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83 더위 추위



  제 입에서 “아, 덥다!”나 “아, 추워!” 같은 말이 얼결에라도 터져나온 적은 아예 없다시피 하다고 느낍니다. 어릴 적에 어머니가 “춥니?” 하고 물으시면 “음, 아니요. 그런데 손이 좀 어네요.”처럼 말하고, “덥니?” 하고 물으면 “글쎄, 딱히 덥지는 않은데 땀은 좀 나네요.”처럼 말했어요. 다치면 ‘아, 다치는 일이란 이렇구나’ 하고, 곁에서 그러면 힘들다고 알려주면 ‘아, 힘들다고 하는 느낌이란 이렇네’ 하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말해, 저는 여름에 덥거나 겨울에 춥다고 느끼지 않아요. 더위와 추위란 이렇구나 하고 배웁니다. 땡볕에서는 땀이 이렇게 쏟아지는구나 하고 느낄 뿐입니다. 자전거를 오래 많이 타서 이튿날 아침에 팔다리가 뻑적지근하면 이처럼 자전거를 타니 몸이 뻑적지근하네 하고 느끼지요. 이리하여 이럴 때에는 어떻게 마음을 가다듬어 새롭게 기운을 내어야 오늘 하루를 새몸으로 신나게 누릴 만한가 하고 생각합니다. 누가 아름다운 책이라고 말하면 “저분은 저분이 걸은 삶에서 이런 줄거리를 아름답게 여기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글 한 줄이어도, 우리는 모두 다르게 보고 살며 하루를 짓기에 다 다르게 읽기 마련입니다. 보고 느끼고 겪으며 배우고, 배우며 삶이 되어 사랑으로 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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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17. 딸아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이제 드디어 ‘다’하고 얽힌 말밑을 풀어냅니다. 이태를 지켜보고서 실마리를 푼 만큼 차근차근 할 생각입니다. 오늘 하다가 매듭을 지어도 반갑고, 매듭을 못 지으면 이튿날 더 하고, 이튿날로 모자라면 또 하루를 쓰고 이틀을 쓰면 됩니다. 우리말에서 ‘다’는 그야말로 웬만한 자리에는 ‘다’ 붙다 보니, 깊이나 너비가 엄청나다 할 만합니다. 말끝도 ‘-다’로 맺기 일쑤인걸요.


  이럭저럭 ‘다’ 말밑캐기가 끝날 즈음에 ‘딸·아들’ 말밑캐기도 마무리하자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부터 끝내고요. 우리 집 푸른씨랑 어린씨한테 “이다음에는 어떤 낱말을 풀까?” 하고 몇 가지를 들었는데, ‘돌’을 하라더군요. 그래서 ‘돌’을 이어서 할 테고, ‘마음’하고 ‘몸’하고 ‘셈’하고 ‘품’하고 ‘온’하고 ‘일’까지 하면, 비로소 꾸러미로 추스르려고 합니다. 모든 낱말을 둘러싼 말밑캐기를 마치자면 얼마나 더 걸릴는 지 모르지만, 도톰히 꾸러미 하나를 매듭짓고서 다음 낱말을 차근차근 하는 길이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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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16. 도그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른이 보는 《손질말 꾸러미》를 몇 해째 여미는데, 어린이가 보는 《손질말 꾸러미》를 먼저 마무리할까 하고도 생각합니다. 어른판을 마치면 어린이판이야 곧 해낼 만하기에 어른판부터 하자고 생각하는데, 어른판은 웬만한 낱말을 다 넣기에 언제 끝을 맺을 지 모릅니다. 이와 달리 어린이판은 넣을 낱말을 자르기 쉬우니 외려 어린이판을 먼저 마칠 만하겠다고 느낍니다.


  《손질말 꾸러미》에 영어 ‘컨트롤’을 빠뜨렸다고 깨달아 한창 살피다가 한자말 ‘제어’도 빠뜨렸다고 깨닫고, 이윽고 영어 ‘도그마’도 빠진 줄 알아채고는 이모저모 살피다가 ‘독단적·독선적·일방적’을 더 추스릅니다. 이러다가 ‘반감’이라는 두 가지 한자말을 갈라야겠다고 느끼고, ‘가르다·갈라내다·갈라놓다’에다가 ‘갈라치다’란 낱말을 붙이기로 합니다.


