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문, 작가는 무엇으로 쓰는가
최재봉 지음 / 비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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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주 언제 어디서든 빼 놓지 않고 읽는 기사는 문화면으로 주요 일간지 문학부분 담당 기자들의 기사들 중에 한겨레 신문의 최재봉 기자의 이름을 발견하면 글의 주제와 상관 없이 무조건 읽었다.

몇 해전 부터 한겨레 신문 칼럼에 '최재봉의 탐문'이라는 칼럼이 실렸고 나는 매주 이 칼럼들을 스크랩 하며 기자가 읽고 있는 책들을 찾아 읽어나갔다.

2022년부터 연재 되었던 최재봉 기자의 칼럼은 정년 퇴직을 앞두고 지난 30여 년 동안 문학 전문 기자로 열띤 취재를 벌이며 목격하고 만나고 탐문했던 문학계의 사람과 작품 그 이면에 관한 글들로 채워져 있다.

가장 먼저 최재봉 기자는 문학이 탄생하는 작업실의 조건과 독자를 사로잡는 첫 문장의 비밀 등 작가와 작품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문단 문제를 파고 들어서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고전과 현대문학을 잇는 각각의 주제를 흥미롭게 비교 하며 작품 안팎으로 문학을 구성하는 존재들의 이야기에 대해 광활한 탐구를 펼쳐 보인다.


한국 현대문학계의 순혈주의에 대한 문제는 오래도록 지적 되어왔고 여러 주요 문학상을 수상하는 과정에서 온갖 시끄러운 잡음으로 인해 수상을 거부하는 일련의 사태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학계는 그들만의 제자와 후배들 끼리 주고 받거나 한 작가가 주요 문학상을 싹 휩쓰는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각 신문사와 대형 출판사가 주관하는 문학상의 심사위원들은 소위 오랫동안 문학계에서 [선생]으로 군림하며 각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며 제자들을 양성하며 등단과 수상작들을 결정하는데 보이지 않는 입김과 역할을 해왔다.


기자 출신의 작가 김훈과 오랫동안 영화 쪽 일을 하다 장편 소설<고래>로 문학계에 등단한 작가 천명관 모두 한국 문단의 중심이면서도 여전히 '선생님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토로했다.

[책상 앞에서 글을 쓰는 동안 선생님들의 엄한 눈이 등 뒤에서 늘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거다. 출발부터 그렇다. 대학을 다니며 교수들의 지도 편달과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등단을 할 때 심사위원 선생님들의 심사, 청탁을 받을 때도 편집위원 선생님들의 평가, 문학상 후보에 오를 때 또 심사위원의 평가, 하다못해 문예창작과 관련한 지원금을 받을 때도 누군가의 심사를 받는다. 그러니까 문단 생활을 한다는 건 내내 선생님들의 평가와 심사를 받는다는 의미이다.]


한국 문단만 '선생님의 시선'이 있는 게 아니다. 미국 문단 역시 대학의 문예창작과에서 기성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직업이 소설가인 교수들에게 지도를 받고 작품을 쓴 학생들은 공식화 되고 이론화 된 창작의 이론을 습득해서 잘 팔리는 작품과 문학상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작품들을 써내고 이들의 작품 추천서를 지도 교수들이 써주고 상을 주며 문학성이라는 후광을 씌워준다.

옆 나라 일본 문학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등단절차와 문예지의 원고 청탁, 각종 문학상 심사와 시상 등 문학 작품이 시장에서 나오기 까지 발행하고 유통하는 전반 과정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 출판사와 손을 잡은 '선생님의 시선과 입김'이 크게 좌우 되어 그들만의 폐쇄적인 구조로 고착 되었다.


읽혀지고 팔려지는 작품의 전반적인 과정과 문학계 이면의 모습에서 책을 읽는 독자들의 숫자가 왜 감소하고 있는지, 작가들의 일상사 그리고 개인 작업에 대한 이야기까지 최재봉 기자는 한 시대. 한 세대에 중심에 있었던 이들이 남기고 간 글과 작품에 대한 촘촘한 취재 기록과 순수한 독자 입장에서 비밀을 탐문 하듯 파고 들었다.


탐문 과정에서 양념처럼 등장하는 문학이 탄생하는 작업실의 조건과 독자를 사로잡는 첫 문장의 비밀 등 작가와 작품의 내밀한 이야기부터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고전과 현대문학을 잇는 각각의 주제를 흥미롭게 비교하며 작품 안팎으로 문학을 구성하는 존재들에 대해 밀도감 넘치는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이 책의 첫 시작은 '총의 노래가 될 뻔 했던 하얼빈'에서 시작해서 '사라진 원고'로 마무리 된다.

소설을 쓰는 작가는 개인의 생각과 경험 그리고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발언자이고 이들의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목격자이자 증언자이다.

따라서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기억을 되새기게 되고 현실의 삶을 돌아 보면서 내가 아닌 타인의 삶과 세상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경험을 안겨준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빛의 속도로 지나가고 바뀌고 있지만 결국 생태계에서 유일하게 읽고 쓰고 말하는 행위를 할 수 있는 영장류인 인간은 비록 현실은 고단하고 끔찍하고 비참할 지라도 책을 읽는 동안에는 더 나은 삶과 미래를 향한 희망을 품게 된다.

이 책의 맨 마지막 장에 최재봉 기자가 칼럼을 쓰는 동안에 인용하고 참조한 책들의 목록이 실려 있다.

책을 읽고 나서 마지막 탐문 하듯 책 뒷 장에 빼곡하게 적혀 있는 책들을 찾아 읽는 경험을 해본다면 결국 글이란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임을 책을 읽고 탐구하며 탐닉하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문학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고 시나 소설을 진지하게 읽는 독자도 갈수록 줄어드는 시대이지만 결국 인간은 영원히 읽는 행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고 이야기의 힘은 인간의 한 생애보다 훨씬 더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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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을 꿈꾸다 - 우리의 삶에서 상상력이 사라졌을 때
배리 로페즈 지음, 신해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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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8년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 금광이 개발되면서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 금맥을 찾으려 몰려 들던 시기를 지나 10년 후 대륙 횡단 철도 개통과 맞물려 북아메리카 대륙 개척을 너머 바다 탐험 항해를 나서는 시대가 도래 했다.

