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4.14.

숨은책 1154


《茶道》

 석성우 글

 한겨레출판사

 1981.7.15.



  우리나라는 ‘茶’라는 한자를 ‘다’나 ‘차’로 새깁니다. ‘茶山’은 ‘다산’으로 새기고, ‘찻집·찻잔’처럼 ‘차’로 새기기도 합니다. ‘茶’는 틀림없이 한자이되 ‘다·차’로 새기는 소리는 ‘한자소리’라고만 보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끓이다’하고 다른 ‘달이다’가 있고, ‘채우는’ 길이라서 ‘차다’라고도 합니다. 끓인 물에 우리는 ‘잎물’을 즐기는 길을 어느 나라에서 먼저 폈는지 섣불리 말할 수는 없습니다. 으레 ‘글’로 남은 자취만 따지지만, 더욱이 임금님이나 벼슬아치나 돈꾼이나 나리가 누려서 글그림으로 남긴 자국만 살피지만, 우리가 먹거나 입거나 지내는 모든 살림살이는 들숲메에 깃들어 흙을 손수 만지고 빚고 다루는 사람들 사이에서 피어나게 마련이거든요. 《茶道》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적잖은 분은 인도나 중국이나 먼나라에서 ‘잎물살림’을 들였다고 보기에 한글로조차 ‘다도’나 ‘찻길’이라 안 하고 ‘茶道’로 적어야 점잖다고 여겨요. 한자로는 ‘다방(茶房)’이라 하고, 글쓰는 먹물꾼은 ‘다방’을 즐겼다는데, 온몸으로 살림을 짓는 사람은 ‘찻집’을 다녔습니다. 일하고 살림하는 사람한테는 보금자리도 ‘집’이고, 일터와 가게도 ‘집’이며, 쉬고 어울리고 만나는 곳도 ‘집’이거든요. 찻집과 떡집과 쌀집처럼, 책집이고 글집이고 살림집입니다. 나라집이고 지음집이며 밥집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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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4.14.

숨은책 1153


《韓國水資源開發 初創期의 回顧》

 이문혁 글

 길전출판사

 1985.9.20.



  오래도록 잇는 집이라면 ‘돌·흙·나무·짚’ 네 가지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다져서 세웁니다. ‘돌흙나무짚’ 넷을 쓰면 나중에 집을 허물고서 새로 세울 적에 부스러기나 쓰레기가 없습니다. 집에 깃드는 사람이 떠나도 돌흙나무짚은 고스란히 숲으로 돌아갑니다. 오늘날 삽질은 ‘흙나무(토목·土木)’이라는 이름을 앞세우지만 막상 흙이나 나무를 바탕으로 안 삼습니다. 모두 잿더미(시멘트)가 바탕이요, ‘잘 쓰고 나서 숲으로 돌려보내는 얼개’가 아니라, 모든 잿더미가 고스란히 쓰레기로 남는 늪입니다. 《韓國水資源開發 初創期의 回顧》는 ‘박정희 혁명정부’를 등에 업고서 무시무시하게 삽질판을 꾀해서 온나라를 ‘반듯반듯 시멘트공화국’으로 뒤덮은 분이 남긴 꾸러미입니다. ‘주한미군부대’한테서 배운 ‘대규모 토목공사’가 우리나라에 또아리틀던 가난을 떨치는 길에 이바지했으며, 누구보다 박정희가 큰뜻을 품었기에 ‘잘사는’ 나라를 이루었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 책은 토씨만 한글이요, 죄다 한자를 새깁니다. ‘토목·건축’뿐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곳에 일본과 일본앞잡이가 일본말로 굴레를 깊게(전문적) 남겼거든요. 앞으로는 허울뿐인 ‘흙나무(토목)’가 아닌, 참으로 ‘돌흙나무짚’으로 숲을 품고 푸르게 빛나는 살림길을 열 수 있을까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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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4.8.