  이렇게 이틀을 씨름하는 사이에 ‘다’라는 우리말을 놓고서 밑말을 풀어내는 첫발을 뗍니다. ‘다’를 다루자고 생각한 지 이태 만에 첫 줄을 쓴 셈인데, 우리는 ‘있다·하다·보다·주다’를 안 쓰고서 아무 말을 못할 뿐 아니라 ‘다’를 안 쓰고도 말을 못해요. 알맹이(이름씨·명사)인 말씨를 움직이거나(동사) 그리는(형용사) 자리로 바꾸어 내는 말끝이기도 한 ‘-다’인걸요.


  이레쯤 앞서 그림책 《감자아이》를 받아서 읽었습니다. 열다섯 살을 맞이한 큰아이가 “재미있네요.” 하고 들려줍니다. “뭐가 재미있나요?” 하고 물으니 “그냥 재미있어요.” 합니다. 《족제비》를 읽힐까 말까 망설입니다. 이 어린이책이 나쁘지는 않되 《마지막 인디언》(디오도러 크로버)을 다시 읽는 길이 한결 낫다고 느껴요. 글로만 텃사람 이야기를 짚는 글하고, 삶으로 텃사람을 이웃으로 지내며 풀어내는 글은 사뭇 다릅니다. 뜻있는 곳에서 《마지막 인디언》을 새로 옮기거나 ‘동서문화사판’을 그대로 다시 내어도 훌륭하리라 생각해요. 《마지막 인디언》을 쓴 분이 낳은 딸이 ‘어슐러 르 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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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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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11. 집밥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른 주먹만 하거나 더 큰 귤을 밥자리에 놓습니다. 작은아이가 빙글빙글 웃으면서 하나하나 깝니다. 아이가 큰귤을 까는 자리 곁에서 낮밥을 지어서 차리다가 문득 일손을 쉬고는 큰귤 곁에 조그마한 책을 하나 놓아 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집밥》입니다. 멋나게 푸짐하게 차려도 좋을 집밥일 테지만, 큰귤 하나로 한끼를 누려도 즐거울 집밥입니다. 국수를 삶아도 부침개를 해도 넉넉한 집밥이요, 감자국이나 된장찌개도 구수한 집밥이에요. 집이라는 곳을 포근하게 보듬는 기운으로 어루만지기에 집밥일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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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82 봄



  무엇을 보는가요? 보는 동안 무엇을 느끼거나 배우나요? 모든 길은 보면서 엽니다. 안 보았다면 길을 못 엽니다. 보았기에 길을 열어요. 이 길은 좋을는지 모르고, 나쁠는지 모르지요. 어느 길이든 우리가 스스로 본 대로 열어요. 좋기에 즐겁게 간다면 좋은 길을 열 테고, 나쁘지만 길미나 돈이 된다고 여기면서 자꾸 본다면 나쁜 길을 열어요. 볼 적에는 눈으로도 보고, 손으로도 봅니다. 발이며 몸이며 살갗이며 혀나 귀로도 봐요. 우리는 숲도 보고 서울도 봅니다. 매캐한 바람도 보고 싱그러운 구름도 봐요. 어디에서 무엇을 보면서 마음을 채우나요? 무엇을 볼 적마다 어떻게 받아들이면서 생각을 가꾸나요? 머리나 마음이나 가슴으로도 보는데, 볼 적에는 ‘몸눈’으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보는 사이에 모든 길이며 갈래가 태어나요. 어떤 눈짓으로 책을 보는가요? 어떤 눈길로 새뜸(신문)을 보는지요? 어떤 눈빛으로 하루를 보는지 곰곰이 헤아릴 일입니다. 보는 마음을 씨앗으로 심기에 비로소 싹이 트고, 우리 몸짓을 이루는 생각으로 피어납니다. 길들이려는 꿍꿍이로 보여주는 그림에 속는가요? 겉치레나 눈가림을 못 알아보나요? 스스로 풀꽃이 되고 나무가 되며 숲이 되어 사랑스레 걸어갈 길을 즐겁게 노래하면서 보는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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