탐험과 개척의 시대에 대륙에선 원주민 인디언들과 생태계들이 무참히 짓밟혔고 바다의 생명체들 역시 무자비한 방법으로 개체군의 종을 멸종 시켜 버렸다.

미 대륙의 침입자들은 북극해 탐험에서 유럽의 탐험가들에 비해서 한 세기 늦게 뛰어들었지만 어떤 국가보다도 더 빠르고 기술적인 방법으로 고래잡이에 나서서 단 몇 년 만에 고래종의 씨를 말려 버렸다.

불과 반 세기 만에 바닷속 해저 깊은 곳에서 석유를 끌어 올리는 것 만큼 수 많은 바다 생명체들이 사라져갔고 여러 규제와 협약, 환경단체의 보호와 보존의 양 날개를 펼치며 기후 위기, 생태계 보존을 외치고 있지만 생태계 먹이 사슬에서 가장 잔혹한 학살자인 인간종이 이룩한 고도의 문명과 산업화로 지구는 점점 뜨거워져서 눈 앞에 재해와 재난은 현실이 되어 버린 지 오래 되었다.

개체수도 많지 않고 포획하기 힘든 동물들이 살고 있는 북극은 지구촌의 거대한 물류와 교통, 통신 선로가 뒤엉켜 있는 곳으로 거대한 석유 개발과 광산 개발을 위한 굴착기들이 바다 속에 우뚝 서있는 곳이다.

눈에 보이는 것 만큼만 북극의 생태계 보존을 하면서 유전과 광산 개발 채굴에 혈안이 되어 땅과 바다는 인간 종의 착취로 처참하게 파괴 되고 있다.

북극의 얼음이 2센티만 녹아버려도 대륙의 일부가 불어난 바닷물에 침수 되고 기후 이상으로 계절의 주기까지 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실질적으로 이 모든 위기와 위험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자원에서 추출한 것으로 인간 생태계를 유지 해 왔기에 보존과 보호는 영구불멸의 구호 일뿐 머나먼 북아메리카 원주민들과 에스키모 인들의 보존된 지혜와 야생의 땅이 가진 신성한 존재 같은 건 책과 영화에서나 간간이 마주 할 뿐이다.


[11월에 내륙 얼음 위로 귀환 하려다가 79피오르에서 사망. 나는 약한 달빛에 의지해 이곳에 왔지만 얼어붙은 다리와 어둠 때문에 더 갈 수 없다. 다른 이들의 시체는 빙하에서 좀 떨어진 (약 12킬로미터) 피오르 한가운데에 있다. 하겐은 11월 15일에 죽었고, 에릭센은 열흘 뒤에 죽었다.]



1900년 그린란드 북동쪽 해안 북위 82도 37분 지점에 돌 무더기를 하나 쌓은 덴마크 국적의 탐험가들은 이전 탐험가들과 달리 25년 동안 그린란드 동해안의 외진 곳들을 샅샅이 탐사하며 반도와 내륙 해안 곳곳을 조사했지만 해수면 아래 숨겨진 빙산에 막히고 부딪쳐서 결국 북극점 도달엔 실패하고 이들 중 몇 명은 얼어 죽었다.

미지의 북극 땅을 탐험하면 할 수록 막대한 인명 손실이 발생해도 유럽인들과 미 대륙 침략자 백인들은 북극으로 탐험대를 보내는 걸 포기 하지 않았다.

백인 탐험가들이 북극 땅에 발을 들여 놓기 휠씬 이전부터 이 땅에서 생존 하고 있었던 에스키모들은 계절의 주기에 맞춰 이동하며 자신들의 땅을 탐험하고 있었다.


북극의 동식물의 생육 주기는 다른 대륙과 달랐고 뚜렷하게 구분 되어지지 않았다.

어떤 곳에는 계절적으로만 존재하는 개체군이 있었고 수 세기 동안 존재했던 번식지와 군락지들 역시 계절의 변화에 맞춰 사라졌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따라서 외지인들의 눈에 북극의 어떤 땅은 비어 있거나 드문 드문 보일 뿐이다.


수 세기 전에 미지의 땅을 찾아 나선 탐험가들처럼 땅과 바다가 인간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눈 앞에서 본 빛과 바람 새의 지저귀는 소리, 동물들의 움직임을 찾아 떠난 사람이 있다.


세계를 이루는 모든 존재들이 간직하고 있는 신비함을 자연의 언어와 목소리로 들려 준 미국 태생의 생태주의자이자 자연주의자 배리 로페즈가 남긴 <북극을 꿈꾸다>는 1986년에 출간 된 책으로 이 책을 펼치면 첫 장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인간은 누구나 생에 한 번 쯤 기억된 대지에 마음을 집중해야 한다.

자신이 경험한 특정한 대지에 넋을 놓아야 한다.

가능한 모든 방향에서 바라보고 경탄 하고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대지의 매 계절을 매만지고 그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상상을 해야 한다.

대지의 생명들과 숨죽인 바람의 모든 움직임을 상상 해야 한다.

달의 광휘와 황혼과 여명의 모든 색깔을 기억해야 한다.

-N.스콧 모마데이

어느 여름 밤, 친구와 함께 알래스카 브룩스 산맥 서쪽에서 야영을 하던 중에 텐트를 친 산등성이에서 서북극 카리부 무리의 번식지 남쪽에 펼쳐진 툰드라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동물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 곳에서 베리 로페즈가 목격한 생명체들은 새끼가 든 굴을 홀로 지키는 일년 생 늑대가 아직 덜 자란 회색 아기곰과 대치하고 있었고,라플란드긴발톱멧새들과 마주치거나 흰 올빼미 두 마리가 두 눈을 감고 있는 둥지 앞을 지나거나 물떼 새들의 사나운 날개짓을 관찰하는 동안 길들 지 않는 생명체들의 강인한 생명력에 경이감을 느끼며 북극으로 향했다.

5년 동안의 북극을 탐험한 기록이 담긴 이 책 속에는 북극 대륙의 땅과 하늘, 바다의 사계절 속에 그곳에 서식하고 있는 큰곰, 사향소, 북극곰, 일각고래 그리고 새들의 대 이동의 순간을 지난 시대와 현 시대의 인간의 열정과 탐욕, 욕망으로 어떻게 파괴되었는지 현재 남아 있는 생명체들은 어떤 모습으로 종족을 보존 시키는데 안간힘을 쓰는지 뛰어난 관찰력과 유려한 문체로 고요히 생동 하고 있는 경의로운 자연의 신비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냈다.

