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1.25.

오늘말. 바깥맞이


요즘도 아이를 때리면서 키우는 어버이가 더러 있을는지 모릅니다만, 지난날에는 참 어마어마하게 때렸습니다. 어릴 적에는 주먹다짐 서슬에 눌려 생각을 못 했습니다만, 어른으로 자라며 우리말꽃을 짓는 길에 서서 하나하나 짚자니, ‘어버이가 아이를 때려 키우기’는 오래되지 않은 일이더군요. 이웃나라가 총칼로 쳐들어오고, 우두머리가 사람들을 옥죄어 싸울아비로 끌어가던 때에 이런 몹쓸짓이 번졌어요. 먼 옛날부터 손수 밥옷집을 지으며 아이를 낳은 수수한 어버이는 아이를 안 때렸습니다. 수수한 어버이는 ‘돌보’며 살아요. 낳은어버이가 있고 돌본어버이가 있습니다. 아기를 낳지 못하는 몸이기에 바깥맞이로 아기를 품어서 토닥입니다. 모든 사랑은 놀랍습니다. 모든 미움은 무시무시합니다. 모든 사랑은 하늘같고, 모든 미움은 사납습니다. 이쪽이 옳고 저쪽이 그를 턱이 없습니다. 이쪽도 저쪽도 모두 사람으로서 사랑일 뿐이고, 그저 새롭게 가는 삶길이에요. 아이사랑은 이쪽저쪽을 안 갈라요. 사랑이 없기에 갈라치기로 허벌나게 뻗어요. 어느 겨레 아이여도 사랑스럽고, 어느 나라 어버이여도 포근합니다. 그래요, 사랑이 없으니 갈라놓습니다.


ㅅㄴㄹ


가다·가져오다·껴안다·데려오다·들이다·들여오다·들어가다·들어오다·돌보다·보듬다·보살피다·맞이하다·받다·받아들이다·모시다·보다·보내다·안다·안기다·품다·장만하다·지르다 ← 입양(入養)

맞이길 ←입양 신청


바깥맞이·바깥받이 ← 해외입양, 외부영입


놀랍다·대단하다·무시무시하다·무지·서슬·서슬 퍼렇다·혀를 내두르다·아무리·암만·어마어마하다·억수·엄청나다·허벌나다·높다·크다·커다랗다·왕창·잔뜩·으리으리·지지리·지나치다 ← 역대급(歷代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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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2.1.25.

오늘말. 한눈셈


일이 익으면 슬쩍 보는 한눈셈으로 두루 알아차릴 때가 있습니다. 일이 익지 않으면 두고두고 살펴보아야 알아내곤 합니다. 손에 익지 않으면 통틀어서 보기가 만만하지 않고, 손에 익을수록 어느덧 어림을 하면서도 잘 찾아내거나 헤아립니다. 우리가 뜯는 나물은 잎이나 꽃이나 줄기나 뿌리를 사람한테 내어주는 셈인데, 어느새 새잎이 돋고 새줄기가 오르고 새싹이 돋아요. 풀꽃나무는 스스로낫기를 보여줍니다. 사람도 손발이 다친 뒤에 어느새 나아요. 누구나 저절로낫기를 이룹니다. 매우 크게 다치면서 넋을 잃었다면 따로 돌봄이가 있어야 할 테지만, 웬만한 생채기나 멍울은 제힘낫기로 말끔히 다스릴 만합니다. 냇물이 들씻이를 하고, 바다가 숲씻이를 합니다. 사람은 마음씻이를 하고, 온누리는 온씻이를 해요. 때때로 윗몸이나 아랫몸이 굳어서 꼼짝을 못한다면 가만히 쉬면서 달래기로 해요. 몸이 뒤틀렸다면 바로잡을 틈을 내어 쉴 노릇이에요. 느긋이 쉬지 않고 몰아치기에 절뚝거리거나 삐걱댑니다. 흔들리는 몸을 다잡도록 하루를 쉬고 한 해를 천천히 보냅니다. 마음도 몸도 골고루 아끼면서 살아가기에 시나브로 새기운이 솟아 씩씩하게 일어섭니다.


ㅅㄴㄹ


고루·고루고루·골고루·두루·두루두루·줄·줄잡다·죽·통틀다·어림·어림셈·어림값·어림잡다·어림하다·셈·셈하다·셈값·한눈셈·얼추잡다·알아맞히다·헤아리다·살피다·살펴보다 ← 통계(統計), 통계적(統計的)


스스로낫기·저절로낫기·제힘낫기·들씻이·숲씻이 ← 자연치유, 자연요법


윗몸굳이·아랫몸굳이·한몸굳이·한쪽몸굳이·한몸을 못 쓰다·한쪽몸을 못 쓰다·엉망·엉터리·뒤틀리다·비틀리다·흔들리다·기울다·치우치다·삐걱대다·삐거덕대다·절뚝거리다·절름거리다 ← 반신마비, 반신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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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넋 2022.1.25.

