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마지막으로 작가 예비 지망생에게 플롯 짜는법과 스토리에 긴장감을 결말까지 탄탄하게 이끄는 비법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질문자님 너무 하시군요. 작품 개요도 못 짜는 저에게 이렇게 곤란한 질문을 던져주시다니  시중에 출간된 이런류에 법칙, 비법 같은 책들을 수십권 읽어봐도  시간낭비 돈낭비 인데 작가인 제가 어떤 비법을 말한다 해도 나중에 사기꾼 소리를 들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20대 중반부터 지금 까지 쉼없이 작품을 써오면서 깨달았던 점들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이런것도 저에 글쓰는 스타일을 되새겨 볼 수 있고 고쳐야 할 점은 고칠 수 있는 기회가 될것 같네요.

플롯을 짜는 법이나 스토리에 긴장감을 결말까지 탄탄하게 이끄는 비법 같은 것 없습니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다는 건 어떤 작가도 이런 비법을 안 상태에서 글을 쓰지 않고 수없이 쓰고 고치고 지우고 버리는 것을 반복하며 스스로 터득해나갑니다.

흔히들 잘 팔리는 책들은 어떻게 독자들에 시선을 사로잡을지 잘 알고 있습니다. 출판사 편집자들에 두뇌와 마케팅 능력, 광고에 쏟아붓는 돈에 힘까지 탄탄하게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대형 출판사들은 시장에 흐름, 독서 시장에 연령별 베스트들 읽고 싶은 책들을 중심으로 잘팔리는 책을 쓰는 작가 군단을 보유하고 있죠. 

글쓰는 노예계약을 하게 되면 정말로 팔리는 이야기를 써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출판사, 독자들로 부터 외면을 받게 된다는 건 누구나 잘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글이 읽혀 질까요? 아니 독자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를 읽고 싶으신가요?

저는 작가로 살겠다는 결심을 한 후 잡지와 신문을 꼼꼼하게 읽으며 분석했습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기사, 칼럼들을 통해 내가 진심으로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방향을 잡아나갔죠.

어떤 분들은 차라리 방구석에서 신문이나 잡지나 들춰보지 말고 서점에 나가 인기 소설들을 사서 읽어 보는게 글쓰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을 해주셨죠.

하지만 저에 생각은 달랐습니다. 잘 팔리는 책, 인기 소설들을 읽고 나면 나도 이런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자신감보다, 우와 내능력으로는 어림도 없어 라며 자포자기 해버릴것이 분명했거든요. 

 작가로 살기 전  제 인생은 수 없는 좌절과 실패로 얼룩져 있었기에 글쓰는 것 만큼은 실패를 겪고 싶지 않았습니다. 세상으로부터 비웃음을 당한다 해도 미스터리를 쓰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쓰기 시작했죠. 

첫번째 완성한 원고는 당연히 출판사한테 퇴짜를 맞았고 두번째 세번째 연달아 제원고는 휴지덩어리 보다 하찮은 존재 였습니다.

 생계가 곤란 할 정도로 빈곤한 시절인데 여유롭게 플롯을 짜고 작품 개요를 구상할 여유가 없었죠.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고 난 후 친분이 생긴 작가분 들에게 물어보니 이분들도 플롯을 짜고 작품 개요를 쓰지 않고 곧바로 자판기를 두들긴다는 대답을 하시더군요.

모두들 글쓰는 노예 계약을 한 상태들이라 연재 마감 기한과 편집자들이 원하는 퇴고 시간을 꼭 지켜야 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까지 주절 주절 이야기 하고 보니  결국 작가가 되려면 플롯이나 개요를 구상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귀결되네요.


스토리에 긴장감을 결말까지 탄탄하게 이끌고 가려면 작가는 저기 보이는 산을 반대편 저 너머로 옮길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 힘과 능력이라는건 첫 문장 부터 짜임새 있게 시작해야 합니다.

 모든 이야기에 출발은 첫 문장부터 시작하고 독자들이  첫문장 이후  책장을 넘기고  싶은 욕구를 일으켜야 합니다.

저는 애초에 매혹적인 문장이나 시간과 시대를 관통하는 명문장을 쓸 능력이 없어서 첫문장을 쓸때마다 정말로 산 전체를 움직일 정도에 힘과 체력을 소모 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되고 난후 14년정도 흐르고 나니 그제서야 첫 문장을 쓰기 시작할때 이미 결말까지 스토리들이 머릿속에 꽉 차올라 3-4달은 거뜬하게 전력 질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야기에는 사건에 핵심 축이 있고 그 사건을 둘러싸고 전환되는 변곡점이 있습니다.

