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1.26. 소꿉을 노래하는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서울에 닿으면 함께 일하는 이웃님을 뵙고, 같이 이야기할 이웃님도 뵙습니다. 일도 하고 말도 나누고 걸어다니고 생각을 기울이고 책을 장만해서 읽고, 이렁저렁 하루가 길고깁니다. 이튿날 인천으로 건너가기도 하기에, 저녁에는 일찍(22시) 길손집으로 깃들어 발씻고 책읽어야겠다고 여깁니다.


  길손집에서 발을 씻고서 등허리를 펴다가, 다음달에 태어날 그림책 미리보기도 돌아봅니다. 소꿉을 노래하는 이야기숲입니다. 파랗게 밝은 밤빛으로 여는 겉그림을 가만히 봅니다. 파란밤에 하얀별이 둥그렇게 반짝이듯, 이 그림척이 태어나고서 아이랑 어른한테 다르면서 나란히 별빛이 스며들기를 빕니다. 어린씨 이웃과 어른씨 이웃 누구나 ‘그림책부터’ 곁에 두면서 마음을 다스리기를 빌어요.


  오늘 들른 책집에서 책을 석 꾸러미 장만했습니다. 한 자락은 길에서 읽어야지요. 두 자락은 보금숲으로 돌아가서 천천히 읽고요. 늘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책짐을 잔뜩 이고 지고 안았으면 종종걸음이자 뒤뚱걸음이며 느릿걸음입니다. 저는 남보다 몇 걸음 앞서서 걷지 않습니다. 늘 제걸음일 뿐입니다. 서로 견주거나 빗대거나 맞대느라, 누구는 빨라 보이고 누구는 느려 보인다고 잘못 여기기 쉽습니다.


  남을 안 쳐다보면 됩니다. 남이 아닌 이웃을 마주보면 됩니다. 남이 뭘 하든 들여다볼 까닭이 없습니다. 남이 아닌 동무를 헤아리고 살피면서, 나란히 걷고 즐겁게 쉬고 새롭게 걷고 노래하며 쉬면 느긋합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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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늘.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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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아이들〉에서 함께하는 2026년 수다밭, 첫걸음


· 우리는 함께 읽고 쓰고 보면서, 오늘을 생각한다

· 그림책·만화책·글책·이야기책·사진책 모두 만난다

· 온마음을 틔워 바라보고 느끼면서 얘기하고 쓴다

· 낱말 한 마디에 깃든 숨빛을 읽고 익혀서 나눈다

· 말씨 한 톨을 마음에 심고 돌보며 스스로 살핀다


- 때 : 2026.1.23. 금요일 19시

- 곳 : 부산 거제동 〈책과아이들〉

- 길잡이 : 파란놀(최종규)

- instagram.com/booknkid


ㄱ. ‘수다밭, 첫걸음’ 자리에서는  ‘그림책읽기’와 ‘그림책비평’ 사이에서 우리가 ‘어른’으로서 바라볼 눈과 우리 곁 ‘아이’하고 나란히 돌볼 마음을 짚습니다.

ㄴ. ‘읽기’하고 ‘비평’ 사이에서 가다듬을 마음을 헤아리면서, 우리 눈길과 손길을 보듬는 이야기를 저마다 쪽글 한 자락으로 적어 봅니다.

ㄷ. ‘말이 태어난 뿌리’를 하나씩 짚으면서, 우리 마음을 가꾸는 숨결을 어떻게 다스리면서 스스로 빛날 만한지 이야기합니다.


읽기 : 무엇을 읽을까 + 어떻게 읽을까

쓰기 : 무엇을 쓸까 + 어떻게 쓸까

보기 : 무엇을 볼까 + 무엇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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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1.16. 책을 펼 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사람은 옷에 깃을 답니다. 새는 팔과 몸에 깃을 답니다. 사람은 옷깃으로 정갈하게 몸을 돌보고, 새는 깃털로 가볍게 바람을 탑니다. 어릴적에는 “어린이는 어른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지!” 하고 억누르는 말로 언제나 시달렸는데, 어린이란 몸에서 어른으로 거듭난 몸으로 살면서 “어른은 어린이가 노는 동안 기다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달래면서 아이곁에서 하루를 살아갑니다. 어린날이나 푸른날 겪어야 했기에 ‘저보다 어린 이웃’한테 고스란히 물려줄 마음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길이라면 기꺼이 물려주되, 안 아름다운 길이라면 기꺼이 떨쳐서 씻어낼 일이라고 느껴요.


  저는 어릴적에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끝없이 기다리는 나날을 살아냈기에, 이제 시골에서 ‘두 시간에 하나 들어오는 시골버스’를 느긋이 기다립니다. 우리집 아이들은 ‘우리(아이들)가 노는 동안 느긋이 기다리는 아버지’를 오래 지켜보았기에 이런 일이건 저런 일이건 스스럼없이 기다리는 길을 익힙니다. 뭘 똑같이 하거나 굴어야 배우지 않아요. 얼핏 보이는 몸짓은 똑같다지만, 배우고 익혀서 나아가는 길은 얼마든지 새로우면서 즐겁게 여밀 만합니다.


