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룬다티 로이 님 책이 새로 한글판으로 나왔네. 어제까지 책을 실컷 샀고, 곧 집에서 받을 책꾸러미가 큼직하게 한 덩이 더 있다. 그렇지만 아룬다티 로이를 지나갈 수는 없는 노릇. 바지런히 읽고서 곧 장만하자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일본영어(재패니쉬)인 '북토크'인 줄 알아채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펴냄터도 마을책집도 책벌레도 으레 '북토크'라는 일본말(일본영어)을 아무렇지 않게 쓴다. 평론가도 기자도 똑같다.


우리는 생각을 안 하는 사람일까? 일본말이어도 영어로 멋스러워 보이니 그냥 쓰는가? 아니면, 우리말로는 책으로 이야기나 수다나 꽃밭이나 뜨락이나 한마당이나 바다나 판이나 마당이나 어느 하나도 할 수 없다고, 지레 잘라버리는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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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북토크book talk



북토크 : x

book talk : x

ブック·ト-ク (일본 조어 book+talk) : 도서관 사서가 초등학교에 나가 아이들에게 책을 소개하는 사업



어느 낱말책에도 ‘북토크·book talk’는 없습니다. 아직 낱말책에 안 실린 낱말이라기보다는, 일본에서 흔히 쓰는 말씨를 고스란히 들여온 얼거리입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책으로 마주하면서 즐겁게 자리를 펴고 마당을 마련합니다. 서로서로 책으로 꽃밭을 이루고 노래를 부릅니다. 다같이 책을 사이에 놓고서 두런두런 수다를 하고, 이야기를 펴면서 한마당을 즐깁니다. ‘책노래·책꽃노래·책빛노래’라 할 만합니다. ‘책마당·책뜨락·책뜰’이고, ‘책말꽃·말잔치·책한마당·책꽃마당·책한마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책밭·책꽃밭·책꽃뜰·책꽃뜨락’이라 해도 되어요. ‘책빛밭·책빛뜰·책빛뜨락’이나 ‘책바다·책꽃바다·책빛바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책빛·책판·책눈’이나 ‘책수다·책저자·책저잣마당·책저잣판’이라 할 만하고요. ㅍㄹㄴ



동네서점에서는 북토크 형식으로 많이 진행되고 단골 고객들이 많이 참여하므로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이다

→ 작은책집에서는 책수다로 꾸리고 단골이 많이 함께하므로 거의 따스한 기운이 감돈다

→ 작은책숲에서는 책마당으로 열고 단골이 많이 함께하니 으레 도란도란 즐겁다

→ 작은책밭에서는 책잔치로 하고 단골이 많이 함께하니 참 포근하다

→ 작은책터에서는 책뜨락을 차리고 단골이 많이 함께하니 늘 따스한 자리이다

《책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김건숙, 바이북스, 2017) 64쪽


작가와 의기투합해 특별한 북토크를 열기로 했다

→ 글쓴이와 한뜻으로 재미나게 책밭을 열기로 했다

→ 글님과 손잡고서 멋지게 책수다를 열기로 했다

→ 지은이와 한마음으로 책말꽃을 새로 열기로 했다

→ 지음이와 하나되어 반짝이는 책뜰을 열기로 했다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송은정, 효형출판, 2018) 114쪽


박원순 시장과 북토크를 나누었다

→ 박원순 지기와 책수다를 했다

→ 박원순 님과 책얘기를 했다

→ 박원순 씨와 책으로 얘기했다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이정모, 바틀비, 2018) 48쪽


북토크를 해달라는 제안을 담은 장문의 편지였다

→ 책마당을 바란다고 길게 여쭌 글이다

→ 책수다를 여쭌다고 길게 쓴 글월이다

→ 책꽃뜰을 물어보며 길게 쓴 글이다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김영건, 어크로스, 2022) 104쪽


우리가 꾸준히 해온 방식으로 기념하기로 했습니다. 늘 깊은 통찰을 전해주는 분들을 모셔서 시리즈 강연과 북토크를 여는 걸로요

→ 우리가 꾸준히 해온 대로 기리기로 했습니다. 늘 깊이 이야기하는 분을 모셔서 잇달아 모임과 책수다를 열기로요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최인아, 해냄, 2023) 151쪽


부산 북토크 현장이었습니다

→ 부산 책노래 자리였습니다

→ 부산 책꽃밭에서였습니다

→ 부산 책바다였습니다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조승리, 세미콜론, 202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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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633 : 걸 데 특화되었