 작가는 그 변곡점 순간을 잘 포착해서 흔들림 없이 주변 상황을 살피며 모든 인물에 생동감을 불어 넣어야 합니다. 

작가로 사는 경력이 차곡차곡 쌓여도 한 작품을 완성 할때 마다 힘들고 고달픔니다.

300여페이지 분량에 장편이 신문에 연재 되면 6개월에 걸쳐 연재가 됩니다. 

하지만 출판사 입장에서 6개월 연재 기간은 시간대비 광고 비용이 손해 보기 때문에 최소 1년에서 1년반 정도에 기간을 아주 선호 하고 있습니다.

 신문사 입장에서도 반년에 한번씩 다음작가들을 줄세우기보다 충분한 기간 동안 수십명에 작가들끼리 경쟁 붙이는 재미와 여유를 선호하고 있죠.

연재 기간이 1년이면 작가는 천페이지 분량을 훌쩍 넘겨야 합니다. 이중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뚝 잘라버려도 300페이지 정도 밖에 줄지 않아서 편집자들은 1500매로 넉넉하게 쓰라고 압력을 넣고 있죠.

그래서 작가에 생명줄은 출판 계약에 달려 있고 인세는 작가생명을 연장 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화차'와 '이유'라는 작품을 쓰고 난 후 출판사로부터 '미야베씨 다음작품은 두권짜리 대장편으로 가봅시다.'라는 숨이 막히는 소리를 들었죠.

'이제 독자들은 미야베씨가 어떤 분량에 장편을 써도 끝까지 완독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저는 노예 계약을 맺고 '모방범'을 연재 하게 되었습니다.

그책에 등장하는 수십명에 등장인물들은 연재기간을 무한대로 늘리기 위해 계속 추가하게 된것이죠. 독자들에 엄청난 호응에 신문사로 부터 연재 기한을 '미야베씨가 쓰고 싶을때까지' 라는 허락을 받고 평생 두번 다시 쓰지 못할 정도로 장기간 연재를 했습니다.

'모방범'을 완결 하고 난 후 실제로 거대한 산 하나를 온전히 제 힘으로 옮긴 것처럼 양쪽어깨에 글쓰는 근육이 생겨버렸습니다.

'모방범'을 쓰기전에 플롯을 짜고 개요를 구성할 시간이 저한테 있었을까요?

'모방범'은 저에게 분명 탄탄한 작가로 발돋음 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었던 작품이 였습니다. 그작품을 쓰기 전까지 저라는 인간은 절대로 그런 스타일에 미스터리를 쓸 능력이 없었습니다. 

'모방범'이라는 작품을 쓰기 전 '브레이브 스토리' '드림버스터' 류에 작품을 썼던 어찌 생각해보면 시시하고 심심한 스토리만 썼던 작가였죠.

그럼에도 불구 하고 제 능력을 훌쩍 뛰어 넘을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라는 굳은 결심을 했기 때문입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갔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예비 작가분들에게 식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예비 작가분들에게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플롯도 설정할 줄 모르고 개요도 끄적이지 못하는데 어떻게 작품을 완성하시겠습니까?

단,한번이라도 원고지 200분량에  스토리를 완결 해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어떤 인간,사건에 대해 분석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밤을 꼬박 지새우면서 날이 밝을때까지 글만 써보신적이 있으신가요?

매일 아침 불쑥 떠오르는 어떤 이야기를 일주일 내내 써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제 질문을 새겨들으신 예비 작가분들 중 이미 글을 쓰고 계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포기 하지 말고 계속 쓰세요.

글쓰는 것이 자신에 성향과 맞지 않는다 거나 생체리듬을 깨버려서 체력이 딸리시는 분은 분명 포기하게 되실 것입니다.

 이세계에서는 오로지 끝까지 글을 쓰시는 분들만 생존하게 되니 어떤 글이라도 쓰세요.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출판사들은 눈에 불을 켜고 개성이 넘치는 작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시고 출판사로 달려가서 자신이 쓴 원고를 보여주세요.

이제는 제법 글쓰는 근육이 붙은 저도 여전히 출판 관계자들을 대면하는게 어색하고 긴장됩니다.