이 책에는 수많은 지형과 인명, 동 식물들의 이름들이 줄줄이 나오고 상세한 주석이 달려 있지만 지형을 보여주는 지도를 제외하고는 북극 땅에 살고 있는 동물과 식물, 생명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도판이 실려 있지 않다.

사진이나 그림 같은 부차적인 설명이 없어도 이 책의 첫 장을 여는 순간부터 미지의 동토 속을 찾아 모험과 탐욕의 역사로 시간 여행 하듯 빨려 들어가게 된다.

우리가 지각하는 세상은 우리 시야에 포착된 '자기 세계'일 뿐을 자연 생태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명체의 삶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이해 할 수 없다.

특히 다양한 매체와 기록, 책과 여러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보여지는 야생의 세계는 여러 학자들의 연구 결과물로 이들에 의해 동물들의 행동과 삶의 양상이 숫자로 축소 되거나 과장 되어 버렸다.

배리 로페즈는 학자들의 연구 결과물이 아닌 자신의 눈과 귀로 목격한 북극의 생태계를 이렇게 묘사했다.


[탁 트인 툰드라를 어슬렁거리다 보면 어디에서나 완전한 모양을 갖춘 채 죽은 이파리들과 그대로 보존된 꽃잎들, 나뭇가지들, 몇 년 째 그대로 쌓여 있는 유기 퇴적물들을 보게 된다. 북극에서는 아주 적은 수의 유기체가 아주 짧은 기간에만 작용할 수 있어서 부패가 아주 느리게 진행되고 발 밑에 토양층의 깊이와 성질이 바뀐다.

따라서 토양에 따라 서식하는 동물과 식물의 종류가 달라지고 점점 줄어드는 태양 에너지에 적응할 수 있는 종이 줄어들면서 수가 감소할 것이다.마지막 까지 남은 녀석들은 추위와 어둠 속에서 천천히 움직이거나 아예 활동을 멈춘다. 계속 가다 보면 결국에는 지렁이도 송장벌레도 없는 지역, 흙도 부패도 거의 볼 수 없는, 생명이라곤 없는 북극의 자갈 사막에 서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북극과 떨어진 대륙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1년의 주기는 사계절 또는 두 계절로 구분 하고 있지만 북극의 계절과 주기는 단 몇 주 사이에 지나가는 현상으로 겨울과 여름 이 두 계절 사이의 기온 변화가 전 지구의 온도 변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도시에 삶의 터전이 있는 이들에게 특정지역에서 살아가는 동물들 간의 먹이 사슬 관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툰드라 지역의 가장 큰 먹이 사슬인 사향소는 새들과 친밀하게 지내며 사냥을 하는데 도움을 받고 흰 멧새와 라플란드긴발톱멧새들은 사향소들의 털로 척박한 환경을 견뎌낼 수 있는 튼튼한 둥지를 만든다.

사향소가 지나간 자리에서 북극토끼들은 먹잇감을 발견하고 토끼들이 파헤친 땅 속에서 얼음과 이끼를 뚫고 버드나무 순이 나와 나무로 성장한다.

사향소가 죽으며 온갖 곤충들이 달려들어 부패와 분해 되는 과정에서 새들의 먹이와 다양한 유기물의 양분으로 나눠진다.

하지만 지구 상에서 닥치는대로 사냥하고 포획하는 인간의 눈에 땅 위에 군림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먹잇감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있다며 얼음 덩어리 위에 홀로 앉아 있는 새하얀 북극곰의 모습은 곧잘 여러 매체에서 자주 보고 있으면서도 정작 이 북극곰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이 거의 없다.

북극 가장 자리에 살고 있는 북극곰이 해빙 테두리와 해수면 대륙 해안에서 사냥으로 먹고 살고 있는 얼음곰이자 민첩한 사냥꾼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수컷의 정교한 사냥 솜씨는 인간이 만들고 개발한 최첨단 기기보다 정교하고 암컷이 파놓은 굴은 인간이 얼음 땅 위에 절대로 세우지 못할 정도로 최첨단 보온 구조로 지어졌다는 사실도 직접 눈과 발로 관찰하고 기록한 배리 로페즈를 통해 알게 되었다.

뛰어난 통찰력을 가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서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행동을 하며 한 계절 한 계절 지혜롭게 삶의 고비를 잘 넘긴 북극곰의 생은 30년 정도로 인류학자들과 동물학자, 생태학자들은 곰의 습성이 인간의 습성과 거의 비슷하다는 말을 한다.

억척스럽고, 끈질기고, 이해가 빠르고 지극히 현실적인 북극곰처럼 선사시대부터 인류는 무언가에 사냥 당하는 공포가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고 세기를 거듭해서 진화하는 동안 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생태계를 포획하고 사냥하며 수 많은 개체수와 종을 멸종 시켜 버렸다.

사라지는 멸종 동물을 보존하려고 표식을 확인하고 테이터를 기록하고 위성용 위치 추적 목줄을 채우기 위해 마취제를 투입하는 이런 모든 과정 역시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는 한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보호 하지 않으면 인간들이 모두 멸종 시켜 버릴 것이다.

수렵 사냥꾼은 단순히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짐승을 죽이고 그 짐승의 모든 종을 잡아 먹는 것이 주된 목적이 아니였다.

숨을 쉬며 살아 가는 공간에서 함께 공존 하며 서로 분리 되지 않은 조화와 균형을 맞추며 살아갔지만 오랜 세기 동안 인류는 이 사실을 잊고 살았다.

게다가 내 눈 앞에서 펼쳐지는 일이 아닌 이상 자신들의 삶과 관련 없다는 생각으로 무분별한 살상과 사냥 포획으로 자연의 생태계는 처참하게 파괴되고 있다.

(c)The Icebergs, 1861, Frederic Edwin Church


1859년 뉴펀들랜드 앞 바다 항해를 나섰던 풍경화가 프레드릭 에드윈 처치는 자신의 두 눈으로 목격한 빙산을 스케치를 들고 뉴욕 작업실로 돌아와 완성한다.