숨은책 1152


《月刊 全每 3호》

 심상우 엮음

 전남매일신문사

 1979.6.1.



  인천이란 데에서 나고자란 지난날을 돌아보면, ‘경기도 이야기’를 다루는 새뜸(신문)은 인천에 있으나, 막상 ‘인천 이야기’는 아예 안 다루다시피 했습니다. 작은고을에도 ‘○○방송사 ○○지국’이 있으나, 인천은 여태 어느 ‘방송사 지국’조차 아예 없습니다. 서울곁이라서 거꾸로 따돌리는 셈입니다. 이제는 전라남도에서 살아가며 오늘날을 돌아보는데, ‘전라남도 이야기’를 다루는 새뜸은 하나같이 광주에 있고, 으레 ‘광주 이야기’를 크게 다룰 뿐, 전라남도 골골샅샅을 누비는 듯하지는 않습니다. 1979해에 처음 나온 《月刊 全每》을 문득 헌책집에서 들추었습니다. ‘조선일보’만이 아니라 적잖은 고을새뜸(지역신문)이 아직도 이름에 한자를 씁니다. 안 바꾸거나 못 바꾸는 모습인데, 스스로 누구 곁에서 무슨 목소리를 담으려 하는지 모르는 탓입니다. ‘모윤숙’은 일찌감치 일본바라기로 이름이 높았는데 《月刊 全每 3호》 머릿노래로 버젓이 이이 글을 싣습니다. 2014해에 세월호가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가라앉았고, 슬픈나라를 안타깝게 여기는 말글이 쏟아졌습니다. 2024해에 전남 무안나루에서 날개가 펑 터졌는데, 슬픈나라를 나무라는 말글은 드뭅니다. 무엇을 어떻게 가꿔야 하는지 모르니, 영 못 바꾸고 맙니다.


《月刊 全每 4호》(심상우 엮음, 전남매일신문사, 197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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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공항 국제선 취항은 요원…무안공항 폐쇄는 장기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007097?sid=103


무안공항 올해 재개항 난항… 4월부터 공항 외곽 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840067?sid=102


오염된 채 방치된 유해에 또 무너졌다... 무안공항 못 떠나는 유족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922248?sid=102


무안공항 마대자루를 열었더니 사람이 나왔다 [김채수의 "왜 가만히 있어?"]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3074971?sid=100


'12·29 여객기 참사' 후폭풍에 멈춘 지역경제…지원·회복 '과제'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3873841?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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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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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4.3.

숨은책 1108


《싣달타 (印度의 詩)》

 헬만 헷세 글

 김준섭 옮김

 정음사

 1957.12.20.



  오늘 우리가 널리 읽는 숱한 책이 언제 우리말로 나왔나 하고 곰곰이 돌아보곤 합니다. 모든 이웃책은 우리말로 옮겨야 이 땅에서 읽히게 마련이라, 옮긴이에 따라서 글결이 다르고, 옮긴해에 따라서 글빛이 다릅니다. 이제는 일본책을 되옮기는 일은 아주 없다고 할 테지만, 2000해 언저리까지 그냥 일본책을 되옮기는 판이 꽤 많았고, 적잖은 옮긴이는 예전 일본옮김판(일본에서 옮긴 판을 다시 한글로 옮긴 판)을 옆에 놓고서 옮기거나 짚기도(교정교열) 했습니다. 1957년에 나온 《싣달타 (印度의 詩)》는 독일글을 그대로 옮겼을까요, 아니면 일본글을 거쳤을까요? 이제는 모를 일입니다만, 빛나는 글자락을 나누려는 마음으로 여민 조그마한 책입니다. 요즈음 나오는 한글판 《싯다르타》는 그리 안 두껍고 값도 썩 안 비쌉니다. 고마운 일이지요. 오래오래 널리널리 읽힐 판이라면 작고 가볍게 선보일 수 있기를 바라요. 책숲에 건사하는 무거운 판보다는 뒷주머니에 슥 꽂고서 두바퀴를 달려서 냇가나 들녘에 앉아서 손에 쥘 만한 판으로 낸다면 참으로 어울립니다. 묵은 한글판을 굳이 읽으면 지난날 글결과 말씨를 살짝 엿볼 만합니다. 일본옮김판이건 바로옮김판이건, 우리가 오늘 이곳에서 헤아를 글빛과 말마디를 살필 수 있습니다.


