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달리고 싶어서
사름벼리는 달리고 싶어서 이 신을 신지. 하니처럼 달리고, 바람처럼 달리고, 하늘을 가르면서 달리고 싶어서 이 신을 신지. “얼른 이리 와 보세요.” “아버지는 짐을 들고 가느라 못 달리는데.” 홀가분한 몸으로 아주 가볍고 날렵하게 폴짝폴짝 뛰면서 멋지게 달리는 시골순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산들보라는 버스에서도 잘 서지
긴 바깥마실을 가는 날이 마침 장날이었다. 버스에 타며 빈자리가 없는 모습을 보고 뒤늦게 깨닫는다. 우리 집 아이들은 빈자리가 없으면 그냥 선다. 할머니들이 같이 앉자고 불러도 그저 서서 가려 한다. 다섯 살 산들보라는 씩씩하게 서서 간다. 가만히 보면 산들보라도 다른 사람 도움을 안 받고 제 힘으로 손잡이를 단단히 움켜쥐고 싶었다고 할 만하다. ㅅㄴㄹ
사름벼리는 아톰 인형 만지고 싶어
우리 집 아톰 인형은 아이들이 자꾸 떼었다 붙였다 하느라 팔 한쪽이 모두 어디론가 사라졌다. 어쩌면 마루 밑으로 떨어졌을는지 모른다. 나들이를 간 곳에 곱게 놓인 아톰 인형을 본 사름벼리는 이 인형을 만지고 싶다. 만지고 싶지? 그런데 네 것이 아니란다. 눈으로만 보렴. ㅅㄴㄹ
사름벼리는 동생을 잘 이끌지
바깥마실을 다니면서 아버지가 짐을 많이 들 적에는 두 아이 손을 잡아 주기 어렵다. 이때에 사름벼리한테 동생 손을 잘 잡아 달라고 이야기한다. 사름벼리는 동생을 아끼고 돌보면서 언제나 잘 이끈다. 시골과 달리 좁고 자동차 많은 길에서도 의젓하게 잘 다닌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