 작가로 살려면 출판담당자들로부터 어떤 말을 들을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이들이 건네는 조언들은 작가로 살아가는데 새겨둬야 할 것들이 많거든요.

이들한테 먼저 쓴소리를 듣고 상처를 받아야 출판 시장에 내던져진 자신에 작품들이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 됩니다.

장편 소설 시장은 독자층이 두텁고 넓게 퍼져 있어서 경쟁도 치열하지만 탄탄한 실력을 갖춘 프로 작가들이 노련한 스타일로 무장해서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런 프로 작가들 뒤에는 든든한 지원군인 노련한 편집장들이 버티고 있고 이 편집장들에 또다른 지원자들인 약사빠른 평론가들이 기웃거리고 있으니 잘팔리는 작가에 다음 작품들은 반드시 베스트 10안에 쉽게 진입 할 수 있습니다.

아, 제가 이 세계에 대해 너무 자세하게 말해주고 있나요?

예비 작가들한테 이런 독서 시장에 모습을 알려주는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유능한 편집자를 만나야 팔리는 작품이 된다는건 독자분들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진심으로 어떤 출판사에 어떤 편집장을 만나 첫 작품 계약을 맺는지에 따라 작가에 운명은 뒤바뀌게 됩니다. 

 기나긴 인터뷰에 대한 답변들이 이렇게 부실할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인기 작가 미야베는 절대로 글쓰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구나, 아니 애초부터 그런 능력이 뒷받침 된 작가가 아니였어. 

네, 맞습니다. 저같은 사람도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저라는 인간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렇게 보잘것 없이 생겨서 이토록 많은 작품을 써냈다니 라며 스스로가 대견하다고 느낄때가 있습니다.

생전에 제 부모님들도 제가 출간한 작품을 읽으시고 난후 '니가 이런 글을 썼다니.'

'우리 딸이 결국에는 작가가 되었다니.' 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죠.

중언 부언 내뱉은 저에 조언들이 독자분들, 예비작가분들에게 얼마만큼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지만 제가 힘없이 늙고 지쳐버린 노인이 되었을때  산 하나를 번쩍 들어 옮긴 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분들중에서 여자분들이 압도적으로 많기를 바랍니다.

진심입니다. 꼭 성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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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소설 작법을 하실때 즐겨 읽으셨던 책이나 작가가 되는데 영향을 준 책이 있으신가요? 소설을 쓰고 싶은 독자분들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나 조언을 해주세요.


아,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답변하기가 참 곤란해집니다. 

스토리 구성력이나 인물 묘사를 할 때 많이 참조 했던 책은 스티븐 킹에 책으로 실질적으로 이 작가에 문체 스타일에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장르를 불문하며 다작을 하고 있는 작가죠. 이런 표현을 하면 독자 분들이 어떻게 받아 들이실지 모르겠지만 종이가 바스러질 정도로 읽고 또 읽었죠. 

작가가 되기 전에 속기사를 했기 때문에 스티븐 킹 작품을 무작정 타이핑 치며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이 작가에 장편은 정말로 두툼해서 전 권을 타자 치다가 팔목이 부서질뻔 했었네요.

작품을 쓰기 전에 저는 주로 잡지류를 읽는데 공업잡지나 기업에서 발행하는 경제 신문지를 정기 구독하고 있습니다. 

바둑이나 장기 잡지들도 꼬박 구매해서 읽고 있고 정치 좌담을 심층 분석한 잡지도 열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수집하듯 구매 하는 건 옛지명이 새겨진 지도로 고전물을 쓸 때 스토리를 설정하고 구성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가끔씩 학창 시절에 배웠던 참고서나 교과서를 들춰보는데 제 작품 속 주인공들이 청소년으로 설정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창작 수업을 들을 때도 강사가 추천하는 작품들을 꼬박 구매해서 읽었고 당시 제 또래들 보다 독서량이 상당했지만 실질적으로 작품을 쓸 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설명하기 힘듭니다.

 제 작품을 꾸준히 읽어오신 독자 분들이 더 잘 알고 계시겠지만 제가 탁월한 묘사력이라든가 심장을 관통하는 문장, 독창적인 서사법으로 독자들에 마음을 사로 잡았던 적이 없이 아주 평이한 문장으로 현재까지 작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책이 나에게 영향을 주었는지 과연 내 작품은 어떤 작품에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는 순간이 가장 곤혹스럽습니다.

