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열 살과 팬클럽 (2025.12.12.)

― 부산 〈부산국제아동도서전〉 둘쨋날



  추운 날에는 신나게 춥게 지내다 보면, 어느새 봄이 오는 줄 알아봅니다. 겨울로 접어들어 날씨가 똑똑 떨어질수록 거꾸로 봄으로 다가서는 셈이고, 긴밤(동지)이 지난 뒤부터는 아침도 낮도 저녁도 길어가는 줄 누립니다.


  함께 살림짓는 사이라면 겨울에 서로 겹겹으로 품으면서 이야기를 짓습니다. 함께 살림하는 우리라면 여름에 서로 맺을 열매를 돌보고 가꿉니다. 추워서 싫거나 더워서 싫다고만 말하면, 언제나 싫은 일이 찾아들어요. 다 다른 철에 다 다르게 누리고 즐기며 나눌 살림길을 바라볼 일입니다.


  아침에 수정초등학교로 갑니다. 기차나루에서 멀잖은 안골에 있습니다. 큰길에서 벗어날수록 조용하고, 나무가 큽니다. 안골에서 자라는 나무는 가지치기에서 꽤 살아남는군요. 그렇지만 배움터 앞 부채나무(은행나무)는 짜리몽땅합니다. 오늘은 수정초 3학년 어린이와 말빛과 글빛을 놓고서 작게 모임을 꾸립니다. ‘열 살’이란 나이를 넘어서는 이 아이들한테 ‘열’이라는 낱말에 숨은 뜻을 알려주고서, 아이들이 저마다 궁금한 대목을 여럿 듣고서 모두 풀어내어 들려줍니다.


  이윽고 보수동책골목에 살짝 들르고서 벡스코로 건너갑니다. 〈부산국제아동도서전〉 둘쨋날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곳 ‘강연회장’은 ‘강연’도 ‘이야기’도 아닌 ‘팬클럽 칭찬대회’ 같으면서 너무 길어요. 기다리는 어린손님은 하나도 안 헤아립니다. ‘상 받은 작가’만 불러모으는 자리는 너무 초라해 보입니다. ‘어린책 큰잔치’라지만 정작 어린이는 뒷전이요 안 쳐다보는 얼거리입니다.


  돈과 멋과 이름이라는 세 가지는 안 나쁘다고 봅니다. 그러나 돈에 멋에 이름에 얽매이면 그만 스스로 늪에 빠지고, 허우적거리고, 잠깁니다. 모든 딱한 만무방(독재자)은 스스로 늪을 파서 스스로 빠질 뿐 아니라, 둘레 사람까지 늪에 사로잡으려고 팔을 뻗지 싶어요.


  돈을 바라니 돈에 잠깁니다. 멋을 내니 멋에 매입니다. 이름을 드날리고 싶으니 이름에 붙들립니다. 이와 달리 ‘이야기’를 바라보면 서로 마음을 잇습니다. 서로 마음을 이으니 두런두런 말씨가 나무씨 한 톨로 깃들어 푸른숲으로 갑니다. 요즈음 숱한 책은 ‘이야기’를 잊은 채 ‘돈·멋·이름’에 잠기고 말았습니다.


  ‘좋아하기(팬클럽)’는 안 나쁩니다. 좋으니까 좋을 텐데, 좋다는 그물을 스스로 쓰느라 언제나 졸졸 좇는 종으로 얽매여요. 우리는 ‘종’이 아닌 ‘종이’를 보아야 눈뜰 수 있습니다. 위아래로 누르거나 무리짓기(팬덤)를 하지 말고서, 누구나 두 손에 붓과 종이를 가볍게 쥐고서 이야기를 그려서 함께할 일입니다.


ㅍㄹㄴ


《안녕, 미래의 국회의원!》(이사벨 미뉴스 마르틴스 글·카롤리나 셀라스 그림/김여진 옮김, 봄날의곰, 2025.10.2.)

