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숲빛노래 . 풀이름 2022.6.18.



파랗게 일렁이는 바람을

푸릇푸릇 품으면서

푸근히 들을 덮으니

싱그러이 풀


모시에 삼에 솜으로

한 가닥 풀고

두 올 석 올 이어

실 삼는 풀


고들빼기 씀바귀 달걀꽃

원추리 질경이 민들레 쑥

괭이밥 달개비 갈퀴덩굴

새롭게 다르게 풀


밥으로 누리면 나물

씨앗 받아 심어 남새

아픈곳 달래며 살림풀

고운내 퍼지며 향긋풀


+


일본스런 한자말 ‘잡초·약초·향초·야생초’나 영어 ‘허브’가 아닌 우리말 ‘풀’입니다. 푸근하고 푸지게 덮어 ‘풀’이고, 밥으로 삼아 ‘나물’입니다. 옷살림에 집살림도 풀이 바탕이에요. 우리가 싫거나 미운 마음을 담으면 ‘잡초’ 같은 한자말이 되는데, ‘푸른숨’을 부드러이 살피며 마음을 푸는 길을 찾기를 바라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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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도로시아 랭 2022.6.10.



눈을 안 뜨면 안 보여

마음을 안 열면 몰라

생각이 없으면 못 느껴

사랑이 없으면 차디차


눈을 뜬다면 마음을 틔워

마음 열 적에 생각을 담아

생각 담으며 사랑을 싣고

사랑 싣기에 스스로 빛나


가난한 사람은 없어

가난마음만 있지

아이들은 모두 가벼운걸

바람처럼 하늘같이 날거든


겉만 본다면 거짓이야

꺼풀을 벗겨 보겠니

참빛을 바라볼 때에만

오늘을 그릴 수 있어


+ + +


지난날 사진은 ‘찰칵’ 소리를 내는 묵직한 쇳덩이로 찍었습니다. 요즈음은 가볍고 작은 손전화로 얼마든지 소리없이 찍기도 합니다만, 목돈이 없으면 찍힐 일도 찍힐 일도 없던 지난날, 도로시아 랭(Dorothea Lange 1895∼1965) 님은 ‘목돈이 있거나, 번듯한 옷을 입거나, 이름이 높거나, 서울(도시)에 살거나, 글을 읽거나 쓰는 사람’이 아닌, 온몸으로 살림을 짓고 글을 모르는 수수한 사람들을 먼저 마음으로 만나고서 이웃·동무로 어울리다가 문득 ‘찰칵’ 한 칸을 담았습니다. 다 다른 사람은 다 다르게 빛나는데, 시골에서 조용히 살림을 지으면서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 돌보는 여느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오늘을 맞이하는가 하는 이야기를 귀여겨듣고서 살며시 ‘찰칵’ 두 칸을 담았고요. 눈으로만 보거나 찍는 사진이 아닌, 마음으로 보고 찍으면서, 언제나 마음으로 어깨동무하는 길을 바랐어요.


ㅅㄴㄹ


그대가 ‘도로시아 랭’을 모른대서 나쁘지 않다.

다만 그대가 손전화로 으레 찰칵찰칵 담는다면

한동안 손전화를 끄고서

며칠쯤 손전화로 사진찍기를 멈추고서

‘도로시아 랭’을 곰곰이 생각한 다음

다시 손전화를 켜고서

문득 차아알칵 하고 아주 천천히

한 칸만 찍어 보기를 바란다.


《진실을 보는 눈》이란 그림책을 읽어도 좋다.

숲노래 씨는 이 그림책 옮긴이는 아니지만

옮긴이 애벌글을 통째로 뜯어고쳐서

어린이가 읽을 수 있도록 아주 새로 썼다.


사진과 사람을 모르는 채

번역만 한다면

어린이도 어른도 종잡을 수 없다.


말만 옮기기에 번역이 되지 않는다.

삶과 살림과 사랑으로 여기에 있는

눈빛을 담아야 비로소 옮김(번역)이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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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임길택 2022.6.7.



바람이 부는 날은

나무마다 춤추고

들꽃마다 노래하고

멧골이 들썩거린다


눈이 오시는 날은

나무마다 고요하고

들꽃마다 잠들더니

멧자락이 눈부시다


비가 드는 날은

빗자루 쥐고 마당 쓸어

빗방울 마시며 뛰놀고

멧숲이 푸르게 빛나


글을 쓰는 날은

참새 곁에서 소꿉

할머니 옆에서 수다

그리고 멧구름을 타지

.

.

전남 무안 작은시골에서 1952년에 태어난 임길택 님은 텃마을하고 한참 먼 강원 멧골마을·탄광마을에서 어린배움터(초등학교) 길잡이(교사)로 일합니다. 1997년에 매우 일찍 흙으로 돌아갔으나, 이때까지 멧골아이한테 멧빛이며 멧숲이 얼마나 짙푸른 하늘숨인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틈틈이 글을 남깁니다. 멧골아이 삶을 밝히는 글이 사라진 즈음, 또한 멧골아이한테 읽힐 글을 쓰는 어른이 없던 무렵, 바로 멧골아이 스스로 삶을 슬기롭게 사랑하면서 참하게 가꾸기를 비는 꿈을 차곡차곡 담으면서 하루를 푸르게 노래하려 했습니다. 어른은 언제나 아이한테서 배우는 삶인 줄 되새기는 마음을 펴려 했고, 서울 한복판 커다란 꽃송이보다는 시골자락 들꽃 한 송이로 새·풀벌레·개구리하고 동무하면서 나즈막하게 별빛을 그리고 빗물을 마시는 살림빛을 가만가만 적었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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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숲빛노래 . 고라니



밭에 자꾸 내려와서

푸새를 갉아먹는다고

미워하고 죽이고

쫓아내려 하는구나


풀 먹고 열매 먹는

고라니 숲터를

죄다 밀어내고 깎아내고

짓밟지 않았니?


사람이 괴롭혔기에

사람밭 망가뜨리지 않아

사람이 일구는 밭은

예전부터 숲이었어


콩 석 알 심던

옛살림을 떠올리렴

사람도 새도 고라니도

푸른별 서로이웃이야


+ + +


푸른별에서 “곧 사라질까 걱정하는 갈래(멸종위기종)”로 손꼽는 ‘고라니’는 ‘고르르르 고로로로’ 하고 웁니다. 풀먹이짐승이라 들숲이 싱그러운 곳에서 살아가는데, 오늘날 우리나라는 멧자락까지 밭으로 일구거나 파헤쳐 길을 내기 일쑤이기에 밭으로 자주 내려오는데, 길에서 엄청나게 치여죽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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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꽃 . 자전거 2022.5.14.



하늘을 날면 시원하고

바다를 가르면 신나고

땅밑을 뚫으면 재밌고

멧길을 오르면 새로워


동무를 태우면 조잘조잘

동생을 앉히면 재잘재잘

너랑 같이 달려 깔깔깔

혼자 조용히 가며 빙긋


그러나 자전거이니

발끝으로 발판 구르고

등허리 곧게 펴고

팔도 무릎도 반듯하게


어떻게 날아가냐고?

실컷 날고 싶거든

어디로 달려가냐고?

온누리 어디나 씽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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