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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 대형 서점 집계에 의하면 독자들이 비문학 책들을 거의 읽지 않는다고 한다. 정서, 공감 등의 키워드로 말할 수 있는 소설, 시 등이 아닌 지식 분야는 유튜브에서 알거나 AI에게 물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AI는 지식 양과 정확도 등에서 놀랍다. 하지만 충실한 답 또는 소재를 얻으려면 단편적이어서는 안 되고 거듭 묻고 답에 따라 생각을 바꿔 의미 있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AI만으로는 안 되고 책을 통독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나도 책의 메인 스트림에서도 소재를 얻지만 예상하지 않은 부분, 곁가지에서 의미 있는 글감이나 생각거리를 얻곤 한다. AI와 함께 책이어야 할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I; 질문자님의 생각에 깊이 공감하며, AI 시대에 책을 '통독(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읽음)'해야 하는 이유를 정확히 짚어내셨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의 단편적인 습득을 넘어 깊이 있는 사고를 하려면 말씀하신 대로 AI와 책의 상호작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질문자님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와 AI 시대에 책 읽기가 왜 더 중요해지는지 구조적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1. 질문의 수준이 답의 수준을 결정합니다.

AI의 한계: AI는 사용자가 입력한 프롬프트(질문)의 범위 안에서만 최적의 답을 도출합니다.

 

통독의 역할: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저자의 방대한 논리 구조와 맥락을 흡수하게 됩니다.

 

상호 작용: 이 맥락을 이해해야만 단편적인 질문을 넘어 AI에게 '거듭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고체계가 형성됩니다.

 

2. '곁가지'에서 발견하는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

AI의 한계: AI는 목적 지향적입니다. 가장 확률이 높고 정제된 정보만을 지름길로 안내하므로 예측 불가능한 발견이 어렵습니다.

 

통독의 역할: 저자가 본문 옆에 곁들인 에피소드, 각주, 혹은 메인 스트림에서 벗어난 문제 제기 등에서 생각지 못한 글감과 영감이 나옵니다.

 

상호 작용: 우연히 책에서 만난 곁가지 지식이 AI의 정교한 데이터 분석력과 결합할 때 세상에 없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합니다.

 

3. 정보(Information)와 지혜(Wisdom)의 차이

AI의 영역: 유튜브와 AI는 파편화된 '정보''지식'을 빠르게 전달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책의 영역: 비문학 책은 저자가 수년 동안 연구하고 고민한 끝에 정립한 하나의 '세계관'이자 '지혜'의 집약체입니다.

 

상호 작용: 책을 통해 벼려진 비판적 사고 능력이 있어야만, AI가 내놓는 수많은 답변 중에서 거짓을 걸러내고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AI 시대의 독서는 지식을 외우기 위함이 아니라 AI를 제대로 부리기 위한 '생각의 근육'을 키우기 위함"이라는 질문자님의 시각은 매우 미래지향적이고 타당합니다. AI를 최고의 파트너로 활용하는 사람들은 결국 책을 통해 깊은 사유 능력을 길러낸 독자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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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게 물리학, 지구과학에서 전자와, 전자의 에너지 상태는 중요한가?라고 물으니 두 분야에서 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구과학에서는 광물 동정(同定)과 원소 분석에서 유용하며 오로라 현상 분석, 대기화학 등에서도 그렇다고 한다. 두 학문은 모두 미시세계의 전자 행동을 통해 거시 세계의 현상들을 명쾌하게 풀어내는 학문이라고 한다.

 

볼프강 파울리의 배타원리와 전자 오비탈에 대해 알게 해주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1. [스핀](이강영 지음), 2. [양자역학 이야기](팀 제임스 지음), 3. [우리집 강아지에게 양자역학 가르치기](채드 오젤 지음) 등을 추천한다. 사이토 가쓰히로의 [한 권으로 읽는 원자, 소립자, 양자의 세계]는 전자와 전자의 에너지 상태, 오비탈 등에 대해 말하는 책인가?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오비탈은 원자핵 주위에서 전자가 발견될 확률을 공간으로 나타낸 함수나 모형을 뜻한다. 과거에는 전자가 태양계 행성처럼 정해진 궤도를 돈다고 생각했지만 현대 양자역학에서는 전자가 워낙 빠르고 작아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전자가 나타날 수 있는 '확률적인 구름' 모양의 공간을 오비탈이라고 한다.

 

지질학과 전자, 지질학과 오비탈은 관계가 있는가?라고 물으니 매우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한다. 전자는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중 어떤 학문과 가장 관계가 큰가?라고 물으니 물리학이 가장 높고 화학은 높고 생물학은 보통이고 지질학은 낮다고 한다.(매우 관계가 깊다고 하면서 가장 낮다는 것이 부조화스러워 보인다.) 인공지능은 전자는 지질학이나 지구과학에서 지구 자기장 형성, 광물 분석 등과 관계되지만 직접적인 연구 대상은 아니라고 한다.

