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는 개구리 보려고



  개구리가 우리 곁에서 노래한다. 산들보라는 좀처럼 개구리를 못 찾는다. 개구리가 흙빛 바윗돌에 찰싹 달라붙었기 때문일까. 자, 눈을 더 크게 뜨고 둘레를 가만히 살펴보렴. 그러면 네 눈에도 개구리가 보일 테니까.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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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가 풀나무 세울게



  산들보라 밥그릇에 풀을 한 포기 얹는다. 산들보라는 “내가 나무 세울게.” 하면서 밥에 풀포기를 소옥 꽂는다. 배고픈 아이들이지만, 밥상을 차려 놓으면, 이 밥상맡에서도 무언가 놀거리가 있는가를 살핀다. 밥 한 술 뜨기 앞서 놀고, 밥 한 술을 뜨고는 놀다가, 또 밥 한 술을 뜨고 새롭게 논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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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펄쩍순이



  사름벼리는 잠자리가 되었다. 잠자리처럼 날개와 같은 팔을 곧게 펼치고 팔랑팔랑 펄쩍펄쩍 바람을 가르면서 난다. 이제 제법 높이 멀리 난다. 다리힘과 허리힘이 차츰 더 붙으면 훨씬 높이 멀리 날아오르겠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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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아버지 따라갈래



  낮에 뒤꼍에 올라서 풀내음을 맡으면서 햇볕을 쬔다. 얼마쯤 이렇게 있자니 작은아이가 아버지를 찾아 뒤꼍으로 올라온다. 작은아이는 늘 아버지를 곰곰이 지켜본다. 마당에 나가든 부엌에서 도마질을 하든 책을 읽든 으레 아버지 꽁무니를 좇는다. 아버지가 마당에 나간 뒤 한참 안 보이니 궁금해서 두리번거리다가 뒤꼍으로 오는구나 싶다. 아버지가 뒤꼍에서 해바라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아하, 아버지 여기 있구나. 나도 올라가야지.” 하면서 생글생글 웃는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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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물노래를 들으려고



  누나가 빨래터 바닥에 엎드려서 물노래를 들으니, 산들보라도 빨래터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물노래를 듣는다. 아이들은 어디에서 놀든 거리끼지 않는다. 옷이야 젖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는다. 바로 이런 모습이 놀이돌이와 놀이순이 모습이면서, 모든 아이들한테 스스럼없이 귀여운 모습일 테지. 어때? 빨래터 물결이 너한테 어떤 노래를 들려주니?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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