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도 어머니하고 같이 가고 싶어



  곁님이 배움마실을 간다. 앞으로 보름이 지나야 고흥집으로 돌아온다. 산들보라는 어머니 혼자 군내버스 타는 모습을 보더니 “나도 탈래. 나도 가고 싶어.” 하고 말하면서 울먹인다. 너는 어머니가 어디를 가는지 아직 잘 모르는구나. 그냥 버스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지? 어머니는 혼자 버스에 오르고, 문이 닫힌다. 산들보라는 아쉬워도 어쩌는 수 없이 지켜보기만 한다. 누나는 옆에서 손을 흔들고 노래한다. 산들보라야, 어머니만 혼자 공부하러 다녀오기도 해야 해. 나중에 네가 멋진 그림을 그려서 다 함께 배움마실 가는 삶을 누려 보자.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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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 누나가 뒤에 가 주지



  동생이 먼저 가겠다고 하면 언제나 앞길을 내주는 사름벼리. 골짜기에 가려서 숲길을 내려올 적에 사름벼리가 먼저 앞장서서 풀이랑 나뭇가지를 밟아 주는데, 동생이 뒤에서 “누나야, 기다려!” 하고 부르니, “어서 와!” 하면서 기다려 준다. 그리고, 동생이 먼저 앞에 가고 싶다 하니 그렇게 하라고 하면서 뒤에서 천천히 따라간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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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도 버스표를 받지



  누나가 버스표를 내니, 산들보라도 버스표를 내고 싶다. 네 식구가 함께 길을 나서면 산들보라는 어머니가 손을 잡고 버스에 오른다. 나는 짐을 맡아서 든다. 그래서 산들보라는 어머니 표를 받는다. 저한테도 표가 한 장 오니 기쁘다. 산들보라야, 표를 받을 적에는 두 손으로 받고, 한손에 단단히 쥐렴. 팔랑거리는 얇은 종이인 만큼 잘 쥐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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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버스표를 받고



  사름벼리는 읍내마실을 나간 길에 끈을 조금 얻는다. 끈으로 하는 놀이가 떠올랐는가 보다. 끈 끄트머리를 모아서 동그라미를 만들더니 가운데를 소옥 눌러서 하트를 만들기도 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군내버스를 기다리다가, 이제 우리 버스가 들어올 듯해서 표를 건넨다. 표를 받은 아이는 뒷짐을 진다. 왜 뒤에 두니?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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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5-07-15 14:28   좋아요 0 | URL
귀여워요.

숲노래 2015-07-16 07:46   좋아요 0 | URL
몸짓 하나하나가 모두 아름답습니다
 

사름벼리는 펄쩍 뛰어오르지



  읍내마실을 하며 걷는데, 자동차가 거님길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박은 턱이 잇달아 나온다. 놀이순이는 이를 놓치지 않는다. 하나씩 밟으면서 펄쩍 뛰어오른다. 놀이순이한테는 모든 턱이 새롭게 놀잇감이 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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