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이윤옥) 인물과사상사 펴냄, 2015.8.14.



  《조선식물향명집》에 나오는 풀이름을 살피면서 ‘한국 풀꽃’이 ‘한국 이름’이 아니라 ‘일본 이름’으로 붙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펼치는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이라는 책을 읽는다. 이 책을 본 여러 사람이 짚는 대목이 있는데, 115쪽에 나오는 ‘따온글(인용문)’은 아주 틀렸다. 글쓴이 이윤옥 님은 《조선식물향명집》에 실은 풀꽃 이름이 마치 ‘총독부에서 엮은 조선어사전’이나 ‘일본사람이 엮은 식물도감’에서 옮겼다고 글을 쓰는데, 디지털 한글박물관에 오른 《조선식물향명집》 영인본 머리말을 아무리 되읽어도 이윤옥 님이 ‘주장하는 말’은 한 마디도 안 나온다. 오히려, 《조선식물향명집》 영인본 머리말에는 한국 여러 시골에서 예부터 쓰던 풀이름을 두루 살피며 애썼다는 말이 나올 뿐이다. 일본 풀이름이나 꽃이름으로 잘못 쓰는 풀꽃 이름이 제법 있다. 이러한 이름을 바로잡거나 새롭게 이름을 붙여 주자고 하는 생각은 아름답다. 그러나, 식물학자가 붙인 모든 풀이름이 엉터리이지 않다. 더욱이 예부터 시골사람이 쓰던 풀이름이 학술 이름이 되기도 했고, 시골사람이 쓰던 풀이름을 ‘속명’이라는 이름을 빌어 남겨 놓기도 했다. 《조선식물향명집》이라는 책을 굳이 깎아내리면서 이윤옥 님 책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을 추켜세워야 할 까닭이 있을까? 풀과 꽃을 더 살피고 헤아리면서, 스스로 풀과 꽃하고 이웃이 되려는 마음이라면, 책이름에서도 ‘창씨개명’ 같은 말을 섣불리 붙이지 않았으리라 본다. 대단히 안타깝고 아쉽다. 너무 억지스러운 이야기가 많다. 뜻있는 생각이 곳곳에서 흐르지만, 너무 억지스럽게 ‘일본 이름 번역’으로만 돌리고, 게다가 오늘날 뜻있게 애쓰는 수많은 식물학자와 ‘식물 즐김이’가 흘리는 땀방울은 이 책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 참말 이 책은 왜 썼을까? 4348.8.31.달.ㅅㄴㄹ



* 《조선식물향명집》 머리말에서 따옴

그런데朝鮮産植物의鄕土名은鄕藥採集月令, 鄕藥本草, 東醫寶鑑, 山林經濟

濟衆斬編, 方藥合編等古籍에散見되는外에總督府編朝鮮語辭典, 森博士著朝鮮

植物名彙, 石戶谷 · 鄭台鉉兩氏編朝鮮森林樹木鑑要, 中正博士著朝鮮森林植物

編等에記載된것이重要한것이다. 그러나此等名稱中에는同物異名, 혹은異物同

名의것과又는同一種에數個의地方名稱이있는것도있으며, 朝鮮語에生疏한內外

先學들의誤傳誤記도不小하야錯雜하기이를데없다.玆에編者等은從來부터硏究

調査하여오든次에一層採集과調査에盡力하는한편連三年間百餘回의會合에서編

者等의蒐集한方言을土臺로하고前記文獻을參考로하여植物名稱을査定하기凡二

千餘種에達하였다. 그러나아직査定未完된것은漸次調査를거듭하야 未久에續編이

發行되기를自期하는바이다.


*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115쪽 이윤옥 님 주장

《조선식물향명집》을 만든 정태현, 도봉섭, 이덕봉, 이휘재는 ‘머리말’에 “조선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조선명은 그대로 이용하되 이름을 알 수 없는 것은 총독부에서 만든 《조선어 사전》이나 일본인이 쓴 식물도감을 토대로 이름을 붙였다”고 썼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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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잘못된 이름으로 불리는 우리 풀꽃 속의 일제 잔재
이윤옥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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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목소리들 (안미선) 오월의봄 펴냄, 2017.9.17.



