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02 : 하지만 시절의 기억 존재


하지만 내 어린 시절의 기억에는 우물이 존재한다

→ 그렇지만 내가 어릴 적에 우물이 있었다

→ 그러나 나는 어릴 적에 우물을 보았다

《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정재승·진중권, 웅진지식하우스, 2009) 195쪽


‘그러하지만’을 줄이면 ‘그렇지만’입니다. ‘그리하여·이리하여’를 줄이면 ‘그래서·이래서’이지요. ‘그렇지만·그래서’가 아니라 ‘하지만·해서’처럼 줄여쓸 적에는 알맞지 않습니다. “기억에 존재한다”는 알쏭달쏭한 일본말씨입니다. “어릴 적에 우물을 보았다”라든지 “어릴 적에 우물이 있었다”라 해야 알맞아요. “우물을 본 일이 떠오른다”나 “난 우물을 떠올린다”라 해야 할 테고요. ㅅㄴㄹ


시절(時節) : 1. 일정한 시기나 때 2. = 계절(季節) 3. 철에 따르는 날씨 4. 세상의 형편

기억(記憶) : 1.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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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491 : -ㄴ 여행 았 좋겠


먼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어

→ 멀리 떠나기를 바라

→ 멀리 떠나고 싶어

《겨울나무로 우는 바람의 소리》(조선남, 삶창, 2024) 26쪽


한자말 ‘여행’은 ‘멀리’ ‘가’는 길을 나타냅니다. 또는 ‘떠나’는 ‘길’을 가리킵니다. “먼 여행을 떠났으면”은 겹겹말인 셈입니다. 다만 ‘먼’은 힘줌말로 삼을 수 있어요. 이때에는 “멀리 떠나기를”이나 “멀리 가기를”처럼 적을 만합니다. 바랄 적에는 “좋겠어”를 안 씁니다. 바라기에 “바라”로 적습니다. 또는 “싶어”로 적습니다. ㅅㄴㄹ


여행(旅行) :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 객려(客旅)·정행(征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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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526 : 언어 본질적 도구


언어는 본질적으로 도구다

→ 말은 무릇 그릇이다

→ 말은 모름지기 밑감이다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복거일, 삼성경제연구소, 2003) 111쪽


말이란, 마음을 나타내는 소리입니다. 우리는 마음을 마음으로 느끼거나 읽기도 하지만, 마음을 도무지 못 느끼거나 못 읽을 수 있기에, 이럴 적에는 소리로 옮겨서 ‘말’을 엽니다. 마음하고 말은 같아요. 말 한 마디마다 마음 한 자락이 드러나고, 말씨 하나로 마음씨 한켠을 느껴요. 마음을 나타내거나 드러내려고 쓰는 소리그릇인 말입니다. 소리로 담는 말을 밑감으로 삼아서 저마다 마음을 밝히고 나누는 하루를 누려요. 마음이 높거나 낮지 않드, 말은 높거나 낮지 않아요.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른 마음이고, 다 다른 마음은 저마다 아름답습니다. 다 다른 말은 다 다른 마음을 그리니, 이 다 다른 말을 귀담아듣는 사이에 부드럽고 새롭게 이야기가 피어납니다. ㅅㄴㄹ


언어(言語) : 생각,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전달하는 데에 쓰는 음성, 문자 따위의 수단. 또는 그 음성이나 문자 따위의 사회 관습적인 체계

본질적(本質的) : 본질에 관한”을 가리킨다고 해요. ‘본질(本質)’은 “1. 본디부터 갖고 있는 사물 스스로의 성질이나 모습 2. 사물이나 현상을 성립시키는 근본적인 성질

도구(道具) : 1. 일을 할 때 쓰는 연장을 통틀어 이르는 말 2.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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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529 : 그것 자연의 이치 것


그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일 것이다

→ 숲빛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

→ 우리는 숲을 함부로 바꿀 수 없다

→ 사람은 숲을 섣불리 손댈 수 없다

《고양이를 쓰다》(나쓰메 소세키 외/박성민·송승현 옮김, 시와서, 2018) 41쪽


말머리에 ‘그것은’이라 넣으면 옮김말씨입니다. 이 보기글이라면 ‘우리는’으로 첫머리를 열 만하고, ‘우리가’를 사이에 넣어도 어울립니다. 숲빛이나 숲길이나 숲살림을 밝히는 자리이니 “사람은 숲을”처럼 첫자락을 열 만합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숲”이란 “함부로 바꾸”거나 “섣불리 손댈” 수 없다는 뜻이겠지요. ㅅㄴㄹ


자연(自然) : 1.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 2.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저절로 생겨난 산, 강, 바다, 식물, 동물 따위의 존재. 또는 그것들이 이루는 지리적·지질적 환경 3.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스스로 존재하거나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 7. 사람의 의도적인 행위 없이 저절로 ≒ 자연히

이치(理致) : 사물의 정당한 조리(條理). 또는 도리에 맞는 취지 ≒ 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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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530 : 욕들 공중


차마 못 할 욕들을 공중에다 휘갈기나

→ 차마 못 할 막말을 하늘에다 휘갈기나

→ 차마 못 할 말 하늘에다 막 휘갈기나

《가장 나다운 거짓말》(배수연, 창비교육, 2019) 10쪽


하늘에다가 막말을 한들 아무것도 못 풉니다. 차마 못 할 만한 말을 하늘에다가 휘갈긴들 속시원할 일이란 없습니다. 왜냐하면 바람과 물이 언제나 이 별에서 돌고돌듯, 우리가 흩뿌리는 말도 돌고돌아서 우리한테 와요. 내가 읊는 거친말이나 막말이나 깎음말은 늘 우리 스스로 돌려받을 거친말이고 막말이고 깎음말입니다. ㅅㄴㄹ


욕(辱) : 1. = 욕설 2. 아랫사람의 잘못을 꾸짖음 3. 부끄럽고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러운 일 4. ‘수고’를 속되게 이르는 말

공중(空中) : 하늘과 땅 사이의 빈 곳 ≒ 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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