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라는 책

 


숲에 깃드는
사람은

 

숲에서 울리는
노래를
듣고

 

숲에서 피어나는
꽃을
보며

 

숲에서 자라나는
빛을
느낀다.

 


4345.11.2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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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노래

 


저 이웃마을 소 우는 소리
달밤에 멀리멀리
퍼진다.

 

마당으로 내려와
별바라기 달바라기
조용히 하는 동안
밤새 밤벌레
밤자동차 밤바람
고즈넉히 노래한다.

 

이 땅에
자동차 생기지 않던
그리 안 먼 옛날까지
밤자동차 아닌
밤아이 밤어른
밤개 밤짐승
온갖 숨결 싱그러이
달노래 불렀겠지.

 

서울에서는 놀고 먹느라
귀 따가운 술노래 퍼지고,
시골에서는 서울로 떠나느라
작디작게 움츠러드는 마을마다
아이들 없어 아주 고요하다.

 


4345.11.2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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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중 입술

 


늦가을 까마중
달콤하게 먹어
입술 까맣게
볼 까맣게
노래하는 아이,

 

산들바람
쑥꽃 건드리며
조용히 지나가는 풀내음
함께 먹는다.

 


4345.11.2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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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

 


숲이 있으면
나무가 자라고 풀이 돋아
겨울에도
푸르게 숨쉬고 맑게 빛나는
꽃이 있고,
곁에 가늘가늘 고즈넉히
노래하는 벌레 있다.

 

늦가을
11월 19일에도
고흥 도화 동백마을에는
풀벌레가 노래하고
부전나비 춤춘다.

 

니 우예 겨울잠 안 자노
말을 걸다가
나도 모르게
온 들판 누렇고 푸른 빛을
가만히 바라본다.

 


4345.11.19.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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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프다

 


후끈후끈 달아올라
눈물까지 줄줄 흘리는
큰아이
작은아이
곁에서 밤새
다독이고 쓰다듬고
이불 여미면서
마음속으로 되뇐다.

 

다 나아 다 나아 다 나아,
씩씩하게 튼튼하게 말끔하게 일어나자,
곱고 새롭고 당차게 놀자,
느긋이 넉넉히 달콤하게 자자,
아침이 밝으면,
네 몸도 마음도 밝을 테니까.

 


4345.11.13.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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