이 질문은 도대체 얼마 만큼에 책을 읽어야 작가가 될 수 있는지 어떤 작가에 작품을 읽어야 문장력을 배울 수 있는지 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독자 분들은 어떻게 저라는 사람이 이런 상태인데도 작가로 성공했지라는 의심을 품게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네, 저도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한가지 기억 나는 건 창작 수업을 들을 당시 강사 분께서 어떤 장르에 작품을 쓰고 싶은지라는 질문을 하셨는데 저는 망설이지 않고 '미스터리' 라고 대답 했습니다.

그때 그 강사분이 추천하셨던 책이 '사노 히로시에 추리일기' 였습니다. 

이 책을 교과서처럼 참고 해서 작품을 구성하는데 많이 참고 하며 문장 쓰는 연습을 많이 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 이 책을 꼼꼼하게 읽고 분석 해서 인지 추리 소설을 써나갈때 지켜야 할 규칙이나 법칙을 탄탄하게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범죄를 재구성하려면 누가 언제 어디서 라는 원칙을 명확하게 해야만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웠습니다.

앞서 언급 했듯이 저는 잡지류를 정기 구독하고 있는데 매달 발행되는 잡지를 통해 현재 사람들의 모습과  행동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리 길지 않은 사회생활을 해서 인간관계가 넓지 않고 사람과 사회에 관해  경험한 폭이 매우 좁습니다.

제가 글을 쓸때 가장 어려웠던 점 중에 하나는 일상적으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에 복장에 대한 묘사로 화장하는 스타일 옷입는 취향, 쇼핑 습관, 회식자리등으로 어쩔때는 투명 망토를 뒤집어쓰고 직장 여성들을 미행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할때가 있습니다.

가령 술에 취했을때 흐트러진 모습이라던가 최신 유행하고 있는 코트 스타일 같은 것에 대해 어떻게 묘사할지 난감해질때면 잡지를 뒤적이곤 합니다.

쇼와시대를 지나 헤이세이시대에 조직에 모습, 상사와 부하에 관계, 교사와 선생 관계, 부모와 자식관에 관계에서 변화된 사회모습을 묘사하는것도 주로 신문이나 뉴스 드라마 영화를 통해서 라고 말한다면 역시 너라는 작가의 세계관은 이정도 수준이라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점점 저는 현대물보다 고전물 에도시대 괴담이야기만 줄창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점이 저에 한계이기도 하고 제가 알고 있는 세상에 폭과 시야가 넓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겠습니다.

어떤 평론가는 제작품을 읽고 이런 지적을 한적이 있습니다.

'미야베씨는 고졸이고 속기사로 사회생활 경력도 짧아서인지 문장도 딱 그수준이더군.'

네, 그럴지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미스터리는 현란한 기교를 부린 문장이 아닌  사건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여러문제들  개인의 상처와 피해, 가족과 집단의 붕괴와 분열 사회적 파장을 독자들에게 평이한 문장으로 보여주는것이 더 사실적이고 현실적이게 공감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미스터리 독자라면 각종 미사여구로 칠해진 문장이나 묘사에 집중한 미문에 덧칠해진 문장으로 채워졌다면 그책은 외면 할것입니다.

저는 범죄 소설을 쓰기로 결심하면서 저널리즘 문체를 구사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건조한 문체로 사건을 서술하고 분석한 기사들을 읽는동안 오히려 그 사건에 감정이입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기자나 앵커들은 개인에 감정을 취재 내용에 넣지 않습니다.

팩트를 취재하고 팩트만 말해야만 공정한 보도가 되는 것이죠. 제가 추구하는 문체 스타일과 같습니다.

저에 평이한 수준에 문장을 두고 편집자들에 의견도 반반 나눠질 때가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의견이 나눠질 때면 '사건을 보고 판단하세요.' 라고 말합니다.

세기를 뛰어넘는 작품들 중에 명문으로 평가 받고 있는 장르 소설들이 있죠. 이중에 단연 미스터리들도 있지요. 이런 문장을 쓸 수 있는 작가는 정말로 존경 받아야 하고  저도 존경하며 매번 읽을때마다 감탄사를 내뱉고 있습니다.

얼마나 연습을 하고 얼마나 많은 양에 독서를 해야 명문장을 쓸수 있을까요? 