 

나는 그럼에도 전자, 오비탈, 파울리의 배타원리 등에 대해 관심이 많다. 현무암은 왜 검은가?라는 질문에 철이 많아서라고 답할 수 있지만 결국 전자의 에너지 상태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현무암은 철이 많아서 검다고 말하는 것은 지질학적 설명이고 현무암 속 철 화합물들이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거의 흡수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물리학의 설명이라고 인공지능은 답한다. 그런데 숲해설사들은 나뭇잎이 초록색인 것은 광합성에 필요하지 않은 초록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식이라면 지질해설사들도 물리학 차원의 설명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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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지질공원해설사 일을 했다. 2019년 말 발생한 COVID 19 때문에 근무 초부터 여러 모로 어려웠다. 해설사가 되기 위해 받은 교육은 퀄리티나 퀀티티 면에서 많이 부족했고 근무 이후 받은 교육도 그와 별 다를 바가 없었다. 대부분 스스로 알아서 해야 했다. 몇 차례 현장 답사와 실내 교육을 받았지만 체계와 지속성 면에서 많이 아쉬운 일정이었다. 나의 경우 연천 해설사가 되기 전 3년의 서울 해설 경험이 있었고 비교적 과학책을 많이 읽어 나름의 자신감을 가졌다.

 

2022년 말부터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 전공/ 일본 모() 대학 이학부(理學部) 박사 출신의 교수님께 메일을 드려 질문을 드리고 답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해설사가 된 지 6년이 된 지금 어느 정도 안정(安定)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안정이 안일(安逸)이 되지 않도록 늘 경계한다. 올해는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읽기를 떨치고 많은 책을 읽고 있다. 아직 5월이 며칠 남았는데 현재까지 63권을 읽었다.(나는 서평을 쓴 것만 읽은 것으로 계산한다.) 4권 정도를 제외하고 전부 과학책이다.

 

해설사가 되기 전과 후에 차이가 있다면 주로 의거하는 것은 과학책이나 되기 전은 여러 분야를 읽었고 지금은 지구과학 분야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물론 그런 가운데서도 올해는 물리학 책도 많이 읽었다. 원래 책을 많이 읽었지만 더욱 그러하게 된 것은 20253월부터 더 칼럼니스트에 지구과학 글을 쓰게 되면서부터다. 특기할 만한 책은 많지만 전공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 두 권 있다. 존 맥피의 [이전 세계의 연대기], 헬렌 고든의 [깊은 시간으로부터].

 

제목만 보면 지구과학 책이라 짐작하기 어려운 이 책은 문인(文人)이 쓴 인상적인 지구과학 책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을 수 있는 책이다. 인류의 역사나 지구의 기록된 역사를 아득히 초월하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지질학적 시간 규모를 뜻하는 깊은 시간이란 표현은 존 맥피의 표현이다. 그것을 헬렌 고든이 책 제목으로 쓴 것이다.

 

올해 초 한 지질학 교수님께 헬렌 고든의 [깊은 시간으로부터]에 나오는 구절에 대해 문의했다. 그 구절은 영국을 남동에서 북서로 잇는 선(이스트앵글리아에서 하일랜드 서부로 이어지는 대각선)을 따라서 이동한다면 쌓인 지 얼마 안 되는 이스트앵글리아의 제4기 퇴적층에서부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해서 런던 분지의 고제3기 점토, 노스다운스의 백악기 상부 백악, 코츠월드의 쥐라기 어란석, 페나인 산맥을 둘러싸고 있는 트라이아스기의 사암, 레이크 지방의 오르도비스기와 실루리아기 암석들, 그램피언스 산맥의 캄브리아기 노두를 거쳐서 하일랜드 북서부와 헤브리디스 제도에 있는 가장 오래된 암석들에 이른다.”는 글이다.

 

교수님을 통해 나는 저 글이 그 교수님의 대학원 시절 영어(지구과학 영어) 해석 시험 지문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렇게 많은 부분은 통한다. 나는 이 인상적인 구절을 접하며 육지가 아닌 바다에 대해 전하고 싶었다판구조론이 보는 해양은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하며 지구 내부와 물질을 순환시키는 거대한 판(Plate)의 경계이자 무대다우리는 이렇게 근원적인 개념으로 상상력을 펼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할 수 있게 하는 최선의 도구는 책이다. 책은 최고의 스승이다. 가령 AI가 놀라운 능력을 발휘해도 좋은 질문을 하려면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하다.