#Deputados do Futuro, Ola! #IsabelMinhosMartis #CarolinaCelas

《소나기 저편, 뉴욕의 어느 날》(피에르 에마뉘엘 리에/박재연 옮김, 봄날의곰, 2025.12.11.)

#De l'autre cote de la pluie #PierreEmmanuelLyet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권민경, 문학동네, 2018.12.17.첫/2018.12.31.2벌)

《얘들아 너희들의 노래를 불러라》(이오덕, 고인돌, 2013.8.25.)

《이오덕 유고 시집》(이오덕, 고인돌, 2011.7.20.)

《그 유물, 진짜로 봤어?》(박찬희·배성호, 철수와영희, 2025.10.18.)

《저녁별》(송찬호 글·소복이 그림, 문학동네, 2011.7.25.첫/2011.12.19.3벌)

《엄마,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김도용, 생능, 2021.2.15.)

《믿을 수 없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게 억지스러운》(콜센터상담원, 코난북스, 2021.8.2.)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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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씨 사랑씨 (2025.9.27.)

― 광주 〈소년의 서〉



  저는 어릴적에 숱하게 다치고 앓고 드러눕고 오래도록 고단했습니다. 손등부터 어깨까지 죽 찢어진다든지, 귀가 찢어져 너덜너덜하다든지, 무릎과 어깨와 여기저기는 뼈가 보일 만큼 다치기 일쑤였는데, 한동안 앓고서 으레 말끔히 나았습니다. 길면 열두 달을 가기도 하지만, 오래 앓는 만큼 한결 튼튼히 일어서더군요.


  아이가 다칠 적에는 어버이로서 가슴이 철렁합니다. 작게 다쳐도 크게 다쳐도 걱정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온누리 모든 아이는 걱정씨가 없이 태어납니다. 어버이가 곁에서 걱정하면 그제서야 “아, 이때에는 나도 걱정해야 하는구나?” 하고 받아들입니다. 어버이가 “그래, 그래, 푹 자고 쉬렴. 곧 낫는단다.” 하고 웃으면, 아이도 “응, 푹 자고 일어날게.” 하고 말하면서 시나브로 깨어나요.


  아프거나 다치거나 앓는 아이를 곁에 두면서 걱정을 안 하거나 눈물을 안 보이기란 몹시 어려울 만합니다. 그리고, 아이 눈을 가만히 마주하면서 빙그레 웃고 오롯이 사랑이라는 빛을 주고받기란 아주 쉬울 만합니다. 아이를 걱정할 수 있되, 아이를 사랑할 수 있는 줄 알아차려야지 싶습니다. 아이는 늘 어버이를 일깨우는 하루를 살아내요. 아이는 언제나 어버이를 사랑으로 이끄는 길동무입니다.


  저녁에 〈책읽는 ACC〉를 마치고서 〈소년의 서〉로 찾아갑니다. 하루를 묵는 길손집하고 가깝습니다. 오늘은 마침 《여사장의 탄생》을 쓴 김미선 님이 광주마실을 하며 이야기꽃을 편다고 합니다. 밤빛을 헤아리며 이야기를 듣는데, 이미 책에 다 쓴 대목을 굳이 너무 길게 되짚습니다. 혼자 줄거리를 길게 펴기보다는, 이 책을 읽은 이웃은 무엇이 궁금할는지 듣고서 대꾸하면 참으로 알찼을 텐데요.


  적잖은 책집지기는 처음에 앳된 아가씨였고, 아이를 돌보는 아줌마가 되다가, 이웃 모든 아이를 품는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저잣길에서 장사를 한 분도 으레 아가씨·아줌마·할머니입니다. 이 나라는 ‘여교사·남교사’처럼 금긋기를 좋아하지만, 우리는 ‘여사장·남사장’이 아닌 ‘살림지기’를 바라보아야지 싶어요. 그저 어깨동무하며 ‘아줌마·아저씨’에 ‘할매·할배’로 품으면서 나란히 헤아리는 이웃으로 설 만합니다.