숨이 끊어지기 전까지 저는 이런 명 문장을 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요즘 제가 정기적으로 외출하고 있는곳은 주로 법원이나 검찰청 주변 입니다.

그곳을 드나드는 이들을 유심히 관찰해서 메모하고 재판 관람도 꼬박꼬박 신청하고 있습니다.

작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에 하나는 '경청'으로 타인에 모습을 관찰하는것 만큼 타인에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흔히 베스트셀러 제조 작가가 되면 타인에 말에 귀를 닫게 된다죠. 

그래서 저는 항상 귀를 열어 두고 있습니다.

아참! 또한가지 작가에게는 폭넓은 경험이 중요합니다. 제가 아는 어떤 작가분은 다양한 부류들이 모이는 문화 센터를 다니시며 사람 구경 세상구경하며 작품을 쓰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문화 센터를 다니면서 세상 구경을 해볼까라며 등록을 고심한적이 있었는데 그럴 시간에 한 문장이라도 써야하는 글쓰기 노예라서 실제로 등록 한 적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예비 작가분들에게  당부 하고 싶은 말은 처음부터 특정 장르에 집중하지 마세요. 

작가는 장르를 불문하고 어떤 상황이던 하나에 스토리로 이끌고 갈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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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작가님은  창작 수업 당시 과제물로 제출했던 장단편도 없으셨고 첫 장편을 출간할 당시 작품 개요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데뷔작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대단한 내공과 집중력으로 탄탄하게 무장한 작가들 중에서도 극히 드문 경우입니다. 

작가 준비생들이나 습작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저도 인간이고 나이를 먹어가고 있으니  20대 첫 장편을 완성 했을때 처럼 기운이 생생하지 못하고 실수 할 것이 두려워서 머리에서 떠오르는 모든 (새작품에 들어가기전)메모를 철저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연재를 하면서 다음 작품을 동시에 쓰고 있고 시대물 현대물을 매년 완성하고 있으니 솔직히 어느 날 글쓰는 바퀴에 바람이 빠지거나 철로 선을 이탈하게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저에게 두손이 전재산이라서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을 감지 하면 글쓰는 속도를 줄여 휴식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쉴 때 머릿속으로도 글을 쓰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쉴 때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푹 쉬고 있습니다.

저도 사람이라서 때로는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고 여자로 태어난 이번 생에는 이렇게 혼자 글만 쓰다가 죽는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도 다음 생에는 글쓰는 것을 생업으로 삼게 될 것 같지 않습니다.

앞선 인터뷰에서 제가  자판기 속도처럼 상상력이 쭈욱 뻗듯이 엄청난 속도로 작품을 완성한다고 말했습니다만 엄청난 프로 정신, 글쓰는 노예계약을 했기 때문에 숨이 붙어 있는 한 계약을 지켜야 합니다. 

현재도 그렇지만 저라는 인간은 글을 쓰는 것 이외에 특별한 재능도 없습니다. 

학창시절 꿈도 작가가 아니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에게 작가에 재능 즉, 기발하고 뛰어난 상상력이  없습니다.

 제스스로 그 한계를 잘 알고 있어서 어떤 작품을 시작할때 첫 문장을 쓰는게 어렵습니다. 작가에게 첫 문장은 자동차 엔진에 시동을 거는 것과 같은데 저는 여전히 첫 문장 시동 거는데 시간이 걸리는 작가 입니다.

어떤 사건이나 사고를 설정하면 밥을 먹는 시간을 잊어버릴 정도로 사건과 사고에 몰두해서 다양한 시점으로 설정해두어야 합니다. 이렇게 설정을 해두고 본격적으로 자판기를 두들기면서 작품에 색깔을 입혀나가죠. 

어쩌면 저라는 인간은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변태 성향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을 어둡게 하는 온갖 범죄들을 분석하고 있으니 절대로 평범한 소 시민이라고 할 수 없겠죠. 흉악한 범죄를 그려낼수록 제안에 분노가 차올라 미친 듯이 몰두해서 순식간에 장편을 완성합니다.

 장편을 쓰는 동안 편집자들이 이 부분은 이렇게 써라 저 부분은 이렇게 써라 라고 온갖 간섭을 하죠. 듣기 싫어도 도망 갈 곳이 없으니 꾹 참고 모든 잔소리를 참고 합니다. 

