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3.24.

숨은책 1136


《新潮文庫 115 伊豆の踊子》

 川端康成

 新潮社

 1950.8.20.첫/1960.8.25.35벌



  푸른배움터에 들어서던 열넷(1988해)에 얼핏 ‘천서강성’이라는 이름을 들었습니다. 2000해 언저리까지 ‘천서강성’이라는 이름이 익었고, 차츰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는 이름으로 바뀝니다. 이른바 ‘고전문법·고전문학’을 처음 배우던 1991해에도 ‘소창진평’만 들었지 ‘오구라 신페이’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미야자와 겐지’를 ‘궁택현지’라 일컫는 사람은 드물더군요. 《新潮文庫 115 伊豆の踊子》는 글쓴이가 한창 글꽃을 피우던 무렵에 태어난 작은책입니다. 겉그림도 짜임새도 정갈하구나 싶어 가만가만 들추다가, 밤톨을 눌러찍은 책자취를 들여다보고서 웃습니다. 글씨가 아닌 무늬를 넣는 자국도 반짝이는군요. 이제 일본도 책자취에 굳이 꾹꾹 눌러찍지는 않는 책이 더 흔한데, 안 눌러찍는다고 해도 책살피는 꼬박꼬박 끼웁니다. 또한 손바닥책으로 가볍고 값싸게 어떤 글이든 읽는 길을 여는 얼거리도 고스란합니다. 우리는 ‘노벨문학상 작품집’을 단돈 3000원에 사읽을 만한 판으로 엮어서 베풀 수 있을까요? 노벨문학상을 받은 글모음이 아니더라도, 2026해로 쳐서 6000원에 사읽을 만하게 가볍고 조촐히 묶는 판을 내놓고 나눌 수 있을까요? ‘만화책종이’로 가볍고 값싸게 찍어서 읽힐 아름책이 늘어나는 나라가 아름길과 아름살림을 펴며 아름마을로 간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이제는 ‘雪國’ 아닌 ‘눈밭’으로 옮길 수 있어야지 싶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 (1899∼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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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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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3.24.

숨은책 1139


《한국인 43호》

 심융택 엮음

 사회발전연구소

 1986.2.1.



  아주 어리던 대여섯 살 무렵부터 쉰 살을 넘는 나이에 이르도록 “한국사람이세요?” 하고 묻는 말을 끝없이 듣습니다. 처음부터 영어나 일본말로 묻는 사람도 수두룩하고, 독일말이나 프랑스말이나 에스파냐말로 묻기도 합니다. 그나마(?) 중국말로 묻는 사람은 못 봅니다. 《한국인》이라는 달책이 아직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같은 달책을 ‘사회발전 연구’를 한다는 데에서 냈다지만, 어릴적에도 오늘날에도 이 달책을 문득 스치면 “둘레에서 날 한사람(한국인)으로 여기는 눈은 드문데, 굳이 이런 책을 들춰야 할까?” 하고 느끼지만, 그래도 무슨 줄거리를 담았나 하고 더듬더듬 넘깁니다. 우리가 스스로 이 터전을 돌아보고 가꾸자고 밝히는 뜻은 안 나쁩니다. 우리가 서로 ‘하늘’이자 ‘하나’인 줄 알아차리면서 어깨동무를 하자는 뜻을 담아도 안 나쁩니다. 그렇지만 이승만·전두환·박정희 같은 무리뿐 아니라, 조선·고려·네나라이던 때에도, 또 오늘날에도 ‘우리’라고 할 적에는 “어느 무리에 들어와서 똑같이 목소리를 내야 하는 틀”에 가두기 일쑤입니다. ‘다른’ 사람이 이웃인 줄 여기고 품자고 외치는 분은 많지만, 정작 ‘다르게’ 보거나 말하면 내치거나 밀치거나 싫어하더군요. 우리는 서로 다른 몸마음인데, 언제쯤 서로 다르게 말하면서 서로 다르게 듣고 ‘함께’ 어울릴 수 있을까요?


- 사회발전연구소가 발행하는 월간지 “한국인”은 고등학교 학생 여러분의 교양을 높이고 학습에 도움이 되게 하고자, 대한화학기계공업주식회사 이영호 사장님 께서 기증하신 것입니다.


《한국인 52호》(심융택 엮음, 사회발전연구소, 1986.11.1.)

《한국인 55호》(심융택 엮음, 사회발전연구소, 198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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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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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3.16.

숨은책 1138


《동방교양문선》

 김종권 엮음

 한국자유교육협회

 1969.4.20.첫/1974.11.20.재판



  ‘교련(敎鍊)’은 나쁜 한자말이 아닙니다. 아니, 나쁜말이란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교련’이라는 이름으로 푸름이를 오지게 들볶고 길들이고 두들겨패면서 모두 옭아매는 노릇이었습니다. 말뜻은 “가르치고 갈닦다”인 ‘교련’일 테지만 ‘작은 군사훈련’이자 ‘일제강점기 제식훈련’일 뿐이었습니다. ‘교양(敎養)’도 나쁜 한자말일 수 없습니다. 말뜻으로는 “가르치고 기르다”요, 삶과 살림을 손수 기르고 북돋우는 길을 가르친다는 얼개입니다. 그런데 “표준말 : 교양 있는 사람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 여기듯, “교양 : 대학교 넘게 서울에서 배운 사람이 아는 바”라는 굴레로 오래오래 흘렀습니다. 《동방교양문선》을 이따금 헌책집에서 봅니다. 노태우가 우두머리를 맡을 즈음까지 온나라 어린배움터·푸름배움터에서 ‘웅변·독후감 교재’로 삼던 ‘교양도서’입니다. ‘한국자유교육협회’란 데에서 엮었다는 꽤 긴 꾸러미인데, 박정희가 펴는 사슬나라를 추켜세우면서 ‘애국·충성·효도·봉사’ 네 가지만 쳐다보라고 윽박지르는 줄거리입니다. 얼핏 ‘좋은말’만 가득하지만, 달달 외워서 외치거나 다달이 느낌글을 내야 하는 아이로서는 그저 끔찍한 회초리였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교양’을 내세워야 할까요? 이제 ‘교양·문화·예절’이 아닌 ‘살림’을 볼 때일 텐데요.


