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책집노래 . 최교수네 헌책방 (서울 외대앞) 2023.2.8.



“그래, 곧 군대 간다고?

 젊어서 군대에도 가 보면

 힘들겠지만 배울 일도 많아.

 잘 다녀오게.”


“어디 보자, 뭐 하나 줄까.

 어디에 있든 ‘나’를 알아야 해.

 톨스토이 《인생독본》을 아나?

 내가 아끼며 읽던 책이지.”


“잘 살아서 돌아오고,

 앞으로도 힘써 배우시게.

 등불이 있으면 꺼지지 않아.

 책은 마음에 등불이지.”


“한참 예전에나 교수였지.

 이젠 그냥 할아버지야.

 젊은이들 보려고 열고서 담배 피지.”

 이제는 포근히 쉬시겠지요.


ㅅㄴㄹ


아마 2001년 겨울과 2002년 봄 사이에 책집을 닫았고, 사진은 2001년 봄에 비로소 찍고서 건네드릴 수 있었다. 사진을 건네드리고 나서는 책집을 연 모습을 거의 못 보았다. 하늘에서 포근히 쉬시겠지. 이 노래에 적은 이야기는 1995년 11월에 나눈 말을 옮겼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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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책집노래 . 문화당서점 (서울 연신내) 2023.2.8.



“배추지짐을 모르시는가?

 우리 고장에서는 다들 먹는데.

 허허, 책만 읽느라 모르는구만.

 책은 안 달아나니 이리 오소.”


“책읽는 사람은 존일한다고,

 세상을 좋이 바꾸느라 바쁘다고,

 그래서 조용히 기다리는데,

 십 년 넘게 외상값을 안 갚네.”


“내가 헌책을 만집니다만,

 값어치가 있으니 헌책을 찾지 않겠소?

 이 낡은것한테서 배운다면,

 낡은것 만지는 사람한테서도 배울 만하지 않소?”


“책은 뭐 맨날 읽으실 텐데,

 책 좀 그만 보고,

 이바구 좀 들려줘 봅소.”

알라딘중고샵 열자 책아재는 떠났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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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책집노래 . 스테레오북스 (부산) 2024.4.4.



냉이꽃은 괭이밥꽃보다 작고

봄까지꽃은 씀바귀꽃보다 작고

겨울바람 씻어낸 들꽃은

나즈막이 노래하며 핀다


오동나무는 넓적하게 잎 내고

후박나무는 한결같이 잎 나고

봄볕으로 물드는 나무는

풀개구리 불러들여 논다


맨발로 노는 아이는

늘 들꽃하고 동무한다

맨손으로 일하는 어른은

언제나 나무랑 이웃한다


눈을 감고서 별빛을 들어

눈을 뜨고서 빗소리 읽어

함께 어울려 밤노래 나눠

새로 일어나 햇살을 반겨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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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책집노래 . 취미는 독서 (순천) 2024.4.2.



뭘 하고 싶냐고 물으면

온누리 모든 별에 가서

다 다른 숲에 깃들어

푸른노래 부르기


오늘 뭘 하냐고 물으면

봄맞이새 곁으로 가서

봄맞이꽃 들여다보고

해바라기 누리기


마음에 담아서 달랜다

마음을 찾아서 챙긴다

마음으로 세워 이끈다

마음이 흘러서 나눈다


나는 읽기를 즐겨

바람과 바다와 밤을 읽어

너는 쓰기를 즐기지?

생각과 얘기와 꿈을 쓰네


ㅅㄴㄹ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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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말꽃노래 20 곰네



풀을 안다고 하면

함부로 밟지 않고

마구 뽑지 않으며

죽음물을 안 뿌려


숲을 안다고 하면

섣불리 밀지 않고

부릉거리는 매캐한 길은

여기저기 깔지 않겠지


풀을 아니 꽃을 알고

나비 알고 나무 알고

비구름 알고 해별 알고

철마다 새빛 사랑하지


뭇숨결 우거진 숲에

예부터 살아온 곰네는

봄바람으로 사랑을 짓고

겨울눈으로 꿈을 그린다


2023.7.10.


← 웅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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