  ‘일하는 여성’을 만나기란 아주 어렵다. 왜냐하면, ‘일하는 여성’이 ‘일한다’고 여기는 사람이 참으로 드문 사회 얼거리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여성이 집과 마을과 공장과 회사와 가게 같은 데에서 말없이 소리없이 힘없이 일하는가 하는 대목은 물밖으로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바깥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들 목소리만 크게 불거진다. 집에서 하는 일을 ‘가사노동’이라고도 하지만, 가사노동을 하는 사람한테 ‘돈을 주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 바깥일을 하는 사내가 ‘가사노동을 하는 가시내’한테 돈을 주는가? 지자체나 나라에서 돈을 주는가? 가사노동을 하니 돈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가정주부’를 ‘노동자’로 여기는 목소리는 거의 안 터지거나 짓눌린다는 말이다. 《여성, 목소리들》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여성으로 태어나서 삶을 지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어떻게 짓눌리거나 짓밟히면서 아뭇소리도 못 내고 마는가 하는 얼거리를 짚는다. 다만, 이 책은 ‘여성주의’라든지 ‘여성해방’ 같은 이론을 들먹이지 않는다. 그저 ‘삶’을 보여줄 뿐이다. 다 함께 살면서, 다 함께 산다는 우리 스스로 안 쳐다보려고 하는 삶을 보여준다. 4348.8.30.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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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목소리들- 섹슈얼리티, 가족, 노동, 삶…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안미선 지음 / 오월의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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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문하면 "5월 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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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었니, 사진아 (테일러 존스) 혜화동 펴냄, 2013.1.30.



  사진 한 장을 바라보면서 삶을 돌아본다. 사진이 없어도 삶을 얼마든지 돌아볼 수 있는데, 사진이 없으면 삶을 미처 돌아보지 못할 만큼 바쁘기에, 묵은 사진 한 장을 꺼내어 비로소 느긋한 마음을 되찾는다. 이리하여 《잘 있었니, 사진아》와 같은 사진을 노래하는 책이 태어난다. 너도 나도 모두 아름다운 어머니와 아버지가 만나서 사랑스레 태어난 아이였다. 우리는 누구나 아름다운 보금자리에서 사랑을 받으면서 자랐다. 이 대목을 한결같이 생각할 수 있다면, 이 얼거리를 언제나 읽을 수 있다면, 이 모습을 내내 되새길 수 있다면, 날마다 새롭게 웃으면서 일어날 수 있으리라. 4348.8.30.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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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Photograph (Hardcover)
Jones, Taylor / HarperCollins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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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었니, 사진아
테일러 존스 지음, 최지현 옮김 / 혜화동 / 2013년 1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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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풀빛 펴냄, 2015.5.14.



  아침독서신문에서 그림책 《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를 소개한다. 소개글을 읽고 이 그림책을 살피다가 생각한다. 바다표범이 되기를 꿈꾸는 아이가 지구별 어느 한곳에 있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는 아이들은 무엇을 꿈꿀 만할까? 깨끗한 바닷가에서 바다표범을 만나고 셸키를 생각하면서 ‘바다표범 되는 꿈’을 키우는데, 한국에서 나고 자라는 아이들은 ‘범이 되는 꿈’이나 ‘곰이 되는 꿈’을 키울 수 있을까? ‘나비가 되는 꿈’이라든지 ‘바람이 되는 꿈’을 키울 수 있을까? 아이들이 가수나 배우나 운동선수 같은 ‘직업인’이 아닌 ‘꿈’을 가슴에 키울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이 나라에 아름다운 삶이 뿌리를 내린다고 할 만하리라. 4348.8.25.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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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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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말 (막스 피카르트) 봄날의책 펴냄, 2013.6.24.



  말이란 무엇일까. 생각이 마음에 담겨서 태어나는 소리가 말이라고 본다. 생각이 있어야 말이 있고, 생각이 마음에 담겨야 말이 있을 테니, 말은 언제나 생각과 함께 있을 뿐 아니라, 말은 늘 마음과 함께 있다고 할 수 있다. 생각 없는 말이란 없다. 거꾸로 말 없는 생각이란 있을까? 생각과 말은 한몸처럼 함께 생겼다고 여길 수 있을 텐데, 생각을 하려고 했기에 ‘생각을 마음에 담는 씨앗’을 ‘사람 목숨이 깃든 몸’에서는 말이라고 하는 소리로 그려 내었지 싶다. 《인간과 말》은 사람한테 말이란 무엇이고, 말로 빚는 생각이란 무엇인가 하는 대목을 짚는다. 이론이나 철학으로 따지려는 ‘사람과 말’이나 ‘말과 사람’이 아니라, 삶이 태어난 자리에서 헤아리는 ‘사람과 말’이라고 할 만하다. 4348.8.23.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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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말
막스 피카르트 지음, 배수아 옮김 / 봄날의책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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