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밥

 


밭둑에 자라는 풀
숲에 돋은 버섯
들에 난 열매

 

하나씩 톡 따서
살살 혀로 굴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데

 

콕 찌르듯 아리지 않은
쌉쌀한 맛과 내음이면
두고두고
나물 삼는다.

 


4346.8.2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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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팔월

 


햇볕이 내리쬐면
볼그스름 백일홍이
그늘 드리우고,

 

구름 지나가면
까무잡잡 시원스레
그늘 펼쳐진다.

 

매미 몇 마리 농약바람에
살아남아 울더니,
풀벌레 여러 마리 농약춤에
살아서 노래한다.
개구리 소리는 없다.

 

빨래터에서 아이들 노는 동안
빨래터 바닥에 낀 물이끼
긴솔로 복복 문질러
천천히 벗긴다.

 

한 달 넘게
남녘 시골에는 비 없는데
서울 경기 강원 말고
전남 경남 시골에
언제 빗노래 흐를까.

 


4346.8.18.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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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그림

 


세 살 작은아이
크레파스 쥐고
이리 죽죽
저리 좍좍
금을 긋다가는
동그라미 그리는 시늉.

 

빈자리 많이 남긴
그림종이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내 손에 크레파스 쥐어
차근차근
빛깔을 입혀
무지개꽃 피어나는
덧그림 즐긴다.

 


4346.8.17.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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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6

 


나비 한 마리
무엇을 먹고
어디에 깃드는가.

 

나비와 함께 살며
가만히 지켜본다.

 

나비애벌레 한 마리
무엇을 먹어
어디에 고치 트는가.

 

나비와 같이 놀며
물끄러미 바라본다.

 

나비는
풀과 나무 곁에서 산다.

 

나비는
풀과 나무 둘레에서
밥을 먹고 짝을 찾는다.

 

나비는
풀과 나무 품에서
조용히 잠든다.

 


4346.8.5.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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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2

 


배가 부르면
숟가락 내려놓고
뛰어논다.

 

잠이 오면
눈 사르르 감고
곯아떨어진다.

 

세뱃돈 용돈
모두 어버이한테 맡기고
돌려받지 않는다.

 

힘이 들면
안아 주기를 바라며
사랑해 달라 말한다.

 

즐거울 때에는
까르르 웃고 노래하며
한겨울 추위마저
따스히 포근히
촉촉히 살가이
녹인다.

 

아이들은.

 


4346.8.2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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