  능금씨를 심으니 능금나무가 자랍니다. 솔씨(부추씨)를 심어 솔이 자라니 솔꽃이 하얗습니다. 마음도 씨앗이니, 마음씨를 이 삶에 심어요. 생각도 씨앗이라 보금자리에 생각씨를 심지요. 서로 말씨와 글씨를 심으면서 꿈을 나눕니다. 함께 사랑씨를 심으면서 푸른별을 푸른숲으로 일굽니다. 같이 걸음씨를 심어요. 나란히 웃음씨와 눈물씨를 반짝반짝 별빛으로 심어요. 책씨와 이야기씨를 고이 심어요.


ㅍㄹㄴ


《여사장의 탄생》(김미선, 마음산책, 2025.3.5.)

《우울: 공적 감정》(앤 츠베트코비치/박미선·오수원 옮김, 마티, 2025.3.5.)

#AnnCvetkovich

《웰컴 투 갱년기》(이화정, 오도카니, 2025.2.10.)


《엄마의 얼굴》(로디 도일 글·프레야 블랙우드 그림/서애경 옮김, 토토북, 2009.11.24.)

#HerMothersFace #RoddyDoyle #FreyaBlackwood

《연변으로 간 아이들》(김지연, 눈빛, 2000.2.29.)

《불가사의한 소년 9》(야마시타 카즈미/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5.8.31.)

#不思議な少年 #山下和美

《혼인 신고서에 도장을 찍었을 뿐인데 1》(아오하루 유키/정혜영 옮김, YNK MEDIA, 2019.2.15.)

《후다닥 한끼》(오카야 이즈미/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4.11.15.)

#すきまめし #オカヤイヅミ

《독·독·숲·숲 1》(세가와 노보루/박연지 옮김, 소미미디어, 2025.9.10.)

#どくどくもりもり #背川昇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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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홀 홑 + 함께 (2025.11.23.)

― 부산 〈책과 아이들〉



  누구나 다르게 옳습니다. ‘옳다’는 ‘바르다’를 만나서 ‘올바르다’를 이루고, ‘오른손’을 가리킵니다. ‘오른·올·바름·밝음’은 ‘별·밤’을 그리면서 저마다 그윽히 잠기는 살림으로 간다고 할 만합니다. ‘외’는 ‘혼·홀·홑’과 닮되 다르지만 나란히 담으며 닿는 결입니다. ‘왼손’은 외롭기에 ‘새롭’게 길을 열고, 스스로 의젓하고 씩씩하게 ‘해’를 ‘환하’게 바라보면서 ‘낮’을 여는 삶입니다.


  우리는 오른손과 왼손을 포개면서 살림을 짓고 삶을 이룹니다. 한 손이나 두 손 다 다칠 수 있되, 손이 있거나 없거나 ‘두손모아 한길’이라는 마음으로 오늘 이곳에 섭니다. 두 다리로 걷습니다. 두 날개로 바람을 타며 하늘을 가릅니다. 두 지느러미를 나란히 써서 바다에서 싱그러이 헤엄칩니다.


  오늘은 아침과 저녁에 부산 〈책과 아이들〉에서 2025년 마지막 모임을 꾸립니다. 아침에는 ‘안 옳은(정의롭지 않은)’을 놓고서 이야기를 하고서 쪽글을 적어 봅니다. 저녁에는 ‘혼자’란 ‘함께’하고 어떻게 닮으며 다른가 이야기를 풀고서 쪽글을 적습니다. 우리 삶그림은 저마다 스스로 올바로 걸어가며 밝게 눈을 틔우는 하루로 빚습니다. 우리 살림길은 누구나 스스로 외롭게·호젓이·혼자서 기운내어 즐겁게 나아가면서 짓습니다.


