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740 : 비교적 안정적인 새 출발



비교적(比較的) : 1. 일정한 수준이나 보통 정도보다 꽤 2. 다른 것과 견주어서 판단하는

안정적(安定的) : 바뀌어 달라지지 아니하고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

출발(出發) : 1. 목적지를 향하여 나아감 2. 어떤 일을 시작함



‘-적’을 붙인 “비교적 안정적인”인 무엇을 가리킬까요? 이 같은 일본말씨가 아니라면 우리 삶이나 생각이나 모습을 나타낼 수 없는지 궁금합니다. “안정적인 새 출발을”은 ‘-ㄴ’으로 잇는데, 이는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라면 ‘-으로’를 넣어야 알맞습니다. 새길을 걱정없이 간다고도 하겠고, 살림돈이 제법 넉넉하다고도 하겠으며, 꽤 포근하거나 아늑히 첫길을 간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ㅅㄴㄹ



비교적 안정적인 새 출발을 할 수 있었다

→ 꽤 넉넉히 새길을 갈 수 있었다

→ 제법 아늑히 새살림을 열 수 있었다

《주디스 커》(조안나 캐리/이순영 옮김, 북극곰, 2020)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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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곁말/숲노래 우리말

곁말 64 숲노래



  어려우면 우리말이 아닙니다. 처음 듣기에 어렵지 않아요. 우리가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누린 삶하고 동떨어지기에 어렵습니다. 오늘은 어제하고 달라 옛사람처럼 살아가지 않으나, 우리 눈빛하고 마음은 늘 이곳에서 흐르는 날씨하고 풀꽃나무하고 눈비바람에 맞게 피어나면서 즐겁습니다. 저는 열 살 무렵에는 혀짤배기·말더듬이에서 벗어나려고 용썼고, 열아홉 살 무렵에는 네덜란드말을 익혀 우리말로 옮기는 길을 가려다가 우리말을 헤아리는 쪽으로 접어들며 스스로 ‘함께살기’란 이름을 지었어요. 서른아홉 살에 접어들자 새롭게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느껴 ‘숲노래’를 지었습니다. ‘함께살기’는 너나없이 어깨동무하는 푸른삶을 가리킨다면, ‘숲노래’는 누구나 푸르게 별빛이라는 사랑을 가리킵니다. ‘함께살기’는 ‘동행·공생·공유·공동체·상생·혼례·조화·하모니·균형·동고동락’을 풀어낼 만하고, ‘숲노래’는 ‘우화寓話·자연음악·치유음악·자연언어’를 담아낼 만하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새롭게 살림을 짓고 싶기에 이름이며 말을 손수 새삼스레 지어요. 앞으로 쉰아홉 살에 이르면 또 이름을 새롭게 지을 생각이에요. 저로서는 스무 해를 고비로 아주 새빛으로 태어나려는 꿈으로 하루를 바라보면서 걷습니다.


숲(수풀) : 1. 누구나 무엇이든 수수하면서 푸르게 어우러지는 곳. 멧골이나 들판을 덮는 풀꽃나무가 지은 즐거운 살림터. 멧골이나 들판에 풀꽃나무가 가볍게 퍼지면서 싱그럽게 춤추고 스스럼없이 스스로 피어나는 터전 (풀꽃나무가 싱그럽고 가벼우며 산뜻하고 푸르게, 넉넉하면서 넘실넘실 너르게 있는, 슬기롭게 거듭나면서 철마다 새롭게 흐드러지는 터전. ← 자연) 2. 풀·나무·덩굴이 이리저리 가득 모이거나 붙은 곳 (풀·나무·덩굴이 엉켜서 지나가기 힘든 곳) 3. 많거나 가득하거나 넉넉하게 있는 곳


숲노래 (숲 + 노래) : 1. 풀꽃나무·짐승·새·돌바위모래·눈비바람·해·별·헤엄이 들을 빗대거나 그리면서 사람이 사람스럽게 살아가고 살림하며 사랑하는 길을 밝히도록 들려주는 이야기. (← 우화寓話) 2. 숲을 그대로 들려주거나, 숲에서 피어나는 푸른바람·푸른기운·푸른빛을 담은 노래. 몸하고 마음을 다독이거나 달래면서 푸르게 깨어나거나 피어나도록 하는 노래. (← 자연음악, 치유음악, 힐링송) 3. 숲에서 태어난 말. 숲을 바탕으로 지은 말. 숲을 품은 살림살이를 가꾸면서 엮은 말. (← 자연 언어, 자연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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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434 : 이익 챙기다



반사이익을 챙길 수도 있었겠지만

→ 덩달아 챙길 수도 있겠지만

→ 더 챙길 수도 있겠지만


이익(利益) : 1.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탬이 되는 것 ≒ 길미 2. [경제] 일정 기간의 총수입에서 그것을 위하여 들인 비용을 뺀 차액 3. [불교] 부처의 가르침을 받음으로써 얻는 은혜나 행복

