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나를 말하는 나



“최종규 씨는 뭘 하는 분입니까?” 하고

누가 묻는다면

“시골서 곁님과 두 아이랑 보금숲 돌보며

 낱말책(사전)을 쓰며 하루를 짓습니다.” 하고

들려준다


나는 낱말에 담은 마음을

손끝과 눈망울과 사랑으로 읽어서

숲빛으로 풀고 들빛으로 여미려 한다


나는 말씨에 싣는 마음을

손길과 눈길과 살림길로 살펴서

숲노래로 품고 들노래로 풀려 한다


나는 말꽃을 피우는 마음을

손씨와 눈씨와 살림씨로 익혀서

숲이웃과 나누고 들동무와 누리려 한다


그래서

“저는 누구나 말씨를 사랑하기 바라는 사람입니다.” 하고

덧붙인다


2026.4.15.물.


ㅍㄹ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어린이날



해마다

늦봄 다섯째날을

어린이날이라고 한다\


엊그제

우리집 마당에서

잠자리 한 마리를 봤다


잠자리가

벌써 나오나?

모르겠지만

날아다니니까 나오겠지


잠자리를 보다가

집으로 들어가서 밥을 먹었다


2026.5.5.불.


ㅍㄹ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내가 잘하는 ㄴ



잘 할 줄 아는 일이 없이

늘 잘못하거나 넘어졌다

글씨는 삐뚤거리고

설거지를 거들다가 그릇을 흔히 깼다


잘 하지 못할 적마다

꾸지람을 듣고 나면

더 작게 더 조그맣게 움츠리는데

눈물로 잠들어 밤을 보내면


다시 작은손과 작은몸으로

천천히 다가가서 해보았다

글씨가 차분할 때까지 쓰면 되지

손아귀힘 늘려 설거지하면 되고


2025.10.28.불.


ㅍㄹ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하지 못했다는



키가 작아서

힘이 없어서

재주가 없어서

하지 못했다고 여긴다


돈이 없어서

이름이 없어서

틈이 없어서

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못 할 적에는 못 하면 되잖아

늘 숨을 쉬고 눈을 뜨고 일어서는걸

안 한다는 핑계를 대도 되는걸

난 오늘은 아직 할 때가 아니니까


2026.2.9.달.


ㅍㄹ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집에 있으면



밖에 있으면

겨울이 몹시 춥고

여름이 아주 덥다

어쩐지 갈수록

시골도 서울도 나무가 줄고

가지치기로 시달리더라


집에 있으면

겨울이 고즈넉이 포근하고

여름은 땀나더라도 시원하다

날이 갈수록

우리 보금자리는 나무가 굵고

가지를 죽죽 뻗으며 새가 는다


2025.8.24.달.


ㅍㄹ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