  둘을 맞잡으니 두레이면서 동무예요. 우리는 서로 오래오래 포근하게 깃들기를 바라면서 새마음으로 마주합니다. 서로 사람일 적에는 값을 바라지 않아요. 나란히 사랑이니 돈으로 따지지 않지요. 오순도순 살림살이라서 셈으로 매기지 않습니다. 값과 돈과 셈과 금을 붙이지 않는다고 할 적에는, 오직 그대로 고스란히 바라보면서 품는다는 뜻입니다.


  “사랑은 돈(대가)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씀하는 분이 많지만, “사랑은 사랑이다”라고만 해야 맞다고 봅니다. “사랑은 사랑이기에 품는다”고 보탤 만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거저 주거나 그냥 받는 해바람비일 텐데, 곰곰이 보면 사람과 들숲메바다는 서로 사랑하며 즐겁게 나누는 사이라고 느낍니다.


  다른 듯하면서 어울리는 짝꿍입니다. 한봄(4월)에 모과꽃이 피고 지면, 이윽고 찔레나무에 하얀꽃이 잔치를 이루는 늦봄입니다. 늦봄부터 꽃찔레(장미)가 피어나니, 마삭줄·멧딸기·밤꽃·등꽃·오동꽃이 줄잇습니다. 이동안 모내기를 하고, 들마다 사름이 짙푸르게 일렁이니, 어느새 풀벌레와 매미가 노래마당을 펴요. 이윽고 그윽히 가을로 접어들며 차분히 쉴 무렵 겨울로 넘어섭니다. 이 길은 한꽃입니다.


ㅍㄹㄴ


《나의 비밀》(이시즈 치히로 글·기쿠치 치키 그림/황진희 옮김, 주니어RHK, 2022.5.5.)

#わたしのひみつ (2014년) #石津ちひろ #きくちちき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김현철 글·최정인 그림, 스푼북, 2022.11.18.첫/2022.12.25.2벌)

《세한도의 수수께끼》(안소정, 창비, 2013.5.27.)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은희경, 창비, 2007.4.5.)

《백년을 살아보니》(김형석, Denstory, 2016.8.1.첫/2017.1.25.14벌)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시내버스를 탄다》(이정록, 한겨레출판, 2018.12.4.첫/2019.9.30.2벌)

《머리 둘 달린 봉황새》(김수정 엮음·한옥선 그림, 새벽소리, 1997.4.5.첫/2000.12.25.2벌)

《강물 소리가 들리니 엘린》(구드룬 파우제방/김라합 옮김, 일과놀이, 2003.1.22.)

《못된 마거릿》(토어 세이들러 글·존 에이지 그림/권자실 옮김, 논장, 200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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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를 생각하며 (2025.9.29.)

― 서울 〈악어책방〉



  배우려고 한다면 한참 눈여겨보고 귀담아듣습니다. 배우려고 하기에 두고두고 지켜보고 귀여겨들어요. 배운 바를 익힐 마음이니 살펴보고 귀기울이는데, 배울 적마다 기쁜 터라 날마다 새록새록 익힙니다. 잊는 분이 차츰 늘어나는데 “엄마한테서 배운다”하고 “엄마한테 가르친다”처럼 토씨를 붙입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라 하지요. 배울 적에는 ‘누구·한테·서’ 옵니다. 저기‘에서’ 오고, 저기‘로’ 갑니다. “엄마한테 배운다”라 하면 토씨를 잘못 붙였습니다.


  풀벌레가 그득그득 우는 첫가을이 깊어갑니다. 큰길이나 땅밑이라면 풀벌레노래를 하나도 못 들을 뿐 아니라, 무슨 가을노래가 있느냐고 시큰둥할 만합니다만, 마음을 기울이면 시골에서든 서울에서든 온노래를 맞아들인다고 느껴요. 봄에는 봄꽃과 봄나비를 맞이하는 틈을 누릴 노릇이고, 여름에는 여름새를 반기는 겨를을 누릴 일이고, 가을에는 풀벌레노래를 즐길 짬을 낼 노릇이면서, 겨울에는 눈밭에서 뒹구는 하루르 보낼 삶이지 싶어요. 일이 바쁘더라도 봄틈과 여름겨를과 가을짬과 겨울하루를 사뿐히 누릴 수 있는 나라여야지 싶습니다.


