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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 역사와 문화, 신문사 기자 @.@ (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14-04-25
  한국사람이 밥을 먹으면 어떤 밥이라고 해야 할까. 한자로 ‘한식’이라는 낱말을 쓰기도 하는데, 오늘날 한국사람이 여느 살림집에서 지어서 먹는 밥을 가리켜 ‘한식’이라고 할 만한지 궁금하다. 조선 시대에 궁중에서 임금이 먹던 밥일 때에만 비로소 ‘한식’이라고 할 만한지 궁금하다. ‘가정식 백반’이 있는데, ‘가정식 백반’은 ‘한식’이라고 할 만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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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내려놓고 참나 찾기 @.@ ( 공감0 댓글0 먼댓글0) 2014-04-21
  나는 ‘톰 새디악’이라는 이름을 모른다. 이녁이 찍었다는 영화도 모르고, 이녁이 돈을 얼마나 많이 벌어들였으며, 얼마나 이름난 배우하고 노닐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톰 새디악이라는 분은 이녁이 누린 돈과 이름이 얼마나 덧없거나 부질없었는지 느꼈다고 한다. 모두 내려놓고 ‘참된 나’를 찾는 길을 걷는다고 한다.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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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형 @.@ ( 공감0 댓글0 먼댓글0) 2014-04-20
  연금술사인 아버지를 바라보는 형은 연금술을 찬찬히 익힌다. 아버지가 연금술사라지만 동생은 들판을 휘저으며 뛰놀기를 좋아한다. 연금술에는 눈길조차 안 두는 동생이 형으로서는 못마땅하다. 함께 놀지 않고 연금술에만 빠진 형이 동생한테는 서운하다. 함께 배우고 같이 놀기는 어려울까. 서로 아끼며 나란히 웃고 노래하는 힘들까. 형은 동생과 어떻게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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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넋과 함께 1 @.@ ( 공감0 댓글0 먼댓글0) 2014-04-18
  꽃한테도 넋이 있고 나무한테도 마음이 있다. 벌레한테도 생각이 있고 풀한테도 사랑이 있다. 꽃넋을 읽는 사람은 읽고, 나무마음을 읽는 사람은 읽는다. 벌레가 들려주는 노래를 읽는 사람은 읽고, 풀이 베푸는 숨결을 읽는 사람은 읽는다. 만화책 《귀수의 정원》은 풀과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뜰에서 오랜 나날 살아오면서 사람들과 살가운 사랑을 속삭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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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물음 @.@ ( 공감0 댓글0 먼댓글0) 2014-04-18
  아이한테 무엇을 물어 보는가 돌아볼 노릇이다. 아이는 어른한테 무엇을 물어 보는지 생각할 노릇이다. 아이는 어른한테서 무엇을 배워야 사람답게 튼튼하며 씩씩하고 사랑스레 자랄는지 돌아볼 노릇이다. 어른은 아이한테 무엇을 물려주어야 사람다운 꿈과 넋과 빛을 가꿀 만한지 생각할 노릇이다. 대학입시에 얽매인 채 참고서와 자습서만 아이한테 갖다 안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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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이랑, 처음 손바느질, 손꽃 @.@ (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14-04-17
  바느질은 언제나 손바느질이었다. 글은 언제나 손글이었다. 빨래도 언제나 손빨래였다. 삶과 사랑과 꿈은 언제나 사람들 스스로 손으로 일구었다. 손질을 하고 손길을 보내며 손빛을 밝혔다. 집짓기와 밥짓기와 옷짓기를 스스로 놓거나 잃거나 잊으면서 손이 제구실을 잃는다. 글도 그림도 사진도 언제나 우리 손으로 빚지만, 이제 손이 아닌 기계를 빌어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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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와영희 대자보 1 @.@ ( 공감0 댓글0 먼댓글0) 2014-04-16
   ‘철수’와 ‘영희’가 일하는 작은 출판사에서 “철수와 영희를 위한 대자보”를 내놓는다. 조그맣게 꾸리는 자그마한 책으로, 첫 이야기는 손석춘·지승호 두 사람이 《이대로 가면 또 진다》라는 이름을 붙여 선보인다. 참으로 맞는 이야기이다. 이대로 가면 정치와 사회와 경제와 문화와 언론 모두 바보스럽게 지고 말리라 느낀다. 왜냐하면,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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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와 시읽기 @.@ ( 공감2 댓글0 먼댓글0) 2014-04-15
   갓꽃이 피고 유채꽃이 핀다. 모과꽃이 흐드러지다가 천천히 저물고 매화 열매가 굵는다. 딸기꽃이 피고 지면서 하얀 열매가 빨갛게 익는다. 삼월이 지나 사월이 흐르고 오월이 다가온다. 날마다 새로운 바람이 불어 하늘빛은 새삼스레 파랗고, 구름빛이 하얗게 내려온다. 똑같은 날이란 없고, 똑같은 빛이란 없다. 시를 쓰는 이들은 어떤 삶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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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네 개흙과 동시 @.@ (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14-04-14
  낙지는 언제나 개흙에서 잔치를 하겠지. 새는 늘 숲에서 잔치를 하겠지. 개구리는 노상 논이나 둠벙이나 못에서 잔치를 하겠지. 나비는 한결같이 풀밭에서 잔치를 하겠지. 그러면, 우리들 사람은 어디에서 잔치를 하나. 사람은 언제 잔치를 하나. 사람은 어느 때에 왜 잔치를 하나. 사람들이 여는 잔치에는 누가 손님일까. 사람들이 마련하는 잔치에는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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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벚꽃잔치 @.@ (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14-04-12
  할아버지는 벚나무를 심는다. 누가 심으라 하지 않으나 조용히 벚나무를 심는다. 할아버지가 심은 벚나무에 벚꽃이 피는 모습을 할아버지가 볼 수 있기도 하지만, 할아버지는 벚나무가 우람하게 자라는 모습까지 지켜보지는 못한다. 그러나 할아버지에 앞서 다른 할아버지가 심은 나무는 어느새 우람하게 자랐으니, 먼먼 옛날부터 하나둘 심어서 돌보고 아낀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