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새 비옷 입고서



  새 비옷을 갖추어 입는 사름벼리는 동생이 단추를 꿸 적에 하나하나 도와준다. 신을 신을 적에도 동생이 먼저 신도록 해 준다. 아이 몸짓을 물끄러미 지켜보면서 생각한다. 내가 이 아이한테 하는 대로 이 아이가 동생한테 할 텐데, 날마다 고운 사랑으로 마주하면서 살뜰히 돌보는 몸짓인지 되새긴다. 그러고 보니, 새 비옷을 입고 마당에서 춤을 추는 아이들은 마당에 있는 나무들한테 저희 새 비옷을 보여주는 셈이로구나 싶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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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분홍 비옷이 좋지



  시골에서는 어린이 비옷을 장만하기 매우 어렵다. 그러나 요즈음은 인터넷이 있으니, 시골에서도 예쁜 비옷을 장만하는 길이 있다. 인터넷으로 비옷을 살펴보며 다섯 살 산들보라한테 묻는다. 자, 보라는 어떤 빛깔로 할래? 응, 보라는 분홍으로 할래. 분홍이 좋아? 응, 분홍이 좋아. 비가 안 와도 분홍 비옷을 입으며 땀을 뻘뻘 흘린다. 아아, 안 덥니? 입어 보았으면 얼른 벗고 물놀이를 하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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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도 나무를 타고 싶어서



  씩씩한 누나가 나무를 타고 올라간다. 산들보라는 누나를 보더니 저도 나무를 타고 싶다. 팔힘이며 다리힘이 모자라지만 어떻게든 누나 곁에서 이것도 해 보고 저것도 해 보고 싶다. 누나가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여기는 창문이야. 여기는 대문이야.” 하고 말하며 노니, 산들보라도 누나가 하는 말을 고스란히 따라하면서 큰나무 이곳저곳을 두리번두리번 살핀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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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동생하고 튜브를 함께



  동생 튜브는 바람이 빠져서 쓰지 못한다. 동생이 누나한테 다가와서 같이 놀자고 한다. 마음이 넓은 사름벼리는 동생하고 튜브에 몸을 함께 넣으면서 논다. 큰아이한테 조금 넉넉한 크기인 튜브이기는 하지만 두 아이가 함께 들어가기에는 아무래도 좁을 텐데, 둘은 낄낄거리면서 골짝물을 천천히 헤집으며 논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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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바람 빠진 튜브도 좋아



  지난겨울에 마루에서 튜브놀이를 하다가 작은아이 튜브에 구멍이 났다. 골짜기에 튜브를 가져갔으나 바람이 모조리 샌다. 그래도 작은아이는 바람 빠진 튜브로 물놀이가 재미있다고 한다. 곧 새 튜브를 장만해야겠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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