  열흘쯤 뒤에 모처럼 인천에 가서 이야기꽃을 펼 일이 있습니다. 오늘 마무리할 글살림을 여미고서 밑글을 쓰려고 했는데, 이야기꽃을 펼 곳에서 일하는 분이 오늘 바로 꾸러미(서류)를 마무리할 수 있느냐고 여쭙니다. 여쭘말을 듣자마자 부리나케 땀을 빼어 두 시간에 걸쳐서 마무리를 얼른 지어서 보냅니다. “할 수 있을까 없을까?” 같은 마음은 치우고서, 열흘 뒤에 만날 이웃님하고 무슨 마음을 나눌 적에 서로 북돋울까 한 가지만 헤아리니 어느새 밑글이 줄줄 흐릅니다. 틀린글씨가 있는지만 살피고서 바로 보내고서 숨돌립니다. 숨돌리면서 설거지를 합니다. 설거지를 마치고서 별바라기를 합니다. 별바라기를 하고서 드디어 책을 펼 짬을 냅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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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쥐구멍찾기



  우리집 어디에 쥐구멍이 있나 하고 한참 두리번했다. 처마밑 빈틈은 메웠으나 간밤에 또 들어오더라. 아침에 보니 처마밑으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어디일까? 곰곰이 하나씩 짚자니 집 뒤쪽에 큰 구멍이, 아니 큰 바람길이 둘 있다. 꽤 예전에 ‘다른 아궁이’로 삼아 불을 때던 데에 바람길이 멀쩡히 둘이나 있구나. 이 큼직한 바람길을 왜 여태 못 알아보았을까.


  작은아이더러 길이를 재라고 이른다. 나는 못을 사러 읍내로 나온다. 언제나처럼 걸으면서 읽는다. 손이 얼면 입김으로 녹인다. 녹이고서 읽고 다시 얼고, 거듭 녹이고 새로 얼고, 책벌레 손가락은 여름내 땀으로 젖더니 겨우내 꽁꽁 차갑다. 《생명의 여자들에게 : 엉망인 여성해방론》(다나카 미쓰/조승미 옮김, 두번째테제, 2019)을 어제부터 읽는다. “いのちの女たちへ: とり亂しウ-マン·リブ論(1972)”을 옮긴 책이다. 이런 책을 옮기는 펴냄터가 있으니 놀랍고, 판끊기지 않아서 고맙고, 겨울바람을 녹이는 줄거리가 반갑다.


  암꽃도 숨빛이요 수꽃도 숨빛이다. 암수는 모두 꽃이면서 숨결이다. 둘은 참 다르기에 늘 만나서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며 서로 배우고 가르친다. 멀리하거나 등지거나 말을 안 섞을수록 서로 모르고 갇히고 휩쓸린다. 스스로 꽃인 줄 모르기에 함부로 굴고 얼뜬짓을 한다. 몸소 꽃인 줄 안 바라보니까 서로 할퀴고 괴롭히고 등치고 미워하고 밟는다. 스스로 꽃인 줄 알기에 온나날을 반짝이며 향긋이 노래하지. 몸소 꽃이라고 알아보니 벌나비를 부르면서 언제나 웃음짓고 노래하는 오늘을 사랑한다.


  작지도 얇지도 않은 책을 왼손에 쥐고서 오른손에는 붓을 잡는다. 걸으며 읽으면 왼팔이 저린다. 이때에는 오른손으로 바꿔쥔다. 두 손을 갈마들며 글씨를 쓴다. 두 손으로 쓰고 빚고 짓고 돌본다. 두 손으로 가꾸듯 두 발로 걷고 두 눈으로 보고 두 귀로 듣는다.


  시골 읍내 버스나루는 시끄럽다. 워, 서울도 시끄럽지. 온나라가 다 시끄럽다. 한겨울 찬바람이 노랫가락으로 흐르고 까마귀떼가 신나게 웃으나. 겨울노래에 귀기울이는 사람이 잘 안 보인다. 다만, 어깨동무하는 글을 쓰는 이웃이 있으니, 틀림없이 겨울가락을 기다리고 반기는 살뜰한 이웃도 곳곳에 있으리라. 오늘 나는 이 겨울에 겨울빛을 바라본다. 봄에는 봄잎을 보고, 여름에는 여름새를 보고, 가을에는 가을풀벌레를 본다. 오늘 이곳에서는 나를 보면서, 나를 마주보는 너를 본다. 이제 우리 마을로 돌아가는 시골버스가 들어온다. 사뿐사뿐 올라탄다. 등짐을 내려놓고서 하루글을 쓴다. 2026.1.12.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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