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왼젓가락질을



  사름벼리는 두 손 모두 잘 쓰고 싶다면서 밥상맡에서 으레 왼젓가락질을 한다. 그렇다고 오른젓가락질을 아주 잘 하지 않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꿋꿋하게 왼젓가락질을 한다. 무엇이든 스스로 해 보면 될 일이니, 한두 번에 그치지 말고 한결같이 나아갈 수 있기를 빌어. 그렇게 꾸준히 하면 곧 두 손 모두 익숙하게 잘 쓰겠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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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웃음돌이



  아이는 누구나 웃음순이요 웃음돌이라고 느낀다. 나도 곁님도 어릴 적에 늘 웃음순이나 웃음돌이로 살았으리라 본다. 우리 둘레 모든 어른은 웃으면서 태어났고, 웃으면서 자라며, 웃으면서 새 살림과 삶을 짓는다고 느낀다. 이 웃음이 언제까지나 맑으면서 곱게 흐르도록, 나부터 언제나 새롭게 웃자고 새삼스레 되돌아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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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노란잎 뿌리고 싶어



  잎을 보면 지나치지 않고, 꽃을 보아도 지나치지 않으며, 나무를 보아도 지나치지 않는 눈길은 어머니랑 아버지한테서 물려받겠지. 순천으로 나들이를 나온 지난가을, 길마다 잔뜩 쌓인 노란잎을 한가득 들고 하늘로 휘휘 뿌린다. 아무도 안 시킨 놀이인데 스스로 기뻐서 즐긴다. 잎순이는 참으로 멋지구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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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우체국에서 놀아



  우체국으로 나들이를 간 산들보라는 이쪽에서 저쪽으로 싱싱 달린다. 시골 면소재지 우체국은 널따랗고, 이 널따란 곳을 찾는 손님은 매우 적다. 도시에 있는 우체국은 어디나 무척 좁으면서, 이 좁은 곳을 찾는 손님은 참 많다. 시골아이는 시골 우체국을 놀이터처럼 삼는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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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가 딸기를 집을 적에



  산들보라가 딸기를 집을 적에 문득 내 어린 나날이 스치고 지나간다. 우리 어버이도 내가 어릴 적에 옛날 옛적을 떠올리셨을까? 먼먼 옛날부터 어버이는 저마다 아이를 바라보면서 옛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을까? 옛 생각이 스치고 지나갈 적에 예전에 내가 겪은 일을 아이들한테 고스란히 물려줄 수 있고, 나는 이곳에서 아이들하고 새로운 살림을 지을 수 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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