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을 받아먹으며
맑게 자라는 아이.

 

사랑을 차려주며
즐겁게 일하는 어른.

 

사랑을 함께 나누며
씩씩하게 크는 아이.

 

사랑을 받으며
환하게 웃는 어른.

 


4346.8.16.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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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5

 


모시잎 톡톡 뜯어 떡 찧어 먹고
모시줄기 툭툭 끊어 실 뽑아 옷 지어 입고

 

댓잎 엮어 작은 바구니
싸리줄기 엮어 조촐히 빗자루

 

짚으로 새끼 꼬아
신 삼고
지붕 잇고
줄 쓰고

 

알맹이 훑어먹고
잎사귀 달게 먹고
뿌리 달여 먹고

풀 한 포기


땅과 사람과
이야기와 삶
살찌운다.

 


4346.8.5.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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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8-28 09:51   좋아요 0 | URL
참 좋습니다~!
어쩜 이리도 살뜰하니 예쁜 '풀' 詩를 쓰셨을까요~? ^^
가만히 읽기만 해도 풀,이 어떻게 소중하고 살가운 존재인지 마음에 스며드네요~
'풀' 하면 김수영 시인의 '풀'만 떠올랐지요...'풀이 눕는다..'

숲노래 2013-08-28 12:19   좋아요 0 | URL
도시에서 바라보며
상징으로 말하던 '풀'을
이제는 더 너르며 깊은
다른 대목에서도
함께 바라보면 한결 즐거우리라 생각해요.

그래서 가끔 '풀'을 이야기하는 시를 쓰자 하고
생각했어요.
 

부채질

 


후끈후끈 무더운 여름날
아침 낮 저녁
밤 새벽
하루 내내
아이들 땀 식히려고
부채질을 한다.

 

아이가
여섯 살
세 살
둘이니
한손에 부채 하나씩 쥐고
두 아이한테 부채질 한다.

 

아이가 셋이면 어쩌지?
생각한 적 있는데,
그때에는
큰아이가 씩씩하게 자라
혼자서 부채질을 할 테지.

 

큰아이한테 여섯 해째,
작은아이한테 세 해째,
여름마다 부채질 하며 사는데,
올여름에
작은아이 큰아이 모두
장난이자 놀이 삼아
아버지한테 부채질
되돌려준다.

 

아이들은 1분이 채 안 될 만큼
부채질 해 주고
깔깔 웃으며
어느새 저쪽으로 달려가서 노는데,
나는
아이들한테서 1분 부채질 받으면
1시간만큼 돌려준다.

 


4346.8.9.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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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8-26 21:08   좋아요 0 | URL
벼리와 보라가 아버지한테 1분이 채 안되더라도
부채질 해주는 모습이 떠올라 아주 이쁘고 귀여워요~! ㅎㅎ

숲노래 2013-08-27 07:10   좋아요 0 | URL
이제는 부채질을 안 해도 되는 날씨가 되어
몸이 좀 쉴 수 있습니다~
 

풀 4

 


마을에서 오직 하나
농약 안 치고
풀 안 베는
우리 집.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갖 풀벌레 만나고,

 

저녁부터 아침까지
온갖 풀노래 듣는다.

 


4346.8.5.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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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밥

 


밭둑에 자라는 풀
숲에 돋은 버섯
들에 난 열매

 

하나씩 톡 따서
살살 혀로 굴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데

 

콕 찌르듯 아리지 않은
쌉쌀한 맛과 내음이면
두고두고
나물 삼는다.

 


4346.8.2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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