왼쪽으로 급격하게 솟아 오른 빙산 일부처럼 보이는 전경의 얼음 바닥이 그림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그림은 화가 처치가 그림 맨 아래에 '이상한 초자연'이라는 글귀를 적어 놓을 정도로 그가 본 빙산은 거대한 빙산들 중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해수면의 온도에 따라 이동하는 빙산들은 평소에 물에 잠겨 있다가 비 바람이 불고 해수면이 요동치면 모습을 드러내는데 마치 육지에 있는 거대한 절벽의 모습이 되었다가 계곡처럼 한 가운데가 푹 파여져 있거나 소용돌이 치듯 자잘한 얼음 조각으로 부서져서 물보라처럼 눈 앞에 펼쳐지기에 정확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떤 사람들에게 그저 텅 빈 것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는 것처럼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았던 무수히 많은 생명 모두 어느 누구의 소유도 아니고 어떤 문화와 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지도 않다.

인간의 지성과 지혜가 닿지 않는 곳에는 말과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생명체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

땅다람쥐를 찾아 땅을 파헤치는 툰드라의 회색곰을 사냥하는 늑대,살육의 무시 무시한 현장 속에서도 결연하게 둥지를 지키는 해변 종다리들이 공존 하는 모습에서 땅 위의 생명체들의 숨소리 바다 속을 유영하는 거대한 생명체,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아 다니는 어마 어마한 군락의 철새 무리들까지 5년 동안 북극을 탐험하고 기록한 베리 로페즈의 <북극을 꿈꾸다>는 매 페이지 마다 경이로운 자연과 생명체를 만나게 되고 인간의 탐욕적인 욕망과 지난 역사 속의 모험과 탐험으로 인해 파괴된 원시 자연의 안타까운 모습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져 있다.

지난 세기 서구 열강 세력들은 앞다퉈서 사냥을 하듯 대륙과 대륙 사이, 바다와 섬 사이를 마구 잡이로 지배하고 짓밟으며 폭력적으로 포획하고 날 것으로 집어 삼켰다.

이런 약탈과 살육의 시간 동안 멸종된 동 식물 개체군 만큼 사라진 원주민과 피지배 식민지 사람들은 지구의 생태계가 몇 백 번 바뀌어도 영원히 살아 돌아 오지 못한다.

미 개발된 대륙과 바다를 차지 해서 부를 키우고 세계의 모든 자원을 포식하는 동안 지구는 점점 뜨거워져서 이전 시대에 인간의 몸과 뼈를 살찌우게 만든 식량군들도 사라지고 있다.

야만적인 살육의 인간의 손에서 살아 남은 자연과 생명체들이 과연 언제까지 버텨내고 생존 할 수 있을까?

반 세기 전 배리 로페즈는 북극을 여행하고 탐험하는 동안 마주한 북극은 선명한 석양과 오로라가 펼쳐진 곳으로 겨울의 북극 하늘은 오래 도록 새벽과 어스름의 색깔들을 지니고 정오 즈음에 남쪽 하늘이 잠깐 밝아지면 얇디 얇은 노란 금색 줄과 익숙한 연보라색 위로 짙은 푸른색과 멍든 것 같은 자주색, 여러 층의 짙은 보라색이 지평선 위 80도까지 펼쳐지는 광경을 바라 보며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그 너머에 있는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에 고개를 숙였다.

도시에 살고 있는 도시 유목민들의 시야에는 보이는 것이라곤 건축물과 도로, 자동차 물결들 뿐이지만 북극의 봄과 가을의 일출과 일몰 사이의 풍광은 장미색, 담홍색, 엷은 청록색, 살구색, 진청색이 어우러지고 그 사이 사이 선명한 빨간색과 주황색, 노란색이 스며있다.

학부 시절에 노르웨이에서 오로라를 본 적이 있다.


부활절 방학 시기였던 3월 늦은 저녁부터 시작된 빛의 향연은 하늘에서 파스텔 톤의 빛의 세기가 넓게 퍼지더니 자정 즈음에 땅 속 깊은 곳 까지 노란색이 스며들어서 시간이 흐를 수록 서서히 태양 빛에 반사되듯 짙은 주황색으로 주변을 밝히기 시작했다.

가볍게 하늘과 땅 위를 가로지르는 빛과 색이 빚어낸 거대한 장막이 펼쳐지는 현상을 두 눈으로 보는 순간 자연을 향한 경외심이 솟구쳐 올랐다.

1986년에 배리 로페즈가 북극을 탐험한 곳과 현재의 북극의 모습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몇 세기의 것이든 불과 몇 년 전의 것이든 눈을 떼고 멀리 바라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땅과 하늘 그리고 바다는 하나의 모습으로 지구 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하나의 점처럼 이어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살고 있지 않은 또 다른 대륙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진과 해일 그리고 재난의 모습을 리모콘으로 돌려 보다 일 순간 정지 시키는 장면처럼 스쳐 지나갈 뿐이다.

지구 상에 모든 생명체들은 단 하나의 땅과 바다를 공유하는 하나의 개체군으로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받아 들여야 하지만 약육강식의 인간 세계에서 한 국가와 한 개인의 도덕적 책임감 만으로 무너져버린 생태계를 구해 내지 못한다.

환경 보존과 보호는 어쩌면 영원히 답이 없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쳐 버릴 지라도 인간의 삶은 미지의 영역을 끊임없이 헤엄치고 탐험하며 끈질기게 생명력을 이어갔듯이 인간의 삶이 땅과 바다에 맞닿아 있는 한 우리 모두 이 모순되고 불공평한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 공간을 초월하는 땅에서 솟아나는 생명 그 이상에 대해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꼼꼼한 관찰력과 경이로운 현상을 시적인 문체로 서술한 배리 로페즈의 <북극을 꿈꾸다>는 척박한 도시 속 유목민들에게 4만년 동안 살아 숨 쉬었던 대지 위에서 어떻게 하면 모든 인류가 현명하게 공존하며 살아 갈 수 있을지 반 세기 전 북극의 대지 위를 거닐며 사유하고 꿈꾸고 상상한 한 인간의 통찰력이 담긴 사유물이 이 책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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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03-26 0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극 얼음도 빠르게 녹고 있겠지요 지금도... 1986년엔 좀 달랐겠습니다 그때도 기후위기 말한 사람 있을 텐데, 그런 걸 왜 더 빨리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 지구가 따듯해진다는 건 19세기에도 알았던 것 같던데... 그때는 조금씩 달라졌겠지요 지금은 아주 빨리 바뀌는군요 브라질은 무척 덥다가 비가 많이 왔다고 합니다 북극 남극이 얼음 빙하 다 중요한데... 지구는 이어져 있고 그런 게 다 영향을 미치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이네요


희선

2024-03-29 0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맛있는 이야기
이이지마 나미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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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에서 작은 일식당 ‘카모메 식당’을 운영하는 일본인 사치에는 일본에서 즐겨 먹었던 주먹밥을 대표 메뉴로 내세우며 야심 차게 영업을 시작했지만 안타깝게도 손님이 단 한 명도 들어 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매일 가게 문을 열고 주먹밥을 만들던 어느 날 일본 만화 매니아인 토미가 첫 손님으로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와 카모메 식당의 단골이 되고 차츰 하나 둘 씩 손님들이 이 가게 찾아 온다.