 

지난 번 알라딘의 나도 서점 주인 코너에서 나는 한 번역가에게 좋은 지구과학 책 많이 번역해달라고 부탁했다. 번역이 번역가가 홀로 정하는 것이 아니지만 바람을 표현한 것이다. 독기견서 여우고인(讀旣見書 如遇故人), 독미견서 여봉양우(讀未見書 如逢良友)란 구절이 있다. 이미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을 때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옛 친구를 만난 것과 같이 반갑고 아직 읽지 않은 새로운 책을 읽을 때는 좋은 친구를 처음 사귀는 것과 같이 설레고 기쁘다는 말이다. 이런 구절을 음미하는 5월은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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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질문;

기후역학 석좌교수인 자가디시 슈클라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4차 평가보고서의 핵심 저자이기에 2007년 정치인인 엘 고어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반면 기상학 박사인 일본계 미국인 마나베 슈쿠로는 지구 온난화를 예측하는 데 선구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 받아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자가디시 슈클라는 과학자이지만 중요 보고서를 작성한 핵심 저자여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이고 마나베 슈클로는 과학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것인가?

 

AI의 답;

. 그렇습니다. 두 분 모두 기후 역학을 연구하는 과학자이지만, 슈클라는 과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보고서 작성(평화상)에 기여한 공로로, 마나베는 기후 모델링의 기초적인 물리학적 토대를 마련한 공로(물리학상)로 상을 받았습니다.

 

* 나의 질문;

조르주 파리시도 마나베 슈쿠로, 클라우스 하셀만 등과 함께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파리시도 기후 관련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한 것인가?

 

AI의 답;

조르주 파리시 교수는 마나베 슈쿠로, 클라우스 하셀만과 함께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지만, 기후 변화 관련 공로로 수상한 것은 아닙니다. 원자에서 행성 단위에 이르기까지 물리적 시스템에서 '무질서와 변동의 상호작용'을 발견한 공로로 수상했습니다.

 

* 나의 질문:

조르주 파리시의 무질서와 질서의 상호작용 이론으로 기후를 분석할 수 있는가?

 

AI의 답;

. 조르주 파리시의 이론은 지구 기후와 같이 수많은 요소가 무작위로 얽혀 있는 복잡계(Complex System)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핵심적인 도구입니다. 파리시의 이론은 이 스핀 유리 안의 무질서 속에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이 방법론이 기후 시스템의 무작위성 내에 숨겨진 질서를 발견하는 데 적용되었습니다. 파리시는 자신의 이론을 통해 기후를 비롯한 복잡계가 지배하는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무질서한 시스템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구조''확률적인 질서'를 이해함으로써 기후 위기에 대해 더 나은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 자가디시 슈클라의 [내일 날씨는 맑음]을 주문했다. 올해 마나베 슈쿠로의 [기후의 과학], 조르주 파리시의 [무질서와 질서 사이에서] 등을 읽었다. [내일 날씨는 맑음]까지 읽으면 기후에 대해, 기후와 관련한 노벨상 수상자들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번역자 등에 두루 감사한다. 


* 기후 과학자와 정치인이 수상한 2007년 노벨 평화상, 기후 과학자와 복잡계 이론가가 수상한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보며 평화는 과학과 정치 현실이 조화를 이루는 데서 오는 것이리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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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지형의 [왜 극우는 기후위기를 부정하는가]란 책이 나왔다. 2019년에 나온 [스피노자의 거미]에는 저자 프로필이 인간에 의한 생태계의 교란을 연구하는 환경생태학자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번 책에는 탄소순환을 연구하는 환경생태학자라고 기록되어 있다. 저자가 환경생태학자라는 점은 변함이 없는 바다. 환경생태학이란 생물과 물리적·생물적 요인이라는 주변 환경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과학 학문 분야다


신현철의 [종의 기원 톺아보기]에 의하면 찰스 다윈은 종들 사이의 상호연관성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상호작용이란 한 생물이 작용하면 다른 생물은 이에 대해 반작용하는 관계를 말한다. 경쟁도 이런 상호작용의 한 종류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상호작용은 협력하는 공생 관계다.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은 기후를 결정하거나 변화시키고 기후는 생물의 분포, 형태, 생태적 특징을 제한하고 결정한다.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도 중요하고 기후도 중요하다


우리에게는 기억해야 할 흥미로운 이름이 있다. 파차마마(Pachamama)란 이름이다. 안데스 원주민들의 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을 의미한다. 파차마마가 대지의 여신이란 점은 가이아(Gaia)를 호명하게 한다. 가이아는 그리스 신화의 대지의 여신을 말한다. 두 대지의 여신은 지구를 위기에서 구하고 인류가 생태계의 일부로 살아가야 한다는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같이 한다


