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5.20. 감꽃 고욤꽃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감꽃과 고욤꽃은 다릅니다. 그렇지만 스물다섯 살에 이르도록 두 꽃이 어떻게 왜 다른지 까맣게 몰랐습니다. 감나무도 고욤나무도 없는 작은집에서 태어났고, 어릴적에는 노느라 바쁘기도 했지만, 어린배움터나 푸른배움터에 감나무 한 그루조차 없고, 인천이라는 큰고장 골목집에는 감나무가 있되, 나중에서야 알아보았습니다.


  처음 감꽃을 보고 감꽃을 줍다가, 고욤꽃을 보며 고욤꽃을 줍다가, 고욤알이 익은 가을에 작은새가 고욤을 따먹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이제 고욤나무 한 그루랑 함께 살아가는 시골살림을 지으면서, 두 꽃빛과 꽃내음과 꽃결을 늘 돌아봅니다.


  저는 스물다섯 살 무렵에 감꽃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만,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쉰 살에 이르도록 감꽃은커녕 고욤꽃을 구경하기 어려울 만합니다. 아니, 이제 고욤나무는 거의 자취를 감추니, ‘고욤’이라는 이름조차 우리말이 아닌 줄 여기는 분마저 있을 테지요.


  지난 2007∼2010해에 인천에서 골목마실을 날마다 하며 큰아이를 돌보는 동안 그야말로 온골목을 두다리로 누볐는데, 인천 골목마을에서 고욤나무를 딱 한 그루 보았습니다. 송현2동 비탈골목 안채에서 보았지요. 고욤나무를 마당에 건사한 작은집은 아직도 건사할는지 이제는 사라졌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따로 나무장사를 하지 않는다면, 또는 감밭을 일구지 않는다면, 요즈막 시골에서도 고욤나무를 모르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알거나 모르는 삶일까요? 무엇을 몰라도 되는 살림일까요?


  두 아이하고 뽑기(선거) 이야기를 이따금 합니다. 누구를 뽑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우리는 ‘좋은놈’이나 ‘덜 나쁜놈’을 뽑지 말아야 합니다. ‘일꾼’을 뽑을 노릇입니다. 일할 사람을 안 뽑으니, 그이가 비록 ‘좋은놈’처럼 보여도 ‘나쁜놈’하고 똑같이 “일 안 하고 노닥거리는 짓”으로 내내 이었습니다. 어느 놈이든 일꾼을 뽑으면, 비록 이이가 어느 쪽에 선 놈이건, “일을 하는 사이에 땀흘리다가 배울 틈”이 있습니다. 일을 안 하는 사람은 일을 안 하는 탓에 배울 틈이 없어요. 나부터 너부터 우리부터 “언제나 스스로 일하는 사람으로서 하루를 그려서 짓고 나누고 누리고 노래하는 길”이라면, ‘기호 1’이나 ‘기호 2’이나 ‘기호 3’이나 ‘기호 4’ 사이에서 헷갈리지 않습니다. 저는 늘 ‘기호 9 어린이’하고 ‘기호 10 푸름이’하고 ‘기호 11 풀꽃나무’하고 ‘기호 12 해바람비’하고 ‘기호 13 별빛’을 헤아립니다. 부디 ‘기호 9∼13’으로 가까이 다가와서 일할 사람을 마주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5.14. 밑그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2025해하고 2026해는 밑그림(계획서)을 한참 오래 자주 씁니다. 밑그림을 여러 곳(공공기관)에 보내느라 꽃종이(소식지)를 꾸려내는 일이 꽤 밀립니다. 그동안 ‘2025년’처럼 쓰다가, 지난해부터 ‘2026해’처럼 살짝 바꿉니다. 이제는 ‘5월’ 같은 말은 아예 안 쓰면서 ‘늦봄’이나 ‘닷쨋달’처럼 씁니다. 어느 쪽이 옳거나 맞기 때문에 바꾸지 않습니다. 해달날때를 가리키는 낱말을 곰곰이 짚으면서 햇빛과 별빛을 말씀으로 담고 싶습니다.