기본 양념만 한 주먹밥 부터 다양한 재료를 넣은 주먹밥을 만들던 사치에는 어느 날 시나몬롤 만드는 신이 그녀 앞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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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스타일리스 이이지마 나미의 시나몬롤 레시피는 거창하지 않아 맘만 먹으면 따라 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이이지마 나미가 담당한 영화 '카모메 식당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드라마 '심야식당',남극의 셰프', '안경', '도쿄타워', '토일렛', '천사의 몫' '수영'에서 등장하는 요리들은 화려하지 않다. 

아무렇게나 툭툭 자른 감자와 당근은 크림 스튜 재료가 되어 무르게 익어간다. 

쌀밥에 버터 한 조각 올린 버터 라이스, 달걀에 마요네즈 풀어 섞은 샌드위치 소는 누구나 먹어보았을 ‘그 맛’을 상상하게 해 더욱 맛깔난다.

조리 학교를 졸업 하고 병원과 학교 급식을 담당하다 광고업계에서 요리를 담당했던 이와지마 나미가 처음으로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참여했던 영화 <카모메 식당>에 나오는 요리는 거창하지도 않고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면서 일본의 기본 가정식인 흰 쌀밥, 달걀말이, 연어구이 등의 요리들은핀란드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 속 요리 장면에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외딴 마을의 민박집 주인에 소소한 일상을 그린 영화 <안경>에서 ‘유지’가 요리 하는 음식들은 달걀 프라이, 잘 구운 식빵, 잡곡밥, 신선한 채소 샐러드 등으로 조리 한 음식들을 담은 밋밋한 그릇까지 영화 속 마을 풍경과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태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수영' 에서 ‘사요’는 가족을 떠나 치앙마이에서 4년 째 일하는 엄마 ‘쿄코’를 만나러 간다. 자신을 버리고 훌쩍 떠나버린 엄마와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없는 딸 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 속에 푸드 스타일리스트 이이지마 나미는 문양이 화려한 접시 위 푸팟퐁커리, 대나무 소쿠리에 담긴 파파야 샐러드, 그리고 바나나 튀김까지 보기만 해도 태국의 후덥지근한 공기를 상상하며 맛과 색을 느낄 수 있게 이국적인 요리를 맛깔나게 선보인다.


출판사를 그만두고 돌아가신 엄마가 오랫동안 운영했던 밥집을 빵과 수프를 파는 가게로 바꾼 ‘아키코’는 커다란 치아바타에 신선한 재료를 골고루 넣고 큰 그릇에 담긴 푸짐한 채소 수프를 담아 매일 찾아 오는 손님들에게 어디에서도 맛보기 힘든 편안하면서 아늑한 한 끼 식사를 맛보게 만든다.


작은 바닷가 마을 가마쿠라에 사는 자매 ‘사치’, ‘요시노’, ‘치카’는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이복동생 ‘스즈’를 만나고 어머니 마저 세상을 떠나서 고아가 된 스즈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

이들 네 자매의 삶은 계절이 바뀌듯 그 날 그 날 함께 만들어 먹는 음식 속에 가족과 함께 했던 추억들이 송글 송글 배어 있다.


잔 멸치 덮밥, 전갱이 튀김,돈가스 덮밥, 오징어 카레, 단출한 국수, 다양한 야채 절임까지 매일 먹는 일상 요리를 정갈하게 담아낸다.

특히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면은 매실을 수확하는 계절에 울퉁불퉁한 초록빛 매실을 깨끗하게 씻어내서 빨간 뚜껑으로 덮은 플라스틱 병에 담는 장면이다.


매실들이 알알이 익어가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든 푸드 스타일리스트 이이지마는

이 모든 영화의 요리 메뉴와 그릇, 주방 기기들, 기타 식기들 모두 직접 발로 뛰고 찾아내서 구입한 소품들과 식재료들로 화면 밖에서 조리 된 음식들이 어떻게 보이는지 까지도 철저하게 계산해서 연출하고 기획 했다.

그녀가 드라마와 영화에서 연출한 레시피는 매일 먹는 익숙한 음식, 언젠가 먹어보았던 것 같아 그리워지는 요리를 선보이며 거창하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따라 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 그녀는 작품 흐름에 어긋나지 않도록 등장 인물들이 요리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가령, 영화 <안경>에서 대본에는 '전골'이라고만 쓰여져 있었는데 이이지마는 대본 전체를 철저하게 읽고 분석해서 태국에서 일하는 상냥한 일본 남자 이치오가 여자 사람 친구 둘을 위해 만들 수 있는 '전골'요리를 만들어 보자 라고 설정해 놓고 무더운 나라에서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재료들을 찾기 시작한다.

태국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뼈 붙은 닭고기를 크게 토막 내어 푹 끓여서 태국 채소를 넣고 국물을 그대로 먹다가 대화 도중에 레몬 그라스를 추가로 넣는 상황을 연출 했다.


한국에서도 대 히트를 친 드라마 <심야 식당>은 제작비가 넉넉하지 않아 그 드라마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식기들과 주방 기기들 전부 이이지마가 구입하고 소장하고 사용했던 것들로 드라마 촬영 전 미리 10회 분량의 요리 레시피를 만들어 놔야 했다.

심야식당'에서 감동을 불러 일으켰던 '돈가스덮밥'과 '달걀 샌드위치'의 조리법은 너무나도 간단해서 눈으로만 읽고 다음날 재료를 준비해서 만들어 먹을 수 있을 정도다.