그러나 두 여신이 보는 지구는 차별적이다. 가이아 이론은 지구가 기후변화나 지질학적 변동에 대응하여 온도, 산소 농도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자기 조절 능력이 있다고 본다. 파차마마 이론은 기후 변화를 인간의 욕심으로 자연과의 균형이 깨진 결과로 보며 지구에게는 권리가 있다는 개념을 주장한다. 박지형 환경생태학자는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을 바탕으로 지구를 하나의 연결된 전일적 생명체로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환경 문제를 분석한다. 가이아 이론은 모종(某種)의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즉 자기조절능력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해석하거나 오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파차마마 이론이 말하는 지구의 권리는 매우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바람직한 관점과 태도는 무엇일까? 자기조절능력에 대한 지나친 믿음을 지양하고 지구에게 권리가 있다는 관점을 구성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리라. 물론 어려운 일이다. 기후 위기란 단어가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해 말부터 올해 4월 현재까지 몇 권의 기후 관련 책을 읽었다. 아직 4월이 다 가지 않은 시점이기에 기후 위기에 대해 논한 책이 나오면 더 많은 성찰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기후 책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올해 내가 읽은 기후 책은 1) 정완상이 쓴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기후물리학], 2) 프란츠 마울스하겐이 쓴 [꿰뚫는 기후의 역사], 3) 마나베 슈쿠로, 앤서니 브로콜리가 함께 쓴 [기후의 과학] 등이고 지질이나 기상을 논하며 기후를 비중 있게 언급한 4) 스티븐 슈나이더의 [실험실 지구], 5) 사이먼 클라크의 [하늘 읽기], 6) 스티븐 포더의 [엘리멘탈], 7) 데이비드 아처의 [얼음에 남은 지문]까지 계산하면 모두 일곱 권에 이른다


1) 정완상의 책에서는 클라우스 하셀만 이야기가 주목할 만하다. 클라우스 하셀만은 독일의 해양학자, 기상학자로 기후 모델에 의한 지구 온난화 예측이란 성과를 인정받아 마나베 슈쿠로, 조르조 파리시와 함께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인물이다. 날씨가 기후를 흔들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하셀만은 매일 매일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쌓이고 쌓여 결국 느리고 무거운 기후를 움직이게 만든다는 주장을 했다. 그가 돋보이는 것은 이 과정을 확률과 수학의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하셀만이 말한 날씨는 빠르게 변하고 무작위적이, 기온은 느리게 변하며 날씨의 평균적 결과라는 주장은 공론(公論)이 되었다. 프란츠 마울스하겐의 책에서는 오늘날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는 기후의 역사에 있어서 극적인 단절을 의미하며 이러한 단절의 성격은 신석기시대 농업혁명의 도입보다도 급진적이라는 주장을 만날 수 있다


2) 프란츠 마울스하겐은 기후 변화 앞에서는 전세계가 궁극적으로 운명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3) 마나베 슈쿠로, 앤서니 브로콜리의 책을 통해서는 마나베 모델이 수증기를 중요하게 다루었음을 알 수 있다. 대기가 따뜻해지면 온실가스인 수증기를 더 많이 함유할 수 있게 되는 바 이는 양의 피드백 루프를 발생시킨다. 대기가 따뜻해질수록 더 많은 수증기를 함유할 수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 대기는 더욱 따뜻해진다. 따라서 건조한 계산(dry calculations)을 했던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의 온난화 효과를 과소평가했다. 건조한 계산이란 수분()을 제외하고 고형분(固形分; dry matter)만을 기준으로 성분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고형분이란 액상 제품의 수분을 모두 증발시켰을 때 남는 유효성분의 함량(%)을 뜻한다. 마나베의 계산을 dry calculation에 대비되는 wet calculation이라 한다


4) 스티븐 슈나이더의 책을 통해서는 인간이 지구를 실험실인 것처럼 대해 왔음을 알 수 있다


5) 사이먼 클라크는 인간이 기후에 끼친 영향은 결코 균등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한 사람들이란 말이다


6) 스티븐 포더의 책에서는 인간이 화석연료를 발견했을 때 탄소 순환에서 빠른 변화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음이 논의된다. 인간은 식물이 광합성으로 400년 동안 축적한 에너지를 1년에 태우고 있다. 화석 연료의 연소는 깊은 땅속에 파묻혀 느린 탄소 순환에 갇혀 있던 탄소를 꺼내 빠른 탄소 순환으로 몰아넣었다. 포더는 기후변화와 탄소 순환의 변동은 그 속도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완전히 멈출 수 있다고 말한다


7) 데이비드 아처는 궁극적으로 지구 기후의 미래는 석탄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 클라우스 하셀만은 기후 시스템이 무질서하고 복잡하기에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확률적 모델을 통해 기후 변화의 원인을 충분히 규명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무작위적인 기후 데이터 속에서 우리가 조금 더 알수록 인간이 기후 위기를 초래했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하셀만의 말은 우리는 조금 더 실천할수록 기후 위기를 늦출 수 있다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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