  여태 살아온 날을 돌아보면, 밤에 잠들고 새벽에 일어날 적에 늘 하루그림부터 마음에 담았습니다. 모든 날은 살림그림에 따라서 스스로 짓고 여미어요. 어느 곳에 내는 밑그림이야 품이 많이 들면서 틀에 맞추어야 한다면, 우리가 손수 빚으며 나누는 길그림은 틈을 내면서 싹틔우는 노래입니다. 뿌리가 깊고 줄기가 굵으려면 ‘그루’라고 하는 밑동부터 든든할 노릇입니다. ‘주식(株式)’이 아닌 ‘그루·그림·글·그릇’을 헤아리는 오늘입니다. 나구나 나무여야 날아요.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5.6. 찍히는 재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지난 어린이날에 전남 고흥군 팔영체육관에서 ‘어린이날 큰잔치’가 열렸습니다. 작은시골에서 편 작은잔치입니다. 서울·큰고장에서는 어린이를 헤아리는 이런저런 자리나 잔치가 제법 있으나, 시골에서는 몹시 드뭅니다. 또는 ‘없다’고까지 할 만합니다. 고흥에서 1979해에 태어나신 분이 어릴적에는 ‘고흥동초등학교’ 어린이가 1800이 넘었다는데, 제가 2011해에 고흥에 깃들 즈음에는 1200즈음이었습니다. 2026해에는 610입니다. 이듬해에는 600이 무너질 테고, 가장 큰 읍내 어린배움터조차 머잖아 ‘닫을(폐교)’ 걱정을 해야 할 판입니다.


  사라질곳(인구소멸지역)이란, 어린이부터 사라지는 곳입니다. 푸름이가 떠나는 곳이며, 젊은이가 안 돌아오는 곳입니다. ‘스물∼쉰 살’ 사이가 텅텅 비는 곳이면서,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즐겁게 뿌리내려서 길이길이 보금자리를 지을 꿈을 씨앗으로 심을 수 없다고 여기는 곳입니다.


  서울·큰고장도 어린배움터가 줄어들어요. 무엇보다도 어린배움터가 배움자리 노릇을 잊거나 잃기도 합니다. 푸른배움터는 이미 망가졌습니다. 너른터(운동장)가 놀이터 노릇을 못 할 뿐 아니라, 배움마실(수학여행)을 푸름이 스스로 즐겁게 짜서 온나라를 넓고 깊게 마주하는 길하고 멀어요. 게다가 겨룸마당(대학입시)만 쳐다보도록 내모는 얼개를 안 바꾸는 나라이고, 어린이·푸름이를 ‘볼모’로 잡는 ‘학원장사꾼’이 드잡이를 하는 판입니다. 불늪(대학입시)을 없앤다면 바로 ‘학원장사꾼’이 돈벌이를 잃을 테니까 나라가 휘청할 수 있는데, 불늪에 어린이·푸름이를 몰아넣고서 돈을 벌어야 서울살이(문화생활)를 버티는 얼거리란, 아예 나라가 무너져도 돈만 벌면 된다고 여기는 마음이라고도 할 만합니다.


  땀흘리는 벼슬꾼(공무원)도 많지만, 적잖은 벼슬꾼(공무원)은 달벌레(월급루팡)라고 느낍니다. 시키는 대로만 움직이고, 안 시키면 안 움직이는 벼슬꾼이라면 달벌레입니다. 맡아야 하는 대로만 맡고, 새일이 생기면 낯을 찌푸리면서 손사래치거나 얼른 치우려고 한다면 달벌레입니다. 벼슬꾼이 하도 일을 안 하는 탓에 ‘찾아가는’이라는 이름을 붙이기까지 합니다. ‘찾아가는’이란 말이 없이 먼저 스스로 찾아다녀야 맞으니까요. 다시 말하자면, 1990해 무렵에 1800이던 어린이가 2026해에 610으로 뚝 떨어질 때까지 고흥교육지원청과 고흥군청은 벼슬꾼이 일을 안 했다는 뜻입니다. 손을 놓았고, 마음을 안 썼고, 외려 이곳 어린이와 푸름이가 더 빨리 서울·큰고장으로 떠나라고 등떠밀었다는 뜻입니다.


  ‘찍다·찍히다’라는 낱말은 여러모로 씁니다. 지난날에는 도끼로 나무를 찍어서 기둥이며 서까래에 들보로 삼거나 땔감으로 쓰는 일을 가리켰습니다. 한때 찰칵찰칵 찍는 일을 가리켰고, 이제는 “미운털로 찍히는 사람”을 으레 가리킨다고 느낍니다. 살림을 짓는 삶을 가꾸면서 사랑을 이루자고 말하는 사람은 언제나 ‘찍힌’다고 느껴요. 온나라가 아름다우려면 ‘맞말(맞서는 말)’을 귀담아들으면서 바꾸고 가꾸고 고치고 손보는 길로 갑니다. 온나라가 안 아름답다면 맞말을 내치거나 귀를 닫으면서 달벌레살이를 할 테고요.