그는 드디어 말하였다. “산간에서 축복을 받거든 와서 나에게도 가르쳐다고. 싱망하거든 다시 돌아오라. 나와 같이 신(神)들을 섬기도록 하자. 자, 그러면 가서 어머니에게 입을 맞추고 가는 곳을 말씀 사되도록 하여라. 나는 강에 가서 첫 목욕 할 시간이 되었다.” (20쪽)


남의 말을 잘 듣는 것, 이것이야말로 그 뱃사공의 장점 중의 장점이었다. (141쪽)


“그러나 나에게서는 아닌 것이오. 그 듣는 법이란 이 강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이니까. 당신도 그것을 강에게서 배우실 것이오. 이 강은 모든 것을 알고 있소. 그러므로 사람은 모든 것을 강에서 배울 수 있소. 보시오, 당신은 이미 이 강에서 배울 것이 있소. 밑바닥으로 들어가 그곳에 잦아들어 깊은 것을 탐구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는 것을. 부귀를 누리던 싣달타가 노젓는 사람이 되고, 학자인 파라문의 아들 싣달타가 뱃사공이 된다는 이것도 강이 당신에게 일러준 것이오. 당신은 많은 다른 것을 또한 이 강에서 배우실 것이오.” (142∼143쪽)


#Siddhartha #HermannHesse (1877∼1962) #싯다르타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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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4.3.

숨은책 1150


《岩波文庫 88 伯父ワ-ニヤ》

 アントン チェ-ホフ 글

 米川正夫 옮김

 岩波書店

 1927.7.10.



  모든 길잡이가 모든 책을 읽어 보고서 푸름이한테 “이런 책을 읽어 보라”고 하지는 않는다고 느낍니다. 이른바 ‘추천목록·권장목록’을 서로 챙기고 돌리고 나눌 분, 정작 “푸름이한테 읽힐 만한지 아닌지” 짚거나 살필 겨를이 없다고 느껴요. 1927년에 일본글로 나온 《岩波文庫 88 伯父ワ-ニヤ》를 헌책집에서 보았습니다. 어느새 온해를 살아낸 오래책입니다. 이미 일본은 이무렵에도 체홉(체호프)을 누구나 읽을 만하게 책으로 여미었다는 뜻이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일본판을 “일본사람이 우리나라에 세운 일본책집”에 마실해서 하나둘 찾아서 사읽었을 테지요. 예나 이제나 느끼는데, “글쓰기·글읽기를 아주 좋아하는 푸름이”가 아니라면 섣불리 ‘세계문학·세계명작’이 아닌 ‘아름다운 그림책·어린이책’을 읽혀서 함께 이야기를 할 노릇이라고 봅니다. 열넷∼열아홉이라는 나이는 “빼어나다는 이웃책”이 아닌 “사람으로서 이 삶을 사랑하며 손수 살림을 짓는 길을 밝히는 작은노래”인 그림책·어린이책을 제대로 되새기면서 글눈과 삶눈과 숲논을 틔울 일이에요. 푸른배움터 길잡이도 그림책·어린이책부터 곰곰이 읽고서 “글로 담는 길(문학표현)”을 어떻게 일굴 적에 함께 아름다울는지 살펴야겠지요. 멋진 글이 아니라 “살리는 말”을 익힐 푸른철입니다.


#안톤체홉 #안톤체호프 #요네카와마사오 (1891∼1965)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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