- 벗이여, 당신은 국민교육헌장을 알고 있을 줄 압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르치고 배우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밝힌 것입니다. 이 현장에 나는 세가지 중요한 사상을 보았읍니다. 첫째 민족주체성의 확립이요, 둘째 전통의 계승과 창조의 정신이요, 세째 애국애족을 통한 민족중흥의 사명감입니다.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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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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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책 1137


《해외펜팔》

 메아리펜팔협회·김종곤 엮음

 청자각

 1972.8.10.첫/1976.3.10.7벌



  1988해에 열네 살을 맞이며 푸른배움터로 들어가자니, 단골로 드나들던 나래집(우표상) 아재가 “이제 영어를 배울 테니 ‘펜팔’을 해보지?” 하고 얘기합니다. ‘펜팔’이 무어냐고 여쭈니 먼나라 또래하고 글월을 주고받는 일이라고, 영어로 글월을 쓰면 영어도 저절로 는다고 덧붙입니다. 이러면서 《해외펜팔》이라는 책을 보여주었고, 꽤 비싼값이지만 장만했습니다. 그무렵 이 책 한 자락이 한 달 살림돈(용돈)이었거든요. 아직 우리말로 글을 쓰는 길을 들인 바 없는데 영어로 글월을 쓰자니 지끈지끈했지만, 덴마크에서 날아오는 놀라운 글월은 놀라웠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이미 어릴적에 영어를 배울 뿐 아니라 열네 살이면 다른 이웃말을 배우고, 적잖은 아이는 서너 가지 이웃말을 배운다니 “우리나라는 안 되겠구나!” 싶어 주눅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06∼22시를 배움터에 갇히듯 보냈고, 이런 하루(일일수업표)를 어찌저찌 영어로 옮겨서 보냈더니 “그럼 언제 놀아? 그럼 뭘 할 수 있어?” 하고 묻더군요. 배움터(학교·학원)에 오래 붙들어맨들 말을 잘 하거나 글을 잘 쓰지 않고, 삶을 읽거나 살림을 익히지 않습니다. 이웃을 만나고 먼곳 동무를 사귀며 눈을 틔우지 않을 적에는 그만 심부름꾼이나 허수아비가 된다고 느낍니다. 지난날에는 몰랐는데 《해외펜팔》은 일본책을 통째로 베끼면서 몇 가지만 우리 글·그림로 바꿨더군요. ㅍㄹㄴ


- 釜山 靑○書林 西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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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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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3.11.

숨은책 1135


《世界의 希望, 文鮮明 先生의 思想과 業積》

 박보희 엮음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 문화부

 1986.10.25.



  ‘하늘부모님성회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을 줄여서 ‘통일교’라고 하는 줄 2026년까지 몰랐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짓는 이름이란 이제부터 스스로 나아가려는 뜻을 밝히니, 저마다 아름답고 사랑스레 하늘빛을 이름에 담을 노릇입니다. 숱한 믿음길을 보면 하나같이 ‘거룩집(성전)’을 으리으리하게 올려세우려고 합니다. 누구나 널리 드나들거나 깃들면서 쉴 보금자리가 아닌, 힘(권력)을 자랑하고 뽐내고 우쭐대려는 돌담이기 일쑤입니다. 통일교뿐 아니라 숱한 믿음길이 매한가지인데, 나라길(정치)을 편다는 무리도 으리으리하게 뽐내는 거룩집을 자꾸 세우려고 합니다. 그들은 돈도 이름도 힘도 움켜쥘 뿐 둘레에 나누지 않습니다. 믿음길·나라길에 따라가는 사람들도 그곳에 돈을 쏟아부을 뿐 코앞에 있거나 이웃한 사람한테 작은돈이나 작은손을 나누지 않아요. 《世界의 希望, 文鮮明 先生의 思想과 業積》을 2026해에 부산 보수동책골목에서 만났습니다. 예전에도 헌책집에서 만났으나, 그동안 코웃음을 치면서 내려놓았다가, 이제는 장만해야겠다고 여겨서 품습니다. 책이름에 한자를 잔뜩 붙이는데, 일본에서도 팔려고 이렇게 했다고 느껴요. 통일교에서 내는 〈세계일보〉는 오래도록 〈世界日報〉란 한자이름이었습니다. 멋들어지게 꾸미려는 ‘문선명 화보집’인데 멋꾸밈을 잔뜩 살리고 싶은 나머지 ‘안그라픽스’한테 ‘디자인’을 맡겼더군요.


애국동포 여러분과 독자 제현께서는 부디 한국이 낳은 세계적 희망의 지도자 문선명 선생을 이해하고 환영하는 뜻에서 첫장부터 끝장까지 자세히 살펴 보시고 아직도 선생의 뜻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 삼아주시면 감사하겠읍니다. (3쪽)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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