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받은 시집은

 


아침에 일어나서,
선물받은 시집 읽으려
두 쪽 넘길 무렵

 

작은아이 이것 해 달라
큰아이 저것 해 주라
복닥이다 보니,

 

아침밥 끓여야 할 때.

 

어제 불린 쌀 안친 다음,
엊저녁 작은아이 똥 싼 바지랑
어젯밤 작은아이 오줌 싼 기저귀랑
빨래한다.

 

빨래를 마당에 널고
국을 끓인다.

 

어제 남은 반찬에다가
소시지와 양파 잘게 썰어 함께 볶다가
밥상을 닦고
부엌바닥을 쓴다.

 

아이들 불러
수저 놓으라 이른다.

앞마당 밭에서
풀 몇 포기 뜯고
날무와 곤약과 오이를 썰어
밥상 마무리.

 

선물받은 시집은
언제 읽나.

 


4346.8.5.달.ㅎㄲㅅㄱ

 

..

 

appletreeje 님 시집과 소시지와 사탕 고맙게 잘 받았습니다.

시집소시지 이야기로 시가 하나 나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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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8-05 17:36   좋아요 0 | URL
참 좋습니다~!!^^

숲노래 2013-08-05 18:00   좋아요 0 | URL
네, 시집도 소시지도 선물도
후애 님 댓글도
다 좋습니다~
 

바보가 되고 싶으면

 


바보가 되고 싶으면 따져라!
나이를!
학벌과 학력을!
가진 돈과 집과 땅을!
얼굴과 몸매와 키를!
옷차림과 매무새를!
말투를!

 


4339.10.2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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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골아이

 


나이키 아디다스 필라
네파 노스페이스 케이투

 

면소재지 초등학교
세 아이
군내버스 타고
읍내 놀러가는
옷차림새.

 

요즘 시골아이.

 


4346.7.3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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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골

 


시냇물 흐르고
골짜기 두르니

 

시골이었다지만

 

4대강과 함께
전남 고흥군 도화면
금탑사 오르는 오솔길

골짝물까지
시멘트로 얻어맞는다.

 

작은 논배미 도랑은
흙이 짓밟히고
시멘트 물길이 된다.

 

시멘트 쎄멘 공구리
비닐 농약 늙은이

 

요즘 시골.

 


4346.7.3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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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

 


밀양송전탑을 둘러싼
‘한전 내부 보고서’가 드러났다.
송전탑 둘레 80미터 안쪽은
사람 목숨을 어지럽히는
전자파 구덩이라고 한다.

 

이 보고서는 그야말로
‘내부 비밀’ 보고서였단다.
그러니까 이 보고서 받은 이들은
사람 잡는 송전탑을
버젓이 세우며
겉으로는 티를 안 낸 셈이다.

 

사람을 잡아 놓고도
법에 걸리지 않고
사람을 족쳐 놓아도
스스로 부끄럽지 않으니

 

먹고살기 좋은갑다.

 

어느 시골에나
논 한복판 우람한 송전탑 있고,
어느 멧골에나
숲 한복판 엄청난 송전탑 있으나,
가만 보면
아파트마을 한복판이라든지
청와대 한복판이라든지
축구장 한복판이라든지
놀이공원 한복판이라든지
63빌딩 한복판이라든지,
이런 데에는 송전탑 없다.

 

송전탑이 없어 전기를 못 쓰나?
송전탑 없어 전기 못 쓰는 사람 누군가?
송전탑까지 세워 전기 쓰는 사람 누군가?
위험 위해 시설
잔뜩
시골과 멧골에 처박으면
도시사람 먹고 마시는
밥과 곡식과 열매와 물
참 거시기한 줄


송전탑 곁에서 살아가지 않고서야
송전탑 앞에서 골 아프지 않고서야
송전탑 둘레서 논일 하지 않고서야

 

모르나
모르네
모르는구나.

 


4346.7.3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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