  엊저녁에 광주에서 고흥으로 돌아와서 살짝 등허리를 펴고서, 새벽바람으로 서울길에 나섭니다. 지난 세 해 동안 부은 목돈(적금)은 드디어 오늘 마치니, 고단한 몸이지만 살짝 기운을 냅니다. 서울에 닿아서 이웃님과 〈신고서점〉으로 책마실을 한 다음에 〈악어책방〉에 깃들어 ‘마음글쓰기’ 모임을 꾸립니다.


  웃음으로 피어나는 사랑이 있는 곁에는 으레 눈물로 깨어나는 사랑이 있구나 하고 느껴요. 웃음눈물은 저마다 다르지만 나란히 나아가려는 씨앗으로 마음에 깃드는 이야기로 피어날 테고요. ‘생각’이란, 샘물처럼 새롭고 맑게 솟듯, 우리 스스로 새롭고 맑게 이 삶이 생기기를 바라며 심는 빛씨앗이라 할 만하기에, ‘생각하는’ 오늘이라면 웃음과 눈물을 나란히 추스르며 빛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오늘 이곳에서 느긋이 하면 차분히 씨앗 한 톨을 심은 삶입니다. 누구나 손수 심은 씨앗대로 머잖아 즐겁게 누리는구나 싶습니다. 누구나 마당집을 누려야 누구나 마당나무에 찾아드는 새를 만나고, 마당풀꽃에 깃드는 풀벌레가 베푸는 노래를 들으면서, 하루를 푸르게 여밀 수 있습니다.


  젊음은 나이가 아닌, 스스로 이 삶을 부대끼려는 마음에서 피어나는 몸짓이라고 느껴요. 나이들기만 하고, 나이를 앞세우기만 하는 데에서는, 열 살이건 스무 살이건 예순 살이건 아흔 살이건, 그저 힘(권력)만 있다고 느낍니다. 이 나라 벼슬밭(정치계)이며 글밭(문학계)은 아직 풀내음 없이 잿내음(시멘트)만 가득합니다.


ㅍㄹㄴ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시민 이야기》(정주진, 철수와영희, 2025.9.18.)

《두 친구 이야기》(안케 드브리스/박정화 옮김, 양철북, 2005.11.18.)

《키친 1》(조주희, 마녀의책장, 2009.10.20.)

《가우디의 바다》(다지마 신지/최시림 옮김, 정신세계사, 1991.10.1.)

《로자 파크스 나의 이야기》(로자 파크스·짐 해스킨스/최성애 옮김, 문예춘추사, 2012.3.15.)

#RosaParksMyStory #RosaParks #JimHaskins

#RosaLeeLouiseMcCauleyParks

《단어장》(최나미, 사계절, 2008.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하나다 하토코 글·후쿠다 이와오 그림/이정선 옮김, 키위북스, 2013.8.1.)

《신기한 식물일기》(크리스티나 비외르크 글·레나 안데르손 그림/김석희 옮김, 미래사, 1994.12.10.첫/2016.5.30.26벌)

#Linneaplanterar #ChristinaBjork #LenaAnderson (1985년)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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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버스 서울버스 (2025.12.11.)

― 부산 〈부산국제아동도서전〉 첫날



  이제 미국은 갓난아기한테 ‘B형간염 백신’을 함부로 안 맞히기로 새틀을 세웁니다. 누구는 바늘을 꽂아서 몸을 도울 수 있되, 숱한 사람은 어떠한 바늘과 가루(약)가 없이 튼튼하게 살아갑니다. 더구나 바늘과 가루가 늘수록 앓고 아픈 사람이 부쩍 늘 뿐 아니라 “못 고친다”고 여기는 좀앓이까지 끝없이 생겨납니다.


