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는 그저 앞만 보고 달려



  나들이를 가는 길에 산들보라는 그저 앞만 보고 달린다. 뒤도 옆도 돌아보지 않는다. 그야말로 앞만 바라보며 달리기에, 이 아이는 혼자 저만치 앞선다. 그래, 네 마음에는 두려움이란 없구나. 네 마음에는 아쉬움이란 없구나. 좋아, 그렇게 언제나 신나게 달리렴. 너를 둘러싼 고운 숨결은 언제나 네 곁과 뒤와 둘레에서 가만히 지켜보니까.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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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11-07 10:40   좋아요 0 | URL
차 피할 걱정없이 달릴수 있다는 거 행복입니다

숲노래 2015-11-07 11:15   좋아요 0 | URL
네, 아이들이 다른 생각 없이 달리며 놀기를 바라면서 조용한 시골에서 살지요.
어른도 자동차 걱정을 하지 않으니 무척 호젓합니다 ^^
 

사름벼리는 너른 들길을 춤추며 달려



  마실을 간다. 나는 뒤에서 걷고, 두 아이는 멀찌감치 앞장서서 달린다. 시골순이는 벌써 저만치 앞서 달리고, 시골돌이도 누나 뒤에 따라붙는다. 아이들하고 발걸음을 맞추어 달릴 수 있고, 느긋하게 뒤에서 지켜볼 수 있다. 가끔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면, 시골순이 사름벼리가 얼마나 재미나게 춤추면서 들길을 달리는가를 더욱 환하게 느낀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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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마음속은 어떠할까



  인천 큰아버지네에 나들이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아침에 산들보라는 베개에 턱을 받치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너는 누구를 보니? 너는 무엇을 보니? 너는 어디를 보니? 네 마음속은 어떠한 숨결이 흐르니? 아이들 눈을 보며 단추 같다고 말하는 어른이 많았는데, 우리 집 아이들을 마주하면서 왜 단추 같다고 하는지 어렴풋이 알 만하다. 이 단추알을 거쳐서 온몸으로 맞아들이는 이야기를 헤아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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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동생을 이끌면서



  사름벼리는 동생을 이끌면서 마을 한 바퀴를 돈다. 동생은 누나를 좇으면서 마을 한 바퀴를 재미나게 돈다. 동생은 혼자서 마을 한 바퀴를 돌기도 하지만, 누나가 이끄는 대로 여기를 기웃거리고 저기를 기웃거리면서 한결 재미있다. 누나는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다 아는 멋진 길잡이 노릇을 톡톡히 하니까.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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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먼저 달려서 조금 쉴게



  혼자 저 멀리 앞장서서 달리며 놀던 산들보라가 문득 뒤를 돌아보더니 누나도 아버지도 콩알만 하게 보이니 논둑에 폭삭 주저앉는다. 살찍 힘이 드나? 웬만해서는 자리에 앉을 생각을 안 하는 아이가 폭삭 주저앉아서 쉬는 양을 보니 재미있다. 그러나 누나도 아버지도 차츰 가까이 다가오니 어느새 다시 일어나서 논둑길을 달린다. 너희는 참 멋진 아이들이야.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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