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실목걸이가 좋아서
자전거마실을 나오는데 사름벼리가 뭔가를 목에 걸다가 손에 들다가 한다. 뭘까 하고 가만히 들여다보니 목걸이로구나. 동글동글한 조각을 노란 실로 꿰어서 목걸이로 삼았다. 사름벼리는 혼자서 실도 잘 꿰고 묶기도 잘 하네. 그래, 가장 예쁘며 멋진 목걸이는 바로 네가 손수 엮어서 누리는 목걸이라고 하겠구나. 곱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사름벼리는 동생을 살뜰히 챙겨
빨래터로 물이끼를 걷으러 가는 길에 사름벼리는 동생 밀수세미를 들어 준다. 동생이 두 손에 장난감을 하나씩 쥐느라 밀수세미를 들기 어렵다고 말하니 살뜰히 챙겨 준다. 누나나 언니가 되면 모두 이렇게 제 동생을 살가이 챙길까. 이런 너그러운 마음결을 동생은 얼마나 알까. ㅅㄴㄹ
산들보라는 물을 이렇게 마시지
장난감 기차를 들고 빨래터에서 놀며 잔뜩 물벼락을 먹인 산들보라는 장난감 기차에서 흐르는 물을 입에 대고 마신다. 얘야, 물놀이를 하려는 뜻은 알겠지만, 물은 그냥 네 손으로 퍼서 마시렴. ㅅㄴㄹ
사름벼리는 모자에 잎사귀 꽂겠어
모자를 쓰는 사름벼리는 그냥 모자만 쓰기보다는 잎사귀를 함께 꽂고 싶다. 넝쿨잎을 하나 똑 따서 귀에 꽂는다. 자전거를 달릴 적에 바람에 날릴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곱게 잘 꽂으렴. 넝쿨잎한테도 자전거바람을 선물할 수 있겠구나. ㅅㄴㄹ
산들보라 모자 잘 어울리네
우리 집 아이들은 모자를 거의 안 쓰며 살았다. 아무리 볕이 내리쬐어도 모자를 성가셔 한다. 온몸과 얼굴에 햇볕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놀기를 즐긴다. 그런데 어머니가 모자를 챙겨서 쓰니, 두 아이 모두 모자를 쓰려 하고, 산들보라도 모자를 하나 눌러쓴다. 너 모자 쓴 모습은 한 해에 한두 번 보기도 어려운데, 꽤 잘 어울리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