돈가스 덮밥

재료(2인분)

밥 한공기, 돼지 고기 얇게 썬 것 3장(로스) 박력분 1작은술, 달걀 1개, 빵가루 적당량, 대파 혹은 부추 적당량

기본 양념- 맛 국물 세 큰술, 간장 1큰 술,미림 1큰술, 설탕 1작은 술, 굵은 소금 약간 , 후추 약간, 기름 적당량

만드는 법

1 돼지고기에 굵은 소금과 후추를 가볍게 뿌려 한쪽 끝에서부터 네 번 접는다 볼에 고기를 넣고 박력분을 전체에 묻힌다. 다른 볼에서 달걀물 1작은술과 빵가루를 차례로 묻힌다. 비계와 살코기 사이의 힘줄을 자르듯 한 면에 10군데 정도 칼집을 낸다.

2 작은 프라이팬에 기름을 1센티쯤 되게 붓고 중불에서 약 3분 고기를 뒤집어가며 튀겨 꺼낸다.

3.기본 양념을 작은 냄비에 넣고 끓으면 대파와 돈가스를 넣어 살짝 조려 밥 위에 얹는다. 남은 국물에 1의 남은 달걀을 돌려가며 넣어 가볍게 익혀 돈가스 위에 얹는다.


달걀 샌드위치

재료(2인분) 샌드위치용 식빵 6장, 달걀 4개, 마요네즈 1큰술, 버터 적당량,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달걀을 삶은 뒤 찬물에 담가 식힌다.

2 껍데기 벗긴 달걀을 노른자와 흰자로 나눈 뒤 흰자는 얇게 썰고 노른자는 대충 으깬다.

3 마요네즈 한 큰술과 소금을 약간 넣고 흰자와 노른자를 잘 섞는다.

4 가장자리를 자르고 버터 바른 식빵에 달걀을 펴 바른다.

5 달걀을 바른 식빵을 두 장씩 겹쳐 놓고 가볍게 손으로 누른 뒤 반으로 자른다.


이이지마 나미가 2008년 부터 아사히 신문에 연재 했던 글을 엮어낸 이 책 속에는 그녀가 그동안 직접 기획하고 연출하고 개발한 영화와 드라마 속 다양한 레시피부터 다른 국가를 여행 하는 동안에 맛보았던 음식들 이야기까지 소소하면서 정갈한 음식들 이국적이지만 쉽게 조리 해 볼 수 있는 요리 레시피들로 가득 차있다.

이름만 거창한 요리들 중에 가령 <에티오피아풍 니쿠자가>요리에 필요한 재료는 얇게 썬 소고기, 감자, 양파, 터머릭, 로즈메리, 버터, 굵은 소금, 흰 후추, 물 정도로 카레에 들어갈 재료를 볶듯이 조리 하면 완성되는 요리다.




이이지마 나미의 레시피에 맞춰 하루의 식단을 정해본다면 가장 먼저 아침에 커피와 샌드위치, 스프를 먹고 점심에는 계란 후라이나 계란말이, 미소 된장국과 밥을 먹거나 간단하게 주먹밥을 먹고 저녁에 돈가스 덮밥이나 파와 유부만 넣은 걸쭉한 우동을 먹고 마지막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면 시나몬 롤로 하루의 식사를 마무리한다.

이이지마 나미(飯島奈美)라는 이름에서 이이지마는 일본어로 ‘밥의 섬’으로 나미는 핀란드어로 ‘맛있다’는 뜻으로 그녀가 들려주는 요리 이야기는 오늘 어떤 음식을 먹을지, 내일은 또 어떤 음식을 먹을지 정해야 하는 일상의 맛으로 어차피 우리 모두 살기 위해 먹고 먹어야 일을 할 수 있는 운명이기에 한 끼 식사를 해도 먹는 즐거움이 있어야 삶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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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푸르셰 지음, 김주경 옮김 / 비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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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그의 손을 보고 조금 놀란다. 남자 몸에 실수로 연결된 소녀의 손 같아서. 가느다란 손가락과 매끄러운 손목, 부드럽고 동그란 손가락 관절, 너무 얇아서 속이 다 비칠듯한 피부,툭 불거진 혈관, 그의 오른손이 올리브와 빵 위에서 움직이는 동안 너는 꿈틀거리는 그의 근육을 바라본다. 그가 물병을 들어 올리자 어린아이처럼 연약한 근육이 미세하게 떨린다.모든 게 아주 허약해 보이고 작은 손짓에도 부러질 것만 같다. 그가 너의 목을 조르는 건 불가능하리라고 너는 생각한다.]


한 여자의 시선은 남자의 신체 구석 구석을 훑고 지나가다 입술에서 수직으로 새겨진 문신 같은 슬픔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천국으로 간 그여자의 엄마가 이렇게 속삭인다.


[대체 누가, 어떤 고통이, 어떤 충격이 그를 그렇게 짠한 마음이 들게 하는 몸으로 과거의 모습을 깨진 거울로 비추는 듯한 얼굴로 그렇게 비관론자적인 손으로 만들었는지 직접 물어보는 것, 그건 아주 민감한 문제다,

너는 그를 모른다. 너는 현대사 심포지엄의 발언자로 초청하기 위해 글로 만난 것이지. 하나의 풍경화를 마주하고 있는 게 아니다. 너는 그의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 그의 서사가 아니라.]


사회과학과 교수 로르는 한 심포지엄에서 증권가에서 일하는 은행가 클레망을 보자마자 욕망의 불길에 타올라 그의 몸짓, 행동, 말투까지 독차지 하고 싶어진다.

로르가 클레망을 향한 사랑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동안 세상을 떠난 클레망의 어머니의 흔적이 두 사람 사이를 파고들기 시작한다.


[너는 너의 아이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행동하는 사람, 항상 의존과 분노 사이의 중간 어디쯤 어정쩡하게 사는 네가 아니라.]


'안녕 하세요. 클레망, 파리 13구에서 만난 로르예요.'


불쑥 문자를 보내오는 여자, 남자는 어제 만났던 그 여자에 괜히 연락처를 알려 준 것이 아닌지 후회를 하며 곧바로 답신을 보내지 않고 머뭇거린다.


'내일이라. 나는 두렵다. 로르, 우린 너무 빠르고, 너무 늦었어요.'


클레망을 향한 사랑의 열망이 달아 오를 수록 로르의 마음은 조급해지고 크게 심호흡을 내뱉으면서도 그의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그녀의 심박수가 빨라지고 온 몸이 달아 오르기 시작한다.