사람처럼 말하는 걸 배우는 데 특화되었거든요

→ 사람처럼 말하기를 잘 배우거든요

→ 사람처럼 말하기를 바로 배우거든요

→ 사람처럼 말하기를 배우기만 하는걸요

《마지막 히치하이커》(문이소·남지원·은이결·민경하, 사계절, 2018) 15쪽


일본옮김말씨인 “사람처럼 말하는 걸 + 배우는 데 + 특화되었거든요”입니다. “사람처럼 + 말하기를 + 잘 배우거든요”로 손봅니다. ‘것’과 “-ㄴ 데”하고 ‘-化되었-’을 다 털면 됩니다. ㅍㄹㄴ


특화(特化) : 한 나라의 산업 구조나 수출 구성에서 특정 산업이나 상품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함. 또는 그런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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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650 : 년 살았으면 아쉬움이 많이 든다


레이철이 겨우 56년이 아니라 더 오래 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든다

→ 레이철이 겨우 56해가 아니라 더 오래 살면 어땠을까 싶어 몹시 아쉽다

→ 레이철이 겨우 56해가 아니라 더 오래 살면 달랐을 텐데 싶어 참 아쉽다

→ 레이철이 겨우 56해가 아니라 더 오래 살면 나았을 테니 무척 아쉽다

《배짱 좋은 여성들》(힐러리 로댐 클린턴·첼시 클린턴/최인하 옮김, 교유서가, 2022) 159쪽


쉰여섯 해를 살다가 떠난 어느 분을 그리는 마음에, 이분이 더 오래 살면 온누리가 달랐을 텐데 싶어서 아쉽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아름답고 훌륭한 분이 오래오래 살면서 일하면 틀림없이 온누리에 이바지합니다. 그러나 온누리는 몇몇 분이 힘써서는 바꾸지 않습니다. 누구나 손을 보태어 함께 힘쓸 노릇이에요. 아름다운 분이 여든 살이나 아흔 살을 일해도 아름답되, 참으로 모든 사람이 저마다 어깨동무하면서 차근차근 하나하나 가다듬고 가꿀 적에 더없이 빛납니다. 옮김말씨 “아쉬움이 많이 든다”는 “몹시 아쉽다”나 “무척 아쉽다”로 바로잡습니다. ㅍㄹㄴ


년(年) : (주로 한자어 수 뒤에 쓰여) 해를 세는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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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651 : 포교 -리는 일이 잦다


거리에서 포교하는 이들에게 붙들리는 일이 잦다

→ 거리에서 말씀하는 이한테 자주 붙들린다

→ 거리에서 알리는 이한테 자주 붙들린다

→ 거리에서 믿으라 하는 이한테 자주 붙들린다

《시와 산책》(한정원, 시간의흐름, 2020) 29쪽


길거리에서 말씀을 들려주려는 분이 있습니다. 스스로 믿는 바를 알리거나 퍼뜨리려 하지요. 같이 새길을 가자며 잡아끌기도 합니다. 길을 잃거나 잊은 이한테 길잡이를 맡겠다는 뜻은 훌륭합니다. 다만, 먼저 빛나는 눈망울로 아름길을 걸어가면, 스스럼없이 아름빛이 흘러나와서 둘레를 맑게 적실 테니, 굳이 잡아당기거나 절하지 않아도 귀여겨듣겠지요. “-하는 이들에게 + 붙들리는 일이 + 잦다”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하는 이한테 + 자주 + 붙들린다”로 바로잡습니다. ㅍㄹㄴ


포교(布敎) : 종교를 널리 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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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655 : -의 열을 내려줍


어머니의 이야기는 열을 내려줍니다

→ 어머니 이야기로 불이 식습니다

→ 어머니 이야기로 불을 재웁니다

→ 어머니 이야기로 몸을 식힙니다

→ 어머니가 얘기하면 가라앉습니다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최지은, 창비, 2021) 11쪽


몸이 불처럼 달아오를 때가 있습니다. 끙끙 앓아눕느라 땀이 흥건합니다. 불처럼 뜨거운 몸이니 다독이고 달래어 식힙니다. 확 달아올라서 앓아누운 아이를 토닥이고 보듬어서 재웁니다. “어머니의 이야기는 + 열을 내려줍니다”는 ‘이야기’를 임자말로 삼는 일본옮김말씨입니다. 이때에는 ‘-의’를 덜고서 “어머니 이야기로 + 불이 식습니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토씨를 바꿔 “어머니가 + 얘기하면 + 가라앉습니다”로 손질해도 됩니다. ㅍㄹㄴ


열(熱) : 1. = 신열 2. [화학] 계(系)를 뜨겁게 해주는 것. 계에 열이 가해지면 계를 구성하는 원자와 분자들의 무질서한 열 운동이 활발하게 되어 온도가 올라간다 3. 열성 또는 열의(熱意) 4. 격분하거나 흥분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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