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연쇄적


 연쇄적 반응 → 잇단 반응 / 이어지는 반응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 사건이 잇달아 일어났다

 연쇄적으로 도산하고 있다 → 잇달아 무너진다 / 자꾸 쓰러진다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 잇달아 영향을 미쳐 / 자꾸 영향을 미쳐


  ‘연쇄적(連鎖的)’은 “서로 연결되어 관련이 있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연결(連結)’은 “사물과 사물 또는 현상과 현상이 서로 이어지거나 관계를 맺음”을 뜻한다고 하니, 두 한자말은 돌림풀이로 이어집니다. 그도 그럴 까닭이 ‘관련(關聯)’은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계를 맺어 매여 있음”을 뜻한다 하고, ‘관계(關係)’는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을 뜻한다 하거든요. 한국말사전 뜻풀이는 아주 뒤죽박죽입니다. 그래도 이 뜻풀이를 살펴보면, ‘연쇄적(연쇄)·연결’에서는 ‘이어짐’이라는 한국말을 살필 만하고, ‘관련·관계’에서는 ‘맺음·매임(얽매임)’ 같은 한국말을 살필 만합니다.


  처음부터 쉽게 생각하여 ‘이어지다·잇달다’를 쓰면 됩니다. 흐름을 살펴서 ‘자꾸’나 ‘거듭’이나 ‘또’나 ‘끝없이·끊임없이’ 같은 낱말을 넣을 만합니다. 4348.12.9.물.ㅅㄴㄹ



손실을 여공들의 임금감하로 채우려 한 것이 파업을 연쇄적으로 야기시켰다

→ 손실을 여공들 임금을 깎아서 채우려 했기에 파업이 잇달아 일어났다

→ 손실을 여공 임금을 줄여서 채우려 한 탓에 파업이 자꾸 일어났다

《이효재-여성의 사회의식》(평민사,1978) 79쪽


나쁜 일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 나쁜 일들이 잇달아 일어났다

→ 나쁜 일들이 자꾸 일어났다

→ 나쁜 일들이 자꾸만 일어났다

→ 나쁜 일들이 또 일어났다

→ 나쁜 일들이 끝없이 일어났다

《어니스트 톰슨 시튼/장석봉-다시 야생으로》(지호,2004) 241쪽


하지만 연쇄적으로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문제요

→ 그렇지만 잇달아 일어나기 때문에 바로 문제요

→ 그러나 자꾸 일어나기에 바로 문제요

→ 그런데 끊임없이 일어나니까 바로 문제요

→ 그렇더라도 거듭 일어난다는 대목이 문제요

《이와아키 히토시/서현아 옮김-칠석의 나라 2》(학산문화사,2014) 154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일렬 一列


 일렬로 늘어서다 → 한 줄로 늘어서다

 의자들이 정면을 향해 일렬로 놓여 있었다 → 걸상들이 앞을 보고 한 줄로 놓였다

 일렬주차 → 한줄주차 / 한줄서기 / 한줄세우기


  ‘일렬(一列)’은 “하나로 벌인 줄”이라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일렬’하고 비슷한 낱말로 ‘단열(單列)’이 있다고 나오는데, ‘단열’은 “한 줄”로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일렬’이든 ‘단열’이든 그저 “한 줄”일 뿐입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부터 군대에서 으레 쓰던 ‘일렬종대’나 ‘이열종대’ 같은 말은 아직도 널리 쓰입니다. “한 줄로 나란히”나 “세로로 두 줄”이라 하면 되지만, 이처럼 쓰지 않아요. ‘종대(縱隊)’나 ‘횡대(橫隊)’는 ‘세로’나 ‘가로’로 고쳐써야 할 낱말이지만, 이렇게 고쳐쓰지 못하기도 합니다. 군대에서 익숙하게 굳은 말투가 학교로 퍼지고, 학교에서 다시 익숙하게 쓰면서 사람들 입에 달라붙습니다. 4348.12.9.물.ㅅㄴㄹ



일렬로 서서 행진놀이도 합니다

→ 한 줄로 서서 행진놀이도 합니다

→ 가지런히 서서 걷기놀이도 합니다

《진 화이트하우스 피터슨/박병철 옮김-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히말라야,1995)


개미들이 일렬로 골목을 횡단했고

→ 개미들이 한 줄로 골목을 가로질렀고

→ 개미들이 한 줄로 골목을 건너갔고

《김중일-내가 살아갈 사람》(창비,2015) 48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초록의


 초록의 물감 → 푸른 물감 / 풀빛 물감

 초록의 저고리 → 푸른 저고리 / 풀빛 저고리

 초록의 물결 → 푸른 물결 / 풀빛 물결

 초록의 구슬 → 푸른 구슬 / 풀빛 구슬

 초록의 공명 → 푸른 울림 / 풀빛 울림

 초록의 향기 → 푸른 냄새 / 풀내음


  한자말 ‘초록(草綠)’을 한국말사전에서는 “풀의 빛깔과 같이 푸른빛을 약간 띤 녹색”으로 풀이합니다. ‘녹색(綠色)’을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 초록색”으로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사전 뜻풀이는 아주 엉터리입니다. ‘초록’을 “푸른빛을 띤 녹색”이라 풀이하면서 ‘녹색 = 초록색’으로 풀이한다면, ‘초록 = 푸른빛을 띤 초록색’인 꼴이니까요.