  그나저나 고흥군 어린이날 큰잔치가 있었다고 알리는 조그마한 자리를 보여주는 그림 한 칸에 파란놀 씨가 가운데에 찍혔습니다. 군수님도 국회의원님도 군의원님도 도의원님도 교육장님도 아닌 제가 찍힌 그림이 나오니 깜짝 놀랄 일입니다. 어린이는 얼굴꽃(초상권) 때문에 섣불리 낼 수 없으니, 큰잔치 모습 한켠을 찍어서 내놓았을 텐데, 어쩐지 이런저런 잔치자리에 도움이로 일하러 가면 으레 찰칵찰칵 찍힙니다. 잘은 몰라도 “찍히는 재주”는 대단하구나 싶습니다.


https://www.pol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0328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5.4. 어린이날 큰잔치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린이날에

전남 고흥읍에서

어린이랑 글놀이꽃을 폅니다.


고흥군청을 거쳐서

미리 자리를 잡은

31분한테는

손글씨 노래꽃을

하나씩 드립니다.


오늘 낮까지 노래꽃을 새로 쓰고서

옮겨적느라 땀을 살짝 뺐습니다 ^^;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5.2. 글판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글일을 늘 하노라니 종이를 엄청나게 쓰고, 글판을 자주 갑니다. 글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서울을 일찌감치 떠나서 들숲메에 깃들 노릇이라고 봅니다. 밑글을 쓰든 책을 내든 푸른숲에서 우거진 나무를 베어야 하는 길이니, 보금자리 곁에서 나무를 심고 돌보는 나날을 보내야 맞습니다.


  종이도 오지게 쓰지만, 글판도 때 되면 갈아야 하는데, 묵은 글판을 치우고서 새로 글판을 놓으면, 아직 손길을 덜 탄 글판은 뻑뻑하고 손목이 시큰합니다. 제가 꿰는 고무신은 열 달을 신고서 갈아요. 열 달이 지나면 바닥이 찢어지고 구멍이 나기도 하지만, 신 뒤꿈치가 다 떨어져서 더는 못 뀁니다. 오래 쓴 글판은 안 눌리거나 뻑뻑하거나 헐겁습니다. 이러구러 우리집에는 글판을 셋 놓는데, 새로 글판을 들이려고 살피면서 ‘alt·ctrl’ 글쇠가 둘이 아닌 하나만 있는 글판이 갈수록 늘어나는 줄 느낍니다. 굳이 글판에 불이 반짝반짝 들어오기도 합니다.


 종이라면 붓을 놀려서 글을 쓰기에 어울리면 됩니다. 종이가 너무 반들반들하거나 너무 멋스러우면 오히려 붓이 안 먹어요. 글판도 겉멋을 부리거나 부피·크기·무게를 줄이는 데에 너무 얽매이면 거꾸로 글치기에 나쁩니다.


  바탕(기본)을 다질 종이요 글판입니다. 종이란, 글을 쓰려는 사람이 담을 이야기를 바로바로 척척 담아서 오래 건사할 수 있어야 제몫을 한다고 여깁니다. 글판이란, 글을 치려는 사람이 손끝을 가볍고 수월하게 놀리면서 오래오래 곁에 둘 만해야 제몫을 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책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책도 여러모로 꾸밈새(디자인·편집)를 따질 노릇이되, 꾸밈새에 너무 기울다가는 정작 책이라는 종이꾸러미에 담을 이야기나 줄거리가 후줄근하거나 허술하거나 어설퍼요.


  우리가 주고받는 말과 글은 어떨까요? 치레(격식·형식·예절·문학성·가독성)를 지나치게 따지면, 말글이 아닌 겉치레로 그칩니다. 말치레나 글치레가 아니라 ‘이야기’를 하려는 말글일 노릇입니다. 겉멋이나 겉치레를 부리면 부릴수록 얼핏 ‘문학적 표현’ 같아 보일지라도 그저 쭉정이일 뿐입니다.


  말을 잘해야 하지 않습니다. 얼굴은 잘생겨야 하지 않습니다. 돈은 잘 벌어야 하지 않습니다. 이름은 잘나야 하지 않습니다. “말을 잘하기”가 아니라 “말을 하기”로 가야지요. “잘생긴 얼굴”이 아니라 “마음을 담은 얼굴”이어야지요. “돈을 잘 벌기”가 아니라 “일을 아름답게 하기”여야지요. “잘난 이름”이 아니라 “사랑스러운 이름”이어야지요. 자꾸자꾸 온나라가 ‘속’이 아닌 ‘겉’으로 휩쓸립니다만, 껍데기를 벗지 않고서야 사람이라고 할 수 없고, 말글이라고 할 수 없고, 책이라고 할 수 없다고 느낍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