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긴신에 물 들어갔어
산들보라가 긴신에 물이 들어갔으니 뻬 달라고 말한다. 나는 산들보라한테 “얘, 네가 신을 벗어서 털면 돼.” 하고 말한다. 그러나, 산들보라는 이렇게 못 한다. 어른으로서는 말로 하기 쉽지. 아이로서는 말을 고스란히 따라서 움직이기는 아직 어렵다. 그래도, 시늉을 낸다. 그래, 시늉을 내렴. 그렇게 하고 또 해야 신을 혼자 신고 벗을 뿐 아니라, 모든 일을 스스로 할 수 있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산들보라가 말하노니 멈춰
장난감 하나를 쥐고 마실을 나온 산들보라는 샛노란 꽃송이를 하나 꺾어서 손에 함께 쥔다. 한참 신나게 논둑길을 달려온 뒤, 시골버스 타는 곳 앞에 서서 손을 곧게 뻗는다. 멈춰! 뭘 멈추라고? ㅅㄴㄹ
사름벼리는 꽃을 찾아보려고
자전거마실을 앞두고 사름벼리가 꽃을 찾아본다. 동생이 장난감을 가지고 오겠다면서 집으로 들어가니, 이동안 꽃순이는 울타리 따라 돋은 풀 사이에서 피어난 꽃이 있는가 없는가 살핀다. 꽃이 어디에 있을까? 바로 여기에 있지. ㅅㄴㄹ
산들보라는 아버지 배웅할게
아침에 아버지가 집을 나선다. 바깥일을 보러 서울로 가야 한다. 산들보라는 새벽 일찍 깨어서 논다. 아버지가 집을 나설 적에 “잘 다녀와.” 하고 인사해 준다. 고마워. 저도 잘 놀아.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