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도 여기로 내려가지



  빨래터를 치우러 가는 길. 산들보라는 높직한 계단으로 내려서겠노라 한다. 그래, 그리로 내려설 수 있겠니? 응. 할 수 있어. 이제 산들보라도 계단쯤 아무것이 아니다. 마음껏 오르내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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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가 더 먼저 달려야지



  도서관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산들보라는 외친다. “내가 먼저 달려야지!” 그래, 네가 먼저 달리렴. 네 두 다리로 온힘을 내어 기운차게 달리렴. 바람을 가르면서 달리렴. 이 땅에 디딘 네 발로 봄기운을 느끼면서 달리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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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가 끌어 보고 싶어



  바퀴가 달린 짐가방에 털실을 잔뜩 담는다. 곁님이 새롭게 뜨개질에 눈을 뜨면서 실을 집으로 나른다. 큰아이가 씩씩하게 “내가 끌어 볼래!” 하고 외친다. 네가 끌 수 있을까? 그래, 끌 수 있는 데까지 끌어 보렴. 고갯마루까지 큰아이가 끌고, 그 뒤로는 내가 끌고 집으로 실꾸러미를 실어 나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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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그림을 곱게 넣어



  세모난 상자를 작게 빚는다. 세모 자리에 그림을 넣으면 더 곱지 않을까 하고 물으니, 놀이순이는 아하 그렇지 하면서 척척 그림을 넣는다. 그냥 세모 상자를 빚어도 곱고, 그림을 넣으면 한결 곱고, 그림을 넣어 상자를 빚는 손길도 늘 곱고.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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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야 집에 다 왔구나



  가볍게 들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면, 늘 산들보라가 앞장서네. 누나가 먼저 가서 문을 열어 주는구나. 이제 산들보라는 누나가 먼저 가서 문을 열어도 괜찮지? 아니, 고맙지? 누나가 문을 열고, 산들보라가 문을 닫으면 되지. 얼른 집으로 들어가서 발 씻고 느긋하게 쉬자.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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