편집장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주로 경찰이나 형사들이 사건 현장을 조사하면서 목격자들이나 주변 이웃들을 조사하고 탐문하는 부분들인데 글만 쓴 저보다 더 사실적인 대화를 조언 해줄 때면  그저 고마울 뿐이죠.

이제는 작품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면 정신과 상담실을 찾아가 집중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놀라셨죠. 하지만 저는 이렇게 정신치료를 받으러 갈 때 가장 행복하답니다. 이렇게 치료받고 오면 글이 더 잘 써지고 쓰기 힘든 부분조차 술술 써질 때가 있습니다. 너무나 즐겁게 쓰다 보니 편집자들이 정해둔 분량을 훨씬 뛰어넘어 쓸 때가 있는데 이럴때는 편집자들이 달려와서 급히 원고를 수거해갑니다.

작품을 쓰다가 막히거나 진전 시키지 못한다는건 상상력도 부족하지만 불필요한 부분까지 구구 절절 묘사하고 여전히 특정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표현력이 부족해서 편집자들에 간섭에 두손이 묶여버려서입니다.

매번 편집자들에게 지적 당하고 있어서 인물들끼리 주고 받는 대화라도 맛깔스럽게 써야한다는 강박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능력으로 어떻게 지금에 위치 에 있는 작가가 될지 의심을 품으시겠죠.(이런 제가 작가 지망생들에 어떤 조언을 할수 있을까요?)

그래서 작품을 완성 할 때마다 매번 저에게 한계, 재능이 부족하다는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뭐 이정도로 그동안 작품을 써냈으니 더이상 글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하지만  베스트셀러 상위권 순위를 차지 하는 작가가 된 이상 글쓰기는 제 운명이 되어버렸습니다.

 미완성의 삶, 실패해버린 인생, 사회에 낙오자, 신용불량자가 되기 직전에 제 삶을 구해준 것이 글쓰기였기 때문에 생이 끝날 때까지 글을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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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작가님에 왕성한 집필 능력에 탄성을 내지를 정도 입니다.연재가 끝나자마자 다음 연재에 들어가시고 현대물 고전물을 번갈아 출간하시다가 시력에 문제가 생기시는게 아닌지 걱정됩니다.


아하하하, 그렇게 말씀해주시다니 부끄럽습니다. 

솔직히 능력이라기 보다는 휴식을 하는 순간 작가 생명은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계가 경쟁이 굉장히 치열해서 주요 신문사에 연재 기회를 얻는게 하늘에 별을 따는것 만큼 힘들거든요. 

발행부수가 엄청난 메이저급 신문사들이 제시하는 조건이  까다롭고 가장 힘들어도 현역작가들은 연재 의뢰를 거절하는 법이 없습니다. 

뼈가 녹아버려도 작가라는 사명에 새로운 독자를 내독자로 만들고 싶다면 연재라는 독배를 마셔야 합니다. 

이렇게 메이저급 신문사에 연재한 작품에 엄청난 호응이 달아오르면 단행본 출간 계약 조건이 작가에게 아주 유리하고 문고본 출간은 물론 드라마 영화로 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말하자면 저는 돈에 노예라는거죠. 

앞서 인터뷰에서도 여러번 언급했던 작품' 마술은 속삭인다'를 쓸 당시 수도 없이 고쳐쓰기를 반복하는 동안  원고지를 살 돈마저 바닥이 보일 때까지 고쳐 쓰기를 했습니다. 

결국 주요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몫 돈을 손에 쥘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였죠. 

그때 당시 원고를 고치면서 수십개 아니 수백개에 에피소드를 작성했었는데 거의 한쪽 벽에 기둥처럼 세워 둘 정도에 양이 였습니다. 이 원고 기둥 속 에피소드는 후에 발표하는 작품 속에 차곡 차곡 끼워 넣었죠. 

아마 현재까지 제가 연재한 원고에 양이 그 시절에 수없이 고치며 원고지를 채웠던 양만큼일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무서운 속도로 글을 써나갈수 있는것 같습니다. 

신문사 연재 원고 마감은 시계바늘처럼 정확해서 제시간에 맞출 수 밖에 없어서 엄청난 프로 정신, 하루 24시간을 문장을 쓰면서 살아야 합니다.