  돈늪(커넥션)으로 깊어가는 돌봄길(의학계)일 뿐 아니라, 온나라가 돈늪으로 담벼락을 세웁니다. 그런데 잘 보아야 합니다. 어느 풀과 나무이든 사람한테 푸른숨을 베풀고, 우리는 거꾸로 푸나무한테 살림숨을 돌려줍니다. 사람과 푸나무 사이에는 ‘바늘·가루’ 하나 없이 서로 북돋우고 살리는 숨빛을 나눠요.


  들숲메바다와 해바람비는 모든 숨붙이를 깨우고 이바지합니다. 누구나 튼튼하고 즐겁고 아름답게 살아가며 어질게 눈을 밝히려면 푸른길을 갈 노릇입니다. 푸른척(그린워싱)이 아닌 그저 푸른숲일 노릇입니다.


  전남 고흥에서 새벽길을 나서려는데, 옆마을에서 지나가야 할 첫 06:40 시골버스가 안 들어옵니다. 첫겨울비를 맞으며 50분을 멀뚱히 기다리다가 07:18에 이르러 다음 시골버스를 겨우 탑니다. 고흥읍과 순천을 거쳐서 부산에 닿고, 곧장 벡스코로 찾아가는데, 나들길을 헤매고, 밖에서도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을 펴는 길목을 못 찾아서 한참 떠돕니다. 부산시 이바지돈(지원금)을 받아서 꾀하는 책마당이라지만, 대한출판문화협회(윤철호)는 돈을 어디에 쓰고 뭘 꾸미는지 모르겠어요.


  자리(부스)를 지키는 사람한테 내주는 목걸이는 ‘잘 끊어지고 물에 쉽게 젖는’ 가벼운 종이입니다. 어느 자리에 누가 어떤 뜻으로 나왔는지 알리는 길잡이책이 없습니다. 다 다른 책지기와 책터를 한 쪽씩 알려주는 길잡이책을 찍어서 삯(입장권 5000원)에 맞게 나누는 일을 이제는 왜 안 할까요?


  옆나라는 ‘가운나라(중국)’라는 이름이지만 그들은 “나 혼자 가운데이니, 너희는 나를 섬겨라!” 하고 윽박지르는 바보짓이기 일쑤입니다. 지난날도 오늘날도 마찬가지예요. “둘레를 고이 품고 안고 돌아보는 마음”을 잊은 그들인데, 책마당도 똑같습니다. 다만, 그들뿐 아니라, 우리부터 스스로 이 대목을 볼 노릇입니다. ‘뽑힌 벼슬아치(선출직 대표·공무원)’는 으레 혼자 우쭐거리면서 갖은 진구렁에 스스로 잠겨드는데, 이런 멍청짓을 끝내야 할 때입니다.


  먼저 가장 수수하고 쉬운 우리말부터 차분히 되새기면 넉넉하다고 봅니다. “무엇이 아름답지?”처럼 그저 수수하게 스스로 묻고, 아이랑 이야기하고, 나무한테 묻고, 바람과 바다한테 물어보면 어느새 모든 실마리를 풀을 테고요.


ㅍㄹㄴ


《엄마는 언제나 나를 사랑하나요?》(은희, 봄봄, 2024.4.26.첫/2024.5.23.2벌)

《돌머리 돌석구 돌 잔치》(둥둥, 오늘책, 2025.8.25.)

《당감동 꽃분할머니》(강혜경, 빨간집, 2025.12.11.)

《별로 안 자랐네》(홍당무, 소동, 2024.1.9.첫/2025.9.18.3벌)

《사과의 길》(김철순 글·김세현 그림, 문학동네, 2025.12.8.)

《엄마의 노래》(이태강, 달그림, 2023.9.20.첫/2024.5.8.2벌)

#TheGiftofEverything #PatrickMcDonnell

《호랭떡집》(서현, 사계절, 2023.1.27.)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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