  “초록의 옷”처럼 쓰는 분이 제법 있는데, 이 말투와 비슷하게 “노랑의 옷을 입다”나 “빨강의 옷을 입다”나 “파랑의 옷을 입다”나 “검정의 옷을 입다”나 “잿빛의 옷을 입다”처럼 말할 사람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투는 한국 말투가 될 수 없습니다. 한국말로 제대로 하자면 “노란 옷을 입다”, “빨간 옷을 입다”, “파란 옷을 입다”, “검은 옷을 입다”, “잿빛 옷을 입다”처럼 적어야 합니다. 4348.12.9.물.ㅅㄴㄹ



초록의 물결

→ 푸른 물결

→ 풀빛 물결

→ 짙푸른 물결

《고재종-날랜 사랑》(창작과비평사,1995) 63쪽


초록의 애벌레를 발견했다

→ 풀빛 애벌레를 보았다

→ 푸른 애벌레를 보았다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윤효진 옮김-곤충·책》(양문,2004) 21쪽


나뭇잎이 초록의 옷을 입고

→ 나뭇잎이 푸른 옷을 입고

→ 나뭇잎이 푸른 빛을 띠고

→ 나뭇잎이 푸르러지고

《류기봉-포도밭 편지》(예담,2006) 59쪽


초록의 나무들

→ 푸른 나무들

→ 푸른 옷을 입은 나무들

→ 풀빛이 싱그러운 나무들

《이마이즈미 미네코·안네테 마이자/은미경 옮김-숲에서 크는 아이들》(파란자전거,2007) 31쪽


도쿄는 초록의 도시

→ 도쿄는 푸른 도시

→ 도쿄는 푸른빛 도시

→ 도쿄는 풀빛 도시

→ 도쿄는 푸른 빛깔 도시

《안수연-케이타이 도쿄》(대숲바람,2007) 124쪽


바람이 부는 초록의 들판을 상상했어

→ 바람이 부는 푸른 들판을 생각했어

→ 바람이 부는 짙푸른 들판을 떠올렸어

→ 바람이 부는 푸르디푸른 들판을 그렸어

《다카도노 호코/이서용 옮김-달라도 친구잖아!》(개암나무,2012) 63쪽


초록의 어항 주위를 공전하는 너희는 알겠지

→ 푸른 어항 둘레를 맴도는 너희는 알겠지

→ 풀빛 어항 둘레를 빙빙 도는 너희는 알겠지

《김중일-내가 살아갈 사람》(창비,2015) 2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알량한 말 바로잡기

 수리 修理


 수리를 못해서 → 고치지 못해서 / 손질하지 못해서

 어느새 말끔히 수리되어 있었다 → 어느새 말끔히 고쳐졌다

 자전거를 수리하다 → 자전거를 손보다 / 자전거를 손질하다


  ‘수리(修理)’는 “고장 나거나 허름한 데를 손보아 고침”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은 ‘손보다’입니다. 때로는 ‘손질하다’를 쓸 수 있고, ‘고치다’를 쓸 만합니다. 오늘날 사회에서는 ‘수리점’이라고만 하는데 ‘손질집’이나 ‘손질가게’ 같은 말을 새롭게 쓸 수 있어요. 4348.12.8.불.ㅅㄴㄹ



내가 수리한 집에서

→ 내가 고친 집에서

→ 내가 손질한 집에서

《서정홍-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문학동네,2014) 50쪽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 고치며 쓸 부품을

→ 손볼 때에 드는 부품을

《이수정-10대와 통하는 일하는 청소년의 권리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41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고가의


 고가의 물품 → 비싼 물품

 고가이니까 → 비싼 것이니까

 고가로 팔렸다 → 비싸게 팔렸다


  한자말 ‘고가(高價)’는 “비싼 가격. 또는 값이 비싼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약값이 비싸니 “비싼 약”이라고 합니다. 책값이 비싸면 “비싼 책값”입니다. 술값이나 밥값이 비싸면 “비싼 술값”이나 “비싼 밥값”입니다.


  일본사람은 ‘高價の’나 ‘低價の’처럼 적을 텐데, 한국사람은 ‘비싼’이나 ‘싼’으로 적으면 됩니다.

  한국말사전을 살펴보면 ‘싼값’은 한 낱말로 실립니다. 그러나 ‘비싼값’은 올림말이 아닙니다. 한국말에서는 ‘싸다·비싸다’를 나란히 쓰는 만큼 ‘싼값·비싼값’을 모두 올림말로 다루어서 써야 한다고 느낍니다. 4348.12.8.불.ㅅㄴㄹ



고가의 약을

→ 비싼 약을

→ 값나가는 약을

→ 값비싼 약을

→ 돈이 많이 드는 약을

《야마모토 토시하루/문종현 옮김-세상에서 가장 수명이 짧은 나라》(달과소,2003) 144쪽


고가의 기능성 달걀

→ 비싸고 좋다는 달걀

→ 비싸고 더 낫다는 달걀

《고와카 준이치/생협전국연합회 옮김-항생제 중독》(시금치,2005) 84쪽


고가의 엔진

→ 비싼 엔진

→ 값비싼 엔진

→ 좋은 엔진

《타이라 아이린/김남미 옮김-들어 봐요 호오포노포노》(판미동,2015) 56쪽


고가의 스웨덴 수입품을 구입했다

→ 비싼 스웨덴 수입품을 샀다

→ 값비싼 스웨덴 수입품을 장만했다

《시오미 나오키/노경아 옮김-반농반X의 삶》(더숲,2015) 59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