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생각에 잠겨



  조각그림을 맞추느라 생각에 잠긴 사름벼리. 여러 차례 풀고 맞추면서 어느 만큼 익숙하지만, 다시 풀어서 처음부터 맞출 적에는 한참 생각에 잠긴다. 온마음을 기울여서 조각 하나마다 제자리에 가도록 손을 뻗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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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억새숲에 깃들어



  도서관학교 한쪽 울타리는 억새밭. 억새는 어른 키보다 훨씬 웃자란다. 여러 겹으로 자란 억새를 좀 베어다가 도서관학교 어귀에 깔았는데, 한 줄로 남긴 억새를 본 시골순이는 “여기 숲이야. 아버지도 들어와 볼래?” 하면서 먼저 들어간다. 조그마한 억새숲이요, 꼭 아이들이 숨어서 놀기에 좋은 자리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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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뜨개바지 대 보기



  아이들 바지를 집에서 뜨자고 다짐한 곁님이 여러 날에 걸쳐 손수 짓는다. 엉덩이가 어느 만큼 꼴이 잡힌 바지를 산들보라한테 대 본다. 배는 뽈록 내밀지 않아도 되는데. 이 뜨개바지는 거의 달포에 걸친 뜨개질 끝에 마무리를 보았다. 산들보라 입으라고 뜬 바지이지만 산들보라는 안 입겠다고 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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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도 개 쓰다듬을래



  펄쩍펄쩍 뛰며 달라붙는 개를 보고는 무서워하지만, 얌전히 바닥에 엎드린 개를 보고는 살며시 다가간다. 달라붙는 개한테서는 떨어지고 싶어 내빼는데, 가만히 있는 개한테는 다가가서 누나처럼 머리를 쓰다듬어 보고 싶다. 자, 기운을 내 보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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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불려 나갔어



  두 아이랑 ‘북 치는 공연’에 구경을 갔다. 한창 북을 치며 놀던 젊은 아재들이 사름벼리를 부른다. 사름벼리는 얼결에 무대에 선다. 북을 치며 놀던 젊은 아재 한 사람이 사름벼리도 한몫 거들며 재미나게 놀자고 한다. 북채에 얹은 동그란 판을 빙글빙글 돌릴 테니 잘 들었다가 젊은 아재한테 던져 달란다. 나중에 사름벼리가 하는 말, “사람들이 많이 보는데 앞에 나가서 떨렸어.” 얘야 괜찮아. 사람들이 보는 눈 말고, 너 스스로 네 마음을 보면 될 뿐이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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