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3

 


못 먹는 풀
하나조차 없어요.

 

다 다른 자리에서
알맞게 먹으며

 

삶 북돋우는
나물입니다.

 


4346.8.5.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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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소나무 가지 좍좍 베어
민둥나무 만들어 놓고
그림같다며 웃는
당신은
누구인가.

 


4346.7.3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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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1

 


비가 내리면 빗소리에 자고
냇물 흐르면 물소리에 자고
바람이 불면 바람소리에 자고
개구리 울면 곽곽 소리에 자고

 

제비가 새끼 먹이며 지저귀어도
새근새근
고운 숨결로 자는데,

 

사부작사부작 고요히 내리는
눈소리 들으면
벌떡 일어나
마당을 뒹굴며 노는

 

아이들.

 


4346.7.3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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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투리

 


자전거를 몰고
이웃 호덕마을
감나무밭 지날 무렵
까투리 한 마리
논둑길 한복판에
선 모습 본다.

 

사람 거의 안 지나다니는 길에
자전거 지나가니
깜짝 놀라
포드드득 내뺀다.

 

이틀 뒤
다시
이웃 호덕마을
감나무밭 지나가니
까투리 한 마리
논둑길 한복판에 있다가
볏잎 높다라니 자란
논 사이로 숨어든다.

 

까투리야 까투리야
유자나무밭 아닌
감나무밭에
네 어여쁜 아기 낳으려고
알을 놓았니.

 

잘 했다 잘 했어
유자나무밭은 엄청난 농약구덩이란다.
감나무밭에도 농약을 가끔 뿌리지만
참말
유자나무밭 둘레에서는
아무도 살아남지 못해.
그곳에서는
매미소리 한 가락조차 없단다.

 


4346.8.1.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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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먹을 때는 제비
놀 때는 강아지
잘 때는 곰
울 때는 개구리
웃을 때는 꾀꼬리
춤출 때는 두루미
걸을 때는 나비
달릴 때는 병아리

 

할머니 옆에서는 매미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곁에서는
아기.

 


4346.8.14.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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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8-16 17:20   좋아요 0 | URL
정말 참 좋습니다~!
'아기'를 어쩜 이렇듯..예쁜 시로 쓰셨는지요. *^^*

숲노래 2013-08-18 08:36   좋아요 0 | URL
우리 집에 아기가 셋이 있느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