겨우 두 번 만난 남자에게 문자를 보낸 로르는 그 남자를 원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로 낯설면서도 사랑의 불길 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온 몸을 활활 불태우고 싶은 희열에 사로잡혀 버린다.

두 번의 만남 이후로 몇 번 문자를 주고 받은 로르와 클레망은 서로 알고 지낸 지 단 열흘 만에 차 안에서 키스를 나누고 다음날 부터 사랑의 은어가 담긴 달콤한 언어가 담긴 문자를 주고 받는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두 아이를 챙겼던 로르는 클레망에게 마음을 빼았기고 부터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서둘러 어디론가 밀어버리고 맡겨 버리고 서랍 안에 새로 산 속옷들을 채워 넣기 시작한다.

보름 만에 대낮 호텔에서 첫 관계를 시작하며 금기된 사랑을 시작 하게 된 로르와 클레망은 주변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조심한다.

서로 만남의 횟수가 늘어 날 수록 함께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 길어 질 수록 상대방에게 원하는 요구 사항이 하나 둘 씩 늘어나자 가정을 갖고 있는 로르는 매사 노심초사 하며 자신의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게 되고 클레망은 이전 보다 더 깊은 우울증에 빠져 버린다.

로르는 클레망과 관계를 이어가는 동안 눈을 뜨자 마자 서둘러서 두 아이를 학교에 밀어 넣어 버리는 자신의 모습이 낯설어 하며 두 아이에게 큰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클레망에게 연락을 받는 즉시 호텔로 향한다.

가족과 피렌체로 여름 휴가를 떠난 로르의 마음은 클레망에게 향해 있고 시에나로 출장 온 클레망을 만나러 가족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기차에 올라탄다.


'엄마는 엄마가 자유롭다고 생각해? 멍청한 남자의 눈요기를 위해 고깃덩어리를 장식하는 게? 그 멍청한 자의 이름은 대체 뭐야?'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딸에게 클레망의 정체를 들켜버린 로르는 뇌종양 판정을 받은 반려견 개가 숨을 헐떡이며 투병하고 있는 모습에서 자신의 현재 정신 상태를 직감하며 뭔가 어긋나 버린 자신의 욕망의 불길을 꺼버리기 위해 대학 강의에 열중하지만 임신 판정을 받는다.


굴레를 벗어나지 말라.

겸손하게 눈을 내리깔라.

늦게까지 돌아다니지 말라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들은 주 기도문 같은 문장을 되내이는 로르는 뱃속의 아이는 클레망이 아니라 현재 남편의 아이가 될 것이라고 속삭이며 마지막으로 클레망을 향한 자신의 사랑을 테스트 해보기 위해 동전을 던진다.


그리고 마침내 홀로 병원을 찾아간 로르는 자신의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다 수치심에 사로 잡혀버리고 차라리 욕조 속에서 녹아 사라지기 위해 면도칼을 손에 쥔다.

불굴의 노력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 모두가 원하는 자리에 올라섰지만 사회와 관습이 요구하고 규정하는 틀 안에서 타오르는 욕망을 억누르며 살았던 로르

엄격한 종교 교리에 사로잡혀서 아들에게 남성다움을 끊임없이 주입 시켰던 어머니로 인해 클레망은 텅 빈 야망으로 조직 생활에서 숨 막히는 나날을 이어가는 동안 자살 충동에 사로 잡혀 있을 때 만난 욕망의 화신 로르에게 빠졌던 그는 그 불길을 잔인한 방법으로 꺼버린다.

결국 로르가 질러버린 '불'은 마지막 클레망의 모든 걸 연소 시켜 버린다.

불길 밖의 사랑과 불길 속의 사랑을 '너'라는 시점으로 맞물려 전개 시키는 독특한 작품 <불>은 단순히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국가들 사이에서 발발하는 전쟁 부터 사회에서 발생하는 분쟁과 논쟁, 가정에서 발생하는 미움과 질투, 사랑의 충돌이 빚어내는 불화까지 활활 타오르다 소멸하고, 잿더미 속에서 꺼지지 않는 불씨처럼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삶은 불길의 연속이다.

계층의 사다리가 사라져 버린 시대에 부모 세대 보다 더 많이 공부해서 더 좋은 학교를 졸업해서 사회에 나오자마자 빚 폭탄을 끌어 안게 된다.

이념의 갈등, 세대 간의 충돌, 정치 사회적 불안이 요동치는 시대에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AI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까지 척척 해내는 동안 미래를 향한 문은 어느 누구에게나 열리지 않는 세상 앞에서 몸과 마음은 지칠대로 지쳐서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휩싸여 잿가루로 변해가고 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우리 모두 무언가에 몰두 해서 온 몸을 불살라 버릴 정도로 갈망하고 욕망한다.

그 대상이 신을 향해서 든, 사랑하는 이를 향해서 든 ,부와 명예를 위해서 든 결국엔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태어남과 동시에 두려움에 차 비명을 지르는 그들에게

사랑을 부르짖는 그들에게

피 묻은 그 손으로 북을 두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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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냥장판 2023-12-30 2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읽어도 표현력이 엄청 좋은 작가 같네요 요즘 리뷰에 읽고 싶은 책들이 한정없이 늘어나서 부담스럽지만 즐겁기도 해요
새해복 듬뿍 받으시고 내년에도 좋은책 소개 잘 부탁드립니다~~

희선 2023-12-31 0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을 보니 프랑스말일 것 같네요 그거나 작가 보기 전에 글을 보고 이건 프랑스 소설이야 하는 생각을 했는데 맞았습니다 그냥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 사람을 태어나자마자 불속에 뛰어든다니... 그것도 모든 사람이 그러는 건 아닌 듯해요 불태우지도 못하고 재가 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

scott 님 2023년 마지막 날 편안하게 보내세요 아주 춥지는 않지만 감기 조심하세요


희선

루피닷 2024-01-01 0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cott 2024-01-01 16:02   좋아요 1 | URL
루피닷님 해피 뉴이어 ^^
 
가을비 이야기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비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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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사키 시키부(紫式部)가 1008년경에 쓴 <겐지 이야기(源氏物語)>는 전체 54첩으로 된 장편 대하소설로서, 헤이안 시대 귀족들의 사랑과 고뇌, 이상과 현실이 불교의 무상관을 바탕으로 은은한 운치와 정감이 배어든 사계절과 함께 이어지는 여러 군상들의 풍류와 인생을 담은 일본 최고의 고전으로 수 세기에 걸쳐 일본 문학과 예술에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무라사키 시키부의 <겐지 이야기>처럼 수 세기에 걸쳐 후대인들에게 읽혀지는 에도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 작품인 우에다 아키나리의 <우게츠 이야기 雨月物語 >는 일본 고전 설화 문학의 진수로 꼽히며 영화를 비롯해서 현대 일본 장르 문학에 큰 영감을 주고 있다.