솔직히 누군가 제가 글을 쓰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다면 입을 다물지 못할지 모르겠습니다. 1500페이지 장편을 완성한다는건 그야말로 맨바닥위에 철로길을 짓는것과 같습니다. 문예잡지 연재에 경우는 소규모 팀원들이 꾸려나가기 때문에 일처리 속도가 매우 느리고 격월로 연재 되거나 격주로 연재되기 때문에 글쓰는 속도가 빠른 저는 잡지 연재를 하면서 다음 작품을 동시에 집필합니다. 

이제는 제 스스로  글쓰는 속도를 멈추지 못할때가 있습니다. 

제 속도가 이 정도 이니 편집자들도 제대로 숨쉬기 힘들 정도로 제가 건넨 원고들에 깔려버리겠죠. 

그래서 편집장들이 휴식 타임 사인을 보내면 그제서야 제 손은 자판기에서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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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장편소설에 결말은 어떤 방식으로 결정하십니까? 

앞에서 언급하셨듯이 여러개에 결말 중 편집자들은 작가님이 내린 결말을 최종 결정하신다고 하셨는데 작가님은 연재 중반부에 이미 결말을 정해 놓으시는지 아니면 연재 당시 독자들의 반응을 참고 하셔서  결말에 방향을 수정하시나요?


 오오 , 이질문에 대한 답변은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제가 자주 언급했던 작품 '마술은 속삭인다.' 에서  변사체로 연달아 발견되는 여성들 사건이 이야기에 핵심축이였죠. 처음 스토리를 써나갈때는 자살로 방향을 잡고 썼지만 최종 결말은 살해당한것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모방범' 작품에 경우 아주 오랫동안 연재를 하면서 다양한 독자들의 반응을 출판사로 부터 듣고 있었습니다.

 모방범을 연재 할 당시 초반부에는 연쇄 유괴 사건으로 시작하려고 흐름을 잡았는데 담당 편집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면서 원제목에 의미를 고스란히 담은 그야말로 모방 범죄를 핵심 축으로 삼고 결말로 끌고 갔습니다.

'이유'라는 작품은 한 집안에서 사체로 발견된 가족 시신이 핵심 사건이 여서 주변 인물을 중심으로 이웃들의 반응, 목격자들을 곳곳에 배치 시켜 나가면서 부분에서 전체를 넒게 그려나가는 방향으로 결말을 구성해나갔습니다.

이렇게 작품을 처음 시작 할 때부터 미리 결말을 정해 놓고 써나가지 않습니다. 

작가가 결말을 먼저 확정하고 난 후 작품에 들어가면  독자들이 결말을 쉽게 예측 할 수 있게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작품을 시작하면 마치 제 주변에서 제가 창작한 범죄 사건이 발생했다는 가정을 세웁니다. 

제가 사는집 바로 옆집 맨션에서 사체로 발견된 일가족이 있다면 나는 어떤 반응을 했을까? 

평소에 일상적으로 이들 이웃가 마주쳤을때 어떤 대화를 주고 받았을까?등을 가정합니다. 

때로는 형사에 입장이 되어서 살인 사건을 직접 수사한다는 가정도 합니다.

 이렇게 사건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의 시선, 입장을 전부 가정해서 최대한 사실과 가깝게 묘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시신을 누가 최초로 발견 했는지를 두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범죄 사건을 주도 면밀하게 가정하고 분석 하다 보면 저도 살인을 간접 경험하듯 마음이 아프고 슬퍼집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고한 시민이 억울하게 살해 당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인간 사회는 동물 세계처럼 살육전이 벌어지는데  어느 누구도 그런 피해, 아픔을 당하면 안되겠지만 사회를 안전하게 하는 안정망, 시스템에 허점과 구멍이 많습니다. 

제가 이런 부류에 사회범죄를 꾸준하게 연재 하고 있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노약자, 어린이,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얼마만큼 위험하게 노출되고 발생하고 있는지 경각심을 일으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부디 독자분들은  소설은 소설일뿐 그저 소설 속에서 발생한 범죄 라고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몇년전'누군가'라는 작품에서 사설 탐정 직업을 가진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적이 있습니다.

 '누군가'라는 작품을 쓸 당시 처음부터 주인공에 직업을 사설 탐정으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범죄 피해를 입은 이웃이  수사를 부탁하는 사람에 직업이 '사설 탐정'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편집자들   고심끝에 겨우 허락을 받고 주인공에 직업이 사설 탐정이 되었습니다.

 직업을 확고 하게 정하게 되니 주인공에 성격을 창작하는 재미가 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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