1시간 이상 소요되지만 시설이 현대식이고 소장 도서가 많아 좋다.

       

      오늘 다시 파평도서관에 다녀왔다. 가지고 간 책은 그제 문산도서관에서 빌린 '주기율표의 핵심', 이론물리학자 매트 스트래슬러가 쓴 '불가능한 바다의 파도'. 500 페이지 정도 되는 '불가능한 바다의 파도'를 하루에 다 읽을 수는 없겠지만 부지런히 읽다 보면 의외의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책이 두꺼우면 전체를 다 정리하려 하기보다 주요 내용들로부터 영감을 얻는 방법도 생각해볼 만하다. '불가능한 바다의 파도'의 부제는 '일상적 삶은 어떻게 우주의 바다와 연결되는가?'. 서문에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가 단단한 암석을 통과하려면 강력하고 파괴적인 저항에 부딪히지만 지진파는 저항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다.

       

      저자는 암석의 입장에서 우리는 이방인과 같은 존재이지만 지진파는 암석 그 자체의 진동이라는 말을 했다. 저자는 지진파가 암석의 한 측면이고 음파가 공기의 한 측면이듯 우리는 우주의 한 측면이라 말한다. 이는 아인슈타인이 말한 바대로 우리가 휘어지고 늘어지고 파동을 일으키는 빈 공간을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거리낌 없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불가능한 바다의 파도'는 카를로 로벨리의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만큼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류의 책이 좋다. 저자는 가급적 간결하게 풀어내려 했지만 아인슈타인이 한 것으로 잘못 알려진 문구를 빌려 "필요 이상으로 단순하게 설명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이 난해한 개념들을 새롭게 풀어내는 데 소질이 있어서 나름으로 물리학자로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항상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들에 둘러싸여 지냈기에 그들의 복잡한 사유를 빠르게 정리하고 풀어내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면 자신의 분야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을 것이라 말한다.

       

      저자는 오랜 시간 물리학자로서 살아오면서 우리의 몸과 마음이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명확하게 이해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기 이해의 길을 찾을 수 있고,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를 온전히 깨달을 수 있다고 말한다. 도서관, 하면 카를 마르크스와 버지니아 울프가 생각난다. 두 사람 모두 대영박물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집필을 한 대표 인물이다. 특히 마르크스는 가난과 병마 속에서도 40년 가까이 대영박물관 도서관을 거의 매일 찾았다.

       

      나는 물론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출근을 비롯 이런저런 일들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제한적 출입도 좋다. 감사한 일이다.


      핵심을 정리하면 오늘날 우리는 지구 중심을 향하는 중력이 우리를 튕겨 나가게 하는 힘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안다.(53 페이지) 지구의 자전은 4분마다 1도씩 휘어지는 거의 직선에 가까운 등속운동이다. 상대성 원리 때문에 우리는 이와 같은 직선에 가까운 등속운동을 감지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우리는 지구 자전을 느끼지 못한다.(54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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