1775년에 출간된 <우게츠 이야기 雨月物語 >는 기존의 봉건 질서와 유교적인 윤리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면에 감추어진 어두운 모습, 기이한 행동과 현상을 괴이하고 신비한 분위기의 몽환적인 세상을 담고 있다.


[메이와(明和) 5년(1767) 3월, 비가 그치고 달빛이 몽롱한 밤에 서창(書窓) 밑에서 이 이야기들을 엮어서 서점에 건네주며, 제목을 우게쓰 이야기(雨月物語)라고 하였다.]


라는 문단으로 시작하는 우게쓰 이야기가 일본의 대표적인 호러 작가 기시 유스케가 2023년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네 가지 공포와 네 가지 절망 속에 벗어날 수 없는 운명에 농락 당하고 고통받는 인간의 모습을 <가을비>라는 단편으로 엮어냈다.


작가의 실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단편 <푸가>는 기묘한 꿈을 꾸면서 순간 이동을 하는 한 인간의 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신의 혼백이 유체이탈해서 이 방에서 빠져나가려고 하면 거미줄에 잡혀서, 호랑거미에게 포박된 채 아침까지 지내게 됩니다. 그때 꾸는 악몽이 얼마나 음침하고 무서울지는....

지금까지 꾸었던 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 일 겁니다.]

-푸가 중에서


꿈 속에서 순간 이동으로 사라진 작가의 삶을 추적하는 마쓰야마는 자신의 영혼이 하늘 높이 비상하는 체험을 하면서 육신은 납으로 된 관 속에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인간에게 내재된 죽음의 공포와 일상에서 밀려 드는 초조함과 불안함, 막연한 미래를 향한 두려움이 현 시대와 과거 시대를 오고 가며 마지막 문장까지 독자들의 심장을 팽팽하게 조인다.


[그 얼굴을 보고 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 전율했다. 나를 올려다보는 탁한 눈에서는 온몸의 털이 곤두설 만큼 어마어마한 원통함이 전해졌다.]

-푸가 중에서

작가 기시 유스케가 <우게쓰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비'를 주제로 엮은 단편들에 담긴 인생들은 21세기 현대 일본 사회의 암울한 모습을 담고 있다.

경제적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질 정도로 쌓여가는 병원 치료비와 간병비로 노부모를 봉양하는 홀아비의 모습, 쏟아지는 택배 물량을 배달하는 배달 기사가 매일 사 모으는 로또, 학교에서 왕따로 자살을 하기 위해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는 십대들, 불치의 병에 걸렸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릴 용기가 없는 사람, 사이비 종교의 마수에 걸려 폐지를 줍는 인생이 된 사람들의 운명들이 작가의 노련한 필체에 압축되어 담겨 있다.


[어쩌면 각각의 장소에는 행운의 열쇠 같은 것이 잠들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세 사람에게 똑같이 위도와 경도를 주어도, 길흉은 각각 다를 수도 있다. 어느 사람은 잠든 것처럼 사망하지만 다른 사람은 살아갈 희망을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경우에 자신은 어느 쪽인지, 마지막 순간까지 알 수 없으리라.]

-고쿠리 상 중에서

이렇게 저마다 처참한 환경과 운명에 농락 당하는 이들은 꿈 속에서 순간 이동을 하거나 ,한 방으로 인생 역전을 노리지만 자신이 처한 운명에 저항하면 할 수록 악에 대항하면 할 수록 아무리 도망치고 발 버둥치려 해도 원래의 삶, 지옥 같은 일상으로 돌아온다.

[전선이 정체 되어 가을 장마가 시작되면서, 벌써 사흘째 비가 내리고 있다. 인쇄소에 원고 넘기는 날을 앞두고 살기 등등한 편집부 사무실에는 습기가 파고들어 분위기는 몹시 무겁고 답답했다. 공조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듯 했다.]

인간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고 어떤 운명도 빗줄기를 피해 갈 수 없다.

그럼에도 비가 내리면 비가 그치길 기다리거나 우산을 쓰고도 온 몸이 비에 흠뻑 젖어도 빗 줄기를 뚫고 질주하는 이들이 있다.

항거 할 수 없는 운명일지라도 죽을 힘을 다해 운명에 맞선다면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 같은 빗줄기는 언젠가는 반드시 멈출 것이다.


'현실은 공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전쟁에 팬데믹, 기후변화, 저출산 고령화에 경제 위기까지, 인간이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공포는 얼마든지 늘어나죠.

사회가 존재하는 한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기시 유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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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11-24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의 암울한 모습이랑 우리나라의 암울한 모습이 비슷한거 같아요. 옆나라여서 그런가..
비를 주제로 하는 작품이라니 재미있을거 같아요~!!

scott 2023-11-25 10:36   좋아요 2 | URL
울 나라 현재가 더 암울합니다. ㅠ.ㅠ

희선 2023-11-25 0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을비는 차가운 느낌이 드는군요 가을비가 자꾸 오면 겨울에 가까워져설지도 모르겠네요 비가 와서 우산을 써도 비를 아주 맞지 않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피할 수 없는 비라니... 눈은 좀 괜찮은데... 책 앞에 있는 말이 무섭네요 ‘진짜 지옥은 우리가 사는 세계야’는 말...

scott 님 이야기는 어두워도 주말입니다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2023-11-25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쩌다냥장판 2023-11-26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실은 공포로 가득찬게 맞는말 같네요 여기저기 우울한 소식들만 들리고 아동폭력 동물학대 어휴
요즘도 저는 그냥 책만 듣고 다 닫고 살아요 ㅎㅎ 고양이들 돌보느라 24시간이 모자라네요
추워지는 날씨 건강 조심하세요

2023-11-26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