챙기다 : 1. 필요한 물건을 찾아서 갖추어 놓거나 무엇을 빠뜨리지 않았는지 살피다 2. 거르지 않고 잘 거두다 3. 자기 것으로 취하다



  얻거나 보태거나 받거나 챙길 적에 한자말로 ‘이익’을 쓰니, “이익을 챙기다”라 하면 겹말입니다. 보기글이라면 “반사이익을 챙길 수도”를 “반사이익일 수도”처럼 적을 노릇이요, 한자말을 안 쓰겠다면 “덩달아 챙길”이나 “더 챙길”로 손봅니다. tsf



이로부터 여러 가지 반사이익을 챙길 수도 있었겠지만

→ 이 일로 여러 가지를 덩달아 챙길 수도 있겠지만

→ 여기에서 여러 가지를 더 챙길 수도 있겠지만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윤성근, 산지니, 2018)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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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곁말/숲노래 우리말 2022.6.23.

곁말 63 책밤수다



  우리말로 우리 삶을 다시 나타낼 수 있은 지 아직 온해(100년)가 안 됩니다. 이웃나라 일본이 총칼로 찍어누르면서 일본말·일본 한자말을 퍼뜨린 마흔 해 생채기는 오늘날에도 씻지 못합니다. ‘작가와의 만남’이나 ‘북토크’도 우리말은 아니요, ‘심야책방’은 더더구나 우리말이 아닙니다. ‘-와의’는 우리말씨 아닌 일본말씨요, ‘작가(作家)’ 아닌 ‘지은이·지음이·짓는이’라 해야 우리말입니다. ‘토크’도 ‘북’도 아닌 ‘책수다’일 적에 우리말이에요. 일본 그림꽃책(만화책) 《심야식당》이 우리나라에서도 꽤 사랑받아 ‘심야○○’란 이름을 붙인 가게나 자리가 부쩍 늘었어요. 일본 그림꽃책을 처음에 ‘한밤밥집·한밤식당’으로 옮겼다면 ‘심야○○’가 아닌 ‘한밤○○’란 이름이 퍼졌을 텐데요, 퍽 알려진 이름을 따오기보다는 우리 나름대로 새롭게 이름을 지어서 알맞게 쓸 적에 한결 빛납니다. 이를테면 ‘별빛수다’를 할 만합니다. ‘별밤수다’나 ‘별빛책집·별밤책집’을 해볼 만하지요. 모든 말은 삶을 담아내니, 우리가 스스로 짓는 삶이 아닌, 돈으로 사들여서 겉을 꾸미는 삶이라면 ‘심야○○’ 같은 일본스런 이름을 앞으로도 쓰리라 봅니다. 우리 손으로 이 땅을 사랑하며 일군다면 새말을 지을 테고요.


책밤수다 (책 + 밤 + 수다) : 늦은저녁이나 밤에 책을 나누고 이야기하면서 보내는 모임이자 자리. 즐겁게 읽은 책을 놓고서, 늦은저녁이나 밤에 도란도란 모여서 수다를 펴는 모임이나 자리. ‘심야책방’이란 이름은, 일본 만화책 《심야식당》 이름을 흉내냈다. (= 한밤책집·달빛책집·달밤책집·달빛수다·달밤수다·밤수다·밤샘수다·밤책집·별빛책집·별밤책집·별빛수다·별밤수다. ← 심야책방)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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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92 고삭부리



  어느 분은 저더러 뜻(사명)이 있어 이 일(말꽃짓기)을 한다고 말씀합니다. 그리 틀리지 않은 말입니다. 저는 고삭부리에 말더듬이에 혀짤배기로 태어났고, 어릴 적에 말소리가 새서 놀림받았고 노래를 못 부른다고 또 놀림받았어요. 다만 배움터 길잡이(교사)가 웃거나 나무랄 적에 동무가 나란히 놀렸고, 마음으로 아끼는 여러 동무가 바람막이가 되어 이런 저를 지켜주곤 했습니다. ‘고삭부리’란 낱말을 썼는데, 이 낱말은 ‘골골대다·삭다’하고 얽힌 낱말입니다. 둘레 어른은 흔히 “허약 체질”이란 한자말을 썼어요. 저는 한자말을 잘 안 쓰는데, 어릴 적에 읽기를 시키면 소리를 내기 어려운 한자말이 참 많았어요. 열 살에 마을 할배한테서 천자문을 배우고서 옥편이랑 낱말책을 뒤지면서 소리를 내기 쉬운 말씨를 찾다보니 ‘오랜 우리말’은 어린이가 소리내기에 알맞고 부드럽더군요. 좋거나 나쁜 말은 따로 없습니다만, 모든 말은 삶에서 비롯하고, 삶은 우리 넋을 비춰요.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 돌본 수수한 어른들은 아이들이 쉽게 익히고 소리낼 만한 낱말을 물려주었겠지요? 말밑을 찬찬히 캐노라면 “좋은 삶도 나쁜 삶도 없”이 오직 우리 삶을 담는 말이 있을 뿐입니다. 툭하면 앓으면서 포근히 나눌 말을 더 찾아보았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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