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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가방 @.@ (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14-07-10
  일곱 살 큰아이를 무릎에 앉혀서 버스를 탄다. 큰아이 무릎과 다리를 주무르는데 “아까 계단에서 넘어져서 다쳤어요. 피 났어요. 괜찮아요. 다시 일어났어요.” 하고 말한다. 큰아이는 씩씩하게 잘 다니지만 네 살 작은아이는 아직 걸음이 더디거나 다리힘이 적어 으레 작은아이만 살피다가 큰아이가 넘어진 줄 몰랐다. 문득 큰아이 무릎을 살펴보니 곳곳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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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린재와 민들레 @.@ (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14-07-09
  사람이 보기에 노린재는 작다. 노린재가 보기에 사람은 크다. 그런데, 노린재는 사람을 볼 수 있을까. 사람을 알아볼 수 있을까. 개미나 거미는 사람을 알아볼 수 있을까. 사람을 어느 만큼 알아본다고 할 만할까. 사람이 보기에 노린재는 작다. 그러면 사람은 노린재를 잘 알아볼 수 있을까. 노린재 몸 구석구석을 사람들은 어느 만큼 헤아리거나 살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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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를 노래한다 @.@ (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14-07-09
  온누리에 빛이 있다. 빛이 있어 풀이 돋고 나무가 자란다. 풀이 돋고 나무가 자라니 온갖 벌레가 어우러져 살아간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 눈이 오고 겨울잠을 잔다. 내가 흐르며 바다가 넘실거린다. 사람들은 이러한 빛을 듬뿍 받으면서 서로 사랑을 나누는 숨결이다. 온누리에 있는 빛을 노래한다. 온누리에 가득한 빛을 껴안는다. 온누리에 감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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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갉아먹는 어른 @.@ ( 공감0 댓글0 먼댓글0) 2014-07-05
  우리는 돈이나 금을 먹을 수 없다. 우리는 돈이나 금으로 밥을 사서 먹을 수는 있다. 우리는 돈이나 금을 벌면서 살 수 없다. 우리는 밥이 될 곡식이나 푸성귀나 열매를 얻어야 살 수 있고, 우리는 바람과 물을 마셔야 살 수 있다. 우리는 고속도로나 공장이 없어도 살지만, 해나 달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우리는 숲이 있어야 살고, 못과 내와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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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말, 사진말, 삶말 @.@ ( 공감2 댓글0 먼댓글0) 2014-07-03
  사진은 무엇이고, 사진은 어떤 말을 하는가. 사진은 사진일 테고, 사진은 사진말을 할 테지. 아무렴. 그림은 그림이며 그림말을 한다. 숲은 숲이며 숲말을 한다. 사람은 사람이며 사람말을 한다. 그런데, 같은 사람이면서 어느 사람은 사람다운 빛과는 동떨어진 길을 걷곤 한다. 같은 사람이면서 어느 사람은 사람다운 빛으로 사랑스러운 길을 걷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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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로 사는 네 사람 @.@ ( 공감2 댓글0 먼댓글0) 2014-07-01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이가 도서관에서 시간여행기를 타고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서 세 사람을 만난다고 한다. 한 사람은 소로, 다른 사람은 스코트와 니어링, 그리고 한 사람은 타샤 튜더. 이 셋은 저마다 ‘스스로 살고픈 대로 이녁 길을 걸어간’ 사람이라고 한다. 고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이는 세 사람(이지만 네 사람)과 얽힌 책을 바지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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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이야기, 사진 @.@ (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14-06-30
  사람한테서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을 보면 이야기가 태어난다. 그러니, 사람을 찍는 사진에는 모두 이야기가 있다. 민족사진가협회에서 엮은 사진책 《사람과 이야기》는 여러모로 뜻이 있다. 재미있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이 책을 제대로 빛내거나 밝히지 못한다.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제대로 읽히지 못한다. 애써 책으로 묶어서 선보이려고 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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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리는 디자인 @.@ (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14-06-30
  아무래도 ‘디자인’이라는 낱말이 영어인 만큼, 《디자인의 디자인》이라는 책을 쓴 일본사람은 ‘리디자인’이라는 말을 쓰는데, ‘리디자인’이라 하면서도 이 말을 “다시 디자인”으로 풀이한다. 그러니까, 새롭게 디자인한다는 소리이리라. 그리고, 영어로 ‘디자인’이라 하지만,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디자인’을 어떻게 하는가를 헤아린다면, 우리로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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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아버지 읽는 아버지 @.@ (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14-06-29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는 어버이가 늘어난다. 그렇지만,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는 아버지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다. 아버지 자리에 선 사람들은 으레 집 바깥에서 돈을 버는 데에 마음을 쏟는다. 집 바깥에서 돈을 벌고 집으로 돌아오면 기운이 쪽 빠진다. 아이와 살을 부비면서 노는 데에도 버겁다. 집에 텔레비전이 있으면 그림책 놀이를 하기에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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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지기 서정홍과 곁님 @.@ ( 공감0 댓글0 먼댓글0) 2014-06-29
  시인이자 흙지기인 아저씨, 곁님한테 미안해 하지 말아요. 서로 알잖아요. 서로 마음으로 얼마나 아끼고 어떻게 보살피려는 넋인 줄 말이에요. 삶을 즐겁게 노래하시면 돼요. 아픔은 아프게 노래하고, 기쁨은 기쁘게 노래하면 돼요. 이 노래를 차곡차곡 엮어서 이야기를 이루고, 이 이야기를 이웃한테 살포시 건네면 돼요. 따사로운 손길로 머리카락을 쓸어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