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좋아하는 치마 입고
공주 그림이 큼직하게 들어간 치마가 한 벌 있다. 이 치마를 이웃님이 물려주었다. 치마순이는 다른 치마보다 이 치마가 마음에 든다고 한다. 어느 대목에서 마음이 들까? 예쁜 그림이 들어갔기에 마음에 들까? 공주 만화 치마를 덧입으면서 글씨놀이를 하는 뒷모습을 바라본다. 공주 그림 치마는 이 치마대로 좋아할 만하고, 다른 치마는 다른 치마대로 좋아할 만하겠지. 어느 옷이라고 안 좋아할 까닭이 없다. 그래, 이 옷 저 옷 네 마음에 따라 골고루 입으면서 놀면 언제나 아름답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산들보라 물첨벙 재미있어
산들보라는 웅덩이에 첨벙거리면서 놀면 재미있지. 웅덩이만 있으면 하루 내내 지치지 않고 놀 수 있지. 긴신을 꿰고 첨벙거리면서 물을 튀기고, 발이 속속 빠지는 웅덩이를 거닐면서 어떤 놀이라도 할 수 있지. 4348.5.6.물.ㅎㄲㅅㄱ
산들보라는 졸려서 새근새근
작은아이는 졸음을 꿋꿋하게 참으면서 놀기도 하지만, 졸음을 더 견디지 못하고 곯아떨어지기도 한다. 졸음을 견디며 놀 적에도 이쁘장하고,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곯아떨어지는데, 혼자서 조용히 자리에 드러누워 이불을 폭 뒤집어쓰는 모습을 보면, 어쩜 이리 대견할까 싶어서 살살 이마를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쓸어넘겨 본다. ㅎㄲㅅㄱ
산들보라는 그저 놀이돌이
산들보라는 책방마실을 와도 놀이돌이로 지낸다. 아무렴, 너는 늘 놀이돌이일 테지. 낮에도 밤에도 아침에도 저녁에도, 버스에서도 집에서도 마당에서도 길에서도 늘 놀이돌이로 뒹굴면서 뛰어다닐 테지. 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