오늘말. 푸른씨


저는 우리 아이한테 ‘청소년’이란 일본스런 한자말을 안 씁니다. 우리 아이한테 ‘소년·청년’ 같은 한자말을 쓸 마음도 없습니다. 푸른별에서 살아가면서 푸른꽃으로 피어나는 마음은 ‘푸름이’로 담아내면 넉넉하고, 이 풀빛나이를 누리는 순이랑 돌이는 저마다 ‘푸른씨’를 품고서 삶을 짓는 열줄나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부터 열 살 언저리에 이르면 철이 드는 때로 여깁니다. 몸하고 마음이 나란히 자라나면서 풀빛으로 물드는 철은 ‘중2병’이나 ‘사춘기’ 같은 어정쩡하고 일본스러운 한자말로 나타낼 나이가 아니에요. 손수 밥옷집을 건사하면서 제금을 나서 새길을 찾아나설 무렵이 ‘철드는 나이’요, ‘풀빛나이’입니다. 둘레에서 흔히 쓰더라도 뜬말을 굳이 누구나 써야 하지 않고, 깊이 생각하지 않고 널리 퍼졌다면 이런 바람말은 다부지게 손사래칠 만합니다. 모든 말마디에는 숨결이 흘러요. 그냥 읊는 소리마디가 아닌 새롭게 꿈꾸면서 사랑할 길을 낱말 한 토막에 얹어서 이야기로 엮습니다. 가랑잎이 바람에 굴러다닙니다. 물결이 오르내립니다. 나무가 뿌리내립니다. 사람은 서로 하나씩 알아가면서 오늘 하루를 기쁘게 삼아 별빛을 봅니다.


ㅅㄴㄹ


흔히·널리·두루·이야기·얘기·말·목소리·뜬말·바람말·퍼지다·퍼뜨리다·알려지다·굴러다니다·돌다·나돌다·오르내리다·자리잡다·뿌리내리다·굳다·굳히다·보다·여기다·생각하다·삼다·알다 ← 통설(通說)


열줄나이·푸름이·푸른이·푸름씨·푸른씨·푸른꽃·풀빛꽃·푸른별·풀빛별·푸른철·풀빛철·푸른날·푸른나이·푸른때·풀빛날·풀빛나이·푸른순이·풀빛순이·푸른돌이·풀빛돌이 ← 틴에이저, 십대


낱내·노래마디·마디·말마디·소리마디·도막·동강·조각·토막 ← 음절(音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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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꽃

나는 말꽃이다 70 노래꽃



  빗물 머금은 꽃은 언제나 아름다워요. 새벽에 부추꽃을 톡 따서 살살 씹으면 부추내음에 이슬내음하고 비내음이 어우러지면서 알싸하게 스며듭니다. 어른이 쓰는 ‘시(詩)’는 ‘노래’요, 어린이랑 어른이 쓰는 ‘동시(童詩)’는 ‘노래꽃’이라고 느껴요. 여느 글이라면 삶을 그리듯 ‘삶글쓰기’이면 되고, 어른으로서는 삶을 사랑하듯 ‘삶노래쓰기’이면 되고, 어린이랑 어른은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삶노래꽃쓰기’이면 된다고 느껴요. 글쓰기가 어렵다면 억지가 끼어든 셈이지 싶습니다. 노래쓰기·노래꽃쓰기가 힘들다면 어거지를 부린 셈이지 싶습니다. 흘러나오는 숨결대로 쓰고, 바라보는 눈빛대로 쓰고, 마주하는 사랑대로 쓰고, 스스로 짓는 살림대로 쓰고, 오늘을 누리는 삶대로 쓰고, 서로 만나는 이웃이랑 동무 마음을 고스란히 쓰고, 해바람비를 푸르게 옮기고, 숲을 싱그러이 노래하면, 이 푸른별에서 즐겁게 나눌 노래가 태어나고 노래꽃이 피어납니다. 겉모습이나 옷차림을 꾸미는 삶이라면 글도 겉치레로 흘러요. 마음빛이며 사랑길을 살피는 오늘이라면 글도 속으로 알차면서 저절로 빛나요. ‘남이 아닌 나를 바라보며 그리는 꿈을 씨앗으로 심기에 문득 깨어나는 글’입니다. 글꽃, 노래꽃, 살림꽃, 사랑꽃으로 함께 가 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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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곁말 32 섣달꽃



  하루만 반짝하고 지나가면 반갑지 않습니다. 바쁜 어른들은 으레 ‘하루만 반짝’하고서 빛날(생일)도 섣달꽃(크리스마스)도 지나가려 했습니다. 어린이날도 어버이날도 매한가지이고, 한글날도 한가위도 마찬가지였어요. 이날을 맞이하기까지 설레는 마음도, 이날을 누리며 기쁜 마음도, 이날을 보내면서 홀가분한 마음도, 느긋하거나 넉넉히 살필 겨를이 없구나 싶더군요. 워낙 일거리가 많다 보니 “다 끝났잖아. 얼른 가자.” 하면서 잡아끄는 어른들이었습니다. 어린 날이 휙휙 지나가고 어버이가 되어 아이를 돌보는 살림길에 곰곰이 보니 이웃나라는 ‘섣달잔치’를 으레 한 달쯤 즐기더군요. 다른 잔치도 그래요. 달랑 하루만 기리고 지나가지 않습니다. 이날을 맞이하기까지 달살림을 헤아리면서 아이어른이 함께 이야기꽃을 펴고 집살림을 추스릅니다. 우리나라도 먼먼 지난날에는 설이나 한가위뿐 아니라 크고작은 여러 기림날이 있으면 ‘기림달’처럼 누렸습니다. 나락꽃은 새벽에 피고 아침에 진다지만, 꽃가루받이를 마친 꽃은 이내 시든다지만, 숱한 꽃은 하루만 반짝하지 않아요. 이쪽 들꽃이 피고서 저쪽 들꽃으로 퍼지며 한 달 즈음 꽃잔치입니다. 섣달에 맞이하는 기쁜 하루도 ‘섣달꽃’ 같다고 느낍니다. 모두한테 꽃날입니다.


섣달꽃 (섣달 + 꽃) : 한 해가 저무는 달인 12월을 기리면서 누리는 잔치. = 섣달잔치 (← 성탄절·크리스마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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